#삶 그리고 미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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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 작가의 예술세계.
이승택 작가의 예술세계.
: ‘바람’ 작업 과 ‘불’ 작업 속의 비물질화 와 물질화를 중심으로
I. 들어가며
II. 이승택의 예술- 비非 물질화 와 바람작업 시리즈.
1. 비 조각 작업
2. <바람>, <불> 시리즈
3. 제임스 터렐의 비물질 작업
4. 이승택 작가와 제임스 터렐 비교분석
III. 나가며
I. 들어가며
우리 민족의 한이 어린 역사 중에서 현재진행형의 상태의 머물러 있는 한국전쟁은 우리시대의 많은 원로작가들의 삶과 예술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전쟁 당시, 고향을 떠나 월남하여 1970년대 전위적인 실험미술의 대표였던 이승택 작가의 예술작품 속에 녹아 있는 한국의 전통 특히 풍어제와 성황당과 같은 무속신앙을 가지고 어떠한 방식으로 풀어 한국적미가 만들어 진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승택 작가의 예술가로서의 삶을 대변해주는 다양한 수식어구가 존재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반항’ 과 ‘’反예술’ ‘저항’ 이라는 단어들이 대표적이라고 생각한다. 영원한 이단아 라는 이승택 작가의 작품에 대한 평가는 크게 몇가지로 가지로 정리 할 수 있다. 첫째, 규정 된 것 에 대한 반개념적 정신 그리고 이것은 예술의 반개념적 정신으로도 확장되며 두번째로 조각의 범주를 벗어나는 비조각의 세계를 추구하고 세번째로, 전통적인 것의 현대화이다. 그가 가까이 했던 철학적 사고와, 매사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거꾸로 생각했던 태도는 그의 작업에 전반에 반영된다. 또한 단순한 회화의 모티브로서 가 아니라 무속의 제의성祭儀性에서 퍼포먼스 미술의 형태로 작업을 했던 미술가다. [1]
이번 본고에서는 이승택 작가가 기존의 미술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시도했던 다양한 방식들과 개념을 살펴보며 특히 전통적인 것의 현대화라는 지점에서 어떻게 전통을 계승하여 작업으로 표현하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승택 작가가 언급하였던 무속미의 불쾌한 매료와 음산한 무서움 그리고 이것들을 작가의 방식으로 접근하여 무속의 신비를 다양한 각도에서 모색했던 작가의 작업 의 원천인 우리나라의 토속신앙을 기반으로 작업했던 <바람>작업 시리즈와 물질의 비물질성을 보여주는 <불>작업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미국의 미니멀리즘 설치 작가인 제임스 터널의 작품에 드러나 있는 비물질의 물질화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제임스 터렐의 작업과 이승택 작가에 대한 특징을 비교할 것 이다. 역사에서 살아남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믿었던 이승택 작가의 작업정신이 고도의 ���적 담론과 기술의 발달로 복잡해질 만큼 복잡해진 사회에 살아가는 현대사회의 미술활동에 어떠한 시사점과 영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자 한다. 첫번째 부분에서 이승택 작가 작업의 주요 개념과 작품분석을 시작으로 미국의 제임스 터렐 의 ‘빛’작업을 통해 서구의 비물질 작업을 하는 작가와 이승택 작가의 작업을 비교함으로써 공통점과 다른 점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나가며를 통해 이승택작가의 ‘바람’작업이 가지고 있는 한국성을 정리하며 본 논고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
II. 이승택의 예술- 비非 물질화 와 바람작업 시리즈.
이승택 작가가 대학교를 졸업한후 작가로 활동 했던 1960~70년대 한국 화단은 1960년에는 앵포르멜, 1970년대에는 단색조 회화의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런 화단의 지배적인 경향속에서 이승택 작가의 작품성향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러한 특정 ‘사단’등이 주도 했던 당대의 미술계 경향의 경계 밖에서 작업을 해온 이승택 작가는 이 모든 60~70년대의 경향이 철학의 부재에서 온 현상이라고 추측한다.[2] 고도의 지적 놀이인데 작가의식 없이는 발전할 수가 없다는 설명을 더한다. 작가의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항상 본질과 역 발상 그리고 그의 개념을 많은 글을 통해서 논리를 펼쳤다. 언어, 글을 통해 스스로의 비평적인 논리를 앞세우는 것 에서 개념미술가의 특징 또한 찾아 볼 수 있다. [3] 그의 작업에 자주 사용된 ‘묶음’과 ‘해체’의 방법은 조각가로서 조각이 가지고 있는 덩어리감 그리고 단단함 이라는 속성을 부정함으로써 조각이 가지고 있는 양감에 대한 관습적인 관념 에서 벗어나고자 시도한 방식이다.[4] 이 묶음의 행위는 이 글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하는 <바람>시리즈에서도 사용되었다. 마치 뼈만 남은 것처럼 양감이 제거된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의 조각에서 영향을 받아 ‘형체 없는 작품’을 시도하였는데 본격적인 작업은 1964년경에 연기, 안개, 불, 물 등에 대한 관심을 통해 시작되었다. 비조각이라는 개념 자체가 재료의 실험에서 시작되었고 비-미술적인 재료에 대한 관심이 전통 조각계로부터 소외되게 만들었지만 그것은 형식적인 측면에서 멀어 졌을 뿐 작가가 영향을 받은 전통의 개념은 계속해서 계승된다. 소위 ‘뒤집어보기’ 의 발상을 한국적인 것에서 찾으려는 고집과 자신의 작품이 서구의 영향의 아래 있지 않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 재료와 소재 그리고 작업방식을 한국적인 것을 선택 했음을 거듭 강조한다.
1. 비 조각 작업
이승택의 비 조각 작업은 서구의 미니멀리즘에서 나온 대지미술과도 연결성을 찾아 볼 수 있다. 그 당시 이승택이 서구의 대지미술을 의식하며 작업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자연의 공간에서 이루어진 그의 작업은 다분히 대지미술에 영향을 받았다고 해석할 여지가 남아있다. 그림 속 자연은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드러내는 지표가 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서구 미술사에서 자연은 그 주제면에서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 되었다. [5] 산업혁명 이후에 자연은 개발 가능한 자원이 되었고, 회화 에서도 작가의 해석에 따라 변형이 가능한 표현의 대상이 되었다. 예술의 순수성을 지키고자 했던 모더니즘 에 반응하여 작품을 새로운 환경에 노출시키면서 캔버스에 국한 되었던 작업 방식을 탈피하기 시작했다. 모더니즘이전과 모더니즘에서 논의되지 못했던 시도를 하면서, 3차원적 환경과 삶 과 예술의 치밀한 결합을 이끌었다. 특히 1960년대 말부터 자연공간 의 개념은 변화되기 시작했고, 작가들은 자연을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로 여겼다. 이에 따른 환경운동가들의 반발을 사면서 1980년대 이후에는 환경미술, 공동체미술, 에코미술, 생태미술 등의 다양한 이름의 작업들이 등장했다. 1960-70년대 모더니즘 작가들에 의한 공간해석 에서 벗어나 점차 1980년대 이후 작가들은 공간의 특수성에 주목하고, 현상학적인 접근을 하였는데 이러한 부분은 인본주의 지리학자 이-푸투안(Yi-Fu Tuan)의 공간론과 같은 맥락에 놓여있다. 공간은 추상적이고 낯선 개념이며, 장소는 생물학적 필요가 충족되야 하기 때문에 경험에 의해 의미로 가득 찬 구체적 개념인 것이다. 또한 이-푸투안(Yi-Fu Tuan)는 경험을 통해 장소에 고착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공간을 열망하는 인간의 속성이 경험을 통해서 가능함을 역설했다.[6] 그렇다면 한국미술에서 자연이란 어떠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동양화의 산수를 떠올리면 구도나 필법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되었으며 이것은 자연에 대한 인식의 표상이었다. 또한 인간을 아우르는 관념적이고 자연친화적 개념이 강했으며, 일제강점기 후에는 일상적인 경관과 향토적 민족주의를 색채를 통해 담기도 했다. 서구의 모더니즘 미술이 자연을 대상화 하는 것이라면 한국미술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는 물아일체 와 자연을 경외하면서도 가까이에 두고자 하는 선조들의 사상을 살펴 볼 수 있다. 이승택 작가가 자연속에서 ‘바람’ 시리즈를 제작하던 1970-80년대 한국미술계는 특정 대학을 중심으로 텃세가 심했으며 작가본인이 주류 미술계가 아닌 가장자리에서 작가로서의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자연공간을 대안공간으로 활용 한 것이다. 일회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은 예술 본성에 대한 탐구를 가능하게 한다.
2. <바람>, <불>시리즈
이승택 의 작품에서 중요한 키워드인 ‘형체 없는 조각’과 ‘비 조각’은 공간에 대해 사유하게 하는 중요한 개념이다. 본래 조각의 전통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3차원의 공간 속에 구체적인 물질로 구현된 입체로서 강하고 견고한 양감(量感: volume)의 구성체이다.[7] 작가의 ‘비 조각’ 작업에서 표현된 바람, 연기, 불 등의 비물질적 이며 추상적인 요소들은 공간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확장한다.
이승택, <바람>1971Figure 1
이승택,<바람-민속놀이>, 1974Figure 2
바람에 펄럭이는 나무에 묶인 불은 천을 보고 있자면 특히나 채도가 낮은 하늘의 색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 붉은 펄럭임은 아련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공포영화에서 느껴질 만한 섬뜩한 고요함과 마른 나뭇가지 의 공허함 그리고 붉은 천이가지고 있는 강렬함이 더해져 신비감을 조성한다. 이 수많은 천들을 나무에 묶는 행위를 통해 반복의 행위가 가지고 있는 수행의 행위와, 풍어제[8]의 요소인 그들의 안전을 절대자에게 구하는 반복된 외침을 대변해준 다는 생각을 해본다. 단순히 형식적, 미술사적인 맥락에서 이승택 작가의 비물질 요소의 작업이 중요성을 차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을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방식으로 보여준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본다. 자연에서 느껴지는 인위적이지 않은 숭고미를 드러냄으로써 자연의 한복판 에서 인간의 행위로 묶여진 천을 통해 시각적이지 않은 자연의 요소를 시각적으로 탈바꿈하며 존재하지만 지각하기 힘든 바람이라는 개념을 상상하게 한다. 1970년대 작가가 마주했던 사회적 현실 그리고 작가가 겪어온 시대의 암울함이 작가의 작업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는 흔적이 사라지며, 그 흔적이 사라진 본래의 자리에는 또다른 것들이 쌓여간다 그것이 먼지이던 기억이던 모든 것은 지나가고 인간은 자유를 꿈꾼다. 바람이 가지고 있는 자유로움이 작가가 추구했던 예술세계를 엿 볼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지역의 특성이 드러나는 풍어제, 성황당과 같은 무속신앙의 추상적인 아우라를 바람이라는 탈물질화의 요소를 통하여 작품을 마주하는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감각적으로 무언가를 느끼게 한다. 이승택의 바람작업은 현대설치미술 작가들이 보여주는 공간의 확장의 한계와, 인위적인 숭고미를 뛰어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비슷한 맥락에서 그의 비물질화에 대한 관심은 1960년대부터 사용해 온 불 작업에서도 전개되었다. 연소를 통해 물질을 비물질화 시키는 과정을 수반한 불은
<불붙은 화판>(1964) 의 작업에서도 보여지지만 1980년대에 시도했던 소각 행위들은 작품으로서 의 어떠한 물질들을 불로 연소 시켜 버림으로써 물질을 비물질화 시킨다.[9] 이승택은 작품을 보고 그것을 태움으로써 분신(焚身) 한다고 생각했다. (Figure4).[10] 그는 “초기에는 분신 행위의 결과로 작품이 소실되는 것에 서운하기도 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아깝 다기 보다는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인 조각 뿐 아니라 현대미술 모두가 지겹다고 생각되기에 이르렀으며, 오늘날의 미술이 공해물질로 변해가고 있는 현실에서 제 아무리 좋은 작품도 두 번 다시 보기 싫어 모두 불태워 없애고 싶었다” 고 술회했다.[11] 이 지점에서 작품을 자신으로 승화시키고 자신을 담고 있는 어떻게 보면 자신의 정신을 담고 있는 물질성 짙은 조각작품을 불 이라는 매개체로 소진 시켜 버린다. 이승택 작가가 훨훨 털어버리고자 했던 전통 조각이 가지고 있는 양감을 해체 시키는 또다른 작업이라고 보여진다. 답답한 현실과 제도에서 벗어나고자 하여 이번에는 바람이라는 조금은 더 시각적으로 자극을 가하는 형태로 행해졌다. 물질을 태움으로써 그리고 그 태워진 재와 흔적들은 다시한번 바람에 흩날려 다른 곳으로 흩어진다. 연소되고 사라지는 물질의 덧없음을 작가는 자연의 요소를 결합함으로써 보여주고자 했을 것 이라고 추측해본다. 불 이라는 것은 다소 위협적이다. 감각을 자극하며 색 또한 강렬하다. 많은 인터뷰에서 보여지듯, 작가의 강인한 성격과 뚜렷한 신념을 대변해주는 요소라고 생각된다.
<불붙은 화판>(1964)
Figure 3
<분신하는 현대조각> (1984)
Figure 4
3. 제임스 터렐의 빛의 비물질성 과 물질성
Light Matters: Seeing the Light with James Turrell(Left. 좌)Figure 5
James Turrell, American, born 1943. The Light Inside, 1999. Neon and ambient light. The Museum of Fine Arts, Houston, museum commission, gift of Isabel B. and Wallace S. Wilson. © James Turrell.
Light Matters: Seeing the Light with James Turrell(Right, 우)Figure 6
James Turrell: Raemar Pink White, 1969. Shallow Space. Collection of Art & Research, Las Vegas. © James Turrell. Photo by Robert Wedemeyer, courtesy Kayne Griffin Corcoran, Los Angeles.
빛과 공간을 이용하여 설치 작업을 하는 미국의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은1966년부터 빛이라는 비물질을 예술로 승화하여 보여준다. 빛을 단지 사물을 조명하기 위한 장치가 아닌 공간을 드러내고 표현하기 위한 주체적인 하나의 매체로서 제시한다.[12] 터렐은 비물질적으로 존재하는 빛을 공간을 통해 물질화 시키며 관객들의 지각을 이용하여 착시현상을 이끌어낸다. 다소 명상의 느낌이 강한 이러한 작업들은 수련과 명상을 중요시하는 종교 퀘이커(Quaker)교의 종교적 영향으로 터렐은 “숭고함을 정확하고 엄격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13] 터렐은 심화된 빛의 연구를 통해 색의 시지각적 이고 감성적인 효과를 만들어낸다. [14] 공간 전체를 빛이라는 비물질로 뒤덮어서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게 하는 설치작업에서 서양의 철학적 사유와 미니멀리즘의 경향을 살펴볼 수 있다. 대체로 제임스 터렐 설명할 때 메를로 퐁티의 지각의 현상학과 같은 개념을 끌어온다. 몸이 세계 속에 있으며 그것은 세계를 향해 나가고 세계에 의해 몸이 영향을 받아 구조화 한다고 자신의 몸에 대한 철학을 설명하는 메를로 퐁티의 <지각의 현상학>에 보면 공간은 ‘저기 밖에’있는 것이 아니고, 신체의 구성과 방향을 결정하는 방식에 내포되고 반영되어 있다고 설명한다.[15] 특히 1960년대의 미국의 미니멀리즘은 <지각의 현상학>에 큰 영향을 받았는데 장소 특정적(site-specific)미술, 그리고 art in situation 과 같은 미술이 그러하다. 특정한 장���, 공간과의 관계속에서만 성립 될 수 있는 미술 그리고 관객이 작품을 직접 돌아다니고 체험하며 변화하는 작품 과 장소의 관계를 인식하며 직접 체험 하는 작품들이 그러하다.[16] 메를로 퐁티는 <지각의 현상학>의 서문에서 현상학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현상학은 ‘체험된’ 공간 시간 세계에 대한 보고 라는 말을 서술한다.[17] 제임스 터렐의 작품은 주로 실내에서 행해진다. 실내 라는 공간 자체가 인간의 기술로 만들어진 인위적인공간이다. 그곳에 빛이라는 비물질을 보여줌으로써 공간을 새롭게 재해석 한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공간의 한계성과 만들어진 빛이라는 인위적인 한계를 벗어나기가 힘들다고 생각된다. 칸트가 이야기 했던 숭고미가 가지고 있는 특징들 예를 들어 자연이 가지고 있는 웅장함에 압도되어 쾌에서 불쾌로 넘어가는 그지점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에는 제임스 터렐이 가지고 있는 미니멀리즘 적인 요소들과 부자연스러움이 너무나 강렬하다. 우리의 경험에 의해서 기억되는 빛에 대한 인식은 모두에게 다르게 다가 올 것이다.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보면 빛의 투명성과 불투명성 그리고 부피까지도 생각하게 한다.[18] 빛이 가지고 있는 확장의 영역을 공간에서 축소 시킴으로써 빛의 특성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추측은 가능하지만 여전히 공간의 제한성을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4. 이승택 작가와 제임스 터렐 비교분석
이승택 작가(1932)와 제임스 터렐 (1943) 이 활동했던 시기는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동시대에서 한국인으로써 미국인으로써 각각 비슷하지만 다른 작업을 해온 이 두 작가가 서로의 작업을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자료는 찾을 수 없지만 공간의 활용과 비물질성과 물질성이라는 키워드를 대입한다면 비슷한 지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제임스 터렐 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미니멀리즘 적인 요소와 공간에 대한 개념은 이승택작가의 대지예술의 맥락과 다소 맞지 않는 부분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본인은 이 본고를 통해 비물질과 물질이라는 개념에만 집중했음을 다시한번 강조한다. 이승택 작가의 <바람> 작업에서 드러나는 바람 이라는 비물질을 천이라는 요소를 통해서시각화 시키며 바람이 부는 현상은 인위적인 조작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기상변화라는 사실에 입각하여 자연을 하나의 매개체로 사용하는 지점 이 가장 큰 특징이라면, 반대로 제임스 터렐은 이미 만들어진 인위적인 공간에 빛이라는 비물질 을 투사 함으로써 물질이 물질성을 가지고 존재하게 만든다. 반대로 이승택의 <불>작업에서 보여지는 물질을 비물질로 전환하는 과정 또한 제임스 터렐의 작품에서도 발견 할 수 있다. 사실 공간은 물질성이 두드러지는 곳이다. 기억이 축적되고 목적이 생기면 그곳은 장소로 변환되고 그 장소가 가지고 있는 물질성과 본래의 목적을 빛이라는 추상적인 관념으로 감싸며 의미의 전환이 이루어 진다고 생각한다. 벽이라는 물질에 색이 투사 되었을 때 색의 투명함을 지각하게 되고 그것에 압도되어 이러한 공간에 서있는 관람객은 새로운 공간을 경험하게 된다. 두 작가 모두 관람객에게 신선한 느낌을 제시한다. 이승택 작가는 다소 전위적이며 직접적인 방식으로 제임스 터렐은 조금 더 부드러운 감성으로 자신의 작업을 체험하게 하지만 두작가가 고민하였던 추상적인 비물질의 물질화 하는 과정은 현대 미술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고 생각한다.
III. 나가며
이 논고를 통해서 이승택의 예술세계와 특히 <바람>, <불>작업 그리고 제임스터렐 의 빛과 공간을 활용한 작업들을 살펴보았다. 고도의 기술이 발달한 21세기에 사는 사람은 조금 더 세련되고 절제되어 있는 제임스 터렐의 작업에 더 큰 흥미를 느낄 수도 있다고 추측해본다. 이승택 작가가 가지고 있는 어떠한 정제되지 않은 자유로움이 누군가에게는 과도한 행위로 다가 올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실험정신과 열정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움을 개척하고 했던 작가정신은 현대 젊은 미술가들이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의 파괴, 환경오염과 같은 반복되어 화두가 되는 환경에서 자연 그대로를 활용 하여 자신의 예술세계를 표현하는 작가의 모습이 예술을 대하는 원로작가의 태도에 다시한번 감동을 받는다. 서양의 제임스터렐 작가를 끌어 옴으로써 이승택작가의 개성과 그 안에 녹아 있는 한국성에 대해 집어 보고자 하였다. 기대의 혼란에 영향을 받은, 지극히 토속적인 무속신앙, 그리고 한국의 자연경관을 보여주는 작가의 작업은 한국사람 만이 한국을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된다. 서양의 세련미와 다소 큰 스케일이 압도하는 설치작업 과는 다르게 재료의 특성에 집중해 있는 언제든지 더 발전 되고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이승택 작가의 작업을 살펴봄으로써 미술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김질 하며 본 논고를 마친다.
<참고문헌>
박윤조, 2013. 한국현대미술 읽기 - 대안공간으로서의 자연, 이승택과 고승현. 서울: 눈빛출판사.
이대범, 2017. 미술가 이승택. [Online] Available at: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568085&cid=59117&categoryId=59117
장미진, n.d. 무속과 한국미학의 단초, s.l.: 미학-예술학연구 .
전혜숙, 2004. 한국 현대미술 197080 -이승택 작품에 나타난 개념성. 서울: 학연문화사.
진중권, 2012. [진중권의 현대미술 이야기](5) 미니멀리즘. 경향신문.
퐁티, 메., 2002. 지각의 현상학. s.l.:문학과지성사.
[1] 김미정 지음, <1960년대 한국미술에 나타난 민속 과 무속 모티브>, P209-10
[2] 전영백 지음, <22명의 예술가 시대와 소통하다>, P46-47, 궁리, 2010
[3] 전영백 지음, 윗글, p47
[4] 전혜숙 지음, <한국 현대미술 197080 – 이승택 작품에 나타난 개념성>, p197, 학연문화사2005,
[5] 윤난지 외 지음, <한국현대미술 읽기>, P289, 눈빛출판사, 2013
[6] 윗글, P290
[7] 네이버 백과사전 < http://terms.naver.com/entry.nhn? docId=1141506&cid=40942&categoryId=33057>
[8] 농촌에서 풍농을 비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어촌에서는 풍어를 비는 것이 중요한 신앙이다. 농촌과 달라서 바다는 위험성을 강하게 지니고 있기 때문에 더욱 신앙적인 관심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어촌에서는 바다의 해신을 모시는 신앙이 성행하고 있다. 해안 가의 많은 어촌에서는 아직도 많은 신앙을 가지고 있고 지역에 따라서는 무속신앙이나 다른 민간신앙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풍어제 [豊漁祭]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9] 전혜숙 지음, <한국 현대미술 197080 – 이승택 작품에 나타난 개념성>, p210, 학연문화사2005,
[10] 윗글, p210
[11] 윗글p211
[12] 김소영 지음, <제임스 터렐의 빛과 색에 나타난 공간의 모호성에 관한 연구>, P28,2017
[13] 윗글, p28
[14] 윗글, p30
[15] 메를로퐁티지음, <지각의 현상학>, 문학과 지성사
[16] 진중권, <현대미술 이야기-미니멀리즘>, 경향신문 기사, 2012
[17] 메를로퐁티지음, <지각의 현상학>, p13, 문학과 지성사
[18] 제임스터렐 라이트 인사이드, p33, 토탈뮤지엄 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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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Sunghee Lena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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