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mnms3ns-blog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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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3.28 오버 더 펜스 펜스를 넘어선다. 영화를 보기 전, 시라이 와와 사토시의 서로를 향한 기쁨과 갈망이 터져 나오는 눈빛과 함께 처음 문구 <오버 더 펜스>를 접한다면 국경을 넘어선 사랑이라도 다룰 줄 알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경보다 넘기 힘든 차이의 극단 그 한계를 넘어선 사랑이다. 사토시는 자신의 감정과 그것의 표현에 조금의 가감이 없다. 심장보다도 더 안으로 파고든 그곳에서 분출하는 영혼의 말을 그대로 뱉어낸다. 감정이 곧 그녀의 몸짓이자 시각이자 육체이다. 그렇기에 혹자는 우습다고 치부해버릴 그녀의 손길 하나하나에, 나는 전율을 느낀다. 미쳤다고 외면해버리기에는 지나치게 아름답다. 결국 나는 그녀의 공기에 자연스럽게 흡수되어 버리고 말았다. 시라이와는 자신의 영혼의 속삭임을 지리멸렬하게도 육신과 분리한다. 그것을 기어이 삼키고 마는 것이다. 때문에 당신 자신을 잘 안다고 하기에는 어딘가 중요한 구석이 부족하다. 깨진 도자기의 결여를 메워줄 풀이 나타난다면 어느 도자기공이 이에 손이 가지 않겠는가. 홀린 듯 이끌린다. 스파크가 터져 솟구친다. 다시 <오버 더 펜스>이다. 타자가 공을 쳐 외야의 펜스를 넘겨버리는 것. 공 그것은 야구장 그 공간을 탈주해 이질의 공간으로 강렬하게 파고든다. 이는 결국 사토시와 시라이와의 서로를 맴돌며 닿을 듯 닿지 않고, 가까운 듯 밀어내어, 구애하는 독수리의 활강처럼 그 궤도를 종잡을 수 없던 움직임의 마지막은 하나의 온전한 자기를 기어이 이루어내었음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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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ms3ns-blog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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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3.26 - 백만엔걸 스즈코 - 물러나려고 하면 물러서지는 줄 알았다. 다만 그 선택을 하는 것이 나아가려고 하는 것보다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많아서, 그것이 두렵지만 않으면 되는 건 줄 알았다. 물러나는 것은 퇴보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어렴풋이 나마 자부심을 느꼈다. - 그런데 그것이 꼭 그런 것은 아닌가 보다. - 나도 스즈코와 같이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 잃어버리는 것을 무서워한다. 특히 사람을 잃는 것은 아주 많이. 그래서 그 관계가 평생 유지되었으면 해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웃으면서 그 시간을 공허한 웃음소리로 매울 뿐이다. 그렇게 너와 내가 보낸 시간은 쌓이지만 싫은 기억이 없더라면 영원이 보장되는 줄 알았다. - 그런데 그것이 꼭 그런 것은 아닌가 보다. - 가족도, 연인도, 친구도 시간이 지나면 그 비어있음을 알아차린다. 그 순간 더 이상 제로가 아니라 마이너스다. 때문에 오해가 생기고 무너지고 갈라진다. 인간관계는 조그마한 틈이 있는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아서 가만히 두면 어느 샌가 물이 다 빠져나가 버린다. 한번의 만남이 한 컵의 물을 줄지 대서양과도 같은 거대한 밀물이 되어 줄지는 모르지만, 바닥을 향해가는 느낌을 주는 건 매한가지다. 이 틈을 고치고 메우는 것은 대화이자 표현이자 드러냄이다. - 그래서 그것이 그러했던 것인가 보다. - 세상은 내 멋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어서 마음 편히 뒤로 사라지려 하는 것도 쉽게 허락해 주지 않는다. 결국 나는 앞으로 돌아올 것이다. 관계의 뒤틀림이 두려워서 ‘뒤로 가는 것’은 해결책이 못 된다. 해서 알아야 한다. 헤어짐이 두려워 만남을 피할 것이 아니라 만남을 위해 존재했던 헤어짐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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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ms3ns-blog · 8 years
Conversation
La nuit sera calme
프랑수아: 자네 어머니는 군주처럼 당당하고 격정적이고 눈부시게 빛나고 기상천외했지. 그런데 자네 안에, 자네 인생에 강압적인 어머니들이 입히는 타격의 흔적이 없다고 자신하나?
로맹가리: 심리학 교재를 가지고 어머니를 만들고 아들과 남자를 만드는 건 아니잖나. 인생은 법칙들이며 명령따윈 아랑곳 하지않아. 정신분석학은 부잣집 자식 같은 거네. 오이디푸스가 왕자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고. 이건 중요한 사실인데 프로이트는 그걸 살짝 잊었지. 안그런가? 왕국에서 일어나는 일이었단 말이네. 내가 내 어머니에게서 본 건 사랑뿐이네. 그거면 나머지 모든 건 통과되었지. 모든 여자의 경우가 그렇듯이 말이네. 난 한 여자의 사랑의 눈길로 만들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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