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ig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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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k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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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igun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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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16
슈가 파우더 같은 눈이 흩날리던 1997년의 어느 밤,
아버지는 자려고 누운 아들의 머리맡으로 다가갔다.
아주 어릴때부터 혼자 자 버릇해 여느 아이들과 달리
어둠을 무서워하지 않던 아이는
졸린듯 눈을 꿈뻑이며 그의 아버지를 보았다.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제대로 된 일자리 한번 없이
젊은 시절 음악하던 친형의 도움으로
어줍잖은 실력에 작사가란 타이틀을 얻어
그가 작사한 곡들 중 유일하게 대중에 알려진
가수 이성희의 "아 김말이여" 라는
단 한곡에서 나오는 월 50만원 남짓되는 저작권료를 받아
그마저도 본인의 용돈으로 쓰느라 집에 돈 한푼 안 가져오먼서
아침마다 테니스르 치러다니고
낮에는 하루종일 티비를 보다가
혼자 10년 넘게 일을 해서 가족을 먹어살리던 부인을
월 50만원 남짓되는 저작권료로 사온 술을 먹고
틈틈히 폭행하던 그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했다.
"잘자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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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igun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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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5
자 정리를 해보자
베베 꼬일대로 꼬인 나는
아무리 틱틱 거리고 싸가지 없이 굴어도 나를 버리거나 떠나지 않는 엄마의 모습을 사랑이라 정의했나보다
그래서 어릴때부터 호감이 드는 삶에게는 남자던 여자든
처음에는 살살 다가가서 친해지기 시작하면 그 태도를 그대로 했드랬지
물론 견딜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을테고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난 제멋대로 상처를 입기 시작했고
그 태도를 버리고 최대한 나이스한 모습으로 다가가면서 인간관계를 간신히 유지했지만
그들은 날 진정 사랑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스스로 벽을 만들었지
그런식으로 만들어가던 벽에 스스로 지쳐서 사람 만나기가 싫어졌어
엄마에게는 끝없이 투정과 억지를 부리면서 지금까지도 그 유치한 방법으로 사랑을 확인하고 있고
이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사랑 방식으로 꼬일대로 꼬여있는 나를
그나마 예쁘게 포장하며 치유할수 있는 방법은 음악뿐이었고
거기서 나를 최대한 미화시키며 풀어나갔지
마치 못생긴 애들이 셀카를 찍어서 올리며 자존감을 찾는것처럼
정리할수록 더 아름답지 않다
유일하게도 지유에게 그런 태도로 사랑을 갈구하지 않았던건
지유는 이미 계속 표현하고 보여주기 때문에
말해주고 걱정해주고 보듬어주며 내가 사랑 받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기 때문인듯
엄마한테도 이제 그 태도를 버려야돼
사랑을 그럼 식으로 확인하기엔 너무 나이를 먹었고 표현하기에도 남은 시간이 부족해
지유가 나에게 해주는 것만큼 나도 더 노력해야돼
그냥 받기만 하면서 만족해하지말고 표현해줘야해
- 세이빙 미스터 뱅크스를 보��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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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igun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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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14
생각했던것보다도 훨씬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그래서 생각이 많아지기도, 더 적어지기도 했다.
이런 만남이 있을때마다 You deserve someone better 이라는 자격지심.
나는 narcissism과 자격지심의 복합 인격. 중간이 없어.
좋다. 즐겁다. 따뜻하다. 부드럽다. 좋은 냄새가 난다. 만지고 싶다. 안고 싶다. 허세 부리고 싶다. 나를 다독거려줬으면 좋겠다. 내 노래에 울어줬으면 좋겠다. 두렵다. 뭐가. 몰라. 두려워 뭔가. 시작이 설레지만은 않아 이제. 괜찮을까. 본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본래 모습이 뭔데. 글쎄.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점점 깊숙히 들어오고 있다. 더 얇은 막 같은 느낌이었는데.
내 정서적 컨디션이 더 안 좋을때 만났어야 했는데. 괜찮은 상태에서 만남이 시작되고보니 뭔가 거짓말을 한 느낌이다. 다른 부분들이 자꾸 생각에 걸리는 것도 싫다. 이상하고 베베 꼬인 자존심 때문에 괜히 싫어. 억지로라도 안 받고 싶어.
생일 축하정도는 받고 싶은데. 반대였어도 내가 해줄수 있는 금전적 상황이 아니라. 뭐 돈이 있었어도 비싼 선물을 하지 않지만 원래. 어쨌든 좀 그래.
근데 말 안하고 지나갈 꺼면 끝까지 말하지 마라. 괜히 몇일 있다가 사실 나 생일 이었어 하지 말고. 찐따처럼.
응.
근데 왜 손톱사이가 널 만나고 나서 벌어져있을까. 미스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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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igun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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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거리에, 같은 어둠이 깔린 밤, 그날과 같은 비는 이 거리를 덮고, 이 고요함이 어색하지 않은 이 곳. 난 그대론데, 다른 네가 내눈 앞에. 서있네- 우리 함께 한적 없듯이 서있네- 날 안아본적 없듯이 넌이제- 날 지나쳐 가려는듯이 넌이제- 내가 슬프지 않듯이 날 스쳐보는 네 눈 속에 나는 그저 어디에서본듯한 사람들 중 하나인듯 혼자일때보다 더 ���롭기만한 지금, 그리웠던 너는 날 하얗게 잊은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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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igun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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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있는듯한 흘러가는듯한, 손을 뻗어보면 꼭 닿을것 같은, 어두운 곳에서 더 선명한듯한, 눈을 뜨면 흐릿해질 것만 같은, 오래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 것 같은, 진심이 아닌것 같은 시간을, 그런 시간을 나는 보내고 있어 아무런 색깔 없는 이 시간을 보내다가도 끝이 가까울땐 난 알수 있을까- 아무런 소리없는 긴 시간의 끝에서 난 널 만날 수 있을까 볼수 있을까- 널 울리던 영화 장면이 나오면 기억속에 우는 널 혼자 달래는, 네가 베고 눕던 베개를 벨때면 네 샴푸향기가 다시 나를 재우는, 우리 만나기로 했던 그날이 가까워질수록 가슴 두근거리는, 이젠 없는 '우리'가 현실인듯한 그런 시간 속에 난 갇혀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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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igun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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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14
너를 나에게서부터 지켜냈다는 일종의 안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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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igun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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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장벽과 성향
2.12.13
언어의 장벽을 사람을 선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언어의 장벽이 조금씩 허물어져가기 시작할때부터 그 사람 본래의 성향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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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igun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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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똥구리
8.22.12
어느날 저녁 퇴근하던 길,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쇠똥구리 한마리가 말을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쇠똥구리라고 합니다. 저 혹시 시간 괜찮���신가요?"
"아 네, 안녕하세요.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죠?"
"저, 초면에 곤란한 질문이긴 한데 혹시 지금 대변이 마렵지 않으신가 해서요."
"음 글쎄요, 제 배변상태를 처음 보는 곤충에게 알리고 싶진 않습니다만."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조금 있으면 알을 낳아야 하는데 이 주변에 소들이 없어서 알을 안전하게 저장할 집이 없어요. 무례함을 무릅쓰고 이렇게 부탁 드립니다."
"지금 저한테 똥을 싸 달라고 부탁하시는 건가요?"
당황스러운 부탁이었지만 자기 자식들이 안전하게 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렇게 머리 숙여 부탁하는 그녀의 모성애에 가슴이 뭉클해진 나는, 사람들이 없는 골목길로 그녀를 데려가서 그녀의 자식들이 안전하게 나올 수 있는 집을 싸주기로 했다.
집을 단단하게 싸고 나니 예의바른 그녀는 내게 휴지를 건네며 말했다.
"아직 엉덩이에 집이 조금 남아 있네요."
그녀는 신속하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집 속에 알들을 낳고 알들이 빠져나오지 않도록 물구나무를 서서 똥을 굴리기 시작했다.
야구공만한 집이 어느 정도 모양을 갖추어 갈때쯤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제 아이들에게도 두고두고 이 은혜를 갚도록 가르치겠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똥을 굴리며 멀어져 갔고 나는 뿌듯한 마음으로 다시 버스를 기다리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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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igun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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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라고 (Feat. Grace Shin) Composed & arranged & mixed by guess who ================================= 어젯밤 갑작스럽게 자고 있냐는 너의 문자 하나로 난 설렜지만 보지못한척 자고있는 척 나를 참는 내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져 하지만 어쩔수 없어 이 어색한 설레임을 너도아는지 내게 관심없는 듯 연락 한번 없다가 갑자기 뭐야 이건 넌 항상 그래왔어  어떡하라고 뭘 어떻게 하냐고 널 좋아하냐고 아님 웃어넘기냐고 밀당이냐고 그냥 장난이냐고 설레도되냐고 뭐든 말을 하라고 어색한 분위기속에 스치는 너의 눈빛 똑바로 볼수없어 그렇게 계속 보지마 왠지 내 맘을 들켜버릴것만 같아 솔직해지자 이젠 말해줘 확실하게 나 혼자 이런거니 수줍어하지말고 함께 하고 싶은건지 내 반응이 웃긴건지 뭐라도 괜찮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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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igun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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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분이 참 기뻤어요." 라는 말이 아프게 남아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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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igun · 1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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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만의 상점에서 서로 만나서
두 사람만의 술을 우리들은 마신다
너는 조금 나는 많이
늘 마시는 술을 마시면서
낮에 있었던 이야기며 일의 이야기
남의 소문이며 내일의 스케줄을
그리고 갑자기 어둠 속에서의 입맞춤
- 이와다 히로, "미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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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igun · 1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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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meant to be and deserve to be alone. I've acknowledged it quite a while ago, but just needed a bit of time to admit it. It's all good as it has been. Now, go love yoursel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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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igun · 1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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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me.. Is tha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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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igun · 1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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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가 - 2013
내 생일날 나왔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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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igun · 1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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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다 확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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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igun · 1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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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ep fast (Feat. T-Pain) - Twi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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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igun · 1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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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w Her Standing There (1963)  
- The Beat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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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비틀즈가 뭐 얼마나 대단한지 좀 들어보자,
해서 틀었던 비틀즈 앨범의 첫번째 곡.
얼마나 대단하더라.
이런 노래가 1963년도에 만들어졌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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