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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
broiled-opabinia · 9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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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은 전혀 안 이어지지만 아까 리블로그한 거 보고 생각난 게 하나 있었는데
교양 강의를 듣다 알게 된 건데 로마가톨릭교회에서 주장하는 교리 중 하나로 무염시태 (無染始胎, Immaculata conceptio)라는 게 있다더라고요
성모 마리아는 태어날 때부터 원죄에 물들지 않고 태어나는 은총을 받았고, 그 이후로도 어떤 죄도 짓지 않은, 말하자면 죄에서 자유로운 존재라는 건데 그런 관점으로 보면 예수뿐 아니라 마리아도 비인간 내지는 '필설로 형용할 수 없는 위대한 계획'의 희생물이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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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fftsv · 9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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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Meet the Enemy. / 적을 만나다. from Andrew Hicks on Vimeo.
Bible Study Series: Christian Doctrine : The enemy and his demons. 기독교 교리 : 적과 그의 악마들. Various Scrip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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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리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34문답 예수님은 우리 주입니다 김인식목사
엘에이우리장로교회 LA WOORI PRESBYTERIAN CHURCH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34문: 당신은 왜 그분을 “우리 주”라 부릅니까? 
 답: 왜냐하면 그분이 금이나 은이 아니라 그의 보혈로써 우리의 몸과 영혼을 우리의 모든 죄로부터 구속(救贖)하셨고, 우리를 마귀의 모든 권세에서 해방하여 주의 것으로 삼으셨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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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tayseek-blog · 2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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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이라는 유일무이의 생사의 기로
모름지기 복음 전도자는 전도자 자신을 소개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을 죽음의 멸망에서 건져내시는 하나님의 일에 동참하여, 그 명령을 받아 소임을 수행하는 것뿐입니다. "일개 관념'으로서의 "하나님"이 아닌, "살아 계시는 창조주' 하나님이 현재의 모든 인간을 만드신 <사실>"을 알리는 것입니다. 알린다는 것은 누구나 직접 하나님을 찾아 뵐 수 있는 방법을 알림입니다. 이제까지 하나님을 몰랐든, 이미 믿는 자로 자처해 왔든, 성경을 먼저 읽기 시작하는 것이 그 방법의 하나입니다. 문맹/文盲이 아닌 한.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유알하게 알려져 있는 것이 성경이니까. 성경은 서점에서 누구나 입수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필자는 근 2천년간 듣지 못했던 사실 즉 하나님이 인간을 처음부터 영생하는 자로 창조하셨다는 발언을 했으므로 하는 말입니다. 이 발언의 진실성 여부를 가려 주는 유일한 수단이 성경이기에. 그리고 이 발설의 보증 역할을 하는 것이 짝의 법칙, 3운법칙, "아담(ADAM)" 영상/映像이기에 이에 대해 여러 가지로 지금까지 여러 모로 설명을 시도해 온 것입니다.
"아담 영상"이란 것은, 인간의 영혼 및 영물("천사"라 알려져 있는 영물/靈物 즉 영적 존재)의 실제 상황이 필자의 스맡폰으로 찍혀진 내용물을 말합니다. 모든 영상물은 일부러 조작하지 않는 한(필자는 사진술에 관한 한 문외한이나 "동영상도 조작이 가능하다" 하기에 하는 말) 거짓이 없습니다. 이런 촬영물은 지금까지 이 외에는 세상에 알려진 것이 일절 없습니다. 같은 내용물이 지금이라도 어느 누구에게서든 나오면 "아담 영상"이라는 명칭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ADAM(Angels' /Devils' Actual Manifestations)은 '천사와 악령의 실제 현현/顯現'의 뜻입니다.
"아담 영상"에 대해 더 설명하면, 이런 현상을 직접 육안으로 확인하고 피사체로 삼아 촬영한 것이 아니라(영물은 인간에게는 불가시적 존재로 육안으로는 확인 불가능이니까), 그냥 허공 쪽으로 스맡폰 카메라 렌즈를 돌려 무턱대고 스맡폰 단추만 눌림으로써 찍혀 나온 것입니다. 전부 그렇습니다. 그런 동작을 취할 적마다 번번히 찍힌 것은 아니고 더러 허공만 묻어 나온 것도 있었으나 몇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이 촬영물이 우연의 일치로 생겨난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천사의 강권/强權을 통해 나타난 "작품" 즉 21세기 유형의 "표적과 기사"의 일종/一種이라 확신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악령들을 사진상으로 직접 목도하여 확인하게 되었으니까!
영상은 두 가지 종류입니다. 하나는 "사람"의 영혼, 다른 하나는 영물의 신령한 육체의 극소 부분이기는 하지만 그 육질/肉質. 앞에서 "천사와 악령"이라고 "똑같다"라는 표현을 했는대 사람도 똑같은 사람이지만 선인과 악인으로 구별되듯이 영물도 똑같은 것이니, 악령의 겉모습은 거룩한 천사의 겉모습과 똑같기 때문. 악령이라고 유달리 험상궂은 형상이 아닌 것. 뱀의 모습, 사자의 모습, 독수리의 모습 등 자연계 동물의 형상을 따른 대칭적 특징일 뿐입니다. 자연계의 뱀은 영계 에덴의 용인 것과 같이. 따라서 악령들의 신령한 몸의 생생한 육질/肉質을 보는 것은 바로 천사들의 그 본디의 육질 그 자체를 보는 것입니다.
"영혼"은 물론 네피림의 망령/亡靈을 말합니다. 순수한 사람(아담의 씨)의 영혼은 죽으면 일정하게 가는 데가 있어(마 12:43) 마지막 심판의 날까지는 거기서 대기하는 것이지, 네피림처럼 갈 데가 없어(불법으로 태어났으니까) 이리저리 정처 없이 방황하는 것이 아닙니다(마 12:43). 여기서의 촬영물은 이들 네피림이 죽은 혼들인 것입니다. 그러나 영혼의 종류는 달라도 일단 사람이 되어 있었던 터라 육체/영혼의 이중구조라는 본질에서는 같으므로 네피림의 망령이나 사람(아담의 혈통)의 망령이나 그 형태는 똑같은지라 "영혼"으로 일반화되어 통하는 것.
그래서 이와 같이 사람의 영혼이라는 존재와 영물들의 실체를 사진상으로 확인하게 되니 이 곧 하나님의 창조주로서의 영광을 드러냄이요 그래서 이 모든 것을 기리켜 "21세기 표적과 기사"라 하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외국(미국)의 사례는 어른 손바닥 크기의 희끄무레한 공(구/球) 같은 투명체가 무수히 허공에 떠다니는 형상으로 그칠 뿐, "ADAM" 영상에서처럼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한 신경 섬유질 뭉쳐진 덩어리 같은 모양새가 아니라 단조스럽고 밋밋하기 짝이 없어 가히 "영혼"들인지 무엇인지 규정 짓기조차 어려운 정체불명의 생김새뿐입니다.
좌우지간에 이 모든 것은 "하나님 증명"입니다. 따라서 "하나님 말씀"으로서의 성경의 진실성 입증입니다. 고로 성경을 부지런히 살펴 읽으시라는 것입니다. 필자의 현재 위치(이런 말을 꺼낼 수 있는)도 부지런히 성경의 문을 두드려 그 열린 뭄으로 들어가 얻은 결실이기에 자신 있게 단언합니다. 필자를 개인적으로 만나 소위 어떤 "가르침"을 받으려 하신다면 그것은 일절 무의미하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성경을 읽으시라 그리하여 성령의 친히 가르치심을 앙망하라", 오직 여기에 모든 비결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세상은 실상 그대로 말해 "극도의 처참함, 참담함ㅡ그뿐", 바로 이 외 이 이상 더 덧붙일 것이 없습니다. 그렇지 않다거나, 이도 저도 아니라면, 철저히 속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입니다. 성경대로, 이것이 "죽음"(창 2:17)의 실상입니다. 바로 이를 가르치시기 위해 "21세기 표적과 기사"를 나타내신 것입니다. 고로 "바벨론 탈춭(악령들의 모든 거짓말과 속임수)"입니다.
세상 관련해서만의 거짓말만 아닙니다. 이런 처참한 세상으로부터의 구원 자체와 관련해서도 거짓말만 나열한 것이니 여러 세상 종교까지 만들어 거기에다 유사 기독교까지 끼워 넣은 것이 바벨론 신학입니다. 성경의 진리는 저만치서 떨어져 있게 만들어 누구든지 성경따라 진리를 말하면 되레 "이단", "사이비"로 갓/고깔 씌워 천만리 밖으로 내치니, 하나님께서는 진작부터 이러한 21세기 표적과 기사를 준비해 두신 것.
그러면 바벨론 신학이 아닌 하나님 구원의 진실과 진상/眞相은 무엇인가. <교리>가 아닌 <사람>에 있습니다. '한 사람'을 믿고 따르는 것이지 신학이나 교의/敎義 신봉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부모, 형제자매, 남편/아내, 자식, 친구, 친지와 관계하듯 아니 그보다 최고도로 밀접한 더 정확히 말하면 또하나의 나 자신과의 관계(사귐, 교제)를 말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친히 사람이 되어 주셔서 "마지막 아담"이 되심으로, 구원된 모든 인간 안에 일일이 친림/親臨해 주시어 내 영혼처럼 영원히 자라잡아 계시는 이유 바로 그것입니다. 이상할 것도 없어요. 첫사람 아담이 육체로 그와 같이 모든 인간 개개인에게 자기 육/肉을 물려 준 꼭 그대로이니까!
"마지막 아담"이시니까 당신의 영을 다시 말해 당신 자신을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심입니다. 하나님이시므로 이는 얼마든지 가능하시고도 남는 일입니다. 맘유 안에 계시고 맘유이시니까. 그래서 "그 분", <한 사람>이라고 앞에서 소개한 것입니다. 사람. 막연하게 인식되는 하나님이 아닌 바로 사람. 나와 똑같으신 사람. 제2의 나. 또다른 나 자신.
바로 이것이 우리 구원의 진수/眞髓(essence)입니다. 명심하시기를. 그러므로 이 분을 찾아 가시기를. 구하고 매달리기를. 그리하여 만나기를 바랍니다. 다른 것, 다른 <사람>, 다른 무엇을 찾지 마시오. 많은 사람이 이를 간과하는 고로 헛걸음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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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hikkim · 4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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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로 살펴본 인류의 세계관(2308)
 
종교는 가르침을 전하고, 의례를 실천하는 것만은 아니다. 사람들의 마음에 영향을 주고, 사물을 보는 시각과 세계관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인류만이 종교를 가지고, 신(神)을 생각한다. 에밀 뒤르켐은 "종교란 초자연적인 신이 아닌 신성한 것(the Sacred)에 대한 신념과 의례의 통합된 체계이며, 가장 원초적인 사회제도이자 사회 생활의 기초적 범주를 제공한다"고 했다. 종교학자 시마다 히로미(島田裕巳)가 펴낸 이 책은 세계의 종교를 알기 쉽게 알려준다. 종교의 기원,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에서부터 이란의 조로아스터교와 마니교, 브라만교와 힌두교, 불교, 유교와 도교에 이르기까지 종교학 개론서로 부를만 하다. 저자는 "종교는 사회적 산물이며, 개인은 종교적 실천을 통해 집단의식을 내면화해 소속집단 또는 사회에 통합된다"고 말한다.또 제의(祭儀)에서 '집단적 열광'이 신이라는 관념을 낳은 기반이 됐다고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하나의 신을 믿는 일신교의 원류인 유대교는 '인류와 세계는 머지 않아 끝난다'는 종말적 세계관의 시작을 알렸으며, 성스러운 세계만을 규율하는 입장을 취한 기독교는 세속의 권력과 공존하면서 세계종교로서 전개를 실현했다. 최후의 심판과 그리스도의 재림이라는 재림신앙은 세계종교로서 기독교가 성립하는 데 불가결했으나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는 모순을 갖고 있다. 기독교에서 원죄는 "인간은 죄 많은 존재이기 때문에 교회에 의한 구제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기독교 교리 확립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 했다. 이슬람교는 교단이 존재하지 않는 성속(聖俗) 일체로, 무함마드의 후계자를 어떻게 인식하느냐를 두고 순니파와 시아파가 갈라졌다. 불교는 어떻게 깨달음에 도달하는가, 어떻게 해탈을 이룰 것인가가 과제이며, 힌두교는 브라만교와 인도 민간신앙을 받아들여 재조직화함으로써 탄생했다. 중국에선 유교와 도교를 종교라고 부를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하늘(천·天)'은 있지만 신의 존재를 상정하지 않는 게 중국인 특유의 세계관이라 얘기한다.
저자는 사회의 발전에 의해 종교가 수행해야 할 역할이 다른 것에 의해 대체돼가고 있다고 말한다. 인간 수명의 연장으로 '어떻게 행복한 내세를 실현할까'라는 종교적 테마가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종교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각각의 사회에서 세계관의 기반이 되는 역할을 해왔다. 도덕·윤리의 근간에는 종교가 있었다. 하지만 종교의 소멸은 도덕이나 윤리의 소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끝을 맺는다. 5/31/2024/hwanshikkim.tumblr.com/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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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on2sang · 4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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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김정일,김일성大 전자도서관에 `친필명제', p325, 김동현 , '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 ' )
미국의 전현직 관리들에게 항상 듣는 말이 있다. "고립된 북한마저 어떤 의미에서는 한국보다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전략을 짠다. 동북아 국가 가운데 한국만 인도태평양 전체를 관통하는 판세 읽기에 무관심한 것 같다." '한반도 천동설'에 매몰돼 있는 국내 시야와 외신을 통해 전해 듣는 미국의 전략 변화 소식 사이의 간극은 점점 커져만 갔다. 물론 최근 들어 국내에도 타이완과 한반도 유사시 상황을 연계해서 보는 시각이 조금 늘기는 했다. 그러나 한국이 이 문제에 적극 관여하느냐 마느냐 양자택일 결론에 치중하고 있을 뿐 정작 당사자인 미국의 본심이 무엇인지를 면밀히 분석한 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나는 이런 현실이 무척 안타까웠다.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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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미국의 잃어버린 20년과 신냉전>
세상이 한국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관, 이른바 '한반도 천동설'은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 깊이 작용했다. 따지고 보면 한국전쟁 이후 한미 관계에서는 '한반도 천동설'이 항상 작용해왔다. 우리 외교 전략은 줄곧 세계가 북한 문제에 더 관심 기울여줄 것을 촉구하는 데 있었다. 그러나 상대가 원하는 반대급부에 대해서는 일말의 고민조차 없었다. 예컨대 미국, 일본 등은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초기부터 국제적 대응에 적극 나섰지만 한국은 먼발치에 떨어져 있었다. 일부 국내 정치가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희화화하거나 러시아의 침공을 정당화하는 발언까지 쏟아냈다. 부담은 최소로 지면서 혜택은 최대한 받아먹겠다는 심보가 한반도 천동설을 키운 계기다. 지금까지 미국은 한국의 이런 행동을 알면서도 눈감아주었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 규모가 세계에서 10번째로 커지고, 중국이 미국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하면서 미국의 셈법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은 한국이 더 이상 어린아이처럼 굴지 말고 어엿한 성인으로서 행동해 주기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가까운 지정학적 위치는 한국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게 만든다. 거대한 중국을 막아서는 와중에 미국이 모든 것을 하나하나 설득하거나 지시하는 것도 힘에 부친다. 그래서 한국이 스스로 알아서 생각하고 능동적으로 처신하기를 바라고 있다. 지금까지는 미국이 막후에서 따로 조정한 한일 관계 역시 이제 두 당사국이 스스로 대화하기를 원하고 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적성국을 상대하기 위해서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반도 천동설에 입각한 전략을 세우다가는 큰 낭패를 당하기 쉽다. 이전까지는 한국이 이런 행동을 취하더라도 미국 중심 세계 질서를 유지하는 데서 대세에 큰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의 패권을 넘보기 시작하면서 한반도는 신냉전의 최전선이 되었다. 한국의 '독불장군'식 외교 안보 전략은 미국이 세계 경영 전략을 수행하는 데 거북한 장애가 된다. 이런 인식 변화가 '한반도 천동설'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이유다. (p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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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에서 벗어나 '중립 지대'로 한국의 위치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국내 시각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의 충돌 상황에서 개입하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망상 delusion 입니다. 한국이 이룩한 놀라운 성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고, 북한의 경우 유사시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왜 이런 환경을 물려받았는지 원망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내 결론은 중간 지대로 설정하기에 한국만큼 최악의 장소도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콜비 전 부차관보는 우선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일본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10번째 규모의 경제도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중립 노선을 취한다면, 어느 당사국도 믿지 않고 보호해주지 않는 자유 지대이기 때문에 오히려 한반도가 전쟁터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만일 중국과 전쟁이 일어나고 한국이 참여를 거부한다고 상상해보십시오. 미국이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한반도에 올 것 같습니까? 우리는 정당하게 매우 분노할 것입니다. 최선의 방책은 한국이 미국에 거는 겁니다. 미국이라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다른 차선책보다 덜 나쁘고 지리상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한국은 어느 편에 설지 확실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이런 한국의 태도에 의구심을 갖지 않게 하는 것이 한국의 국익을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p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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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분담의 뜻은 말 그대로 미국이 지고 있는 짐 burden을 나누는 것 sharing 이다. 미군 주둔비 분담도 짐을 더는 한 가지 형태로, 비용 분담 cost sharing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비용만 지불한다면 미군은 용병일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비용 분담금 인상 요구 당시 워싱턴 조야의 군 출신들이 "우리는 용병이 아니다"라며 비판한 맥락도 이 때문이다. 다만 펜타곤이 강조하는 부담 분담의 본질은 따로 있다. 동맹의 '자체 국방력 강화'와 '거대 패권 경쟁의 참여'다. (p52)
청구서로 돌아온 '혈맹' 한 펜타곤 당국자는 익명을 전제로 나에게 "더 이상 한국이 양다리를 걸칠 수 있는 중간 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동맹은 상호적"이라며 한국이 말로만 '피로 맺어진 동맹'(혈맹)이라고 외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동맹인 미국과 동맹이 아닌 중국 사이에서 중립을 외친다면, 미국의 관점에서 중국 편에 붙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p56)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인식 방향 또한 일방적에서 상호적으로 바뀌었다. 이전까지 미국은 북한의 침공에 대해 전적으로 보호해주는 수호자 역할을 자임했다. 반면에 이제는 미국이 아시아에서 공격받을 경우 한국이 당연히 방어전에 참여하는 쌍무적인 관계로 바뀐 것이다.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해 미국이 참전할 경우 한국이 빠지기 어려운 이유다. 익명의 펜타곤 당국자는 나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경력을 평가하면서도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영국, 캐나다의 경우 미국이 참전하는 전쟁마다 많은 희생이 따랐습니다. 피를 값으로 매기는 것은 매정해 보일 수 있지만 동맹의 기여에 따른 대우에는 분명 차이를 둘 수밖에 없습니다." (p57)
마이크 켈리 공화당 간사는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회색 지대' 전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전부터 만연해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함께 출석한 제임스 설리번 국방정보국 사이버 담당관은 중국의 경우 심리전, 여론전, 법률전으로 구성된 3개 전쟁, 이른바 '삼전三戰, three warfares 군사 교리 military doctrine를 바탕으로 상대국의 사기 저하와 국내 외 여론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증언했다. 특히 공자학원 등 문화 교류 센터와 중국어로 출판하는 활자 매체를 통한 지배력 강화, 사이버 기술 적용을 통한 상대국의 사회 통합성, 경제력, 분위기, 행정력 저하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악의적 활동은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유사시 훨씬 증폭될 것이라며, 자국에 유리하도록 조작된 여론을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란과 북한도 회색 지대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며, 굳이 서열을 따지자면 "러시아와 중국을 1, 2위로 이란과 북한을 각각 3, 4위로 간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러시아가 1위라면, 향후 IT 분야와 산업 기반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중국이 기계학습machine learning과 인공지능 AI을 활용해 러시아를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6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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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세계의 일원인 한국도 이 공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은 2016년 1월 6일 북한의 제4차 핵실험 강행을 계기로 6개월 뒤 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인 사드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THAAD (종말 고고도 지역 방어)의 배치 장소를 경북 성주군으로 확정지었다. 그러자 중국은 이 무기 체계가 자신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문제 삼으면서 한국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경제 보복(무역전)을 가했다. 이어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여행 제한(제재전)뿐 아니라 <환구시보> 등 관영 언론을 동원한 압박(언론전, 심리전)과 외교전을 동시에 구사했다. 이 같은 '가스라이팅 결과 국내 일부 여론과 정치인이 중국의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정쟁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또 사드가 방출하는 전자파로 인한 주민 건강 ���화 음모론이 확산되면서 사드의 완전한 운용은 제한되었다. 사드 기지에 대한 환경영향 평가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023년 6월 21일 완료된 가운데, 전자파에 대한 논란은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기지 건설을 위한 행정 절차에만 6년이라는 세월을 허비했다. 이것이 '초한전'이 민주주의 국가에 끼칠 수 있는 피해의 대표적 사례다. (p72)
미국이 동맹의 부담 분담을 강조하는 이유도 무한에 가까운 공터에 더 이상 홀로 요새를 세우지 않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 자주 등장하는 '가치를 공유한 동맹 또는 우방'이라는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군사적인 영역뿐 아니라 비군사, 초군사 영역에서도 동맹의 부담 분담을 끌어내겠다는 취지다. 방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가령 미국은 중국 내부의 '인권 유린 문제'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있다. 2022년 6월 발효된 미국의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생산된 제품은 물론, 법에서 특정하는 단체와 기업이 만든 모든 제품을 강제 노동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 간주하고 미국 내 수입을 금지했다. 특히 신장위구르 자치구 내 강제 노동과 관련된 업체로부터 소재를 조달받은 제3국 기업의 생산품도 규제 대상이다. 가치를 공유한 민주주의 국가라면 인권을 유린하는 중국과 같은 나라는 좌시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인 셈이다. 나아가 인권 문제를 시정하기 위한 국제 제재에도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실제로 유럽연합 EU, 영국, 캐나다도 유사한 제재를 취하고 있다. 미국이 최근 사이버, 우주, 바다 영역에서 동맹과 우방의 참여를 강조하는 이유도 궤를 같이한다. 이 세 영역의 공통점은 무한히 넓으면서 주인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경제학에서 언급되는 '공유지의 비극'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더이상 비극의 주인공이 되지는 않겠다며 동맹과 우방의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p73-74)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 역량이 강화될수록 고립주의를 표방하는 미국 유권자의 마음속에는 의문이 싹틀 수밖에 없다. '이렇게까지해서 아시아를 지켜야 돼? 우리가 세계 경찰 국가야?' 중국 공군이 공개한 괌 폭격 영상은 미국민의 전의마저 상실시키는 심리 효과까지 노린 것이다. 또 다른 초한전의 형태다.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 전략은 펜타곤이 왜 분쟁 개입에서 '기회비용'을 따지겠다고 강조했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한국전쟁이나 베트남전쟁에서처럼 20만 명 이상의 병력 투입은 해상과 공중의 우위를 장악했던 시대에나 가능했다. 오늘날은 중국이 구축한 세 겹의 두툼한 해상 만리장성을 뚫고 지나가야 한다. 이런 방어망을 뚫는 작전 수행 도중 미사일이 하나라도 항공모함 또는 수송함에 맞으면 수 천명의 장병은 총 한 방 쏘아보지 못한 채 수장된다. '동맹이 스스로 방어할 힘을 길러야 한다'는 기조도 이 맥락에서 나온다. 미군은 반접근/지역거부 전략에 맞서 장거리 · 고정밀 타격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공표했다. 멀리서 때린다는 것은 누군가는 앞에서 '몸빵'을 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의 경우 북한과 중국의 포화 사격망 한가운데 놓여 있다. 자신들이 진격해 올 때까지 한국이 제1도련선 안에서 스스로 버텨낼 수 있는 역량을 미국은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p7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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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상대할 수 있는 군대로 탈바꿈한다는 것은 주한미군 활용 용도가 잠재적으로 한반도에서 인도태평양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군대로 바뀐다는 의미다. 펜타곤이 주한미군을 한반도 '붙박이 군대'로 두고 싶어하지 않는 속내와 긴밀히 연계돼 있다. 남중국해나 타이완해협 유사시 언제든 출동할 수 있는 군대로 변신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반도를 떠난다는 의미는 아니다. 도련선 가장 안쪽에 있는 한반도에 상주하면서 중국 목 밑에 비수를 겨눌 수 있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의 구성은 육군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펜타곤 당국자들이 육군의 장거리 · 고정밀 타격 역량 획득을 다영역 작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고 있는 것도 중국을 염두에 둔 행동일 가능성이 높다. 분명한 사실은 펜타곤의 시야가 더 이상 한반도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p94)
<2장 동북아 핵 2.5 시대 가중되는 미국의 부담>
"우리나라는 역사상 처음으로 핵 투사가 가능하고 (미국과) 거의 대등한 역량을 가진 두 전략적 적성국을 동시에 대처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찰스 리처드Charles Richard 제독은 미국이 보유한 모든 핵무기를 관리하고 유사시 발사를 관장하는 전략사령관이다. 2021년 상원 군사 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리처드 사령관은 유달리 상기된 표정을 지은 채 말문을 열었다. "두 전략적 적성국two strategic adversaries" 그리고 "동시에 at the same time"라는 말에 엄중한 무게가 실려 있었다.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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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만으로도 도시 하나는 거뜬히 날려버릴 수 있는 핵폭탄을 러시아, 중국, 북한이 급격히 늘리고자 하는 의도는 무엇일까?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펜타곤 관계자가 개인 의견을 전제로 나에게 해준 말이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다. "한국 국민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핵폭탄을 맞는 순간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군사적 관점에서는 전쟁 개시 첫날, 바로 D데이에 해당하는 순간이죠. 핵 공격을 포함한 미국과 한국의 무력 보복이 시작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해요. 첫 핵 피폭으로 인한 대량 인명 손실의 참혹함을 간과한다는 것은 물론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피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충분한 응징 보복 수단은 남아 있습니다.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일 뿐이죠." (p102)
최소 억제력을 유지하겠다는 나라들은 핵을 먼저 쏠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핵 전면전으로 치닫게 되면 결국 핵 보유량이 적어 패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 먼저 핵을 쏘지 않겠다고 미리 약속하는 나라들도 있다. 대표적인 나라가 중국, 인도다. 이 나라들은 '핵 선제 불사용 원칙'을 발표함으로써 자신들의 핵전략은 '최소 억제력'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중국은 표면적으로 여전히 핵 선제 불사용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호혜성 원칙을 토대로 미국에도 핵 선제 불사용 원칙을 공표해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유사시 핵 선제공격을 못하도록 미리 손을 묶어두기 위한 의도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핵무기 숫자를 급속도로 늘리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중국이 최소 억제에서 '최대 억제 Maximum Deterrence'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 복기해보자. '최소 억제'는 '내가 핵 공격을 먼저 당하더라도 보복 공격을 가해 조금이라도 상대를 망가뜨려놓고 죽을 거야'라는 동귀어진 작전에 가깝다. 따라서 많은 숫자의 핵무기가 필요 없는 수동적 태세다. 반면에 '최대 억제'는 '목도리도마뱀'의 방식과 유사한 전략을 구사한다. 목도리도마뱀은 위협을 받을 경우 주름 장식을 우산처럼 펼치고 뒷다리로 서서 입을 크게 벌린다. 덩치를 최대한 크게 만들어 상대를 제압하려는 자세를 취한다. 목도리도마뱀의 위협 방식처럼 '최대 억제'는 다양한 종류의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애초에 적성국이 선제공격을 시도할 엄두조차 못 내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둔다. 또 상대에게 자신의 핵 투사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먼저 핵을 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도 보내는 선제적 대응 방식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이 같은 '최대 억제' 방식을 사용해왔다. 중국이 '최대 억제'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는 주변국을 겨냥해 핵 협박을 늘릴 개연성이 높다는 의미다. 핵탄두의 수적 우위를 활용하면 평시에도 경제적 갈취, 동맹 이간질, 외교적 압박 등의 선택지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p105-6)
의회에서 주한미군사령관 발언은 불과 7분 "주한미군사령관 "북한 미사일, 워싱턴D.C. 도달 능력 갖춰" 이를 두고 동료인 의회 담당 전문인 이조은 VOA 기자는 의원들은 한반도 문제에 전혀 관심 없는데, 굳이 한국 언론에서 북한에 대한 한마디 발언을 콕 찍어서 확대 재생산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그녀는 설사 북한이 향후 핵 실험을 강행해도 그때 그 순간에만 반응할 뿐, 의회 내부에서 예전만큼의 집중력을 모으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국 언론의 기사들은 북핵 문제가 가장 중요한 한국사회의 수요를 ��영한 듯 하나같이 주한미군사령관의 대북 평가를 주요 내용으로 다루었다. 그러나 이날 의회의 주요 의제였던 타이완 문제 또는 중국의 위협은 전혀 기사에 반영되지 않았다. 한국 언론 기사만 본다면 워싱턴D.C.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엄청 긴장한 것처럼 비쳤으리라. 하지만 북한 문제는 미국 의회에서 더 이상 주요 의제에 들어가지 않는다. 나아가 주한미군사령관의 역할 또한 한반도를 넘어 확대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p114-115)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 문제는 중국, 러시아는 차치하고 이란 핵 문제에도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아마 워싱턴D.C.에서 정치색을 떠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내일 당장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부의 관점에서는 아직 핵 실험을 강행하지 않는 이란이 북한보다 더 긴급히 대응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정권의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불가피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는 포기하지 않되 무리하게 협상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 오히려 이제는 핵을 가진 북한과 어떻게 실질적으로 대처할지에 초점을 맞출 때라고 강조했다. (p117)
외교가에서는 "Read between the line(문맥을 읽어라)"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대외 관객을 겨냥한 액면상 입장과 실질적인 셈법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의회에서 납세자들에게 설명하는 대내 메시지가 미국의 속내를 더 잘 투영할 수 있다. 의도를 읽기 위해 좀 더 심층적이고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한 이유다.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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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핵무장론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하이오급 핵 추진잠수함의 한반도 전개는 동맹 안심시키기라는 정치·외교적 효과는 분명 거둘 수 있다. 또 핵 적성국에 대한 억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확장 억제력을 제공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대답은 미국 내부에서도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문제다. 미국 납세자의 돈으로 억제력이 제공되는 만큼 누구에게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 권력자들에게는 동맹의 불안보다 유권자의 불만이 더 민감한 문제다.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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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으로부터 입수한 대통령과 유럽연합 군최고사령관 로리스 노스태드Lauris Norstad 대장 간 대화록에도 이런 심리가 잘 투영돼 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유럽이 부강하게 된 현재 더 많은 국방 부담 분담을 가져서는 안 될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우리가 전략적 억제력의 모든 무게를 지고 있을 뿐 아니라 우주, 핵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대부분의 시설에 투자했고, 규모가 큰 공군과 해군 전력과 더불어 6개 사단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미국을 호구와 가깝게 취급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1959년 11월 12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National Security Council, NSC에서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미국의 어깨에 모든 국방의 짐을 올려놓는 것에 지친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유럽의 국민이 지상군에 관해서 자신들의 몫을 해야 할 때가 왔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일 세계를 지키는 임무가 우리에게 부과되는 것이라면 차라리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낫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인이 정말로 역할을 맡고자 한다면 미국이 하는 것과 비슷한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p142-143)
트럼프 정부 시절 미국 국방부 정책 담당 부차관을 지낸 데이비드 트라첸버그 David Trachtenberg 미주리주립대학교 교수도 아시아에 핵 공유제가 도입될 수 없는 결정적 이유로 집단 안보 체제의 부재를 꼽았다. "아시아와 유럽은 서로 다른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는 하나의 회원국이라도 공격받으면 전체가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전쟁에 돌입하는 집단 안보 체제가 조약으로 체결돼 있습니다. 그러나 아시아에는 이런 유사한 조약상의 체제가 없습니다." 트라첸버그 전 부차관은 아시아에는 한미, 미일과 같은 양자관계로 동맹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 관계도 적성국에 대한 핵 억제력을 논의하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처럼 냉전 시대 소련 그리고 현재의 러시아를 겨냥해 대대적인 핵 전면전을 실제 안전 보장의 일환으로 약속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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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펜타곤 당국자가 나에게 한국에 핵이 떨어지면 본격적인 핵전쟁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말한 취지가 이미 공개 입장문에 투영돼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핵무장을 들이밀어봤자 씨알도 안 먹힌다. 펜타곤의 시각에서 보자면 '이 정도까지 약속했는데도 핵무장을 고집하는 건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야?'라는 의심만 살 뿐이다. 따라서 한국이 정녕 핵무장의 길을 고려한다면 미국이 가장 염려하고 있는 '위협'인 중국도 시야에 넣어야 그나마 설득할 명분이 생긴다. 그러자면 아인혼 전 특보가 말한 것처럼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전방위적 보복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앞서 전략 사령관이 언급했던 것처럼 미국은 복수의 핵 적성국과 경쟁하는 전례 없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핵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미국의 관점을 투영하지 않으면 한국의 핵무장을 허락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물론 이런 논리를 따른다고 해서 미국이 한국의 핵무장 허용을 쉽게 해준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다만 전 세계 핵 적성국 또는 잠재 핵 적성국을 상대하는 미국의 셈법에 대한 이해 없이는 그저 징징대는 투정꾼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는 의미다. (p156-157)
한국 돈으로 대북용 핵무기를 지정한다? 한편 유사시 즉시 사용 가능한 미국의 핵탄두 숫자가 1288개로 제한돼 있다는 사실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미국은 적성국마다 유사시 투하할 수 있는 핵탄두 양을 미리 할당하는 핵전략을 세워 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핵 보유량이 가장 많은 러시아, 향후 1500개 이상 실전 배치할 가능성이 높은 중국 순으로 할당량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당연한 추론이다. 그렇다면 북핵에 대응할 핵탄두의 양은 아예 없거나 매우 적을 수밖에 없다. 설사 여분이 있더라도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억제하기 위해 북한에 모두 소진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국은 한반도 유사시 사용할 수 있는 핵무기 할당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런 모호한 태도 때문에 한국 사회 일각에서는 미국이 유사시 확장 억제력을 제공할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한국은 이 대목을 미국에 집중적으로 추궁해야 한다. 자칫 중국과 러시아 때문에 한반도에 할당되는 핵무기가 예상했던 것보다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봤던 핵공유제, 전술핵 재배치, 한국의 핵무장이라는 선택지는 각각 넘어야 할 장애물이 너무 많다. 세 선택지의 공통점은 유사시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 역량을 갖추게 되면 미국 대통령이 자국민을 희생시키면서까지 한국을 보호할 것인가라는 의문을 전제로 한다. 반면 미국의 관점에서는 북한만을 상대할 수 없다. 또 핵무기를 늘릴 수도 없고, 예산도 한정돼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핵공유제, 전술핵 재배치, 한국의 핵무장 모두 미국의 셈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한반도 천동설'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이다. '갑'의 위치에 있는 미국을 설득하기에는 논리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부담 분담' 관점에서 접근해보는 것은 어떨까? 가령 미국 의회에서 늘 옥신각신하는 '핵 예산'에 한국이 일정 분담금을 내고 미국의 핵무기 중 일부를 '대북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은 전술핵폭탄인 B61의 개량 사업에 매년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한국이 분담금을 낸다고 해서 소유권이 넘어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해당 무기가 오로지 대북용으로만 쓰인다는 약속은 받아낼 수 있다. 미국의 '부담 분담' 관점을 충족시키면서도 거대 패권 경쟁 시대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북한 문제에 대해 확실한 확장 억제력 '어음'이 될 수 있다. 한국 정책 당국자는 이와 같은 약속을 미국으로부터 반드시 받아내야만 한다. (p163-164)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을 당시인 지난 2019년을 돌이켜보자.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전략자산 전개 비용으로 1억 달러(약 1170억 원) 이상을 청구했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 훈련이 비싸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괌에 있는 폭격기가 6시간 넘게 비행해야 한반도 주변에 배치되는데 이렇게 하면 매우 비싸다"라고 말했다. 그 당시에도 알게 모르게 미국은 자신들이 부담하는 핵우산 비용이 비싸다고 생색을 냈던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이 "Show me the money (내게 돈을 보여줘)"라면, 확실히 우리 몫을 지불하고 미국에 당당히 요구하는 것도 묘안이 될 수 있다. '당신네가 원하는 돈은 지불했으니 대북용 핵미사일에 대한 몫은 확실히 할당해 달라' 절대로 값싼 비용은 아니다. 미국과학자연맹이 2012년 추정한 B61-12의 개당 비용은 2800만 달러(약 356억 원)다. 그러나 워싱턴 정가에서 북핵 문제가 계속 뒷전으로 밀리는 상황에서 비용 지불을 통한 핵 부담 분담은 미국이 북한에서 시선을 떼지 않도록 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동북아 핵 2.5 시대에 0.5 위협인 북한에 대해 확실한 확장 억제력 보장을 요구할 수 있다. 게다가 미국에 의존하는 안보 '채무국'에서 안보 부담을 나누는 당당한 '채권국'으로 위상이 달라진다면 이번에는 우리가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를 손에 넣을 수도 있다. (p164-165)
<3장 극초음속미사일 시대 한일 관계의 함의>
북한이 쏜 각도에 따라서 한국과 일본이 획득하는 정보가 달라 진다는 이야기다. 김영배 의원이 전개한 논리대로라면, 북한이 유사시 서해나 남해를 겨냥해 미사일을 쏠 경우 바짓가랑이를 잡아야 할 쪽은 일본이 아닌 한국이 된다.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과 미국만을 겨냥하기 때문에 우리는 괜찮다는 논리는 유사시 한국을 겨냥한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편향된 시각의 발언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정말로 순진하게 북한이 유사시에 일본과 미국 등 '외세'에만 쏘고 한국은 '한민족'이니까 말로 설득될 것이라고 믿는 것일까? (p185)
지소미아 범위는 북한을 넘어 모든 정보 브룩스 사령관은 지소미아가 최우선 위협인 북한뿐 아니라 동북아 역내 안보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협정 없이는 더 확장된 정보의 공유가 제한된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70년간 역내 번영과 안정을 이끈 미한일 공조 체제가 더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가 동맹의 해체를 더 적극 공략할 수 있는 빌미를 주었다"라고 밝혔다. (p186)
크루즈 국장 왼쪽에 앉은 프랭크 휘트워스 합동참모본부 정보국장은 '정보 과잉'이야말로 밤잠을 설치게 하는 최대 요인이라고 고백했다. "정보를 제공받는 이들이 모든 종류의 데이터를 요구했던 시기가 분명 있었습니다. 25년 전까지만 해도 커다란 과제처럼 보였지만, 적어도 목표를 설정할 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미 갖고 있는 정보 가운데 평가조차 하지 못하는 내용이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합니다." 휘트워스 국장은 특히 점점 통합돼가는 세계에서 2개 이상의 다른 지역에서 조기 경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대로 작동하는지 스스로 검증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합동참모본부의 방침은 세계적 통합에 집중하고 있다며, 더 이상 시선이 어느 한 곳의 국지적 지역 갈등에 고정되는 상황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참의장과 합동참모본부는 글로벌 통합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는 더 이상 미국이 지역 갈등에 시선을 고정하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각각의 지역 갈등에 대해 기회비용을 따질 것입니다." (p192-193)
"미국은 두 번 다시는 중간에 놓이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우리가 양측, 특히 한국에 옳은 일을 하도록 간청하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두 나라는 모두 성숙한 나라입니다. 그들 모두에게 중요한 국가 안보와 국방이 걸린 문제고, 그들 스스로 옳은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p195)
미군에 모든 판단을 맡기기에는 대응 시간이 너무 짧아졌다. 공격받지 않는 인근 한국군이나 일본 자위대가 미사일을 발견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미군의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알아서 아군에게 정보를 전달해주지 않으면 꼼짝없이 당하고 만다. 게다가 북한, 중국, 러시아는 모두 소리보다 빠르고 변칙 기동이 가능한 극초음속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고 있거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과 일본 간 서로의 해묵은 감정 때문에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것은 미국의 시선에서는 '부담'을 떠넘기는 행위다. 위협이 발생할 때마다 일일이 한국과 일본에 정보를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소통 부재는 부담을 가중시키는 행위다. 심지어 미국 국민은 미군이 자국이 아니라 동맹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이런 수고로움을 감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다. 이것이 지소미아 종료를 둘러싸고 미국의 전현직 관리들이 격노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차라리 이 참에 동맹을 끝내자고 비아냥거린 이유다.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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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소개한 것처럼 펜타곤은 더 이상 미사일이 날아오기를 기다리는 수동적 방어 태세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공세적 방어 개념이 도입되면서 공격과 방어의 개념 자체가 모호해 진 것이다. 여기에는 소리보다 빠른 극초음속미사일의 등장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목표물에 도달하기까지 불과 20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아서 대처 시간이 그만큼 짧아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조는 트럼프 행정부 말기 고위 관리의 발언에서도 확인되었다. 2020년 10월 7일 허드슨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라이언 매카시 미국 육군장관은 "앞으로의 전쟁은 주먹을 빨리 휘두르는 이가 승리한다”라고 강조했다 "오늘날 전쟁은 주먹을 더 빨리 휘두를 수 있는 자가 승리합니다. 미국과 대등한 적성국과 경쟁하는 환경에서 미사일이 처리하는 데 수분이 걸리 거나, 요격하는 데 수분이 소요되면 우리는 죽은 목숨입니다." (p21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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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각광받고 있는 선제공격은 내셔널리즘 (국가주의)에 기반한 측면이 강하다. 아베 신조 총리가 '보통 국가'를, 윤석열 대통령이 '강한 안보'를 기치로 자국의 선제공격 선택지를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았는가? 두 나라 모두 자국의 영토 보전과 이웃 국가의 2차 피해를 놓고 자국 이익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북대서양조약기구와 같은 집단 안보 기구가 없는 상황에서 각국의 독자적 선제공격 역량 증진이 위험성을 띠는 이유다. 선제공격 선택지를 두고 한일 간에 제2의 지소미아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사일 공격이 눈앞에 닥쳤을 때 미국을 경유하지 않는 한일 간 선제공격 의견 조율 채널 개설이 시급히 논의돼야 하는 이유다. (p239)
다만 다시 문제가 되는 것은 한미일 간 역할 분담이다. 한국은 일본의 한반도 관여를 원하지 않는다. 반면에 일본은 북한의 사거리 확대로 인해 더 이상 자신들이 후방 기지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역할을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계속 갈등의 불씨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어느 한쪽이 독자적 선제공격을 강행할 경우 잠재적 2차 피해국과 이해가 상충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3자 경보 정보 공유 체계만으로는 유사시 공세적 방어 전략을 효율적으로 이행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 오판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각자의 선제공격 계획을 조율할 수 있는 3자 채널이 필요한 이유다. (p241)
역동적 병력 전개의 적용은 '한반도 붙박이' 주한미군 시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오늘 한국에 있더라도 역내 수요에 따라 내일 타이완, 일본 등으로 유연하게 부대를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한반도 유사시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이 관여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역동적 병력 전개가 집중포화 공격을 막는 수단이라면, 상대에게 한방 먹일 '카운터펀치'는 무엇일까? (p247)
공교롭게도 주한미군의 F-35 배치 안에 지지를 보낸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현직 사령관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주한미군이 한반도 외 임무에 투입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대중국용 항공 전력의 전투 행동 반경을 생각했을 때 일본보다 더 안쪽으로 들어와 있는 한국이야말로 침몰하지 않는 거대 불침 항공모함인 셈이다. (p248)
<4장 우크라이나, 타이완 그리고 한반도>
미국 중거리 미사일 한반도 배치는 전술핵 재배치 설득 명분 만약에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이 한반도에 실전 배치될 경우 한국이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은 전혀 없을까?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미국 군사 싱크탱크 관계자들은 "한국 보수층이 원하는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설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은 재래식 무기로 개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유사시에는 핵 탑재가 가능한 이중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만큼 한반도 배치 시 전술핵 재배치 문제도 함께 고려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장에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펜타곤은 한반도의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회의적이다. 대부분의 전술핵이 유럽에 배치돼 있고, 미국 본토에 있는 것은 예비용으로 보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사시 핵을 투사할 수 있는 무기 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된다면, 싱크탱크 관계자들의 분석처럼 전술핵 배치에 대한 셈법 역시 달라질 수 있다. 더욱이 한국은 현재 탄두 중량 8~9킬로톤의 고위력 현무 미사일을 개발 중이다. 이 정도 위력의 미사일은 탄두 자체의 크기 때문에 별도의 핵탄두 소형화를 거치지 않아도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반도에 배치된 미국산 전술핵무기를 한국산 무기 체계에 공유하는 방안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모른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언급한 것처럼 한국은 미국산 중거리 미사일 배치 유력 후보지 중 하나다. 한국은 과거에 대북 방어용 사드 배치 직후에도 중국으로부터 경제 보복을 당했다. 개발이 완료되고 미국이 "한국에 배치하겠다"라고 선언한 뒤에 대책을 마련하기에는 너무 늦다. 지금부터 철저히 손익 계산을 해놓을 필요가 있다. (p277-278)
인도태평양사령관이 타이완 침공 가능성을 언급한 지 2년이 지났지만 한국과 일본 언론 사이에는 이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서 온도 차이가 존재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타이완 문제가 마치 중동 분쟁이나 우크라이나 침공처럼 멀리 떨어진 문제처럼 인식되는 듯하다. 그러나 한국은 인도, 태국, 베트남과는 달리 어느 한쪽이 ���격을 받으면 개입해야 하는 쌍무적 관계에 놓여 있다. 필리핀도 이런 의무를 지고 있지만 한국에는 병력을 투사할 수 있는 주한미군이 상주하고 있다. 실제로 펜타곤 고위 관리들이 연달아 타이완 유사시 한국의 역할에 대해 아리송한 발언을 내기 시작했다. 인도태평양사령관의 타이완 침공 전망 발언이 나온지 한달이 지난 2021년 4월 26일 존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타이완해협 안정 유지에 동맹국들의 동참을 권장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이례적으로 한국을 언급한다. "미국은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현상 변경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누구도 무력분쟁 상황을 원하지 않습니다. 한국과 일본과의 양자적 안보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일본, 한국과 3자적 기회 모색을 통해 타이완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때마침 마치 펜타곤의 이런 입장에 화답이나 하듯 일본 방위성에서는 적 기지 반격 능력 보유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표명하기 시작했다. 반면에 한국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p282)
한국군의 역할은 향후 타이완 침공 과정이 어떻게 확대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펜타곤은 어떤 형태로든 한국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중국의 타이완 침공 시 전개될 다양한 각본에 따라 만반의 준비를 해놓아야 하는 이유다. 특히 미군이 타이완 사태에 개입할 경우 동맹으로서 한국은 '연루'의 위험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할지, 북한이라는 변수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어떤 억제력 보장을 받을지 지금부터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p285)
나는 국내 논쟁이 미국의 속내를 제대로 꿰뚫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전작권을 놓지 않는 이유가 한국을 한반도 외의 전장 무대에 끌어들이기 위한 사슬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또 아시아에 항구적인 주둔 기지가 필요한 미국으로서는 전작권을 한국에 양보해줄 이유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중국과의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워싱턴D.C. 내에서는 오히려 전작권 전환을 반기는 목소리가 많아졌다. 언론에서는 단 한 건도 다루어지지 않았지만, 현재 한미연합사령관. 주한미군사령관으로 재직 중인 폴 라캐머라 대장의 인준 청문회 중 조시 홀리 상원의원(공화당)의 발언에서 이 같은 속내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장면이 나왔다. "미국이 중국, 북한과 동시 갈등 상황에 놓이게 될 경우, 한국군으로의 전작권 전환이 우리(미군) 병력을 재배치하거나 기존 임무를 수정하는데서 유연성을 제공하겠습니까?" “네 의원님, 제 이해로는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홀리 의원의 발언은 타이완 유시사 상황과 한반도를 연계해서 바라보는 워싱턴 D.C. 주류 시각을 반영했다. 대화에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동시 갈등 상황' '병력 재배치' '임무 수정' 그리고 '유연성'이다. 기존 임무의 수정이란 주한미군에 부과된 고유의 임무, 즉 한반도 방어 임무의 수정을 시사한다. 또 홀리 의원이 강조한 '유연성'은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을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한반도 방위를 위해서만 썼던 주한미군 병력을 다른 지역의 위급 상황 시 언제든지 빼 갈 수 있다는 의미다. 전작권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간 상관관계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p289-291)
대중에게 공개하기 전에 내가 손에 넣은 그것은 단순한 정책 제언 보고서가 아니었다. 당시 국방장관으로 재직 중이던 마크 에스퍼가 육군장관 시절 직접 전략연구원에 용역 발주한 결과물이었다. 발주 당사자가 펜타곤 최고위 인사였기 때문에 이 보고서에 담긴 내용은 향후 미군의 역내 정책과 관련한 결정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었다. 더군다나 당시 펜타곤은 전 세계 미군의 배치를 조정하는 미군 배치 태세 검토를 진행 중에 있었다. 보고서는 한 구절 한 구절이 한국인 관점에서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서두에는 한국전을 염두에 둔 현재의 동북아 배치 셈법은 "전략적으로 무책임하다"라고 노골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기지 안에 매우 밀집돼 있는 미군의 전진 배치는 한때는 비용 효과가 있는 것으로 간주되었으나 현재는 전략적으로 무책임하다. 역내에 전진 배치돼 있는 대부분의 미군은 중화인민공화국의 반접근/지역거부의 영향력 아래 있다." (p292-293)
특히 보고서가 북한의 위협을 중국보다 덜 중시해도 되는 핵심 근거로 삼은 것이 한국군으로의 전작권 전환이었다. "이 연구의 가장 근본이 되는 가설의 근거는 한국이 앞으로 한반도의 재래식 육상 방어에서 더 큰 책임을 이양(전작권 전환)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 미군에서 한국군 지휘관으로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과정과 한국 육군의 현대화는 한국의 신뢰를 제고하는 동시에 위급 상황에서 미군의 대규모 육상 전투 수요를 줄일 것이다." 한국군으로의 전작권 이양이 완료된다면 주한미군의 기갑 전력 등 대규모 전투를 위한 병력을 더 위급한 지역에 사용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언한다. 전작권 전환 이후 주한미군 부대의 편성은 정보, 사이버, 미사일 방어 등 보조적인 성격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꿔 말하자면 '몸빵'은 한국군이 하고 주한 미군은 보조하는 역할로 출혈을 최소화한다는 이야기다. (p294)
주한미군 '차출'과 '철수'는 엄연히 다른 조치다. 차출은 마치 한반도라는 저금통에서 다른 지역에 긴급 자금을 투입할 필요가 있을 경우 잠시 동전을 빼내 썼다가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는 방식이라고 상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미국의 관점에서는 북한과 중국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는 병력 투사의 발판platform으로서 포기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렇게 물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과 상의 없이 미군 마음대로 주한 미군을 차출하는 것은 동맹 정신 위반 아닌가?" 그러나 미국은 이미 2009년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에 필요한 수요에 따라 주한 미군에 주둔 중이던 아파치 2개 대대 중 절반을 차출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펜타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병력뿐 아니라 미국이 배치해놓은 자산은 전적으로 자국의 수요에 따라 이동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가 말한 자산에는 한반도 유사시 한국에 비축해둔 미군 탄약도 포함된다. 또 차출 과정에서 동맹과의 조율은 당연히 하겠지만 최종 결정권은 미국 자체에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p296)
맥스웰 부대표는 현재 전 세계 미군 중 유일하게 주한미군만이 한반도 방위라는 단일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배치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이 가진 자원은 무한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을 정말 한반도에 남기도록 하고 싶으면 그들(한국)은 전략적 유연성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단일 임무에만 부대를 배정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지역 이외에 주둔하고 있는 다른 미군 부대들은 2가지 이상의 긴급 사태에 대응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p298)
맥스웰 부대표의 발언은 펜타곤 최고 지침인 《국방 전략서》의 논리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라는 최우선순위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자원을 집중한다.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기타 문제'의 관여는 동맹과 우방에 맡기고 미국은 뒤로 빠진다. 한편 최우선 위협은 미국 홀로 맞서 싸울 수 없기 때문에 동맹과 우방의 부담 분담을 늘려 거대 패권 경쟁에 참여를 유도한다. 이 같은 논리를 전작권 전환 문제와 결부하자면, 한반도 방위는 미국이 이제는 전적으로 신경 쓰기 어려운 상황이니 세세한 문제는 한국에 맡기겠다는 취지다. 전략적 유연성이 중국에 맞서 실제 주한미군 병력을 다른 지역으로 빼내기 위한 장치라면, 전작권 전환은 한국이 북한 문제를 떠맡도록 하는 매개체인 셈이다. (p299)
"그런 우려에 대해 동의합니다. 군에서도 '양' 또한 '질'로서의 성질을 띠고 있다는 표현을 흔히 사용합니다. 다만 현재 미국은 무한한 자원을 갖고 있지 못하고,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시기에 놓였습니다. 이미 미국은 다양한 이유 때문에 중동에서 병력을 줄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의 관점에서는 현재 중국과 러시아가 최우선 위협입니다. 북한과 이란은 이런 최대 위협보다는 하위 부류이고요. 저희 연구는 북한의 위협을 무시하거나, 주한미군의 철수 또는 감축을 옹호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중국과 북한은 양자택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보고서는 중국과 북한 사이에서 위협 대처를 최적화하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면 중국 쪽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p301)
"그렇습니다. 인도태평양 역내는 냉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각각의 역내국가들이 관계를 맺는 바퀴축과 바퀴살 관계Hub and Spoke 유지해왔습니다. 이는 역내국가들 간 역사적 갈등 관계 등의 원인도 있습니다. 따라서 나토와 같은 집단안보체제가 당장 들어서기는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견해를 말하자면, 우선 집단안보체계 형성을 위한 초기 기능적 잠재성은 있다고 봅니다. 특히 미사일 방어분야의 경우 미국, 한국, 일본, 호주, 필리핀 등의 관련국들이 모두 북한과 중국에 대한 공동위협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또 해양주권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다만 현재로선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상호 보완적 대처가 가장 현실적이라고 보고서에서는 밝혔습니다." 네이선 프레이어 미국육군참모대학교 교수로부터 최근 발표한 보고서 내용과 한반도 시사점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동현 기자였습니다. (p303)
탄력받는 미일연합사 창설 안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개입은 한국 사회 보수·진보 할 것 없이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역내 문제에서 홀로 방위 부담을 떠안는 것을 불공정한 처사라고 보고 있다. 미국이 역내 국가 중 동맹이자 상당한 군사력을 보유한 한국과 일본에 눈을 돌릴수록 일본의 개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다. 최근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워싱턴D.C.에서 부상하고 있는 미일연합사령부 창설 안은 이 문제와 긴밀히 연계돼 있다. 한미연합사령부와는 달리 일본 자위대와 미군은 평시든 유사시든 별도로 운용된다. 지휘 통제권이 완전히 분리돼 있다는 이야기다. 나아가 육해공 자위대 간에도 합동군으로서 유기적인 소통과 조율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p304)
아직까지 미일연합사 창설은 민간 또는 전직 관리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펜타곤 내에서도 이런 주장에 공감하는 의견들이 많다. 한 펜타곤 당국자는 익명을 전제로 “한반도 유사시 실제 일본의 개입을 불허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유엔사 후방 기지를 비롯해 미국 본토 증원군이 가장 먼저 거처 가는 곳도 일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만일 체류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경우 작전상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유사시 가능한 한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할 것"이라며, "당장 전력에 도움이 되는 일본의 손길을 무시하는 것은 한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p307)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미국은 한국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앞으로도 일본의 역내 역할 확대를 독려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미국의 《국방 전략서》에서 명시하고 있는 동맹의 부담 분담 역할 확대 관점에도 부합한다. 2순위 위협(북한)뿐 아니라 1순위 위협 (중국, 러시아) 대처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셈법은 일본이라고 예외는 아니라는 소리다. 미국의 역내 역할 확대 압박은 필연적으로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관여 문제와 연계될 수밖에 없다. 한국으로서는 이런 현실을 외면할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손익을 따져가며 일본의 역할 확대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검토해봐야 한다. 특히 향후 미일연합사가 창설될 경우 한미연합사의 작전 계획과 상충하는 부분은 없는지, 우리의 국익이 배제되는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는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p308-309)
한반도 유사시 작전 계획의 경우 오랫동안 한미연합사 독자 권한이었기 때문에 미일연합사와 어떻게 권한을 나눠 가질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원래 갖고 있던 권한을 나눠주는 것이기 때문에 밑지는 장사로 비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향후 한국 사회가 일본의 한반도 문제 관여를 어느 정도 용인해줄 준비가 된다면 역할 분담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앞에서 거론했듯이 한미일이 모두 원점 선제공격을 지향하는 추세는 북한의 보복을 야기하는 '불확실성'을 증대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미일연합사의 존재는 일본이 적 기지 반격 능력 확보를 강행하려고 할 때 한국 측의 입장을 더 수월히 반영할 수 있다. 또 유사시 상황에 따라서는 일본이 그런 선택지를 강행하려고 할 경우 전제 조건을 요구할 수도 있다. 백가쟁명의 도시 워싱턴D.C.에서는 매일 새로운 정책 제언이 쏟아져 나오고 이 중 극소수만이 채택된다. 그러나 미일연합사 창설 안은 3년이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북한과 중국의 도발이 고조될수록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동맹 부담 분담 셈법과 맞아떨어진다는 점도 질긴 생명력의 요인이다. 한국이 이런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p310-311)
<5장 미중 패권 경쟁과 대한민국의 선택지>
"인도태평양 역내 정부들은 억압에서 자유로운 정치적 결정을 독립적으로 내릴 수 있다"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맥락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이면에는 선택한 결과 역시 스스로 책��지라는 뜻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원하는 선택을 하지 않을 경우 어차피 얻어맞을 것이 뻔한데…' 미국의 간접화법이 다소 교활하게까지 느껴진다. 이런 감정을 미국 정부 당국자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그는 "한국을 부강하게 만든 자유, 개방, 번영이라는 공동가치에 기초해 판단하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미국을 바라보지 말고 '가치'와 '원칙'에 따라 행동하라는 주문이다. 이게 무슨 말장난이란 말인가? 그러나 이 답변에는 고도의 계산이 숨어 있다. (p317-318)
결국 이미 답은 정해져 있는 것이다. 다만 강요가 아닌, 스스로가 선택한 결과라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미국 탓'으로 돌리기 어렵게 만든다. 나아가 스스로 선택했기 때문에 냉전 시절처럼 미국 편을 들었다고 떡고물을 바라지도 말라는 뜻까지 내포하고 있다. 트럼프 정권 당시 중앙정보국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는 지난 2021년 바이든 정권이 들어선 뒤 언론과 한 첫 인터뷰에서 두 정권의 차이를 이렇게 평했다. "대외 발신 메시지에서 트럼프 정권은 민주당 정권과는 달리 훨씬 직설적이었습니다. 돌려서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말이죠. 수사가 거칠었을지는 모르나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적성국이든 우방국이든 확실하게 전달했습니다." (p319)
한때 세간에서는 '미국에 노라고 할 수 있는 나라'라는 구호가 유행을 탔다. 일본 소니의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田昭夫가 공저한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NO3日本》 (1989)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소니의 전자 사업은 쇠퇴하고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이란 경제 침체기를 맞는다. 대안 없는 '노'는 철저하게 철퇴를 맞는다는 이야기다. 전임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요구의 경우 '노'로 버티는 것이 합리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과 패권 경쟁하는 분야에서는 계속해서 강경한 '양자택일' 자세를 유지할 것이다. 철퇴를 맞지 않으려면 한국만의 비장의 카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 (p323)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 김정일 위원장이 생전 김일성종합대학교에 보낸 친필이다. 상상력은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확대될 수 있다. 직접 만나서 만지거나 보거나 듣지 못하니 외부 세상은 자신이 만들어낸 또 다른 ‘자아’일 뿐이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이른바 '한반도 천동설'의 원류다. 그런데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이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대한민국도 '한반도 천동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p325)
"한국은 스스로가 변해야 합니다. 그저 한반도와 가까운 이웃의 일에만 사로잡혀 있어서는 안 됩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10번째로 큰 규모의 경제를 갖고 있습니다. 약한 국가인 것처럼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 햄리 소장은 "한국의 취약성은 협소한 상상력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역할 확대를 주문했다. 존 햄리 소장은 클린턴 정권에서 국방부 부장관을 지내고, 오바마 정권 인수팀에서 국방 정책을 총괄한 민주당의 큰손이다. 워싱턴D.C. 조야에서 그의 발언은 상당한 무게를 갖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소속 기자로서 현장에 있었지만 한국인으로서 낯 뜨거웠다. 너무나 뼈를 때리는 지적이었기 때문이다. (p326)
보고서 작성을 총괄한 브래드 파크스Brad Parks 윌리엄앤드메리대학교 교수는 백악관에 초청받아 직접 당국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개발도상국 내 고위험-고수익 산업을 표적으로 삼아 집중적으로 공략해왔다고 말했다. 한국, 미국, 일본 등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 기금 공여국들이 투자를 꺼리는 분야를 집중 파고든 것이다. 개발도상국들이 특정 사업을 추진하려면 중국 말고는 딱히 돈을 빌릴 수 없는 상황을 노려 고금리 융자를 해왔다는 설명이다. 말 그대로 세계를 상대로 한 사채업이다. 중국 당국의 인프라 자금 융자 사업의 공통된 특징은 보증금을 중국 중앙은행(중국인민은행)에 예치하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고 파크스 교수는 말했다. 돈을 빌리는 개발도상국은 만일 기한 내 융자금을 갚지 못할 경우 중국 중앙은행에 예치한 보증금을 동결한다는 이면 계약에 서명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스리랑카는 2016년 중국의 대규모 차관을 도입해 건설한 함반토타 항구 운영권을 99년간 중국 국영 기업에 넘겨주었다. 파크스 교수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개발도상국들이 예치해놓은 보증금이 동결되지 않도록 중국의 차관을 갚기에 급급하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유럽, 미국, 일본, 한국 등이 제공하는 저금리 공적개발원조 기금은 부채 상환이 계속 지연되었다. 중국이 예치금 을 지렛대로 상환 압박을 하면 공적개발원조를 제공한 나라들이 돌려받아야 할 부채가 우선순위에서 더욱 밀린다는 의미다. 중국은 고금리 융자로 개발도상국에 갑질을 할 수 있는 칼자루를 쥐게 되는 셈이다. 단순히 돈 갚는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중국이 부채를 지렛대로 내정이나 외교에 간섭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p329-330)
파크스 교수와 헤어진 뒤 180쪽에 달하는 보고서 내용을 다시 읽어봤다. 한국 정부가 관심 있을 만한 '북한'에 대한 상세한 자료 분석이 포함된 점이 눈에 띄었다. 북한은 2000년에서 2017년 사이 아시아 국가 중 중국이 가장 많은 차관을 제공한 나라로 분류되었다. 규모는 약 71억 7000달러로 추정되었다. 전체 순위에서도 이라크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다. 정말로 한국 정부가 남북 경협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중국이 막후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부터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각국 정부가 해당 보고서의 원자료와 계산 방식을 손에 넣으려고 혈안인 것처럼 수면 아래에서 치열한 정보전을 치르고 있어야 한다. 해외 건설 수주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한국 기업 입장에서도 정부의 정보력 부재는 치명적이다. 가령 한국 기업이 제3국에서 중국 기업과 수주 경쟁에서 우월한 평가를 받더라도 중국 정부의 사채 압박 때문에 탈락하는 최악의 상황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나중에 이 문제를 두고 한국 외교부 내 지인에게 하소연했다. 사연을 듣자 그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자조섞인 답변을 이어갔다. 한국 외교는 현장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반영해서 보고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윗사람이 원하는 정보를 물어오는 방식이 관행이 되었다고 한다. 특히 청와대에서는 북한 관련 정책의제만 선호하기 때문에 그 외 정보 보고는 잘린다고 고백했다. 윗사람이 원하는 의제가 아닌 사안을 추적하려고 해도 눈치 보이고, 그럴 여유도 없다고 말했다. (p330-331)
미국식 표현 가운데는 'wishful thinking'(희망 사항, 희망적 사고) 이라는 관용구가 있다. 자기가 바라보고 싶은 것에만 몰두한다는 뜻이다. 밑에서 물어온 생생한 정보가 위로 유입되지 않는 구조는 한국을 '한반도 천동설'에 빠뜨리는 근본 요인이다. (p332-333)
현장에 없는 한국, 빈자리는 일본이 차지 주목받는 질문은 일본 기자들 사이에서 자주 나온다. 대체로 어눌한 영어 발음이지만 특정 사안에 대한 역사적 배경 지식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순도 높은 질문이 많다. 이와 비교해 한국 언론이 다루는 미국발 외교 안보 뉴스는 대다수가 북한 관련 이야기에 편중돼 있다. 가장 큰 차이는 현장 취재 없이 그대로 외신 기사를 베껴서 보도하는 관행이다. (p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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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따옴표' 저널리즘의 문제는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국익은 미국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는 데 있다. 상대가 어떤 패를 갖고 있는지 알아야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언론은 현장에 없기 때문에 서울에 있는 데스크들의 '상상력'에 따라 내용이 좌우된다. 미국 A 당국자나 B 의원이 어떤 맥락에서 관련 정책을 이야기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우리가 믿고 싶은 이야기를 강화하기 위해 외신을 취사선택 인용하는 것이다. 관언유착 풍토 때문일까? 자기가 바라보고 싶은 것에만 몰두하는 'wishful thinking' 문제는 비단 한국 공무원 사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p339-340)
한국 언론 입장에서는 '북한'만큼 쉬운 질문도 없다. 다른 사안은 역사적 맥락 파악, 미국의 의도, 향후 한국에 미칠 영향을 새로이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은 왜 다를까? 일본의 지상파 뉴스를 보다보면 유달리 눈에 띄는 장면이 있다. 가장 시청률이 높은 밤 9시 황금 시간대에 '국제 뉴스' 보도 시간을 상당히 많이 할애한다. 스포츠 뉴스가 시작하기 전 짤막하게 다루는 한국과는 차이가 있다.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 일본 시청자에게는 다소 거리가 먼 현장도 자주 꼭지로 다룬다. 또 AP 등 외신을 베껴서 일본어로 번역해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인터뷰를 하고 일본의 시각으로 시청자에게 전달해준다. 혹자는 외부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섬나라 근성"이라고 폄하한다. 잊지 말자. 한국은 자원이 빈약한 수출 주도형 국가로 분단으로 인해 '반도'의 특성을 잃어버린지 반세기가 지났다는 사실을. (p340-341)
세계대전이 발발한 시대에 조르게 기자는 '당'을 위해 첩보를 빼낸 반면, 이 시대 기자들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정보를 수집한다. 그러나 속내를 읽을 수 있도록 상대에게 최대한 접근하는 방식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조르게의 날카로운 시선이 상대의 심장부를 겨누었다면 적지 않는 수의 한국 특파원은 '미국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서울만 바라보고 있다.' 국민을 '한반도 천동설'에 빠뜨리게 하는 또 다른 근본 요인이다. (p342)
파이브아이즈 가입 설레발 최근 미국 싱크탱크에 계신 멘토에게 이 일화를 공유했더니 당연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미국은 전통적으로 정보 누설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고, 필연적으로 동맹국, 우방국도 신뢰도에 따라 정보 공유에 차등을 둔다”라고 말했다. 미국 중심의 서열 구조에서 단연 최고 혜택 국가군은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다. '5개의 눈'이란 뜻의 파이브아이즈Five Eyes는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맺은 첩보 동맹이다. 미국은 가장 민감한 정보를 이들 4개 나라에 가장 우선적으로 공유한다. 이 때문에 많은 미국의 동맹과 우방은 '파이브아이즈' 클럽 문지방 앞에서 서성인다. 독일과 일본 그리고 한국이 대표적이다. (p343-344)
극복해야 하는 한국발 첩보의 협소성 내가 만난 익명의 정보 당국자는 한국발 첩보 범위의 '협소함'을 걸림돌로 들었다. 그는 대북 문제와 관련해서는 파이브아이즈도 한국의 첩보를 평가한다며, 실제 정보 교류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이브아이즈는 더 넓은 세계, 특히 중국이나 러시아, 중동 관련 첩보를 생산하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파이브아이즈의 관계는 철저하게 주고받는 관계 give and take 라며, 한반도를 넘어선 정보 세계에서는 한국이 파이브아이즈에 기여할 정보의 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p346-347)
"위원회는 파이브아이즈의 창설 이래 위협의 전체적인 모습이 상당히 바뀌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현재 주요 위협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나오고 있다. 위원회는 거대 패권 경쟁에 직면해 파이브아이즈 국가들이 긴밀히 공조해야 하며,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이 참여해 신뢰의 모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소위원회의 법안에서는 거대 패권 경쟁(미국 대 중국·러시아) 관점에서 한국 등 국가의 파이브아이즈 가입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의 위협은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특히 소위원회는 한국, 일본, 인도, 독일을 언급하면서 이 나라들이 거대 패권 경쟁에 기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도 검토하라고 강조했다. 우선 가입하고 보자는 심보는 통하지 않는다. 미국의 관점에서 대북 정보는 너무나 협소한 첩보 분야기 때문이다. 관건은 한국이 대중국 견제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가 염원하는 파이브아이즈 가입에 대한 셈법도 바뀌어야 한다. 가입 혜택을 논하기 전에 한국은 기꺼이 대중국 견제 의무를 감내할 준비가 돼 있는지, 또 그런 의무를 국민에게 설득할 수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 중국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파이 브아이즈 회원국들과 가까이 위치한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다른 환경에 놓여 있다. 혜택과 의무 사이 손익 계산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파이브아이즈가 철저하게 주고받는 관계라는 점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가입이 현실화되더라도 한국만이 갖추고 있는 고유 첩보 역량을 확보해놓고 있어야 한다. 단 이것은 북한을 넘어 중국, 러시아에 대한 독자 첩보 역량 확대를 의미한다. (p350-351)
C 씨는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눈은 사회 초년병부터 길러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외교부는 외교관들이 신참 때부터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장려한다"라고 지 적했다. 한국 상황은 어떤지 물어봤다. 그는 한국은 "일류 인재를 뽑은 뒤에 둔재로 전락시키는 구조"라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상전 눈치 보기 급급한 데다 스스로 현안을 생각하도록 만들지 않는 폐쇄적 문화가 자리 잡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례로 “일본 외교관들은 자신이 맡은 직무에 대해 철저한 공부를 병행한다”라고 지적했다. 외국 정부나 싱크탱크에서 나온 자료로든, 직접 만난 연락책을 통해서든 스스로 공부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은 외교관이 작성하는 보고서에 반영되고, 이를 토대로 평가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의 경우 "공관장이 중요하다고 간주하는 행사의 들러리 또는 지원 역할에 차출되기 바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기 전공 연구에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p353)
지소미아 논란 당시 나는 한국에 온정적인 미국의 고위 관��로부터 솔직한 답변을 들었다. "한국과 일본의 대미 로비력 차이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일본과 갈등이 일어날 경우 나처럼 한국에 우호적인 의견을 갖고 변호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소수에 불과합니다.” 이런 차이는 결국 사람과 사람 간 교류 횟수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현장에 한국 관리, 기자가 당장 없더라도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대는 누가 왔는지, 어떤 내용을 질문했는지 기억한다. 결정할 것이 너무나 많아 항상 바쁜 미국으로서는 평소에 안면을 튼 인물의 말에 조금이라도 더 주의를 기울일 뿐이다. 우리는 진정 상대의 속내를 읽고 5년, 10년 뒤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가? 지난 4년간 워싱턴DC에서 느낀 경험으로는 이웃 국가 일본뿐 아니라 타이완과 비교해도 한국은 자기주장만 외치는 아이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에서 이제는 세계 10번째 규모의 경제를 이룩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70년 전의 접근 방식으로 미국을 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제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자유주의의 혜택을 받은 나라들이 모두 '어른'처럼 자기 몫을 해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 관점의 변화를 빨리 파악하지 못하면 더 큰 비용 청구서가 날아들 수 있다. 내가 오랫동안 잠을 뒤척이던 이유다. (p358-359)
분명한 사실은 시간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선택을 강요받는 그 지점에 와 있다. 한국이 애써 외면하기에는 미국도 더 이상 여유가 없어졌다. 양자택일의 요구가 직접화법을 쓰든 간접화법을 쓰든 청구서처럼 밀려오고 있다. 엘브리지 콜비 전 부차관보 등 이 책에 등장한 많은 전현직 펜타곤 관리들은 한국의 '중립'을 '적대'와 동일시했다. 반면에 중국은 '작은 나라가 어찌 큰 나라의 뜻을 거스를 수 있느냐'라며 반세기 만에 조공 관계를 연상케 하는 듯한 강경 대외행보를 취하고 있다. 어설픈 '중립'을 표방했다가 망국의 길로 들어선 대한제국 말기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의 국제 정세가 연상된다. 다만 이번 양자택일의 순간은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더 이상 미국 편을 든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떡고물이 떨어지지 않는다. 미국이 내세우는 '동맹 부담 분담' 논리는 대중국 견제 참여가 '선택'이 아닌 '의무'임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미국의 한국 보호 근거로 줄곧 주창해왔던 '한미 간의 혈맹'을, 이제는 거꾸로 미국이 70여 년 전 미국 젊은이들이 한국을 위해 피 흘린 대가에 대한 정당한 요구의 근거로 내세운다. 미국의 이런 셈법을 모르고 협상장에 나갔다가는 우리가 감당하기 힘든 과도한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 미국 편을 들더라도 우리 국력에 걸맞은 '공정한' 부담이어야 한다. 이 대목에서 미국과의 협상 역량 제고와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나로서도 마땅한 대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반도 천동설'을 우선 깨뜨리는 것이 제대로 된 전략을 세우는 첫 번째 길이라고 생각한다. 거대 담론인 'What'에 매몰되어 실행 방안인 'How'를 준비하는 데 소홀해선 안 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고 한다. 'What'에서 'How'로 시점을 옮기는 첫걸음을 미국 본심 읽기로 시작하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p362-363)
김동현 , '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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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topiabooks-blog ·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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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사랑하는 것뿐이다. 사랑은 지적인 토론에 의해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이론이 아니다. 사랑으로부터 이론을 만들고자 한다면 사랑은 영원히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직접 행동함으로써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이것이 바울의 첫 번째 관점이다. 수영하는 법을 모른다면 수영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수많은 수영선수들을 찾아가 수영에 대해 물어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대는 여전히 수영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수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 외에 다른 길은 없다. 강에 뛰어들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수영하는 법을 배우기 전에는 물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것이 논리이다. 수영하는 법을 모르는데 어떻게 물에 들어가란 말인가? 먼저 수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 다음에야 물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그러면 결코 수영을 배우지 못한다. 수영을 배우기 위해선 먼저 물에 들어가야 한다. 수영은 수영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사랑은 사랑에 의해서만 알 수 있다. 기도는 기도로써 알 수 있다. 그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직접 뛰어들지 않고도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철학, 이념, 교리 등이 그것이다. 그것들은 모두 허구적인 것이다. 실제적인 것은 직접 뛰어들어 경험해야만 알 수 있다.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용기를 갖고 대범해져야 한다. 사랑에는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자신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려면 에고가 사라져야 한다. 사랑하는 것은 잃는 것이다. 사랑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나를 지배할 힘을 주는 것이다. 그것은 소유되는 것이다. 사랑은 곧 복종을 의미한다.
- 오쇼의 <떠도는 자의 노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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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ourney-to-love · 10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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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념관산 한글자막 1화~40화
일념관산 한글자막 1화~40화 보는법 쉽습니다.
중드 일념관산 한글자막 1화~40화 사이트 <
일념관산 몇부작: 40부작 일념관산 출연진: 류시시, 류우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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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념관산 한글자막 1화~40화 중국의 고전인 도덕서 "대학(大學)"에서 나오는 구절 중 하나입니다. "일념관산"은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한 번의 생각으로 산(山)을 닫는다"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한 번의 깊은 깨달음이나 철학적인 깨달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일념관산 한글자막 1화~40화 주로 불교에서 사용되며, 불교의 교리 중 하나로서 마음의 일념(一念, 한 번의 생각)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마음의 조절과 깨달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로 이해됩니다.
이 구절은 불교의 수행과 깨달음에 대한 원리를 간결하게 나타내는 표현 중 하나로, 마음을 한 번에 극복하고 깨닫는 순간 모든 고민과 어려움이 해소된다는 믿음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일종의 명상과 깨달음을 통해 내면의 평화와 현실에 대한 이해를 얻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념관산 한글자막 1화~40화 표현은 주로 불교에서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는 말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서 "일념(一念)"은 '한 번의 생각'을 의미하며, "관산(關山)"은 문턱이나 산(山)을 가리키는데, 이는 어려움이나 곤경을 비유적으로 나타냅니다.
이 말은 한 번의 깊은 깨달음이나 깊은 생각이 모든 어려움과 곤경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마치 높은 산을 한 번에 넘어가듯이, 마음의 깊은 깨달음이 모든 어려움을 해소하고 인생의 길을 개척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이와 같은 깨달음을 통해 진리를 이해하고 모든 존재에 대한 이해와 평화로움을 얻을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 번의 순간적인 깨달음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은 불교 수행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입니다.
일념관산 한글자막 1화~40화 이 말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긍정적이고 깊이 있는 사고, 깨달음을 통해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의미에서 힘을 주는 말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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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holystory-blog · 1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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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타고난 기질이나 학습되어 길들여진 성격에 따라서 삶을 살아간다. 신앙도 이 매카니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지식으로 믿는 사람(철학 지향), 법적으로 믿는 사람(교리 지향), 감성으로 믿는 사람(신비 지향), 경험으로 믿는 사람(자기 확신 지향), 아무 생각없이 믿는 사람(권위 지향) 등, 믿음에 대한 반응도 사람마다 다 다르다.
진리를 해석하는 방식과 살아내는 방식도 다 다르다.
이런 다양성은 때론 갈등과 폭력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다양성을 무시하고 고정된 하나의 방식이나 내용을 강조할 때 그렇다.
그리스도와 그가 이루신 평화를 따르는 교회가 다양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밥에 그 나물”이 아닌 각자의 기질과 지향점, 삶에 방식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교회의 다양성이 공존할 때, 하나님 나라의 아름다움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날 거라 생각한다.
#다르게_믿어도_다르게_살아도_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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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rly5g · 1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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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즐라탄 이쁘다
무즐라드는 두말할 것도 없이 그리스도교와 그 밖의 모든 종교에 관한 교리 및 신앙고백서(敎理-信仰告白書)(Codex Sacramentarum Divinae Christi and Religione Veritatis, CBD). 1546년 성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e)가 발간한 이 책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대하여 신자들이 지켜야 할 것들을 기록한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원본은 현존하지 않으나, 16세기에 이탈리아에서 필사된 것을 본떠 다시 쓴 것이 바로 이것이다 무즐라 바로가기: 무즐라에 대해 더 알아보기 이는 당시의 다른 교회들의 전통을 반영한 것으로서, 각 교회는 자신이 정한 규칙들을 준수해야 한다. 또한 이를 어기면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박계동 [내용] 경상북도 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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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cribe-kr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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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석 수발 들던 정조은" 피해자 및 목격자 폭로 이어지자 나락 감지한 JMS 근황
"같은 학교 근무했던 중등 체육교사 출신 초등교사" 정조은 채홍사 논란, JMS 모사 교리 재조명 JMS 유튜브 녹취록 영상 삭제됐다.. 내용은? '교회 간판이 없어졌어요' 잇따른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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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fftsv · 1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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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The Reality of the Unseen Realm. / 보이지 않는 영역의 현실. from Andrew Hicks on Vimeo.
Bible Study Series: Christian Doctrine : The enemy and his demons. 기독교 교리 : 적과 그의 악마들. Various Scrip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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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리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33문|예수님을 왜 하나님의 독생자라 부르는가?|김인식목사
엘에이우리장로교회
 LA WOORI PRESBYTERIAN CHURCH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33문 문: 우리 역시 하나님의 자녀인데, 그분을 왜 “하나님의 독생자”라 부릅니까? 
 답: 왜냐하면 오직 그리스도만 본질로 하나님의 영원한 아들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은혜로 입양된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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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jdudahd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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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지켜본 학자금 대출 탕감 사건인 Biden 대 Nebraska 사건에서 75A 실제 크기 75C 실물 75b 75d 75b (a컵 b컵 차이 c컵) 화요일 대법원에서 구두 주장을 펼치며 보수 다수당이 사랑하는 법적 교리 중 두 가지를 서로 대립시켰습니다.
약 4000억 달러의 연방 학자금 대출 의무를 탕감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프로그램을 무너뜨리는 사건은 최근 법원이 만든 "주요 질문" 원칙에 근거합니다. 법적 출처가 의심스럽고 그 윤곽이 여전히 매우 많이 연구되고 있는 그 교리는 "광대한 경제적 또는 정치적 중요성"의 "주요" 문제에 대해 법원이 행정부에 따르기보다는 의회 의도에 대한 명확한 진술을 요구한다고 주장합니다. 법 해석.
이 경우 용서에 대한 부인할 수 없는 큰 가격표가 주어졌을 때, 판사는 교육부 장관이 채무자당 연방 대출 의무에서 $20,000까지 탕감할 권한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 그들의 새로운 원칙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Biden 행정부는 대통령이 비상시 학자금 대출 프로그램의 "모든 조항"을 "포기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대유행 시대의 영웅법 조항에 따라 그렇게 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일 때 대출 상환 의무를 유예하기 위해 이 조항을 사용했습니다. 문제의 프로그램은 우리의 총 신용 카드 부채를 초과하는 미국 학자금 부채를 줄이겠다는 Biden의 캠페인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광범위한 용서의 한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우파에게는 딜레마가 있다. 아마도 Biden 행정부의 가장 큰 장점은 법적 지위에 관한 것일 수 있으며 보수의 마음에 가까운 또 다른 문제라는 주장이 진행되는 동안 분명해졌습니다. 법원은 연방 사법부가 원고가 구체적이고 특별한 피해를 입은 "사실상의 상해"를 입은 사건만을 심리할 수 있다는 헌법 요건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서 그 제한은 매우 중요합니다. Biden 대 Nebraska는 정치적인 이유로 학자금 대출 용서에 반대하는 6명의 공화당 법무장관이 가져왔습니다. 괜찮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실제로 부상을 입증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느 주에서도 학자금 대출 용서로 인해 어떤 종류의 피해도 입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미주리는 약어 MOHELA로 알려진 자체 Missouri Higher Education Loan Authority를 기반으로 기립 주장을 만들려고 시도했습니다. 적어도 대출 용서로 인해 잠재적으로 수익을 잃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모헬라가 자체적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피고소권을 행사할 수 있는 독립 법인으로 설립됐으며, 이번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미주리주와 MOHELA의 관계는 정보자유법(Freedom of Information Act) 요청에 해당하는 주 정부를 제출하지 않고는 기관으로부터 문서를 얻을 수 없을 정도로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법원의 보수주의자들은 (여기에 관련되지 않은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 소송 당사자가 제3자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자격이 없다는 기본적인 법적 원칙을 소중히 여깁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주장하듯이 그렇게 되면 은행이 차용인에게 금전적으로 해를 끼치는 사람을 고소할 수 있게 되는 등 광범위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흥미롭게도 법원은 상설 및 주요 문제 원칙이 모두 권력 분립에 의해 주도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자격은 사법부의 권한을 제한하여 정치부에게 유보된 정책 문제를 잠식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리고 주요 질문 원칙은 행정부의 권한을 제한하여 의회가 명시적으로 승인하지 않은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방지합니다.
많은 비평가들이 지적했듯이 주요 문제 원칙은 행정 국가의 날개를 자르는 법원의 광범위한 75A 실제 크기 75C 실물 75b 75d 75b (a컵 b컵 차이 c컵) 의제에 편리하게 기여합니다. 그러나 그 교리를 발동하기 위해 보수주의자들은 지위 문제를 피해야 합니다.
화요일 논쟁의 단층선은 익숙했습니다. 법원의 진보 3인은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이 의회에서 분명히 승인한 용서에 대해 특히 강력하게 변호하면서 이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였고, 보수 6인은 주요 질문 교리를 사용하여 그것을 무너뜨리려는 열망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몇 줄의 질문은 세 명의 자유주의자가 도전자들이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기 위해 보수파의 두 구성원을 떼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조사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Amy Coney Barrett 판사는 그녀의 질문에 따라 그 원인에 대한 잠재적인 모집입니다.
케탄지 브라운 잭슨(Ketanji Brown Jackson) 판사는 특히 우아한 심문 방식을 취했는데, 이는 법원이 전반적으로 원칙에 대해 동일한 충실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지위 및 주요 문제 원칙 모두의 권력 분리 토대를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사건은 법원이 w를 치기 위해 서있는 스트레칭을 선택할 것인지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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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on2sang · 6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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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를 시작하며
처음으로 해보는 성경 필사입니다. 막연하게 교리 수업만 받는 줄 알았다가 이렇게 필사도 해야 한다고 하여 끝까지 잘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앞섭니다. 부디 끝까지 필사를 마무리하여 주님의 말씀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나의 세례 성구
"주인이 갑자기 돌아와 너희가 잠자는 것을 보는 일이 없게 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깨어 있어라." (마르 13, 36-37)
세례 성구에 대한 묵상
"깨어 있어라." 세상살이하면서도 자주 듣는 말입니다. 열심히 준비하였지만 한순간의 흔들림으로 그동안의 모든 게 무너지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열심히 하다 보면 늘 이 정도면 충분하지, 이 정도면 그만해도 된다 안일한 마음이 들게 마련입니다. 이제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나 신앙생활을 시작합니다.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처음에는 열심히 하다가도 분명 유혹이 오게 될 텐데 그때마다 나의 세례 성구를 기억하며 마음을 가다듬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이어가겠습니다.
성 요셉 3월 19일
나의 주보 성인은 성인 요셉, 예수님의 양아버지이자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이십니다. 성당에 처음 오게 된 시기가 가정을 이루고부터입니다. 아이의 유아 세례부터 시작하여 유초등부 미사 함께 참석하면서 저 또한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가족을 통해 성당에 오게 되어서인지 예수님과 성모님을 보호하시고 주어진 환경과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가정을 이끌어 주셨던 성 요셉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필사를 마치며
끝까지 다 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앞섰던 필사를 무사히 마치게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조금 힘들었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하루 중 일정 시간을 필사하며 보내게 되었습니다. 필사하며 막연하게만 알던 예수님의 삶을 마음 깊이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하루에 은 시간이라도 필사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나의 나머지 인생이 새롭게 태어난 날이다. 예수님의 양아버지이자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이신 성 요셉을 본받고 나의 세례 성구를 늘 묵상하며 깨어 있는 삶을 살아가겠다. "주인이 갑자기 돌아와 너희가 잠자는 것을 보는 일이 없게 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깨어 있어라." (마르 13, 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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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rosesantusus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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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신뢰심
고통스러운 좌절감은 교만심의 이면이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비참함에 놀라지 않는다.
자신의 비참함을 느끼는 겸손한 사람은 더 깊은 신뢰심을 갖게 되고, 
더욱 끈기있게 참아 견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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