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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vate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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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linjan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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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3, 2017
글 쓰는 일이 너무 좋아. 사진 찍는 일도 너무 좋아. 행복해! 황금 연휴지만 내 방에서 열심히 작업에 매진하는 중. 러시아 여행기 7편을 마저 쓰고 있다. 그때로 돌아간 것처럼 가슴이 두근두근, 이게 내 일이라고 자랑스럽게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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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linjan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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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4
저녁을 먹고 아쉬움을 애써 삼킨 채 돌아갔다. 두슨이랑은 함께 있으면 세상 행복하다. 걱정할 게 없어질 정도로 안정감이 생긴다. 이렇게 억지로라도 혼자인 생활을 하면 적당한 불안과 완벽하지 않은 시간을 가치롭게 보내기 위한 노력이 빈자리를 차지한다. 그 시간들을 잘 보내고 나면 또 한발짝씩 성장해 있는 거다.
어두운 고속도로를 달리는 시간은 「감각의 전환」을 가져다 준다. ‘함께’에서 ‘혼자’로, ‘휴식’에서 ‘책임감’으로. 집에 돌아와 빨래를 하고 먼지가 쌓여있던 선풍기를 분리해서 씻어냈다. 공부를 해볼까, 하는 마음이 찾아왔지만 일요일은 그냥 일요일답게 보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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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시원한 바람과 여름의 따가운 햇살이 공존하는 시간. 늦여름 햇살에 곡식이 여무는 시간. 나의 시간은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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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아무도 없게 될 때, 나는 홀로 무엇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가. 앞으로는 이 질문에 초점을 맞추어서 할 일을 추려나가야겠다. 언제까지나 내가 품을 활동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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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linjan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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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라이언(Kathy Ryan) 인터뷰
사진 편집장, <뉴욕타임스 매거진>, 뉴욕
#1. <뉴욕타임스 매거진>에서 일하는 것이 왜 그렇게 매력적인가?
엄청나게 다양한 포토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보면 <뉴욕타임스 매거진>이 단연 독보적이다. 그래서 다큐멘터리 사진부터 스튜디오 세트가 필요한 인물 사진까지 모두 필요하다.
#2. 포토스토리를 위해 필요한 사진가들은 어떻게 선정하는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사진가 선정이다. 프로젝트가 주어지면 우선 어떤 관점, 어떤 문제의식, 어떤 입장을 사진으로 보여줄 건지 결정한다. 어떨 땐 사진가들의 주력 분야에 맞춰서, 어떨 땐 완전히 반대로 선정한다. 이를테면 패션 사진 경력이 전무한 사진가에게 패션 스토리를 맡기는 거다. 난 이런 방식이 좋다.
#3. 잡지에 대한 당신의 비전은 무엇인가?
늘 새로운 방식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너무나 많은 잡지들이 온 세상의 가판대 위에 널려 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새로운 가치와 새로운 방식을 추구하지 않을 거면 대체 내가 여기서 할 일이 무엇인가?’ 끊임없이 모험 속으로 뛰어들어 예상치 못한 것을 보여주고 싶다.
#4. 위에서 말한 것을 반영하는 기사의 예를 든다면?
지금까지 내가 한 일 중 가장 만족스러운 기사는 타린 사이먼Taryn Simon에게 맡긴 <무고한 사람들>이다. 기사가 터지고 나서 DNA 테스트가 큰 이슈로 부각되었다. 수많은 범죄 재판이 다시 열렸고 수많은 장기 복역수들의 혐의가 완전히 풀렸다. 타린 사이먼은 대형 카메라로 무고한 사람들의 사진을 찍었고 그녀의 사진들은 전율처럼, 충격처럼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난 그녀를 사진가로 선정할 때 이런 생각을 했었다. 35mm 카메라로 찍는 기존의 저널리스트 접근보다 삶의 철학과 세계관이 통하는 타린 같은 사진가에게 이 기사를 맡기면 어떨가? 그녀의 접근 방식은 지극히 문학적이다. 주제, 배경, 환경, 개인의 역사 … 이 모든 요소들이 그녀의 사진에 녹아 있다. 우연히 존재하는 요소란 하나도 없었다. 그녀의 사진들은 가슴 깊이 파고드는 힘이 있다. 체포 장면에선 조명을 활용하여 그 남자들의 얼굴에 어린 쓰라린 고난의 흔적들을 보석처럼 반짝거리게 만들었다. 이 사진들은 결국 그녀가 다음 3년간 일생의 작업을 낳게 한 계기가 되었으니 그녀도 제대로 보상받은 셈이다.
#5. 사진가에게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 사진가로서,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명백히 세우고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오늘 하루 그 가치를 위해 끝장을 보자는 치열함이 필요하다. 무엇을 추구하는가? 무엇을 찾고 있는가? 이 근원적인 질문 앞에 선 사진가는 저마다의 가치를 작품 안에 반영하기 위해 절제와 단련을 생활화해야 한다. 위대한 사진가들은 모두 시대와 인생에 대해 말하고자 했다. 사진으로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내기 이전에 그들에겐 임무가 있었다. 이를테면 유진 리처즈는 늘 상실, 유린, 인간성 안에 존재하는 모든 감���들을 사진으로 담아내기 위해 온몸으로 사투를 벌였다. 사진기를 든 첫날부터 무엇이 그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지 알았던 것이다. 궁극적으로 당신의 사진이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할 일이다.
#6. 흑백 사진과 컬러 사진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우리 잡지는 둘 다 싣는다. 어떤 달에는 흑백에 푹 빠져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앞으로 컬러보단 흑백 사진을 더 싣겠다고 결심하다가 어떤 달에는 컬러 사진이 훨씬 멋지고 감성적이라고 느낀다. 대체로 난 필름이 디지털보단 낫다고 생각하지만 아마 내 나이 탓일거다.
#7. 편집자가 마음대로 사진 크로핑을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난 안티 크로핑주의자들의 대표다. 이 스토리에 적합한 최고의 사진가를 수천만 가지로 고민한 다음, 최고의 적임자를 뽑아 일을 맡긴 후에, 그 사진에 손을 댄다는 건 난센스 아닌가?
#8. 사진의 어떤 점이 그토록 매력적인가?
새롭게 무언가를 재창조하려는 시도, 판에 박힌 상식을 돌파해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보인다는 것, 그리고 이 모든 매력을 선사하는 사진가들이 매력적이다. 그들은 창의적이고 흥미롭고 멋진 사람들이다. 나는 그들의 길들여지지 않은 자연스러운 인격과 독창성을 사랑한다.
#9. 자신의 작업을 잡지에 싣고 싶은 사진가들에게 어떤 충고를 하겠는가?
새롭게 사물을 보고자 정열적으로 노력하라.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아직 아무도 손대지 않은 주제와 시기에 적절한 주제를 찾아보라. 또한 동시대의 사진가들이 해온 작업을 유의해서 살펴보라. 만약 그 주제에 대해서도 아직 다뤄지지 않은 틈이 있다면, 그 틈을 당신이 메워봐라. 훌륭한 작업이 될 수 있다. 모두가 구르스키적인 사진만 찍고, 실제보다 크게 만드는 데만 급급하다. 그런 유행에서 멀찌감치 떨어져라.
#10. 사진에서 무엇을 보는가? 
다큐멘터리 사진이라면 나는 위대한 장면을 찾는다. 또한 사건을 새롭게 조명하고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을 찾는다. 질 페레스와 유진 리처즈는 위대한 시각을 가진 사진가들이다. 프레임 안에 담는 것과 버리는 행위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능력은 단연 최고다. 위대한 시각과 작가정신이 느껴진다. 단지 그 시대만의 현실이 아니라 인간사를 관통하는 보편적인 진리들이다. 작년에 미군과 이라크 군이 점심식사로 큰 고깃덩어리에 허겁지겁 달려드는 사진을 페레스가 찍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진가들은 촬영할 가치를 조금도 못 느낄 순간이었다. 왜냐하면 ‘오직’ 점심을 먹는 장면이니까. 하지만 ‘오직’ 그 순간이 가장 최상의 사진을 만들어냈다. 마치 전사들의 축제 같았다. 페레스는 거기서 뭔가 상징적인 의미를 포착했던 것이다. 나는 이렇듯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보이는 것 그대로의 의미를 초월한 사진을 찾고 있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사진은 감정을 울리는 사진이다. 이미지를 보는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고 그들에게 응시의 대가로 뭔가를 보상해야 한다. 주제에 대한 관심을 사정없이 자극해도 좋고 그 주제를 드러내는 새로운 방식을 창조해도 좋다. 아니면 아예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든가.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사진이라면 “와!” 하는 놀라움을 안겨줘라.
#11. 사진의 기능이 답을 주는 것보다는 질문을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하는가?
사진은 100퍼센트 물음을 던진다. 최고의 사진들을 보면 종종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모호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이란 당신의 걸음을 멈추게 하고 생각을 유발하는 사진이다. ‘잠깐, 그가 행복한 걸까 슬픈 걸까? 이건 무슨 뜻일까? 전사들이 고깃덩어리에 다이빙을 한다?’ 사진만이 지닌 가장 강력한 힘은 보이는 그대로의 의미를 초월한다는 것이다. 사진에는 보이는 것 외의 다른 현존이 있다. 사진은 바로 시다.
#12. 패션 사진에 대해서도 같은 얘길 하겠는가?
패션사진의 관건은 최대한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실제 세계에 묶여 있을 필요가 없으니 이미지를 마음껏 자유롭게 펼칠 수 있다. 패션이란 환상이다. 패션의 유행은 계속 반복된다. 그러므로 당신은 최대한 독창적인 세계를 보여줘야 한다. 패션 사진가들은 헬무트 뉴턴, 기 부르댕 같은 과거의 유령을 쫓아버리고 자유를 획득할 의무가 있다. 예를 들면 최근에 몇몇 디자이너들이 드라마틱한 모양의 옷을 선보인다는 뉴스를 듣고 나서 빅 뮤니츠로 하여금 드레스 몇 벌을 ‘전선 조각품’으로 만들게 한 후에 그것들을 촬영하면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는 수많은 개념 사진 작업을 해왔고 이전 작업들 중 하나가 전선으로 단순하고 우아하게 일용품을 만들어서 사진으로 찍은 것이다. 결과는 훌륭했고 우리는 ‘2006년 여성 패션’호에 그 사진들을 실었다. 다른 예로는 2004년 5월호에 건축 풍경에 대한 특별판 기사로 실린 ‘공중 정원’을 들 수 있다. 이 때 패션계의 뉴스는 디자이너들이 자은 꽃무늬; 문양이 들어간 쉬퐁과 실크 드레스를 선보인다는 것. 그래서 풍경 사진가 알프레드 세일랜드에게 이 드레스들을 목가적인 정원으로 가져가서 나무들, 덤불들과 같이 보이도록 빨랫줄에 걸게 했다. 역시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13. 당신의 주요한 목적이 새롭고 독특한 것인데 지구상에 새로운 것이란 하나도 없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 점에 대해선 난 상당히 낙관적이다. 사진가들은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데 성공해왔다. 예를 들면 포토 저널리스트 파올로 펠레그랭은 교황의 장례식을 촬영할 때 플래시를 터뜨려서 슬픔을 가까스로 억누르는 통상적인 조문객의 표정과는 완전히 다른 드라마를 창출해냈다. 난 그런 장면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새로움이란 이런 것이다. 바로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으면서 리얼리티는 그대로 둔 채 완전히 현실을 재구성해서 새로운 현실을 창조해낸 것이다. 그러니 새로움이란 늘 가능하다.
#14. 사진 편집장으로 이십 년 동안 일해오면서 무엇을 배웠나?
절대 ‘No!’라고 대답하지 말 것. 촬영 대상이나 사진가가 처음에 ‘No’라고 해도 끝까지 ‘No’가 아닐 때가 허다하다. 내 경험으로 보자면,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다는 것. 그건 확실히 고집과 뚝심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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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linjan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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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안 뒤푸르(Diane Dufour) 인터뷰
국장, 매그넘, 유럽 대륙
#1. 매그넘 회원이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가?
누구든 매그넘의 회원으로 지원할 수 있다. 먼저 슬라이드, 프린트, 디지털 파일의 형태로 포트폴리오를 보내야 한다. 매년 5월 말까지 런던, 파리, 뉴욕, 도쿄의 사무실 가운데 한 군데로 보내면 된다. 매그넘 회원들은 6월 말에 열리는 첫 번째 연례총회에서 포트폴리오를 심사하고 투표를 통해 ‘지명자’를 선정한다. 매그넘과의 첫번째 협력 단계다. 지명자로 선정된 사진가들은 2, 3년 후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출해야 한다. 그래서 일차 관문을 통과한 그들의 탁월한 능력이 일회성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다. 2차 투표를 통해 지명자는 매그넘과의 두번째 단계인 ‘준회원’이 된다. 또다시 2, 3년 후에 그동안의 작업을 바탕으로 투표를 거쳐 ‘정회원’ 자격 여부를 결정한다. 일단 정회원이 되면 레이몽드파르동Raymond Depardon,마틴 파Marin Parr를 비롯한 매그넘의 가장 오랜 회원과 똑같은 투표권과 권리를 갖게 된다. 매그넘은 진정한 협력 시스템이다. 새로운 회원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동료들과 어울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2. 매그넘이 부여하는 명예로운 타이틀 말고 사진가들이 매그넘 회원을 희망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매그넘의 철학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첫째, 사진가들이 매그넘 회원이 되고 싶어하는 이유는 완전한 독립성과 완전한 자유를 보장받기 때문이다. 이 독립성이야말로 사진가들이 주인인 매그넘 구조의 핵심축이며 매그넘 철학의 근본이다. 어떤 주제를 택하든, 어떤 스타일로 펼치든, 전 세계에 포진되어 있는 90명의 스태프들은 당신의 선택을 존중하며 오로지 당신을 위해 일한다. 매그넘의 수입원은 바로 사진가의 능력이다. 매그넘은 사진가들의 작업을 책, 잡지 기사, 사진 판매 혹은 전시회를 통해 선전한다. 매그넘은 전적으로 원하는 것만 골라 선택하는 ‘아라카르트a la carte’ 주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둘째, 매그넘은 다큐멘터리 사진 역사에서 가장 창의적인 단체다. 다시 말해 젊은 사진가들이 요셉 쿠델카, 르네 뷰리, 질 페레스, 리즈 사파티 같은 전설적인 거장들과 시각을 나눌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갖게 된다는 뜻이다. 셋째, 매그넘처럼 강렬한 개성을 지닌 단체의 회원이 되면서 사진가로서 느끼는 소속감은 여느 단체와 비교할 수 없다.
#3. 새로운 회원을 뽑을 때 오로지 작품의 질만 보고 평가하는가, 아니면 지원자의 인격이 매그넘의 구조와 잘 맞는지의 여부도 고려하는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사진가의 독특한 시각이다. 다른 회원들이 보여준 작업과는 ‘다른 시각’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마틴 파나 수전 메이셀라스의 영향을 받았다하더라도 그들의 표현 방법을 지우고 자신만의 언어로 작업을 풀어내야 하며 고유의 미적 감각과 정치적 관점을 보여줘야 한다. 사진가의 성격은 둘째 문제다. 지명자와 준회원으로 임명된 기간 동안, 정회원들이 사진가와 매그넘이 잘 어울릴 수 있는지를 평가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재능과 명성을 갖춘 사진가를 비사교적이라는 이유로 정회원에 뽑지 않은 경우는 매그넘 역사상 한번도 없었다. 준회원 가운데 75퍼센트는 정회원이 된다.
#4. 사진가마다 독특한 스타일과 시각을 보여줘야 하나? 그들에게 매그넘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할 의무가 있는가?
물론 시각의 독특함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단체에 X, Y, Z가 부족하므로 그걸 채워줄 사진가를 찾는 건 아니다. 탁월한 사진가라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감각의 새로움과 주제의 새로움을 동시에 실현할 것이다.
#5. 훌륭한 작업을 하려면 사진가에게 철학이 불가결하다고 생각하는가?
단지 ‘보았다’가 아니라 ‘무엇’을 보았느냐가 중요하다. 사진가는 그 ‘무엇’을 보는 자이며 그것을 ‘왜’ 보는지 아는 자이다. 비슷한 시각으로 혹은 반대의 시각으로 그 ‘무엇’을 보여주는 다른 사진가들과 연관하여 자신의 입장을 사진 안에 드러내야 한다. 어떤 사진가들은 말로는 표현을 잘 못한다. 그러나 사진을 보면 명백히 보인다. 그러면 충분하다. 
#6. 시각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의 작업을 제대로 해나가는 데 필요한 미적·정치적 관점은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시각’을 배울 수는 없다. 대단히 회의적이다. 하지만 다른 예술가로부터 영감을 받고, 작업에 헌신하고, 오늘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면 당신 안에 있는 생각들이 구체화될 수는 있을 거다.
#7. 한 사진이 다른 사진보다 돋보이는 이유는?
새로운 지명자, 준회원을 선출할 때 단 한 장의 이미지로 결정하지는 않는다. 누구나 걸작 하나 정도는 갖고 있다. 작업의 전체적인 진행 과정, 헌신, 미학적인 품격, 그리고 작업을 추진할 수 있는 뚝심을 우선으로 본다. 그리고 일관성과 작업 전체의 독특함을 고려한다.
#8. 매그넘에선 사진을 편집할 때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로버트 카파와 ���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처음 에이전시를 설립했을 때, 그들의 주요한 목적은 사진가들에게 형식, 주제, 원고, 주석에 대한 완전한 자유는 물론이고 자신의 필름에 대한 저작권과 사진에 대한 편집권 또한 보장하는 것이었다. 매그넘은 바로 자유와 독립성을 향한 열망의 소산이며 지금도 그 철학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9. 매그넘 회원들이 자신의 개인적인 작업을 할 수 있나? 매그넘은 이러한 개인적인 작업에 금전적인 도움을 주는가?
매그넘 사진가들은 대부분 개인 작업을 한다. 그것이 바로 매그넘의 본질이다. 그 작업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가장 일반적인 지원 방식은 장려금, 협력 계약, 뮤지엄, 컬렉터, 잡지사로부터 조달받거나 혹은 이 모든 것의 결합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다. 또한 ‘간접 자금 조달’ 방식이 있는데 이는 사진 자료나 광고에 쓸 사진 복제 저작권 판매를 말한다. 셋째는 작업의 진행비 일부를 사진가 스스로 충당하는 것인데 ‘스페큘라시웅speculation’이라고 부른다. 한 출처에서 필요한 자금을 전부 조달하기는 힘들다. 이를테면 레이몽 드파르동의 프랑스 정치 지도에 대한 5년 작업은 공 기관과 개인 기관 둘 다를 통해 조달했고 잡지사에 팔기도 했다. 나는 프로젝트 코디네이터와 기금 조달자 역할을 하고 있다.
#10. 얼마나 정기적으로 사진가들의 스토리를 신문, 잡지에 배급하는가?
우린 더 이상 스토리의 개념으로 작업하지 않는다. 대신 ‘프로젝트’라는 개념을 쓰는데, 그 포젝트가 잡지 기사, 책, 전시회의 형태로 보여지는 것이다.
#11. 회원들이 매그넘을 통해서 광고 일을 맡기도 하는가?
그렇다. 개인 작업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마틴 파는 개인 작업을 위한 자금 조달용으로 광고 사진을 찍는다. 그래서 완전히 자유롭게 작업을 할 수 있다. 반면 요제프 쿠델카는 광고 일은 언제나 사절이다. 그래서 우리가 그의 작업을 지원할 자금을 다른 방법으로 찾는다.
#12. 후기 <라이프> 시대에 접어들었는데, 어떤 잡지들이 포토 에세이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가?
요즘 사진가에게 장기적으로 개인 프로젝트를 맡기는 잡지사가 거의 없다. 유감스럽게도 사진가들의 작업을 보여줄 지면과 지원 자금이 극도로 제한적이다.
#13. 유진 리처즈를 비롯하여 몇몇 사진가들은 왜 매그넘을 탈퇴했는가?
매그넘 출범 이후 탈퇴한 사진가는 극소수다. 아마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돈 문제도 있을 것이고 소속감 문제도 있을 것이고.
#14. 젊은 사진가들에게 어떤 충고를 하겠는가?
뜻을 꺾지 말고 꿈을 접지 마라. 오로지 전력투구하라. 뜻 깊은 일이라면 당신의 작업을 보여주는 방식은 중요하지 않다. 컨셉부터 실행까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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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linjan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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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프 키켄(Rudolf Kichen) 인터뷰
갤러리 키켄의 창업자이자 공동대표. 베를린.
#1. 새로운 사진가들을 고를 때 무엇을 고려하는가?
작가들은 늘 그들의 최근 작업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하지만 작업의 시발점을 보여주는 초창기 작업들을 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들이 어디서 출발했는지, 그리고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보면서 작가의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다. 게다가 그 작가에 대한 생래적 느낌을 갖게 해주는 것도 사실이다.
#2. 위대한 사진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아보는가?
로체스터 시절, 이스트만 하우스의 빈티지 사진 컬렉션을 보면서 안목을 길렀다. 내 머릿속 보물창고에 그 사진들을 모조리 저장하고 싶었다. 새로운 사진을 볼 때마다 내 보물창고 사진들을 거울로 삼는다. 심지어 오늘도 작품을 구입하면서 그 작품을 오랜 소장품 옆에 걸어놓고 바라보았다. 새 작품의 품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에 좋은 방법이다. 이를테면 최근 전시회에서 괴츠 디어가르텐의 유형학 사진들을 베허 학파의 작업과 같이 걸었는데도 전혀 무리 없이 자신의 예술로 굳게 버티더라.
#3. 포트폴리오를 들고 오는 사람들이 많은가?
그렇다. 많은 작가들이 우리에게 작업을 보여주러 온다. 아직 주제조차 명확하지 않은 작가들도 부지기수다. 우리는 늘 그들에게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하라고 충고한다. 에드워드 스타이켄의 사진들을 보라. 그는 몇 개의 배를 촬영하기 위해 온 여름을 다 바쳤다. 결국 수많은 사진 가운데 단 몇 장만이 인정받았다. 우리는 작가들에게 먼저 작업을 이메일로 보내라고 권한다. 그러면 그 작업이 우리가 관심을 보일만한 것인지, 우리 갤러리의 컬렉션에 잘 들어맞을지 미리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그 작가를 초대하면, 수준 높은 완성된 작품을 가져와서 보여주길 기대한다. 작품들은 마운트를 하거나 매트를 대야한다. 만약 한쪽 귀퉁이를 접은 채 비닐 파일에 넣어서 사진들을 보여준다면, 작업에 대한 경외감이 전혀 없는 작가라고 판단하게 된다. 갤러리에서 작가의 가능성을 타진받고 싶다면, 제대로 이미지를 골라서 완성된 형태로 보여줘야 한다.
#4. 요즘 사진가들이 유명해지는 데만 급급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사진가들이 있긴 하다. 하지만 예술시장의 잘못이 크다. 질이 떨어지는 작품들이 시장에선 높은 가격에 팔려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 요인은 단지 작가의 이름만 보고 구입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눈으로 구입하는 게 아니라 귀로 구입하는 장사치들”이라고 부른다. 말하자면 ‘오! 이런 작가가 요즘 뜨잖아’ 같은 신드롬이다. 최신 유행 핸드백을 사는 것처럼 예술도 유행만 좇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진정 중요한 것은 훌륭한 작업과 예술로서의 지속력이다.
#5. 어떤 점이 무명의 사진가를 예술가로 만드는가?
훌륭한 예술작품은 우리 뇌리 속에 지워지지 않는 족적을 남긴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면 그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이다. 그러나 단 한 장 훌륭한 것만으론 불충분하다. 누구나 필름 100통으로 사진을 찍으면 적어도 훌륭한 사진 한 장은 나오게 마련이지만 그 한 장만으로 예술가가 되지는 않는다. 계속 훌륭한 질을 담보하는 작품을 끈기 있게 보여줄 수 있는 집념과 지속력이 필요하다. 사진은 보는 사람의 시선을 낚아채듯 사로잡아야 한다. 오늘날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젊은 작가들이 역사 공부를 안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아직 많은 것을 보지 못했다. 물론 “모든 것이 다 사진으로 찍혔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를 놀라게 하는 주제들은 바로 과거로부터 나온다. 긴 안목으로 보자면, 사진이 너무 아름답거나 너무 쇼킹하면 지겨워진다. 겉모습보다 내면의 깊이가 중요하다. 이를테면 안셀 애덤스의 <월출Moonrise>은 완벽하게 아름다운 사진이란 걸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200년이 지난 다음에도 사진의 역사를 빛낼 걸작으로 남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6. 작가의 성공 여부를 어떻게 아는가?
한 작가에게 할당된 창조의 샘이 언제 마를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랭커 파츠쉬는 1920년대에 매우 중대한 작품을 만들었다. 그런데 1950년대에 새로운 주제로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게 바로 나무 사진들이다. 이 사진들의 훌륭한 가치를 분별해내는 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갤러리스트로서 당신이 누군가를 지목한다면, 그 작가에 대한 강렬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헬무트 뉴턴과 작업한 20년 세월동안 나의 전적인 신뢰는 결국 그를 예술가로 인정받게 만들었다. 펜과 아베든을 제외하고 뮤지엄에서 전시하고 사진이 수집되는 패션 사진가로는 뉴턴이 최초일게다. 결국 시장도 내 믿음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7. 당신이 지원하는 사진가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나는 계약서보다 두 사람의 악수를 믿는다. 독일어로 계약서는 베어트라그(Vertrag, 사귀다)에서 유래했다. 갤러리스트로서 작가와 마음이 오가는 만남을 원한다.
#8. 어떻게 새롭게 부상하는 사진가들에 대해서 알게 되는가?
세 가지 전략이 있다. 먼저 우리는 사진 전문 잡지를 빼놓지 않고 구독하고 수많은 전시회, 아트 페어, 갤러리를 찾아다닌다. 둘째, 작가들이 우리 갤러리에 와서 작품을 보여준다. 셋째, 우리가 지원하는 작가들이 다른 작가를 소개하는데 그들이야말로 현재 예술계의 흐름을 가장 잘 꿰뚫고 있는 당사자들이다.
#9. 취향의 생산자로서 당신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예술작품의 질이다. 그것이 바로 예술작품을 결정하는 요인이다. 결국 당신이 아무리 유행을 만들어낸다 해도 작품의 질이 받쳐주지 않으면 시간의 흐름 속에 흔적조차 희미해질 것이다.
#10. 미래의 고객에게 어떤 충고를 하겠나?
작품을 구매하기 전에는 언제나 오리지널 프린트를 봐야 한다. 난 모든 컬렉터들에게 그 점을 강조한다. 오리지널 작품을 볼 수 없다면 잡지사나 옥션을 통해 작품을 구입하지 마라. 이미지는 그만의 독특한 아우라를 지니고 있어야 하며 복제품에서는 그 아우라를 느낄 수 없다. 또한 작품을 수집하면서 실수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 마라. 실수로부터 우리는 많은 것을 ��우게 된다.
#11. 젊은 사진가들에게 어떤 충고를 해주겠는가?
자신의 작업에 신념을 가져라. 당신의 작업이 인정받지 못해도 좌절하지 마라. 그저 묵묵히 계속 작업해라. 또한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라. 볼 수 있는 모든 예술작품을 보아라. 당신을 최고의 예술가들과 견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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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linjan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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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 그래페 잉엘만 박사(Dr Inka Graeve Ingelmann) 인터뷰
#1. 현재 사진 붐이 일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사진 붐은 지속적인 현사이다. 이를테면 1920년대에 사진을 처음으로 예술로 인정하면서 사진 붐이 일어났다. 히틀러 치하의 독일에선 사진이 선전의 도구로 활용되었다. 애석하게도 그때 사진에 대한 신념이 많이 사라졌고 그 후에도 얼마 동안 그 상태로 지속되었다. 사진 매체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폭발한 시기는 요셉 보이스, 카타리나 지버딩, 위르겐 클라우케, 베른하르트&안나 블루메 같은 사진가들이 출현한 1970년대다. 하지만 내 생각에 진정으로 사진의 새 면모를 보여준 이들은 대형 카메라로 컬러 사진을 찍은 베허의 제자들이다. 포맷은 대형 회화를 본뜨고 내용은 지극히 객관적인 다큐멘터리 스타일을 표방한 이 사진들은 사진사에 대담한 족적을 남겼다. 현재 사진의 디지털화 역시 혁명의 바람을 일으키며 인류의 역사에서 사진의 의미가 무엇인가 라는 새로운 방향의 인식을 주도하고 있다.
#2. 전시회를 위한 사진가 선정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난 늘 우리가 보유한 컬렉션을 새롭게 조명할 주제들에 대해 생각한다. 이를테면 최근에 현대사진 안에서 풍경이란 주제로 작은 전시를 기획했는데, 우리가 보유한 제프 월, 악셀 휘테, 루이스 발츠의 컬렉션과 비트 귓쇼의 사진 몇 점을 빌려서 같이 걸었다. 특정한 전시를 위해 작품을 빌리는 것은 이 작가의 작업 구입 여부를 몇 달동안 관중의 반응을 보면서 결정할 수 있고, 또한 기존 컬렉션과의 조화나 다른 예술가들과의 연관성을 시험해 보기에도 좋은 방법이다. 
#3. ‘취향의 생산자인 큐레이터’ 논쟁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소박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난 가능한 한 예술시장과는 거리를 두려고 한다. 예술시장은 유행에 민감하고 그래서 그곳엔 긴 안목이 없다. 지금 요란한 인기를 구가하는 것들이 2년 뒤엔 완전히 잊힐 수도 있다. 난 늘 시제 작업의 중요성에 기반을 두고 전시회를 기획한다. 그리고 전시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되는 작품들의 전시회를 연다. 이를테면 작년에 나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잊힌 아방가르드 사진가 모이 베어의 사진들을 전시했다. 난 그의 작업들을 대중의 의식 속으로 불러오고 싶었다.
#4. 사진가가 훌륭한 작업을 하기 위해선 철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철학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가? 예술가는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들의 작업을 들여다보면 작가의 철학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예술가들은 루디 부르크하르트가 지칭했던 저 ‘찰나의 비전’을 지니고 있다. 
#5. 사진의 트렌드가 사진 매체에 발전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가?
사진의 조류란 언제나 존재했다. 이를테면 볼프강 틸먼즈의 작업이 유명해지자 많은 사진가들이 그와 비슷하게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1990년대 초반에는 모두들 아이들과 젊은이들의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아무도 리네크 다익스트라의 작업이 보여주는 품격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녀의 작품 앞에 서 있을 때마다 작가와 모델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감이란 가히 숨이 막힐 지경이다. 확신컨대 갤러리들은 사진가들에게 “누구누구처럼 찍어와봐요”라고 권유하고 있다. 왜냐하면 유행하는 사진이 팔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훌륭한 예술가는 결코 다른 작품을 흉내 내지 않는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이미 잘 알려진 시각을 새롭게 재창조할 수 있는가 혹은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창조할 수 있는가, 이것이 사진의 가장 중요한 문제다. 이를테면 아이들을 찍을 사진의 조류를 살펴보면 리네크 다익스트라의 작업만큼 눈여겨 볼만한 게 없다. 그 다음 순간, 로레타 룩스의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그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에 대한 사진을 보여주는데 정말 흥미롭다. 최근에 한 사진가가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작업하고 있는 주제는 누구나 훔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보는 방식은 훔칠 수 없다.” 이 말에 대한 완벽한 예를 지금 뮌헨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에서 볼 수 있다. 보리스 미하일로프와 그의 제자들이 오데사로 여행하면서 촬영한 사진 전시회다. 그들은 모두 같은 도시에 머물며, 같은 것을 보았지만 아무도 보리스 미하일로프가 본 세계를 똑같이 바라보았던 사람은 없었다. 그의 제자들은 아마 바로 그 스승 옆에 서 있었을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이글스턴이나 미하일로프와 같은 사진가가 위대한 이유이다. 
#6. 작가들의 포트폴리오를 받는가?
매달 하루에 사진가들과 일대일로 만난다. 미리 약속을 잡은 사진가들과 그들의 작업을 보면서 대화를 나눈다. 전시나 구입이 목적이 아니라 사진가들에게 피드백의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진가들은 전시 경력이 전무하다. 독일에 전시장이 아주 적은 관계로 우리는 작업을 보여줄 방식, 사진 인화 크기, 액자 등등 중요한 모든 문제를 상의한다. 약속을 잡기 위해서 사진가들은 자신에 대한 소개와 적어도 10점 이상의 작업 샘플을 보내야 한다. 만약 그들이 자신의 작업 가운데 몇 장밖에 추려낼 수 없다고 하면, 대개의 경우 만나지 않는다. 또한 여러 개의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뽑는 것보다는 현재 작업하고 있는 작품들로 보여주는 것을 선호한다. 미국 작가들은 자신들을 보여주는 데 아주 능숙하다. 그들은 10장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15분동안 작업에 대한 해석은 내리지 않으면서도 명확하게 작업을 설명해낸다. 독일 사진가들 가운데 이렇게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예술 교육이 담당해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프레젠테이션 준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간과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튼 내가 뮤지엄 개발 협회를 설득해서 특정 예술가에 대한 예술 지원금을 받아내려면, 우선 그 예술가는 나를 설득해야 한다. 작가들 자신이 가장 훌륭한 대변인이 되어야 한다. 
#7. 젊은 사진가들에게 어떤 충고를 하겠는가?
이름을 알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예술가는 자신의 작업을 전시하고 출판할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 그것이 시간이 걸리지만 명성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사진가들에게 충고하고 싶은 것은 부끄러워하지 말고 갤러리와 큐레이터에게 제안서를 보내서 자신의 작업을 소개하라는 것이다. 대개 좌절감만 돌아온다고 해도 어쨌든 현재의 담론에 편입되려면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이를테면 2000년 아트 페어에서 나는 처음으로 이토 바라다의 작업을 보았다. 난 그녀와 말 한 마디 나누지 않았고 그녀의 사진을 구입하거나 내가 기획한 전시회의 작업을 보여주지도 않았다. 하지만 3년 후에 특별 지원금 수여자 후보로 추천자를 부탁받았을 때, 여전히 기억 속에 남아 있던 강렬한 인상만으로 난 그녀를 추천했고 결국 기금 수여자로 임명되었다. 그러므로 이 길은 너무나 험난하다. 아무리 대중이나 언론이 냉담한 반응을 보여도 자신의 작업에 대한 신념을 잃어서는 안된다. 중요한 예술가로 인지도를 얻는 일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그것은 평생에 걸친 마라톤 경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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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linjan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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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하인즈(Katherine Hinds) 인터뷰
사진 큐레이터, 마굴리즈 창고 컬렉션, 마이에미
#1. 개인 컬렉션으로는 규모가 상당한데, 큐레이터는 어떤 일을 하는가?
미래의 작품 구매를 위해 갤러리와 예술가들과의 연대를 도모하고 앞으로 창고에 전시할 작업을 기획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창고에선 늘 1500점이 넘는 예술품들을 만날 수 있고 상당수의 작품들이 국내와 해외 뮤지엄에서 전시 중이다.
#2. 사진가들은 어떻게 선정하는가?
우선 기존 컬렉션과의 조화가 중요하다. 우리 컬렉션은 각고의 노력 끝에 루이스 하인부터 현대 사진가들에 이르는 훌륭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우리가 새로운 작업을 살펴볼 땐, 무엇보다 이미 구축한 컬렉션과의 관계에 주목한다. 또한 교육적인 목적도 늘 염두에 둔다. 작품이 아름답거나 예술시장의 총아일 필요는 없지만 사진 매체에 변혁의 바람을 몰고 온 사진가의 작업이라면 또한 눈여겨 주목한다. 이를테면 바우하우스에서 사진을 가르쳤던 발터 페어테어한스의 사진을 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우리는 그의 사진을 학교로서의 바우하우스의 역사를 보여주기 위해서 바우하우스 학파 사진들 옆에 걸어놓았다.
#3. 주로 어디에서 사진을 구매하는가?
우리가 가기보다는 갤러리들과 딜러들이 우리에게 새롭게 부상하는 예술가와 다가올 전시를 알려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마굴리즈 씨가 직접 모든 아트 페어에 참가하고 세계 곳곳의 갤러리들을 찾아다닌다. 마굴리즈 컬렉션은 한 작품을 사는 것보단 한 작가의 작업이나 포트폴리오를 통으로 사는 데 관심이 있다. 그 이유는 우리에게 대형 전시 공간에 걸맞은 작업이 필요하고 또한 위르이 주요한 목적이 컬렉션에 교육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한 예술가의 작업 전체를 보게 된다면 그의 철학을 훨씬 수월하게 이해하지 않겠는가?
#4. 사진 역사에서 중요한 순간으로 평가받는 사진들을 어떻게 손에 넣었는가?
구매를 위한 전술 같은 건 없다. 오로지 마굴리즈 씨의 직관을 따라 움직인 결과다. 그는 대단한 안목의 소유자다. 또한 우리는 갤러리들과 교류하며 정보를 교환한다. 우리가 작품을 구입할 때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사진은 어디에 속할까? 이 작업을 할 때 사진가의 위치는 어디쯤인가? 이를테면 1976년에 찍은 신디 셔면의 사진 <무제(버스 승객)>을 봤을 때, 우리는 그 사진을 컬렉션에 추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 사진은 필름 스틸 시리즈 이전에 나왔기 때문이다. 신디 셔먼 컬렉션은 이곳을 방문한 젊은 예술 전공 학생들에게 갓 학교를 졸업한 신디 셔먼의 행보를 보여준다. 학생들은 그 때 신디 셔먼의 위치가 어디였고 지금 자신들의 위치가 어디인지 비교해보며 용기도 얻는다. 
#5. 작품 선택 기준은 투자 가치에 기반을 두는가 아니면 심미적인 감각에 기반을 두는가? 혹은 이것들과는 완전히 다른 기준이 있는가?
컬렉션의 목적은 소유도 아니고 투자가치도 아니다. 이 둘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마굴리즈 씨는 컬렉션 소장품들을 절대 팔지 않는다. 우리 컬렉션의 존재 이유는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예술을 나누고자 하는 것이다. 매우 흥미롭고 비권위적인 세상, 즉 예술세계와 감상자를 이어주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다. 플로리다 국제 대학에 야외 조각들을 대여한 이래 컬렉션의 교육적인 측면도 아주 중요해졌다. 우선 35000명의 학생들이 매일 예술작품을 본다는 사실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특히 “제게 예술을 보여줘서 고마워요. 이 조각이 제 인생을 바꿨어요.” 이런 편지를 받으면 새삼 보람을 느낀다. 게다가 새로운 환경에서 우리의 작품이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 잡는 ���을 보는 것도 멋진 일이다. 궁극적으로는 회화, 조각, 사진을 포함한 컬렉션의 일부가 대학 뮤지엄에 기부될 것이다. 매년 우리는 컬렉션의 작품들을 어디에 기부할지 결정한다.
#6. 포트폴리오 리뷰를 하는가?
인원 부족과 시간상의 이유로 추천받지 않은 작업을 리뷰하는 건 힘들다. 우리가 먼저 책이나 잡지에서 작품을 보고 포트폴리오를 요청할 수는 있다. 여하간 우리는 새로운 전시를 부지런히 보고 사진 전문 잡지, 예술 잡지에 실린 전문가의 리뷰도 꼼꼼히 읽는다.
#7. 훌륭한 작업을 만들어내려면 사진가에게 철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난 철학에 대해선 모르겠다. 하지만 예술가는 사진, 조각, 회화 어느 장르에 상관 없이 반드시 훌륭한 안목과 느낌을 지녀야 한다. 마더웰이 말한 것처럼 느김이 예술의 정수다. 젊은 예술학도들은 시각을 개발하고 전적으로 작업에 매진해야 한다. 가끔 우리는 이것저것 모든 것을 건드린 젊은 예술가의 작업을 본다. 무엇보다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젊은 예술가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훌륭한 철저함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에 헌신했는가 하는 점이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한 작품이 아니라 시간과 정성을 기울여 고집스럽게 자기 세계를 모색하는 작가정신을 보고 싶은 거다. 예를 들어 러시아 사진가 아나스타시아 코로실로바는 러시아 시골을 아름다운 컬러 사진으로 보여준다. 그 사진들을 보면 시골 러시아 공동체를 가슴으로 느끼게 된다. 굳이 그곳에 가서 직접 보지 않아도 그녀의 마음 깊은 시선만으로 충분하다. 워커 에반스의 사진을 보면 사물과 세계를 올곧은 시선으로 직시한 자의 시선이 느껴진다. 그 시선이 일상성의 평범함을 위대함으로 변모시킨다.
#8. 최근에 발견한 예술가는 누구이며 어떤 점이 당신을 매료시켰는가?
재키 니커슨의 사진이 놀라웠다. 일터에서의 아프리카인들에 관한 그녀의 사진들은 보면 볼수록 매혹적이다. 아이반 카프는 “위대한 예술작품은 매번 볼 때마다 화병에 꽂힌 신선한 꽃들과도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녀의 작업을 볼 때마다 저 위대한 감동에 젖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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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linjan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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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밀라 브라운(Camilla Brown) 인터뷰
수석 큐레이터, 더 포토그래퍼즈 갤러리 The Photographer’s Gallery, 런던
 #1. 예술가는 어떻게 선발하는가?
어떤 예술가의 작업을 전시하기에 적절한 시기인지는 거의 직감적으로 느낀다. 예술가를 선정하기 전에 늘 자문한다. 과연 이 예술가의 작업들이 공간을 견딜 수 있을까? 다시 말해 이 예술가가 전시할 준비가 되어 있나? 사진 한두 장쯤은 절대적으로 훌륭하지만 나머지 벽을 채우기엔 작업이 턱없이 부족한 예술가들이 태반이다. 게다가 전시를 통해 관중들의 반응을 견뎌내기에 아직 내공도 빈약하다. 일시적으로 공적인 자금 지원을 받고 있는 관계로 우리는 한번에 단 한 명의 예술가의 작업을 전시하므로 규모가 상당히 큰 개인 전시가 된다. 그러므로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2. 작업을 단 한번 보고 예술가를 선택한 적이 있는가?
몇 년 동안 이름도 못 들어본 작가의 작업을 단 한번 보고 전시하는 경우는 드물다. 내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는 학생들의 작품을 보고 얘기를 나누고 포트폴리오 심사를 하는 것이다. 대학이나 대학원 졸업 전시를 빼놓지 않고 참석하며 빼어난 작품을 선보인 예술가들은 몇 년 동안 주시한다. 하지만 금방 대학을 나와서 갤러리에 전시하는 일은 드물다. 특히 개인전은 더더욱 그렇다.
#3. 사진계에 발을 디뎌본 적이 없는 사람의 작업을 전시한 적이 있는가?
전시 경험이 전무하고 터럭만큼도 자신을 예술가로 여기지 않는다 해도 우리 갤러리는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작품이다. 예를 들어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는 게리 리 보아스는 마이클 잭슨, 무하마드 알리, 엘리자베스 테일러, 로널드 레이건 등  할리우드의 유명인사들을 찍은 놀랄만한 사진들을 무더기로 갖고 있는 아마추어 사진가다. 우리는 LA로 가서 작업은 물론이고 그의 강박증을 보여주는 자잘한 소지품들과 그의 편지들을 모두 가져와 전시했다. 그는 자신의 작업이 갤러리에서 전시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우린 유명세와 유명 인사들에 대한 문화적인 강박관념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그의 작업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다.
#4. 무명 예술가들의 작업을 발굴해서 보여줘야 할 책임은 없는가?
물론 있다. 사실 우리 갤러리는 신출내기 예술가들의 작업도 전시해왔고 그들이 그 후에 예술계의 주요 인사가 된 경우도 많다. 위험을 무릅쓰는 걸 두려워하진 않는다. 그리고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놀라운 사진을 찍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람이 앞으로 여전히 그만한 수준의 작업을 해낼지 고려해야 한다. 아니면 당장 이 강렬한 이미지들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멋진 일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 너무나 훌륭한 예술가들은 널려 있는데 몇 년간 개인전을 열 수 있는 기회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니 우리도 힘이 빠진다. 심지어 아주 경력이 풍부한 예술가조차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면, 우리가 당장 내일부터 전시하자고 덤벼들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전시란 그렇게 단숨에 기획되지 않는다. 우리는 미리 오래 전부터 전시 계획을 세워놓는다.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우리에게 작품을 보여주려면 먼저 우리 갤러리에서 주최하는 전시회의 성격을 이해하고 자신의 작품이 거기에 들어맞는지 고려해달라는 것이다. 그저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고 명성을 얻길 바라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전시가 작가에게 최상의 결과물이 아닐 수도 있다. 때로는 책이 전시보다 훨씬 효과적이며 많은 사진가들이 책이란 형태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5. 그렇다면 어떤 종류의 전시가 더 포토그래퍼즈 갤러리에서 열리는 건가?
우리는 전시를 다음과 같은 갈래로 분류한다. 먼저 구체적인 일상에서 건져 올린 사진들이나 현재 유행하는 사진 주류에 속하지 않는 사진들이다. 게리 리 보아스의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두 번재로는 현대적인 관점에서 본 과거 사진들이다. 몇 년 전에 워커 에반스 전시를 내가 기획했는데, 그의 컬러 사진들을 전면에 전시하고 그의 유명한 흑백 사진들과 병렬 배치했다. 세 번째로는 이미 명성을 쌓은 세계적인 예술가지만 영국엔 아직 한번도 전시하지 않은 작가의 작업이다. 리네크다익스트라와 보리스 미하일로프의 경우가 그렇다. 영국 예술가로는 데이비드 스페로와 베티나 폰 즈웰의 작업을 우리 갤러리에서 처음으로 전시했다. 18개월마다 우리는 그룹 쇼를 개최한다. 현 시점에서 가장 생생하게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작업을 소개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이체 뵈르제 상 전시회가 있다. 우선 지명자 네 명의 전시를 열고 상은 한 명에게 준다. 또한 유럽 말고도 미국,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의 작업들도 살펴봐야 할 임무가 있다. 요즘 임프���션 갤러리의 피파 올드필드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2007년 그룹 전시를 위해 콜롬비아 예술가들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 얼마전에 훌륭한 사진 작업과 동영상 작업을 해온 밀레나 보닐라를 만났다. 그녀는 버스 좌석의 찢겨진 부분을 바느질하고 그 전후를 사진으로 담는다. 우리는 함께 그 버스를 탔다. 분쟁이 그칠 날 없는 나라에서 폭력의 상처를 치유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그 작업들은 오래도록 여운이 남았다. 
#6. 프레젠테이션에 두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사진가들이여, 제발 프레젠테이션을 진지하게 생각하라. 그 방면에 전혀 개념 없는 사진가들도 많다. 테이트 리버풀 뮤지엄에서 큐레이터로 일할 때 만난 비디오 아티스트와 조각가들이 프레젠테이션의 중요성을 훨씬 잘 알고 있다. 작업을 어떻게 설치하고 제각기 다른 작품들을 어떻게 연결시켜 보여줄 건지 심각하게 고려한다. 결국 중요한 건 편집과 작품 크기와 프레젠테이션이다. 사진을 찍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다.
#7. 사람들은 진정으로 사진 보는 법을 배우게 되는가?
매일 봇물처럼 쏟아지는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이미지, 특히 사진에 무감각해졌다. 사람들은 즉각적으로 사진의 내용을 알아내려고 한다. 그러므로 갤러리에 걸렸을 때, 그 앞에 사람들을 오래 잡아둘수록 도전적인 사진이 된다. 왜 이 사진이 저 사진 옆에 걸렸는지, 왜 이 사진이 시리즈 안에 포함되었는지, 사진가는 대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건지 사유하게 만드는 거다. 내용 설명과 캡션도 역시 이미지에 대한 해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캡션은 전시회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8. 예술가들의 포트폴리오를 받는가?
갤러리 팀원들이 몇 안 되긴 하지만, 우린 늘 작업을 살펴본다. 전시회를 원하거나 단지 피드백을 원하거나 아무튼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포트폴리오를 보여준다. 난 적어도 매달 일대일로 6명의 작가들을 만난다. 갤러리에서 만날 때는 보통 한 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고 작업실을 방문할 때는 더 오랜 시간을 보낸다. 나는 수많은 전시와 정기간행물도 살펴본다. 또한 국내에서나 해외에서 열리는 전시회 조사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일대일 리뷰 대상은 조사를 통해 선정한 작가들이나 추천 받은 작가들이다. 우리 갤러리에선 이전에 공개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심사했는데 수준 미달 작업이 너무 몰려드는 바람에 그만두었다. 대신 ‘폴리오 포럼’을 열고 큐레이터, 사진가, 아트 에디터들이 몇몇 사진가들을 선정해서 그들에게 피드백을 주도록 하고 있다. 전시 가능성이 희박한 포트폴리오 심사보다 훨씬 작가들에게 유용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이 과정이 모든 사람의 작업에는 안 맞을지 모르지만 완전히 만족할 시스템이란 어디에도 없다. 예술가라면 심각하게 작업 제안서와 프레젠테이션 준비에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지원하는 갤러리의 방향에 대해선 아무런 사전지식도 없이 완전히 부적절한 작업을 제출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9. 최근에 당신이 발견한 가장 특별한 기대주는 누구인가?
앞에서 내가 언급한 콜롬비아 예술가에게 특별한 감동을 받았다. 훌륭한 작가들이 많이 있지만 베티나 폰 즈웰, 애덤 브룸버그, 올리버 채너린이 지금 떠오르는 이름들이다. 내가 ���들을 발견했다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그들은 젊은 예술가들이고 우리 갤러리에서 처음으로 솔로 전시회를 열 때 내가 그들과 일했다. 베티나의 작업들은 사회적인 존재로서의 인성과 함께 내면으로 향한 응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인물 사진의 개념에 도전한다. 애덤 브룸버그와 올리버 채너린은 굉장히 흥미로운 방식으로 공동 작업을 한다. 그들은 예전에 사회적으로 고립된 환경인 감옥이나 정신병원 같은 장소에서 사람들의 이미지를 담는 데 주력했었다. 현재는 이스라엘처럼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정치적 격변을 겪고 있는 불안정한 장소를 사진으로 형상화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10. 전시 기회를 찾고 있는 젊은 사진가들에게 어떤 충고를 하겠는가?
만약 큐레이터, 사진 편집장, 출판인에게 작업을 보여주고 싶다면 다른 사진과들과 초기에 작업을  의논하는 게 진정으로 도움이 된다. 영국과 해외에는 사진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리뷰도 많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할 것은 열 사람을 만나면 열 사람의 견해가 전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작업을 마무리하기 전에 신뢰하는 사람에게 작업을 보여주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 큐레이터로서 나는 완성되기 전에 작업을 보는 것이 더 흥미롭다. 왜 이미지들의 설명이 필요한가? 전시장에 와서 작품을 본다는 건, 일종의 낯선 경험이다. 읽을 거리가 없으면 훨씬 당황스럽다. 내가 하는 일은, 작품에 대한 수많은 해석들을 최대한 짧게 요약해서 예술가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이다. 이를테면 오리 거쉿의 경우가 좋은 예다. 그의 작업에 대해 두 가지 담론이 있다. 하나는 오리 거쉿의 개인사와 그 이면에 담긴 이야기들이고 둘째는 관객들이 그의 작품을 경험하는 방식에 대한 것이다. 그의 작업에 관한 가장 공통적인 질문은 “그의 작업들은 그림인가?”라는 것. 왜냐하면 그의 작업들이 매우 그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객의 흥미를 유도하고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나는 오리에게 영향을 미쳤던 화가들의 작업과 연관 지어 그의 작품을 설명했다. 
#11. ‘그것’은 언제 예술로 불리게 되나?
예술사를 연구한 나의 전력으로 보자면, 예술이란 상당 부분 감상자와 연관된다. 이를테면 당신이 ‘그것’을 ‘예술’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예술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늘 ‘레테르’를 원한다. 다른 무엇보다 큐레이터로서 나의 역할은 감상자들이 작품을 보고 질문을 던지고 작품 안으로 들어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예술을 체험하게 만드는 거다. 작업이 생각의 여지를 주고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면 그 때 작업은 가치를 얻게 된다. 잘 기획된 전시회는 무수한 질문과 무수한 답변이 오고 가게 만드는 거지 “스펀지처럼 되라. 내가 당신들에게 무엇이 현대예술인지 보여주마”라고 하는 식이 아니다. 진짜 예술은 실종되고 터무니없이 형편없는 현대예술이 난무하는 판국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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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linjane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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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linjane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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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보충이 필요해서 점심 먹으러 좋아하는 사리곰탕집에 갔다. 오늘따라 정겹고 따스한 풍경이 음식만큼 푸근했다. 오래된 TV를 물끄러미 보고 계시던 할아버지는 셔터를 누르는 내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주말은 누구에게나 안식처럼 마련되어 있어야한다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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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linjane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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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다가 혼자 남겨지는 순간이 경멸할 정도로 싫은 적이 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은 함께보다는 혼자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하고, 그 작업을 할 때 인생에서 스스로에게 이렇게 흡족한 기분을 느낄 수가 있을까 하며 거침 없이 몰입한다. 경멸과 고독을 이겨내면 찾아오는 특별한 선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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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linjane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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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linjane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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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a restaurant in Reggio Calabria, Ita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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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linjane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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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ity was covered in a visible but intactile veil of fog. Every step, the fog stroked me softly from head to toe. Time would hide away into the full of void. 눈에 보이지만 만질 수 없는 장막이었다. 이마와 어깨, 그리고 발 끝에 안개 자락이 닿는 대로 걸었다. 가득 찬 공허 속에서는 시간도 숨어버린다. — 경상남도 진주시 평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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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linjane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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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으로 살아가야 하는 개인들 — 그러니까 거의 모든 사람들—에 대하여 사회가 요구하는 바는 너무나 잔혹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바라는 단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혁명에 대한 희망은 물론 별도로 쳐야겠지만) 그것은 병에 걸리는 일 뿐이다. 우리를 위협하는 질병과 사고가 그리도 많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표시한다. 그것들이 그리도 많은 까닭은 매일매일의 노동에 지쳐버린 인간들이 그들의 남아 있는 영혼을 구해 내고자 할 때 기껏해야 질병이라는 저 한심한 피난처밖에는 다른 방도를 찾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에게 병이란 여행과도 같은 값을 지닌 것이며 병원 생활이란 그 나름의 으리으리한 고대광실 생활이다. 만약 부자들이 그걸 알았다면 가난한 사람들은 병에 걸리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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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linjane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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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linjane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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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야마 기신 _마누라가 죽어서 관에 들어가 있는 사진을 내놓는다고 무슨 의미가 있나요. 아라키 노부요시 _ 관 속에 있는 사진이어서 슬픈 게 아니에요. 그저 담담하게 흘러간 장면 중 하나일 뿐이니까. 그래서 아무 기교 없는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발표할 수 있었어요. 평소 같으면 어림도 없었겠지만. 그런 심정이에요. 시노야마 _ 평소엔 할 수 없었던 걸 발표했다. 그게 어쨌다는 건가요? 아라키 _ 사진과 인간의 본질 자체에 근접했다고나 할까. 지금 난 최고의 경지에 이른 게 아닐까요. 시노야마 _ 난 당최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고 수긍할 생각도 전혀 없어요. 아무래도 표현 기법이라든가 작업 방향에 관해서 우리의 견해는 극과 극인 듯하군요. 거짓 대 진실 논쟁 등 서로 다른 관점도 많지만, 동시대를 살아 왔기에 사물을 보는 관점이라든가 흥미 면에서 공유하는 것도 있어요. 방법론에 관해 열내어 토론하다가 공감을 형성한 적도 있고. 하지만 이것만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네요. — ≪파도≫ 1991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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