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wanna be here? Send us removal request.
Photo
Is he not to destroy the Sith and bring balance to the Force?
STAR WARS EPISODE III: REVENGE OF THE SITH, 2005. dir. George Lucas
5K notes
·
View notes
Photo
Star Wars: The Clone Wars
7x10 - The Phantom Apprentice
2K notes
·
View notes
Text
1. 1993년의 부활절에, 내 마지막 노트의 마지막 페이지는 이렇다.
<신앙을 잃는다는 게 바로 이런 것일까? 신앙을 간직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싶은 마음조차 나지 않는 것이? 이렇게 매일매일 마음이 시들해지는 것을 이겨 내야 할 시련으로 보지않고, 오히려 당연한 과정으로 여기는 것이? 환상의 끝으로 여기는 것이?>
2. 혹시 이 칵테일이 어떤 식으로 만들어졌는지 궁금한 분들이 있다면, 그 재로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에 나오는 바오로의 그 웅장한 신앙 고백에서 약간, 그리고 40년 후에 루카가 <사도행전> 13장에서 바오로로 하여금 지껄이게 한 그 긴 장광설에서 많이 취해졌다.
그가 알린 사실은 마치 도끼날처럼 사람들을 완전히 두 쪽으로 쪼개곤 했었다. 믿는 이들과 믿지 않는 이들, 인류는 두 쪽으로 나뉜 것이다.
3. 우리는 바오로의 병이 무엇이었는지는 영원히 알 수 없겠지만, 그의 글을 읽으면 그게 끔찍하게 고통스럽고, 심지어는 수치스럽기까지 한 어떤 것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항상 돌아오는 어떤 것, 심지어 오랫동안 잠잠하여 이제는 드디어 벗어났다고 믿을 때에도 돌아오는 어떤 것이었다. 그의 몸과 영혼을 꼼짝 못 하게 만드는 어떤 것이었다.
열이 펄펄 끓고 경련하는 몸이, 그리고 어쩌면 얼굴까지도 고름과 피로 얼룩진 이불에 덮여 있다. 루카는 그가 죽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환자 곁에 머물며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고통을 덜어 주려고 애써 보지만, 아무것도 소용이 없는 듯하다. 이렇게 루카는 반쯤 정신이 나가서는 가늘고도 쉰 목소리로 회당에서 전한 것보다도 한층 더 이상한 얘기들을 지껄이는 빈사자 옆을 이틀 동안 지키는데, 결국 사내는 죽지 않는다.
4. 그는 우리가 뛰어난 인물의 핵심적 자질로 간주하는 것,
5.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기독교 기원의 역사>의 다음 여섯권인데, 여기서 르낭은 우리에게 훨씬 덜 알려진 이야기, 즉 정신이 멀쩡한 사람이라면 단 1세르테르티우스도 투자하지 않았을 이상야릇한 신앙으로 결속된 무식한 어부들에 의해 세워진 한 조그만 유대고 신흥 종파가 어떻게 3세기도 안 되는 시간에 로마 제국을 안으로부터 집어삼켜 버리고, 모든 예상을 뒤엎고 오늘날까지 지속되어 왔는지를 상세히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6. 나는 그의 고집스러운 선의가, 확실한 것과 개연성 있는 것을, 개연성 있는 것과 가능한 것을, 그리고 자신을 극렬하게 비판하는 이들에게 그가 보이는 차분한 태도가 좋다. <자신이 믿는 바를 위해 나를 무지한 자, 사이비 학자, 혹은 위선자로 여겨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굳이 그들의 의견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만일 그게 그들의 휴식을 위해 필요하다면, 난 그들을 미망에서 벗어나게 한 것을 자책할 것이다.>
7. 먼 국경 지역에서 싸우는 직업 군인들 외에는 더 이상 전쟁을 하지 않으며, 그 먼 곳의 싸움들도 승리했을 경우에 벌이는 축제와 개선식의 형태들로밖에는 각자의 생활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이런 평화로운 세계에 사는 것을 만족하고 있다.
8. 원래 인간이란 존재는 자기 친구에게는 호의를, 적에게는 악의를 품게끔 되어 있다 ―이는 그나마 가장 괜찮은 인간들의 경우며, 이 정도만 돼도 대단한 일이다. 이게 현실이고, 이게 정상이며, 아무도 이게 나쁘다고 하지 않는다.
9. 이 <행복한 삶에 대하여>는 이상한 책이다. 언뜻 보면 이 책은 오늘날로 말하자면 일종의 자기 계발법이라 할 수 있는 스토아 철학의 요약서처럼 느껴진다. 내 생각으로는, 공동의 이상들을 상실하고 1세기의 로마인들처럼 자아 외에는 다른 버팀목이 없는 현대인들 사이에서 불교가 거둔 것과 거의 같은 성공을 이 책이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세네카가 그의 형 갈리오에게 그 매력적인 점들을 묘사해 주고 있는 행복한 삶은 전적으로 덕성과 거기서 기인하는 마음의 평화에 달려 있다. 그것의 키워드는 절제와 물러섬과 평정이다. 행복은 그 무엇도 흔들 수 없는 곳에 서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매시간 훈련함으로써 감정적인 것들의 지배에서 벗어나야 한다. 후회하지도, 희망을 품지도, 예상하지도 말아야 하고, 우리의 능력에 달린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해야 한다. 만일 자기 아이가 죽게 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으며, 따라서 슬퍼할 이유가 없다고 자신을 설득해야 한다. 삶의 모든 상황들 ―특히 안 좋아 보이는 상황들―에서 훈련의 기회를 발견해야 하고, 모두가 빠져있는 광기로부터 영혼의 건강으로의 꾸준한 전진을 통해 현인의 이상에 도달해야 한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이 이상에 도달한 예는 극히 드물다. 어쩌면 5백 년에 한 번 정도 나올 것이다>라고 태연하게 인정했다.)
이런 식의 내용이 고상하고도 균형 잡힌 산문이 30페이지가량 이어진다. 그러고는 어느 순간, 그야말로 느닷없이, 이 평온한 교조적 논술문은 격렬하기 그지없는 자기 변호문으로 변질된다.
문인이요, 비극작가요, 스토아 사상을 대중화한 위대한 철학자였던 그는 또한 칼리굴라 황제의 총애를 받았고, 클라우디우스 황제 때는 실총했지만, 네로 황제 재위 초기에는 다시 신임을 회복한, 그야말로 야심에 불타는 궁정인이기도 했다. 또 자신의 상당한 수입과 인맥을 이용하여 혼자서 사립 은행 역할을 했고, 3억 6천만세스테르티우스, 그러니까 지금 돈으로 거의 같은 액수의 유로에 달하는 막대한 재산을 쌓아 올린 능란한 사업가이기도 했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으면―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었다― 초탈과 검박함을 근엄하게 찬양하는 소리 앞에서 킬킬대고 싶은 게 당연하지 않겠는가? 또 가난한 삶을 위해, 매주 한 번씩 거친 빵을 먹고 딱딱한 바닥에 누워 자라는 충고를 들으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그렇다면 세네카는 집단적인 책동으로까지 발전한 이런 비웃음에 대해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
10. 동시대인의 증언에 따르면 갈리오는 친절하고도 교양있는 사람, 한 로마 고위 관리가 보여 줄 수 있는 최상의 모습을 갖춘 사람이었다.
하지만 빌라도와 갈리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으니, 둘 다 지금 자기들 눈 아래에서 얼마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한순간도 알아채지 못했다는 점이다.
11. 사실 바오로는 할례도 안 받은 유대인 짐꾼이라는 이 걸어다니는 스캔들 말고도 그들과 마찰을 빚을 거리가 한둘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스승과 제자 간의 절대적 예속 관계가 동양의 한 전통이며, 진정한 전승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설명하는 말들을 다 경청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솔직히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것이 이 땅에서의 유일한 갈망인 이 사람들이 다소 불쌍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12. 그녀는 그 이상 말하지 않았지만, 나도 그 이상 알고 싶지 않았으니, 그녀가 하는 그런 예언을 벌써 수차례 들었고, 그것들을 내가 그녀와의 대화에서 얻는 큰 혜택들을 위해 치러야 할 대가 정도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항상 정확하게 정하곤 했던 기한이 지나고 나면, 나는 그것을 상기시키는 상스러운 짓은 한 적이 없다.
0 notes
Text
일기를 태우다
한줌 재밖에 되지 않는 저것이었다
방황과 그리움, 동어반복에 지나지 않는 그때 그 글을
제 살 파먹듯 써내려가던 시절
빨갛게 새운 밤에 비해 타는 건 순간이어서 홀가분한가
/최영숙, 일기를 태우다
망막이
지글지글 끓는다
눈에 붙은 이 불이
다 타는
순간까지가 나의 사랑이라고
하나 남은 눈동자에, 마저
불을 붙일 때
치익
켜진다
당신의 얼굴
/김언희, 당신의 얼굴
0 notes
Text
불온한 검은 피
고백하련다 눈동자를 풀어헤친 저녁이 오기 전에 꽃이 아닌 네 앞에서, 죽어야 하는 이유와 잃어버린 악보의 첫 음을 알고 싶다. 너를 죽이고 싶다.
오랫동안 내 금기였던 너를 꺾는다.
/허연, 갈대에게
우뚝 서 있어라. 운명처럼
그대를 사랑한다.
어디에도 희망은 없으므로
/허연, 진부령
창문이 흔들릴 때마다 나는 내 인생에 반기를 들고 있는 것들을 생각했다. 불행의 냄새가 나는 것들 하지만 죽지 않을 정도로만 나를 붙들고 있는 것들 치욕의 내 입맛들
/허연, 내 사랑은
0 notes
Text
블레즈 파스칼, <팡세>
127-414.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미쳐 있다. 그래서 미치지 않은 것도 다른 형태의 광기라는 점에서 미친 것과 같다.
166-359. 우리가 덕 가운데서 우리를 지탱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두개의 상반된 부덕의 균형에 의해서이다. 그것은 마치 맞부는 두 바람 사이에 우리가 똑바로 서 있는 것과 같다. 어느 한 부덕을 제거해 보라, 우리는 다른 부덕 속에 떨어진다.
192-298. 정의에 복종하는 것은 옳고 더 강한 것에 복종하는 것은 필연이다. 힘없는 정의는 무력하고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다. 힘없는 정의는 반대에 부딪힌다, 왜냐하면 사악한 자들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힘없는 정의는 규탄 받는다. 그러므로 정의와 힘이 함께 있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정의가 강해지거나 강한 것이 정의로워야 한다.
정의는 논란의 대상이 되지만 힘은 매우 용의하게 식별되고 논란의 여지도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의에 힘을 부여할 수가 없었다. 힘이 정의에 반대하고 그것을 불의라고 말하며 또 정의는 바로 자기라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이렇듯, 인간은 정의를 강하게 할 수 없었으므로 강한 것을 정의로 만들었다.
257-358. 인간은 천사도 아니고 짐승도 아니다. 불행하게도 천사가 되려는 자가 짐승이 된다.
663-761. 유대인들은 그를 ���시아로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죽임으로써 그가 메시아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그에게 주었다.
그리고 그를 계속 부인함으로써 그들은 흠잡을 데 없는 증인이 되었다. 그를 죽이고 계속 부인함으로써 그들은 예언을 완성시켰다.(<이사야>,60장과 <시편> 70편)
702-495. 인간이 무엇인지를 탐구하지 않고 사는 것이 초자연적 맹목이라면 신을 믿으면서 악하게 사는 것은 가공할 맹목이다.
704-911. 악인들이 존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죽여야 하는가. 이것은 한쪽 대신 양쪽을 악인으로 만든다.
701-502. 인색함, 질투, 분노, 이런 것들은 신 역시 속성으로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관용, 연민, 의연함과 같이 훌륭한 덕이 되는데 이것들도 실은 정념이다.
0 notes
Text
<산 자들을 위한 기도> 외
하얀 석고
십자가와
함께 그는
간단히
산산조각
났다
/김소연, 산 자들을 위한 기도
너를 잃은 후, 나는 산 자들의 안부는 정말이지, 하나도 궁금하지가 않다. 살아 있는 내가 끊임없이 이 육체에 무릎꿇듯, 행여 네가 그 넝마 같던 육체마저 애달프게, 그리워하고 있으면 어떡하나, 내 걱정은 그게 먼저다.
/김소연, 학살의 일부 9
그 가녀린 것들의 생의 한순간,
의 외로운 떨림들로 해서
우주의 저녁 한때가 비로소 저물어간다.
그 떨림의 이쪽에서 저쪽 사이, 그 순간의 처음과 끝 사이에는 무한히 늙은 옛날의 고요가, 아니면 아직 오지 않은 어느 시간에 속할 어린 고요가
보일 듯 말 듯 옅게 묻어 있는 것이며,
그 나른한 고요의 봄볕 속에서 나는
백년이나 이백년쯤
아니면 석달 열흘쯤이라도 곤히 잠들고 싶은 것이다.
/김사인, 풍경의 깊이
죽을 만큼 아팠다는 것은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것
죽도록,이라는 다짐은 끝끝내
미수에 그치겠다는 자백
/박신규, 너는 봄이다
차는 계곡에서 한달 뒤에 발견되었다
꽁무니에 썩은 알을 잔뜩 매달고 다니는
가재들이 타이어에 달라붙어 있었다
너무도 완벽했으므로 턱뼈가 으스러진 해골은
반쯤 웃고만 있었다
흐물거리는 지갑 안에 접혀진 메모 한장
‘나는 당신의 무엇이었을까’
헤벌어진 해골의 웃음이
둘러싼 사람들을 물끄러미 올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무엇, 무엇이었을까....... 메아리가
축문처럼 주검 위에 잠시 머물다가 사라져갔다
/최금진, 사랑에 대한 짤막한 질문
그랬던가
너를 사랑해서
너를 그토록 사랑해서
너 없이 살아갈 세상을 상상할 수조차 없어서
너를 사랑한 것을 기필코 먼 옛날의 일로 보내버려야만했던 그날이
나에게 있었던가
/남진우, 언젠가 너를 사랑한 적이 있다
여름은 폐허를 번복하는 일에 골몰하였다
/안희연, 면벽의 유령
오랜 시간이 흐르고 깨닫게 되었지만, 애초에 누군가가 내 안에 온전히 들어오는 일은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냥 나를 스치거나 이따금 특별한 순간에 내 몸을 관통해 지나갈 뿐이죠. 가장 좋은 건 그 사람을 내 가장자리에 두는 겁니다. 내 안과 가장 멀고 내 바깥과 가장 가까운 것에요.
/우다영, 밤의 징조와 연인들
이 정도까지 사랑하는 것은 병이다
/조르주 바타유, 불가능
0 notes
Photo
<lawrence of arabia>
It's a little clash of temperament that's going on in there. Inevitably, one of them's half-mad. And the other—wholly unscrupulous.
1 note
·
View note
Text
윌 스토, <이야기의 탄생>
1/ 뇌의 영웅 만들기 장치는 자동적이고, 대개는 잠재의식 차원의 직감으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가장 선동적이고 편파적인 본능이 도덕적으로 정당하다고 믿을 수 있으려면 어떤 말로 구슬려야 할지 누가 더 잘 알겠는가? 우리가 좋은 사람이라면 상사에게 훔친 돈은 반드시 상사가 우리를 착취하기 때문이어야 한다. 우리가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NHS를 비하하려는 정치적 시도는 효율성이나 환자의 선택을 개선하려는 이타적인 욕망에서 출발한 것이어야 한다. 심리적으로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자신을 영웅으로 생각한다.
2. 도덕적 우월성은 사실 ‘유난히 강력하고 보편적인 긍정적 착각의 한 형태’다. 연구자들은 폭력과 잔혹성의 네 가지 일반적 원인을 찾아냈다. 탐욕(야망), 가학증, 높은 자존감, 도덕적 이상주의다. 인물이 스스로 정당하고 우월하다고 확신하는 마음이 그에게 막강한 힘을 준다. 훌륭한 극은 경쟁적인 영웅 만들기 서사가 충돌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하나는 주인공의 서사이고 다른 하나는 적대자의 서사다.
3. 한 인물이 의식차원에서 어떤 것을 원하지만 잠재의식 차원에서는 전혀 다른 것을 필요로 하는 것은 특이한 일이 아니다.
4/ 플롯은 결함이 있는 인물을 시험하고 깨트리고 다시 시험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작가는 인물의 구체적인 결함을 찾아야 하는데, 그 결함은 인물의 정체성의 핵심을 이루고 인물에게 손상을 줄 만한 것이어야 한다.
“신성함을 따라가세요. 사람들이 신성하다고 믿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것부터 둘러보면 도처에 만연한 불합리가 눈에 띨 겁니다.” 만연한 불합리! 바로 우리가 인물에게서 발견해야 할 부분이다.
5/ 어쩌면 주인공은 강렬하거나 당혹스러운 무언가를 목격했을 수도 있고, 그런 일을 직접 겪었을 수도 있다. 인물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겪었든, 그가 이렇게 믿거나 행동하지 않으면 저렇게 될 수 있다고 명확히 이해하기 시작한 구체적인 순간이 있어야한다. 이런 순간에 형성된 통제 이론에는 두 가지가 포함되어야 한다.
첫째, 세계에서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알려준다.
둘째, 나쁜 일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다시 말해서 이런 순간과 이런 순가에 형성된 신념을 이해하면 인물의 미래의 목표와 잠재의식 차원의 남모를 무려움을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된다.
5/ “두 사람을 죽였습니다. 아랍인 둘이요. 하나는 소년이었습니다. 바로 어제요. 제가 그 소년을 위험에 빠트렸어요. 다른 한 사람은 남자인데.... 그 사람을 제 총으로 처형해야 했습니다. 뭔가 마음에 걸려요.”
“당연한 거야.”
“아뇨, 그게 아닙니다. 제가 그걸 즐겼습니다.”
극적인 이 장면에서 우리는 로렌스가 분열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는 반항적으로 드러나는 자만심을 고수하면서 세계를 통제하는 법을 익혔고, 이 통제 이론은 그에게 큰 성공을 안겨줬으며, 덕분에 그는 비범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효과가 발생했다. 그는 자신의 변한 모습을 엿보고 ‘성공’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아챘고, 그래서 두��워졌다.
(...)
이제 로렌스는 자만심과 반항심을 넘어서 마술적 힘을 가진 사람 처럼 행동하고, 족장 알리가 긴장한 채로 옆에서 지켜보는 동안 터키군 속으로 유유히 걸어 들어간다.
“저들이 당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안 보여요?”
“진정해요, 알리. 난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그는 보이지 않는 인간이 아니다. 결국 적에게 붙잡혀 끔찍한 고문을 당하고 심각한 패배를 거치고서야 결국 자신의 통제 이론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기지로 돌아온 그는 다친 부위에서 피를 흘리면서 머레이 장군에게 아라비아를 떠나게 해달라는 요청을 편지에 담아 건넨다.
“무슨 이유로?” 머레이가 묻는다.
“사실 전 그냥 평범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머레이는 그를 설득할 방법을 알고 있다. “자네는 내가 아는 가장 비범한 사람이야.”
“절 그냥 놔주세요.” 로렌스가 간청한다. “그냥 놔주세요.”
“거 참 약한 소릴 하는군.”
“제가 평범하지 않은 거 압니다.”
“그런 뜻이 아니잖아.”
“좋습니다! 전 비범합니다. 그래서요?”
잠시 후 이 영화의 가장 상징적인 장면이 나온다. 로렌스가 아랍군을 이끌고 퇴각하는 터키군에게 가공할 만한 공격을 퍼부으며 이렇게 외친다. “몰살시켜라! 몰살시켜라!” 총알이 다 떨어지자 그는 단도를 꺼내 들고 미친 듯이 병사들을 도륙한다. 영화가 시작할 때 로렌스에게 “아만적인 살인자”라는 비난을 들었던 족장 알리가 오히려 그에게 그만하라고 간청하고, 피에 젖은 채 시체들에 둘러싸인 로렌스는 피로 물든 칼을 들고 칼날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섬뜩하게 응시한다.
0 n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