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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뭣때문에 살지라는 생각을 많이한다.

평소에는 하면 기뻣던 일들을 해도 전혀 감흥이 없다.

즐겁고 기쁜 일들이 나에게서 점점 사라지고있다.

그저 지치고 힘들어서 우울한 마음에 괜히 그러는걸까. 요샌 또 만물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줄었다. 그러다보니 삶에 대한 감흥이 없어지게 되고 마음의 여유와 사소한 것의 감사를 못느낀다.

사실 우리 주위의 모든 것들이 그 존재만으로 우리한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얼마나 행운인지 알고 있음에도 그것이 절대적인 사실로만 인지를 하지, 내 스스로가 감사하는 경우가 줄었다.

덕분에 상상력도 많이 줄었고 기억력도 되게 안좋아졌다. 사는데 별 생각이 없어진다.

별생각없이 걸어다니니 밑을 안보고 다녀서 자꾸 발치에 뭔가가 부딪히거나 걸린다.

생각을 많이할 수 있는 책을 읽어야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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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 앉아 있는 사람들 중 열에 여덟은 핸드폰을 보고있다. 겉으로 보기엔 핸드폰에 온 정신이 팔린 것 같지만 사실 주변사람들에게 더 관심이 많다. 옆사람이 전단지같은걸 꺼내 보면 옆눈길로 훔쳐보고 아름다운 사람이 지나가면 저절로 시선이 따라가고 괜히 앞 좌석에 앉은 사람들을 구경할 때도 있다.

지하철에 혼자 있지만 남에게 눈길이 간다는 건 대화를 하고 싶어서, 라고 나 혼자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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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상대방이 긴 얘기를 할 때 관심이 없어지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 그러면서 추임새도 좀 넣어주고 열심히 경청하는 척 하다가 내가 말을 해야 할 상황이 오면 그럴듯한 대답으로 분위기를 메꾼다. 

사실 난 내가 관심이 없으면 그 때 부터느 아예 듣지를 않았다. 학교 수업시간에도 공부에 관심이 없어서 집중하며 수업을 들은 적이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그러면서도 수업시간에는 자지 않고 듣는 척을 했었다. 왜였을까.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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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실 정말 외로운 동물인 것 같아요. 모든 것을 공유하는 가족과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도 나만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에. 나의 100%를 다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정말 외로워요. 사람은 그렇게 생각이 많은데, 지구의 인구는 몇 억명이 넘죠.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있겠어요.

하지만 나만이 이해하는 생각이 있다는 건 어쩌면 멋진 일이기도 해요. 지구상에서 이런 생각은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사실은 흥분되죠. 내가 막 특별한 사람이 되고, 유일무이한 사람이 되는거죠. 다 장단점이 있답니다.

그래서 저는 감사하며 살려고요. 나 혼자만의 생각을 곱씹으며 나의 특별함도 느끼고, 외롭다 생각될 때 그 순간의 바이브를 즐기며. 외로운 정서의 창작물은 꽤 아름답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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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의 감동을 카메라에 다 담을 수 없는 풍경을 공유하지 않고 혼자서 보는 나는 정말 이기적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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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서로 교차하는 찰나의 순간을 보는걸 안좋아한다. 부딪히게 되면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가 나게 되고 그 교차하는 순간을 보면 괜히 불안해진다. 그리고 차들이 움직이면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순간들 중에 하필 교차하는 그 0.3초의 순간이 내 눈 앞에 일어나면 음, 굳이? 하며 내 신세를 원망하기도 한다. 안 그런 순간들도 참 많을텐데 사람은 자신이 겪은 일 밖에는 생각을 잘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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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후 부산에서 일을 하던 시기에 든 생각. 나를 어딘가에 두고 온 것 같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지금의 나와는 달랐다. 편하지 않는 처음보는 소파에 앉아있는 느낌. 내 마음이 회전초밥집 회전레일 위에 올려져있는 느낌. 돌아갈 공항이 없는 여객기. 집이 어딘지 까먹어버린 알츠하이머 환자. 있어야 할 곳을 더듬어보니 아무 것도 없고. 어색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런 느낌. 하지만 진정한 나란 무엇이었을까? 23년 동안 살아온 내가 진정한 나였던가, 아니면 최근 2년? 아니면 3개월?

제대 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려고 했다. 내 몸은 적응했지만 마음은 어딘가 구석에서 바짓자락을 잡는다. 어딜 가냐고 묻고 예전의 나는 어디로 갔냐고 말한다. 

이 생각은 그냥 일시적인 회고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뭔가 빠져먹은 듯한 느낌과 이 낯설음은 누구의 것일까?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걸까.

옛날의 나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이니까. 하지만 여행이 길어지고 지치면 집에 가고싶기 마련이다. 내 집은 어디지? 집으로 가면 안정될 수 있나? 아무도 몰라. 눈을 가리고 배에 타 노를 젓는다.

시간의 흐름대로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우리. 정착되길 기다리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게 없다. 어떻게 발버둥 쳐봐도 결과는 결국 똑같고 일어날 일은 언젠가는 일어난다. 그걸 알면서도 노파심에 불안해진다. 멋있어지고자하는 내 노력이 날 더 깊은 구덩이를 파게한다. 연애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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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잠깐 그 행복을 늦춰줄 필요가 있다. 엔진도 과열되면 식혀주어야 하고 계속 행복해있다가 불행한 일이 오면 그 실망감은 행복의 시간에 비례한다. 내 마음이 썬 드라이 토마토라면 그 쭈글한 주름의 토마토를 누군가가 꽉 쥐어서 즙이 새어 나오는 느낌. 마음이 들떠있으면 볼 것도 안보이고 잘 보이지도 않는다.

내가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만큼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스테이크를 구운 시간만큼 다시 식히는 것처럼. 태닝할 때 피부를 태운 시간만큼 다시 그늘에서 쉬는 것처럼.

누군가는 이걸 보고 굉장히 답답하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도 있는게 행복하면 그 기분을 오랫동안 유지할 생각을 해야지 산통을 깨는건 무슨 행패야.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어쩌라고. 그게 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