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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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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un81-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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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색(color)- 7.해결-다짐
1 강유아는 최호율을 밖으로 끌고 나왔습니다. 카페보다 더 편안한 곳에서 대화하기 위해섭니다. 강유아는 최호율을 한번 슥 봅니다. 자세히보니 예전의 그 모습이 남아있는듯 합니다. 2 어디로 가는거야? 일단 영화볼래? 무슨?? 좋은 영화보러가자. ...그래. 오랜만에 누나랑 이렇게 노는 것도 괜찮겠지. 3 최호율은 강유아의 손에 이끌려서 별걸다해본다. 영화관. 옷가게. 화장품가게. 백화점. 동네마트. 시장. 미용실. 등등. 그 결과 최호율은 꽤 바뀌였다. 외관이. 화장을 했다. 강제로. 옷도 샀다. 강제로. 머리도 잘랐다. 강제로. 코미디 영화도 봤다. 강제로. 왼손엔 백화점 쇼핑백을 들고있다. 강제로. 오른손은 시장에서 산 것을 들고있다. 강제로. 최호율은 강유아의 손에 이끌려다니다가 건물유리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봤다. 그리고는 웃었다. 스스로 천연색이 뭔지는 조금 알 것같아. 3 이거 다 고마워서 어쩌나 이거.. 뭐 어때 우리끼리! 어려울땐 서로 돕고사는거지. 그래도... 나중에 내가 어려우면 네가 날 도와주면되잖아. 어떻게 알아? 내가 갑자기 폭삭 망할지. ... ..기분은 나아졌어? ..응. 덕분에. 근데 이 기분이 사회생활에서도 유지될런지.. 그게 고민이네 하하. 그건 네가 하기 나름이지. 솔직히 누나가 없으면 못할 것같은데.. 어머 이것봐라. 이제 서른넘은 어른이야. 고아원의 그 꼬마가 아니라고. ... 자... 난 일이 있어서 그만. 어.. 잘가. 4 최호율은 집에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누웠다. 누워서 오늘있던 일들을 생각했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천연색이 아른했다. 그때 회사 상사에게 전화가 왔다. 꼴통중의 꼴통. 5 아.. 네.. 1시간 일찍요? 아뇨.. 근데 왜..? 아 네.. 네.... 네, 네... 침묵. 네... 네... 아, 네... 물론이죠. 네.. 네 그럼... 네 내일 아침 4시에.. 네.. 네 알겠습니다. 그때 뵐게요.. 네.. 네에 들어가십쇼. 뚝. 하아... 6 자신의 잘못을 부하직원에게 떠넘기는 버릇이 있는 꼴통. 이번에도 자기가 사고쳤으니까 평소보다 일찍오란다. 보나마나 개소리만 늘어놓겠지. 아 젠장. 천연색이 다 깨졌다. 흑백이 너무 강해. 하지만 뭐 어쩌겠어. 인생이 그런걸. 두고봐. 내가 이길거니까. 그렇게 최호율은 알람을 아침 3시로 맞춰놓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천연색이 다시 아른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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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un81-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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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색(color)- 6.해결-희망
1 목표.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 그것은 단지 먹고살기 위해. 잘먹고 잘살기 위해. 나중에 무엇을 하겠다. 무엇이 되겠다. 그런 것은 없었다. 어디에 놀러가고싶다. 무엇을 사고싶다. 무엇을 보고싶다. 아무 것도... 한 번 있었다. 카페로 달려가면서 강유아를 만나겠다는 목표. 그때 살짝 보였던 천연색. . . . 목표라니... 그런거.. 생각해본 적없어.. 2 목표같은거.. 없어. ...꿈, 희망, 소망.. 없... 없...지도 않나... ? 어릴때 있었는지도 몰라. 그땐 순수했��..을 때니까.. 그럼.. 그때의 목표는 생각나? ...대통령이 되고싶었을거야.. 흐흐.. 어린애다운 목표네.. 이유는? ...부모를 찾고싶었을까? 그야 나는 모르지. 이런 얘기는 처음해보니까. 하! 확실히 그 나이에 그런얘기는 거의 안하지.. 3 잠깐.. 의문이 생겼다. 분명 기억속의 강윤은 입양되어서 고아원을 떠났었다. 근데 방금 강유아는 입양된 적이 없다고 했다. 최효는 혼란스러워졌다. 뭐냐이건... 5 근데.. 옛날에 입양된거 아니였어? 아.. 그거.. 그건.. 흐음... ..? 그때 고아원에서 사는게 부끄러워서 고아원을 나갔어. ?! 옆동네에 사는 아이들 있었잖아... 아.. 그 싸가지들... 개네들이.. 그래서? ...그 나이엔 그게 엄청 컸지. ...그 뒤로 정부에서 지원을 받은거야? 음.. 그 뒤엔 여차저차해서 다른 고아원에서 반년정도살다가 나이가 들어서 독립한거야. ...근데 그 지원금은 엄청 적었을텐데.. 어떻게 기자가 된거야? 공부를 했어야 됬을거아니야. 그랬지. 그래서 인정많은 친구들에게 빌붙다시피해서 공부했어. 고등학교친구? 응. 학비는 물론 지원받았고. 으음. 6 고아원에서 거짓말을 했던거였다. 다른 아이들도 도망치는걸 막기위해. 최효는 강윤이 과거의 일들을 잊기위해 개명한 것보단 새 출발에 중점을 두고 개명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과는 다르게. 애초에 강윤과 최효, 둘의 마인드 자체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7 ...효야. 내가 지금 넉넉히 살수있게 된건 목표가 있었기때문이야. 그 목표를 위해서는 많은걸 포기해야됬고. 그것들을 실제로 포기했고... 예를들어? 나는 옷도 안 사입었었어. 밥도 학교 급식이랑 저녁, 두끼만 먹고. 내 시간을 모두 공부하는데 투자했고. 뭐 이런식이지. 그건.. 힘든데... 힘들지. 근데 또 목표를 이루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또 그냥 그려러니하더라고. ... ..물론 너가 이런식으로 똑같이 따라하라는건 아니야. 그냥 목표를 하나정도 크게 가지라는거야. 목표... 하고싶은거나 뭐.. 되고싶은거, 가고싶은데.. 이런거. 내가 도와줄게. ... 친구 좋다는게 뭐있니. 아직.. 세상에 내 편이 있었구나.. ...효야.. 세상은 생각보다 더 추악해. 더럽고. 하지만 생각보다는 살만해. 8 최효는 순간 어색한 감정을 느꼈다. 환한 흑백.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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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un81-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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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색(color)- 5.만남-흑백(공감)
1
마지막에.. 이건..
아.. 그건.. 제가 고아였거든요..
..최호율..
..?
..태어났을때부터 고아원에서 자랐어요. 중학교때 성격더러운 부부한테 입양됬고요. 결국 가정폭력으로 또.. 어찌어찌 됬고요. 결국 그럴듯한 교육은 한번도 못받았어요. 그래서 지금 그럴듯한 직업하나 없고요.
..최..호..최..효..
?!
최효.. 혹시 본명이 최효..?
!?
2
이 여자 진짜 뭐지? 어떻게 내 본명을..?
? ?? ?
못되먹은 부부로부터 해방된뒤에 이름을 최호율로 바꿨었다. 더러운 과거를 잊고싶어서.
근데 이 여자가 자신의 과거를 알고있는듯 하다. 무슨 어처구니없는…
3
제 본명을 어찌…
..돌담고아원?
..!
행동대장.. 최효..
…당신 누구야..
최효.. 효야.. 효구나.. 효..
4
강유아. 본명은 강윤입니다.
돌담고아원의 원장은 아이들을 외자로 부르는걸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돌담고아원의 아이들은 모두 이름이 외자입니다.
대략 20년전, 돌담고아원에서 강윤은 친구가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그 아이도 친구가 강윤밖에 없었지만요.
한살많은 누나를 잘따르던 그 친구는 최효입니다. 항상 나서길 좋아했죠.
그 둘은 강윤이 입양되기 전까지 세상에 둘도 없는 절친이였어요. 둘다 엄청 어렸을때 부모에게 버림받았거든요.
5
효야…
누구냐고! 당신!
나.. 강윤.. 네 절친인.. 누나 기억안나..?
6
강유아는 최호율에게 익숙함을 많이 느꼈었습니다.
웃는 모습. 화난 모습. 우울한 모습.
이런 익숙함에 그를 돕겠다는 결심을 세운거죠. 본능적으로 알게됬던겁니다.
자신의 옛 친구를..
7
최효의 의심이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강유아라는 여자를 맨 처음 봤을때부터 윤이누나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었다.
산책을 하며 서로 인사를 할수록 그 생각은 의심으로 진화했고, 어제에 이야기를 나눌때는 의심이 거의 확신으로 넘어가는.
그런 상황이였다.
최효가 목소리를 높인 것은 그에 대한 당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둘은 서로 당분간 아무말도 없었다.
8
이제야 의문 하나가 풀리네.
응..
..우린 같은 고아원에서 자랐어.
응.
근데 왜 나는 우울한 흑백색 인생이고… 그 쪽은 어째서 활기찬 천연색 인생인거냐고…
심지어 그 쪽은 입양되지도 못했잖아..
…글쎄에.. 왜 일까…
9
최효는 억울했다.
자신은 흑백. 저쪽은 천연색.
같은 성장환경. 심지어 저쪽은 입양되지 않은채, 혼자서 살아왔다.
10
난 양부모가 있었어. 가정이란걸 체험해봤다고.
난.. 안그랬지.. 가정이 뭔지 아직 몰라.
그 양부모들은 돈도 많았어.
..정부지원금은 쥐꼬리만 했지. 하지만 난 폭력을 당하지 않았지.
주변에는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았어. 하지만 그만큼 날 힘들게하는 사람도 많았지.
그리고.. 난 목표가 있었어. 최고의 기자가 되겠다는.
넌.. 넌 목표가 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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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un81-blog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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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색(color)- 4.만남-흑백(리스트)
1 나를 힘들게 하는것들 플러스 알파. 첫째. 무시당한 꿈, 화가. 2 원래 저는 꿈이 화가였어요. 어렸을땐 그림만 그렸죠. 하지만 부모님이 싫어하셨어요. 뻔한 이야기죠. 3 둘째. 이상한 학교. 4 학교폭력. 교사들의 비리. 이것도 뻔하죠. 5 셋째. 이상한 회사. 6 이것도 역시 뻔한 이야기죠. 이 이야기는 우리쪽도 해당되겠네요. 음. 그럴수도 있네요. 7 넷째. 사회구조 자체가 이상함. 8 이것도 엄청 뻔하죠. 막되먹은 정부쪽 사람들. 막되먹은 권력자들. 우리들은 그런 막되먹은 자들의 아래. 음.. 우리에게 돈과 절망, 분노를 안겨주죠. 제 생각엔 위로 올라갈수록 서서히 머리가 텅텅 비게 되는거 같아요. 물론 윗사람들중에선 훌륭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음.. 9 다섯째. 그런 세상에 적응함. 10 이런 세상을 막 욕하고 다녔어요. 누구나 그랬듯이. 그러다보니 이런 세상의 일부가 되었더라고요. 돈을 벌기 위해 막되먹은 상사를 위해, 스스로 진흙탕에서 뒹굴고 있더라고요. ..그건.. 네. 이것도 뻔한거죠. 근데 저는 이 생각이 들자마자 피가 거꾸로 솟는거 같았어요. ..그날 회사에서 바로 쫒겨났어요. ..왜요? ..상사를 팼거든요.. .... 11 여섯째. 이 세상에 적응함. 12 그게 제일 싫었어요. 인생을 살아도 살고있는 것 같지도 않았고.. 모든것이.... .... 흑백이였어요. 흑백. 13 이 남자도 흑백이라는 생각을 했구나 하고 강유아는 놀랐습니다. 강유아는 어렸을때부터 인생을 색깔에 비유해서 생각하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슬픈영화는 파란색. 액션영화는 진한갈색. 범죄자는 빨간색. 우울한 사람은 흑백색. 활발한 사람은....? 14 하루하루가 우울했던거 같아요. 내가 이러면서까지 이 세상을 살아야 하나 하고,. 어제 리스트를 써보니 알겠더라고요. 제가 왜 흑백인지. 흑백.. 그거 참 좋은 표현이죠.. ..그러면서 당신에 대한 의문은 더 깊어졌어요. 당신은 어째서 천연색인지. ..천..연색..이요? 대체 왜 천연색인지.. 대체 왜 인생이 즐거우신건지. 대체 왜.. 이해가 안됬어요.. 이해가.. 그래서 묻고 싶었어요. 왜 천연색으로 물들어있는지. 15 이야기를 하면서 남자의 표정은 우울해졌습니다. 저 표정.. 많이 익숙한 표정���니다. 어디서 봤더라..? 16 저.. 저희 어디서 만난적이 없을까요..? 네..? ..실례지만 나이가.. 아 음. 서른둘.. 입니다. 아.. 저는 서른셋이예요.. 17 동갑이 아닙니다. 그럼 학교가 아닌가? 어디서 만났을까? 18 뜬금없이 나이를 물어왔다. 서른둘이라 대답하자, 그 동안의 고민을 말하면서 한동안 잊고 있던 의문이 고개를 든다. 이 여자는 누구고, 나한테 이러는 이유는? 19 강유아는 리스트를 더 읽었어. 나머지는 최호율에게 묻지 않아도 알법했거든. 이 정도로 불만이 많은데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나 싶어. 아주 사소한 것들도 꽤 있었거든. 근데 마지막 문장이 강유아의 가슴을 찔렀어. 푹. 마지막 줄에는 조금 날려쓴 것처럼 이렇게 써있었지. '나를 버린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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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un81-blog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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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색(color) - 3.만남-흑백(안정)
1
오묘한 색. 그것은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물감이 마구 섞인 색. 하지만 더럽지 않고, 어지럽지도 않은 오묘한 색.
호율과 유아는 지금 그 오묘한 색에 둘러싸여있지.
2
….
저는 이해가 안되네요.. 잘..
..그러실 거예요. 저도 이해가 잘 안되는 걸요.
무슨..
하지만 두가지 사실은 확실해요. 저는 당신을 보고 당신이 우울하다는걸 알았다는거. 그런 당신을 보고 돕고 싶었다는거.
..그러니까 그게 이유가..
몰라요. 이유는. 그냥 그러고 싶었으니까. 그럴겁니다. 이유는 차차 생각이 나겠죠.
….
오늘부터 시작하죠. 당신의 불만이 무엇인지.
….
..저는 당신을 도와..
대체! 대체! 왜죠? 전 하나도 우울하지 않고, 불만도 없었어요! 잘살고 있었다고요! 근데 오늘 생뚱맞게 그쪽에서.. 이런저런말을 하고….
….
왜냐고! 왜! 이해가 안되잖아요!
….우리 어디서 만난적.. 없나요?
무.. 무슨..
아.. 아니예요..
..후…
3
그 남자의 외침이 카페의 이목을 끌진 않았다. 아주 조용한 외침이였기 때문이다.
강유아는 남자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나름대로의 추리를 시작했다. 라는 생각이 들자 남자는 순간 두려웠다.
4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생각 좀 하느라..
….
일단.. 호율씨가어려워하시는거같으니까저는내일부터도와드릴게요. 음.. 내일이시간에여기서.. 시간 되시죠?
…아마도.
5
속사포. 남자는 여자가 쏟아지듯이 하는 말에 기가 눌려서 얼떨결에 아마도라고 대답했다.
여자가 자리를 뜨려고 하자 남자가 자신의 의문을 물어본다.
그러자 여자는 만족스럽지 못한 대답을 내놓고 카페를 나��다. . . .
남자는
불쾌했다. 불쾌했다. 안심됬다. 불쾌…?
안심됬다니. 안심됬다니. 내가 왜? 저런 미친여자한테?
미친여자?
순간 머릿속이 까매진다. 흑백이다. 그 남자는 미친 이라는 단어를 생각한것에 후회를 했다. 미친여자라니 내가 미쳤군.
저 여자는 나를 도우려하는것 뿐이야. 이유는 모르지만. 내가 미친놈이지. 내가 힘들어하는걸 도와준다는데…
내가 뭘 힘들어 하는건지 나도 모르겠지만. 그거에 대해 생각해둬야겠지. 저 여자는 진심인거 같으니까.
최호율은 집에 돌아가서 리스트를 작성했다. 제목은 나를 힘들게하는 것들 플러스 알파.
뭐 이렇게까지 하나 싶으면서도 그 여자가 한말을 생각하니 써야겠다 싶다.
의문에 대한 대답…
상담 잘 받으시면 대답해드릴게요. 라니.. 어이가 없군. 지가 상담가야 뭐야.
최호율은 연필꽃이에서 연필을 꺼내려다가 자신이 제일 아끼는 만년필을 꺼낸다.
최호율의 집에 사각사각 소리가 가득 찬다.
6
강유아는 현재 휴가중입니다. 몸이 힘들어서 낸 휴가가 아니라, 밀린 휴가를 강제로 받은 것입니다.
시간이 널널합니다. 그 때문에 여유가 생긴지는 몰라도 약속장소에 일찍 가는중입니다.
강유아는 어제 저녁에 만난 그 사람을 생각합니다. 더벅머리. 다크서클. 회색의 셔츠. 까만 츄리닝바지. 그리고 흐릿한 눈.
다만 그 흐릿한 눈은 한번 반짝 빛난적이 있습니다. 조용히 외칠때. 힘이 없어서 조용히 외친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그 사람이 주변사림들 눈치를 많이 본다는 의미였습니다.
강유아는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답을 찾은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허나 한가지가 부족했습니다. 단 한가지가.
7
회사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온 그 남자는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약속장소인 카페로 뛰어간다.
뛰어간다. 뛰는 것은 매우 오랜만이다. 누군가를 만난다라는 목적이 생겼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약속했다. 사적인 약속을 한것은 매우 오랜만이다. 그 여자와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이다.
여자와 이야기를 나눈 것도 매우 오랜만이다.
다른 사람과 인생의 일부정도는 나눠도 되겠지 하고 생각한 그 남자는 발걸음이 가볍다.
순간 천연색이 반짝인다. 반짝였다.
뭐지.
어디서 반짝인거지.
두리번 거려도 천연색은 보이지 않았다. 흑백만이 존재했다.
뭐지.
어젯밤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흑백뿐이던 방 안에서 그 여자를 만날 생각하다 일어난 일이다.
뭐지.
걸음이 느려졌다.
뭐지. 뭐지. 낮설다 너.
뭐지.
8
두 남녀는 카페에서 만났어.
호율은 아무말 없이 유아가 앉아있는 테이블에 가서 그 리스트를 딱 놨어.
이른바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 플러스 알파.
그들의 오묘한 색은 그 종이로 스며들었어. 천천히. 아주. 천전히.
서로의 몸으로도 스며들었지. 천천히. 아주. 천천히.
9
..고민 많이 하셨나봐요.
네.. 뭐.. 꽤 어렵더라고요. 생각하는거.
..그.. 평소에는..
..네 뭐, 평소에는 복잡한 생각을 잘 안하고 살아요.
왜죠?
..요즘 같은 세상에 생각없이 사는게 더 좋겠더라고요.
..그렇게 생각하시는 구나.. 그나저나, 이 리스트는 뭐예요?
한번 읽어보시라고.. 제가 말주변이 없어서..
와아.. 감사합니다.
10
강유아는 그 남자가 정말 고마웠습니다. 자신의 의문에 다한 답을 써온거니까요.
왜 흑백이세요?
그 답은 예상과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더 심각했습니다.
이 사람은 철창에 갇힌 자유로운 새였거든요.
그냥 새가 아닌 커다란 독수리. 독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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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un81-blog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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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변) 색(color) - 2. 만남-흑백(혼란)
1 그 남자는 커피를 시키지 않았다. 싫어서가 아니다. 배불러서가 아니다. 돈이 없어서는 더욱 아니다. 단지 인위적인 웃음에게 주문을 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점원들이 짓는 인위적인 웃음. 흔히들 자본주위 미소라 부르는 웃음. 거북했다. 거북했었다. 그 웃음을 이해하지만 싫은건 싫은거였다. 2 그 여자는 커피를 바로 시켰습니다. 그 남자가 커피를 시키지 않은 것이 신경쓰였지만 그냥 그려러니하고 넘깁니다. 그 여자는 자리에 앉자마자 그 남자에게 자신의 의문을 바로 던져봅니다. 하지만 그 남자는 대답을 질문으로 합니다 3 제가 우울해 보여요? 아.. 네. 인사나눌때마다 느꼈었어요. 음.. 복장이나 머리스타일때문에 그런가? 그런 것도 있지만.. 표정을 봤을때 그래보였어요. 흠.. 그래요? 4 그 남자는 천천히 생각해봤다. 옷차림이 헐렁하고 칙칙하긴 하다. 머리도 감지않아서 맘대로 헝클어져 있긴하다. 하지만 표정이 우울했다고? 요즘 무슨 우울한 일이 있었나. 아니다. 평상시와 다름이 없었다. 그럼 이 여자는 대체 왜 자기자신을 우울해보였다고 말하는 걸까. 평상시와 다름이 없는데 우울해보였다는건 평상시에 우울하다는 의미다. 내가? 5 그 여자는 생각하는 그 남자의 눈을 응시했습니다. 다른 사람과는 달리 얼굴에 우울함이 써있었습니다. 매일매일 슬픈 얼굴, 우울한 얼굴이라서. 매일매일 볼때마다 위태위태 해보여서. 매일매일 궁금해했습니다. 저 흑백의 원인이 뭔지, 괜찮긴 한건지. 뭐하는 사람인지, 가정형편은 괜찮은건지. 이름은 뭔지, 직업은 뭔지. 이런 생각이 들때, 문득 그 남자가 말했습니다. 6 저.. 생각해보니 그쪽 이름도 아직모르는데.. 아.. 그러네요.. 제 이름은 강유아입니다. 기자예요, 기자. 으음- 저는 최호율. 직업은.. 직업은..? ....딱히 그렇다할 직업은 없어요.. 하하.. 지금은 작은 회사에서 숫자세고있습니다. 아.. 네.. 근데.. 제가 진짜로 우울해 보였나요? 평소에? ..네.. 항상 다크서클도 있으시고.. 입꼬리도 항상 내려가 있으시고.. 몸이 안 좋은신거 같고.. 옷도 후줄근하게 입으시니까.. 음.. 확실히 옷차림은 그래요. 근데 전 하나도 우울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하는 말이예요. 네? 무슨.. 그 뭐랄까.. 호율 씨가.. 뭐라해야지.. 어.. .... 쨋든, 왜 우울한건지 알고 그 우울한 기분을 떨쳐내는걸.. 돕고싶어요. ..왜요? 그래봤자 우리는 산책할때 인사만 하는 정돈데.. 이젠 아니죠. 통성명도 했고, 커피도 같이.. 커피숍도 같이 왔잖아요. ..음.. 당황스럽네요. 왜죠? 당신같은 사람은 난생 처음본거 같아서요. 당신이 제 인생에.. ..? 제 인생에 들어오시겠다는 거잖아요. 좀 황당해서요. 항상 혼자였고.. 아.. 아뇨. 저도 이런 말을 한건 처음이예요. 맨처음에 이 생각을 했을때 저도 좀.. 무슨 말 하실지 알겠어요. 7 이 여자는 이상한 사람이다. 잘 모르는 사람의 우울함을 치료해준다고 했다. 사회복지사도 아니다. 그냥 기자다. . . . 그냥 기자? 아니. 아니야. 이 여자는 꽤 유명하다. 기억이 났다. 그 유명기자. 그 남자는 어지러움을 느꼈다. 이 여자는 대체 왜. 이 여자는 대체 왜 나를. 굳이. 친구가 되고싶다는 말을 돌려하는걸까. 그럴리가. 그 남자는 자존감이 낮았다. 그로써는 이해할수가 없는 행동이였다. 다른 사람의 인생에 끼어들다니. 그것도 무보수로. 지금까지 이 빌어먹을 세상에서 그럭저럭 견뎌왔다고, 적응했다고 생각해왔는데. 이 이해못할 상황은 뭘까. 8 이 남자는 불쌍한 사람이다. 모르는 사람이지만, 그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간순간 자신의 결심에 의문을 가집니다. 내가 왜 이 사람의 인생에? 대체 왜? . . . 도저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끌렸습니다. 도와야한다. 도와야한다. 도와야한다. 그 남자를 도와야한다. 그 다음에는 책임감도 들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미안함도 들었습니다. 이 남자는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 . . 여자 자신도 이해가 안됬습니다. 왜 도와줘야하는지. 하지만 무의식에서는 이미 결심을 내린 모양입니다. 그때,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정확한 이유가 뭐나고. 아 이제 시작이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체 왜? 대체. 왜. 어째서? 무슨 이유로? 이 남자가 누군데? 내가 왜? 그러면서도 여자의 무의식은 큰 결심을 했나봅니다. 여자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그렇게 하기로 단단히 마음먹었거든요. 제가 당신의 심리치료사가 되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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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un81-blog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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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색(color) - 1. 시작
1 그 남자는 모든 것이 흑백이다. 흑백을 좋아하는 것도, 흑백밖에 못보는 것도 아니지만. 그 남자는 모든 것이 흑백이다 그 남자의 직업은 문서작성. 무슨 문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는 그 남자 본인도 모른다. 그저 흑백일뿐. 영화를 봐도, 책을 봐도, 산책을 해도 모든것이 흑백이다. 2 그 여자는 모든 것이 천연색입니다. 화려한걸 좋아하는 것도, 꾸미고 다니는 것도 아니지만. 그 여자는 모든것이 천연색입니다. 그 여자의 직업은 기자입니다. 세상에 꽤 알려진 기자입니다. 심지어 어린아이들도 압니다. 모두가 아는 천연색의 기자입니다. 영화를 보고, 책도 보고, 산책도 즐겨합니다. 모든 것이 천연색입니다. 3 그 남자에게 흑백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천연색의 ���물,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천연색을 가진다. 천연색, 그건 뭘까 의문이 들기도한다. 산책을 할때도 천연색의 사람들과 만남으로 천연색을 가진다. 그러면서도 의문이 든다. 저 사람들은 왜 천연색일까. 4 그 여자에게 천연색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흑백의 인물,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흑백을 가집니다. 흑백, 대체 왜지 하고 의문이 들기도합니다. 산책을 할때도 흑백의 사람들과 만남으로 흑백을 가집니다. 그러면서도 의문이 듭니다. 저 사람들은 왜 흑백일까. 5 오늘도 그 남자는 산책을 한다. 저 멀리서 천연색의 여자가 이쪽으로 온다. 초면은 아니다. 산책할때마다 서로 마주치고 인사한다. 그뿐이다. 그 남자는 항상 그 여자로부터 의문을 가진다. 왜 천연색입니까? 6 오늘도 그 여자는 산책을 합니다. 저 멀리서 흑백의 남자가 이쪽으로 옵니다. 초면은 아닙니다. 산책할때마다 서로 마주치고 인사합니다. 그뿐입니다. 그 여자는 항상 그 남자로부터 의문을 가집니다. 왜 흑백이세요? 7 두 남녀가 두 의문을 서로에게 물어보자고 결심했지. 같은 날 아침에. 두 남녀는 서로 눈이 마주지자 서로를 향해 걸어갔어. 빠르게. 그리고는 둘다 인사를 하고 서로의 의문을 던졌지. 동시에. 말이 겹치자 그 여자는 민망해했어. 그 남자는 그 여자에게 먼저 기회를 줬어. 의문을 해결할수있는 기회를. 8 아 감사합니다.. 저.. 실례가 되진 모르겠지만.. 왜 그렇게 항상 우울.. 하신지 궁금해서요. 아.. 그거요.. 저도 비슷한 질문을 하려고 했는데. 네? 그쪽은 항상 즐거워 보였거든요. 그 이유가 뭔지 궁금했어요. 아..  그럼 여기서 이러지말고 커피라도 마시면서.. 네, 그러죠. 서로 초면도 아니니까요. 9 그 둘은 다시 서로의 영역에 들어갔다고 느꼈어. 서로의 색을 공유하는 그 영역에. 그 둘의 색은 물통에 물감들을 막 섞어놓은.. 그런 오묘한 색이 됬다고 서로 생각했어. 오묘한 색. 이도저도아닌, 사람들이 만나고, 대화할때 생기는 고유의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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