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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Rios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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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rios-m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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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전에 우울함의 위력을 알지 못했다. 심지어 선지자조차 삼켰던 그 내면의 동굴을 상상도 못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기에 내가 부족함을 모른다고 노래했던 다윗조차 많은 노래에서 우울함에 빠져 있는것 같다. 우울함은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심연이다. 그 심연으로 얼굴을 향하는 순간, 우리는 한 동안 정신을 잃고 먹먹한 존재의 미약함과 만나야만 한다. 그것은 비신앙도, 불신앙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 충만할 수 없으며, 전능자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하는 시간일 뿐이다. 어찌 생각하면, 우울하지 말아야 신앙이 아니라 우울해도 계속할 수 있어야 신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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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rios-m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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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에 막내가 발리에 다녀오면서 내가 커피 좋아한다고 루왁 커피를 사왔다. 아껴 두었다가 친구와 함께 이제야 열었다. 핸드드립 하는 모습이 바리스타 못지 않다. 정중하게... 혼을 담아... 커피를 내린다. 내가 막입이라 커피 좋은 줄은 제대로 몰라도 인생을 적지 않게 살아 사람 좋은 맛은 좀 안다. 좋은 사람의 향기는 좋은 커피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하여, 좋은 사람과 좋은 커피가 만나면 이를 금상첨화라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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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rios-m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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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천국도 지옥도 아니고, 인생은 완전하진 못하지만 그렇다고 절망적일 필요도 없는 것이다. 부침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있으랴! 시달리면서도 즐기고, 울면서도 웃고, 미워하면서도 사랑하고... 절망하면서도 간절히 소망하고. 오늘도 그렇게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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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rios-m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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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왔다. 늘 수고하는 친구가 왔다. 오랜만에 기분 좋은 저녁을 함께 먹었다. 역시나 밥은... 좋은 사람과 함께 즐거운 얘기를 나누며 먹어야 행복하다. 머리 하얗게 늙어가는 중이지만, 그래도 곁에 친구가 있어 흉허물 가림없이 대화할 수 있어 좋다. 특별히, 그분의 길을 함께 걸어 더 귀하다. 우리 변하지 말고 사이좋게 잘 지내자,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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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rios-m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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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웃기를 바래. 건강하면 좋겠어. 매일매일 나랑 늙어간다면 외롭지 않을거야. 우린 참 멀리 걸어왔다. 그래도 좋았어. 모두 다 행복했었기 때문은 아냐. 힘들고 아픈 시간조차 함께 했기에 좋은거지. 그거 알아? 이제는 당신이 골라주지 않으면 뭘 입어야 할지도 모르겠어. 바보가 되어가나봐. 누군가의 손길에 의지하는 것이 너무 익숙해져서 그 손이 내 손처럼 느껴지는 일... 그게 결혼이고 인생인가봐. 힘내요, 희정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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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rios-m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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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차는 향이 좋다. 드라이 플라워처럼 움츠렸던 꽃잎이 찻물 속에서 서서히 피어나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잊혀지고 다 끝난 것 같다가도 늦은 비 같은 은혜를 만나 다시 피어나는 사람도 있다. 조급하지 말고 자기 향기 지키며 살다 보면... 때가 오겠지. 용기를 가지시게, 친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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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rios-m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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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포도나무 나는 가지, 그분은 산 나는 호수, 그분은 가을 나는 잎사귀... 예수님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는 것은, 차가워지는 계절에도 따뜻하게 살아남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세상은 추워져도 가슴은 식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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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rios-m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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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납치했다. 장화 신고 우산 쓰고 빗속을 걸어 한참을 따라 오더니 집에 와서 잠이 들었다. 이쁘다. 딸이 있으면 참 좋겠는데.. 욕심인게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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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rios-m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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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길, 부침개나 먹어야 하는 날이 오늘 같은 날이다. 아침부터 김치전 먹고 종일 책상에 앉아 방코옥~을 했다. 주말에 태풍이 계속되고 있다. 예배 나오려면 유혹도 생기겠지만, 예수의 이름으로 물리치고 승리하기를... 바람이 불수록 서 있어야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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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rios-m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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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 '아이'는 시끄럽고 어리석은 존재로 여겨졌다. 그러나 예수님은 아이 같은 사람이야말로 천국의 주인공이라 말씀하셨다. 아이의 마음으로 산다는 것... 기독교 영성의 목표는 완전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기를 비우고 하나님의 자비에 더욱 의지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선한 데는 지혜롭고 악한 데는 미련하게 살아가라! (롬16.19)... 아이스크림 물고 소원처럼 불러보는 오늘의 찬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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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rios-m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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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날이 참 좋았다. 말씀 한 구절 입에 물고 산책을 하며 이런저런 기도를 드렸다. 내게 이런 가을이 몇 번이나 더 남았을까 헤아려도 보았다. 나는 오십이면 근사할 줄 알았는데, 이제 목전에 두고 날 살피니 여전히 어리석고 무능하다. 받은 은혜를 어디 흘리고 난 이러할까. 은행나무 아래서 한참을 서 있다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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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rios-m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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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은 과일은 가을을 실감하게 합니다. 배불리 먹고 행복하면 좋지요. 하지만 나이 들수록 적당하게 먹는 절제가 꼭 필요합니다. 예전처럼 먹으면 몸이 너무 힘들어 하거든요. 그런데 눈으로 보면 저절로 손이 가고 어느새 먹고 있습니다. 그 먹음은, 유혹의 손짓입니다. 첫사람 아담부터 어떤 과일 한 입에 무너져 인생이 고달파졌다는데... 여전히 한 입만 먹자는 타협이 사람을 무력하게 하네요. 그래도 사과의 사과를 진심으로 받겠습니다. 맛 있으니 다 용서가 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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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rios-m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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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울던 사람도 웃게 하는 사람이 있고 웃던 사람도 울게 하는 사람이 있다. 예수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십자가를 날마다 붙잡지 않으면 우리의 쓰임새는 자신도 모르게 반전된다. 어제는 은혜의 통로였던 이가 오늘은 고통의 원천이 될 수 있는 것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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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rios-m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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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택 장로님은 작년 7월에 소천하셨다. 당시 92세이셨다. 마른 뼈와 같았던 내 손을 잡고 이끌어 신학교에 넣고 목사가 되게 하신 분. 특별한 사랑을 받을 때는 몰랐는데, 비로소 그 사랑이 떠나고나자,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생겨 메워지지 않았다. "할아버지, 주님의 나라에서 좋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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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rios-m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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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거대한 비바람. 어제는 아파트와 함께 날아가는 줄 알았다. 얼마나 무섭게 비바람이 부는지... 밤새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지. 그러나 아침은 거짓말처럼 맑구나. 친구야, 거기 있지? 네 월요일이 힘났으면 좋겠어. 혹시... 비바람 같은 것이 불더라도... 모든 바람은 지나가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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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rios-m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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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벌레일까? 나비일까? 종일 비가 오는 창밖을 내다보며 내 영혼이 측은해서 가슴을 쓸어 내린다. 아, 은혜 없이는 단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죄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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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rios-me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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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같은 날씨에는 나베(鍋)다. 으슬으슬 춥더니 국물이 들어가자 땀이 난다. 슬쩍 일어나 냉커피를 만들다가, 춥고 더운 것에 반응하는 내 자신이 너무 얕게 느껴졌다. 참으로 깊이가 없는 사람이다, '나' 라는 사람은... 펄펄 끓어보고 싶다. 나도 누군가의 가슴을 덥게 하는 국물이고 싶다. 땀나게 목구멍 넘어가 뱃속까지 끌어안고 사랑한다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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