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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의 상황
중국의 초한쟁패의 역사는 숱한 명장면들을 낳았고, 후세에 흥미롭게 전해지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사면초가(四面楚家)이다.
초나라와 한나라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해하의 결전에서 패색이 짙어진 항우의 상황에서 유래하였다.
항우는 진나라를 멸망시키고 서초패왕이 되어 천하를 호령하면서, 공을 세운 자들을 제후로 분봉하였다.
유방은 가장 먼저 관중에 입성하였으나, 그만큼 가장 경계해야할 자였고, 특히 항우의 참모 범증은 유방을 반드시 죽여야 한다고 하며, 홍문의 연회에서 거사를 도모하였으나 항우의 방해로 실패하였다.
그래도 항우는 유방을 아예 경계하지 않을 수는 없었는지, 벽지 중의 벽지인 파촉에 한왕으로 분봉한다.
유방과 패현 출신 무리들은 그야말로 기가찰 노릇이었지만, 장량의 조언대�� 파촉에 들어가 힘을 기르고, 마침내 다시 관중에 기어나와 초한쟁패를 벌이게 된다.
항우는 유방을 죽을고비로 몰아넣을 정도로 여러차례 격파했지만, 끝내 대부분의 제후들이 유방에게 붙어버리자 판세를 뒤엎기가 어려워진다.
결국 유방의 계책에 넘어가 홍구에서 평화협정을 속아서 맺게 되고, 곧바로 뒷통수를 받고 궁지에 몰리게 된다.
그야말로 도망칠 곳 없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사기는 떨어지고 도망병들이 속출했다.
이때 유방군은 꾀를 내어, 한밤 중에 항우를 포위한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를 부르게 한다.
사실 유방과 그 패거리도 원래는 초나라 출신인지라 초나라 노래를 누구보다도 잘 알았을 것이다.
초나라 군대는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가 들리자, 고향과 가족 생각은 물론이요, 그만큼 적진에 초나라 사람이 많다는 생각에 완전히 전의를 상실하게 된다.
이것은 항우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항우는 오강을 건너 강동으로 도망가지 않고, 패배를 인정하고 자진하였다.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사면초가에 대한 좋은 글을 추천하니 읽어보기 바란다.
항우의 패배는 결국 전의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유방이 최후에 기어코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죽을고비와 낙담할 위기를 견디고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위태로운 상황,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과 용기, 긍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용기를 잃는다는 것, 긍지를 잃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팔다리가 잘리고 목숨이 떨어진 것과 다를바가 없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뜻을 이루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나는 용기와 긍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면초가의 고사를 생각해보며, 용기와 긍지를 불태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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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랑거철의 기개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는 말이 있다.
당랑은 사마귀이다.
중국의 전통 무술 권법인 당랑권이 이 사마귀를 모티브로 나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거철은 수레를 세운다는 것이다.
사마귀 한마리가 큰 수레를 가로 막아 세우는 모습을 말한다.
당랑거철은 무모하다는 뜻도 있지만, 자신을 압도하는 적을 상대로 당당하게 맞서는 기개를 뜻하기도 한다.
거대한 말이 모는 수레가 지나가면 저항도 못해보고 밟혀죽을 법한 사마귀가 감히 맞서다니, 사람들이 비웃을만하다.
하지만 그 위풍당당한 기개에 감동하여 수레가 길을 비켜 돌아가기도 한다.
그 출전인 회남자에서는 후자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좀 더 깊이있게 알고 싶다면 당랑거철에 대한 명문을 하나 소개하니 읽어보길 바란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늘 난관을 만나고, 강한 경쟁자를 만난다.
생존을 위해서 몸을 사리고 피하는 것도 전략이지만, 때로는 그것을 맞서지 않으면 안될 때가 있다.
가끔식 보면 무모해보이지만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이들은 어리석다고 비웃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용기있게, 결기있게, 당당한 기개로 맞서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떠하였든, 그들의 기개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어쩌면 이것은 낭만, 로맨스이다.
인간에게는 낭만이 있다.
이 낭만의 기개는 실제로 강하고 약하고, 이기고 지고를 따질만한 것이 아니다.
그 낭만과 기개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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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을 쫓는 합종연횡(合縱連橫)
인간은 누구나 이익을 쫓는다.
그리고 인간은 집단생활을 하기 때문에, 뭉치고 흩어지는 이합집산을 반복한다.
이때 묘한 힘의 균형이라고하는 것이 생긴다.
힘의 균형이 팽팽해지면 평화가 유지되고, 힘의 균형이 깨졌을 때 강한 쪽이 약한 쪽을 쳐들어간다는게 전쟁이론이다.
중국 전국시대 때보면, 이러한 힘의 균형을 이용해 유세를 하던 이들이 있었다.
바로 종횡가(縱橫家)라고 불리는 이들이었다.
대표적인 이가 소진과 장의이다.
소진과 장의 모두 귀곡자 밑에서 공부를 했던 동문이라고 한다.
이들이 활동했던 전국시대 말은 전국칠웅이라고 불린 7개 나라가 약육강식의 혈전을 벌이던 시기였다.
진, 제, 초, 연, 한, 조, 위가 바로 그 나라들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가장 서쪽에 위치한 진나라(秦)가 변법에 성공하여 부국강병을 이루었고, 나머지 육국을 압도할 정도의 강대국이 되고야 만다.
소진은 합종책을 주장하며, 나머지 육국의 동맹을 이끌어 진나라에 대항하도록 하였다.
그렇게 진나라는 감히 함곡관 동쪽으로 나오지 못하고 수십년간 평화가 유지되었으나, 곧 소진이 암살 당하면서 합종의 동맹도 와해되었다.
이어서 장의는 연횡책을 주장하며, 진나라로 가서 육국 중 개별적으로 접촉하여 다른 나라를 쳐서 세력을 넓히도록 하였다.
결국 진나라는 이제 육국 중 감히 적수가 없었고, 마침내 진왕 영정은 통일전쟁을 벌여 전국통일의 대업을 완수한다.
이 합종연횡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무기탄 통신의 <합종연횡, 생존과 이익을 위한 현실적 이합집산!> 글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이러한 중국 고대의 합종연횡책은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여러 상황에 시의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익을 쫓는 인간의 이합집산은 끝없이 계속되어왔기 때문이다.
다만 합종책이니 연횡책이니 구체적인 계책으로 활용하기 보다는, 이합집산하는 모양새를 두고 '합종연횡을 하고 있다'고 관용적으로 많이 표현하곤 한다.
뭉치고 흩어지는 것은 인간세계에서 흔한 일이고, 이익을 쫓는건 인지상정이다.
또한 그러한 처세에 의해 인생에서의 성공도 갈리게 될 것이다.
힘의 균형과 합종연횡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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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드라마 태조 왕건
유튜브의 방송국 채널들이 언제부터인가 옛 방송들을 단순히 다시보기가 아닌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무한송출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것이 바로 KBS의 사극 '태조 왕건'이다.
옛날 사극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화질이나 음향, 연출 등이 지금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당시로써 물적 인적 자원을 최대한 동원하여 만든 대작임에는 틀림없다.
오히려 손익을 따지는 상업성에 구애받지 않는듯한, 대하드라마의 진정성이 느껴지고는 한다.
태조 왕건이라는 사극은 상당히 독특하다.
현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사료와 유적 유물로 전해지고, 가장 친숙한 이야기로 알려진 것은 조선 왕조 때의 이야기이다.
반면 삼국시대는 물론이고 고려시대까지만 올라가더라도 상당히 낯설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은 그렇게 고려 창업의 포문을 열면서 제국의 아침과 무인시대 등으로 이어지는 고려 왕조 시리즈를 잇게 된다.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대하드라마의 주인공은 고려의 태조 왕건이다.
물론 왕건보다 훨씬 높은 인기를 구가한 궁예가 있었고, 왕건의 라이벌이었던 견훤의 인기도 높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사극의 흥미로운 점은 태조 왕건의 고려 창업의 전 과정을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그 시대적 배경에 신라말 불교 문화와 도선대사의 도선비기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송악에서 태어난 왕건이 삼한을 통일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으며, 궁예도 견훤도 그 누구도 예정된 이 일을 막을 수 없었다.
어쩌면 너무나도 뻔해보이는 과장된 창업 신화라고 볼 수 있으나, 이 드라마에서는 그 절묘한 전개를 이해하고 봐야 진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왕건이라는 캐릭터는 그야말로 성인군자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온갖 컴플렉스로 점철된 궁예와는 상반되며, 그 인간적인 입체적 매력이 떨어져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고려 왕조를 창업한 이상적인 지도자상을 그려냄으로써,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후의 명작으로 그 인기를 떨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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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과 역사가 주는 힘
고전과 역사가 우리의 인생에 주는 힘을 생각한다.
인생을 살다보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하게 되는데, 가끔씩은 이러한 것이 현실에 매몰되어 시야가 좁아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다.
이럴때 인생을 살아가는, 현실을 살아가는 더 넓은 시각을 가지게 해주고, 더 강력한 의지를 가지게 해주는 것이 바로 고전과 역사가 주는 힘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고전과 역사는 지난 인���의 역사 수천년 동안에 이어져 내려온 그야말로 인간 인문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수십년 인생의 수세대를 걸쳐서 쌓여온 일 중 가장 가치있고 중요한 것만을 꼽아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지식이나 정보, 과학과 기술 등을 빠르게 습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강력한 힘을 더 빠르게 얻을 수 있는 과정과 마찬가지이다.
바쁜 현실 속에서도 늦은 밤과 새벽, 고전과 역사의 글을 한편씩 읽고 위인의 삶과 말 한마디를 되새겨본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그것이 주는 힘은 그야말로 강력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고전과 역사는 항상 가까이에 두고 읽고 생각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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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서의 일모도원(日暮途遠)
일모도원(日暮途遠)은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는 뜻으로, 중국 춘추시대 말 오자서의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오자서는 초나라 사람이었으나, 권력 투쟁에 휘말려 가문이 도륙나고 도망자 신세가 되었고, 결국 오나라로 가서 군대를 일으켜 초나라로 쳐들어와 복수에 성공한다.
그리고 오왕 합려를 패자로 만들고, 역사에 이름을 떨쳐 남기게 된다.
오자서가 초나라 국경에서 추격병들에게 쫓겨 생사를 넘나들며 도망칠 때의 그 다급한 심정이 그야말로 일모도원이다.
몸은 피곤하고 갈길은 먼데 날은 저물고 있으니 그 얼마나 애가 타겠는가.
마침내 뜻을 이룬 오자서가 옛친구 신포서에게 자신의 역정을 일모도원 한마디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도행역시(道行逆施)라는 말을 붙여 자신의 행동이 어쩔 수 없었음을 이야기한다.
뜻을 이루기 위해 어긋난 행동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사마천의 사기를 통해 전해지는 고사이다.
오자서의 일모도원은, 바로 뒤에 오나라와 월나라의 피튀기는 혈전의 와신상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와신상담 역시 온갖 고난을 통해 기어코 뜻을 이루고자하는 의지가 담겨있는 말이다.
뜻을 이루고자 한다면 오자서의 일모도원을 생각하며, 스스로 부지런히 쉬지 않고 노력해 나가야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무기탄 통신의 일모도원 글에서 논해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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