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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0-named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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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사준 꽃은 시들어 가.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이제는 무슨 꽃인지도 모르면서 꽃말도 잊었지만 함께 달빛을 쐬다가 나를 만나 슬프다는 생각을 좀 하겠지만 이쯤이면, 부정으로 이어지는 문장이 퍽 안심이 되진 않겠지만 시들고 싶어서 피어있는 나도, 피어오르고 싶어서 시들어 있는 너도. 우리가 몸이 아닌 마음을 만질 수는 없겠지만 정말로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제 봄이 오고 입김은 들어가고 그래서 그런 걸까 마음은 점점 차오르고 하지만 그런 건 어디에 있는지 누가 알려주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굳이 숨기지는 않았지만 비문에서 느껴지는 사랑은 없을 텐데 시들고 싶은 내 방은 왜 자꾸만 꽃 범벅이 되는지 봄에는 왜 일어나고 싶은지 그것이 연서를 적는 이유가 되진 않겠지만 이쯤이면, 부정으로 이어지는 문장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봄은 오고 마음은 차오르고 그래서 그런 걸까 비문과 연서 사이에서 문득, 네가 사준 꽃이 빙그르르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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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0-named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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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
불행이 올 것 같다.
무당은 영(靈)을 느끼고
시인은 정(情)을 의식하고
지나치게 많은 감각(感覺)은
꿈결도 아닌데,
위독한 당신의 영정(影幀)을
미리 보게 한다.
정말로 그런 게 있을까,
가끔은 헷갈린다.
곧 죽을 것 같은 얼굴이
곧 살 것만 같은 얼굴인지,
얼마나 떨고 있는지 알리기 위해서
우리가 손을 떠는 동안,
불길한 예감(豫感)은 잘도 유감(遺憾)이 되겠지만,
당신의 병처럼 우리는 금세 잊어버리고
잃어버리겠지만,
어째서 당신은 불행이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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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0-named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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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독한 사람이 많다는 건
죄송하다는 마음을 달고 사는 일과 같다
술은 아버지를 위독하게 하고
세월은 조부모님을 아프게 하고
외로움은 어머니를 병들게 한다
이들은 나를 아프게 하지만
치명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찾아뵙지 않았다,라는 죄송한 마음을 남긴다
오늘 2월 3일 내게 자전거를 알려주었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제자리로 돌아갔다고 생각하니 꼭 슬프지만은 않다
다만, 문득 자전거를 잘 타는 내가
다른 것도 꽤 잘 한다는 것을 알려드리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나는 검은 옷을 입고 또 하나의 유년을 보낼 것이다 장례란,
죽음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행해지는 일련의 의례.
나는 처리라는 단어가 그럼에도 살아야 한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누군가 울 때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 주저앉을 때 누군가는 서 있어야 한다
어머니는 정신을 잃어버리고
나는 정신을 차릴 것이다
내가 주저앉았을 때
어머니가 서 있었던 것처럼
처리를 하러 간다.
위안이 되기 위해서
20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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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0-named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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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0-named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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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우리는 반전을 다 가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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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0-named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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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0-named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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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0-named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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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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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0-named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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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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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0-named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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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다.
내게 너무 많은 사건들이 생긴다.
힘을 내야 한다.
기운 내야 한다.
몸과 정신을 조각내서 어디든 있어야 한다.
내가 무너지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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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0-named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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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보다 내가 더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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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0-named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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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한 후기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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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0-named ·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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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0-named ·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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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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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0-named ·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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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할 자격이 없어서 슬프지 않습니다.
애도하는 방식은 각자가 정하는 거 아닐까요
누가 뭐래도 사랑했습니다
은혜를 모르는 놈은 아니거든요
그렇게 가르치셔서 이렇게 그립나 봅니다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단 말은 너무 진부하지요
정말로 마지막일지 몰랐어요
정확히는, 제가 당신을 찾아가지 않을 줄 몰랐습니다 병원도 싫고 삶은 바쁘고 제게도 슬픈 일은 너무나 많았기에, 핑계지요 핑계가 없을 때 눈물이 날 거 같습니다. 오늘은 코로나 핑계를 생각했는데
다음에는 도무지 없을 거 같아요 할머니, 나의 첫 번째 어머니. 아가 때 할머니를 엄마라고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할머니(엄마) 잘 자요. 나의 유년 시절 나의 토대. 당신에게 나의 모순적인 사랑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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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0-named ·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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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0-named ·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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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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