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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童詩 바람 일으킨 최승호 시인|최승호 시인'말놀이 동시집 시리즈', '펭귄'(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도룡뇽 노래를 만들었어요/도레미파솔라시도/들어 보세요/ 도롱뇽/레롱뇽/미롱뇽/파롱뇽/솔롱뇽/라롱뇽/시롱뇽/도롱뇽"('말놀이 동시집 2' 중 '도롱뇽')첫 작품 '대설주의보'(1983)에서부터 올초에 내놓은 최근작 '고비'에 이르기까지 20여년 동안 문제작들을 ���준히 선보이며 국내 시단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중견 시인 최승호(53).그가 요즘 우리말 특유의 음악성을 담뿍 머금고 있는 동시집을 잇따라 발표하며 침체에 빠졌던 동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2005년부터 지난 7월까지 3년에 걸쳐 음악성이 돋보이는 3권짜리 '말놀이 동시집 시리즈'(비룡소)를 내놓은 데 이어 최근에는 역시 같은 출판사를 통해 엉뚱한 상상력과 재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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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한 신작 동시집 '펭귄'을 선보였다. 허무하고 냉소적이고, 음울하기까지 했던 것이 그동안 그의 시풍. 그런데 입안을 살살 간지르는 듯한 경쾌한 리듬감과 자꾸 자꾸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재미를 가진 동시라니!최승호 시인을 21일 인사동 한 카페에서 만나 궁금증을 풀었다. "춘천교대 졸업 후 1977년부터 5년 동안 탄광촌인 정선 사북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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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아이들의 마음과 아이들이 쓰는 문법을 잘 알고 있지요.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있다 보니 딸을 위해 동시를 쓰고 싶은 마음도 생겼고요."6학년이 된 딸은 그의 첫 독자이자 비평가다.  "시를 쓰면 딸에게 가장 먼저 보여줍니다. 어렵거나 썰렁하다고 하면 그 시는 즉각 고쳐지지요."'말놀이 동시집' 3권의 '약속'("해님/약속하세요/동쪽이 아닌/서쪽에서 날마다 뜨겠다고/약속하세요/그리고 약속을 지켜 주세요/꼭")도 딸의 말을 듣고 고친 경우.원래 '서쪽이 아닌/동쪽에서 날마다 뜨겠다고'였던 3,4연에 대해 대해 딸이 너무나 당연한 사실 아니냐고 지적한 것."딸이 초등학교 저학년이었을 때 '아빠, 시라는 게 뭐야?'라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너무나 심오한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다  '응, 당연한 말을 안하는 거야'라고 대답했었거든요. 신기하게도 그 말을 머릿속에 입력시키고 있었나봐요." 이렇게 써내려간 '말놀이 동시집 시리즈'는 동시집 역사상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시리즈 1권(모음 편)은 3만부가 넘게 팔렸고, 2권(동물편)도 1만권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는 것이 출판사측의 귀띔이다. 보통 초판으로 서점에 깔리는 3천부조차 다 팔리지 않는 것이 동시집의 현실인 ��을 감안하면 굉장한 판매 부수다. "지금도 가끔 팔리는 제 첫 작품 '대설주의보'가 20여년 동안 총 2만5천부 정도 나갔거든요. 그걸 생각하면 엄청난 거죠. 요즘 주위에서 종종 시샘도 하던걸요."이처럼 뜨거운 반응의 비결은 무엇보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동시들이 대부분 내용을 담아 가르치려고 했다면 제 동시는 말을  가지고 노는 거예요. 뭐든지 지루하면 끝난 겁니다. 흥미를 잃지 않으려면 천진하게 놀아야 하지요."그러다보니 그의 동시는 말장난에 가까울 정도로 말의 우연성과 리듬을  살리는데 치중한다."한글은 뜻 글자가 아니라 소리 글자인데 지금까지 우리 시단은 시를 쓸 때 리듬감을 살리는 데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요. 어떤 의미에서는 '말놀이 시리즈'가 운을 맞춰 쓴 최초의 '운문시집'이라는 점에서 세종대왕이 흐뭇해하고 있지 않을까요."이런 방식으로 동시를 쓰는 이유는 동시의 주된 역할이 말에 대한 감각을 길러주는 것이라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음악을 잘 하려면 소리에 대한 센스, 미술을 잘 하려면 색채에 대한 센스가 필요한 것처럼 시를 잘 쓰고, 느끼려면 언어에 대한 감각이 중요합니다. 어릴 때 리듬감이 살아 있는 동시와 친숙해져야 언어 감각이 발달하는 것이고요."하지만 대다수 기성 세대는 이런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란 탓에 말에 대한 감각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한글맞춤법 통일안을 만드는 국어학자들조차 이런 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제 시집 '대설주의보' 중에 '숫소'라는 시가 있어요. 초판이 나온 뒤 몇 년 후  맞춤법이 바뀌었다고 출판사측에서 '수소'로 바꾸자고 하는 걸 한사코  못바꾼다고 버텼지요. '숫소'는 발음에서도 힘찬 느낌이 나지만 '수소'라고 고치면 거세돼 비실비실한 소가 돼버리는 겁니다. 느낌이 전혀 달라요."'삯월세'가 '사글세'가 된 것도 못마땅하다고 했다. "' 우리카지노삯월세'는 달이 삭은 듯 겨우 겨우 꾸려가는 듯한 느낌인 반면 사글세는 씩씩한 느낌 아닌가요. 맞춤법을 통일한답시고 말에 대한 느낌을 전혀 다르게 바꿔놓은 것이지요."어린이를 위한 동시를 쓰는 것이 일반 독자를 위한 시작(詩作)에는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그동안은 시의 언 우리카지노어를 물감처럼 썼거든요. 그래서 제가 쓴 시는 회화성이 두드러졌었죠. 동시를 쓴 뒤부터는 언어의 음악성을 의식하게 돼 언어를 마치 음표처럼 쓰게 된 것 같아요."이런 변화는 지난해 고비 사막을 다녀온 경험을 엮은 신작 시집 '고비'에 고스란히 녹아있다.그는 앞으로 계획은 초등학생을 상대로 동시를 재미있게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말의 음악성, 회화성, 응축성 세 가지만 염두에 두면 누구나 동시를 쉽게 쓸  수 있어요. 어린이들이 동시를 쉽게 감상하고, 더 나아가 겁내지 않고 직접 시를 쓸 수 있었으면 합니다. 동시에 친숙한 아이들이 자라면 자연스레 우리 시 저변도 넓어지겠지요."ykhyun14@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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