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youngteller-blog
soyoungteller-blog
Dreamcatcher
24 posts
Don't wanna be here? Send us removal request.
soyoungteller-blog · 8 years ago
Quote
Don’t be a writer; be writing.
William Faulkner (via writingdotcoffee)
나에게 필요한 말이다.
968 notes · View notes
soyoungteller-blog · 8 years ago
Text
친구 한 명이 결혼 소식을 알리기 위해 고등학교 동창 단톡방에 나를 다시 초대했다. 동창 대부분이 어떤 시기에 응당 해야만 한다고 여겨지는 취업, 결혼, 출산 등을 이루고 살고 있었다. 나는 아니었다. 그 때문에 카톡 단톡방 대화에서 이질감을 느꼈다. 
언제부턴가 동창들이 안부를 물으면 나는 대답을 쉽게 하지 못했다. 요즘 만나는 사람 있어? 뭐하고 살아? 등과 같은 질문들이 빗발쳤다. 내가 진짜 편안하게 잘 지내는지에 관심을 가지기 보다 나의 지위, 신분 등을 가늠하고 우위를 정하려고 물었다. 
ㅡ사회에서 사람이 차지하는 위치, 지위status는 신분이라는 뜻의 라틴어 statum(’서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 stare의 과거분사)에서 파생되었다.
ㅡ좁은 의미에서 이 말은 한 집단 내의 법적 또는 직업적 신분을 가리킨다(기혼자, 중위 등).
ㅡ1776년 이후 경제적 성취와 관련하여 지위가 부여되기 시작했다.            
                                                                          - 알랭드 보통 <불안> p.7
내 대답을 듣고 그들은 얼굴에 드러나는 우월감을 애써 감추려고 하지도 않았다. 이 세상의 잣대로 보면 몹시 떨어지는 그들이지만 나와 비교하고 평가하면 자신감을 얻는 모양이었다. 물론 그들에게 그럴 의도가 없었는데 내 열등감 때문에 그렇게 받아들였는지도 모른다. 다름을 인정해주지 않는 그들에게 세상의 가치를 ��르지 않는다고 말해봤자 통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한심한 인간으로 내보이지 않으려고 나를 포장하는 쪽을 택했다. 결국에 가서는 내가 한 말에 내가 상처를 입었다. 결혼, 경제력, 직장 생활 등에 무심한 척 굴수록 무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간 그들의 결혼식, 돌잔치 등을 참석하지 않았는데 그 때문인지 대부분이 내 말에 응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내가 불참 이유를 모호하게 대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나는 카톡 대화창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했다. 재수 없다고 할까봐 탈퇴하지도 못했다. 한때 그들과 나 사이에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들 없이 못 살 것 같았던 옛날의 나에게도 괴리감을 느꼈다. 이제 나는 그들에게 있어 조금 별난 사람이었다. 나에게 그들은 그저 옛사람이었다. 지금의 나에겐 상관 없는 사람, 사람들.
이 일기를 쓰면서 나와 그들이 결코 ‘우리’가 될 수 없을 거라고 느낀다. 돌이킬 수도 없지만 그럴 마음도 없다.
더구나 이번에 결혼하다는 친구 때문에 관계가 처음으로 틀어졌었다. 자신이 마음을 쓰는 척 하면서 계속해서 연락하는 게 같잖다. 이 년 전엔 난데없이 전화해서 관계를 돌아보지도 않는 나를 두고 ‘매정한 년’이라며 울었다. 또 몇 달 전엔 우연히 마주친 나를 잡아놓고 쇼핑을 해대다가 시간을 뺏어 미안하다며 돈을 쥐어주려 했다. 안부를 묻고나서 조언하려 드는 버릇도 여전했다. 나는 자기 잘못을 모르는 사람을 용서하고 싶지 않다.
멍청이라도 몇 년 동안 연락하지 않고 답문을 씹으면 자기를 싫어한다는 걸 알텐데.
3 notes · View notes
soyoungteller-blog · 8 years ago
Text
2016.12.24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는다.
나는 그 사실을 확인했을 때 느꼈던 감정을 기억해 두려고 한다. 기억해둬야 한다. 기억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나는 올 신춘문예 소식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소식을 전해주는 언니가 학교 사람이 아닌데도 나는 그 아이를 떠올렸다. 그 아이의 이름을 입밖으로 툭 내뱉자 언니는 동공이 커진 상태로 잠시 굳었다. 내가 모른다는 가정 하에 욕 아닌 욕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자 나는 내 안에 내재된 불안감을 재확인했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어느 정도 각오했음에도 충격을 받았다. 그 후에 밀려드는 슬픔도 통제할 수 없었다. 축하하고 싶지도 않았지만 혹여나 그럴 마음이 들었다고 해도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분노를 느낀 건 아니었다. 슬픔으로 무기력해졌을 뿐이다. 그 아이가 거머쥔 권력으로 또 실수 아닌 실수를  교묘하게 저지르지 않을까, 하는 다른 우려로 맘도 무거워졌다.
소설에 대한 회의감도 들었다. 또다시 인격과 소설은 무관해 보였다. 내가 상처로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 중에 그 아이는 소설에 몰두했다. 소설은 그 아이의 손을 들어주었다.
일 년 전, 그 일이 일어났을 때처럼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배신감을 느꼈다. 주위 사람들이 그 아이를 축하하고 기뻐해주는 모습을 상상해버렸기 때문이었다. 우리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주위 사람이라도 축하해주지 않았으면 했다. 그래서 나는 떠오르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횡설수설하면서 그 아이의 비방을 늘어놓다가 미안하단 말로 전화를 끊었다.
물리적으로 혼자인 것보다 더 혼자라고 느꼈다. 아무도 기억해주지도 아파해주지도 않는 듯 했다. 무엇보다 이것밖에 기댈게 없는 나 때문에 아팠다. 또 이것밖에 안 되는 나 때문에도 아팠다.
그런데 예수님 생일인 크리스마스였다. 예수님의 정신을 기억하고 기뻐하는 날이었다. 나는 가까스로 미숙한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그 아이가 남들에게 축하를 받지도 못하게 할 정도로 이기적으로 구는 나를. 회개를 하면서 나는 아무에게도 아무것도 바라지 않겠다 결심했다. 사람이든 또 신이든.
좋은 사람이 잘 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옳게 살기를 포기하진 말자고 다독이고 다독이면서. 그래, 좋은 사람이 되는 삶을 포기하진 말자.
어차피 나는 충분히 미숙하지 않은가.
1 note · View note
soyoungteller-blog · 9 years ago
Text
내일까지 나를 소개하는 글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종일 잊고 있었다. 500자 내로 채워넣어야 하는데 나는 한 문장을 써놓고 나아가지를 못한다. 나의 십년을 한 줄로 정리하고 나니 부끄러웠다.
지도교수는 추천서를 써줄테니 사실에 기반한 글을 써서 넘기라고 했다. 대학교를 졸업했고 동대학원을 수료했다. 내가 생각하는 사실은 이게 전부다.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잃고 무언가를 얻으면서 지금의 나로 조금씩 변해왔을 텐데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 막연하다. 자신감, 상상력, 자존감 등을 잃었고 문장력, 합평 실력 등을 얻었다고 추측만 하는 정도다. 십 년 전의 나와는 다르긴하지 않나, 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면서도 그 차이를 짚어내지 못하는 걸 보면 생각보다 크게 나아지진 않았나 보다. 그 사실 때문에 지난 일주일 간, 나는 구두못이 삐져나와 발이 찔린 사람처럼 걸어다녔다.
나는 소설을 쓰는 나와 그렇지 않은 나로 구분해본다. 당연히 쓰지 않는 나로 지낼 때가 많다. 하지만 그럴 때조차 늘 소설에 매여있다. 지난 십 년 간 내가 변화했다면 그건 소설 때문이라 생각한다. 쓰지 않을 때조차 함께했기 때문에. 어떤 사건이 생기면 소설로 써보면 어떨까부터 생각했다. 힘든 일이 생기면 소설 탓으로 돌리기도 했고 써내면서 견뎌내기도 했다. 심지어 요즘은 소설 때문에 내 삶 전체가 부정당하려고 한다. 나에게서 소설을 떼어내는 순간 가족도, 주위 사람들도 잃게 될 정도로 깊숙이 연계되어 있기에. 그리고 만약 그렇게 되더라도 나는 살아나가겠지만 맨발로 길거리를 나도는 이처럼 상체는 멀쩡해도 상처투성이인 발 때문에 어디로든 제대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스무 살엔 내가 서른쯤 살아내면 어른이 되어 많은 것들을 이루고 있을 줄 알았다. 내년이면 만으로도 서른 살을 넘는다. 나는 이룬 것도 없지만 그러기 위해 노력도 하지 않았다. 한 해가 가기 전에 나는 스스로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고 싶다. 소설에 최선을 다해볼 기회를. 단, 한 편이라도 내가 만족할 소설을 써볼 수 있다면. 그동안 구상해놓은 스토리들이 꽤 있다. 그 중 ‘일의 옳고 그름이나 경위도 모르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을 이름으로 가진 여자에 대해 쓰고자 한다. 그 여자의 이름은 ‘맹문이’이다.
-내가 소설을 쓰는 게 아니라 소설로 내가 쓰이는 삶
1 note · View note
soyoungteller-blog · 9 years ago
Text
2016.08.21일자 일기를 11월에 다시 쓰다
“우선 필요 없는 콘텐츠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정보 계통을 깨끗하게 해두면 머릿속은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일 것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꼭 필요하고 무엇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지, 혹은 전혀 불필요한지를 어떻게 ���별해나가면 되는가. 이것도 나 자신의 경험을 통해 말하자면, 매우 단순한 얘기지만 ‘그것을 하고 있을 때, 당신은 즐거운가’라는 것이 한 가지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뭔가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행위에 몰두하고 있는데 만일 거기서 자연 발생적인 즐거움이나 기쁨을 찾아낼 수 없다면, 그걸 하면서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지 않는다면, 거기에는 뭔가 잘못된 것이나 조화롭지 못한 것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때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즐거움을 방해하는 쓸데없는 부품, 부자연스러운 요소를 깨끗이 몰아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나 그건 말로 하는 것만큼 간단한 일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ㅡ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중에서
당신은 즐거운가, 나는 즐거운가.
하루키, 그는 30년 정도 소설을 쓴 작가다. 그 짧지 않은 시간, 많은 작품을 쓰면서도 힘들었던 적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쓸 수 있어 즐거웠다고 고통스러웠다면 쓰지 않았을 거라고 말한다. 그의 작품을 좋게 평할 순 없지만 나는 글 쓰는 사람으로서 그가 취하는 태도는 멋지다고 생각했다. 자칫 오만하게 여겨질 수 있는 구절들도 그저 당당한 자세로 받아들여졌다.
나는 소설을 쓰려고 들 때마다 행복하지 않다. 나를 가로막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에 대한 답을 이미 알고 있다. 막연한 두려움이다. 그 두려움에 대한 이유를 실패, 완벽주의, 문장, 재능, 나이, 개성, 상상력 감퇴 등으로 덧붙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건 억지로 갖다 붙인 것뿐 사실상 두려움엔 실체가 없다. 공포와 달리 두려움엔 대상이 없다.
어제 아침에야 극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있는 나를 보았다.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태도가 더 큰 두려움을 만들고 있었다. 31살, 대학원 수료학기, 신춘문예기간 등이 걸리지만 나는 잠시 숨을 돌리기로 했다. 핸드폰 액정에 띄워 놓은 디데이를 지우고 ‘왜 써야 하는가’란 물음을 보이게 해놓았다.
처음엔 많은 대답들이 떠올랐다. 그 모든 걸 적어놓고 나서야 나는 나의 문제를 짚어낼 수 있었다. 다 부수적인 이유들 뿐이었다. 거기엔 내 자신을 위해서라든가 위로하기 위해서라든가 깨닫기 위해서라는 말이 빠져있었다. 껍데기만 남은 꿈. 실력이 없어도 꿈이 있다고 자부하던 날들이 스쳐지나갔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가 같은 사람이긴 한 걸까.
오늘도 잠을 오래 잤다. 대략 열세 시간 쯤.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서 집밖으로 기어나왔다. 카페인 음료를 들이키고나서야 나는 눈을 어렵지 않게 뜰 수 있었다. 텅 비어있는 시간들.
꿈이 없는 자는 좀비와 같다. 나는 이미 죽은 것과 다름없다.
0 notes
soyoungteller-blog · 9 years ago
Photo
Tumblr media
712 notes · View notes
soyoungteller-blog · 9 years ago
Photo
Tumblr media
lol!
545 notes · View notes
soyoungteller-blog · 9 years ago
Text
10.31 오늘의 디테일
오늘 노트북을 버스에 놓고 내렸다.
잃어버렸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 채 버스를 갈아타고 시국 선언을 위해 피켓을 든 학생들을 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점심을 먹었다. 인지했을 때에야 어디에 두고 내린 건지 기억을 더듬었다. 광역버스 안에서 옆 좌석에 두었던 것 같았으나 들고 내렸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노트북을 기대어 놓은 봉투가 무게 때문에 앞으로 쏠려서 건성으로나마 쳐다보지 않았더라면 그 마저도 없었을 기억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이미지조차 오늘 만들어진 게 맞는지 가물거렸다. 매일 학교에 올 때마다 똑같은 번호의 광역버스, 서울 시내버스를 탔기 때문이었다. 나는 습관처럼 버스를 오르내렸다. 오늘도 화장을 하거나 핸드폰을 들여다보기 바빠서 운전기사나 창밖으로 눈길을 주지 않았다. 운전기사도 바깥 풍경도 조금씩 변해 있었을 텐데. 즐겨 앉는 뒷좌석에 앉아 주위에 앉은 사람들이 내렸는지 남았는지 정도만 신경 썼다. 덜 민망하게 화장하기 위해서였다. 가방을 옆으로 매고 무게가 조금 나가는 봉지를 들고 있었기 때문에 손에 남아있던 감각으로도 추측하기 어려웠다.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기장의 원피스를 입었는데 밑단까지 달라붙는 터라 보폭을 크게 잡아 걸을 수 없었다. 손보다는 오히려 그 불편함에 관심이 계속 쏠렸다. 빠르게 걸어야 직성이 풀리는 탓도 있겠지만 특히 버스에 오를 때마다 무릎에 걸려서 더뎌졌기 때문이었다. 만약 한 손이라도 비었다면 무의식중에 손으로 치마를 끌어올리며 버스를 탔을 텐데 7021로 갈아탈 때 그랬는지 기억도 감각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나는 서울 버스 회사와 경기도 버스 회사 두 곳에 다 전화를 했다. 내가 가능성을 더 둔 곳은 서울 버스 쪽이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아니길 바랐다. 서울 시내버스에서 자주 보이던 대학생이나 행색이 누추한 아저씨가 떠올랐기 때문인데 어쩐지 그들이라면 노트북을 팔아먹을 것 같았다. 심지어는 서대문 쪽 경찰이나 버스 회사 직원들을 불친절한 아저씨들일 거라고 짐작해버렸다. 이런 편견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는 것도 잠시, 혼자 겁부터 집어먹었다. 그런데 이건 나이 든 남자에 대한 편견일까, 특정 지역에 대한 편견일까. 전화상에서 서울 버스 회사 직원이 경기도 쪽보다 상대적으로 덜 친절하긴 했다. 분실물이 들어온 게 없다는 대답은 두 군데 다 똑같았다. 혹시 버스에서 분실한 게 아니라 연구실에 뒀는데 누가 문을 열고 집어간 건 아닐까, 라는 의혹이 스쳐지나갔다. 나는 세상 사람들을 다 나쁜 도둑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 내 마지막 기억을, 내 자신을 믿어보라고 타이르는 소리가 들렸다. 나를 너무 믿어서 이렇게 된 게 아니냐고 나의 좌뇌에 대고 반문했다. 그러자 나의 반쪽에서 이것만이라도 붙들어보자고 제안했다. 다시 버스에 두고 내렸다고 추정하자 상황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주워간 사람에게 연락이 닿을 수도 없어서 핸드폰을 잃어버렸을 때보다 더 난감했다. 늘 그래왔듯이 쉽게 체념해버리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었다. 아빠가 회사에서 주��한 노트북이라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 주에 걸쳐 완성한 용인시 독후감 심사 엑셀 작업도 그 노트북에만 저장되어 있었다. 그것을 다시 하자니 끔찍했다. 나는 단 몇 분 만에 만신창이가 된 내 모습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다른 수를 생각해내야 했다. HP회사에 제품을 등록하면 주워간 사람이 서비스 지원을 받으러 왔을 때 연락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지만 시리얼 코드도 알 수 없어서 거기에 기대를 두기는커녕 등록도 하지 못했다. 또 다른 수가 생겼다. 그 숱한 통화에서 나는 ‘블랙박스’란 단어를 건졌다. 모든 버스 안에 감시카메라가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버스 회사 쪽으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경찰서에서 분실물 신고를 하고 서류를 떼어 가져오란 대답이 돌아왔다. 경찰서. 나를 대신해서 이 불행을 해결해줄 곳처럼 들렸다. 마음이 급했으므로 나는 일단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다. 버스에다가 노트북을 놓고 내려서 그러는데요. 몇 번이었는데요? 버스 번호를 대기가 무섭게 경찰은 버스 회사 쪽으로 전화를 돌렸다. 나는 손가락에 힘을 실은 채로 경찰서로 재다이얼을 눌렀다. 그리고 그쪽에서 분실물 신고를 해달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러면 경찰서에 전화를 하셔야죠. 나는 처음에 이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그러니까 내가 114로 전화를 걸었단 사실을 몰랐던 거다.
1 note · View note
soyoungteller-blog · 9 years ago
Photo
Tumblr media
0 notes
soyoungteller-blog · 9 years ago
Photo
Tumblr media
0 notes
soyoungteller-blog · 9 years ago
Photo
Tumblr media
1 note · View note
soyoungteller-blog · 9 years ago
Photo
Tumblr media
1 note · View note
soyoungteller-blog · 9 years ago
Quote
기혼자이거나 동거 중인 사람은 이 얘기가 묘하게 와 닿을 것이다. 저마다 자기가 더 힘들다고, 쓰레기통을 비우거나 주유를 하는 등의 잡일을 자기가 더 많이 한다고 생각한다. 커플을 한 사람씩 따로 불러서 청소, 육아 따위의 가사노동에 얼마나 참여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조사 결과, 대부분의 커플에서 둘 중 적어도 한 명은 파트너가 생각하는 것보다 자신의 가사노동량을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로랑 베그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0 notes
soyoungteller-blog · 9 years ago
Quote
물론 우리가 자주 접하는 사람들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행복한 사람은 그 친구들도 행복하게 지낼 확률이 높고, 그래서 그 사람은 더욱더 행복해진다. 5000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2킬로미터 이내에 사는 친구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우리에게도 좋은 일이 생길 확률이 25퍼센트 늘어난다고 한다. 반대로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이 우울해하면 우리의 기분도 가라앉기 쉽다.
로랑 베그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1 note · View note
soyoungteller-blog · 9 years ago
Quote
때로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수사법과 자신을 피해자로 위치시키는 수사법이 다르지 않다. 파스칼 브루크너Pascal Bruckner는 "피해자라는 입장을 취함으로써 항의와 비난을 면할 수 있다"고 보았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바에 힘을 실어주는 정보, 상황, 사람에게 특별한 관심을 쏟는다. 반면 우리 자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찾으려는 관심은 금세 약해지거나 아예 사라지기 쉽다. 우리는 우리의 가치를 높게 보는 정보에는 유독 관심을 두고 우리의 결점을 지적하거나 개인적 한계를 강조하는 정보는 슬쩍 간과한다.
로랑 베그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1 note · View note
soyoungteller-blog · 9 years ago
Quote
우리는 다소 꺼림칙한 일을 할 때 '그저 남들처럼 행동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함으로써 이미 검증된 이 심리 기제를 이용하곤 한다. 가령 못 말리는 술꾼에게 친구들의 주량을 털어놓으라고 하면 그는 친구들의 주량을 실제보다 부풀려 말한다. 당신의 이웃이 남들을 우롱하거나, 아내 몰래 바람을 피우거나, 세금을 포탈하지 않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그 사람에게 그런 짓을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얼마나 될 것 같으냐고 물어보라! 구린 일을 하는 사람은 자기와 똑같이 행동하는 사람의 비율을 높게 잡는 경향이 있다. 회사에서 일어난 도난 사건의 범인으로 동료를 지목하는 사람일수록 좀도둑들을 자주 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로랑 베그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1 note · View note
soyoungteller-blog · 9 years ago
Quote
작가가 된 많은 이들이 그렇듯, 나 역시 어린 시절부터 책 속으로 사라지곤 했다. 마치 숲 속으로 달려 들어가듯 그 안으로 사라졌다. 나를 놀라게 했고, 지금까지도 놀라게 하는 것은 이야기의 숲과 고독 그 너머에 건너편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건너편으로 나가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다. 작가는 직업의 특성상 고립되며, 또 그래야 할 필요가 있다. 가끔 재능은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재능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희귀하지 않다. 오히려 그 재능은 많은 시간 동안의 고독을 견디고 계속 작업을 해 나갈 수 있는 능력에서 부분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작가는 작가이기 전에 독자이며, 책 속에서, 책을 가로지르며 살아간다. 다른 사람의 삶 속에서, 또한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서, 매우 친밀하지만, 지극히 외롭기도 한 그 행위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리베카 솔닛 <멀고도 가까운>
0 n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