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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yspacy ·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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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yspacy ·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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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are what you love
[프로이트가] 의식이 정신이라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했을 때 그의 말은 과녁에서 한참을 빗나갔다. 어쩌면 의식은 이 빙산 위에 있는 눈덩이만 한 크기일지도 모른다. ‘의식적으로’ 행동하는 인간 조종사의 개입이 거의 혹은 전혀 없이 자동항법장치로 현대의 점보 여객기를 조종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신은 고차원적이며 정교한 사고를 상당 부분 무의식에 위임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적응 무의식은 세계를 판단하고, 사람들에게 위험을 경고하고, 목표를 설정하고, 정교하며 효과적인 방식으로 행동을 개시하는 일을 탁월하게 해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가 생각을 통해서는 새로운 습관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이해했다.따라서 행위는, 올바르고 절제 있는 사람이 행할 법한 행위일 때 올바르고 절제 있다고 불린다. 그러나 올바르고 절제 있는 사람은 단순히 그런 행위를 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올바르고 절제 있는 사람이 행할 법하게 그런 행위를 행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사람은 올바른 행동을 함으로써 올바르게 되고, 절제 있는 행동을 함으로써 절제 있게 된다고 말하는 것이 옳다. 그��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도 좋은 사람이 될 기회조차 갖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행위를 하지는 않고 이론으로 도피하여, 자기들은 철학자이니 철학을 통해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은 오히려 의사의 말을 주의 깊게 들으면서도 의사의 지시대로 하지 않는 환자들과도 같다. 그런 식의 치료법으로는 후자들의 몸이 더 나아질 수 없듯이, 전자들의 혼도 그런식의 철학으로는 나아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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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yspacy ·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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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ream. Sometimes I think that’s the only right thing to do.’
Quotes: Maggie Stiefvater, Fyodor Dostoyevsky, Haruki Murakami, V.E. Schwab, Fernando Pessoa, Clarice Lispector, N.M. Sanchez |  Artwork by Holly Warbur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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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yspacy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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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우리는 잔잔한 바다 위를 항해하면서 인간이 거주 가능한 그 어떤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경이롭고 아름다운 땅으로 두둥실 떠내려갈 예정이란다. 그 지역의 산물과 특성들도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새로울 것이고, 천체 현상도 분명 미지의 고독 한가운데에서 만끽할 수 있겠지. 영원한 빛의 나라에서 무엇을 기대하지 못할까? 나는 그곳에서 나침반의 바늘을 끌어당기고, 천상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수많은 현상을 통제할 수 있는 놀라운 힘을 발견할지도 모르겠구나. 
나는 현실세계에 관한 사실을 탐구하는 일을 매우 좋아한 반면, 엘리자베스는 시인이 만들어 낸 환상을 쫓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내게 세상은 밝혀야 할 비밀이었지만 그녀에게는 상상으로 채워야 할 텅 빈 공간이었다. 
우리가 여행하던 때는 포도 수확기여서 강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일꾼들이 부르는 노랫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면 우울했던 나도, 우울한 생각들로 뒤흔들렸던 내 영혼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보트 바닥에 누워서 구름이 없는 푸른 하늘을 보며 오랫동안 느끼지 못했던 평온에 취했다. 이것이 내가 느낀 것이었다면 클레르발이 느낀 것은 과연 누가 묘사할 수 있을까? 그는 무릉도원에 온 사람처럼 이제껏 인간이 맛보지 못한 행복을 만끽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 어떤 사람도 클레르발만큼 뜨겁고 열정적인 감수성을 가지기는 힘들 것이다. 사람들은 자연 경관을 보고 그저 감탄하는데 그쳤지만 클레르발은 그것에서 강렬한 사랑을 느꼈다. 
........세차게 울려 퍼지는 폭포 소리에 
넋을 잃은 한 남자, 그리고 높이 솟아오른 바위와
저 산, 그리고 짙은 어둠이 깔린 깊은 숲,
그 빛깔과 형상들은 그때 그에게 
갈망이었지. 격정이자, 사랑이었지. 
멀리 가지 않아도
 눈으로 보지 않아도
 마음에 그릴 수 있고 푹 젖어 들 수 있는 
그런 아름다움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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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yspacy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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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자
무화과나무의 갈라진 자리에 앉아, 어느 열매를 딸지 못 정해서 배를 곯는 내가 보였다. 열매를 몽땅 따고 싶었다. 하나만 고르는 것은 나머지 모두를 잃는다는 뜻이었다. 결정을 못 하고 그렇게 앉아 있는 사이, 무화과는 쪼글쪼글 검게 변하더니, 하나씩 땅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숨어 있던 칼바람이 입 안에 들어차고, 머리칼을 휘날렸다. 난 내려갔지만 하얀 해는 더 높이 떠오르지 않았다. 해는 굽이치는 언덕 위에 걸려 있었다. 해는, 그것 없이는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 활기 없는 축이었다. 내 몸속에서 반응하는 작은 지점이 해를 향해 솟구쳤다. 풍경이 들어차서 폐가 팽팽해지는 느낌이었다. 공기, 산, 나무들, 사람들, ‘이런게 행복일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한한 안정감을 갖추고 화살을 튕겨내는 시위 따위는 결코 되고 싶지 않았다. 나는 변화와 짜릿함을 원했고, 나 자신이 사방으로 튕겨나가고 싶었다. 독립기념일에 로켓에서 쏘아올리는 색색의 화살처럼.
울음이 터질까 봐 사진 찍기가 싫었다. 왜 울 것 같은지 몰라도, 누가 말을 걸거나 빤히 쳐다보면 눈물이 줄줄 흐르고, 목구멍에서 흐느낌이 치솟아 일주일 내내 목 놓아 울 것 같았다. 물이 가득 차서 넘칠 것 같은 컵처럼, 눈물이 차올랐다.
프렌치 도어를 지나 정원으로 나갔다. 연회장 창문으로 빛과 소리가 새어 나왔지만, 몇 미터 걸어가니 어둠이 장막을 친 듯, 빛도 소리도 사라졌다. 별빛이 쏟아지는 가운데 나무와 꽃은 시원한 향기를 뿜어냈다. 달은 보이지 않았다. 뒤로 산울타리가 둘러쳐져 있었다. 인적 없는 골프 코스가 나무 숲이 있는 언덕까지 뻗어 있고, 이 풍경에서 왠지 쓸쓸한 익숙함이 느껴졌다. 컨트리클럽과 춤, 잔디밭의 귀뚜라미 한마���.
어쩌면 친절한 눈처럼 망각은 그것들을 무감각하게 하고 덮어버리리라. 하지만 그것들은 나의 일부였다. 그것들은 나의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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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yspacy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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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
영감은 예기치 못한 질량이며 은닉의 시간에 급습하는 뮤즈다. 화살들이 수없이 날아다니지만 화살에 맞은 자는 맞은 줄도 모른다. 서로 무관한 촉매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모여 은밀한 공모로 그 나름의 체계를 형성하고 그로 하여금 활활 타오르는 상상력이라는 치명적인 질병은 불경하며 동시에 신성하다. 불타는 상상력이 낳는 충동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반짝이는 불빛으로 남몰래 이동하는 별자리를 표시한 지도처럼 명멸하는 신경종말을 어찌할까? 별들은 펄떡거린다. 뮤즈는 생명을 추구한다. 그러나 정신 또한 뮤즈다. 정신은 유수의 적들을 제치고 선수를 쳐서 영감의 원천에 다시 닿고자 한다. 수정처럼 맑은 샘물이 느닷없이 말라버린다. 아름다웠던 것은 더러워지고 기쁨은 사라진다. 창조적 정기는 어째서 자신을 공격하는가? 어째서 창조자는 모든 드라마를 뒤틀어버리는가? 산산조각 난 뮤즈의 인도를 받아 펜이 들린다. 부조화가 없는 음표를 찍는다. 화음은 아무렇지 않게 흘러 불협화음 없이 이어진다. 
천재성과 특권을 겸비했던 베유는 고급 교육의 위대한 강당들을 거쳤으나 훌훌 다 버리고 혁명, 현현, 공공에의 봉사, 희생이라는 어려운 길을 떠났다. 아직 베유에게 시간이나 공부를 바친 적이 없으나 앞으로는 확실히 달라질 작정이다. 눈을 감고 빙하의 끝을 눈앞에 그리며 불가침의 빙벽에 둘러싸인 은밀한 온천으로 스르르 미끄러져 들어간다.
마음이 놓여서 에르마의 목소리에 다시 침잠한다. 특정한 사람의 목소리 울림이 소환하는 분위기에 이끌려 단편을 쓰는 상상을 한다. 그 여자의 목소리. 생각해 둔 플롯은 전혀 없고, 다만 말투와 음색을 좇아 음악을 작곡하듯 소절을 작성해 그 목소리 위로 투명한 층을 겹겹이 쌓아올리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산책을 하다 위압적인 넵튠 조각상이 내려다보는 후미진 공원을 하나 발견한다. 고르지 못한 돌계단을 따라 언덕을 오르자 식���원처럼 보이는 탁 트인 공간이 나온다. 대추나무들이 많았고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우거져 있다. 이리저리 정처 없이 배회하는데 문득 뜻밖이면서도 낯익은 현기증이 밀려온다. 강렬하게 응축된 추상, 정신적 공기의 굴절. 하늘은 연한 초록색. 대기는 사정을 봐주지 않고 이미지들을 풀어낸다. 그늘의 보호를 받는 벤치로 몸을 피한다. 느리게 숨 쉬며 나도 모르는 새 배낭에서 펜과 공책을 꺼내 글을 끼적거리기 시작한다. 
그녀는 커피를 끓이고 프라이팬에 빵을 올려 데우면서, 이제는 혼자라는 사실을 깜박 잊고 이리나 이모를 큰 소리로 외쳐 불렀다. 연못까지 가는 길에 추위에도 꿋꿋하게 열린 베리 열매들을 보았지만 따지는 않았다. 어스레한 안개가 땅에서 피어오르는 듯하다. 햇살에 은빛이 돌아 인심 좋은 수공이 광택제를 잔뜩 발라 마무리한 듯 연못이 번들거린다. 그녀는 성호를 긋고 빙판에 올라서서 고독의 희열을 한껏 만끽한다. 그러나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첩첩이 쌓인 공책들이 무위로 돌아간 수년의 노력을, 김이 빠져버린 황홀을, 끝없이 무대 위를 서성인 발자취를 말해준다. 우리는 글을 써야만 한다. 고집 센 송아지를 길들이듯 헤아릴 수 없는 투쟁에 참여하기 위하여. 우리는 글을 써야만 한다. 부단한 노력과 정량의 희생 없이는 안된다. 펄떡이는 심장으로 살아 있는 독자라는 종족을 위하여 미래를 끌어오고 유년기를 다시 찾아가고 날뛰는 상상력의 어리석음과 공포에 고삐를 늦춰선 안 된다. 
꿈은 무엇인가? 내 시행착오와 경솔한 행동 들을 정당화해줄 만큼 나보다 훨씬 나은 것, 뭔가 좋은 걸 써내는 것. 얼기설기 엮인 단어들을 통해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것.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내 손가락이 촉침처럼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질문을 추적한다. 젊었을 때부터 내 앞에 놓인 익숙한 수수께끼. 언어의 허리띠를 졸라매고 놀이와 친구들과 사랑의 계곡에서 한 박자 바깥으로 물러서기. 우리는 왜 글을 쓰는가? 합창이 터져 나온다. 그저 살기만 할 수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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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yspacy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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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id for the children
They snag without thought, like breathing, they calmly accessed the deepest connection to spirit, their music echoing around the room, funky and hard as I could ever imagine. I was so moved by them, absolutely blown away by how good it felt, and the organic beauty of the situation.
She was finally content, exploring the allure and mystery of the great continent, the first vacation of her life.
I always feel an umbilical connecction to my birthland. It’s a pillar of my life, no matter how long I’m away, My first four years shaped me profoundly, yet early childhood is a funny dream and murky memories hard to decipher. Austrailia’s openness and dirt roads, the smell of eucalyptus forests, kangaroos dozing lazily in secret shady spots snapped to alert wakefulness by the sound of me and my dog crunching through the trail. Ahh, the taste of a meat pie from the local baker, tomato sauce dripping grom its warm flaky crust. My homeland’s colors and feelings are etched deeply into who I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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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yspacy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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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루이스는 세상을 생각할 때 주권자가 통치하는 국가보다는 연극처럼 현재 창조 과정에 있는 예술 작품으로 여기는 쪽이 훨씬 정확하다고 주장한다. 극작가는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연극 자체에 영향을 미치게 하고 배우들의 행동을 모두 조화시켜서 최종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왜 기도하는가? 하늘 아버지가 자녀들의 간구를 즐겨 들으신다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인간의 지혜나 지식, 기도에 담긴 정보 따위가 필요하시기 때문은 아니다. 예수님은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하나님 너희 아버지께서 아시느니라”(마 6:8) 라고 지적하신다. 다만 창조 작업의 동반자로 초청하시면서, 동시에 관계 속으로 부르신다. 사도 요한은 말한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라”(요일 4:16). 그저 사랑을 가졌거나 사랑을 느끼시는 존재가 아니다. 주님은 사랑이시며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분이다. 그러므로 창조주는 자신의 형상을 따라 만든 피조물들과 친밀한 관계를 열망하신다.
창조주께서는 다른 수단을 모두 제쳐두고 기도를 사용하기로 작정하셨다. 자유를 크게 강조하는 행동 유형을 선택하신 것이다. 주님은 우리가 요청하길 기다리신다. 세상에서 행하시는 역사를 인간의 손에 맡기시는 쉬 납득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그러다 보면 하나님의 나라와 그분의 뜻이 성취되는 속도가 느려지지 않을까? 그렇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어린 자녀를 위해 보폭을 줄이게 마련이다. 부모의 목표는 스스로의 편리가 아니라 아이들이 굳세게 서도록 돕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묵상이 깊어질수록 하나님께 요청하는 내용이 달라진다. 결국은 주님이 원하는 걸 위해 간구하고 싶은 생각이 들고, 그분이 원치 않는 일은 나 역시 바라지 않게 된다. 묵상으로 기도하면서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노라면 자연스럽게 거룩한 뜻에 나를 맞춰본 적이 없다. 그분의 뜻을 완전히 파악하기에는 내 역량이 형편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다만 아는 만큼 기도로 표현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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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yspacy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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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펠트 모자를 쓴 소녀가 강물의 레몬 빛을 온몸으로 받은채, 난간에 팔꿈치를 괴고 나룻배의 갑판 위에 홀로 서 있다. 남성용 모자가 그 장면을 온통 장밋빛으로 물들이고있다. 그것이 유일한 색깔이다. 안개가 뿌옇게 서린 강위의 태양, 그 태양의 열기 속에 강기슭은 지워져 보이지 않는다. 강은 수평선과 맞닿아 버린 것처럼 보인다. 강은 유유히 흐른다. 어떤 소리도 내지 않는다. 몸속에서 흐르는 피처럼. 수면에는 바람 기운조차 없다. 그 장면에서 유일하게 소리를 내는 나룻배의 모터는 낡아서 털털거린다. 때때로 가벼운 미풍에 실려 사람들의 말소리가 스치고 지나간다. 그러고 나면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는 사방에서, 안개 너머에서, 모든 마을에서부터 들려온다.
그것은 내 온 생애에 걸친 느릿한 작업이다. 나는 마귀 들린 아이들 앞에서, 그들과 똑같이 신비에 넋을 잃고 서 있다. 나는 글을 쓴다고 생각하면서도 한 번도 글을 쓰지 않았다. 사랑한다고 믿으면서도 한 번도 사랑하지 않았다. 나는 닫힌 문 앞에서 기다리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나는 지금도 또렷이 기억한다. 방은 어두웠고,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방은 끊임없이 들려오는 도시의 소음에 둘러싸여 있었고, 도시 안에 파묻혀 있었고, 도시라는 기차 안에 실려 있었다. 창문에는 유리창이 없었고, 발과 블라인드만이 내려뜨려져 있었다. 햇빛을 받아 보도를 오가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발 위에 어른거렸다. 늘 엄청난 사람들의 무리였다. 블라인드 때문에 그 그림자들에는 줄무늬가 나있었다. 나막신들의 딸그락거리는 소리들이 머릿속을 때리듯 울렸고, 목소리들은 날카로웠다. 중국어는 소리를 지르며 말하는 언어여서 나는 마치 사막의 언어 같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이상야릇한 언어였다. 
그들은 우리가 안에 있다는 것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의 움직임의 어떤 것, 그들의 목소리의 전체적인 느낌을, 마치 메아리도 없이 슬픈 여운을 남기며 사라지는 기적 소리처럼 간파할 수 있다.
나는 지금 내가 줄곧 기다려 왔고 또한 오직 나 자신에게서 기인하는 그런 슬픔 속에 빠져 있다고 말한다. 나는 항상 얼마나 슬펐던가. 내가 아주 꼬마였을 때 찍은 사진에서도 나는 그런 슬픔을 알아볼 수 있다. 오늘의 이 슬픔도 내가 항상 지니고 있던 것과 같은 것임을 느꼈기 때문에, 너무나도 나와 닮아 있기 때문에 나는 슬픔이 바로 내 이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나는 그에게 말한다. 이 슬픔이 내 연인이라고, 어머니가 사막과도 같은 그녀의 삶 속에서 울부짖을 때 부터 그녀가 나에게 예고해 준 그 불행 속에 떨어지고 마는 내 연인이라고.
우리도 아이들과 함께 물장난을 친다. 그러고는 마르세유 비누로 바닥을 닦는다. 모두가 맨발이다. 어머니도 맨발이다. 어머니가 웃는다. 어머니가 화낼 일은 아무것도 없다. 온 집 안에 비누 향내가 가득하다. 폭풍 뒤의 젖은 흙에서 나는 촉촉하고 감미로운 냄새가 집 안에 풍긴다. 특히 이 냄새가 다른 향기와 섞일 때, 즉 상큼하면서 독한 마르세유 비누 냄새와 빨래 냄새 혹은 하얀 홑청 냄새, 어머니의 체취, 어머니의 순결한 체취와 섞일 때, 그것은 우리를 미칠 듯이 즐겁게 만든다. 물은 오솔길까지 흘러내려 간다. 심부름꾼 아이들이 몰려오고 그들의 손님들도, 이웃집 백인 아이들도 달려온다. 어머니가 이따금씩 아주 행복해지는 시간, 온 집 안을 대청소하며 모든 것을 잊는 시간이었다. 어머니는 그럴 때면 응접실로 가서 피아노 앞에 앉아 그녀가 외고 있는 유일한 곡조, 그녀가 사범학교에서 배운 곡조를 친다. 그리고 노래도 부른다. 가끔 그녀는 장난을 치고 웃기도 한다. 일어나서 노래를 부르며 춤도 춘다. 갑자기 호수, 강가의 들판, 개울, 해변처럼 변해 버린 이 집에서 우리도 행복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모두가, 어머니도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낮에 대해서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 햇빛이 모든 색깔을 퇴색시키며 ���누른다. 밤에 대해서는 잘 기억한다. 밤의 푸른빛은 하늘이 더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하늘은 세상의 본질을 덮고 있는 모든 불투명함의 저편에, 그 너머에 있었다. 나에게 하늘은 밤의 푸른빛을 가로지르는 순수한 광채와 모든 색깔을 초월한, 차갑게 녹아드는 빛을 떠오르게 한다. 
하늘에서는 순수하고 투명한 폭포처럼, 침묵과 부동의 물기둥처럼 빛이 쏟아져 내렸다. 대기는 푸르고, 손에 잡힐 듯했다. 푸른빛. 하늘은 그 반짝이는 빛으로 끊임없이 맥박치고 있었다. 밤이 모든 것을 비추고 있었고, 눈이 닿는 곳까지 강의 양쪽으로 펼쳐진 들판을 온통 비추고 있었다. 밤은 하루하루 새로웠다. 매 순간마다 새로운 밤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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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yspacy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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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그는 수만, 수십만 가지의 독특한 냄새를 수집했고 그것을 자유자재로 아주 정확하게 다룰수가 있었다. 그래서 그는 어떤 냄새를 다시 맡는 경우 전에 그 냄새를 맡았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꾸로 어떤 냄새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정말로 그 냄새를 맡을 수가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심지어 그는 상상 속에서 냄새들을 서로 섞을 수도 있었기 때문에 현실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냄새들을 만들어 낼 수도 있었다. 그는 마치 자신이 체험한 모든 냄새의 색인이 실린 커다란 사전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걸 이용해 냄새의 단어로 이루어진 새로운 문장들을 얼마든지 마음대로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것도 다른 아이들의 경우 어렵게 익힌 단어들을 이용해 세계를 묘사하기에는 지극히 불충분한 상투적인 문장들을 처음으로 떠듬거릴 그런 나이에 말이다. 아마도 그의 재능은 청각을 통해 멜로디와 하모니, 그리고 절대음을 알아낼 수 있는 음악의 신동에 비교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물론 냄새의 자모(字母)는 음계와는 비교활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고 다양할 뿐만 아니라, 그르누이라는 신동의 창조활동은 오로지 그의 내면세계에서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 자신 이외에는 어느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한다는 차이점은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한 자락 미풍에 부드러운 냄새의 실마리라도 실려 오면 그것을 붙잡아 결코 놓치지 않았다. 그럴 때면 그는 오로지 이 냄새만을 맡으면서 그것을 빨아들여 가슴속에 영원히 간직했다. 그것은 전부터 알던 냄새일 때도 있었고 일종의 변형일 때도 있었다. 그러나 어떤 때는 보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알던 그 어떤 냄새와도 비슷한 구석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완전히 새로운 냄새인 경우도 있었다. 가령 다림질한 비단 냄새, 쿠엔델 차의 향기, 은실로 수를 놓은 비단천의 냄새, 진귀한 포도주병의 코르크 마개 냄새, 자라 등껍데기로 만든 빗의 냄새 등이 그랬다. 그르누이는 낚시꾼처럼 열정과 인내를 가지고 알지 못했던 냄새들을 찾아다녔다. 그리고는 찾아낸 냄새들을 마음속에 간직해 두었다. 
블라인드를 걷자 그의 몸이 무릎까지 저녁노을에 잠겨 마치 꺼져 가는 횃불처럼 타올랐다. 루브르 궁전 뒤쪽으로 이글거리는 붉은 해가 넘어가면서 도시의 슬레이트 지붕을 부드럽게 비추고 있었다. 밑에서는 강물이 황금빛으로 반짝이고 있었고, 배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아마도 바람이 부는 모양이었다. 돌풍이 비늘처럼 강 표면에 몰아쳐 마치 거대한 어떤 손이 수면 위로 수백만개의 금화를 흩뿌린 듯이 반짝이고 있었다. 한순간 강물이 역류해 발디니 자신을 향해 밀려오는 것처럼 보였다. 순금으로 된 반짝이는 금물결이. 발디니의 눈에 눈물이 고이면서 슬픔이 찾아왔다. 그는 그렇게 한참 동안 말없이 선 채 그 장엄한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는 창문을 열고 양쪽 창날개를 활짝 열어젖힌 후 펠리시에의 향수병을 멀리 휙 던져 버렸다. 향수병이 텀벙 소리를 내면서 한순간 반짝이는 금빛 강물을 가르며 가라앉았다.
눈을 감은 발디니의 마음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추억들이 떠올랐다. 나폴리의 어느 정원, 저녁노을 속을 거니는 젊은 시절의 자신이 보인다. 검은 곱슬머리 여인의 품에 안겨 누워 있는 모습도 보인다. 창문 위로 장미 덩굴이 뻗어 있고 그 위로 밤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하늘을 나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멀리 어느 항구의 선술집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속삭이는 소리와 사랑의 고백이 바로 귓가에서 들리는 듯하고 황홀한 전율로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느낌이 생생하다.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처럼 말이다! 그는 억지로 눈을 뜨고 만족의 한숨을 토해 냈다. 여기 이 향수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알던 그런 향수가 아니었다. 향기를 더 좋게 만든 향수나 방향제, 화장실용 탈취제 정도가 아니었다. 이것은 완전한 세상, 풍요로운 마법의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전혀 새로운 향수였다. 이 향수 냄새를 맡으면 누구나 순식간에 주변의 구역질 나는 일은 모두 잊어버리고 풍요롭고 자유롭고 즐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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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yspacy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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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벌
그는 허리를 굽혀 물을 들여다보았다. 장미빛으로 물드는 저녁놀이며, 어슴푸레해지는 황혼에 싸여 희미하게 보이는 먼 마을이며, 마지막 태양 빛이 강 왼쪽에 늘어선 집집의 창문을 통해 강렬하게 반사되는 풍경이며 점점 검게 변하는 운하의 물을 정신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차츰 그의 시야에서 붉은 원 같은 것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집들도, 행인들도, 거리도, 마차도 한데 얽혀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그는 몸을 떨었다. 어떤 괴이하고 추악한 환상 때문에 다시 밀어닥친 혼돈에서 구원을 얻은 듯했다. 
거기에는 이 사람아, 비단깃털 이불이 있다네, 아니 깃털이불뿐 아니라 말하자면 사람을 끌어들이는 듯한 그 무엇인가가 있거든. 거기는 땅 끝이고 닻을 내려 배를 세워두는 곳이며, 고요한 파도가 일렁이는 피난처고 지구의 배꼽이며, 세 마리의 고래가 떠받치고 있는 세계의 기초야. 살짝 구운 팬케이크, 기름진 고기만두나 밤마다의 사모바르, 은밀한 한숨이나 부드러운 여자 옷이나 따뜻한 난로 옆 침대 같은 것의 원천일세! 한마디로 말해 죽은 듯도 하고 산 듯도 한, 양쪽 기분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이라네, 
그러한 의미로 본다면 우리는 실제 모두가 미친 사람과 다름없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 차이는 사실 얼마 되지 않지요. 다시 말하면 환자가 우리보다 정도면에 있어서 조금 더하다는 것뿐이지요. 모든 면에서 조화가 이루어져 있는 인간은 사실 없는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몇만 명 중에 한명, 아니면 몇십만 명 중에 한명 꼴 정도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것도 실은 명확하지 못한 예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그러나 나는 이 세상을 한 번 살 뿐이다. 나의 삶은 결코 두 번 주어지지 않는다. 나는 결코 ‘인류 전체의 행복’을 염두에 둔 적이 없다. 나는 나대로 스스로 살고 싶을 뿐이다. 그렇잖으면 죽는 것만 못하다. 나는 다만 ‘인류 행복’의 도래를 기대하면서도 자기의 푼돈 1루블을 주머니에 넣고 굶주리고 있는 어머니 곁을 그냥 스쳐가기가 싫었던 거야. 나는 전체의 행복을 건설하기 위해 벽돌을 한 장 한 장 나르고 있다. 이것으로 나는 정신적 위안을 느끼고 있다, 하고 말했겠다. 하하하! 어째서 너희들은 나를 버려두었나? 나는 한번의 삶밖에는 갖지 못한다! 난 살고 싶은것이다...아, 나는 미적 취미를 가진 한마리의 이에 지나지 않는다. 그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다.’ 그는 미친 듯이 웃어댔다.     ‘그렇다! 나는 이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나는’이라는 것을 고찰하고 있는 것이 그 첫째 증거야. 둘째는 한달 동안 꼬박 전능하신 하느님을 증인으로 불러내어, 이건 내 육신과 욕망 때문이 아니라 다른 훌륭한 좋은 목적 때문이라고 실컷 응석부렸기 때문이지....하하하!....셋째로는, 실행에 옮기는 데 있어 무엇보다도 정의에 입각하여 양과 척도와 숫자를 계산하여 많은 이들 중 가장 무익한 놈을 해치움으로써 내 과업의 제 1보에 필요한 비용을 얻으려 했다. 남은 돈은 모두 유언장에 의해 수도원으로 보내면 되는 거다...그러니 나는 틀림 없는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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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yspacy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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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나라의 앨리스
그리고 이번에는 아주 천천히 사라졌다. 꼬리 끝부터 사라지기 시작해 씩 웃는 입이 마지막으로 사라졌는데, 입은 나머지 부분이 사라지고 나서도 한동안 남아 있었다. ‘어머! 웃음 없는 고양이는 많이 봤는데, 고양이 없는 웃음이라니! 태어나서 본 것 중 가장 신기해!’ 앨리스는 생각했다.
온갖걸 다 그렸어. ‘M’으로 시작하는 거라면 뭐든.” “왜 ‘M’으로 시작하는 걸 그렸어요?” 앨리스가 물었다. “안될 거 없잖아?” 3월 토끼가 말했다. 이쯤 되자 겨울잠쥐는 눈을 감고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자장수가 꼬집는 바람에 짧게 비명을 지르며 다시 깨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M’으로 시작하는 건 전부 다. 쥐덫(mouse-traps), 달(moon), 기억(memory), 많음(muchness).....’많음이 많다(much of a muchness)’라는 말을 하잖아. 그런데 ‘많음’을 그린 걸 본 적 있어?”
정원 입구에는 큰 장미 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흰 장미가 피어 있었지만 정원사 셋이 분주하게 장미를 빨간색으로 칠하고 있었다. 앨리스는 참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하여 그들을 살펴보려고 가까이 다가갔다. 
‘너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과 다른 사람일 것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마라. 네가 다른 무엇이었거나 다른 무엇일 수 있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다른 무엇으로 보였을 테니까’란다.”
조금 걸어가자 멀리 가짜 거북이 보였다. 튀어나온 작은 바위 위에 외롭고 슬프게 안자 있었는데, 가까이 가자 심장을 쥐어짜듯이 한숨 쉬는 소리가 들렸다. 앨리스는 가짜 거북이 너무 불쌍했다. “왜 슬퍼하는 거예요?” 앨리스가 그리핀에게 묻자 그리핀은 아까 한 말과 거의 비슷한 대답을 했다. “전부 다 가짜 거북의 공상이야. 슬픈 일은 하나도 없다고. 이리와!”
“제 모험 이야기를 해드리죠. 오늘 아침에 시작된 모험이에요.” 앨리스가 약간 쭈뼛거리며 말했다. “어제로 돌아가서 이야기할 필요는 없어요. 그때 저는 다른 사람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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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yspacy · 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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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yspacy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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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yspacy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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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은 나보고 과거지향적이라고 했고 이러한 지향성의 이유를 알아보고싶어졌다. 과거에서 느껴지는 푸근한 안정감이 있지만 그 안정감을 억누를 정도로 새롭게 파생되는 그리움, 동시에 느껴지는 미화된 행복했던 감정들. 여러가지 감정들이 복합체가 되어 오묘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그 때 그랬다면 하는 후회대신 미래의 일에 밑거름이 되어줄 쓸모있는 역할이 되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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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yspacy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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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yspacy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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