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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4
동물농장을 보다가 고양이에게 눈인사 하는 법을 배웠다.
천천히 두 눈을 깜빡, 깜빡.
상대 고양이도 두 눈을 깜빡, 깜빡하면 내 인사를 받아준다는 뜻이란다.
나비와 마주칠 그 때를 대비하여 거울을 보며 연습해본다.
깜빡.
깜빡.
...
누군가와 친해지기 위해 '안녕! 나는 000이라고 해!.너와 친해지고 싶어!'
라며 필사적으로 엽습하는 모습이라니.
그 후로 당분간 나비에게 눈을 깜빡일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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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3
나비는 대체로 검다.
처음 마주쳤을 땐 차 밑에 웅크리고 앉아 내가 떠나기��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어둠속에 완벽히 스며들어 노오란 눈알만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었다.
검고 아득한 나비의 존재를 눈치챈 건 살랑 하고 움직인 아주 약간의 흰 털이 붙은 꼬리 때문이었다.
살랑살랑.
변덕이었던건가.
나비도 도망가지 않고 나도 한참을 지그시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는 아는 동네 고양이와 아는 인간 사람인 사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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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2
무심히 지는 해를 보고 있자니 나비가 어느샌가 발치에 기대어 있다.
눈은 마주치지도 않고 애교를 떠는 모양새도 없다.
나도 무심히 가방에서 사료를 조금 꺼내어 준다.
따뜻하고 까슬한 혀가 손바닥을 간지럽힌다.
조금은 나에게 기대는 걸까? 애틋한 마음에 윤기나는 까만털을 슬쩍 쓰다듬어본다. 파르르 떠는 수염은 무엇을 말하는걸까?
기분이 좋은가? 나쁘진 않으니 가만히 있는걸까? 먹이를 주니 이정돈 참아주겠다는걸까?
어느새 휙 돌아 나가는 발걸음이 묘하게 사뿐하다.
몰래가서 꼬리를 확 잡아당겨볼까하는 개구진 생각만 하고 멍하니 바라본다.
나비는 의외로 쿨한 녀석이다.
나도 쿨하게 내 갈 길을 다시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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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자의 집구하기
월세계약 만료 시점이 되어가면 시세도 알아보고 혹여나 괜찮은 방이 있나 눈팅도 할 겸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라는 네이버 포탈의 온라인 카페에 들리곤 한다.
워낙 많은 글이 올라오기 때문에 잘 읽어보고 그 문맥이 뜻하는 바를 바로 캐치하여야 빠른 정보 습득이 가능하다.
"햇볕이 잘 들고 습기가 없으며 지상층 같은 지층" -> 그냥 반지하다. 아무리 해가 잘 들고 집이 좋다고 해도 반지하는 피하자. 언니말 듣는거다. 돈이 없어도 반지하는 안된다.
"혼자 살기 딱 좋은 방" -> 실평수가 4~5평도 안되는 정말 작은 방이다. 돌아누우면 반대편 벽에 코가 닿을것이다.
"리모델링 했습니다" -> 건물이 오래되었다는 뜻이다. 리모델링 해서 깨끗하긴 하겠지만 건물자체가 오래되어 하수구나 냉난방에 문제가 있을 소지가 큰 집이다.
"꿈에 그리던 복층" -> 겨울엔 춥고 공간 활용이 안되는 집이란 의미다. 월세가 숨넘어 갈 만큼 비싼 복층이 아닌 이상 보통 좁고 월세가 비싸고 난방이 약하다.
사실 온라인 뒤지는것 보단 부동산 몇군데 들르는게 더 빠르고 편하다.
하지만 복비를 줄이기 위해 온라인을 활용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운이 좋은면 좋은 집을 싸게 들어갈 수 도 있다.
일단 온라인상에서 맘에 드는 집을 구하면 연락을 취하고 집을 보러간다. 이 때 부동산을 끼는게 아니면 여성은 혼자 다니지 말자.
그리고 기본상식이지만 집을 보러가면 수도랑 전기를 확인하고 보일러는 오래되었나 방음은 잘되나 이웃엔 누가 사나 잘 살펴보도록한다. 등기부등본을 떼어보고 집주인을 꼭 만난 뒤 계약하는 건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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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meo
1년전에 Like 버튼을 눌러 놓은 Studio Shelter의 비디오.
Keep draw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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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글쓰기
다시 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보다는 철저하게 나를 위해 쓰는 글들이다.
그러니 부끄러움이나 민망함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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