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에스프레소 | Explore Tumblr posts and blogs

girlhowtomeetinfo-blog · 8 years ago

Text

금혼여행, 서유럽을 가다(7) 베네치아(Venzia)

New Post has been published on http://girlhowtomeet.info/%ea%b8%88%ed%98%bc%ec%97%ac%ed%96%89-%ec%84%9c%ec%9c%a0%eb%9f%bd%ec%9d%84-%ea%b0%80%eb%8b%a47-%eb%b2%a0%eb%84%a4%ec%b9%98%ec%95%84venzia/

금혼여행, 서유럽을 가다(7) 베네치아(Venzia)

-7일차-

물의 도시, 사랑의 도시 베네치아(Venzia)

캐서린 헵번의 여정의 도시,

콘도라 타고 칸초네를 부르며…….

마지막 여정이라는 아쉬움 때문인지 나도 아내도 아침 일찍 눈을 떴다. 호텔주위를 산책이나 하자고 말했더니 따라 나선다. 호텔문을 나섰다. 하늘을 봤다. 아! 이게 웬일이냐? 하늘은 코발트색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목화솜 같은 뭉게구름이 둥실둥실 피어오르고 있지 않은가. 이번 여행 중에 이렇게 청명한 날이 처음이라 원색의 하늘이 반갑기도 했다. 이태리 반도 남부의 제멋을 부리는지 기온도 30도를 넘나든다. 호텔 주위를 한바퀴 도는 가벼운 산책을 끝내고 빵 두 조각에다 커피 한잔으로 아침 식사를 때웠다. 짐을 챙겨 버스에 오른 것이 현지 시간 8시 5분이었다.

버스는 곧 출발했다. 차창 넘어 들판은 구릉지 하나 없는 평원이다. 푸른 보리와 군데군데 보이는 목우 무리들이 지나가는 이방인을 향에 눈을 돌린다. 바다가 보이지 않은 곳인데도 벌써 바다 특유의 비릿함이 풍겨 온다.

베네치아!

물의 도시, 낭만의 도시, 칸초네의 도시, 이 도시를 두고 옛 부터 이곳 사람들은 ‘세상의 다른 곳’이라 했다. 이 세상에서 이런 곳이 또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베네치아 사람들은 자신들의 공화국을 고요한 도

<사진:산 마르코 광장에서 그리스 청년이 촬영했다>

시 공화국(Serenissimus Reipublicae de VENEZIA)라고 불렀다. 세계적인 음악가 안토니오 루치오 비발디(Antonio Lucio VIVALDI 1678~1741)가 여기서 태어났고 여기서 활동했다. 캐서린 헵번과 로사나 브랏찌가 주연한 로멘스 영화 Summer Time( 한국명 旅情)이 이곳 베네치아에서 올 로케한 낭만의 도시다.

버스를 탄 시간이 30분이 겨우 지났을까! 섬을 도는 크루즈 선 선착장에 도착했다. 우린 다시 크루즈 선을 타고 산마르코 광장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크루즈 선상에서 본 베네치아는 섬의 천국이었다. 여기도 저기도 보이는 것은 작은 섬들이었다. 그것도 18세기 유럽의 낭만적인 건축물들이 들어 선 그림 같은 섬 말이다. 실지로 이곳은 118개의 섬과 400여개의 다리로 이어진 도시다. 베네치아는 물의 도시에 걸맞게 자동차가 없다. S자 대운하가 도시 중앙을 갈��놓고 바다 위에 떠 있는 거대한 박물관이다.

난 이런 섬 도시에서 유럽 역사속의 르네상스가 어떻게 만개 했는지?, 또는 어떤 역사가 어떻게 전개 되었는지? 하는 호기심과 현실로 닥칠 기대감이 벅찼다.

루치아노 파발로티가 부른 이태리 칸초네 산타루치아(Santa lucia)가 낭만의 도시를 자랑 하 듯 귀에 익게 파도를 탄다.

Sul mare luccica

L’astro d’argento

Polacida e’ l’onda

Propero e’il vento

Venite all’agile

Barchetta mia

Santa lucia

창공에 빛난 별 물 위에 어리어

바람은 고요히 불어오누나.

아름다운 동산 행복의 나폴리

산천과 초목은 기다리누나.

내 배는 살같이 바다를 지난다.

산타 루치아 산타 루치아

정든 나라에 행복이 길어라

산타 루치아 산타 루치아

이 노래는 성녀 산타 루치아를 그리는 노래다. 시실리 시라쿠사에 살았던 산타 성녀는 어머니가 병들자 카타나에 있는 교회 묘지에 찾아가 어머니를 낫게 하기 위해 평생 하느님의 종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그와 정혼한 남자와 결혼마저 거부한다. 그렇지만 정혼한 남자로부터 그녀는 결혼 거부로 고소당한다. 결국 루치아 성녀는 이상한 소굴에 던져져 고문을 당한다. 이 때 자기 눈을 스스로 뽑았다 한다. 이곳에 있는 산타루치아 역명도 이 노래 가사에서 땄다. 이런 이야기들이 베네치아의 오늘을 있게 한 낭만이다.

크루즈 선이 산마르코 광장 선착장에 도착했다. 선착장에는 유람선과 콘도라가 줄을 지어 관광객을 기다린다. 크루즈에서 내려 산마르코 광장을 가는 길에 카사노바가 갇혀 있었던 감옥이 있었다. 감옥 창살이 엄지손가락 굵기의 철근이 그물모양으로 짜여 있었다. 죄수들이 탈출을 못하도록 한 것이다. 아이러닠하게도 이 감옥에 갇힌 카사노바는 귀족여인과 사랑을 나누었다고 감옥에 갇히고, 또, 자신과 사랑을 나누었던 귀족 여성들의 도움으로 탈출한다. 작은 수로 위에 만들어진 통곡의 다리도 보았다. 감옥에 갇힌 죄수들이 저 다리를 건너면 자유를 찾을 텐데 하며 탄식했다 하여 이름 한 다리란다. 도보로 약 10분 이 걸려 산마르코 광장에 도착했다.

산마르코 광장에는 산마르코 대성당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산마르코 대 성당은 832년에 지어진 건물로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비잔티움 양식의 건물이다.

서기 828년 북아프리카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큰 도난 사건이 일어났다. 베네치아 상인들이 그곳에서 성 마가의 시신을 훔쳐 이곳으로 도망쳐 온 것이다. 베네치아 상인들은 성 마가를 이곳 수호신으로 만들고 싶었다. 사람들은 성 마가를 사자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성당을 지어 마르코라 불렀다.

성당 내 외부는 황금빛과 푸른 빛 모자이크를 사용했고 지붕에는 다섯개의 돔을 두었다. 이는 정 중앙의 돔을 중심으로 4개의 돔이 정사각형 십자가를 나타냈다고 한다. 이 돔 때문에 성당의 내부는 완벽한 음향효과를 낸다. 바이올린을 위한 관현악 4계를 작곡한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작곡가 비발디도 아버지와 함께 이 성당에서 바이올린 주자로 활동했다.

<사진:건물과 건물 사이 다리, 통곡의 다리도 있다>

산마르코 대성당 피사드 꼭대기에 마르코 동상과 그의 상징인 사자의 동상이 조각되어 있었다. 또 다른 곳에 성당을 장식하는 살아 움직이는 듯한 4마리의 청동 말 조각도 있었다. 이것은 고대 그리스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콘스탄티노불 광장에 있었던 것을 십자군 원정 때 훔쳐 온 것이라 설도 있다. 그 이후 나폴레옹이 베네치아에 처 들어 왔을 때 파리로 강탈되었다가 되돌려 받은 것이라고 한다. 또 이 성당의 다양한 색상의 대리석 기둥은 당시 활발한 해상력으로 세계 각국에서 수입해 만들었다하니 지금 보아도 그 때 이곳의 부를 짐작케 했다.

성당과 거의 붙은 곳에 두칼레 궁전이 있었다, 이는 9세기에 지어진 베네치아 도제의 공식적인 주거지였다. 고딕 양식의 건물로 조형미는 베네치아에서 가장 뛰어 난다.

성당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광장이 산마르코 광장(San Marco Piazza)이다. 이곳은 정치, 종교, 문화의 중심지로 1987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되었다.

(사진 우:살루테 성당)

베네치아는 오래전부터 부유한 상인들이 대운하를 따라 저택을 짓고 향신료와 실크를 가득 싣고 나르는 무역선을 감시했다. 갈색 피부의 아랍인, 아프리카에서 온 검은 피부의 ��예들, 중국산 물건들이 거리에서 팔리고 있었다. 다시 말하면 이곳은 국제 무역도시였다.

난 어렸을 때 베니스란 말만 들으면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가 쓴 희곡 <베니스의 상인>을 떠 올리곤 했다. 어린 나에게도 이 도시는 상업도시임을 각인되고 있었다는 거다. 난 이 광장에 서서 16세기 사람으로 돌아가 아내와 여행 온 기분으로 베니스의 상인에 있는 한 대목을 읊고 싶어졌다.

“당신이 우리를 찌르면 우리는 피를 흘리지 않나요?(If you prick us, do we not bleed?)”

“당신이 우리를 간질이면 우리는 웃지 않나요?(If you tickle, do we not lough?)”

“당신이 우리에게 독약을 준다면, 우리는 죽지 않나요?(If you poison, d we not die?)

“당신이 우리를 해치면, 우리는 복수하는 것이 정당하지 않나요?(If you wrong us, shall we not revenge?)

셰익스피어 작품 베니스의 상인(The merchant of venise)의 이 대목도 이 자리에서 일어난 것이다.

어디에선가 칸초네‘오 나의 태양(O Sole mio)의 바이올린 음률이 들려온다. 음률이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머리가 흐트러지고 수염이 보기 흉하게 너저분한 광장의 히피악사였다. 그는 낡은 청바지에 햇빛 가리게 모자를 쓰고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그의 앞에 놓인 악기 가방에는 동전과 지폐 몇 장이 놓여져 있었다. 사람들 몇 명이 그의 주위에 서 있었다. 나와 아내도 관중 곁에 끼어 음악을 들었지만 이내 따가운 햇볕 때문에 그늘을 찾았다. 이런 것도 여행의 백미가 아닌가.

4~5C 경의 베네치아는 북방에서 밀려 온 야만족들이 라틴족을 밀어내기 위해 침략을 일삼았다. 그들을 방어하기 위해 석호에 말뚝을 박았다. 그래서 땅이 없다. 결국 살길은 바다를 통한 무역 밖에 없었다. 그렇게 베네치아는 서서히 역사의 무대에 등장했다.

산 마르코 선착장엔 콘도라가 일열로 정박하고 관광객을 기다렸다. 관광객을 태운 콘도라 더러는 아코디언 음악에 맞춰 손뼉을 치며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나와 아내도 콘도라를 탔다.

<사진: 우. 콘도라를 타고>

콘도라 여행은 타는 시간에 비해 매우 비쌌다. 그러나 언제 또 다시 이곳에 오겠느냐. 어쩌면 이생에서 다시는 못 올 것 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타기로 결정했다. 뒤집어 질 듯 바로 서는 콘도라, 그것은 아코디언 선율에 따라 춤을 추는 무희 였다. 긴 노를 젓는 사공도 신이 났다. 이곳의 콘도라는 보기에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살림 밑천이란다. 우선 설계부터 다르다. 아무리 롤링을 심히 해도 전복은 되지 않는다. 또 관광객이 많아 쉴 새 없이 영업을 하기 때문에��소기업을 하는 만치 수익이 난다고 한다. 거미 줄 같이 엉킨 복잡하고 좁은 수로를 콘도라는 붉은 벽돌로 된 오래된 건물사이로 가정집 창문 속을 들여다보듯 가깝게 미끄러진다.

산마르코 광장 남쪽 석호 건너편에 산조르조 마조레(San Giorgio Maggiore) 성당이 우뚝이 서있다. 이 성당은 르네상스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실을 간직하고 있다. 1433년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의 사실상의 정치적 통치자인 코시모 데 메디치(Cosimo de’medici)가 이곳으로 망명을 왔다. 피렌체의 정치적 혼란 때문이었다. 그는 이곳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이 은신처였다. 그 때 피렌체의 건축가였던 미켈로초 디 바르톨롬메오(Michelozzo di bartolommeo)가 이곳을 찾아 왔다. 그는 메디치가의 건축을 많이 하였으며 메디치는 그의 후원자이기도 했다. 메디치를 보호하겠다고 온 것이다. 그러자 메디치는 껄껄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건축가가 아닌가. 내가 여기에 왔으니 베네치아 시민을 위해 건축을 하나 해주게”라고 했다. 그래서 지은 것이 노란색의 산 조르조 마조래 성당이다. 이래서 피렌체의 건축미학이 베네치아로 이전 전수 됐다. 그로부터 베네치아의 르네상스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아쉽게도 우린 이 성당내부는 보지는 못했다.

작은 도시 국가에 불과했던 베네치아가 어떻게 지중해 해상무역을 장악하는 거대한 무역국가로 변모 할 수가 있었을까? 그것은 엔리코 단돌로(Enrico Dandolo) 가문 때문이었다. 단돌로는 1193년 베네치아 공화국의 최고 지도자인 도제였다. 그는 90노인이었고 실명해 있었다. 당시 4차 십자군 전쟁이 한창일 때 베네치아 시민들을 설득해서 참전케 했다. 그도 전쟁에 참여해 승리를 거두었다. 그 때부터 베네치아는 지중해의 무역을 장악하고 해양국가로 변모하게 된다. 호화로운 건축 자본은 넘쳐 났고 예술가들이 모여 르네상스 시대를 이어 갔다. 하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15C 오스만 투르크 에게 지중해 해상권을 빼앗긴 후 베네치아의 부를 향한 질주는 서서히 역사의 무대로 살아진다. .

<사진:광장앞 카페에서 음악을 연주한다>

르네상스가 피렌체에서 시작 된지 꼭 100년 만에 베네치아에 도착했고, 또 마지막 물결이 여기서 일어 난 것이다. .

태양은 강한 열기를 산마르코 광장으로 내리꽂았다. 숨이 찼다. 아내와 함께 산마르코 광장에 있는 플로리안 카페(Cafe Florian)를 찾았다. 이 카페는 1720년, 지금부터 300여 년 전에 개업한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세계에서 3번째로 오래 된 카페다. 카사노바, 괴테 등 유명 인사들이 이곳에서 망중한을 즐겼다고 해, 베네치아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커피 한잔을 꼭 마시고 간다고 한다.

<사진 우 ;플로리안 카페>

카페내부에는 온통 금장식으로 ��려했고, 이름난 고화로 벽을 장식해 아름다움과 호화로움이 함께 느껴졌다. 전쟁에 지고 자신들의 우울을 달래기 위해 이곳 사람들은 이 카페에서 쓰디쓴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며 멜랑콜리에 저졌을 것이다.

카페 안에서는 피아노, 바이올린, 아코디언을 들고 흰 외이셔츠에다 검은 나비넥타이를 맨 악사들이 그라나다를 연주한다. 카페 앞 광장까지 차지한 티 테이블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멀리서 찾아 간 이국인 나에게도 앉을 자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이 카페의 커피 값도 그 이름값만치 만만치 않았다. 어떤 이는 세계에서 제일 비싸다고 한다. 말로만 듣던 플로리안 카페를 다녀왔다는 기념으로 아내와 함께 사진 한 장을 찍으려 했다. 마침 지나가는 청년에게 부탁했더니 친절하게 응해 준다. 그는 그리스에서 왔다고 했다.

영화 여정(旅情:Summer Time)에 이 플로리안 카페에서 미국에서 이곳으로 여행을 온 케서린 헵번과 롯사노 브라치와 사랑을 시작한다. 영화의 이 신으로 인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 왔다 한다. 오랜 역사와 만큼이나 수많은 사람들에게 수많은 추억을 간직하고 또는 간직케 한 플로리안 카페는 이곳 르네상스를 대변자였다.

카타르로 돌아가는 예약된 비행기 시간 때문에 아름다운 도시 베네치아, 르네상스 문화가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도시, 내 금혼 유럽 여행의 마지막 방문지인 이 도시를 떠나야 할 것 같다.

<쾌속선(수상택시)이 다리 밑을 지나고 있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얻은 것이 많은 것 같다. 호메로스가 고민한 것처럼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죽비 같은 문구를 마음 깊이 안았다. 그리고 내 삶의 일상에 이 문구를 생각하는 생활로 돌아가려 한다.

안녕! 베네치아~ _끝_

0 n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