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은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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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 갈바람과 함께 물들였던 계절이 지나고 있다. 짧기에 소중하고 아름답기에 고마운 시절. 환희와 기쁨이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생의 화양연화. 외로운 길에도 감싸는 여운이 있고 지나는 발 끝에 바스락거리는 앞선 이들의 진한 숨결이 있다. 그 처연한 시간의 길목에서 가는 이들의 속삭임이 들리는듯 하다. 이맘 때 들으면 좋을 사라사테의 바이얼린 곡이 있다. 인상적인 도입부와 순간순간 가슴 저미는 애잔함이 묻어있고 긴박하고 파란만장한 에고의 ���말이 펼쳐진다. 지고이네르바이젠은 홀로 지나는 어느 발걸음에도 작지 않은 울림을 건네 주었다. 절정의 계절과 어울리는 격정의 선율은 놓칠 수 없는 순간을 기억하려 한다. "발길에 치이는 거칠고 깊은 운명의 굴레에서 떨어져 종말을 맞닥뜨린 이들의 소리 없는 하울링이 들리는듯 하다. 지나며 들이킨 숙명같은 죽음의 향기들은 이미 그대들의 것이 아니기에 유순해 보인다. 시작으로 부터 이어진 저주의 덫과 바라고 이루려던 소망을 교차한 시선은 이미 먼 능선을 지나간 쪽빛 유성일 뿐이다. 거칠게 쓸어 버린 운명, 찬란하게 오르 내린 절정, 붉게 흩어진 삶, 검게 그을린 잔해까지 일련의 음률이 있다. 억겁을 지나 온 역경의 시간속에 멈추지 않을 슬픔이 있다. 메말라 갈라진 영욕의 대지와 넓게 물결치는 강물을 위해 마지막 춤을 출 수 있는 것은 유일한 위안이다. 감싼 베일을 날리며 보레아스의 거센 바람을 마주할 용기도 이 때 뿐이다. 알 수 없는 슬픈 운명의 수레바퀴에서 체념하듯 마땅한 대지를 골라야 한다. 외지고 깊은 코카서스에 이르러서야 두 줄로 갈라진 눈물을 흘릴 수 있었던건 어깨에 둘러 짊어진 셀메르를 온전히 연주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고독한 생은 타오르는 불에 맡기고 뜨거운 열정과 틱틱거리는 변주로 태웠던 기억. 새벽에 이르러서야 잿빛 하늘을 이불 삼을 안식의 시간. 찬 이슬을 모아 목을 축이고 떠오를 차가운 바람은 잠시 비켜가자. 편안한 계곡 어느 바위 밑에서 빗장을 걸어 두고 다음을 위한 텀을 기억하자." 메마르고 그늘진 운명에 비할 바 아닌 영원한 자유를 겨우 얻었으니 이 계절은 더 붉게 울 수 있지 않을까. #붉은가을 #아름다운계절 #걷기좋은길 #둘레길 #음악과함께 #단풍은절정 #아쉽지만보내야 #찌고이네르바이젠 #유목민 #autumn #nomad(Gwanaksan에서) https://www.instagram.com/p/CV-jeuHPAcq/?utm_medium=tumb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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