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우리나라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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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만화 강국 한국, 한국만화 새로운 100년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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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만화 강국 한국, 한국만화 새로운 100년을 향하여
세계 10대 만화 강국 한국, 한국만화 새로운 100년을 향하여
만화를 보지 않고 자란 사람이 있을까? 우리는 어쩌면 만화 속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만화가’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아직도 배고픈 직업이라는 이미지를 쉽게 버리진 못한다. 지난해 만화가들의 권익을 위하여 ‘만화진흥법’이 제정되었다. 현재 구체적인 실행단계 전이지만 탁상공론에 그치진 않을 지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만화가들과 국회의원이 직접 만나 앞으로의 만화 산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만화를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 개최 지난 11월 19일 국회 본청에서는 만화를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 행사가 개최되었다. 만화가를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은 지난 8월 18일 시행된 만화진흥에 관한 법률과 관련해 만화문화 산업의 국가적 진흥 필요성에 동의하며, 미래전략 콘텐츠산업으로써 만화 발전을 위해 이바지하고자 국회의원 30여명이 모여 구성한 자발적 모임이다. 이날 행사에는 모임의 공동대표인 민주통합당 원혜영 의원과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을 비롯해 제 19대 국회의원 16명이 참석했다. 또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만화작가인 윤태호, 주호미능ㄹ 비롯해 만화가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원혜영 의원은 “이번 행사를 통해 19대 국회가 제정한 만화진흥에 관한 법률을 기반으로 보다 쓸모 있고 실질적인 만화정책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만화산업은 높은 부가가치와 고용유발지수를 가진 산업”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나라 만화산업을 위해 국회가 선도적으로 앞장서서 세계시장 속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이어 18대 국회에서 출범한 국회 내 연구모임인 ‘문화산업연구회’ 공동대표인 새누리당 장윤석 의원은 “여러 문화산업 중에서��� 만화야말로 새로운 시대의 성장 동력이라 생각한다”면서 “예산 지원 등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의원들과 힘을 모아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화산업연구회’ 공동대표인 민주통합당 김재윤 의원 역시 “만화는 상상력과 창의성의 토대”라며 “우리나라 만화산업의 진흥을 위해 본 모임이 지향하는 바를 잘 보필하여 만화작가님들의 빛나는 창작활동을 계속 응원하겠다”고 만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국회의원들과 만화가들은 하나의 자원을 토대로 다양한 사용처를 개발해내는 OSMU(One Source Multi-Use) 콘텐츠이자 콘텐츠 산업의 기반으로서의 만화가 가진 중요성을 논의했다.
만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콘텐츠 산업의 동력이 되다 한국만화의 시작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군사 독재 시절에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검열을 제도화하였고 사회는 만화에 대한 몰이해와 편견으로 넘쳐났다. 특히 시장은 독점사업자들에 의해 독자와 만화 가게의 선택권이 제한된 일그러진 유통구조였다. 90년대에 들어서는 일본 만화가 몰려들어 국내 만화가 설자리를 잃고 말았다. 이러한 어두운 역사 속에서 한국 작가들은 창작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세계 최고 수준의 만화 문화를 이뤄냈다. 현재 국내만화 산업은 7,000억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만화자체의 역량을 넘어 영화와 드라마, 게임과 애니메이션, 연극, 뮤지컬, 팬시, 캐릭터들의 연관 산업의 씨앗이 되고 있다. 관련 산업의 시장규모는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만화는 출판의 범주를 넘어 온라인(웹툰), 모바일, 아이패드, e-북 등 차세대 미디어와 결합하며 이동 중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콘텐츠는 작년 해 1천억 원대 규모로 급성장 했으며 현재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만화 콘텐츠, 저작권 보호가 우선이다 IT분야의 발달과 더불어 웹사이트에서 보는 만화인 ‘웹툰’이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이 웹툰은 단순한 만화가 아닌 도서, 영화, 팬시, 광고 등에도 적극 활용이 되고 있다. 이처럼 거대해진 시장규모에도 불구하고 만화가들은 “아직까지도 배고프다”는 아이러니한 현실에 봉착하고 말았다. 콘텐츠 산업의 발달에 비해 제도와 대중들의 인식이 뒤따라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독자들에게 웹툰은 무료로 봐야하는 인식이 뿌리 박혀있다. 이에 저작권 문제를 피해갈 수 없게 되었다. 다른 콘텐츠에 무단으로 도용하거나 개인이 무료로 소장하는 등 악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규제하는 기관은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국내에는 저작권 보호센터가 이미 있다. 그러나 저작권보호센터에서는 인터넷상에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는데 치우쳐져 있어서 창작자의 저작권 보호 전반의 지원 업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최근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만화적 상상력이 가미된 작품들이 줄을 이으면서 만화원작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지만 저작권에 대한 모호한 규정과 보호활동으로 인해 상당한 작품과 작가가 고통을 받고 있다. 만화가들은 “저작권 문제만 해결되면 먹고 사는 데는 크게 지장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국내 작가들이 그린 만화가 제대로 된 보상을 받고, 공정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2013년까지 전용 유통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제값을 받고 판매할 수 있는 유통시스템이 갖춰져야만 작가들의 생계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영화의 경우 저작권 단속이 강화되고 있고 굿다운로드 캠페인이 전개되면서 인식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에 만화에 대한 접근은 여전히 공짜 만화가 넘쳐나는 게 현실이다.
만화가들 “탁상공론에서 벗어나야” 지난 2011년 2월 17일 만화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이에 만화 관련 법령 및 제도의 개선, 만화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방안, 만화 창작 활성화를 위한 방안, 만화 및 만화산업 관련 전문 인력의 양성, 만화산업과 관련된 기반 조성, 만화산업 및 디지털만화 관련 기술과 표준의 개발과 보급, 국제협력 및 해외시장 진출, 만화 및 만화산업 관련 재원의 확보 및 효율적인 운용방안 등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2012년 8월18일부터 시행되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큰 변화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정작 만화가들의 복지에 대한 법률은 정해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1980년 유네스코는 제 21차 총회에서 다음과 같은 권고 내용을 채택한 바 있다. “예술가는 사회생활, 사회진보, 그리고 문화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로서 사회보장과 보험 규정으로부터 적절한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 이는 즉 만화가 역시 사회로부터 보호받아야만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2013년 만화산업 육성에 관한 예산은 당초 2012년에 비해 11억 1천만 원 감액되었으나, 문화관광체육방송통신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19억 원이 증액 되어 현재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조관제 한국만화가협회장은 “법률제정도 좋지만 기능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기적인 네트워크로 ���준히 함께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만화가 김동화 작가는 “한국 만화는 이미 세계 속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앞으로 국회에서 우리 만화가 지속적으로 세계 속에 뻗어 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만화가 모든 예술의 밑천이 된다는 것은 강조해도 무방할 것이다. 세계에서 주목받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의 원작은 만화였으며 국내에서 흥행했던 최동훈 감독의 ‘타짜’ 역시 만화가 원작이다. 이렇듯 잘 탄생한 만화는 어마어마한 수익 창출과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대되며 나아가 문화발전에도 한몫을 한다. 이러한 창작활동을 하는 이들의 영역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예술 수준은 정체되고 말 것이다. 서류로만 그럴듯한 법률이 아닌, 정말 만화가 삶에 보탬이 되는 제정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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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만화가 유쾌한 돌직구
우리나라 만화가 유쾌한 돌직구
우리나라 만화가 확인해보시면 알아요 감각으로 우리나라 만화가 찾으시나요 정말, 우리나라 만화가 안에서는 되는듯 어 우리나라 만화가 얇지만 쩌는 보디 우리나라 만화가 – 컴퓨터로 보기 우리나라 만화가 – 스마트폰으로 보기 우리나라 만화가 어보였다. 거참 정말이지 불쌍한 애네. 어쩌다가 이런 놈들한테 계속적으로 목 숨을 위협받는지. 그나저나 복면녀석들 내가 겨우 살려논 애를 우리나라 만화가 또 죽일려고 덤벼? 웬지 알수없는 분노가 치미는구만. 이윽고 난 우리나라 만화가 바닥에 쓰러진 세녀석중 이미 목숨이 끊어진 두녀석을 방 의 우리나라 만화가 가장자리로 옮겼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작업을하는 도중. 누군가 가 다급하게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세빌 플로네가 다쳤다며? 체리가 다급하게 우리나라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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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만화를 계속 이야기해야 합니다 - 『키워드 오덕학』 저자 서찬휘
경기도 의정부 회룡역에 위치한 작은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팟캐스트 <만골남 M씨>에서 들었던 기분 좋은 목소리를 바로 앞에서 들으니 기분이 묘하다. 그는 평소 커피를 마시지 않아 이곳에 와 주로 밀크티를 마신다. ‘여기 밀크티가 참 ��있어요’ 꾹꾹 눌러찍은 그의 쿠폰을 보며 이 공간에서 그가 얼마나 많은 글을 써내려갔을지, 그가 즐겨앉는 자리는 어디였을지 짐작해본다.
오늘은 맑은 홍차를 마시겠다며 ‘마르코 폴로’를 고르는 그를 따라 나 역시 홍차 찻잔을 앞에 두고 앉았다. 마르코 폴로에서 따끈하고 달큰하게 풍기는 과일향이 창밖의 추운 공기를 거짓말처럼 흐렸다.
1998년 이후 지면과 형식을 가리지 않고 만화 이야기를 해온 만화 칼럼니스트. 자생한 한국산 2세대 오덕으로 한국 오덕 문화의 흐름과 성격을 역사라는 맥락 안에서 꾸준히 탐색하고 정리해왔다. 만화, 애니, 성우, 애니송, 라이트노블 등을 덕질하다 현재는 만화를 중심으로 정착 중. 만화 정보웹진 《만화인 manhwain.com》 운영을 비롯해 대학 강의, 인터뷰, 팟캐스트 진행, 전시 기획, 세미나 기획 및 진행, 캘리그래피 등 만화와 연관성 있는 일들에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다.
1. 출간 이후에는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프로그래머 출신이라 공돌이적인 표현을 하자면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는’ 거잖아요. 책을 쓰며 한창 쏟아내고 났더니 제 안이 빈 것 같더라고요. 지식과 정서를 섭취하면서 아내와 장사도 하고 있어요. 게다가 아기가 돌이 갓 지났습니다. 아내와 함께 반반 육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애 키우는데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요. 인풋과 장사, 동시에 육아까지. 이 세 가지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다음에 할 이야기 구상도 하면서요.
2. ‘자생한 한국산 2세대 오덕’이라는 작가 프로필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스스로를 ‘오덕’으로 소개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 ‘덕후의 즐거운 위상 변화’를 말씀하셨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오타쿠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있죠. 한국에서 오덕으로 살아가기, 어떤가요? 일단 우리나라에서 오타쿠라고 하면 예전에는 ‘일빠’(일본 문화를 맹목적으로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을 속되어 이르는 말)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고, ‘안여멸’, ‘안여돼’라는 다소 부정적인 외형의 인물로 일반화하기도 했어요. 비난하기 간편한 존재로 일반화한 거죠. 그렇다보니 대부분 숨어서 만화를 좋아하는 ‘숨덕’, 자신의 취향을 감추고 일반인처럼 살아가는 ‘일반인 코스프레’를 합니다.
* 안여멸: ‘안경+여드름+멸치’의 준말로, 마른 체형에 여드름이 난 얼굴, 안경을 쓴 사람을 이르는 말
* 안여돼: ‘안경+여드름+돼지’의 준말로, 뚱뚱한 체형에 여드름이 난 얼굴, 안경을 쓴 사람을 이르는 말
『키워드 오덕학』 24쪽에 실린 저자 소유의 다키마쿠라(미소녀 그림이 그려진 베개).
독자에게든, 그의 강의를 듣는 학생에게든 그는 스스로를 오덕으로 정의하고 보여준다.
저는 딱히 오덕의 성향을 숨기지 않았어요. 만화책 들고 다니고 ‘나 다키마쿠라 있다!’고 자랑도 하고. 그렇게 드러내고 다녀도 피해는 없었어요. 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신경쓰지도 않아요. 제가 뭐라고 하든 그들은 계속 부정할 테니까요. 제 아내도 만화를 좋아해요. 좋아하는 궤는 다르지만 각자의 취향을 서로 존중합니다. 딸아이에게도 나중에 숨기지 않을 거에요. 이런 문화가 있다는 걸 알려줄 거고 선택은 아이의 몫이죠. 내가 그렇게 살아왔으니까요. 다만 저 같은 마음가짐이 아닌 분들도 당연히 있을 겁니다. 숨덕이나 일코를 하신다고 해도 그건 나름의 자기를 지키기 위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라에몽>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연예인 심형탁 씨의 인스타그램 (@tak9988)
그런데 요즘은 미디어에서 오덕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깨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했잖아요. 데프콘 씨가 ‘아스카는 내 마누라다’라고 말하기도 했고 심형탁 씨는 스스로가 도라에몽의 광팬이라고 인증했죠. 이런 사람들이 계속 등장하니까 인식이 조금씩 바뀌었어요. 오덕을 멸시하던 사람들도 알고 보니 자기가 하던 것 역시 ‘덕질’의 맥락이었다는 걸 알게 되고, ‘덕질’의 범위가 만화에서 아이돌 등으로 넓어지기도 했어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자면 <화성인 바이러스>와 <능력자들> 사이의 간극 차이죠. 6년 사이에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3. 팟캐스트 <만골남M씨>, 만화인을 위한 사이트 <만화인>, 만화잡지 <bogo>, 네이버캐스트, 블로그 등 다양한 미디어 형태로 소통해오셨죠. SNS로는 트위터를 정말 활발히 이용하시고요. 형태는 다를지라도 미디어의 공통 지향점은 결국 만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던 것 같아요. </bogo>
다양한 온라인 미디어를 경험해보셨는데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 소통 방식이 있다면요?
사이트 <만화인> (
//
) (1998 ~)
92년 소모임부터 시작해서 동호회, 사이트, 팟캐스트, 종이잡지, 세미나 할 수 있는 건 거의 다 해봤네요. 사이트 <만화인>에 가장 온 힘을 쏟았던 것 같습니다. 한때는 <만화인> 사이트에 게시판이 50개가 넘는 시절이 있었어요. 초창기에는 방문자도 북적북적했죠. 제가 모든 게시판을 관장했습니다. 누군가 게시판에 찾아와서 도장깨기라도 할 것처럼 ‘자, 대답해 봐라’라는 식으로 질문을 던지거나 자기 생각을 말해요. 예를 들면 도서대여점 문제 같은 거요. 그때 온라인 공간에서 토론을 참 많이 했죠. 저는 이런 게시글에 모두 답변을 달아줬어요. 마치 옛날 선비들이 서신으로 담화를 나눴던 것처럼요. 오늘날 인터넷의 ‘키배’(키보드배틀)와는 다른 맛이 있었죠. 당시에 저는 소통이라는 거에 무게를 두고 있었고 우리가 많은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 결과가 별로 남는 게 없어요. 작년에 있었던 여성혐오와 페미니즘 논란 중에 웹툰 작가들의 발언으로 만화계가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어요. 그 사태를 발단으로 우리 만화판의 구조와 형태에 관해 다양한 얘기들이 쏟아져나왔는데 십여 년 전에 커뮤니티에서 숱하게 터져나왔던 발언들, 그 가운데에서도 겉핥기에 불과한 피상적 발언들이 하염없이 반복되고 있더군요. 과거에 그 논쟁을 결산하고 정리해서 대중들에게 전해야 했지만 당시에 만화 업계인들은 하지 못한 거죠. ‘우리는 그 과업을 하지 못했고, 그래서 지금 또다시 같은 논쟁을 반복하고 있다.’ 여기에 책임감을 느껴요.
솔직히 지금은 커뮤니티 활동 자체를 좀 싫어해요. 염세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소통이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의문이 들었거든요. 트위터를 하고 있지만 멘션을 다는 일도 거의 없어요. 오늘날 커뮤니티는 유명무실해졌고 이용자는 많아도 거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 시대는 지나갔어요. 지금 커뮤니티에 남아있는 건 ‘키배’, 그리고 동질감 확인밖에 없어요. 그런 싸움에 똑같이 끼어들기보다는 여론을 만들어나가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론은 머릿수 싸움입니다. 일일이 드잡이를 하지 않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총합이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보다 많으면 전체 여론은 그쪽으로 흘러가죠. 그래서 계속해서 말합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내 목소리를 얹는다, 정도.
그리고 중요한 게, 오늘 온라인 공간에서 피터지게 논쟁한다고 해도 사이트가 없어지면 데이터도 없어집니다. 사람들은 지나간 것들을 굳이 알려고 하지 않고, 그 결과 그렇게 같은 논쟁을 반복하는 겁니다. 저는 온라인에서 만든 게 유의미하기 위해선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렇게 책으로 정리한 거고요. 책으로 남겨놓는다면 도서관에는 온전히 남아있을 테니까요.
4. 단지 만화를 읽고 즐기는, 소비 주체로서의 오덕으로 남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어떻게 주체적 오덕으로서 한국만화에 대해 쓰고, 해석하고, 비평하고, 염려하는 입장에 서게 되셨나요? 스무 살 이전에는 제가 프로그래머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저는 오덕이 되어있더라고요. 덕들의 특성 가운데 하나가 뭔가를 정리할 때 편집증에 가까울 정도로 정리를 하는 거에요. 어쩌다 글을 쓰게 됐나 복기를 해보니 저는 재미있는 걸 보고난 뒤에 기록으로 남기는 걸 좋아했어요. 뭔가를 보면 그걸 글로 남겨서 글쟁이들이 모여있는 동호회에 계속 올렸어요. 그게 누군가의 눈에 들어서 지면을 받아 칼럼을 쓰기 시작한 거죠.
<만화인>을 한창 운영하던 시절에는 애니메이션 각 화마다 엔딩 크레딩에 올라오는 STAFF 이름을 다 적어서 정리했어요. 성우 배역, 녹음 PD, 성우와 PD의 성향, 거기에 제 감상까지 덧붙여서요. 한때 국내 성우에도 관심이 많았거든요. 그때는 몰랐는데 저보다 앞서 7,80년대 일본 오타쿠들은 작화 감독이 누구냐에 따라 매화마다 그림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하곤 했더군요. 저는 거기에다가 <카우보이 비밥>, <레스톨 특수구조대> 이런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거꾸로 대본을 만들어보기도 했어요. 이야기 구조를 파악하는 데 정말 크게 도움이 됐고 나중에 알고보니 이게 드라마 아카데미의 수업방식이더라고요. 덕질을 하는 와중에 공부가 되고 있었던 거죠.
요즘의 덕질이야 소비가 가벼워졌죠. 시간과 돈을 들여서 많은 정보를 모으는 게 과거 오덕의 자부심이었다면, 요즘은 검색하면 다 나오고 번역도 쉬워졌어요. ‘그럼 오늘날 내가 할 수 있는 건 뭘까?’ 고민했죠. 이를테면 영국드라마 ‘셜록’ 새로운 시즌이 곧 시작하는데 ‘왜 굳이 공영방송에서는 더빙을 하는가?’라는 불평이 들려요. 그런 얘기들에 제 생각을 얹는 것. ‘세상에는 보지 못하는 자, 글자를 못 읽는 자, 그런 소수자가 분명 존재한다. 누구나 정보에 차별없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제 생각을 계속 말하고, 나아가 정리된 글로 발표하는 거죠. 저는 그 방식을 책으로 정하고 저술가로서의 삶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5. 『키워드 오덕학』을 읽어보니 작가님께서 만화책 외에도 다양한 책을 많이 읽으시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어떤 책을 주로 읽으시나요? 옛날에는 만화책이 재밌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제는 누군가 만들어놓은 세계를 이해하려면 지금의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 한다는 걸 알았어요. 아는 게 없으면 그만큼 안 보이는 것들이 많아요. 그래서 문화 연구를 하겠다고 2011년에 대학원에 들어갔습니다. 그때 제 안이 텅 비어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재밌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던 제 안에는 더 이상 뽑아낼 게 없더라고요. 뭔가 평가를 해도 단순히 ‘재밌습니다, 볼만합니다’ 수준에 머물게 되는 거죠. 학교를 다니면서 비로소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 힌트를 얻었습니다. 어디를 찾으면 뭔가 나온다, 라는 걸 조금 알게 됐고 지금은 그 이해를 기반으로 뭔가를 ���들어보려고 시도하고 있고요. 저는 연구자라기보다 탐색자이고 싶고, 또 대중을 대상으로 글을 쓰고 싶으니까요.
TV 히스토리 채널. 생소했다. 채널 편성표를 알아보니 2017년 1월 14일 토요일의 편성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Ancient Aliens S7 (82회) 고대의 외계인 True Monsters S1 (4회) 진짜 괴물들 Doomsday: 10 Ways The World Will End (5회) 최후의 날: 세계가 종말에 이르는 10가지 시나리오
책과는 다른 얘기지만 TV 채널 중에 ‘히스토리채널’이 있어요. 요새 아내하고 참 즐겨봅니다. 허구한 날 외계인, UFO 이런 음모론들을 가지고 역사를 다루는데, 뻘하게 재밌어요. 그런데 그 뻘한 이야기 아래에는 전문적인 내용을 깔고 있더군요. 가끔은 또 <바바리안즈 라이징(BARBARIANS RISING)> 같이 진지한 이야기를 재연을 통해 재밌게 풀어내기도 하죠. 그걸 보고 깨달았어요. 그럴싸하게 뻘한 소리를 하는 게 재미있다. 그러려면 진짜를 알고 있어야 한다. 알고 있는 걸 어떻게 버무려서 먹기 좋게 할 것인가.
전문적인 지식을 말랑말랑하게, 대중들이 먹기 좋게 포장하는 건 가까이 있는 주변의 것들에서 찾아야 해요. 일상에서 마주하는 장면들, 기사들을 하나하나 쌓아놨다가 하고자 하는 얘기와 엮는 것. 그래서 하루에도 수백 장의 사진을 찍으며 주변부를 계속 탐색하고 있어요. 전문서적, 인문서적을 즐겨 읽는 편인데 잡학과 역사도 좋아합니다. 틈나는 대로 조선왕조실록도 읽고요. 그러다보면 각각의 파편들이 모두 연결될 때가 있어요. 잡학-지식-역사 이런 식으로 판이한 분야에서 관통되는 지점을 발견했을 때의 쾌감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그런 요소들을 계속 쌓고 있는거죠. 히스토리채널과 같은 다큐멘터리 방식에 많은 영감을 받고 있어요. 또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쓰자는 취지에서 생각한 게, 『키워드 오덕학』에는 각주, 미주가 없어요. 저는 책을 펼쳤을 때 각주, 미주가 많으면 읽기가 힘들더라고요. 저는 일상 언어가 백분토론이고 대중용 글이 논문 같으면 몹시 고역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키워드 오덕학』은 책을 읽는 호흡이 끊이지 않고 술술 읽히도록 본문의 맥락에 설명을 녹여냈습니다.
최근에 읽은 책?
『럭키서울. 브라보 대한민국』과 전우용 선생님의 『서울은 깊다』입니다. 『럭키서울. 브라보 대한민국』은 우리나라 전쟁 전후로의 생활상을 여러 사료들과 함께 재밌게 엮었고, 『서울은 깊다』는 서울의 역사적 배경을 파고들어 설명하는 방식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제가 다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원고의 제목이 ‘나의 만화유산답사기’입니다. 내용을 살짝 소개하자면, 일례로 남산타워 인근의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예전에 안기부 건물이었어요. 사람들이 고문당하던 장소가 어쩌다가 만화를 다루는 공간이 되었고, 건물 바깥에는 왜 박정희의 글씨가 있을까? 특정 장소와 만화 이야기를 엮어 전개하는 구성인데, 전우용 선생님의 책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근래에 읽은 건 아니지만 그 책이 기억이 남네요.
6. 야오이, BL 과 백합은 동성 간의 애정전선을 그렸다는 점에서 같은 카테고리로 묶일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로 카테고리를 마련하고 연이어서 카테고리를 배치하지도 않으셨는데요. 굳이 그렇게 설정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어떤 개념들에 대해 달리 설명해야 할 게 조금이라도 있으면 독립시켜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BL과 백합은 형태가 동성애 코드가 있을 뿐이지 동성애 자체도 아니거니와 둘 다 내포하고 있는 페이소스(pathos)가 다르기도 합니다.
(*페이소스(pathos): 문학에서 독자에게 연민, 동정, 슬픔의 정감을 느끼게 하는 것)
그리고 『키워드 오덕학』은 원래 연재되던 칼럼을 책으로 엮은 거라 연재 순서에 따라 목차를 구성했어요. 물론 책으로 엮으면서 순서를 바꿀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묘하게도 책을 염두에 두고 연재했던 게 아닌데 그 순서 안에 맥락이 잡히더라고요. 필자인 제 생각의 고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판단해서 연재 순서 그대로 목차를 구성했습니다. 연재 기회가 된다면 계속 그 생각의 고리를 이어나가고 싶어요.
7. 이번에 개봉한 신카이 마코토의 <너의 이름은>이 국내 개봉 첫 주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걸 보고, 우리나라도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성인 소비자 시장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고 생각했어요. 왜 한국에서는 만화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주로 영화로 나아가게 될까요?
국내 개봉 첫 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
만화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건 시장이 없어서기 때문이죠. <너의 이름은>은 특별한 케이스에요. 모든 관객들이 그걸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볼까요? 우리나라는 인구 5천만에 불과하지만 영화 한 편에 1천만 관객이 동원되기도 하는 나라죠. 그게 가능한 이유는 컨텐츠 산업 중에서 영화가 차지하고 있는 재미있는 역할 때문이거든요. 영화를 보러 갈 때 ‘영상작품을 보러 가자’라고 생각하며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수많은 영화 중에 볼만한 영화더라, 데이트 코스의 일환으로 손 붙잡고 갈만한 영화이기 때문에 가는 겁니다. <너의 이름은>의 성공은, 이 작품이 폭넓게 대중을 설득할 힘을 가지고 있었다는 거겠죠. 오타쿠, 모에의 요소를 완전히 배제하지도 않으면서요. 그런 점에서 <너의 이름은>은 오타쿠층 안에서도, 대중의 시선에서도 분석하고 얘기할 필요가 있���요.
일본의 경우는 애니메이션과 오타쿠층의 역사가 길고 제작 경험도 풍부합니다. 꾸준히 애니메이션이 나오고 있기도 하고, 어린 시절 애니메이션을 보고 컸던 일본 사람들은 중, 장년이 되어서도 그들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이 있단 말이에요. 애니메이션 시장이 크니까 폭넓은 대중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도 있고,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보는 수요층도 있어요. 제작 물량도 풍부합니다. 컨텐츠 산업의 비중에서도 일본은 만화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주로 드라마나 영화 위주이다보니 실재하는 인물 컨텐츠의 비중이 높은 탓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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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다시 불리기도 했던 국내 TV 애니메이션 <영혼기병 라젠카> ost ‘Lazenca save us’. 1997년 애니메이션 방영 당시 그룹 넥스트 소속의 故신해철 씨가 노래하며 화제가 됐다.
우리나라도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여러가지 시도했죠. TV 애니메이션으로는 90년대 말 ~ 2000년대 초의 <라젠카>, <해모수>, <레스톨 특수 구조대>까지가 최대였어요. 그 이후에 등장한 <장금이의 꿈>도 좋긴 했죠. 방영시간대가 너무나 엉망이었지만. 그리고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는, 최민수, 김혜수의 목소리가 들어간 <블루시걸>에 이어 국내 애니메이션의 기대치를 완전히 꺽어놓은 <원더풀 데이즈>가 있었습니다. <블루시걸>은 ‘서울 정도 600년 타임캡슐’에도 들어가 있지만 5백 년 뒤에 후손들이 열어보고 느낄 당혹감을 생각하면 민망할 정도에요. <블루시걸>과 <원더풀 데이즈> 이후로 국내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모두 등을 돌렸어요.
최민수, 김혜수의 목소리 캐스팅, 그리고 3D 애니메이션을 가미하여 기대에 부풀게 했던 국내 극장용 애니메이션 <블루시걸>.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블루시X’ 등의 악평세례를 받고, 이후 국내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내리막길에 접어든다.
이후에는 유아용 애니메이션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뽀로로>, <타요>, 조금 연령대가 있으면 <바이클론즈> 등등. <바이클론즈>를 보고 있으면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의 한이 느껴져요. 청소년용 애니메이션도 만들지 못하는 실정 속에, 조금이나마 유아에서 벗어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보니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마음껏 시도하고 있더군요. 대사들도 주옥 같습니다.
<아치와 씨팍>은요? 이 작품도 참 재밌었는데. 퀄리티도 좋고 재밌었지만 대중적이진 않았죠. 그 팀의 에너지가 그 뒤로 이어지지 않았고요.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전체 기반이 갖춰져야 그 후에 <아치와 씨팍> 같은 독특한 하위 장르도 나올 수 있는 겁니다. 오늘날 우리 애니메이션에 그런 전체 기반이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이니까 봐주세요’는 이제 안돼요. ‘한국에서 만들었다’를 내세우지 않고도 사람들에게 선택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8. ‘만화’라는 장르가 지닌 힘과 앞으로의 생명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한국의 만화 생태계는 어떻게 변화해갈까요?
한국 만화계를 비롯해 만화라는 장르의 미래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입장입니다. 70~80년대에는 만화가 엔터테인먼트의 왕좌에 올라 있었지만 지금은 게임을 비롯해서 재밌는 게 너무 많잖아요. 이런 변화에 대해 슬프거나 노여워할 필요가 없어요. 저만 해도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걸요. 암울하다기보다 ‘변화’로 받아들이는 거죠. 모바일 위주로 컨텐츠가 생산되면서 웹툰이 새로운 만화 장르로 떠올랐지만 솔직히 모든 사람들이 웹툰을 만화이기 때문에 즐기는 건 아니에요. 대개의 사람들에게 웹툰은 포털 내의 여러가지 컨텐츠 서비스 중 하나일 뿐이에요. 웹툰의 시작도 포털에서 접속자를 페이지에 오래 묶어놓기 위한 미끼와 같은 존재였고요.
국내 만화의 위태로운 입지에서 벗어나고자 해외진출을 시도하거나 원작산업화에 목을 매기도 해요. 하지만 결국 국내에서 안되니까, 만화 자체만으로 허약하니까 다른 국가, 다른 분야에 의존하려는 걸 증명하는 것밖에 안되죠. 기초체력 없이 남에게 매달려봤자 끌려다닐 뿐이에요. 한국만화는 아직 홀로서기를 체득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그 대안을 찾기 위해서라도 이런 얘기를 계속 해나가야 합니다. 창작자는 창작을 이어가고, 보는 사람은 많이 보고, 생각하고, 이 작품이 어느 맥락에 서 있는지 계속 이야기를 하는 거죠.
비유하자면, 전 만화가 복싱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복싱이라는 운동은 스포츠로서의 인기가 많이 죽었지만, 근래 인기를 끄는 종합격투기에서는 정작 복싱 기술을 모르면 상대를 이길 수가 없어요. 복싱을 모르면 주먹이 나가지도 않고 피할 수도 없으니까요.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영역인 거죠. 만화는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그런 복싱과 같은 역할을 하지 않을까요? 다만 원작산업으로서의 만화가 아니라 컨텐츠의 원천으로서, 컨텐츠 자체로서의 만화요. 만화는 이미지와 이야기를 비롯해 여러가지 요소가 다양하게 복합된 종합 예술이고 만화이기에 접근, 표현 가능한 소재와 주제들도 분명히 많습니다.
9. 『키워드 오덕학』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오덕 문화가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가’에 대해 다뤄주셨죠. 다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책이 있으신가요? 기회가 된다면 『키워드 오덕학2』를 계속 이어가고 싶고, 앞서 말씀드렸던 『나의 만화유산답사기』가 있습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만화나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문필가가 되는 방법, 문필가로서의 글쓰기 방법론을 다룬 책도 쓰고 싶습니다. 리뷰/평론/칼럼 쓰는 법이라던지, ‘글쓰기로 밥 벌어먹을 수 있습니까’, ‘글을 쓰며 다른 직업을 가져도 될까요?’ 등등 글쓰기에 대한 FAQ도 함께 담아서요. 더 먼 얘기지만 만화사에 대한 책도 생각하고 있어요. 어쨌든 저는 출판사 입장에서 적자를 보지 않을 필자임을 증명해야 해요. 만화 업계에서는 18년 동안 여러 지면에서 활동해왔지만, 대중적인 글 쓰는 사람으로서는 여태 검증이 안 된 거죠. 어떻게든 증명하고 싶어요. 그래야 다음 기회가 오겠죠.
10. ‘만골남’(만화 골라주는 남자) 서찬휘 작가님이 요즘 추천할 만한 만화책이 있다면요?
그는 한송이 작가의 두 작품을 챙겨왔다. 『보통 연애, 다들 하고 계십니까?』,『김영자 부띠크에 어서 오세요』
『김영자 부띠크에 어서 오세요』입니다. 굉장히 유심히 보고 있고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상처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를 보듬어 가면서 결국 사람으로 인한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사람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 그러나 상처에 심하게 매몰되지 않으면서 이야기를 매끄럽게 풀어갑니다. 관계성도 돋보이고 굉장히 섬세하게 묘사했어요. 인상깊은 건 성인만화는 아니지만 내용 중에 인물 간의 섹스가 그려지거든요. 튀지 않으면서 정말 아무렇지 않게 일상의 풍경처럼 묘사돼요. 담백하지만 맥락상 야한 느낌이 들죠. 아무렇지 않게 이런 요소를 스토리에 녹여낸다는 게 작가님의 역량이자 이 작품의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같은 작가님의 전작 『보통연애, 다들 하고 계십니까?』는 오덕과 오덕의 연애 이야기에요. 아내랑 저 둘 다 재밌게 봤어요. 이거 우리 얘기 아냐? 이러면서. (웃음)
11. 어린시절부터 만화를 좋아하��다고 했는데,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삶은 참 즐거울 것 같습니다. 만화를 사랑하고 보고 즐기는 이들, 그리고 창작을 꿈꾸는 오늘날의 모든 한국 만화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우리 세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창작자뿐 아니라 수용자들 간에도 세대가 단절돼있어요. 저만 해도 요즘의 웹툰에 대해 오롯이 제 걸로 즐기지 못하고 있어요. 페이소스가 안 맞고 와 닿질 않아요. 웃고 즐기고 받아들일 수 있는 그 세대만의 ‘맛’이죠. 저한테는 그게 잡지만화까지였고요. 그러니 비평가나 칼럼리스트, 평론가 이런 사람들은 각 세대마다 나와줘야 해요. 오늘날 사람들이 지금 자기들이 보고 있는 웹툰에 대해 얘기해줘야 하는 거죠. 웹툰을 여러 세대가 즐긴다고 해도 10대, 20대가 많이 보고 그 위로는 생활에 치여서 또 잘 안 보게 돼요. 그 이십 대들이 보고 있는 거를 제가 말하기는 어려워요. 그저 “내가 느끼고 알고 있는 데에서 최선을 다해 떠들테니 이제 오늘의 당신들이 말해주세요.”인 거죠. 다행히 이십 대 평론가들이 나와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나름대로 자기 세대에서 말을 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그들의 분발을 바랍니다.
‘호모루덴스’라는 표현이 있잖아요. ‘유희하는 인간’. 만화뿐만이 아니라 모든 엔터테인먼트 매체의 본령은 즐기는 거라고 생각해요. 즐기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으로서 너무 피곤하지 않을까요. 즐기는 대상으로서의 만화가 가진 재미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읽고 계속 재밌게 이야기를 나누고, 또 만화를 만드는 분들은 그런 왈가왈부하는 얘기들을 모두 즐기면 좋겠고요. 나오는 이야기들이 한 데 어우러질 수 있는 만화판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더 흥미있는 사람들은 어서 ‘덕업일치’합시다.
(* 덕업일치: 취미로서의 오덕문화가 생업과 일치됨을 이르는 말. 창작자, 만화 칼럼니스트 등 만화 업계인이 됨.)
서찬휘 & 책
| Editor_박태연
| Interview with 서찬휘
(트위터 @SeoChanHwe)
인터뷰 장소_ 회룡역 카페 <조금 느린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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