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신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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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척추동물이고, 포유류이고, 영장류이고, 유인원이고, 인간이고, 남성이고, 과학자이고, 왼손잡이이고, 해를 보면 재채기가 나오는 사람이고,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 광이고, 풋볼팀 그린베이 패커스 팬이다. 이 모두가 우리/그들 가르기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중요한 점은 이중에서 내게 가장 중요한 우리가 끊임없이 바뀐다는 것이다.
(493~494쪽)
정신이 나가서 횡설수설하는 노숙자도, 우리가 미워하는 민족 출신의 성공한 사업가도 그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한 가지 중요한 깨달음을 준다. 우리가 서로 다른 유형의 그들에게 서로 다른 감정을 느낀다는 것, 그리고 그 차이의 바탕에는 두려움과 혐오감의 신경생물학적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우리가 두렵다고 느끼는 얼굴을 볼 때는 좀더 경계하고 지켜보기 위해서 시각 겉질이 활성화하지만, 혐오감을 일으키는 얼굴을 볼 때는 오히려 그 반대다.
우리는 여러 종류의 타자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양한 유형으로 사고한다. 어떤 그들에 대해서는 생각이 전혀 복잡하지 않다. 가령, 중독자인데다가 가정폭력을 휘두르다가 집에서 쫓겨난 뒤 길에서 노인들에게 강도짓을 하는 노숙자를 떠올려보자. 트롤리 앞에 밀어버리자! 사람들은 한 명을 희생해서 다섯 명을 구할 수 있는 상황에서 만약 그 다섯 명이 내집단 구성원이고 한 명이 이런 식의 극단적 외집단 일 때는 더 쉽게 희생에 찬성한다.[*이때 우리가 그런 개인을 거의 인간으로도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이 뼈아픈 사실이다. 뒤에서 보겠지만, 이 현상은 뇌 촬영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다. 한편 최근의 한 ���구에서는 ‘법인’이라는 희한한 미국적 법 개념에 관해서 이와 정반대되는 현상이 확인되었다 사람들이 법인의 행위가 얼마나 도덕적인지를 판단할 때, 마치 다른 인간의 도덕성을 ���단할 때처럼 마음 이론 신경망을 활성화하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더 복잡한 감정을 일으키는 그들에 대해서는? 이 문제에서는 피스크의 연구와 ‘고정관념 내용 모형‘이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번 장 전체가 그의 연구에 관련된 내용이다.
우리는 그들을 두 가지 축에 따라 범주화하는 경향이 있다. ‘따뜻함(저 개인이나 집단이 친구일까 적일까, 회의적일까 적대적일까?)과 ’유능함’(저 개인이나 집단이 자신의 의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실행할까?)이다.
두 축은 독립적이가. 피험자들에게 누군가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만을 주고 그를 평가해보라고 하자. 이때 그의 지위를 상기시키는 무의식적 단서에 노출된 피험자들의 따듯함 점수는 그대로이지만 유능함 점수를 다르게 매겼다. 그의 경쟁심을 상기시키는 단서에 노출된 퍼험자들은 그 반대였다. 두 축이 결합하면, 네 칸짜리 행렬이 만들어진다. 우선 우리가 따듯함도 유능함도 높게 평가하는 집단이 있다. 당연히 우리다. 미국인들은 보통 신실한 기독교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전문가, 중산층이 여기에 속한다고 본다.
그 다음으로 반대쪽 극단에는 따듯함도 유능함도 낮은 집단이 있다. 앞에서 말한 가상의 노숙자 겸 중독자 겸 강도다. 피험자들은 보통 노숙자, 복지수급자, 인종 불문 가난한 사람에게 차가움/무능함 평가를 내린다.
그다음에는 따듯함/무능함 범주가 있다. 정신장애인, 신체장애인, 노인이다.[*여기서 유능함‘은 일상적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자. 여기서 ’무능함’은 경멸적인 뜻이 아니라 단순히 주체적 행위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차가움/유능함 범주가 있다. 개발도상국 사람들이 한때 자신을 지배했던 유럽 문화를, 그리고 미국의 많은 소수 인종들이 백인으르 이렇게 보는 편이다.[*이때 ‘유능함‘이란 가령 로켓 과학자처럼 뭔가 훌륭한 재주가 있다는 뜻이 아니라, 식민주의자들이 당신이 대대로 물려받은 땅을 훔쳐야겠다는 생각을 떠올리고 수행할 때 척척 잘도 해내더라는 뜻이다.] 또 미국 백인이 아시아계 미국인을, 유럽에서 유대인을, 동아프리카에서 인도파키스탄인을, 서아프리카에서 레바논인을, 인도네시아에서 화교를 볼 때 적용하는 적대적 고정관념이 이렇다(정도는 덜하지만, 장소를 불문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을 볼 때도 그렇다). 어디서나 비난은 비슷하다. 그들은 차갑고, 탐욕스럽고, 교활하게 부정을 저지르고, 파벌적이고 동화되지 않���,[*동아프리카에서의 내 경험에 따르면, 아프리카 남성들이 ’힌디‘(인도파키스탄계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대부분 여러 세대 전부터 동아프리카에서 살아온 집단들이다)를 ’진짜 아프리카인‘이 아니라고 비난하는 것은 ’그들은 우리와는 자지 않는다’는 뜻일 때가 많다.] 충성심을 다른 곳에 바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젠장할, 그들은 돈 버는 법은 확실히 알고, 만약 우리가 심각한 병에 걸린다면 그런 의사를 찾아가는 게 좋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네 유형의 극단적 사례들에 대해서 각기 다르지만 일관된 감정을 품는 경향이 있다. 따듯함/유능함(즉 우리)에 대한 감정은 자랑스러움이다. 차가움/유능함에 대해서는 선망이다. 따듯함무능함에 대해서는 동정이다. 차가움/무능함에 대해서는 혐오감이다. 뇌 스캐너에 누운 피험자에게 차가움/무능함 범주의 사람들 사진을 보여주면, 편도체와 섬겉질은 활성화하지만 방추상얼굴영역이나 (정서적) 배쪽안쪽이아앞엽 겉질은 활성화하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가 혐오스러운 것을 볼 때의 활성화 패턴이다(물론 이때 피험자에게 상대를 개체화해보라고 주문하면, 가령 그 노숙자가 ’뭐든지 쓰레기통에서 찾아낸 것’ 말고 어떤 음식을 좋아할 것 같은지 생각해보라고 하면, 패턴이 달라진다.)[*현실은 당연히 이 단순한 분류보다 더 복잡하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가 차가움/무능함 범주의 사람을 인간이 아닌 대상으로 여긴다는 것은 그들을 ’대상화‘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대상화‘는 여성을 성애화하는 시각을 가리킬 때 더 자주 쓰이는 표현이다. 한 연구에서, 적대적 성차별주의를 강하게 품고 있는 남성들에게 여성의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그들의 안쪽이마앞엽 겉질이(더불어 마음 이론과 관점 취하기에 관여하는 다른 뇌 영역들이) 평소보다 덜 활성화했다는데, 다만 여성의 사진이 심하게 성애화된 경우에만 그랬다. 그리고 적대적 성차별주의를 품은 남성이 성적으로 도발적인 여성의 사진을 볼 때와 노숙인의 사진을 볼 때는 반응이 천양지차로 달랐다. 연구자들의 마마따라 이 실험은 “사람들이 비단 꺼리고 싶은 대상에게만 ’한정된 정신상태’를 부여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대조적으로, 차가움/유능함이나 따듯함/무능함 범주의 사람들을 볼 때는 배쪽안쪽이마앞엽 겉질이 활성화한다.
우리는 극단적 사례들의 중간에 해당하는 대상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특징적 반응을 보인다. 동정과 자랑스러움의 중간쯤 되는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든다. 동정과 혐오의 중간에 대해서는 배제하고 비하하고픈 마음이 든다. 자랑스러움과 선망의 중간에 대해서는 그들과 사귀고 그들로부터 이득을 얻고픈 마음이 든다. 그리고 선망과 혐오의 주간에 대해서는 인간의 가장 적대적인 공격 충동이 일어난다.
나는 어떤 사람의 범주가 바뀌는 상황에서 특히 흥미롭게 느껴진다. 가장 복잡하지 않은 상황은 따듯함/유능함 지위에서 바뀌는 경우다.
따듯함/유능함에서 따듯함/무능함으로; 부모가 쇠약해져서 치매에 걸리는 걸 지켜보는 상황으로, 애통한 심정으로 강력한 보호 욕구를 느끼게 된다.
따듯함/유능함에서 차가움/유능함으로; 사��� 파트너가 알고 보니 오랫동안 횡령해온 경우. 배신감이 든다.
드물지만 따듯함/유능함에서 차가움/무능함으로 전환된 상황; 법률사무소 공동대표였던 친구가 뭔가 일을 겪더니 노숙자가 된 경우. 당혹감이 섞인 혐오가 든다. 뭐가 잘못된거야.
다른 범주로부터의 전환도 마찬가지로 흥미롭다. 누군가에 대한 인식이 따듯함/무능함에서 차가움/무능함으로 바뀔 때도 있다. 당신이 살짝 내려다 보는 시선으로 매일 인사하고 지냈던 청소원이 당신을 멍청이라고 생각한다는 걸 알게 된 상황. 이렇게 배은망덕할 데가 있나.
차가움/무능함에서 차가움/유능함으로 전환되는 상황도 있다. 내가 꼬마였던 1960년대에 편협한 미국인들은 일본을 차가움/무능함 범주로 여겼다. 제2차세계대전의 그림자가 낳은 반감과 경멸이었다. ’메이드 인 재팬‘은 싸구려 플라스틱 물건을 뜻했다. 그런데 갑자기 ‘메이드 인 재팬’이 미국 자동차 및 철강 제조업을 능가하는 것을 뜻하게 되었다. 아니, 잠깐. 허를 찔렸다는 느낌과 경계심이 든다.
차가움/무능함에서 따듯함/무능함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웬 노숙자가 행인이 떨어뜨린 지갑을 주워서는 주인에게 돌려주려고 허겁지겁 쫓아가는 모습을 보고, 그가 당신의 웬만한 친구들보다 더 나은 사람임을 깨닫는 상황이다.
내가 가장 흥미롭게 느끼는 것은 차가움/유능함에서 차가움/무능함으로의 전환이다. 이때 우리는 고소함, 샤덴프로이데를 느낀다. 1970년대에 좋은 예가 있었다. 당시 나이지리아가 석유산업을 국영화했는데, 그럼으로써 (알고 보니 망상에 가까운 착각이었지만) 부와 안정이 뒤따를 것이라고 믿었다. 나는 그때 한 나이지리아 논평가가 십 년 안에 자신들이 옛 식민 지배국인 영국에 원조를 보내게 될 거라고 신나게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영국이 차가움/유능함에서 차가움/무능함으로 바뀔 것이라는 말이었다).
이런 고소함은 우리가 차가움/유능함에 해당하는 외집단을 박해할 때 보이는 한 가지 특징을 설명해준다. 먼저 그들을 비하하고 모욕한 뒤에야 차가움/무능함으로 추락시킨다는 점이다. 중국은 문화혁명기에 인민의 적으로 간주된 엘리트들에게 먼저 우스꽝스러운 고깔모자를 씌워서 행진을 시킨 뒤에야 노동수용소로 실어보냈다. 나치는 이미 차가움/무능함에 해당하는 정신질환자들은 아무런 의식 없이 곧장 죽였다. 하지만 차가움/유능함에 해당하는 유대인들에게는 우선 모욕적인 노란 완장을 채우고, 서로 수염을 잘라주도록 강요하고, 비웃는 군중 앞에서 칫솔로 보도를 닦도록 시킨 뒤에야 죽였다. 이디 아민은 차가움/유능함에 해당하는 인도파키스탄계 국민 수만 명을 우간다로 추방하기 전에 군대를 동원해 그들의 재산을 훔치고, 때리고, 강간했다. 인간이 저지르는 최악의 잔학 행위 중 일부는 이처럼 차가움/유능함 범주의 그들을 차가움/무능함 범주의 그들로 바꾸려는 행위다.
경쟁자를 거리처럼 여기는 침���지보다 인간의 이런 다양한 반응들이 더 복잡하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500~504쪽)
우리/그들 반감을 통제하고 억누르려는 시도는 전적으로 이마앞엽의 임무다. 앞서 보았듯, 우리 뇌는 타 인종의 얼굴에 의식이 감지하기 어려운 수준인 50밀리초만 노출되어도 편도체가 활성화한다. 그런데 의식이 감지할 만큼 오래(약 500밀리초 이상) 노출이 지속되면, 뒤이어 이마앞엽 겉질이 활성화할수록, 특히 ‘인지적‘ 등쪽가쪽이마앞엽 겉질이 활성화할수록 편도체가 더 많이 조용해진다. 스스로도 불편한 감정을 이마앞엽 겉질이 조절하는 것이다.
행동 데이터도 이마엽 겉질의 활동을 암시한다. 예를 들어, 피험자들 중 암묵적 인종주의 편견의 정도(암묵적 연합 검사로 측정한다)가 같더라도 이마엽의 집행 통제력(추상적 인지 작업으로 확인한다)이 약한 사람들이 편견을 더 쉽게 행동으로 드러낸다.
2장에 ‘인지 부담‘ 개념을 소개했었다. 이마엽의 성가신 집행 작업을 수행하다보면 이후 작업에서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고 했다. 이 현상은 우리/그들 가르기에서도 나타난다. 백임 피험자들은 흑인 시험관보다 백인 시험관과 함께할 때 특정 행동 시험들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인다. 흑인 시험관과 함께할 때 수행 결과가 나빠지는 정도가 가장 큰 피험자들은 타 인종의 얼굴을 볼 때 등쪽가쪽이마앞엽 겉질이 가장 많이 활성화하는 사람들이었다.
타 인종과 상호작용할 때 이마엽의 집행 통제력을 발휘하느라 인자 부담이 걸리는 현상도 조절될 수 있는 현상이다. 흑인 시험관과 시험을 치르기 전에 백인 피험자들에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편견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말해주면, “대부분이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이마엽 겉질의 인지 시험에서] 더 나쁜 성적을 거둡니다”라고 말해주었을 때에 비해 수행 성과가 훨씬 더 나빴다. 게다가 만일 백인 피험자들에게 이마엽 조절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지시를 사전에 주면(타 인종과 상호작용할. 때 “편견을 피하세요”), “긍정적인 문화간 교류를 하세요”라고 지시했을 때에 비해 수행 성과가 나빠졌다.
한편 그들에 해당하는 소수자가 지배문화에 소속된 사람들을 접할 때는 이와는 다른 종류의 집행 통제력을 발휘하곤 한다. 긍정적인 태도로 상호작용하고, 상대가 자신에 대해 품고 있을지도 모르는 편겨에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도록 유념하는 것이다. 한 놀라운 연구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피험자들은 인종 혹은 나이 편견을 상기시키는 무의식적 단서를 접한 뒤 어떤 백인과 상호작용을 했다. 이때 인종 단서를 받은 피험자들은 더 수다스러웠고, 상대의 의견을 더 자주 물었고, 더 많이 웃었고, 몸을 앞으로 더 많이 기울였다. 피험자들이 다른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상호작용할 때는 이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2장에서 이야기했던 아프리카계 미국인 대학원생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밤에 귀가하는 길에 일부러 비발디를 분다던 학생 말이다.
집행 통제력이 그들과의 상호작용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이 연구들에서, 두 가지 저적해둘 점이 있다.
타 인종과 상호작용할 때 이마엽 겉질이 활성화하는 현상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피험자가 편견을 품고 있고 그것을 숨기려고 한다. ⓑ편견을 품고 있고 그 점을 부끄럽게 여긴다. ⓒ편견이 ���고 다만 그 사실을 전달하려고 애쓴다. ⓓ이외에도 얼마든지 생각해볼 수 있다. 활성화는 그저 상호작용에서 상대가 타 인종이라는 요소가 (은연중에든 아니든) 피험자의 마음에 걸려서 집행 통제력이 발휘된다는 뜻일 뿐이다.
흔히 그렇듯, 이런 연구의 피험자는 주로 심리학개론 수업을 듣는 대학생들이다. 달리 말해, 새로움에 대한 개방성이 높다고 알려진 나이이고 특권적 공간에 있는 이들이다. 대학은 우리/그들의 문화적 · 경제적 차이가 사회 전반에 비해 적은 공간이고, 다양성을 제도적으로 칭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도 어느 정도 다양성이 있는 공간이다(대학 홈페이지에는 반드시 관습적인 기준에서 잘생긴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웃으면서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사진이 실려 있고, 덤으로 치어리더 타입의 여학생이 휠체어를 탄 공붓벌레 타입의 남학생에게 친근하게 구는 사진도 실려 있다). 이런 인구 집단도 그들에 대한 반감을 스스로 인정하는 수준보다 암묵적으로 더 많이 품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우울한 사실이다.
(507~509쪽)
명백한 방법으로 암묵적 편향을 줄이는 전략도 다양하게 발견되었다. 가장 고전적인 방법은 그들과의 동일시를 강화하는 관점 취하기 기법이다. 예를 들어, 나이 편향을 조사하는 연구에서 피험자들에게 그냥 고정관념을 억제하라고 지시하는 것보다는 노인의 관점을 취해보라고 지시하는 것이 편향을 더 효과적으로 줄였다. 또다른 기법은 고정관념에 바하는 사례들에 의식적으로 집중하는 것이다. 한 연구에서, 남성 피험자들에게 고정관념을 억누르라고 지시했을 때보다 긍정적 속성을 지닌 강인한 여성을 상상해보라고 지시했을 때 자동적 성적 편향이 더 약화했다. 또다른 전략은 암묵적 편향을 외현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당신이 자동적 편향을 품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전략들에 대해서는 뒤에서 더 이야기하겠다.
우리/그들 범주들의 순위를 바꾸기
이것은 우리/그들 이분법이 여러 가지가 있고 그 우선순위가 쉽게 바뀐다는 점에 관련된 이야기다. 인종을 기준으로 한 자동적 범주화가 셔츠 색깔을 기준으로 한 범주화로 바뀔 수 있는 것, 성별과 인종 중 어느 쪽 강조하느냐에 따라 수학 점수가 바뀔 수 있는 것이 이런 예다. 전면에 부각되는 범주가 바뀌는 것이 꼭 좋은 일만은 아니다. 그냥 오십보백보일 수도 있다. 일례로, 유럽계 미국인 남성들에게 아시아계 여성이 화장하는 사진을 보여주면 인종 자동성보다 성별 자동성이 더 강하게 발휘되지만, 여성이 젓가락을 쓰는 사진을 보여주면 거꾸로 된다. 사람들이 한 범주의 그들을 다른 범주의 그들로 바꿔서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보다는 그들을 우리로 바꿔서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 당연히 더 효과적이다. 공통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떠오르는 방법은······
접촉
1950년대에 심리학자 고든 올포트가 ‘접촉 이론’을 제안했다. 부정확한 설명: 우리와 그들을 만나게 하면(가령 두 적대국의 십대들을 여름캠프에 모으면), 적대감이 사라지고, 차이보다 유사성이 더 중요해지고, 모두가 우리가 된다. 좀더 정확한 설명: 우리와 그들을 매우 한정된 환경에서 만나게 하면, 서로 닮아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는 데 실패하고 오히려 사태가 악화할 수도 있다.
그런 한정된 효과적인 조건은 다음과 같다. 양측이 거의 같은 수로 있을 것. 모두가 공평하고 확실하게 대우받을 것. 중립적이고 우호적인 영역에서 접촉이 길게 이뤄질 것. 모두가 관심을 갖고 하나의 작업을 함께할 ‘상위‘의 목표가 있을 것(예를 들어, 여름캠프 참가자들이 다 함께 잡초가 무성한 풀밭을 축구장으로 탈바꿈시키는 것).
본질주의와 개체화
앞에서 말했던 두 가지 중요한 사실에 관련된 이야기다. 첫째로 우리는 그들을 동질적이고, 단순하고, 어떤 불변의(그리고 부정적인) 본질을 지는 존재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둘째로 그들을 집단이 아니라 개인으로 생각하게 되는 상황이라면, 그들이 더 우리처럼 보인다. 개체화를 통해서 본질주의적 사고를 줄이는 것은 강력한 도구다.
이 사실을 깔끔하게 보여준 연구가 있다. 백인 피험자들이 인종 불평등을 얼마나 수용하는지를 평가하는 설문지를 작성했는데, 그전에 두 가지 무의식적 단서 중 하나를 접했다. 한 단서는 인종의 불변성과 동질성을 믿는 본질주의적 사고를 지지하는 문장이었다. ”과학자들은 인종의 유전적 기반을 정확히 찾아냈다.“ 다른 단서는 반본질주의적이었다. ”과학자들은 인종에 유전적 근거가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때 본질주의적 단서에 노출된 피험자들이 인종 불평등을 더 많이 수용한다고 응답했다.
위계
쉽게 예측할 수 있듯이, 위계가 더 가파르고 더 중요하고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면 그들에 대한 편견이 악화한다. 위계 상층부의 사람들은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밑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기껏해야 따듯함/무능함 고정 관셤을 부여하고, 더 나쁘면 차가움/무능한 고정관념을 끼얹는다. 하층부 사람들은 지배계급을 차가운/유능함 범주로 보는 시한폭탄 같은 인식으로 맞대응한다. 피스크는 하층계급을 따듯함/무능함 범주로 보는 인식이 현상태를 안정화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힘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자비심을 기록하게 여기도 종속된 사람들은 일말의 존중이라는 뇌물에 달래지기 때문이다. 그 증거로, 37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소득 불평등이 큰 나라일수록 상층계급이 하층계급을 내려다보는 인식이 더 많이 확인되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조스트는 “다 가진 사람은 없다”라는 신화가 현상태를 강화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가령 ‘가난하지만 행복한 사람들’(가난한 사람들은 더 걱정 없고, 인생의 단순한 행복들을 더 많이 접하며 즐길 줄 안다는 생각이다)이라는 문화적 관용구와 부자는 불행하고 스트레스가 많고 책임에 짓눌린다는 신화(불행하고 인색한 스크루지와 따스하고 사랑 넘치는 크래칫 가족을 떠올려보다)는 두 다 변화를 가로막는다. ’가난하지만 정직한 사람들’이라는 관용구도 그들에게 일말의 품위를 제공함으로써 현체제를 합리화하는 훌륭한 수단이다.
개인마다 위계에 대한 감정이 다르다는 사실은 그들에 대한 편견의 차이��� 어느 정도 설명해준다. 사회지배지향성(어떤 사람이 위신과 권력을 얼마나 중시하는가를 측정하는 척도다)과 우파권위주의 성향(어떤 사람이 중앙 집중형 권위, 법치, 관습을 얼마나 중시하는가를 측정하는 척도다)에 관한 연구들을 보면 그렇다. 사회지배지향성이 높은 사람들은 위협을 느낄 때 자동적 편견이 더 많이 강해지고, 지위가 낮은 외집단들에 대한 편견을 더 쉽게 수용하며, 남성이라면 성차별을 더 많이 받아들인다. 그리고 앞서 보았듯, 사회지배지향성(그리고/또는 우파권위주의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외집단에 대한 적대적 유머를 더 개의치 않는다.
우리가 누구나 복수의 우리/그들 이분법에 속해 있다는 사실과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누구나 복수의 위계에 동시에 소속되어 있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사람들은 그중 자신의 서열이 높은 위계를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회사의 주말 소프트볼팀에서 주장이라는 점이 주중 9시에서 5시까지 시시한 일을 담당한다는 점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이다. 특히 흥미로운 상황은 위계가 우리/그들 범주와 연동되는 경향이 있을 때다(가령 인종이 사회경제적 지위와 많이 겹칠 때가 그렇다). 그 경우, 상층부 사람들은 여러 위계들이 수렴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모두가 핵심 위계의 가치에 동화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무슨무슨계 미국인’이라고 말하지 말고 다들 그냥 ‘미국인’이라고 말하는 게 좋지 않아요?”). 흥미롭게도, 이것은 국지적 현상이다. 백인들은 모두가 국가의 가치에 집중하자는 동화주의적 관점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아프리카계 백인들은 다원주의를 더 많이 선호한다. 하지만 전통적 흑인 대학에서는, 학내 생활과 정책에 관련된 입장에서 백인 학생들과 아프리카계 미국인 학생들의 선호가 뒤집힌다. 우리는 서로 모순되는 선호들은 동시에 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는 편이 자신에게 이득이 될 때는.
자, 우리/그들 가르기의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서 우리가 쇼핑해야 할 목록은 다음과 같다. 개체화와 공통 특징을 강조할 것, 관점 취하기, 좀더 무해한 이분법으로 전환하기, 위계 차이를 줄이기, 모두에게 동등한 조건에서 공통의 목표를 추구하는 작업에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하나하나 뒤에서 다시 살펴보겠다.
(510~514쪽)
행동 - 로버트 새폴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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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은행제 사회복지사 해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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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은행제 사회복지사 해부학
학점은행제 사회복지사 해부학 사회복지사 필기시험 과목에 관한 꿀팁 공개!
새해가 시작된 게 바로 어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만큼 흘렀네요! 새해에 세운 계획, 잘들 실행하고 계신가요? 흐트러진 정신을 다잡을 겸, 오늘은 사회복지사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사회복지사같은 경우에는 필기시험 교과목이 총 3가지로 이뤄져 있는데요. 3가지 과목이 8개의 항목으로 나뉘며, 시험은 과목당 25문항씩 출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필기 시험 공부를 할 때는 각 과목에 포함된 영역에 따라 공부하는 것이 좋아요.
사회 복지사 필기 시험 교과목 중 사회복지 행정론은 조직구조와 유형, 사회복지법인 제무회계 규칙, 정보관리 시스템, 직무 설계나 분석이 대체로 출제되고 있으므로, 위 내용을 위주로 학습하는 것이 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사회복지실천 기술론은 사회복지실천 교과목에 들어있는 과목으로써, 사회복지사 필기시험을 위해 사회복지실천 기술론을 배울 시에는, 가족 및 집단 대상 사회복지 실천 등의 실천 모델 혹은 과정을 집중학습하는 것이 필요해요.
또 사회복지사 필기시험 중 사회복지 정책론은 사회복지정책과 제도에 들어 있는 부분으로, 이 파트에서는 사회복지 정책의 역사와 전달 체계, 복지 국가 유형 뿐만 아니라 4대 사회보험 등과 같은 내용이 흔히 출제되기 때문에 이를 중점적으로 학습해야 한답니다.
뿐만 아니라 과락 대상자가 흔히 나오는 사회복지법제론같은 경우에는, 복지관련 법령에 대한 문제 위주로 출제되는 경향이 있으니 알아두는 것이 좋아요. 법령은 시험 시행일을 기준으로 출제니, 기출문제보다는 이론 위주로 익혀두시기 바랍니다.
사회복지사 현장실습 장소에 대한 정보 파헤치기
사회복지사 현장 실습을 위해서는 실습 과목을 수강신청하여 합격해야만 하는데요. 수강신청이 정상적으로 진행된 뒤에야 소재지 인근 기관으로 실습을 나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회복지사 현장 실습은 크게 실습기관, 실습시간, 지도교사 여부로 결정하며, 실습기관이 사회복지사업법 제2조 1호에 따른 법인 및 시설, 기관 및 단체인지 알아봐야 해요.
흔히 사회복지사 현장실습 장소에는 노인, 아동, 영유아, 정신장애인, 청소년 등으로 구분되는데,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 후의 상황을 고려하여 실습 기관을 선택하는 편이 좋답니다.
이러한 사회복지사 현장 실습 장소를 찾을 땐, 관련 사이트에서 등록 기관을 검색해야 하며, 먼저 지역을 고르고 방학 중, 학기 중, 평일, 주말 등의 실습 운영 방식 선택 후, 검색하면 됩니다.
보통 사회복지사 현장 실습시엔 5개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지역 실습장소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복지넷, 복지미, 사회복지사협의회, 지역별 사회복지사 협의회가 있으니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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