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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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ManGirl - Lost Half (반을 잃었다) Blow Breeze OST
AirManGirl – Lost Half (반을 잃었다) Blow Breeze OST
For the past few days, I was blankly walking On this street where we were always together Will I see you at the end of the road? Don’t go, don’t go, pleas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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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ManGirl#Blow Breeze#english#반을 잃었다#kdrama#korean drama#kpop#lirik lagu#lost half#lyrics#ost#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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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짱!왔냐?"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것보다 더 한 진철이의 목소리에 반 아이들이 전부 인상을 찌푸렸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신이 주신 목소리 라며 자랑스러워하는 기괴한 진철이는 조금도 주눅 들지 않고 말 했다.
" 진짱. 너 수학여행 대 뭐 가지고 갈 거냐?"
죽음의 공포라는 걸 모르는 채 살아가는 이 순진한 친구들이 몹시 부러웠다. 나도 이들처럼 순수하게 수학여행을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놈이 없는 그 순간에도 나는 내 등 뒤에서 번뜩이는 놈의 살기 어린 눈빛을 강렬하게 느낄 수 있었다.
" 윤택이네는 소주 숨겨 갈 거래. 우리는 육포 챙기기로 했다."
남의 속도 모르고 소주��� 육포를 찾아대는 진처리를 말없이 쏘아본 나는 나직하게 경고했다.
" 이 멍청아. 소주보다 육포가 더 비싸."
육택이 놈들에게 속았다며, 어떻게 이런 순진한 친구를 등쳐먹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괴로워하는 진철이를 밀치고 혜선이가 말했다.
" 진희야. 우리 오늘 학원 끝나고 수학여행때 입을 옷 사러가자." " 그럴까? 어디로?" " 이대나 명동으로 가자." " 야, 니들이 새옷 입는다고 뭐가 달라지겠냐? 그냥 학교 체육복이나 걸쳐. 다 그게 그거구만."
진철이의 간섭에 분노한 혜선이가 진철이를 바닥에 눕히고 마구 밟아대며 외쳤다.
" 이 자식! 네놈을 육포로 만들어 주마!"
아. 잊고 말하지 않은 게 있는데 혜선이는 집안이 대대로 무도가문이어서 어릴 적 부터 무슬을 배운 무도인이였다. 혜선이의 따스한 발길질(퍼억!퍼억!)과 행복한 비명을 질러대는("끄,끄아아아악!나 진짜 죽어!")진철이의 평화로운 모습에 절로 미소가 나왔다.
" 우와. 김진희, 저 상황에서 웃는 것 좀 봐. 진철이가 죽게 생겼는데 그걸 보면서 기쁘게 웃고 있어." " 무섭다, 김진희. 역시 평범하지 않아." " 아침마다 데빌의 인사를 받아서 정신이 이상해진 거겠지." " 하긴, 난 김진희가 아직까지 살아 있는 게 신기할 정도야." " 데빌한테 영혼이라도 판 건가? 그 대가로 목숨 부지하는거 아냐?" " 그럼 김진희의 첫번째 희생물이 진철이라는 건가?" " 왠지 무섭다. 데빌도 견디기 힘든 판에, 김진희까지 데빌의 수하로 들어가다니."
진철이의 입에서 비명이 들리지 않을 때 까지 쓰다듬어 준 혜썬이가 만족스러운 듯 씩 웃으며 날 돌아봤다.
" 그럼 명동으로 가자."
진철이를 일어서지 못할만큼 떄려준 것과 우리가 옷 사러 가는 곳이 명동으로 결정 나는게 무슨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혜선이의 뜻을 거슬리고 싶지않아서 고개를 끄덕였따. ��앙- 바로 그 순간, 엄청놘 굉음과 함께 교실 앞문이 부서질듯 열렸다. 그리고 그 엄청난 반동으로 인해 다시 닫히는 문. 순식간에 조용해진 교실. 모��� 젖게 뭐 하는 짓인가 싶어서 교실 앞문을 쳐다 보는데, 이번에는 조용히 앞문이 열리며 놈이 모습을 드러냈다. 놈은 뭔가에 분노한 듯, 살짝 붉어진 얼굴로 교실 안을 둘러봤다. 그리고 놈의 시선이 내게서 멈췃따. 여기는3반. 놈은7반. 말이 네 반 떨어져 있는 거지, 놈의 반은 한층 위에 있었기에 놈이 여기까지 납실 일은 전혀 없었다. 누군가를 '족칠'상황이 아니라면 말이다. 자신을 따르는 똘마니들을 잔뜩 이끌고 전투태새를 갖춰 찾아온 놈의 모습에, 교실은 마치 장례식장이라도 되는 것 처럼 고요해 졌다. 놈은 예의 그 날카로운 시선으로 다시 한 번 교실을 쭉 둘러보며 사람의 애간장을 태운 후, 허스키한 저음으로 우리반의 상큼한 아침을 열어 주었다.
" 씨발."
교실은 순식간에 얼어 붙었다. 천장에 매달린 날카로운 고드름이 우리의 머리 위로 떨어져 우릴 죽일지도 모르는 긴박한 공포. 나를 비롯한 반 아이들은 모두 그 공포를 느꼈다. 우리 반에 강렬한 공포를 선사한 놈은 자신의 한마디가 몰 고 온 여파가 마음에 든다는 듯 씩 웃고는 똘마니들과 함께 나가 버렸따. 놈이 돌아간 후에도 우리 반은 강렬한 '씨발 어택'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말없이 앉아 있었다. 놈이 자기 반으로 돌아가고도 남을 시간이 흐른 후에야, 용기 있는 자가 입을 열었다.
" 쟤,뭐야?"
그러자 놈의 저주에서 풀려난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 데빌이 우리 반엔 왜 온거야?" " 뭐 새로운 희생물이라도 생긴 거야?" " 아, 진짜 무서워 죽겠어." " 우리 매일 이렇게 공포에 떨며 살아야 돼?" " 누군지는 몰라도 데빌 사냥감은 알아서 좀 데빌한테 죽어주면 안되냐?"
누구보다도 돈독한 우정으로 맺어진 우리 반 아이들은 모두 날 보면서 수군거렸고, 난 절망했다. 놈이 날 보기 위해 우리 반 까지 찾아온 사실 떄문에. 그래도 일말의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놈이 내게 직접적으로 아는 척을 하지 않았따는 것. 학교에는 우리가 사귄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 준 것만 같아서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또다시 멍청하고도 저렴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는 걸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머지않아 시작된 1교시 수업 시간이었다.
선생님이 들어와서 교탁 앞에 섰을 때 난 지루한 물리 시간을 어떤 식으로 보내야 즐겁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을 하며, 물리책 뒤에 만화책을 감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드르륵- 그때 교실 뒷문이 열렸다. 도대체 어느 간 큰 인간이 수업이 시작한 후에야 학교에 왔나 싶어 돌아본 우리는 경악하고 말았다. 들어온 인물은 다름 아닌 데빌 해성! 혹시 반을 잘못 찾아온 건가 싶어 모두 입을 벌리고 쳐다보는데, 놈은 뻔뻔할정도로 아무렇지도 않게 교실 뒤로 와서 섰다. 양 다리를 굳게 벌리고, 팔짱을 낀 놈은 학부모 참관이라도 하는 자세로 선생님에게 말했다.
" 수업 진행하시죠."
그 건방진 태도에 선생님은 할 말을 잃고 놈을 쳐다봤고, 우리 역시 할 말을 잃었다. 모두 소리를 내서 말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생 각을 하고 있었다. ' 도대체 오늘 데빌 왜 저러는 거야?'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었다. 야, 이자식아! 너 대체 왜그러는거야? 물론 그런말을 할 만한 용기는 1그램도 없었다.
" 저, 해성아."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선생님이 조심스레 놈을 불렀다. 놈은 한쪽 눈썹을 치켜들고 선생님을 쳐다봤다.
" 네가3반이었던가?" " 7반입니다."
놈은 당당했다.
" 그, 그런데 왜 여기 와서 있는거지? " " 내 마음입니다."
단순 명쾌한 놈의 대답에 선생님은 다시 할 말을 잃었다. 그래, 네 마음이겠지. 세상사 전부 네 마음대로 하겠지. 난 체념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놈을 물리칠 용기 있는 자는 정말 없는 것일까?
" 그, 그럼, 수업을 시작할까?"
선생님 마저도 아무 말 못하는데, 놈에게 나가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리 없었다.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등 뒤에 와서 꽂히는 놈의 살기어린 시선이 너무너무 아파서. 공포에 질려 숨조차 쉬지 못하는 수업. 지금까지 물리 시간에 이렇게 조용한 적은 처음이었다. 우리 반 애들의 눈은 모두 녹색 퍼런 칠판에 가서 박혀 있었다. 옆으로 눈을 돌리거나 잡담을 하는 애들은 아무도 없었다. 고등학교 입학 아래로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집중을 하는 최고의 수업시간이었다. 아니, 최고로 공포스러운 순간이었다. 앞에서 수업을 진행하시던 선생님은 결국 놈의 만행을 참지 못하고 책을 교탁에 내려놨다. 그리고 눈을 부름뜨며 놈에게 말했다.
" 신해성."
오오, 선생님. 역시 말로만 선생님은 아니셨군요! 대단하세요. 전 도와드릴 수 없지만 이곳에서 마음속으로나마 선생님을 응원하 겠습니다. 전 선생님의 편이에요1
" 왜요?'
놈이 지지않고 눈을 홉뜨며 묻자, 선생님은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 거기 그렇게 서 있지 말고. 어디 좀 앉아!"
결국 데빌을 물리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뭐, 예상하고 있던 일이기는 했지만. 놈은 겸허한 사양조차 하지 않고 터벅터벅 앞으로 걸어왔다. 교실 맨 뒤에는 빈책상이 하나 있었지만 놈은 그곳에 앉지 않았다. 놈의 발걸음이 우리 분단 사이의 통로로 향했고, 우리 분단과 옆 분단 애들�� 꿀꺽 침을 삼키는 소리가 교실에 크게 울렸다. 놈은 그곳을 걸어와 내 바로 옆바닥에 털썩 앉았다. 이런 젠장. 체념에 체념을 더하면 무엇이 되는지 아는가? 슬픔?분노?경악? 아니, 그런거 다 필요 없다. 체념에 체념을 더하면, 한마디의 말 을 외치고 싶어진다. ' 그냥 날 죽여, 이 악마 자식아!' 놈의 약속을 믿었던 내가 바보였다. 사귄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며, 내가 집에 들어가기 전 다시 한 번 손가락까지 걸고 한 그 약속을 놈이 지키지 않으리라는 건 불 보듯 뻔했다. 놈은 순진한 나를 속였다. 학교에 잘 오지도 않는 놈이 갑자기 남의 반 물리 수업에 들어와 내 옆자리에 털썩 앉아 수업을 듣겠다는데, 도대체 어느 누가 우리사이를 연인 사이라고 오해하지 않겠는가. 길가에 지나가는 똥개도 우리가 사귄다는 걸 눈치 채게 생겼다. 역시나 아이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야, 데빌이 진희 옆에 앉았어." " 웬일이야.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어." " 드디어 데빌이 진희를 죽이려는 거야."
아, 그래. 누가봐도 우리사이는 연인 사이처럼보이지는 않겠구나.
" 저 뒤에 빈자리도 있는데..."
내말에 놈이 대답했다.
" 여기가 좋아. 입다물고 수업이나 들어." " 아,네."
그래, 이런 대화가 연인의 대화로 들릴 리가 없지.
" 뭐야? 진희랑 데빌이 하는 말 들었어?" " 둘이 사귀나?" " 연인 같은데?"
또 다시 들려오는 수군거림을 들은 나는 벌떡 일어나 " 도대체 이 대화의 어느 부분이 연인 사이에 오가는 달콤한 내용으로 들린 단 말이냐? 니들은 귓구녕이 썩었냐?"라는 말을 외치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제해야만 했다. 악몽과도 같은 물리 수업 시간이 끝났다. 평소에는 4분 더 수업을 해서 우리의 진을 쏙 빼놓는 물리 선생님은 오늘따라 10분이나 일찍 수업을 끝내고 서둘러 교실에서 나가 버렸다. 게다가 겨우 1교시가 끝났을 뿐인데도 반 애들이 배가 고파 매점에 가야겠다며 우르르 밀려나갔다. 혜선이와 진철이, 경애와 창진이. 이 넷 중의 한 명 만큼은 내게 구원의 손길을 뻗어 줄 거라 생각했지만, 우리 의 진한 우정에 구원의 손길 같은 건 없었다. 배신과 기만, 모욕은 존재할지라도. 어쨌든 그리하여... 교실에 남은 사람은 나와 데빌 해성, 둘뿐이었다. 두근두근- 심장뛰는 소리가 고요한 교실에 가득 울려 퍼졌다. 놈은 사냥감의 거동을 살피는 승냥이처럼 눈을 빛내며 날 지켜보고 있었다. 심장박동의 흐트러짐조차 캐치할 듯한 놈의 날카로움이 날 질색하게 만들었다. 물리책 뒤에 숨긴 만화책을 꼭 잡은채 앉아있는 나와, 내 옆자리 통로에 양반 다리를 하고 앉아 나를 노려보는 놈. 정말이지, 결코 로맨틱하다고 볼 수는 없는 모양새였다. 놈이 나의 허점을 발견했는지 서서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난 바짝 긴장해서 몸을 움츠렸다. 그런 날 보는 놈의 입꼬리가 싸늘 하게 치켜 올라갔다. 정말 무서워 죽겠다.
" 오늘 학교 끝나고 데리러 올게."
놈이 한말에 벙져서 놈을 쳐다봤다.
" 응?나를?왜?어디가게?" " 우리 집." " 너,너희집?" " 응." " 내,내가 왜 너희 집에 가야 하는데?" " 내가 가고 싶으니까."
그래, 이자식아. 네가 너희집 참 좋아 하는건 알겠는데, 네가 가고 싶다고 해서 나까지 가야 한다는 법은 없다는 거 모르겠어? 세상 사람들이 전부 네뜻대로 행동해야만 한다는 그 오만한 생각을 버려!
" 응, 네가 가고싶다면 가야지."
아직은 모 ㄱ숨 부지하고 싶었던 나이기에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며 대답하는 수밖에 없었다. 놈은 내 대답이 마음에 드는 듯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의외로 눈이 부신 미소여서 난 조금 놀랐다.
" 그,그런데 우리 사귀는 거, 다른 사람들한테는 말하지 않기로 했잖아." " 응." " 그런데 네가 우리 반으로 찾아오면 다들 알게 되지 않을까?"
처음으로 놈에게 나의 의사표현을 당당히 했다는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흐뭇해진 내게, 놈은 나직이 대답했다.
" 어쨌든 내 입으로 말한건 아니잖아."
그래, 놈이 그런 놈이었다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 배신과 멸시, 농락과 희롱을 다 가지고 사는 놈이 타인과의 약속을 지킬 리는 만무했다. 그어떤약속을 해도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는다는 야쿠자의 세계보다 더욱 냉혹한 놈의 세계에서 '약속'이라는 말은 길가에 굴러다니는 모래알보다 가치 없는 것이었다. 그런 놈이 약속을 지켜 줄 거라고 생각 했던 나는 바보에 멍청이 ,거기다가 무뇌아였다. 놈이 내 인생에 끼어들면서부터 나는 사 회의 냉혹함과 배반에 대하여 조금씩 배워 가고 있었다. 놈이 나와의 '교제 사실 비밀로 하기' 교섭을 쉽게 결렬한 것처럼, 학교 끝나고 데리러 온다는 약속 역시 잊어버리기를 바랐다. 하지만 악독한 놈은 나의 바람 따위 들어줄 만큼 너그럽지 않았다. 종례가 끝나자마자, 담임이 나가기도 전에 교실 뒤로 들어와 날 지켜보는 놈의 모습 덕분에 반 아이들은 소화 불령에라도 걸린듯 끙끙댔다. 짝인 진철이는 평소처럼 고음의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울먹이며 말했다.
" 내일부터는 소화제를 챙겨 다녀야 겠다. 제길."
그건 내가 하고싶은 말이다. 단지 한 다리 걸러 연관된 니들이 소화불량 걸릴 정도인데, 직접적으로 놈과 마주해야 하는 나는 오죽 하겠냐? 곧 온갖 불치병에 걸려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게 될 거다. 니들, 그때 가서 후회하지 말고, 얼른 나를 놈의 손아귀에서 건져 달라고! 난 친구들의 도움이 간절했지만, 놈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친구들의 시선은 내게서 떠난 지 오래. 다시 한 번 우리들의 달콤하고 진득한 우정에 대해 고찰하며, 마지막 지푸라기인 담임이 평소보다 다급히교실에서 나���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신께서는 홍해의 물을 갈라지게 하셨지만, 놈은 세상 존재 자체를 사라지게 만드는 능력이 있었다. 무거운 손으로 책가방을 다 챙겼을 때, 교실에 남은 사람이라고는 나와 놈 밖에 없었다. 불과 몇 시간전에 겪었던 일을 다시 겪으니, 데자뷰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놈과 걸어 학교 밖으로 나갈 때 까지 우리의 시야에 걸리는 인물은 하나도 없었다. 나도 모르는 새에 지구 멸망이 일어나서 사람들 자체가 사라진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어쩐지 얼굴이 따끔따끔해서 돌아보니 놈이 날 쳐다보고 있었다.
" 가방 무겁냐?"
아, 그러고 보니 남자 친구가 여자 친구 가방을 들어 주곤 하지. 종종 학교에서 그런 닭살을 떠는 닭 커플이 목격될 떄가 있었는데, 그럴 때면 난 부러워 했다. 상대가 데빌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나도 그런 닭살한번 떨어 볼 수 있겠구나 싶은 기대감을 품고, 한 번 쯤 사양의 미덕을 보였다.
" 아니, 안무거워. 괜찮아." " 그래?"
놈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자기가 들고있던 커다란 검은색 스포츠 백을 내 어깨에 걸어주며 말했다.
" 그럼 내 것좀 들어라. 무겁다." " ...... " " 왜? 싫은거냐?" " 아니, 가방이 너무 가벼워서."
네 놈은 가방에 10킬로그램짜리 아령이라도 넣고 다니는 거냐? 가방이 왜이리 무거워? 내 대답을 들은 놈은 뭐가 쑥스러운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쑥스럽다는 듯 대답했다.
" 응, 내가 무거운 건 싫어해서 말이야."
닭살 커플은 얼어 죽을 닭살커플. 놈이랑 같이 다니는 한, 내 인생에 닭살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을거다.
의외로 놈의 집은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놈의 집에서 골목으로 들어가 쭉 걸어 옆으로 꺾어서 가다가 다시 꺾으면 우리집이다. 나도 모르는 새에 데빌이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다니. 놈의 악마적 기운이 우리 동네 하늘을 채우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자 등줄 기가 서늘해지며 소름이 돋았다. 우리 동네에 살고 있다는 걸 이제껏 감추고 있었던 놈의 모습이 여느 때보다도 음산해 보였다.
" 들어가자."
교수대에 올라가는 기 분으로 놈의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도 없는 건지, 집은 다른 가정집과 다를게 없었다. 악마 소환 의식을 위한 피로 범벅된 원형 그림이나 사람의 뼈로 만든 장식품, 사람 머리를 매단 창 같은것이 없었다는 말이다. 놈이 이렇게 평범한 집에서 산다는 사실이 굉장히 의외였다. 눈을 휘둥그래 뜨고 주위를 둘러보는 내게 놈이 말했다.
" 하나라도 훔쳐가면 죽는다."
이 자식아! 지금 데빌의 집에 인간의 피가 없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는 거 안보이냐? 데빌한테서 도둑질을 감행할 간 큰 인간 따위 는 존재하지 않아!
" 그런데, 이제 뭐할거야? 우리 둘 밖에 없는데."
내 질문에 놈은 좀 당황한 듯 보였다. 아니, 그건 내가 잘못 본 거겠지. 데빌 해성에게 '당황'이라는 인간적인 감정이 있을리 없으니까. 놈은 감히 질문을 던지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은 듯 날 쏘아봤다. 그래, 내가 아주 죽을 죄를 지었다. 앞으로는 입 꾹 다물고 바닥에 머리 박고 있으마.
" 소파에 앉아."
놈의 뜻을 거슬러 봐야 좋을 거 하나 없다는걸 아는 나는 두 말않고 소파에 앉았다. 놈은 내가 앉아 있는 소파 뒤를 천천히 거닐며 색다른 공포감을 조성했다. 살의로 가득한 표범 한 마리가 뒤에서 어슬렁 거리는데도 꼼짝할수 없는, 도망칠 곳도 없는 이 서글프 고 외로운 공포.
" 뭐 먹을래?"
뭐? 날 먹는다고?
잔뜩 긴장했기 때문인지 놈의 말을 완전히 왜곡해서 들은 나는, 벌떡 일어나 두 팔로 내 가슴을 가리며 놈에게 외쳤다.
" 아직 난 안돼!" " 뭐라는 거냐, 지금."
놈에게서는 인정따위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놈은 냉랭하게 날 노려보며 되물었고, 내가 뭔가 잘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 놈이 날 먹겠다면 그냥 먹으라고 내드려야 옳은 거였어. 짧은 인생 18년 오늘은 진짜로 끝장이구나 하며 울음을 참는 내게 놈이 낮은 음성으로 물었다.
" 사과 깎을줄 아냐?" " 응." " 알겠다."
그리고 2분 후, 내 앞에는 사과 두 개와 커다란 부엌칼 한 개가 놓여졌다. 커다란 부엌칼로 힘들게 사과를 깎았다. 과도가 있는데도 날 골탕먹이기 위해 부엌칼을 가지고 온 게 분명하다. 옅은 미소를 띤 채 내가 과일 깎는 모습을 지켜보는 놈을 보자. 내 의심이 확신으로 굳었다. 역시 놈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이런 세심한 부분에서까지 날 괴롭힐 자세가 되어 있다니. 어떤면에서는 이렇게까지 치밀하게 사람을 말려 죽일 계획을 세우는 놈이 존경스럽기도 했다.
" 그런데 있지...왜 하필이면 나야?"
일단 무서울 정도로 번쩍이는 부엌칼을 놈의 손에 닿지 않는 먼 곳으로 치우며 물었다. 놈은 내 뒤로 감춘 부엌칼을 흘끗 보고는 한쪽 눈썹을 치켜 올렸다. 역시 놈은 내 손에서 부엌칼을 놓는 순간 거사를 치룰 예정이었던 거다.
" 하필이면이라니?" " 그러니까, 왜,왜 나한테 사귀자고 한 거야?" " 왜? 문제 있냐?"
순식간에 얼음처럼 냉랭해진 놈의 음성.
" 무,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라, 너무, 갑작스럽기도 하고... 네 주위에는 예쁜 여자애들도 많은데..." " 아아. 질투하는거냐?"
이보세요. 한참 엇나갔거든요? 질투 어쩌고 하는 상큼한 감정이 아니라고요, 지금! 내 눈에 담긴 죽음에 대한 공포가 안보이냐고요!
" 그냥, 그런 애들도 있는데 왜 하필이면 나인가 싶어서..나, 놀리는 건가 싶기도 하고."
내 마지막 말에 놈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 놀린다라..."
놈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우리만큼 기괴한 음성. 깊은 고뇌를 담은 그 목소리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놈을 쳐다 봤다. 무섭도록 고요한 침묵이 내려 앉았다.
" 저,저기..."
내가 뭔가 잘못 말했나 싶엉서 조심스레 침묵을 깨뜨렸다. 놈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는 바람에 " 헉!" 소리도 내지 못하고 몸을 ��크 렸다.
" 여기서 기다려."
거부할 수 없는 명령을 내린 놈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놈은 분명 날 제거하기 위한 '도구'를 가지러 간 게 분명했다. 도망쳐야 돼! 삶을 향한 강렬한 본능이 나를 지배했다. 힘이 들어가지 않아 비틀거리는 다리로 어떻게든 악의 소굴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있을때, 놈이 다시 나타났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희생시켰는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너덜너덜해진 앨범을 손에 들고서. 수많은 멋진 '도구'를 놔두고 하필이면 저 너덜너덜한 앨범에 맞아 죽게 되다니. 내일 신문에는 분명 '18세 여고생 모양, 다 떨어 진 앨범에 맞아 숨져.' 라는 제목으로 뜨겠지. 살인범이 놈이니 만큼1면에 뜰거야. 공포에 질려 부들부들떠는 내앞에 펼쳐진 앨범이 불쑥 내밀어 졌다. 난 놈의 진의를 파악 할 수 없어서 멍해졌다. 잘 보니 그것은 그냥 앨범이 아닌 졸업 앨범. 그것도 내가 다닌 초등학교의 졸업 앨범이었다. 눈에 익은 얼굴들이 몇 명 보였다. 이 자식, 이제 내 초등학교 때 까지 조사하고 다닌거야? 새삼 놈이 무섭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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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보고싶은데 볼 수 없는 사람이 생기면 어떡해? - ... 행복했던 때를 생각해. 가장 행복했던 때를. 그러면... 그것만으로도, 사라져.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봤다. 나는 원체 눈물이 쉬운 유형의 인간이라 솔직히는 굴러가는 나뭇잎만 보아도 눈물이 주르륵 쏟아지기도 하는데 하필이면 이 쓸쓸한 오전에. 저번에 너와 한 번 볼까 이야기만 하다가 기억속으로 꾸깃꾸깃 사라진 이 영화가 자주 들어가보기만 하던 무료영화 목록에 떠 있어서. 그래서 흩어진 집중을 한데 모아 웅크린 자세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줄거리는 인터넷에 치면 주르륵 뜨지만 그래도 한번 요약해보자면, 현재이자 미래의 한수현(김윤석)이 과거로 돌아가면서 과거의 한수현(변요한)과 조우하게 되고 이미 정해진 미래를 바꾸어가는 내용이다. 한수현은 냉정하고 이성적인 듯 하다가도 인간적이다. 영화의 가장 첫 장면은 한수현과 그의 의사 동료들이 타국 땅에서 현지인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는 장면이다. 빨리 빨리 헬기에 타라는 말과, 털털거리는 헬기의 소리와 아직 타지 못하고 사람들과 친근한 인사를 나누는 한수현(김윤석)에게 얼른 타라고 소리지르는 헬기에 탄 이들. 그도 빠르게 짐을 가지고 발걸음을 옮기다 이내 턱 하고 어깨를 잡는 손길에 고개를 돌린다. 앙상하게 마른 작은 체구의 노인이 한 손에는 구순구개열이 진행될 대로 진행된 아이를 꼭 안고 그를 한참이나 바라본다. 일순 망설이던 수현은 헬기에 타서까지 그를 바라보다가 붙잡는 동료들의 부름에도 의료상자를 들고 헬기에서 내린다. 망설이는 순간 많은 흔들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내렸다. 이 영화를 통틀어 내게는 가장 인상적이고 인간적인 체취가 묻어나는 풍경이었다. 수현은 그리운 이와의 추억에 언제나 젖어 산다. 수현이 아이의 수술을 마치고 의자에 앉아 낯선 풍경을 하나씩 응시하며 담배를 꺾어 문다. 노인이 다가와 그에게 아이를 살려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하자 그는 당연히 할 일을 했다고 대답하며 재빨리 담배를 바닥에 두어번 직직 그어 끈다. 어색한 정적이 잠시 흐르고, 노인은 그에게 묻는다. 보고싶은 이가 있나요? 수현은 고개를 돌려 노인을 바라보며 있다, 고 대답한다. 노인은 그에게 작은 황금색 돌멩이같은 것이 들어있는 병을 건넨다. 이 병 하나가, 어쩌면 수현의 작은 선행 하나가, 그의 착한 마음씨가, 좋은 의사인 그의 행동 하나가. 어쩌면 미미할 수 있는 날갯짓이 모여서 영화가 비로소 시작된다. 수현은 모든 장면 마다 인간적인 모습이 묻어있다. 그는 가장 보고싶은 과거의 연인인 '연아'를 위해 눈물을 흘리고, 친구를 져버리기도 하며, 끝내 '연아'도 버린다. 현재이자 미래에 존재하는 딸 '수아'를 위해서도, 연아를 위해서도. 그는 희생하고 감내한다. 미래-그러니까 현재-에 수아를 지키고 연아를 살리기 위해서 과거의 수현은 연아와 태호를 잃고, 현재의 수현 또한 30년의 우정을 잃었다. 수현의 '그래 이러면, 이러면 되었다' 고 생각하는 듯한 언듯 비추는 표정을 보았을 때 나는 진한 슬픔같은 것을 느꼈다. 스크린에 서있는 배우 '김윤석'그리고 '변요한'과의 교감이 아니라, 작품속의 한수현에게. 수현은 빛이 저물고 떠오르는 풍경들 속에서 뿌옇게 담배연기만 입 밖으로 내뱉는다. 혼자 많은 세월을 참고, 오랜 세월을 보낸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이 영화에 있어 가장 많이 등장하는 건 바다, 담배, 아슬아슬하게 서로를 마주보는 듯한 두 한수현. 그것들은 전부 정육면체의 어떤 서로 다른 면의 모서리를 걷는 듯한 불안하고 진지하면서, 아름답다. 같지만 때로는 같지 못한 순간들. 바다에 함께 앉아있는 삼십년지기 친구 둘. 바뀐 과거로 수현을 알아보지 못하는 태호, 그래서 우정을 잃은 수현. 과거는 현재이면서 또한 미래라는 말이 와닿는 장면들. 그리고 십년도 채 지나지 않아 먼저 무지개다리를 건넌 수현과 그가 태호에게 남긴 진실이 담긴 공책. 태호에게 하나뿐인 친구 수현에게 정말 하나뿐이었던 태호. 태호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임을 알면서도 수현의 집에 찾아가 그가 남긴 대로, 그를 믿고 과거로 간다.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병원 복도 가운데 서서 담배를 무는 수현을 발견하고, 달려가 ���현의 입에 문 담배를 뚝 하고 반을 끊어 버린다. 그리고는, 그 담배 좀 끊어라 수현아. 하고는 눈물섞인 호통을 친다. 과거의 수현(변요한)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누구신데 저한테 이러시냐고 묻지만 어딘가 낯선 얼굴에 고개를 갸우뚱 하고 숙인다. 그리고는 태호다, 나 태호야 이 매정한 새끼야, 하고 억울함을 터뜨리는 목소리에 수현은 비로소 그를 알아보고 한참을 붙잡고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둘의 짧은 만남 후에 태호는 현실로 돌아가고, 수현은 부러진 담배 대신 밤하늘의 별들과 자신만이 기억할 짧은 만남을 그리워한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는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수현은 과거로 돌아가 자신을 말려준 태호덕분에 다시, 연아를 만난다. 과거에 그녀와 보냈던 많은 날들 중 수현이 가장 많이 물었던 것은 아마 둘의 거리에 대한 질문임이 틀림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재회했을 때 그는 연아에게 묻는다. 우리 얼마나 떨어져있었지? 하고. 이 해피엔딩으로 끝난 영화의 크레딧이 모두 올라가고 화면이 깜빡거리며 꺼질 때까지 나는 한참을 웅크리고 앉았다. 슬프기도, 아련하기도, 때로는 격정적이기도 하는 갈등과 다양한 사랑들이 한곳에 모여 한시간 오십분 짜리의 영화가 되었을 때 나는 듣는이 없는 박수갈채를 허공에 보내고 있었다. 많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지만 적당한 슬픔과, 사랑스러운 엔딩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 많은 순간들이 내가 겪은 것 처럼 스쳐 지나갔다. 영화가 끝나고 그들이 다시 만났을 때, 나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20170613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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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의 길고양이 같은 사람들
눈이 오면 길고양이들의 목숨만큼 걱정되는 사람들이 이 도시에는 가득하다. 엄마가 살고계신 연남동 끝자락 굴다리 쪽에는 아직도 곧 쓰러질 판자집들이 남아있다. 혹독한 생활고로 겨우 연명하는 사람들이 거기에 산다. 그 중에는 거동이 불편해 한 평 남짓한 방 안에서 외부에 있는 화장실까지도 한번 나오기 힘든 할머니가 계시다. 할머니의 따님은 정신지체가 있고 그 보다 조금 더 나은 장애 상태를 가진 사위가 바로 옆 판자집에 산다. 할머니 혼자서는 도저히 밥 한끼 드시기 힘드셔서 그야말로 간장 한 술에 밥을 겨우 드시는 모양이다. 그래서 콩나물을 하나 무쳐도 엄마는 꼭 그 할머니에게 반찬을 가져다 드리고는 하셨다. 할머니도 그런 엄마가 고마워서인지 동네 교회 사람들이 할머니에게 수박 한 쪽이라도 가져다 드리면 그 손바닥만한 한 쪽을 다시 반을 잘라 백 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의 엄마 집까지 겨우겨우 기어오다시피 가져다 주시곤 했다고 한다. 그렇게 할머니를 챙긴 엄마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엄마는 반대로 그 할머니가 힘과 용기를 주신다고 하셨다. 엄마의 병치레와 고통은 그 할머니 앞에서 무색해졌고 할머니는 오히려 엄마에게 늘, ‘하나님이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르겠다’ 면서 부정할 수 없는 사실 마냥 그 분의 뜻을 전달해 응원해주신다고 한다. 한번은 그 할머니가 골목길에서 후진하는 작은 운송 트럭에 치이셨는데 할머니는 늙은 트럭 운전사���게 파스만 좀 사다주고 어서 가보라고 채근했다고 한다. 엄마는 할머니에게 그 얘기를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할머니는 그 트럭 운전수가 하루 벌어 하루 살지 모르는 사람인데 늙은이가 병원에라도 가면 어쩌겠냐고 오히려 걱정하셨다고 하니, 할 말을 잃으셨다고 한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여러 수술과 병마를 지나 엄마가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신 날, 엄마를 모시고 추어탕을 먹으러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그 할머니의 추��탕을 하나 포장해서 또, 시장에서 팥죽과 과일 몇 가지를 사서 할머니 집을 찾아갔다. 나는 처음 가 보았는데, 다큐멘터리에서도 본 적 없는 적빈한 살림가지에 할 말을 잃었다. 연탄 몇 장 남아있지 않은 현관 앞 창호지 방 문 안으로 기도하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는 할머니가 기도할 때는 문을 잠궈 놓고 못 들어오게 하신다며 조용히 쟁반상 위에 음식을 두고 나오라고 하셨다. 쟁반상 위에는 메마른 밥과 간장이 묻어있는 두부 몇 조각이 올려져 있었다. 엄마는 그 할머니가 곧 돌아가실 것 같다고 하셨다. 병원 치료도 마다하고 이제 하나님 부르시면 기쁜 마음으로 가시겠다 기도하고 있는 할머니에게 얼마 전에 내가 사다 준 전복죽을 갖다 드리니 그렇게 멀쩡한 사람처럼 허겁지겁 드시더란다. 알고보니 여태 내가 사다주고 만들어준 음식들의 반은 모두 이 할머니에게 나눠주신 모양이다. 엄마에게 그렇게 힘을 주신 분인데 이제사 처음 찾아와 본 것이 민망했다.
사실 할머니에게는 아들이 하나 더 있는데 남 모를 사정으로 멀리 떨어져 살고 있다고 한다. 그 아들이 보내준 작은 돈으로 딸 내외와 할머니는 겨우 생활을 한 모양인데 그 아들의 아내, 즉 할머니의 며느리가 얼마 전 암 말기 선고를 받았다고 한다. 그나마의 생활비조차 이어질 수 없게 되어 할머니는 어쩔 수 없이 요양원으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했다. 오늘 눈이 많이 오고 기온이 뚝 떨어져서 엄마에게 여쭤보니 다행히 이 날씨가 되기 바로 전에 들어가셨다고 한다. 그렇게 몇 년동안 어떤 일에도 초연해 보였지만 할머니는 요양원에 가시기 전에 엄마를 붙잡고 그렇게 우셨다고 한다. 꼭 당신을 보러 와 달라고 하시며. 그 날씨에 옆 방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을 딸과 사위를 생각하면 그 어떤 신앙심으로도 견뎌내기 어려우셨으리라. 지독한 가난과 기구한 고난은 왜 언제나 어김없이 결탁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엄마는 성당에서, 또 동네에서 연결되어 돌봐드렸던 요양원의 할머니 세 분이 지난 2년 간 다 돌아가셨다. 그리고 또 다른 할머니가 이제 다시 요양원으로 들어가셨다. 본인도 아직 거동이 불편하시고 매일 같이 고통으로 밤을 넘기지만 어서 봄이 오기를, 그래야 그 할머니의 요양원을 찾아가 죽이라도 한술 떠 드리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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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프로그램 글쓰는게 어렵다는것을 새삼 느끼면서 별 내용 없지만 두번째 이야기 올려 봅니다. 저는 우선 카지노 가면 룰렛하고 바카라만 합니다. 그래서 갤럭시 끝에 있는 룰렛 테이블로 고고씽 카지노를 잘 모르는 동생은 저 따라오고 경험자 1인은 블랙잭 한다고 빠빠이 합니다. 룰렛테이블로 가니 왠 인도풍 젊은 애들4명이서 놀고 있습니다. 3천불 바꾸니 외국에서 쿼터로 바꿀때 보다 훨씩 작은 칩을 주더라고요. 룰렛하시는 분들 알꺼에요. 가장 좋아 하는 숫자가 32라는거 반을 쪼개서 쫙~~ 깔고나니 내거는 하나도 안맞고 죽습니다. 다음판에 다시 손가는데로 깔고 나니 29가 나오더군요 32와 반걸친걸로 조금 먹습니다. 흠 되는군 이렇게 생각하고, 룰렛판 보고 섹터에 나머지 다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거 하나 외국에서 카지노 경험할때는 맞은 숫자에 있는 칩은 그대로 두던데 여기는 싹 거둬 버리더라구요. 전부 섹터로 걸고 났더니 아뿔사 32에는 하나도 안걸려 있는거에요. 쎄한 느낌이 스치는데.. 나의 예상은 빗나감이 없이 여지없이 32가 나오더군요 줸~~장 룰렛에서 30천 3판만에 날리고 털고 일어나 블랙잭 1인을 찾아 갑니다. 블랙잭을 혼자 하고 있더군요. 좀땃냐 하니 하는말 형님 여기 미니멈이 너무쎄요 이러더군요 미니멈 500테이블에서 딜러랑 둘이 하고 있으니 이길리 만무하고 얼마나 일었냐 하니 그짧은 시간에 만불 잃었다 하더군요 야 바카라 해 그냥 그랬더니 형님 전 바카라 몰라요 이건 멍미~~ 카지노 경험자가 바카라를 모르다니 알고 보니 카지노 3번 가본게 다라는 이넘 후~~우 널 어떻하냐 내가 하는거 구경한다고 해서 우리는 여기 저기 기웃기웃 하면서 바카라에 투척 꽥 투척 꽥 우리 오늘 되는게 없다 생각하고 지나는 길에 만불 바꾼것중 남은 3천 플래이어에 투척 (전 갠적으로 뱅커를 더 좋아 하는데 왜 플레이어에 갔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감) 다들 오늘은 접자고 해서 호텔로 고고싱 다음날 여기 저기 관광 다니다가 다들 아시겠지만 베네시안으로 갑니다. 이때는 여러명이 다 풀어져 있어 눈치 보느라 겜도 얼마 못하는데 광할한 베네시안을 이용해 둘러보니 왠 개때들이 몽땅 있어 가보니 뱅커가 줄을 12개를 내리고 있더군요. 오호 기회다 (전 날 저녁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같이간 2인이에 바카라 강의가 한 시간 정도 있었지요) 줄은 꺽으면 안된다고 하고 5천을 투척 하니 게임을 모르는 동생이 덩달아 3천을 투척 합니다. 뚜뚱 ~~ 다행이 뱅커 먹고 동생은 다시 3천을 뱅커에 투척 저는 내가 한말은 무시하고 줄이 꺽일거 같다고 배팅을 안합니다. 결과는 다시 뱅커 그렇게 뱅커줄 16개 나오고 플레이어 사람들 다떠납니다. 카지노 모르는 동생은 그자리서 2만 정도 따고 우리는 행복의 베네시안을 떠나지용. 그넘이 금룡 싸우나 쏩니다 말도 안통하는데 이렇게 2일이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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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 ManGirl - 반을 잃었다 (feat. 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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