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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의 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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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ul0622-blog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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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이 나를 집어삼키고, 바닥까지 끌고간다
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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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ul0622-blog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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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썼는지 이제는 모르겠지만 당시엔 절박했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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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이 계속되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 분명 뭘 하려고 일어났는데, 아, 그게 뭐였더라. 분명 살기로 다짐했는데, 아, 왜 살기로 했었더라. 내가 사랑하던 책 읽기도 점점 힘들어진다. 이게 무슨 말이지, 이 글이 무슨 뜻일까. 점점 모르는 것이 많아진다. 이성적인 판단이 힘들어진다. 우울한 사람들 특유의 힘 풀린 눈이 있다던데, 어느 날 거울 속에서 힘 풀린 내 눈을 바라봤을 때. 그 절망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렇게 포기하게 된다. 나는 이제 예전의 내가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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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기력을 사랑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즐겼다. 어차피 제대로 살지 못할 바에는 아무것도 못하는 이 상태가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빠져나와도 곧 다시 빠질 것이 분명했으므로, 빠져나와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 어제 친구 Y를 만났는데, 그가 나에게 약속해달라고 했다. 다음에 만날 때까지 꼭 살아있어 달라고 말이다. 나는 쉬이 손을 뻗을 수 없었다. 내일의 내가 살고 싶어할지 나는 모르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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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포기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진짜 모르겠다고 말하고 싶은 거다. 내가 나아질 희망이라는 것이 도대체 존재하는 것인지, 내가 왜 일어나야 하는지 모르겠다. 생각하고 싶지 않다. 치료를 포기하고 싶다. 우울증이 언제 나을 것인지 누가 좀 알려주면 좋겠다. 딱 5년만 참으면 돼. 이렇게 저렇게 하면 나아져. 라고 말해줘. 정신빠진 상태로 그만 살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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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ul0622-blog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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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가방 들고 수영장으로 총총 향한다. 가만히 있어도 예뻐라 해주시는 아주머니들 사이에서 쭈뼛쭈뼛 수영한다. 온갖 예쁨 받는 시간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다. 물 속에서는 내 몸의 감각에 집중한다. 수영 끝나고는 몸 씻으며 어젯밤 꿈 악몽까지 털어낸다. 그럼 이제 하루가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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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ul0622-blog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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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또 울거다. 나는 또 넘어질거다. 나는 또 실패할거다. 상관없다. 그래서? 뭐 어때. 나는 이번에 다시 일어났다. 기억할거야. 이번에 일어났으니까 난 또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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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ul0622-blog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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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 동안 쌓아왔던 일기장들을 꺼내어 읽어봤다.감정 찌꺼기들을 모두 담아놨기 때문에 내 생각이 주로 어떻게 흘러갔는지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찾아냈다. 내 우울의 근원지(?)를. 대부분의 날들에 나는 ‘잘 하고 싶은데’ 또는 ‘아예 새로운 사람이 되고 싶은데’ , ‘더 엄청난 사람이 돼야 하는데’ 와 같은 문장들을 적었다. 내가 상상하는 엄청난 이데아 김여울을 정해놓고 그와 비교하는 삶을 살아왔던 것이다. 나의 이상향과 나의 현재는 매우 다를 수 밖에 없으므로 매일 나를 깎아내릴 수 있는 것들은 수천가지가 있었겠지. 처음엔 반성을 했고 슬퍼했고 그 다음에는 자기혐오를 했으며, 결국은 자해를 하는 수준으로 발전해왔다.
이 지옥같은 자기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내 친구 빈이 쓴 문장 하나가 생각났다. ‘전복은 없다.’ 하루 아침에 내가 엄청난 사람이 될 수는 없으니, 매일 걸을 수 있는 딱 한 걸음에만 집중하는 거다. 극적인 변화는 없다. 그저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일 뿐이다. 그러니 매일 그 한 걸음만 생각하고 그만큼 나아갔다면 나를 무한히 사랑해줄 것이다. 전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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