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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함에 비례해서 불행

발 빼기
마음 덜기
다시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도 아무렇지도 않을 정도로 혼자 일어나기
다짐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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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연애이야기의 나쁜남자
무신경하고 차가울수록 마음을 불편하게 잡아끈다
사랑만하고 사랑만받고사는 그런 세상은 안타깝지만 없다
늘 변수와 이별과 실망
그러고나면 다시한번 마음의 문이 쿵 하고 닫힌다
나에대한 한심한 평가를 타인에 입으로 전해들었을 땐
창피하고 화가났다
끝임없이 얕아지는 존재는 불신에서 튼 싹을 버릴지 키울지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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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얼굴을 세게 때려 아침에 벌떡 일어났다.
오늘은 토요일.
평소 같았음 아직 해가 달려오고 있을 깜깜한 새벽에 일어나
베를린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애써 쪽잠을 자고
이미 까페에서 바삐 일하고 있었을
아홉시 반에 한쪽 눈을 뜬
전혀 토요일스럽지 않은 그런 토요일.
베를린에 가지 않은 이유는
마쳐야 할 작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작업실에 오며 일전에 친구에게 추천받은 뇨끼 한 봉지
미디움 사이즈 계란 한 줄
소세지 살까 고민하다 집어든 피자치즈
토마토 페스토 중 어떤 것은 아기 토 맛이 나서
별로 안좋아하지만 안전빵으로 선택한 바질 페스토
주섬 주섬 담아와
빠르게 볶았다.
노릇하게 익은 뇨끼에서 걱정의 맛이 났고 자그마했던 양파는 덜 익었는지 너무 매워 먹을 수 없었다.
두시에는 첫 글쓰기 수업 줌 미팅이 있었다.
독일인과 하는 줌 미팅은 어색함이 없었는데 한국인과 하니 왠지 쑥스러웠다.
말 잘 못하는데 말해야하는 자리라 그랬을까
말은 통해도 어려운건 매 한가지.
그래도 슬기 얼굴봐서 그저 웃겼던 첫 수업.
슬기는 밤에 나는 낮에 있는데 얼굴 볼 수 있어 좋았다.
사실 너무 반가워 또 주책맞게 눈물이 날뻔했다. 사실 쪼금 났다.
여덟시 반이 다 되어가도록 작업에 손도 못대고 있다.
내일까지 완전히 완성해서 포장까지 마쳐야하데 이렇게 엄두안나는 작업은 처음이다.
그 때의 나는 나름 고민도 많이하고 뚝딱 만들어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았다.
키보다 큰 설치물을 만든다는건 생각보다 복잡하고 까다롭고 귀찮고 어려운. 아니 그냥 귀찮아서 어려운 일이다.
잘하고 싶은 욕심도
잘못 했을 때 다시 틑어서 재봉질 해야 하는 것도
그렇지 않으려고 몇번이고 생각하는 것도
만약 완성이 별로였고 이미 별로여 보이는데 그걸 인정하는 것도
모두 귀찮고 번거롭다.
내가 귀찮을 땐
욕심이 넘쳐서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이것 저것 막 쑤셔넣어 불어난 몸으로
뜨거운 욕심탕에 몸을 담그면
흘러넘치는 꼴
펄펄 끓는 탕에서 적당히 버팅기고
얼른 나갔으면 좋겠다.
다시금 사랑과
맑은 눈과
좋은 기운을 찾아
지나가는 고양이와 나눌 수 있게
우는 아이도 귀여울 수 있게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자
토요일이 지나간다.
조용한 작업실에서 슬금 슬금 지나간다.
파리는 식탁에 배를 보인채 가만 누워있고
나는 한 손으로 큰 소세지를 집어
케챱을 쭉 짜먹는다
다른 손으론 파리를 만지작 거린다.
해가 떨어진 파리 무덤에
잡념도 묻어야지
그래서 일요일은 상쾌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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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상력
인간을 동물과 구별할 수 있는 큰 차이 중 하나. 현재에 존재하는 어떤 것들은 누군가의 상상력으로 우리 앞에 놓여져 있는것이고 여기서 또 누군가의 상상력을 더해 변해갈 세상은 어떨까.
수천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다양한 상상력과 그로 시작된 연구의 산물들. 끈기와 고집들 무모함들을 생각하면 내가 뭔들 못하리. 하는 생각이 들며 용감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머리 속 공간은 워낙에 자유롭고 그렇다 할 벽이 없는지라 자기방어를 위해서라면 때때로 습관과 도덕법칙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굽혀진다.
2. 추측과 의심의 끝
아침 9시. 건전히 담소를 나누고 한시간도 안되어 누군가의 집을 나섰다. 그리고 비슷한 시간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서는 완전하게 다른 시나리오가 흘러가고 있었다.
사건의 전말은 그저 한마디 농담이었다. 정확한 문장을 눈으로 보지 못해 그대로 가지고 올 수 없겠으나 말에 따르면
‘우리는 발가벗고 무언가를 하려했기에 너의 전화를 받을 수 없었어’
나는 의도치않게,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발가벗고 무언가를 하려던 사람이 되어있었다. 벗은 옷이라면 입고 온 자켓을 벗은 것이 전부인데
꾸준히 1미터 정도의 간격을 두고 얘기를 하며 차를 마신 시간은 어떤 사람의 머릿속에서 들어가자마자 불타오르는 눈으로 키스를 하고 엉겨 붙어 허물을 벗어재낀 사람으로 그려져있었다.
여기서 생각해 볼만한 점들로는
1) 나는 남자를 만나고 싶다고도 특히 그 사람은 내 타입이 아니라고 거듭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마도 두가지의 가설 중 더 믿고싶은 내러티브를 따라간게 아닐까. (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하면서도 꾸준히 의심하는 모습을 보며 상대방에 대한 믿음 없이는 모두 거짓말로 들리겠구나 하는 생각에 뒷걸음질 치고 싶었다.) + 나의 어떤 모습이 그동안 날 욕정에 눈먼 여자로 만들어냈을까?
2) 목적을 둔 농담이었을까? 그냥 농담이었을까? 예상컨데 그는 별 생각 없었을테지만 감히 타인의 40분을 수준낮게 만들다니 그의 집에 걸려있는 이런 저런 예술작품들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3) 여러겹의 상상과 망상으로 작은 집을 지어 그 집으로 들어간다는 건. 비참한 자신의 바닥엔 본인이 무시. 거절 당했다는 멋대로 지어낸 생각이 깔려있다. 충분히 존중받지 못하고 배신당했다는 생각, 버려졌다는 생각들은 스스로를 끝없이 비참한 나락으로 떨어트리는데, 그런 이야기의 흐름을 만드는 것 조차 자기 자신이라 타인이 아무리 말해줘도 이미 결정내어버린 마음, 이미 자신을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두고 감독한 마음속 영화 한편은 쉽게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나 이외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이외에 불필요한 잡음들 까지 고려하며 살아야하는게 정말 피곤하다. 그게 친구이건 친구의 친구이건 나는 이럴때마다 모두 탈탈 털어버리고싶고 실제로도 탈탈 털어버린다
마음을 주었던 누군가에게 돌려받는 원망섞인 의심에 몇일간 기가 막히고 억울함이 자꾸 찾아왔지만 이렇게 써내려가며 그런 감정 모두 그냥 여기 묻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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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uptstudium 발표를 마쳤다. 그들을 위해 벽에 이런저런 것들을 건다고 생각하니 쫌 수고스러웠지만 여튼 보아놓고 볼수있는 좋은 기회였다.
교수들은 참 따분해보였다. 뭔가 한마디씩 하긴하는데 알맹이없는 말들이라 나도 따분했다
교수한테 줄 돈으로 전시나 얼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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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매일이 금새 지나간다.
좀 더 어렸을 때의 나에게 외롭지않는 비결을 귀띔해주고싶다.
프랑스버터 비싼만큼 맛있어. 내게 허락된 유일한 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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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진 이 낯선땅에서 묵언수행비스무리한걸 하면서 살아가고있는 것 같다
내가 말한걸 지켜내고 살려고 부단히 노력하다가도 무엇을 위해 노력하나 싶어서 내려놓고 살기도 하고
그러다가 다시 생각나면 주워들어서 끙끙거린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들이 있지 않은 삶은 불행이다 돈이 없는거보다 그 쪽은 확실히 재앙적인 불행이다
요즘 내 가슴을 뛰게하는 건 아뜰리에에서 내 작업과 싸우는 시간들 밥먹는건 귀찮아서 잘 안챙겨먹고 그냥 입에 대충 쑤셔넣다보니 이상한 음식들을 많이 먹었다
단식은 13시간에서 되도록이면 16시간을 하려하고 확실히 먹기만하고 운동을 안하니 걷기만해도 에너지가 풍풍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오늘은 다시 헬스장에 다녀왔다
귀하지않으면 소중한 걸 모르듯이 일상생활도 하고싶은걸 다 하고 살면 재미가없고 지루하다
난 매일이 재미지고싶어서 입다물고 그림그린다 왜냐면 입으로는 그림이 안그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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