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avnn

[eeavnn]

당신은 평온을 찾았나요

조금도 그립진 않나요

사실 나 당신 생각 많이 해요

언제나 아프지 말아요

당신과 나 함께 있을 때

온전한 내가 좋았어요

나 당신이 없는 만큼

더 씩씩하고 싶은데

이제 날 안아줄 수 없는 당신

이제 날 일으키지 못할 당신

이제 날 사랑하지 않는 당신

이제는 만날 수도 없을 당신

[eeavnn]

돌아보면

대구에 있을 때

그때 나 .. 행복했다.

물론 그 당시엔 몰랐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났고

입에 단 걸 넣었고

쉴 수 있는 장소도 알게 되었고

그러니까, 이상하게 안정됐다.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마음을 기대는 일이

천천히 익숙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땐 몰랐다.

나는 그 시간을 살아가면서도

그게 결국 삶이라는 걸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무언가 늘 어설프고,

매일이 준비되지 않은 채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억겁의 시간을 헤매이며

어설프게 겨우 살아내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그때의 나는 .. 그저 나를 견디고 있었던 것 같다.

지금에서야

그때의 내가 꽤 건강했고, 꽤 여유 있었고,

어쩌면 사랑 같은 것도

조금은 하고 있었던 것 같다는 걸 안다.

때로는 복잡하게, 때로는 어이없이

그렇게 모든 것들이 나를 지나가고 있었다.

지금은 그 모든 게 풍경처럼 보인다.

지나가버린 것들은 그렇게 풍경이 된다.

그게 지나가버린 것들의 숙명이다.

그리고 그게 또 나의 배경이 된다.

혼자 팔거천을 따라

온갖 근심을 지고

한숨 섞어 걷던 그 날조차

어차피 필요했던 순간이었다는 거다.

근심을 고요히 껴안던 때도

그저 고통이 아니라

살아내고 있었다는 증거였다.

이렇게 시간은 모든 것을 낯설게 만들고.

그 낯설음이 가끔은 이렇게

삶을 가장 정확하게 비추는 빛이 되고.

[eeavnn]

[eeavnn]

이제 우리 다시 나란히 걸을 순 없겠지

나를 따라 다니던 그늘이 짙던 날

잠든 너를 보며 나는 밤새 울었어

이제 우리 다시 나란히 누울 순 없겠지

[eeavnn]

잘 지내 ?

니가 잘 지내야지만 우리 헤어짐이 의미를 가진다

너의 안녕을 기대하는 마음마저도 전부 너의 탓으로 돌리는

나는 그냥 그토록 비겁한 마음이다

그렇게라도 해야 살아지는 나는 ..

언제쯤 과거의 나와 화해할 수 있을까

[eeavnn]

청춘은 .. 나뭇잎을 초록 불인 줄 알고 뛰어드는

불나방의 여름 한 가운데 같은 것.

아무도 멈추지 않고, 누구도 물어보지 않는다.

왜 그리로 갔는지, 무얼 위해서 였는지

다만 그런 계절이 있었다는 것만 남는다.

[eeavnn]

그 사람과 완전히 헤어지면서 들었던 생각은

아, 이제 나는 그 누구와도 이별할 수 있겠구나 였다

나는 정말 그렇게 무뎌지고, 견딜 만한 쪽으로만 자랐다

[eeavnn]

창가에는 이미 말라서 시들어버린

화초가 있었고,

어찌하지 못한 채

그것을 자주 바라봐야 했다.

물을 한껏 줬지만,

화초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까.

우리 사랑이 그러했다.

[이. 별의 사각지대] 중에서

[eeavnn]

우리가 같이 듣던 음악이 영화가 침대가

[eeavnn]

[eeavnn]

너.

바다를 좋아한다고는 했는데

눈에 맺힌 윤슬이 눈을 부시게 하고

음성은 파도처럼 밀려와

마음에 쌓아놨던 둑을 때려 부쉈다.

너.

어쩐지 바다를 닮은 사람이니까

마음에 훌훌 니가 불고 나면

소금기가 남아 따갑겠지.

아무리 들이부어도 갈증은 채워지지도 않겠지.

결국에 여기 빠져 죽겠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보같이

나.

[eeavnn]

[eeavnn]

문득 잘 자란 말이 얼마나 다정한가에 대해 생각했다

당신의 밤이 안녕했으면 좋겠다

깊은 수렁에 빠지지 않았으면 한다

다른 어떤 방해꾼도 그 곁을 얼쩡거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잠시 죽어 있을 요량으로 누워 있기라도 한 것처럼

꿈조차 당신을 비켜 갔으면.

단 두 글자에 담긴 것은 너무나도 많고

나는 그 헤아릴 수 없는 것들을 되새긴다

잘 자란 말은 따뜻하구나

잘 자, 별도 빛나는 소리를 숨기길 바라

악몽이 길을 잃어 당신을 찾지 못했으면 좋겠다.

오늘 밤도, 내일 밤도, 그렇게 매일 밤을.

잘 자.

오늘은 내가 너 대신 조금 뒤척여도 좋다는 뜻으로 하는 말이야.

/ 식식 , 감정에 체한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