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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과오를 씻어야 한다고 생각했어. 착실하고 성실하게, 바른 마음으로 살다보면 모든 불행이 해결 될 수 있을거라고, 적어도 그 불행이 치유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 그런데 자꾸 마음만 여려져. 쉽게 상처 받고 쉽게 무너져. 그리고 쉬운 사람이 되어버려. 나는 단단하게 쌓아가고 싶었는데 한칸 한칸 세워갈 때마다 두칸씩 세칸씩이 무너져. 그래서 그 끝은 어디일까. 하고 강가에서 소리를 질러봤어. 첨벙거리며 물가를 휘젖기도 했어. 어떤 방향으로든 무너진 조각들을 쓸어내고 싶었거든.
어젯밤엔 태풍이 왔는데 강물이 바람을 따라 한곳으로 흐르고 있었어. 나도 같이 흐르고 싶었서. 한 방향으로. 다른 이들은 모두 향해가는 그 곳으로. 너무나 멋졌거든. 그 공기, 그 물결, 그리고 구름사이로 부딪히는 번개들. 어느 한곳에서 시작해서 다시 번뜩이며 만나던 그 선명함. 그리고 아무일 없다는 듯 시치미를 떼고 있는 풍경들.
그 안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남았어. 나는 아무 사람도 그 누구도 아니었던 것처럼 삭제되었어. 그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너무도 무서웠어. 화를내며 아침에 눈을 떴어. 아픔이라 하기엔 상처조차 남지 않았어. 거짓말처럼. 그냥 이 세계에서 사라져 버린거야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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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일본의 여름. 초밥과 라멘을 원없이 먹고, 같은 향수를 뿌린채 밤거리를 걸었다. 레코드샵에서 오래된 음반들을 찾아듣고, 아무도 듣지 못하는 사랑해를 백만번 외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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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만에 안정된 루틴으로 돌아왔다. 한강산책과 오랜만의 시사회 나들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마레나 체리와 와인도 맘껏. 그리고 여름을 보내며 긴 머리를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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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가구가 너무 예뻐 늦은 시간이라 실례가 될까 인터넷사이트를 막 찾았는데 나오지않아서요.. 혹시 어디서 구매하신건지 알 수 있을까요? 씨디플레이어가 놓여진 장식장, 선반이요😊
저도 선물받았던거라 잘 모르겠네요 ㅠㅠ 도움을 못드려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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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timental journey. 넋 놓고 보았던 전시. 도심의 뒷뜰에서 즐기던 노을. 잠시 멈추어 바라보던 사람들의 걸음걸이. 가지에 소심하게 달린 열매들. 이 도시에서 마지막으로 내 눈길이 머물렀던 것들. 아직 내가 살아있음을 모든 감각으로 느끼게 해주어서 고마워. 항상 너희 모두를 떠올리며 이 지난한 삶을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가려고. 행복할지는 모르겠지만 불행하지는 않을게. 더 이상 혼자임에 눈가를 적시지 않을게. 사랑하는 나의 도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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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바다. 고요한 아침 저녁. 달콤한 구움과자 냄새. 친절하고 정겨운 사람들. 작고 귀여운 전차. 길을 걷다 마주치는 모든 것이 사랑스러운 곳. 더 이상 내가 초라하게 느껴지지 않는 곳. 그럼에도 내 눈물은 아직 마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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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후 늦게까지 자고 요요기랑 시모키타자와에 간다. 저녁 약속이 생겼으면 좋겠다. 재밌는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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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다. 몇일 째 눈물이 마르지 않고 병든 닭처럼 하늘만 바라보았다.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억장이 무너졌다. 그렇게 한시간 만에 티켓팅하고 숙소잡고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도망치듯 서울을 떠나왔다. 도주였고, 도피였다. 내가 사랑하던 모든 것으로부터의 도피. 그 와중에 돼지코는 못챙겨도 책을 챙겨올 정신은 있었나보다. 어쨌든 지하철을 두번이나 잘못타서 삼각김밥으로 저녁을 때우며 밤의 신주쿠에 입성했다. 나는 혼자서도 잘 버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 나약해진 나에게 지지 않기 위한 여행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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