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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withq-blog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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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301
마지막 출근. 끝이라는 기분을 낼 틈도 없이 나름대로 바빴던 업무를 마무리하고 선배님들과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먹었던 소맥 몇 잔. 부담없이 취하기엔 오늘 해야할 중요한 일이 있었다. 바로 8시 5분,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을 예매해 뒀던 것. 오늘은 기다리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의 개봉날이자 씨네큐브에서 GV가 있는 날이었다. 티켓이 열리던 날 나름 광속(!)으로 앞에서 두번째 열에 자리를 잡았다. 홍상수감독님 뿐만아니라 향후 최고의 여배우가 될거라 믿어 의심치않는 참 아름다운 여배우 정은채를 가까이서 보고싶었다.
술은 자꾸 들어가고 고기는 맛나고 이대로 영화예매를 취소해버려도 앞으로 기회는 많겠지 하며 갈등을 하다가 결국 영화관으로 향했다. 청계천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아저씨 빨리요,를 외치며 닦달해 겨우겨우 영화관에 도착했다. 씨네큐브 2관이 마치 주말 CGV라도 된양 사람들로 가득 채워져있었다. 어우. 비틀비틀대며 자리에 앉는 순간 영화가 시작됐다. 아 좋다. 아무런 광고 없이 시작하는 담백함이란. 술에 살짝 취해서 보는 홍상수영화란.
감동도 교훈도 위로도 강요하지 않는 그의 영화가 좋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그의 영화를 본건 처음이었는데 조용한 곳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유쾌했다. 같은 곳에서 웃고 같은 곳에서 공감할 수 있는 기분이란. 화면이 가까워서 그런지 술이 덜깨서 그런지 카메라가 흔들려서 그런지 조금 어지러운 기분도 좋았다. 정은채는 자신이 해원과 같은 인물이라고 했다. 해원이란 인물이 만약 내 주변에 있었다면, 나 또한 그의 친구들처럼 쟤 진짜싫다고 뒤에서 욕을 실컷했을지도 모를일이지만 영화속의 해원은 참 슬픈 인물이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쯤 저렇게 살아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했다. 그리고 그 생각의 끝에는 그것은 모두 해원이 그토록 예쁘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정말 넌 너무 예뻐. 아름다움의 끝에는 슬픔이 있다고 했던가. 너무 예뻐, 너무 좋아. 너무라는 부사를 쓸때마다 비문이라는 강박관념에 늘 찝찝하던 기분도 홍상수영화를 볼때면 내려놓고 맘껏 웃게된다. 정말 부탁인데 너무라는 부사는 좋은말과 함께 쓰면 비문이 된다는 조항을 영원히 삭제해줬으면 좋겠다. 너무 좋아 너무 예뻐 너무 사랑해 너무 기뻐 등의 말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쓰고싶다. 그것이 비문이라는 말을 너무도 많이 들어버려서 알게 된 이상, 그리고 국문학과라는 대단한 책임감을 지게 된 이상, 너무라는 부사에 관용을 베풀어줄것을 간절히 기도한다.
영화가 끝나고 올라온 씨네큐브 1층에는 봄비내음이 진동했다. 오늘 비가 온다고 했던 것 같기도. 바닥은 조금 젖어있었고 몇몇 사람들은 우산을 쓰고있었다. 건물 바로 앞에 집으로 가는 버스가 몇대나 서지만 비도오는데, 이 감정을 좀더 유지하면서 걸어가고싶었다. 광화문 네거리쯤 왔을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신호등을 건너는데 갑자기 아주 먹먹하고 슬프고 감상적인 감정들이 훅 나를 공격했다. 괜히 엄청 슬프고 엄청 눈물이 날 것 같은 기분. 우산을 꺼내쓰고 경찰서를 지나서 경복궁까지 이르는 길, 뭔가 마구마구 이 밤의 감상을 누리고 잔뜩 허세를 부리고 싶었다. 저 광화문의 불빛을 보면 언제든지 꽤 슬프단말이야. 왼쪽으로 걸어가면 서촌이 나올텐데. 늘 서촌에 감정을 보내두었던 때를 떠올렸다. 분명한건 조만간 광화문의 오른쪽이 아닌 왼쪽으로 걸어가 사직동을 마음껏 거닐다 올 것이라는게다. 아마도 봄이오면 그러겠지. 북촌��큼 붐비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광화문 앞에서 버스를 타고 여느때와같이 한정거장 전인 창경궁에서 내렸다. 창경궁 돌담 그리고 과학박물관의 돌계단. 서울대학교 암센터 옆 농구장 벤치정도. 난 요즘도 이거리를 거닐며 너와 나를 자꾸만 마주한다.
비도 오겠다 2월의 마지막날이겠다, 방학의 마지막 날이겠다 크루저를 한병 사들고와서 홀짝대며 얼굴이 발개져있고 내일 아침이면 이 포스팅을 또다시 비공개 파일로 저장해 내문서에 영구보관해 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은 그저 있는힘껏 내 감정을 마구마구 끌어올려 허세를 잔뜩 부리고 싶은 날이다. 
취한다 빗소리가 들린다 아름다운청춘의 밤이다 3월이다 따뜻한 봄이온다 올해 나의 봄은 또 어떤 봄일까 지금 나한테 아무도 현실을 강요하지마세요 난방을 많이틀어서 덥다느니 등의 현실의 온도는 뭐랄까 별로 신경쓰이지가 않는 밤이네요 아 근데 진짜 덥다. 난방비.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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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withq-blog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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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    3    4    5    6    7    8    9    0    1    ·      ·      ·      ·      ·    ·      ·      ·      ·      ·    2    ·      ·      ·      ·      ·    ·      ·      ·      ·      ·    3    ·      ·      ·      ·      ·    ·      ·      ·      ·      ·    4    ·      ·      ·      ·      ·    ·      ·      ·      ·      ·    5    ·      ·      ·      ·      ·    ·      ·      ·      ·      ·    6    ·      ·      ·      ·      ·    ·      ·      ·      ·      ·    7    ·      ·      ·      ·      ·    ·      ·      ·      ·      ·    8    ·      ·      ·      ·      ·    ·      ·      ·      ·      ·    9    ·      ·      ·      ·      ·    ·      ·      ·      ·      ·    0    ·      ·      ·      ·      ·    ·      ·      ·      ·      ·       (宇宙는○에依하는○에依한다)    (사람은數字를버리라)    (고요하게나를電子의陽子로하라)    .  .  .    스펙톨    軸X 軸Y 軸Z                                                            .  .  .  .    速度etc의統制例컨데光線은每秒當300,000킬로미터달아나는것이確實하다면사람의發明은每秒當            .  .  .  .                            .  .  600,000킬로미터달아날수없다는法은勿論없다.  그것을幾十倍幾百倍幾千倍幾萬倍幾億倍幾兆倍하  면사람은數十年數百年數千年數萬年數億年數兆年의太古의事實이보여질것이아닌가, 그것을또끊임  없이崩壞하는것이라고하는가, 原子는原子이고原子는原子이다,  生理作用은變移하는것인가, 原子  는原子가아니고原子가아니다, 放射는崩壞인가, 사람은永劫인永劫을살릴수있는것은生命은生도아  니고命도아니고光線이라는것이다.       臭覺의味覺과味覺의臭覺    (立體에의絶望에依한誕生)    (運動에의絶望에依한誕生)    (地球는빈집일境遇封建時代는눈물이날이만큼그리워진다)                                                                                           1931.5.31,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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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withq-blog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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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넌 정말 쉬운사람이다 정말 쉽게 사랑에 빠지고 마음을 줘버리고 사랑을 줘버리고 쉽게 떠나간다 하지만 난 진짜 쉽지않은 사람이다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 지 모르겠지만 그냥 난 머릿속에 굉장히 복잡한 사람이란 뜻이다 넌 단순하고 쉬운만큼 시작과 끝 또한 쉬웠고 난 시작은 물론 끝은 더 어려웠다 
오늘 너에게 새로운 애인이 생겼다는 소식을 보았다 짐작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그냥 화가 나는건 어쩔 수 없잖아? 난 너의 그 차갑도록 이성적인 면이 싫었다 나랑 헤어져도 나를 금방 잊고말거란 생각에 슬펐다 
나는 너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하지 않게된지는 정말 오래됐다 오히려 난 너와 함께한 시간이 정말 힘들었다, 에 가깝다 그래서 난 지금 내게 정말 미안하다 그리고 정말 앞으론 신중해져서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뿐이다 넌 내게 상처를 줬다 난 니가 정말 밉다 
너를 만날때 정말 많이 울어서 헤어지고 나서는 제대로 눈물도 나지 않았다 난 충분히 뜨겁고 적당히 찌질한 사람이 좋다 넌 뜨겁지도 않았고 찌질함을 경멸하는 사람이었다 
앞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서 어떻게 사랑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만큼 나는 복잡한 사람이다 복잡한 나를 복잡한 내가 다스리기 위해서 부던히 애써야한다 그리고 이런 복잡한 나를 알아줄 복잡한 누군가가 나타날거라고 믿는다 
절대 모든것에 쉬워지지 말자 스스로에게 상처남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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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withq-blog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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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간의 일기
지난 한달간의 지난한 나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참고로 나는 지금 특강을 듣고 나와 혜화역을 거닐며 인파에 쓸려 또 다시맥주가 떙겨버렸고 그래서 맥주를 한잔 한 상태이다 늘 그렇듯이 나는 술을 잘 마시진 못하면서도 술을 매주 좋아하며 요즘에는 알코올 중독이 의심될 정도로 맥주를 마시지 않으면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나의 밤은 그렇게 힘겹다 요즘.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지만 힘들다고 무의식이 말하고있다 
지난달 나는 이별했다 그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어디에도 남기지 않았지만 오늘 d피니쉬 500을 마시며 문득 더 늦기전에 그와 나의 이야기를 어딘가 남겨둬야 겠다고 생각했다 참고로 난 맥주를 마시며 월플라워라는 예전부터 보고싶던 영화를 다운받았지만 5분도 보지 못하고 그의 sns를 훔쳐봤다
 그를 처음 만난것은 지난해 9월말이다. 아직도 기억한다. 4월 11일, 그 지난 애인과 헤어지고 나서 나는 괜찮은듯 괜찮지않은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는 명실상부 나에게 너무 좋은사람이었고 나는 더 좋은사람을 찾지 못했다 오래도록 내게 '그런사람'인 사람을 마음에 뒀지만 그것조차 시들한 떄였다 그는 그때 나에게 다가왔다 (아, 까먹은 것이 있는데 그 사이에 썩 좋지못한 기억의 한 사람이 있긴 하다 그와의 키스는 참혹했다)
그는 나를 정말 좋아해줬다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이었고 설렜다 그가 이전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그랬다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래도 좋았다 마치 내가 처음이라는 듯 좋아해줬다 내가 그를 얼마나 좋아하고 그가 내 타입인지아닌지와는 상관없이 그는 자연스럽게 나의 애인이 되었다 그는 내 애인역할에 매우 충실했다 오히려 너무 충실해 문제가 될 정도였다
우리는 250일 정도를 만났다 나에대한 그의 사랑은 조금씩 변질돼갔다 나는 그가 점점 좋아졌지만 그는 예전같지 않다는걸 느낄때 마다 나는 더 좋아하지 말아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다짐했다. 그는 나에게 집착 비슷한 감정이라 여겨질만큼의 감정을 제공했고 나도 그의 감정을 닮아갔다 우리는 서로 좋지않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그 지난 연애에서와는 달리 난 정말 많이 싸웠고 정말 많이 울었다 내 바닥을 너무나도 많이 봤다 내가 그것밖에 안��는 사람이라는걸 느낄때마다 너무 힘들었더 연애의 이유를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연애를 한다는 것은 행복함이 더 많아야하지 않는가. 내겐 행복한 시간보다 힘들고 답답하고 아프고 슬픈 시간이 많았다 그럼에도 나는 어쩔수없이 그에게 중독되어있었다 여전히 그것이 사랑인가, 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지만 어쩔수 없이 나는 그에게 어떤 알력으로 매달리고있었다
마지막은 힘들었다 
(다음에 또 술에 취하면 계속 쓰겠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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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withq-blog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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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다 져버릴 것 같아서. #벚꽃 #skku #봄 (성균관대학교 중앙학술정보관 (SKKU University Library)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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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withq-blog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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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콜요청금지 (그냥 작고 소박한 맥주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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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withq-blog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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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만우절 장난이었으면 하는 일들이 한꺼번에 벌어졌다 나를 둘러싼 사건들은 계속해서 신호를 던졌고 그 신호를 애써 외면했지만 일어날 일은 일어날 뿐이다 힘이 빠졌다 스타벅스에서 컴활 인강을 듣다가, 삼십분도 다 듣지 못한 채, 신문도 다 읽지 못한채, 그러니까 한게 없는 상태로 집으로 돌아왔다 떡볶이와순대 그리고 맥주를 한 캔 사왔다 합리화다. 계속해서 합리화를 했다 힘들었다 이유를 알수가 없었고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앞으로 계속 나아가야 할 힘을 얻기가 너무 어려웠다 왤까. 겨우 이것도 안되는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자책만 들었다 계속해서 자기부정을 하는게 힘들었다 하지만 이 뿐이다 이제 다시 시작하는것이다 
오늘은 4월1일이다 잔인한 4월의 시작이다 남들 다 신이나서 치는 만우절 장난이 하나도 신나지 않다 아침으로 라면을 하나 끓여먹고 학교로 갈것이다 잔인한 4월이 시작됐고 나는 아직 올해를 3달 앓았을 뿐이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어떤 것도 분명히 있을거라 믿는다 꼭. 찬란한 미래는 아니라도 내게 미래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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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withq-blog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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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이닷^.^ (성북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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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withq-blog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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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완성! 나 퍼즐 넘 잘하는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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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withq-blog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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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살롱 #토스트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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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withq-blog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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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살롱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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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withq-blog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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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사러! (혜화동콩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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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withq-blog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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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러 #뚝섬유원지 힘들어서 못돌아가고 있다고 한당....T-T (올림픽대교북단 한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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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withq-blog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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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브루니 (Coco Bruni)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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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withq-blog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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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스커피 #타르트 #애플타르트 #애플시나몬타르트 (위치스커피 대학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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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withq-blog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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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켓 #pasta #dinner (방켓 (banquet)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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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withq-blog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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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복이 터졌다고 한다. 오늘 받은 #마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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