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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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속의 탬버린 지금은 그늘이 널 갖고 있다 그러니까 넌 빛이야 빛날 수 없는 빛 견디기는 했지만 스스로를 사랑한 적 없는 독신 너는 예쁘지 아니, 슬프지 탬버린이 울 때까지 탬버린은 그치지 않고 여전히, 검은 꺼진 눈을 뜨고 있는 흑백텔레비전 텔레비전 그늘은 결국 인간관계지 이것에 걸리기 위해 애썼다 너는 널 절대로 잊을 수 없다 사랑한다면 이렇게 오래 같이 살까? 넌 함부로 죽었고 나는 눈물이 흐른다 화양연화 화양연화 화냥년아 너는 네가 괴롭다 금방이라도 그쳐버릴 것처럼 탬버린은 영원히 짤랑거린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 사라져버릴 것 같은 사람 사라졌는데도 사라져버릴 것 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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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커니"
*우두커니
서른의 중반즈음이 되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남들은 결혼도, 출산도, 육아도 어떻게든 해나가고 있는데 나만 우두커니 남겨지는 건 아닐까.
이사람도 저사람도 선택을 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 나는 줄곧 뒤쳐지고 있는 기분이 든다.
마음껏 즐기지 않았던 시간은 딱히 없었다.
그렇지만 후회했던 시간도 조금은 있었던 것 같다.
시간은 가득히 넘치는 줄 알았는데 덧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인 줄 알았는데 부모님은 된통 늙어버린 기분에 묘한 세월이 갑자기 쏟아진다.
방 한 켠에 우두커니 앉아서 그런 생각들을 고르고 있자면 한없이 작아지는 내가 얼마나 우스운지.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 척 하면서도, 어긋나 살아가기도, 또 결국 돌아나가기도 하고 그런 어리숙한 존재로 남는다.
결국엔.
-Ram
*우두커니
'요즘엔'이라는 표현이 조금 무색하긴 하지만, 요즘엔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다.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고 있었던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생각할 거리들�� 참 많고, 움직여야 할 일들이 참 많다. 언제 마지막으로 우두커니 있었는지 떠올려보니 혼자 태국에 있었을 때였나. 그때도 손이고, 발이고, 입이고, 눈이고 계속 무언가를 하고 있었던 게 분명했기 때문에 확실하진 않다. 갑자기 떠오른 건 약 18년 전 체육시간. 가만히 있는 건 너무 싫은데, 뭔가를 자유롭게 할 수 없었고, 누군가와 이야기도 마음 놓고 할 수 없어서 반강제적으로 우두커니 스탠드에 서 있던 그 짧은 시간이 내 마음속에 아직까지 크게 남아있다. 일분일초가 한 달, 1년과도 같았던 그 시간들이. 그 이후엔 그런 적이 없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내가 우두커니 놓여져 있는 자체를 싫어했었을 지도 모른다. 자꾸 무언가를 만들고, 생각하고, 집중하려 하고, 이야기하려 한다.
-Hee
*우두커니
이른 새벽인데도 이미 날이 조금씩 밝아오고 있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많은 사람들. 안면이 있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체온을 조금 올린 뒤 출발선 뒤로 가서 설 때 긴장감은 희열로 변질된다. 원하는 만큼 몸을 끌어올리지는 못했지만 이전의 노력이나 사정과는 관계없이 나의 현재를 검증받는 시간. 출발선에 서면 늘 부상 없이 완주만 해보자고 다짐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이전의 나보다는 조금 더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솟았다.
대회 초반부터 시작된 오르막에서 병목현상으로 사람들이 멈춰 섰다. 초반부터 힘껏 달려나갈 땐 언제고, 이렇게 걸어서 갈 거면 뒤에서 출발해서 여유롭게 가지… 힘들어서 걷고 싶은 것은 마찬가지였으나 기록을 생각하니 울지도 웃지도 못할 상황이었다. 천천히 오르막을 오르던 행렬이 이내 완전히 멈춰 서버렸다. 오늘 오후쯤 지나가게 될 산허리 위로 붉은 해가 뜨고 있었다. 매일 뜨는 일출이 뭐라고 누구랄 것 없이 멈춰 서서 바라볼 일인가 싶었지만 나도 별수 없이 떠오르는 해를 우두커니 바라봤다.
최소한의 집착도 내려두고 나만의 레이스를 하자고 결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높게 뻗은 나무가 만들어내는 짙은 그늘. 어제 내린 비에 젖은 숲의 냄새. 밀린 숙제를 해치우듯 달려서는 자연도 대회도 무엇도 즐길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노력은 단순한 기록으로만 평가될 수 없을 것이다. 나만의 레이스를 펼치며 체력을 완전히 소모한 뒤에는 ���른 종류의 에너지들을 내 안에 한가득 채워올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Ho
*우두커니
우두커니 서있었 적이 언젠가? 요즘은 어디든 종종걸음으로 바쁘게 다녀서 멍 때릴 시간도 없는 것 같다.
잠깐도 밖에 서있기 힘든 여름이 온다. 이번 여름은 서핑을 배우고 싶고, 바다에 많이 가고 싶고, 뱃살을 조금이라도 빼고 싶고, 책을 3권정도는 읽고 싶고, 요가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
-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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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가 또 오랜만인 이유는 지난 주말부터 어제까지 처가 식구들이 이곳에 놀러와서 꼬박 나흘을 운전하면서 그들과 함께 해야했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늦은 밤 종종 뉴스를 시청했으나 넷플릭스는 구경도 하지 못했다. 작년말에 고등학교 친구가 오고, 지난 달엔 한 명이긴 했지만 친구가 놀러왔고, 이번에 10명이 또 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세 번째라 그런지 모든 것이 자연스러웠고 조금은 지루함도 느꼈다. 고등학교 친구와 갔던 페낭힐에 또 갔는데 역시나 시간 안배를 잘했고, 갔던 모든 이들이 그곳을 좋아했다. 아무래도 날씨가 좋은 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누구나 즐거워하고, 열대우림 기후의 숲속 혹은 정글 산책은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인 듯하다. 운전을 하느라 거의 술을 먹지 못했는데 요즘 살이 찌고 있던 터에 술을 비자발적으로 먹지 않을 수 있어 좋았다. 음식을 많이 먹었으나 오늘 아침 몸무게는 지난 상해 출장 이후 2키로가 빠졌다. 이것은 아마 아침식사를 토스트에서 토마토샐러드로 바꾼 이유가 클 것이다. 수영을 아이 과외 시간 때문에 조금 이른 시간인 오후 2시에 했는데 수영장 절반에 햇빛이 드리우고 있었다. 두 바퀴 돌면서 이대로 수영하면 살이 너무 많이 탈 것 같아 그늘 진 곳에서 왔다갔다 했다. 느낌으로는 약 20미터 정도 될 것 같은데 한 바퀴가 짧아지니 턴을 많이 했다. 턴을 많이 해서인지, 날이 더워서인지, 나흘정도 수영을 쉬어서인지 몸이 너무 힘들고 수영을 하면서도 땀이 많이 났다. 나흘이나 집에서 식사 준비를 하지 않고 사먹었더니 오늘 저녁 준비하는 것이 힘들었다. 아침 샐러드를 위해 구입했던 버터헤드가 많이 누렇게 되어 있었고, 양파나 파도 거의 다 먹어서 얼른 마트에 다녀와야 했다. 한국마트에도 들렀는데 찌개용 된장이 품절이라 오늘은 계란국을 했다. 이제는 놀러올 사람은 없는 것 같고, 다음달 말에 아이와 한국에 들어가게 되니 내가 여행해야 하는 때가 되어버렸다. 생각해보니 이곳에 살기 시작한지 거의 6개월이 되었다. 이제는 충분히 적응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녁에 테라스 문을 좀 열어놓으면 벌레가 들어오는데 그럴 때마다 카이와 보라는 한 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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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list:
From HND to GMP • I FEEL LOVE • 서울여자 [SOUL LADY] • 네온 • Yesterday • 발걸음 [A Day For Love] • 안아줘 [pit-a-pet] • 좋아하고 있어요 [Cherries Jubiles] • 친구가 필요해 [I Need A Friend] • 그늘 [SHADE] • All flights are delayed • NEON 1989 • 좋아하고 있어요 [Cherries Jubiles - Acoustic Ve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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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여름은 어김없이 향기를 남겼네.
나는 여름이 지독하게 싫어.
아팠던 것들도 쓸데없이 괜찮아보이는 계절.
잠깐동안은 고통스럽지 않을 일종의 타이레놀같은 계절.
우리는 뜨거운 태양 아래 나뭇잎으로 그늘 친 거리를 걸으며
달콤한 위스키를 나눠 마셨고, 울어대는 매미 소리를 뒤로한 채 오래도록 걸었네.
강은 반짝 빛을 내었고 울창한 숲에서의 짙은 풀내음이 우리를 가득 메웠어.
우리는 사랑한다고 말했지. 사랑한다고.
지금의 내 여름은 아무런 향기가 없어.
예전의 여름은 어김없이 향기를 남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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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느즈막히 눈을 떴다.
행복한 날이다. 여름도 바짝 즐겼다.
목 뒤로 흐르는 땀방울이 저녁바람에 금방 마르고
웨이팅으로 대기하고 먹은 만두국은 더 감칠맛 있었다.
오늘 전시에서 본 인터뷰 비디오 중 흥미로웠던 내용이 생각 나, 최대한 기억나는대로 끄적여봤다
“병원에서 저에게 조경을 부탁했을 때, 저는 환자와 보호자만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들을 돌보는 의사와 간호사들을 위한 공간도 필요하다고 말했어요. 환자와 보호자 몰래 업무로 힘들었던 스트레스를 한숨으로 날릴 수 있는, 그런 곳이 필요했어요. 나무 그늘 밑 어두운 그림자가 그런 역할을 해주죠. 때론 그 나무 밑이 보호자의 눈물을 훔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요.”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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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
건강한 몸을 가지고
욕심은 없고
절대로 화내지 않고
언제나 조용히 웃고 있는
하루에 현미 네 홉과
된장과 약간의 야채를 먹고
모든 일에 자기 잇속을 따지지 않고
잘 보고 듣고 알고
그래서 잊지 않고
들판 소나무 숲 그늘 아래
작은 초가집에 살고
동쪽에 아픈 아이 있으면
가서 돌보아 주고
서쪽에 지친 어머니 있으면
가서 볏단 지어 날라 주고
남쪽에 죽어가는 사람 있으면
가서 두려워하지 말라 말하고
북쪽에 싸움이나 소송 있으면
별거 아니니 그만두라 말하고
가뭄 들면 눈물 흘리고
냉해 든 여름이면 허둥대며 걷고
모두에게 멍청이라고 불리는
칭찬도 받지 않고
미움도 받지 않는
그러한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 ‘비에도 지지 않고 (雨ニモマケズ)’, 미야자와 겐지 (宮沢賢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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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te53-51. 예전에 에캐랑 웨젯 터미널이 나뉘어져 있던 시절, 게이트 53은 램피들 구역이였다. 이 구역엔 어김없이 트랙터 쫘르륵 주차되어있고 가끔은 그늘 아래 의자 가져다가 램피들이랑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했었는데 이것도 다 예전 일이다.

산불때문에 캘거리 단탄이 뿌옇다. 출퇴근 오며가며 비행기에서 영화 “perfect days”를 거의 한달에 걸쳐 봤다. 요즘 나는 드라마나 영화의 서사에 집중하지 못했는데 실로 오랜만에 본 영화였다. 대사가 별로 없는데 여운이 짙었고 주인공의 꿈이라고 생각되는 장면의 흑백 영상이 인상깊었다. 주인공의 하루가 시작 될 때 나도 일하러 가는 길이였고 주인공이 하루 일과 마치고 맥주를 한잔 하거나 목욕탕에 갈 땐 나도 일마치고 집으로 가는 비행기 안이였다. 그래서 그런가 뭔가 묘한 동질감도 느껴졌다. 묵묵히 주인공의 일과를 보여주는데 재밌었고 여운이 크게 남았다. 주인공이 출퇴근 하며 보여주는 도쿄의 풍경도 좋았다. 카세트 테이프로 트는 음악도 좋았다. 그냥 영화 화면이 다 좋았나보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화면 한가득 주인공의 오묘한 표정이 큰 여운을 남긴다. 오랜만에 본 영화가 굉장히 괜찮은 영화였어서 좋았다. 적고보니 좋았단 말밖에 없구만.
아래는 주인공이 밤에 읽던 책 목록.
Eleven - Patricia Highsmith
The Wild Palms - William Faulkner
Trees - Aya koda

리치몬드에선 많이 걸어다닌다. 매번 같은 길을 걷는다. 그러다 이 길이 익숙해졌다 싶으면 옆 골목으로 빠져선 또 그렇게 그 길이 익숙해질때가지 걷는다. 나는 걸어서 길과 익숙해 지는 걸 좋아하는터라 길을 걷는 이 시간이 리치몬드에서 지내는 동안 가장 좋다. 걷다가 내 눈에 신기한 거 보이면 멈춰서 사진도 찍고. 저건 뭔 뜻일까싶어 한번 찍어봤다.



리치몬드 동네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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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Word of the Day
그늘
Sh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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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으로 6월을 닮은 사람과 12월을 닮은 사람을 좋아한다. 아마 진정 여름과 겨울이 시작되기 전 청량한 상태를 좋아하는가 보다.
초록을 좋아하고 그늘 사이에 잠깐씩 들어오는 햇빛을 좋아하고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을 때 순간마다 달라지는 하늘의 색을 좋아한다. 그래서 매번 사진을 찍으려 카메라를 들 때 종종 6월의 사람이 떠오른다. 안부가 궁금한데 연락할 자신은 없는 딱 그 정도. 예상치 못할 때 본인을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는 걸 상대가 알았으면 좋겠는데.
아무튼 6월이 가고 여름이 시작됐다. 선명한 여름. 너무 덥지만 않기를 바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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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의식과 트랜스"
얼마 전 '트랜스 탈진'이란 글을 쓰고 난 뒤, 문득 오래 전 무술 잡지에서 읽었던 글이 떠올랐다는… 마르스(MARS)라는 격월간 잡지였는데 2000년 9월에 창간호가 나왔고, 11-12월호에 '발경의 비밀을 벗긴다'란 글이 있었다.
당시 나는 무술 경력 딸랑 3~4년 차로 모든 면에서 의욕 과잉 + 무지했던 때라, 기사를 읽으면서 신기하게만 여겼을 뿐 뭔 말인지 하나도 알지 못했다. 뭣보다 변성의식 상태(=Altered States of Consciousness)를 상당히 강조했는데 이걸 체험해봤어야 공감을 하지… 그렇다고 무협지에나 나올 황당무계한 내용은 아니라 전면 부정할 수도 없었고.
지금 다시 읽어보니 '변성 의식 = 트랜스'라고 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몇몇 글을 통해 내가 주장한 트랜스는 "깨어 있을 땐 의식이 잠재의식 위해 있고, 잠 잘 땐 잠재의식이 의식 위에 있다면, 트랜스는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잠재의식이 의식 위에 놓인 상태"라고 했는데 기사에선 이걸 뇌파로 세분해 좀 더 상세하게 설명을 해놨더라고. 아래에 50쪽 일부를 인용.
-=-=-=-=-=-=-=-=-=-=-=-=-=-=-=-=-=-=- 무술에서는 의념을 집중하고 힘을 발생시키는 체계적인 수련법이 오랫동안 연구되고 전승되어 왔는데, 그것이 바로 무술의 비전이라는 것이며 발경력으로 나타나게 된다. …중략…
사람이 특이한 능력을 발휘할 때는 의식과 무의식의 중간에 있는 특수한 의식상태가 깊게 관련되는 듯하다고 해서 이런 의식상태를 '변성의식 상태'라고 부르는 것이다.
보통 우리가 깨어있는 상태에서 행동하고 생각할 때는 이성과 지성의 뇌파인 베타파가 나타난다. 학교나 직장에서 공부하고 일할 때의 뇌파인 것이다.
직장에서 휴게실에 나와 잠시 쉬면서 담배 한 대 피우고 있을 때나, 피곤할 때 샤워하고 편안하게 쉴 때, 혹은 점심식사하고나서 커피숍에서 편안하게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는 잠시나마 알파파 상태로 떨어진다.
즉 베타파는 긴장시의 뇌파이며, 알파파는 이완시의 뇌파인 것이다.
쎄타파는 잠자리에 들어서 잠이 들기 직전의 멍한 상태에서 나타나는데, 거의 아무것 도 생각할 수 없는 상태이다. 그리고 완전히 깊은 잠 에 빠지면 델타파의 상태가 된다. 이것의 뇌파의 4가지 상태이다. -=-=-=-=-=-=-=-=-=-=-=-=-=-=-=-=-=-=-
이 글에 따르면 내가 체험한 트랜스 상태는 알파파를 증폭(?)해 베타파를 상대적으로 약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대단한 경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십여 년 전에 읽었으나 하나도 못 알아먹은 내용을 이젠 체험에 근거해 공감할 수 있게 됐단 점에서 몸치의 인간 승리라 할 만하지 않나 자평.
나아가 렘수면 상태에서 꿈을 꾸듯, 더 깊은 트랜스 상태로 들어가 뇌파를 제어할 수 있게 되면 깨어 있는 상태서 꿈을 꾸는 일도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이 현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환상"이라 할 수 있을 거고, 부정적으로는 "헛것"일 수도 있고.
환상 vs 헛것의 차이는 '나'가 트랜스 상태를 통제할 수 있느냐, 정신을 잃고 무아지경의 구속 상태에 빠지느냐일 듯.
한발 더 나아가 상상해 보자면, 불교에 공무변처, 식무변처, 무소유처, 비상비비상처라는 무색계 명상법이 있던데, 델타파를 제어하는 단계에까지 도���했을 때 체험할 수 있는 건 아닐지?
싯다르타의 위대한 점은 변성 의식 상태는 각성의 도구이자 테크닉일 뿐 깨달음이 아님을 금방 간파한 거. 근거로 '무소유처'는 두 번째 찾은 스승(알라라 깔라마)에게 배운 거고, '비상비비상처'는 세 번째 스승(웃다카 라마풋타)에게 배운 거. 두 가르침을 받자마자 이내 스승을 능가했단 점에선 명상 천재였기도 하다.
그다음은 많이들 아시다시피 극한의 굶주림 수련을 행했고, 이것도 아님을 깨달은 뒤 길 가던 여성에게 우유죽을 얻어먹고나서 이번엔 뭘 해볼까 하다 어릴 때 나무 그늘 아래에서 했던 명상법을 떠올리고 보리수 아래에 앉아 행해 연기(=연하여 일어남)로부터 '무아 = 공'을 깨달은 거로.
팔정도 마지막이 정정(正定)인데 힌두교 명상법에서 틀린 점을 교정했단 의미로 앞에 '正'을 붙인 거란 설명을 유튜브에서 봤다. 현재 내 단계에선 둘을 전혀 구별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도 중요하지만, 힌두교 전통인 요가 수련도 못잖게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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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
*선풍기
주말에 묵혀둔 선풍기를 꺼냈다.
먼지를 툭툭 털고 작년의 묵은 흔적이 남은 모습을 버려낸다.
살찌고 따스했던 겨울을 접는다.
고이 넣어두었던 얇은 이불을 꺼내고 개켜넣은 겨울 옷가지들을 보면 내 해묵은 겨울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알게 된다.
겨울이 얼마나 혹독하게 혹은 잔인하게 나를 괴롭혔던지,
먼지가득한 이불가지 끝에 내 눈물자국 같은 것들이 구겨져있다.
선풍기를 꺼냈다.
드디어 훌훌 턴 여름이 오고야 말았다.
-Ram
*선풍기
요즘 낮에 밖을 나가면 해가 뜨겁게 느껴질 정도다. 저절로 지난해 방콕이 떠오르는 날씨. (물론 방콕에 비하면 시원하지만) 그리고 집안에 있을 때도 낮만 되면 실내 온도가 무섭게 오른다. 언제 겨울이었냐는 듯. 점심 메뉴로는 이제 냉면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초콜릿이나 과자 대신 아이스티, 얼음을 띄운 보리차를 찾는다.(커피는 사계절 찾으니 생략) 이런 더위를 미리 대비하기 위해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선풍기도 샀는데. 막상 선풍기를 틀면 바람을 바로 맞기가 싫을까. 에어컨도 마찬가지다. 에어컨 바람 역시 바로 맞기 싫어서 늘 에어컨 바람이 지나는 길은 피하고 본다. 살짝 덜 시원한 곳에서 차라리 찬 음료를 마시는 게 백 배 낫다. 오늘도 낮에 잠시 노브랜드를 다녀오면서 남자친구에게 '방콕 날씨다'라고 하니, 바로 반박이 들어온다. 방콕은 뜨거운 해를 피해 커다란 나무 그늘 밑에 들어가도 더운 바람이 불어 결국 실내를 찾아다녀야 하고, 밤이 되도 기온이 절대 떨어지지 않아 숨을 헉헉대며 돌아다니지 않냐고.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방콕은 밖에서 5분만 걸어도 땀이 줄줄 나는 날씨였지. 아직은 밤이 되면 시원해져서 창을 열어놓으면 에어컨도, 선풍기도 필요 없지만 방콕에선 에어컨 없으면 못산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아직은 한창 여름이 아닌가 봐. 수��� 나왔으면 분명 여름인데. 아, 아직 복숭아랑 포도를 못 봤네.
-Hee
*선풍기
같은 사무실에서 일했던 고등학교 선배가 모교에 선생님으로 부임한지 몇 년이 지났다. 언제 한 번 들리겠다고 말뿐인 안부를 몇 년이나 전하다가 마침 근처에 출장 갈 일이 생겨 일을 끝내고 학교에 인사차 들렀었다. 학교는 여전했다. 기억 속에 있는 기숙학교 특유의 어두침침한 냄새가 학교 정문에서부터 맡아지는 듯했다. 이제는 그게 학교 운동장 옆에 있는 저수지에서부터 피어나는 물안개 냄새라는 걸 알게 됐지만, 갑갑하고 막막했던 분위기만큼은 보지 않고도 변함없다는 걸알 수 있었다.
기숙학교라 그런지, 아니면 학교 동문을 굳이 선생으로 채용하고 싶은 누군가의 의지 때문인지 선생을 만나러 학교에 왔다가 선배랍시고 불쑥 기숙사 방 안까지 들어오는 아저씨들이 종종 있었었다. 겨울에 입는 가죽점퍼(교복)가 진짜 가죽인지 아닌지를 본인들끼리 내기하며 라이터 불을 붙여 보던 개저씨들. 여름 맞이 에어컨 점검을 해야 한다고 바쁜 선배를 따라다니다 보니 주인도 없는 방에 마음대로 들어가는 내가 어느새 그런 개저씨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찬찬히 기숙사를 구경할 수 있었다.
분위기는 변함없을지 몰라도 기숙사는 꽤 많은 것들이 변해있었다. 3-4인 1실이던 기숙사가 학생 정원 감소 덕분에 2인1실로 바뀌었고, 언젠가 내가 일일이 교체했었던 기숙사 건물의 전등도 모두 led등으로 바뀌었다. 지금 시대에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방마다 냉장고와 에어컨이 생기기도 했다. 차가운 물과 음료 같은 건 겨울에만 마실 수 있었고, 여름마다 탁상용 선풍기 하나로 겨우겨우 밤을 지새웠던 시절이 생각나서 후배들이 부럽다곤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꼽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내가 누리는건 아무것도 없지만 학교가 뭐라도 좋아지긴 했구나 싶어서 새삼 경이럽고 어떠한 안도감 같은 게 생겼다. 그제서야 어두침침한 냄새가 왜 그리도 친숙하게 느껴졌는지를 알 것 같았다.
-Ho
*선풍기
여름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선풍기를 꺼낸다. 선풍기로 머리도 말린다.
선풍기로 해결이 안될 때쯤 에어컨을 틀겠지. 한국의 여름은 정말 습한데, 동남아에서 단련돼서 좀 나으려나?
이번 여름은 어떻게 보내게 될까? 계곡과 바다를 가야겠다. 자연속에 파뭍혀서 내 안의 탁기를 내보내고 자연의 에너지를 얻고 싶다.
-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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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그 안에서 잎사귀 만연 한 그늘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리워진 그림자 속에서만 만족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때때로 마음은 버티울 수 없어 다른 더한, 시원함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그럴때면 나는 미련을 두지 않고 계획도 없이 훌쩍 떠나곤 했다. 그늘 속에서만 시원함을 찾았다면 떠나지 않았을 테다. 세상엔 바람이 부는 곳도 있고 구름이 더위를 가리운 곳도 있다. 높은 산의 절경과 더불어 시원함을 맞이 할 수도 있고 쉽게 선풍기와 에어컨 바람도 쐴 수 있다. 무수한 선택지 앞에서. 바람을 찾고 있다.

애인에게 일자리를 그만 두었노라 이야기 하지 못했다. 반복된 취업 실패에 속이 쓰린 것만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그녀의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애둘러, 또는 숨기우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무척 미안 한 일이다.

시를 쓰지 않은지 오래다. 형용 하기 어려웠던 나의 감정이 글자가. 아름다움으로 다가갈 수 있길 바랐다. 아름다운 글을 쓰고 싶었다. 써두었던 글도 밑바닥을 보이고 작게나마 옛날 작업물만 끄적이고 있다. 정말. 내가 40이 될 때, 마음먹었던 소망 처럼 책을 낼 수 있을까? 내가 아끼운 글들을 친한 이들에게 책으로서 전달 하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돌려줄 수 없는 마음과 들려줄 수 없는 말을 받고 있다. 받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감사함과 미안함에 고개가 숙여졌다. 요즘의 나는 편안함에 안주 하고 있다. 이것이 어떤 결과를 맞이 할 것이냐는 적어도 지금에서는 알수는 없겠지. 현명한 처신은 아니란 것을 진즉에 알았다. 다만 다만, 이런 헌신이, 사랑이, 믿음이 마치 가족이 줄 수 있는 감정들 처럼 좋아서. 돌려줄 수 없음에 들려 줄 수 없음에도 이러고 있다. 무척 미안 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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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유년의 집으로 돌아와서, 레나 칼라프 투파하
My Mother Returns to Her Childhood Home
- Lena Khalaf Tuffaha
- In Water & Salt
No one lives here anymore but
our longing runs deep
so the home still stands.
The bookshelves are lined with yellowing volumes,
the photographs framed for no one to see,
the crystal glasses, gathered
like elegant ladies, atop a silver tray,
all dressed up and no one to sip
in the shade of the afternoon.
A museum of our childhood stands
in the glare of sunlight,
our eyes blinking furiously as we step
into the world outside.
Each of us has a house elsewhere
but here is home;
we are all refugees,
unmoored and searching for the cobblestone
path and the rosemary hedges.
In silence, my mother waters the pomegranate tree,
her spine curving ever so slightly,
an heirloom shared by the women raised here.
She dances more slowly now
the favorite steps of her childhood,
sweeping the tiles clean
spilling precious water on parched earth.
No one will pick the fruit when it ripens.
No one will rest beneath the branches in the garden
or gather verbena leaves for the tea.
No one has any laundry left to hang on the clothesline.
We are not from here anymore,
We, too, will die on foreign shores
-
엄마 유년의 집으로 돌아와서
- 레나 칼라프 투파하
- 시집 <물과 소금>에서 발췌
이제 아무도 이곳에 살지 않는다
그리움이 깊어서
우리 집이 남아있다.
오후의 그늘 속에
책장의 책들이 누래진다
아무도 보지 않는 사진 액자들이 서있다
크리스탈 잔들이 나란히 모여있다
은쟁반 위, 우아한 아가씨들처럼
모두 잘 차려입고, 아무도 잔에 입을 대지 않는다.
화사한 햇빛 속
우리 유년의 박물관이 있다
바깥세계로 발을 내디디며 우리는,
분노에 차 눈을 깜빡인다.
우리는 모두 저곳에 집이 있지만
이곳이 우리 집이다
모두가 난민이다
붕 뜬 채로 조약돌이 깔린 길과
로즈마리 울타리를 찾는다.
엄마는 조용히 석류 나무에 물을 준다
이곳에서 자란 여자들의 가보
등뼈가 휜 자그마한 몸으로.
엄마는 이제 조금 느리게 춤을 춘다
타일을 깨끗이 쓸면서
바싹 마른 땅에 소중한 물을 쏟으면서
유년에 가장 좋아하던 몸짓으로.
과일이 다 익으면 아무도 따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정원의 나뭇가지 아래에서 쉬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차를 마시려고 버베나 잎을 따지 않을 것이다
빨랫줄에 걸 빨래가 남은 이가 아무도 없다.
우리는 더 이상 이곳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도 다른 나라 해안에서 죽을 것이다.
#free palestine#from the river to the sea palestine will be free#end genocide#ceasefire now#end israeli occupation#lena khalaf tuff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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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배경의 한강/ 바람은 주연 / 푸른 상공 연 떼들의 경기 / 그늘 밑에 옹기종기 모여든 사랑들/ 미식축구를 하는 한국 아이들/ 이따금 둘레길을 지나다니는 노년과 외국인/ 연인의 웃음들 / 친구들과 남자얘기를 하는 여자들 / 할아버지의 허리에 목줄이 묶여 산책하는 강아지/ 네잎크로버는 없어도 행운 대신 행복
알아봐주는 마음에게 보내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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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주니어의 위험한 수영: 환경 무지의 경고 신호"
케네디 주니어와 위험한 수영: 미국 보건 정책의 은유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최근의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 얘기하려고 합니다. 미국의 새로운 보건 장관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그의 손주들을 워싱턴 D.C.의 Rock Creek에서 수영시켰다는 소식입니다. 이 소식이 왜 큰 문제가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자연 속 그림 같은 한편, 치명적인 그늘
가족과 함께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겠습니까? 케네디 주니어는 그의 손주들을 데리고 나선 이 "자연에서의 하루"를 통해 틀림없이 가족애를 과시하고자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호수가 '유독성 슬러지'로 덮여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자마자 그의 행동은 단순한 가족 나들이에서 국가 보건 정책의 어두운 위기상황을 보는 듯했습니다.
National Park Service에 따르면 Rock Creek은 높은 수준의 박테리아와 감염성 병원균으로 인해 수영이나 발을 담그는 것조차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케네디 주니어는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선택했을까요? 이는 단순히 그의 무지나 부주의 때문이 아니라, 현재의 환경 정책이 얼마나 느슨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일 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하의 환경 정책 완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환경 규제를 대대적으로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습니다. 이는 물과 공기 안전 기준을 포함해 다양한 영역에서의 규제 축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케네디 주니어가 이끄는 보건 사회복지부도 마찬가지로 백신 프로그램을 공격하고 많은 정부 공무원을 해고하는 등, 기본적인 공공 건강 관리를 등한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무모한 행동, 큰 대가
만약 케네디 주니어의 행동이 현 미국 보건 정책의 시각적 은유였다면, 이는 자명한 것입니다. 그 행위는 아이들과 그들 자신의 건강을 위협하는 동시에, 공공 안전에 대한 명백한 무시를 나타냅니다. 특히 백신 반대론자로서의 그의 기여는 여러 연단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닙니다. 이는 우리가 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싸워야 하는 이유를 상기시킵니다. 우리는 공공 정책이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케네디 주니어의 이번 사건이 매체의 주목을 받은 만큼, 여러분들도 자신의 지역사회에서 환경 정책과 보건 정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목소리를 내야 할 때입니다. 변화는 우리의 작은 행동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그럼 다음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모두 조심히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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