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건강하게 지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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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즐겁지만은 않다. 동시에 매우 불편하다. 이것은 내게도 브레닌에게도 마찬가지이다. (...) 행복 자체가 불편함을 끌어안고 있는 것이다. 이는 행복의 필요조건으로서, 다른 방식으로는 행복을 말할 수 없다. 즐거움과 불편함이 하나 되어야 완전한 행복이라 할 수 있다. 한쪽을 헐어 내면 모두 허물어지는 구조물처럼 말이다.
- 마크 롤랜즈, <철학자와 늑대> 중,

매일 우리집에 찾아오는 요녀석 때문에 걱정이다.
어차피 키우는 개, 한마리 더 들이는건 어렵지 않지만 사람 손을 한번도 타보지 않고, 밖에서만 살아온 녀석을 집에 들인다는건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나와 이녀석과, 또 가지. 우리 셋의 관계와 행복에 대해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확신할 수가 없다.
어제는 산책길에 목이 마른지 땅에 고인물을 할짝할짝 먹는걸 보고 집에 데려와서 밥과 물을 먹였고, 그러면서 또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으나 마크 롤랜즈의 말대로 그러한 불편함을 끌어안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이 이녀석의 행복이라면, 그래서 내가 이녀석을 데려옴으로써 그 행복을 깨뜨리는 것이라면- 이라는 생각에 이르면 나는, 어떤 선택도 쉽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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