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서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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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unger (1983)
(첫 번째와 네 번째 사진은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은 아니지만 마음에 들어서 넣었다.)
바바라 크리드의 여성괴물에서 소개된 영화라 시청했는데, 퀴어한 영화였지만 그냥저냥 본 것 같다. 매혹적인 바이 뱀파이어 미리암(까뜨린느 드뇌브 분)이 자신의 파트너인 존(데이비드 보위)을 잃고 나서, 사람의 수명을 연구하는 의사 사라(수잔 서랜든 분)를 유혹해 자신의 뱀파이어 연인으로 만드는 내용...
사실 저 영화 홍보용 사진을 보고 주연 세 명 사이에서 삼각관계가 있길 바랐는데, 그런 내용이 아니라서 아쉬웠다. 구 연인과 현 연인의 대립물인 줄 알았는데... 그래도 수잔 서랜든이 엄청 귀엽게 나와서 그건 좋았다.
그리고 윌렘 대포가 단역으로 출연하는데...
젊다..........
이 밑으로는 스포일러 (근데 앞의 줄거리에서 다 말한 것 같다...)
(Spoilers!)
이 영화에서 미리암이라는 인물이 가장 흥미로웠던 것 같다.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수 세기 동안 뱀파이어로 살아왔고, 그 긴 시간 동안 많은 연인들을 사귀었다. 그는 자신의 연인들을 자기와 같은 존재로 만들 때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약속한다. 그리고 약속한 것처럼, 그들은 영원한 생명을 가지게 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단시간 안에 육체가 급속히 노화된다. 영화에서 하룻밤 사이에 늙어버린 연인 존은 자신을 죽여달라고 미리암에게 빌지만, 그는 존을 다락방의 관 속에 보관할 뿐이다. 연인들을 살아있는 상태로 보관하는 것은 그가 연인을 아낀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동시에 그의 잔인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 같아 인상 깊었던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흥미로웠던 점 하나는 영화 내에서 뱀파이어를 직접적으로 연상시키는 매개체(박쥐, 송곳니 등등)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서 뱀파이어들은 희생자들을 자신의 송곳니로 깨무는 대신에 그들의 목을 칼로 그어서 갈증을 해결한다.
캐스팅도 좋았고 캐릭터들과 그 설정도 나쁘진 않았지만 줄거리가 엄청 와닿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내가 (멋대로) 기대한 내용이 아니라서 실망한 것일지도.....
(아래는 여성괴물을 읽고 정리한 내용.)
바바라 크리드는 여성 뱀파이어 (혹은 레즈비언 뱀파이어)는 남성보다 더 비체적인 여성이 다른 여성의 피를 흐르게 한다는 점에서 이중으로 비체(사회와 도덕의 차원에서 규범과 규칙으로부터 배제되고 분리된 상태)적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크리드는 여성 뱀파이어가 공포스럽고 또한 매혹적인 이유는 그가 가부장제 사회를 지속하기 위해 필수적이고 관습적이고 매우 상징적인 남성과 여성 사이의 관계를 훼손하겠다고 위협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로, 미리암은 뱀파이어가 된 사라가 피에 대한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그의 남편을 죽이게 유도한다.
이외에도 70년대 영화에서 레즈비언 뱀파이어의 출현, 월경과 뱀파이어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 흥미로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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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물을 가장한 가족이야기 '의뢰인'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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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중심에서
-영화 속 여성들과 그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목소리-
노재상
“Time’s Up”. 이는 올해 1월 (2018년에 쓴 글이다)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시작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하여 여러 세계적인 시상식에서 많은 배우가 검은 옷을 입고 그 위에 보여준 글귀이다. 세계적인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러 여성 배우들과 여성 제작진들의 폭로는 온라인상에서 미투(MeToo)라는 사회적 운동으로 발전되었다. 이러한 양성평등 운동을 오프라인에서도 시행하기 위해 엠마 왓슨과 메릴 스트립과 같은 할리우드의 많은 여성 배우들과 작가 등이 모여 타임즈업(Time’s Up)이라는 운동이자 단체를 설립하였다. 할리우드라는 상징적 장소에서 발생한 성폭력과 불평등에 대한 폭로와 양성평등 운동은 미국을 넘어서 전 세계에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여성들의 움직임은 현실 세계를 벗어나 스크린 속 여성 캐릭터들과 그들을 연기하는 여성 배우들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 변화 이전에 여성이란 스크린 속에서는 오랫동안 한정되어 있었다.
과거 고대로부터 내려온 인간의 가부장적 사회의 모습은 초기의 영화에도 그대로 투영되었다. 여성들은 영화 속에서 그들의 존재가 대상화(對象化, Objectification)되었다. 이러한 현상을 영국 페미니스트 영화 평론가 로라 멀비는 남성적 응시(Male Gaze)라는 이론으로 설명하였다. 그녀는 프랑스 정신분석학자인 자크 라캉의 거울 이론을 바탕으로 가부장적 남성이 스크린 속 인간의 형태를 바라보는 즐거움을 2가지로 간결화시켰다.
첫째는 남성 관객이 스크린을 통해 여성 캐릭터를 바라볼 때 그들의 육체를 훔쳐보고 성적인 욕망에 휘감기게 되는 관음증적 절시증(苆視症,Scopophilia,대상의 나체나 사적인 행동을 보고 싶어 하는 성적 욕망)이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이창>에서 제프(제임스 스튜어트)는 자신의 아파트 뒤편 창문으로 보이는 다른 이들의 보금자리를 훔쳐보는 것이 그의 즐거움이다. 영화 전체가 관음증적 즐거움을 욕망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중 특히 제프가 성적인 즐거움을 느끼는 부분은 건너편에 사는 젊은 여성의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는 모습이다. 이 부분에서 관객은 제프와 마찬가지로 그녀의 신체와 행동을 보고 똑같이 절시증적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여성은 성적인 욕망의 객체가 되고 과거 사회의 가부장적인 질서가 스크린 속 여성과 관객 사이에서도 성립된다.
이러한 가부장적 질서에서 남성은 나르시시즘적 투영을 통해 관음의 대상이 되는 여성보다 심리적으로 우위에 서게된다. 성공하고 부유한 잘생긴 남성이 아름다운 여성을 부인으로 맞이하는 스크린 속 진부한 관계는 남성 관객이 자신과 같이 남근을 소유한 스크린 속 남자 주인공에게 자신을 투영시킨다. 그리고 자신과 그 남자 주인공을 동일시하여 여성을 쟁취하고 그들보다 위에 서야 하는 사디즘적 욕망으로 발전하게 되는 데, <이창>에서 제프가 위치한 곳은 그가 지켜보는 다른 이들은 볼 수 없는 전지한 위치이다. 또한, 제프를 돌봐주는 미모의 연인 리사(그레이스 켈리)는 제프에게 헌신적이다. 제프는 관객들이 자신들을 투영할 존재이고 그 존재는 전지하고 여성보다 우위에 있다. 다시 말하자면 관음증적 절시증을 즐기는 관객들의 심리적 기저에는 사회의 가부장적 논리로 인한 나르시시즘과 사디즘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Rear Window, 1954)
로라 멀비가 정의한 남성의 시선이 스크린 속 존재하는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여 보는 행위를 충족시키는 기제 중 또 하나는 페티시즘적 전시증이다. 이는 관객들이 스크린 속 여성의 존재와 그 형태를 보는 것을 통해 성적인 욕망을 충족시킨다. 여성을 페티시즘적으로 대상화시키는 데 있어서 그들의 캐릭터가 가지는 여성성은 중요하지 않다. 조세프 본 스텐버그 감독의 1932년 작 <상하이 익스프레스>는 그가 마를레네 디트리히와 함께한 7편의 작품 중의 하나이다. 이 영화에서는 초기 영화들에서 찾아보기 힘든 페이라는 캐릭터가 나온다. 서구 영화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가진 애너 메이 웡이 연기한 페이는 극 중 레즈비언으로 나온다. 마를레네 디트리히가 연기한 릴리와 페이는 분명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묘한 분위기를 풍기며 극 중에 존재하는 남성 캐릭터와의 관계를 불분명하게 만든다. 실제로 마를레네 디트리히는 양성애자였고 극 중에서도 양성애자로서의 연기를 훌륭하게 펼친다. 이러한 두 여배우를 바라보는 관객들은 자신을 투영할 우월한 남자 캐릭터도, 여성과 남성의 뚜렷한 상하관계도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는 순간 그녀들의 존재와 신체를 대상화하여 보는 즐거움을 선사 받게 된다.

(Shanghai Express, 1932)
이러한 페티시즘적 절시증은 영화를 보는 남성의 불안으로 인해 발생한다. 이를 로라 멀비는 프로이트의 거세 불안 이론을 통해 설명했다. 그녀는 여성의 존재가 자신의 위치를 위협한다고 생각하자 여성의 존재 자체를 유희를 위한 존재로 치부해버리는 방어기제가 발생하는 것이라 설명하였다. 그렇기에 관객이 여성 캐릭터와 그를 연기하는 여성 배우의 모습에 페티시즘을 느낄 때는 영화의 네러티브는 그 힘을 잃어버리고 스크린 속 존재는 형태로써만 남아있게 된다.
로라 멀비는 1975년에 발표한 논문인 <시각적 쾌락과 네러티브 영화>에서 처음으로 남성적 응시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그렇기에 그녀의 개념은 1975년 이전에 제작된 가부장적인 통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을 분석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녀의 이론은 현재에도 유효할까?
여전히 수많은 영화에서 여성은 응시에 대상으로 그려지고 그 역할은 한정적이다.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의 영화 <언더 더 스킨>은 여성의 몸이 남성의 시선으로부터 대상화되는 과정을 실험적인 방법으로 표현하였다. 이 영화에 출연하는 남성 대부분은 배우가 아닌 일반인들이고 카메라는 그 일반인 남성 배우들이 볼 수 없게 숨겨져 있다. 또한, 로케이션 촬영은 촬영인지 모를 정도로 영화적 세팅 없이 실제 스코틀랜드 거리를 배회하며 촬영하였다. 스칼렛 요한슨은 외계인이자 로라라는 여성의 가죽을 뒤집은 여성을 연기하기 위해 살을 찌우고 검은 가발을 썼다. 길거리를 배회하며 남성들에게 길을 묻는 척 유혹하는 그녀를 본 남성들은 매력적인 그녀의 모습에 쉽게 차에 올라타 그녀의 희생양이 된다. 그녀의 첫 목표물이 희생되기 전까지 관객은 첫 희생양과 마찬가지로 그녀가 그와 함께 무엇을 할지 모른다. 그저 관객은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취해 같이 탑승한 희생양과 같은 위치에 있다. 그러나 그녀가 길거리를 배회하는 이유가 희생양을 만들기 위함을 알았을 때 관객들은 더는 그녀를 응시하는 즐거움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Under the Skin, 2013)
문제는 무시무시한 함정이 도사리는 ‘검은 방’에서 남성이 희생되는 모습이다. ‘검은 방’에서 남성은 나체의 로라를 욕망에 사로잡혀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따라간다. ‘검은 방’에서 그녀를 따라가자마자 바닥은 늪과 같이 희생양을 무시무시하게 삼킨다. 이때 카메라는 나체의 로라를 보여주는 데 그녀의 모습은 네러티브를 벗어나 여성의 형태로 페티시화되어 관객과 희생양에게 잠깐이나마 시각적 쾌락을 선사한다. 그러나 평행하던 카메라의 위치는 점점 늪과 같은 바닥에 잠식되어가는 희생양의 눈높이와 같이 낮은 앵글로 그녀를 쳐다본다. 이 장면에서 그녀는 페티시즘적으로 대상화되었지만, 그녀와 희생양 혹은 그녀와 관객의 관계는 가부장적 사회의 통념과 같은 남녀의 상하관계가 아닌 전복된 관계가 된다. 이 상황에서 희생양인 남성과 관객은 거세 공포로 인한 여성의 대상화가 아닌 체제가 전복되는 거세를 경험하게 된다. 남녀의 상하관계가 뒤집히는 거세는 관객에게는 공포이다. 공포 스릴러로 분류된 이 영화는 분명하게 로라 멀비의 남성적 응시를 이용하여 관객들의 심리를 뒤틀고 있다. 여성으로서 자신에게 친절한 남성에게 연정을 품은 로라는 자신이 여성이 아닌 존재(외계인)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남성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를 부정하는 강간범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다. 이는 이 영화조차도 로라 멀비가 제시한 이론 속 수동적이고 소비적인 여성의 존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비극처럼 보인다. 이처럼 여성이란 현대 영화에서조차도 가부장적인 통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능동적이고 입체적이며 가부장적 통념에서 벗어난 영화 속 여성은 초기 영화에서부터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프리츠 랑의 걸작 <메트로폴리스>에서 체제전복적인 역할의 여성 캐릭터를 찾아볼 수 있다. 주인공 마리아의 모습으로 변신한 로봇은 상류층 남성들의 가부장적이고 남성중심적 사회를 뒤흔든다. 무대에서 남성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선정적인 춤을 추며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휴거의 상징인 대탕녀 바빌론으로 그려진다. 그녀는 메트로폴리스 지하세계에 홍수를 나게 하고 지상에는 혼돈을 가져온다. 비록 다분히 기독교적인 영화인 <메트로폴리스>는 이 체제전복적인 여성의 모습을 부정적으로 그리지만, 이 여성형 로봇은 초기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는 매우 강력한 독립적 여성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진정 능동적이며 남성적 응시에서 벗어나는 여성의 모습은 현대에 이르러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는 두 가지 방향이 있는데 하나는 대표적인 여성영화인 <델마와 루이스>에서 나오는 남성 중심적 사회에서 벗어나려는 ‘델마와 루이스’적 여성이다. 리들리 스콧의 영화 <델마와 루이스>는 현대 영화에 상징적 영화이다. 남성이라는 존재의 통념을 뒤집으며 델마(지나 데이비스)와 루이스(수잔 서랜든)는 자신들을 억압하고 종속된 존재로 생각하는 남성들을 총이라는 상징적인 무기로 심판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부장적 사회에서 그들의 존재는 역설이다. 순종해야만 하는 부인과 종업원이라는 그들의 위치는 그들의 일탈이 남성적 시선에서는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러나 이 영화는 남성적 응시 이론을 무참히 깨버린다. 초반 치마와 화장으로 꾸며낸 그들의 여성적 모습은 영화가 후반으로 갈수록 사라진다. 그들의 손에는 탈취한 총이 쥐어져 있고 한껏 꾸며냈던 겉모습은 추레하기보다는 자유롭게 그들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것 같다. 또한,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타자의 응시이다. 델마와 루이스는 타자에 의해 관찰당하고 응시당한다. 그러나 그들은 제이디(브래드 피트)를 통해 그러한 응시의 객체를 전도시킨다. 제이디의 모습은 남성적 응시에 대한 도전인데, 제이디는 델마와 루이스에게 성적으로 유흥의 대상이고 또한 관객들에게도 그의 몸음 관음적 응시의 대상으로 존재한다. <델마와 루이스>는 경찰과의 추격 끝에 절벽으로 내달은 그들의 오픈카가 공중에서 머물며 끝이 난다. 죽음으로서 밖에 벗어날 수 없는 안타까운 남성 중심적 사회 속 여성들의 모습이라고 이 영화를 평가하기에는 조금 아쉽다. 대신 처음으로 두 손을 맞잡고 땅에서 벗어난 델마와 루이스는 찰나의 완전한 자유 속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더 좋은 결말의 해석이리라 생각한다. ‘델마와 루이스’적 여성의 모습은 이 이후에도 꾸준히 모습을 드러낸다. 대표적으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속 히데코(김민희)와 숙희(김태리)다. 그들도 델마와 루이스처럼 남성 중심적이며 변태적인 사회의 질서를 무너트리고 심판한다. 단지 <아가씨>와 <델마와 루이스>가 다른 점은 델마와 루이스가 우정을 통한 여성의 연대였다면 히데코와 숙희의 연대는 사랑으로 인한 것이다. 또한, 극의 끝이 클라이맥스로 마무리되는 <델마와 루이스>와는 달리 <아가씨>는 남성이 존재하지 않는 그들의 연합으로 이야기가 끝이 난다는 점이다. 이 두 작품처럼 여성이 여성성을 유지한 채로 남성 중심적인 사회를 탈피하는 영화 속 여성 배우들은 남성적 응시를 통해 페티시즘적 절시증의 대상이 �� 수 있을지언정 확실한 체제 전복을 이룬다.
이와 반대로 여성성을 누락시켜 완전하게 남성적 응시로부터 자유로운 능동적 여성 캐릭터가 존재한다. 리들리 스콧이 <델마와 루이스> 이전에 그린 또 하나의 강력한 여성 캐릭터인 리플 리(시고니 위버)가 그 중 대표적이다. <에이리언>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를 제작한 리들리 스콧은 제작단계에서 대부분 배역의 성별을 정해놓지 않았다. 그 때문에 주인공 리플리는 <에이리언>에서 매우 중성적인 인물로 나온다. 영화의 초반에 보이는 그녀의 속옷 차림을 제외하면 네러티브 상에서 그녀는 무시무시한 화염방사기를 손에 든 채 용감하게 제노모프와 대결하는 여성성을 초월하는 강인한 리더의 모습이다. 인간으로서 생존의 문제에 직면한 리플리는 관객에게 성별의 존재를 망각하게 하고, 때문에 <에이리언>이라는 영화의 네러티브가 남성과 여성의 존재를 떠나 인간과 그 인간을 위협하는 초월적 존재와의 대결에 초점을 맞추기 쉽게 캐릭터를 창조했다고 보여진다. <에일리언>시리즈는 2편부터 본격적으로 리플리라는 존재가 여성성을 초월하여 중성적 매력에 모성이 덧붙여진 강인한 어머니라는 존재로 그려진다. 프로이트가 설명한 남근기를 지난 인간은 더 이상 어머니를 성적인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그렇기에 <에이리언>시리즈 속 모성을 갖는 리플리는 관객에게 어떠한 시각적 쾌락을 선사하지 않으며 남성적 응시에서 벗어나게 된다.
조지 밀러 감독의 4번째 매드맥스 영화인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속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는 임모탄의 여인들을 구출해주는 짧은 머리의 영웅적 인물로 리플리 이후에 대표적인 중성적 여성 캐릭터이다. 퓨리오사 역시 극 중에서 어떠한 남성으로부터 여성성을 강요받거나 시각적 쾌락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처럼 현대 영화에서 남성적 응시를 벗어나는 여성 캐릭터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영화 속에서 여성성은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가부장적 사회질서의 통념 아래 수동적이고 소비적이었다. 이로 인해 남성적 응시는 이 가부장적 질서에 의하여 자연스럽게 허용되어왔고 남성 캐릭터와 관객들은 영화의 주된 혹은 부수적인 역할로서 시각적 쾌락을 즐겨왔다. 이러한 네러티브 속 남녀불평등이 완화된 것은 분명 델마와 루이스 그리고 리플리와 같은 체제전복적인 캐릭터들이 주목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영화제작자는 머물러있지 않고 남성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방향으로 남성 중심적인 영화 산업을 흔들어놓기 시작했다.
사실 남성 캐릭터가 나오지 않는 영화는 영화사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2차 세계대전 이전 초기 영화사에 몇 안 되는 여성 감독 중 하나인 레온티네 세이건은 그녀의 대표작 <걸스 인 유니폼>을 통해 남성성을 완전히 배제한 영화의 표본을 보여주었다. 1931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자연스럽게 남성성을 배제하기 위해 여성 기숙학교라는 배경을 선택하였다. 주인공 마누엘라(헤르타 티엘)는 최근 어머니를 잃고 군인 아버지에 의해 여성 기숙학교로 보내진 어린 소녀이다. 그녀는 곧바로 학교의 선생님인 본 베른부르크 부인(도로테아 비크)에게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모성을 느끼�� 후에는 모성을 넘어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동성애 관계로 진입하는 과정이 자연스러웠던 부분은 극의 초반에 어린 소녀들이 본 베르부르크 부인을 맞이하는 모습이 마치 잘생긴 남자 선생님을 보듯 팬덤이 형성되어있었기 때문이���. 마누엘라가 학교로 전학 오기 전 이미 본베부르크 부인은 그녀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여학생들에게 연정의 대상이었다. 이 영화는 시대를 뒤흔드는 동성애적 주제로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그 중의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장면이 있다. 극의 초반 본 베르부르크 부인은 잠을 청하기 전 여학생들의 방을 방문해 한 명씩 이마에 키스해준다. 마지막으로 마누엘라에게 키스를 해줄 차례가 오는 데 이때 본 베르부르크 부인과 마누엘라의 투샷은 마치 30년대 할리우드 영화에서 남녀 연인관계의 미묘함을 표방한다. 마주 본 두 여성은 입술에 키스하는 것으로 이 장면은 끝이 나는데 30년대 독일의 기독교적 사회는 이 장면을 비난하였다. 직유적인 동성애 코드와 영화가 가지고 있는 권위주의에 대한 도전적 성격은 이 영화가 1970년대까지 독일과 미국에서 검열의 대상이 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이 도전적이며 진취적인 영화는 1958년에 독일에서, 2006년 미국에서 <사랑하는 애너벨>이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 되었다. 하지만 <걸스 인 유니폼> 이후에도 여성들이 네러티브를 이끌어가는 영화는 여전히 실험적인 영화로 치부되었다.

(Girls in Uniform, 1931)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여성 캐릭터를 네러티브의 주체로 등용하는 영화들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가장 따뜻한 색, 블루>를 필두로 할리우드와 한국 영화계 등 전세계에서 실험적인 영화를 넘어 하나의 장르성을 띄게 되었다.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와 같은 남성성을 완벽하게 배제한 영화는 마치 남성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그저 남성성을 배제하기 위함이기 보다는 사회의 통념적인 이분법적 사고로부터 탈피하기 위함이다. 또한, 그들이 여성성으로부터 탈피하려는 것이 아닌 인간으로서 사랑하고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을 그리기 위함일 것이다. 그렇기에 영화 속 남성적 응시에 의해 정해진 한계를 넘어서는 여성은 이제 막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남성성을 배제하여 남성적 응시의 한계를 무너트리거나 <언더 더 스킨>과 같이 남성적 응시를 정면으로 부딪치는 영화는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는 여성 배우에게도 매우 큰 부담이다. 현재 영화계에서는 여성이 네러티브를 이끄는 영화는 여성 배우에게 큰 부담을 안기는 여론을 형성한다. 대부분 여론은 과거 여성영화들이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한 것을 빌미로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의 생산을 꺼리게 한다. 그러나 여성영화들이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전 세계에서 생산된 영화 중 상업적으로 성공한 영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금까지 제작된 여성영화들의 상업적 성공 확률보다 적을 것이다. 또한, 근래 많은 여성영화의 성공은 이러한 여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수상 등 평단과 관객 모두를 만족시킨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의 주인공은 사회적 소수자 중에 소수자이다. 엘라이자(샐리 호킨스)는 여성이자 장애인이며 경제적으로도 최하층이다. 이러한 엘라이자는 소수자로서의 사회가 강요한 규범을 부수고 진정한 사랑을 위해 떠난다. 엘라이자의 나오지 않는 목소리 대신 젤다(옥타비아 스펜서)가 대신 말해주는 것처럼 이 영화는 소수자를 대변한다. 엘라이자가 항상 챙겨주는 옆집의 자일스(리차드 젠킨스)는 동성애자이다. 엘라이자는 남성은 필요 없다는 듯이 남성적 응시를 정면으로 부딪치며 자위를 즐긴다. 그리고 그녀가 사랑한 것은 성별을 초월한 존재이다(물론 엘라이자는 크리쳐와의 섹스 후 젤다에게 “그”의 성기는 내장형이라 필요할 때 나온다고 설명하며 크리쳐는 남성임을 시사한다). 이러듯 쉽사리 보호받아야 할 소수자이자 응시의 대상이 되기 쉬운 여성 캐릭터를 샐리 호킨스는 위태위태하지만 강직한 여성으로 해석하여 연기하였다. 이처럼 캐릭터에 대한 해석을 통해 능동적인 여성을 영화 속에 그려내는 능력은 남성 중심의 사회와 남성적 응시에 도전하는 현대 여성의 힘이다.
마틴 맥도나 감독의 <쓰리 빌보드>와 코엔 형제 감독의 <파고>를 통해 두 번이나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은 프란시스 맥도맨드는 두 영화에서 가부장적인 사회에 흐트러진 질서를 바로잡는 영웅적 여성이자 강인한 어머니의 모습이다. 그녀가 연기한 두 여성의 의의는 남성적 응시에서 벗어남에 그치지 않는다. 프란시스 맥도맨드는 영화가 시각적 언어임을 이용하여 스크린 속과 밖의 여성들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인간으로서의 영유권을 주장한다. 그녀는 임신했어도 직업적 소명을 다하는 여성의 모습을 <파고> 속 마지를 통해 보여주었고, 반인륜적인 사회에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강인한 모성의 전형을 <쓰리 빌보드> 속 밀드레드를 통해 보여주었다.
하비 와인스타인 사건과 같은 일렬의 일들은 남성 중심적 사회와 남성적 응시로 인해 스크린 속 여성이 소비되는 행태가 스크린을 넘어 현실 세계에 반영되었기 때문에 발생했다 생각한다. 그렇기에 프란시스 맥도맨드가 연기한 캐릭터들과 같이 남성 중심적 사회와 여성이 소비되는 행태가 팽배한 사회에 대한 반기를 드는 스크린 속 여성들은 스크린 밖 타임즈업과 미투운동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그러나 영화계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여성운동은 한국에서는 “남혐”이라는 잘못된 개념이 첨가되었다. 필히 우리는 영화 <카트> 속 부조리한 사회에 저항하는 여성들의 연대라는 주제를 통하여 진정한 여성운동이 무엇인지, 소비되지 않는, 능동적인 여성의 모습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2018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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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궁전

지���이며 좋은 환경에서 자란 맥스(Max Baron: 제임스 스파이더 분)는 2년전에 사랑하는 아내 제니를 교통사고로 잃었다. 그 후 다른 여자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직 제니 생각에만 젖어 지내는 27세의 유능한 청년이다. 친구 닐(Neil: 제이슨 알렉산더 분)의 총각파티 날, 맥스는 파티가 끝난 후 술집에 들렀다가, 몇 시간 전에 햄버거 문제로 한바탕 설전을 벌였던 식당 '하얀 궁전'의 웨이트리스 노라(Nora Baker: 수잔 서랜든 분)와 우연히 다시 마주치게 된다. 노라는 아들 챨리를 술과 마약중독으로 잃고 남편과도 헤어진 채, 인생을 포기하고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43살 먹은 여자. 두 사람은 술잔을 주고 받다가 술에 취하게 된다. 노라를 집에 태워주러 갔다가 노라의 유혹에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되는 맥스. 처음에 노라를 하찮게 생각했던 맥스는 자신도 모르게 노라의 퇴폐적이면서도 묘한 매력에 끌리는 것을 발견한다. 결국 맥스는 다시 노라를 찾아가게되고, 16년이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아주 소중한 존재가 된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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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개봉 예정인 #자비에돌란 감독의 신작 . 키트 해링턴, 제시카 차스테인, 나탈리 포트만, 제이콥 트렘블레이, 수잔 서랜든 등 배우 각각의 모습을 담은 멋진 포스터는 오직 영어, 불어, 이탈리아어, 한국어로만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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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트리지] 알 파치노 , 금융사기영화 아비트리지 (Arbitrage)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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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트리지] 알 파치노 , 금융사기영화 아비트리지 (Arbitrage) 출연
명배우 알 파치노가 금융사기를 다룬영화 아비트리지 (Arbitrage) 에 출연할전망이다
다큐멘터리 <아웃사이더> 니콜라스 재러키 감독,각본의 영화로
아비트리지 (Arbitrage) 은 사기혐의로 조사를 받는 해지펀트 거물캐릭터에 대한영화로 알 파치노는 극중 그역할을맡게된다
알 파치노 외에도 <카지노 로얄> 에바 그린 , 수잔 서랜든도 출연할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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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도 연상녀 만날 때 매일 이런 에피소드의 연속이었지. 수잔 서랜든의 'the' blow job이 없었다면 제임스 스패이더는 분명 제 집으로 돌아갔을 것. 고로, 연하를 꼬시기 위해 필요한 건 뭐?
아카데미 여우주연 수상의 캐시 베이츠 1분 나오고 CAST 네 번째에 이름 올린다.
Luis Mandoki 감독, <남자가 사랑할 때>, 1994. 외에 다른 작품은 전혀 모르겠다.
수잔 서랜든, 제임스 스패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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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비트라지 (Arbitrage) 2장의 최신포스터 / 미국 금융스릴러드라마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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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비트라지 (Arbitrage) 2장의 최신포스터 / 미국 금융스릴러드라마영화
니콜라스 자레키 감독연출 미국 금융스릴러드라마영화 아비트라지 (Arbitrage) 2장의 최신포스터가공개되었다
아비트라지 (Arbitrage) 은 자신의 사기행각이 들통나기전에 딜을 성사시킬려는 펀드매니저의 이야기를 그린영화
아역배우에서 힙합가수로 전업한 드레이크가 주연을맡았으며 <더 더블> 리차드 기어가 ‘로버트 밀러’역 , <어나더 어스> 브릿 말링이 ‘브룩 밀러’역 , <스켈리그> 팀 로스이 ‘댓 마이클 브라이어’역 , <윌 스트리트:머니 네버 슬립스> 수잔 서랜든가 ‘엘렌 밀러’역 , <미드 라이 투 미> 모니카 레이먼드가 ‘레이나’역 <킬러 조> 윌리엄 프리드킨 , <소녀와 늑대들> 라에티샤 카스타가 ‘줄리에 코트’역 , <리프 오브 그래스> 조쉬 파이스 등등이 출연하며 2012년 9월14일 공개될예정이다
[예고편]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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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비트라지 (Arbitrage) 예고편 & 포스터 / 금융스릴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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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비트라지 (Arbitrage) 예고편 & 포스터 / 금융스릴러영화
니콜라스 자레키 감독연출 미국 금융스릴러영화 아비트라지 (Arbitrage) 예고편 & 포스터가공개되었다
아비트라지 (Arbitrage) 은 자신의 사기행각이 들통나기전에 딜을 성사시킬려는 펀드매니저의 이야기를 그린영화
아역배우에서 힙합가수로 전업한 드레이크가 주연을맡았으며 <더 더블> 리차드 기어 , <어나더 어스> 브릿 말링 , <스켈리그> 팀 로스 , <윌 스트리트:머니 네버 슬립스> 수잔 서랜든 , <미드 라이 투 미> 모니카 레이먼드 , <킬러 조> 윌리엄 프리드킨 , <소녀와 늑대들> 라에티샤 카스타 , <리프 오브 그래스> 조쉬 파이스 등등이 출연하며 2012년 9월14일 공개될예정이다
[예고편]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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