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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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teuryouth ·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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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눈물샘은 다 말라버렸다, <폭싹 속았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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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드라마는 나를 회당 한 번은 울렸으니 적어도 열여섯 번은 울린 셈이 된다. 눈물이 나지 않은 에피소드가 없었고, 그 안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 어찌나 눈물샘을 자극하는지 올해 쏟을 눈물을 다 쏟은 것만 같다. 부모를 향해 짜증내면서 눈물을 쏟는 금명이처럼 나는 드라마를 향해 짜증을 내면서 눈물을 쏟았다. 사람을 이렇게 하염없이 울리면 어쩌나.
아무래도 부모의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은 어렵고 슬프다. 이렇게 부모의 마음을 자세히 보여주면 차오르는 눈물을 막을 수가 없다. 그럴 나이가 되어 그런 것은 아니고, 그렇게 살아온 것이다. 금명이처럼 숱하게 짜증을 내면서 살아왔다. 금명이가 애순과 관식에게 짜증을 내면서 울 때면 덩달아 울었다. 우리 엄마도 저렇게 서글펐겠다고 생각하면서, 만사에 툴툴대는 아빠가 내 잔소리에 삐죽대며 내쉬는 한숨을 생각하면서 울었다.
저마다 다른 일을 떠올리며 운다. 누구는 동명이를 끌어안고 넋이 나간 애순이를 보며 울고, 누구는 애순에게 전복을 구워주며 엄마가 죽으면 작은 아버지한테 가라고 말하는 광례를 보며 운다. 나는 누워 있는 관식을 향해 미안하다며 엉엉 우는 금명이를 따라 엉엉 울었다. 문득 어느 날들이 스쳐서 울었다. 매일 보고 싶은 엄마가 더 보고 싶은 밤이었다.
각자의 사연을 대입하게 만든다. 모두의 마음 구석에 파편처럼 흩어진 기억을 불러 모은다. <폭싹속았수다>는 세상에 하나쯤은 존재할 이야기를 모두 모아 만든 것이다. 이미 떠나 가슴으로만 불러야 하는 부모를 떠올리며, 멀리 떨어져 가끔 전화로나 안부를 묻는 부모를 떠올리며, 같이 거실에 앉아 함께 TV를 보고 있는 부모를 바라보며 반드시 하나는 떠오르게 만드는 에피소드를 똘똘 뭉쳐 만들었다.
충섭에게 자신의 천국을 준다는 관식의 말처럼 내가 그들의 천국인지, 그들도 그들의 부모의 천국이었는지 하는 생각을 곱씹게 된다. 눈물 콧물 쏙 빼면서 나는 정말로 그랬는가, 우리 엄마 아빠는 어땠을까 내내 생각한다, 정말로 그랬고, 그러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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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yanono ·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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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우리 고양이랑 부쩍 더 친해지고 있다. 이제 만 여덟살이고 같이 지낸 지가 7년 조금 넘었는데, 우리 사이가 이렇게 더 가깝고 돈독해질 수 있다니 신기하다. 어느 집 고양이는 보호자와 나란히 누워 잠을 자기도 하고 먼저 안기기도 하고 훨씬 애교가 있다더라며 장난으로라도 노노를 타박해선 안 될 일이었다. 내가 달라지니 녀석도 달라졌다.
나의 무심함으로 아팠었던 녀석에게 앞으로는 최고의 집사가 되어주겠다 다짐한 뒤로 나름 잘 지키고 있는 것 같다. 잘 먹이고 잘 뛰어놀게 했더니 점점 근육질의 묵직한 고양이가 되어가고 있고, 까다로워진 입맛에 맞는 사료를 겨우 찾아 바꿔주었는데 그게 시중의 사료 중 꽤 비싼 편이라 오히려 뿌듯하고 좋다. 새로 사준 캣타워와 스크래쳐들은 어찌나 잘 사용하는지.. 매일 저녁 사냥놀이는 궁디팡팡과 함께 아낌없이 칭찬을 퍼부어주며 끝을 내는데, 어쩌다보니 칭찬 받는 자리가 정해져서 내 목소리가 칭찬하는 톤으로 바뀌면 노노는 곧바로 그 자리로 달려가서 궁디를 치켜든다. 귀여워서 죽을 것 같다. 저녁마다 영양제와 약을 먹이며 츄르를 주니까 약봉지만 꺼내도 달려오고, 이제는 힘들게 안 먹이고 대충 입에 넣어주면 알아서 삼키는 것도 너무 귀엽다. 그리고 욕실에서 물 마시는 걸 워낙 좋아했지만 요즘은 더욱이 아침, 저녁으로 <욕실 바닥 물 핥아 ���기>가 노노의 루틴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나는 물때가 끼지 않게 더 자주 청소를 한다. 하여튼 이제는 내가 <억지로 끌어안고 뽀뽀하면서 안 놔주기>만 안 한다면 최고의 집사라고 자신��게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또 그게 요즘 들어 그다지 억지스럽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며칠 전 내 컨디션이 저조했던 날 노노는 내 머리맡에 누워 나를 쳐다보며 고로롱거렸다. 지금보다 많이 어렸을 때 한두 번 보이고는 처음 있는 모습이어서 놀랐고, 아픈 나를 살펴봐 주는 것 같다는 생각에 감격했다. 끌어안으면 또 바로 자리를 뜰 테니까 꾹 참고 조심스레 핸드폰을 찾아서 사진 몇 장만 찍고서 한참 같이 누워있었다. 그날부터 이 녀석이 나와 붙어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나에게 더 많이 말을 건다. 뭐랄까 우리는 이제야 정말 친구가 된 것 같고 가족이 된 것 같다. 조금 슬프고 너무나도 행복하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미야옹철씨가 고양이는 인간과 같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지 않는다고 말해서 댓글에 귀여운 원성이 자자했다. 당신이 뭘 알아요! 우리 고양이는 나를 사랑한다고요! 나도 그 영상을 다 보고 무슨 말인지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왠지 상처 입은 채 같은 뉘앙스의 댓글을 썼다가 그냥 지웠었다. 근데 역시 미야옹철씨는 모르고 하는 소리다. 노노는 나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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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edohan ·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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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은 괜찮고 며칠은 괜찮지 않은 날들
어제는 주말 아침 산책을 하고 싶었지만, 가족들과 통화를 해야 해서 외출이 어려웠다. 그 덕분에 작게 열린 창문 틈으로 들려오는 이웃들의 소리를 들으며 낮잠을 잤지만.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도 가라앉은 기분이 나아지질 않았다. 몇 시간을 탁한 기분에 잠식되어 가다가, 시영의 위로에 힘을 얻어 다른 동네의 충칭면 가게를 가기로 하면서 늦은 저녁 외출을 했다.
탄산수 한 병과 얼큰한 면을 먹고나서 젤라또 가게에 가려다가 맥도날드에서 카라멜 선데이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주말, 밤 10시의 풍경이 낯설면서도 익숙하게 느껴져서 오묘한 들뜸이 일었다.
'예전의 한 시절에는 외국인 친구들과 펍에 가서 춤을 추고 놀다가 새벽에 나이트 라이더를 타고 귀가하던 때가 있었지...' 하고 회상하면서 밤거리를 걸었다.
청춘이나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시끌법적한 밤공기가 오랜만이라 반가웠다.
일요일인 오늘은 집에 머물며 가족들을 위로하고, 간단한 아점을 차려 먹었다. 그리고는 그간 미뤄오던 침대 헤드 뒤편의 먼지 청소를 했다. 어찌나 후련하던지.
지나고 나면 기억은 희미해지는데 (왜냐하면 기억력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이런저런 일을 겪는 그 순간에는 뭐가 그리도 생각은 어지럽고 마음은 무거운지.
유연하고 초연하게 사는 게...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여가도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지금에 이르러서 보아도 약간은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지만, 뭐 그렇지만...
사는 게 뭔지 도통 잘 모르겠지만 일희일비하며 살아가더라도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기를 바라면서 이 글은 훈훈하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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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philosophically ·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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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물정 몰랐던 둘 이젠 만나면 인생이야기 연애이야기 결혼이야기 하고 있다 어쩌면 이 둘은 세월 덕에 제대로 나이를 먹고 있는 중이 아닐까 싶네. 친구가 내게 그랬다. 만나는 사람이 만약에 있다면 결혼 전제 하에 만나도 괜찮다며 이제는 우리 스물 중반이라며 눈 깜박하면 스물 후반이라고 진짜 잘 생각하라면서 어찌나 두 눈을 크게 뜨고 말을 하던지. . 이 친구는 내년 10월에 시집을 가는데 진짜 세월이 뭔지 야속하다 야속해. .내가 축사 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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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2alpaca · 9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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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에캐 타고 집에 왔다. 운좋게도 업글받아 매번 웨젯 앞좌석 타고 다니다가 저 뒷자리 타니 어찌나 좁던지! ㅎㅎㅎ 사람 마음이 이렇게 간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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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자마자 레지스트리 갔다가 그 옆 엔틱가게 구경. 여긴 매번 지나다닐때마다 가게 이름 참 잘지었네, 궁금하군 - 하던 곳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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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내부가 엄청 크고 셀렉션들이 좋았다. 마치 박물관에 와 있는 것 같기도 했고. 옆에서 폰소가 취향 너무 올드한거 아니냐며 불평하는 바람에 대충 둘어보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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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연못은 가을이 한창이다. 이렇게 가을이 길고 예뻤건 적이 있었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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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e-projet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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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바다 구경을 하지 못했다. 대신에 산은 몇 군데 다녀왔는데 낮에도 선선한 바람이 부는, 여름이 다 지나간 지금에서야 그 뜨거웠던 등산을 다시 기억한다.
결혼식으로 2주간의 긴 휴가를 내고도 우리는 해외로 신혼여행을 가지 않았다. 물론 국내여행도 가지 않았는데 왜 여행을 가지 않냐라는 주변 사람들의 물음에 해외 생활을 함께 오래해서 여행은 이제 질린다 라고 변명하곤 했다. 사실은 한국에 들어와서 지금��지 남들보다 늦은 달리기를 빨리 따라잡느라 앞만보고 달려온 탓에 심리적이고도 물리적인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그 긴 휴가를 서울에서만 보내기가 아깝기도 했고 며칠 쉬었더니 다시 몸이 근질근질해서 다녀온 강원도 정선의 민둥산.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정상의 돌리네가 내 마음을 훔치기엔 충분했고 마침 수해로 멈췄던 동해선도 다시 복구되었다는 소식에 당장 그 다음날에 출발했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폭염특보가 처음 뜬 여름날이었다. 실제로 정상까지 올라가는 등산객은 우리 밖에 없었다.
제대로된 등산을 한 기억이 어렸을 적밖에 없던 나로써는 어찌나 힘든 산행이었는지 정상에 올라서도 그리고 그토록 보고싶던 정상의 돌리네를 보고서도 큰 감흥이 없었다. 오히려 하산할때 만난 계곡에 몸을 풍덩 담그던 그 순간이 어찌나 기억에 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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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jnim · 9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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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한라산 간다며 등산 연습 가자는 우리집 징징2 데리고 처음 가본 북한산. 세계에서 방문객이 제일 많다는 명성에 걸맞게 가는 길도 험난하고 등산용품점도 어찌나 많던지. 징징2는 가장 처음 들어간 곳에서 운명의 등산배낭을 만나고 촛불요정님은 인생 들깨미역국을 브런치로 먹었으니, 이제 즐거운 산행을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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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sseh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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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연습 요약 // last week's korean notes part 1 of. seve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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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음식과 체질 음식, 영양소, 건강, 자연 밥상 등 food, nutrients, health, physical (constitution?) etc
몬법과 표현 ✧ V-(으)ㄹ래야 V-(으)ㄹ 수(가) 없다 (couldn't do V even if you tried/even though you want to) ✧ 어찌나 A/V-던지 (so A/V that.../ so much that... )
말하기 표현 의견 정리하기, 종합하기: a 'template' for summarising and compiling opinions (from a debate).
bonus links: ✧ short radio clips from a show about nutrition and food from a nutritionist (mostly meant for young parents.) Clear speaking in simple language, exactly the relevant vocab and she even uses ㄹ래야 ㄹ 수 없다 in the first couple clips, so it was a perfect find :) ✧ random blog post explaining the 5 food groups and their properties. Not easy but written in nice digestible (heh) chunks. ✧ video about sasang constitutional types(??). Korean traditional medicine way to divide people up into 4 types based on both physiological and pathological characteristics. aka traditional MBTI.
will be going over each expression and vocab in the reblog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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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nproject · 11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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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나무
부모님 댁 뒷편에 원래 작은 텃밭같은 공간이 있었다.
우리집은 상가있는 주택이라 마당이 있는 건 아니었는데 딱 작은묘목 한그루 정도 공간의 미니 텃밭이 있었다.
처음에 그 공간에 대추나무가 있었는데,
어쩜 그렇게 탁 기억이 났냐면, 어릴때 그 나무에 열린 연두색 생대추를 따먹었으니까.
그러다 시간이 좀 흐르고 어쩐지 그 나무가 사라진 자리에 여러개의 봉선화가 자랐다.
잘 영근 씨앗주머니를 톡톡 터뜨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그 재미를 알 것이다.
그렇게 내가 장난으로 흩뿌린 봉선화도 몇년 뒤에 사라졌다.
그 화단은 이내 곧 사라졌다.
그런데도 또렷이 그 대추나무도, 봉선화도 기억이 나는 것은
내 어릴 때 기억에 그 나무가 꽤 강렬했던 탓이다.
대추가 달았거든, 발간 봉선화도 제법 튼실하게 크던 곳이었거든,
이제는 없지만.
-Ram
*나무
1. 말레이시아에 살아보니 내가 나무가 많은 곳에서 사는 것을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곳엔 어딜 가나 초록 초록한 나뭇잎이 우거진 나무들이 많았고, 거기에 하얀 구름들이 뭉실뭉실 떠다니는 파란 하늘까지 완벽했다. 한국에 살 땐 나무들이 딱히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말레이시아에 살다가 다시 한국에 오니 가로수, 산, 근교에 있는 나무들이 눈에 쏙쏙 들어왔다. 추운 겨울에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왔는데 아파트 앞에 나무들이 모두 가지치기가 되어 있었다. 빨리 저 나무들이 쑥쑥 커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분리수거를 하고 집에 오는 길에 아파트 앞에 나뭇잎이 무성한 나무가 되어 있는 모습을 봤다. 어찌나 눈이 즐겁던지. 또 아파트 관리사무소 뒤에는 조그마한 상록침엽수 같은 것이 이발을 동그랗게 한 채로 서있는데 그 모습도 꽤 귀엽다. 매일 분리수거하러 가면서 보는 나무 중 하나. 귀여워. 어쨌거나 나무가 없는 곳은 이제 상상할 수 없다. 나무가 없는 곳에선 살 수 없다. 나중에 내가 나무를 직접 심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2. 처음엔 나무 같아서 좋았는데 진짜 나무인 것처럼 아무것도 안 할 줄이야.
-Hee
*나무
1. 훗카이도 대학 캠퍼스는 하나의 거대한 식물원 같았다. 짙은 그늘을 캠퍼스 전체에 드리우는 키가 큰 나무들. 나는 늘 녹음이 건물과 조화롭게 자리 잡힌 거리를 걸을 때 그 도시의 기다란 역사를 느끼곤 했다. 삿포로를 여행하는 동안 아침마다 몇군데 목적지를 정해놓고 달렸는데, 나카지마 공원과 마루야마 공원을 달릴 때에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서는 마음의 뿌리를 쉽게도 내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이 도시에서라면 관광객의 신분이 아닐지라도 막연히 바라왔던 초연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겨울철 눈 여행으로 유명한 도시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삿포로에 살면서 계절이 흘러가는 모습을 천천히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2. 통창 밖으로 우거진 나무들이 가득히 보이는 사진을 우연히 보고는 부럽다는 생각을 며칠이나 했다. 그러고 나서 문득 살고 있는 숙소의 창밖을 바라봤는데 의외로 보기가 괜찮았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젖어가는 자그마한 숲이 창밖에 있었다. 북향에다 습하고 벌레 많고 같이 사는 이웃들도 매너라곤 없는 음습한 숙소이지만 마음에 드는 한구석을 비로소 찾아낸 것 같았다.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하는 일상이지만 창밖을 느긋하게 바라볼 여유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사진 한 장 덕분에 일상에 평화가 찾아온 것 같다. 이래서 싫어하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삶의 태도가 필요한 것일지도.
-Ho
*나무
나무는 땅에 뿌리를 두고 서있다. 흔들릴 때마다 나무의 뿌리를 생각한다.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단단히 서있고 싶다.
나는 아직도 작은 것에 흔들리고, 불안하다. 스스로 불안을 만들어내서 ��지 못할 때가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고민을 아직도 하게 될 줄이야. 이건 고상하고 철학적인 질문보다는 어떻게 먹고살 것인가? 하는 원초적인 질문에 가깝다.
우리는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이 있고, 그래서 돈이 필요하고 가족이 필요하고, 누구는 자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음에도 이따금씩 찾아오는 불안을 잘 다스려야겠지.
단단히 뿌리를 내린 나무처럼, 서로 도와서 숲을 이루는 나무처럼, 싱그럽고 산뜻하게 흔들리지 않고 살아가자.
-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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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hwa-kim ·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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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친구 중에 현욱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엄마하고만 둘이 같이 살았고, 가출을 자주 해서 2학년 때 우리 반에서 출석율이 가장 낮았다. 위경련이 났던 고3 겨울, 엄마차에서 뛰쳐 나와 길거리에서 배를 부여잡은 채 쭈구리고 있던 나를 모시러 나와 준 두 명 중 한 명이다. 맨발에 쓰레빠였던 게 기억난다.
현욱이가 가출에서 돌아와 학교로 복귀한 날, '이번에는 어디로 갔었냐'고 물어보니 "부산(!)에 가서 면접을 봤는데 '여긴 남자가 남자 받는 집인데 괜찮겠냐?'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냥 다시 왔지." 라신다.
대학에 들어가 보니 동네 친구들과만 있을 때보다는 확실히 여러 계층의 애들이 모여 있었다. 우리 학년 중에서는 유달리 '목동'에 사는 애들의 부심(?)이 쩔었다. 거기가 그렇게 잘 사는 동네였나. 외국에서 살다 온 엄청 부자 선배들도 있었는데 의외로 고민이 많았다. 돈이 많은 사람들도 고민이 있구나. 대학에 와서 처음 깨달았다.
대학교 1학년 여름 무렵 만난 현욱이는 중국집 배달중이셨다. 자기가 대학에도 배달을 많이 들어가는데 대학생들이 자기를 벌래 보듯 본다나. 배달에 대한 편견이 많은 시절이긴 했다. 대학 들어가서 본 것들에 대해 현욱이에게 말해 주다가 '부자 선배들도 고민이 많다'는 얘기를 했다. 그걸 들은 현욱씨, "'뭘 먹을까'로 고민하는 거랑, '먹느냐 못 먹느냐'로 고민하는 게 같냐?" 란다. 그 때엔 현욱이 말이 맞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대학원까지 겪어 보니 돈 많으신 분들도 해결 안 되는 고민이 ���찌나 많으시던지.
대학교 3학년 때쯤에는 집으로 전화가 왔는데 '5만원만 들고 OO PC방으로 와줄 수 있냐?'고 하신다. 돈도 없으면서 왜 이틀 밤이나 겜질을 하나. 그 뒤로 빚진 거 갚겠다고 다시 만난 천호동 부대찌개집에서는 호기롭게 꺼내 든 현욱이의 엄카가 지급정지. 또 내가 냈다.
그 부대찌개집이 현욱이를 직접 본 마지막이었다. 고3 겨울날 같이 나와 줬던 다른 한 친구는, 지금쯤 현욱이 건강이 많이 안 좋을 거라고 예상한다. 고등학교 때에도 신부전이 있던 현욱이. '따로 사는 아빠가 신장이식을 해 준다고 했다'는 말을 몇 번 전해 들었지만 실제로 수술을 했다는 소식은 못 들었다. 그 친구도 지금은 현욱이랑 연락을 하지는 않는다.
현욱이의 꿈은 영화감독이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저수지의 개들'을 엄청 좋아해서 나보고도 꼭 보라고 했던 게 생각나 OTT에서 몇 번 찾아서 봤었는데 끝까지 보지는 못했다. 현욱이는 영화쪽 일을 해봤을까? 어릴 때의 꿈은 대부분 생활에 묻힌다. 꿈이 생활에 잘 묻혀 있다면 나름 생활이 괜찮다는 말도 되서, 현실감 없이 계속 떠다니는 꿈보다는 오히려 낫다고 생각한다.
현욱이는 꿈을 생활에 잘 묻었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다시 보기는 어렵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고등학교 친구들과도 대부분 다 연락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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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yongchul · 7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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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바람이 어찌나 심한지 마치 태풍이 상륙한 느낌
배달 가다가 한차선씩 바람에 밀려나가는 아찔한 체험
마침 내 옆을.지나던 경찰차도 깜놀한 바람의 위력
가로수마다 풍성한 잎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번 바람에 마치 백화점 폭탄세일이나 물류창고 대방출 하듯이 잎을 떨궈낸다
우리의 영성을 갉아먹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 힘들게 만드는 나의 나된 잡스러운 것들도 저렇게 혁명적으로 내게서 떨어져 나가면 좋겠다
이런날은 그저 얼큰한 동태탕이 쵝오
바람과 추위에 시달린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맛이다
맛점 하시옵소서 ..^ ^
#광명전통시장 #광명시장 #전통시장 #추천맛집 #광명왕족발 #광명할머니왕족발 은 #광명소셜상점 #광명8경 #광명동굴 #광명시 #LocalGuides 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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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edohan ·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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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7일
어제부터 너무나 황송한 날들. 어제는 오전 9시가 조금 지나 공모전 후보에 올랐다는 연락을 받았다.
2월에 여러 일이 있기도 해서, 그럼에도 열심히 준비하고 후회 없는 상태로 제출한 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기대하고 실망하면 피곤해지니 마음을 비우고 있기도 했다.
어제부터 일요일까지 대중이 참여하는 투표가 진행된다. 투표가 시작되고, 이곳 유럽인들이 내 디자인에 투표를 해주어서 굉장히 기뻤다.
지인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투표에 참여하고, 디엠을 보내오며 내게 응원을 전해준다. 심지어 오랜 인스타그램 친구들도 투표를 해주었는데 어찌나 고맙던지.
나에게는 나이가 같거나 다른 좋은 친구들이 있고, 다른 언어를 쓰지만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도 있다. 이들과 자주 만나진 못하지만 그래도 시간을 잘 쌓아왔구나 싶다. 응원해 준 많은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꼬옥 보답할 거다.
평소보다 많은 이들과 안부를 나누고, 연락을 취하고 나니 왠지 기진맥진하기도 하지만... 고맙고 재밌는 하루였다.
이제 투표가 지나가면 최종 심사가 남아있다. 어떻게 ��려나?
여러가지로 의미 있는 디자인이고 도전이었다. 그렇지만 처음 접한 분야이기도 해서 욕심이 하나도 없었는데... 1등이 하고 싶다. 열과 성을 다한 디자인이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면 기쁠 것 같다.
학창시절 이후로 토익이나 한능검 시험을 제외하고, 평가가 이루어지는 일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후보가 되었다고 연락을 받았을 때, 또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을 때 유럽인들이 내 디자인을 선택한 걸 보고는 기쁨의 눈물이 살짝 나기도 했다.
조용히 살아야지 하면서 일을 만들고는 개복치 중의 개복치 모드지만... 기쁘다.
오늘 저녁, 시영은 내게 아이덴티티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가 함께 한 시간동안 내가 처음으로 대명사가 아닌 자신을 말하며 활동같은 걸 했다고 그랬다. 그렇구나 싶었다.
나를 여실히 드러내거나 무언가를 명확히 표현하는 게 늘 어려웠는데, 뚜렷한 날들이 어색하지만 싫지 않다.
벅차고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감정과 기쁨과 고마움이 공존하는 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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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wayfromme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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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손을 처음 잡았을 때 영화 보려 가려고 철길을 건널 때였잖아 당신 손을 잡았는데 손에 땀이 흥건해서 어찌나 부끄럽던지 그런데 다시 당신 손을 잡았네 그때와 장소가 다를 뿐이지 다른시간 다른 나이에 하지만 땀이 베인 손은 똑같아" 판에 바늘 올릴 때 감흥 너무 좋다 그건그렇고 겨울 너무 싫다 /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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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twice-content · 9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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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_PIECE:
감별사 재밌게 보고 계신가용? 칭구 지효가 나와서 어찌나 편하던지~ 이번 주 한이도 많이 보러와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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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ghterj · 10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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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굽이가 지날 때면 그래도 한 자락은 남기게 되는 줄글.
살다살다 신장이 다 아파본다. 거기에 그런 것이 있는줄도 모르고 살다가 처음으로 느껴본 감각이 찌르는 듯한 통증. 역시 있을 때 잘해, 그러니까 잘해 의 근본인 내장기관답게 있는 힘껏 자기 존재감을 과시해준다.
광복절엔 아점 잘먹고 소파에 앉았다가 갑자기 너무 춥길래 한여름에 이불을 둘둘 감고 잠이 들었다. 꿈인 줄만 알았던 끔찍한 오한과 두통이 꺠고보니 실화였다. 점점 더 추워지는 것 같아 35도에 바람막이를 챙겨입고 다섯시 반에 아무 동네 의원에 찾아갔는데 초진접수를 하며 재어보니 열이 39도였다. 바깥온도와 4도밖에 차이 나지 않는 체온이 사람을 이렇게 괴롭히는구나, 참 보잘것 없는 면역이다 싶으면서도 너무 괴로워 우선 모르겠고 제일 강한 항생제 처방과 근육주사를 청했다. 의원에선 해줄 것이 없으나 우측하복부와 등 뒤 통증이 맹장과 신장질환의 소견이 보인다며 더 큰 병원에 제출 할 진료의뢰서를 써주었는데, 공휴일 그 시간에 갈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아 우선 견뎌보기로 했다. 피부과나 감기 진료 환자들이 대부분이던 의원은 이마트 내부에 있어서 저녁거리를 대강 사서 갈까 하고 들어갔는데 시식으로 주는 진라면 한 입을 얻어먹고 저녁으로 라면먹자 하니 종우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넌 라면을 먹으면 뭐든 낫는구나 했다. 틀린말은 아닌데 머리를 쓰다듬는 행위가 나를 아래로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들척지근하길래 마트를 걸으며 좀 툴툴대고 카트로 발 뒷꿈치를 몇 번 일부러 공격했다.
다음 날 오전엔 꼭 처리해야 할 것들이 많아 우선 출근했더니 지연언니가 아주산뜻한 걱정을 내비치며 힘들면 병가도 고려해보라고 이야기해주셨다. 말씀만이라도 감사했으나 이번주에 추석 프로모션 오픈..이라고 하니까 웃으며 대무자를 언급하시는 것이 나의 대무는 설명하다보면 내가 돌아와야 하는 시점임을 설명하기 어려워 나도 마주보고 웃었다. 오후에 간 병원에선 별 소득이 없었으나 신우신염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소견서와 초음파 CD 한 장을 건네주었다. 친절한데 자기 검진 결과에 자신이 없고 전원조치에 화내는 환자들에 대한 겁이 많아보이는 의사선생님이었다.
다음 날 들른 신장내과에선 항생제를 복용 한 것 치고도 혈뇨와 염증수치가 높으나, 우선 '아직 젊으니' 복용약으로 염증을 잠재워보자고 한 의사선생님의 말씀이 있으셨다. 그러나 그 뜻과 달리 젊은 나의 몸은 아침점심저녁 먹는 항생제에 속절없이 컨디션을 정복당하는 중. "광복절에 처방받은 3일치 약은 오늘로 끝나야 하는데 많이 남았네요?" 로 시작한 선생님 말씀은 "약을 아/점/저 처방해줬는데 아침저녁만 먹는다거나, 증상이 호전된 것 같다고 임의로 단약한다거나 하는 것은 염증이 약을 이길 수 있는 필승기법을 알려주는 거예요~^^ 우리는 그걸 내성이라고 하죠?" 하고 친절한 긴 문장을 이어갔으나 '약 주는대로 똑바로 먹어라 입원하기 싫으면' 이라는 단호한 함의가 똑똑히 느껴져 고개를 숙이고 예.. 하고 대답했다. 역시 부드럽다고 강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고열이 한 번 더 찾아오면 입원해서 링거로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는 수 밖에 없다고 하길래 주사만은 싫다 는 마음으로 나오자마자 점심을 먹고 신종우와 개싸움을 하면서도 약을 챙겨 입에 넣고 물을 삼켰다. 그래 나는 결심하면 하는 사람이었지, 작은 효능감을 얻었는데 얻어도 되는 대목이었는진 잘 모르겠다.
맹장일까봐 공휴일에도 여는 병원을 소개해줬던 친구와 신우신염 입원선배인 친구의 조언, 면역력약화로 고생중인 친구가 추천해준 영양제 3종 쿠팡구매 등 많은 조력자들 덕분에 무사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수상소감 같은 감사를 전해보며 태어나서 가장 성실히 항생제를 삼키는 하루하루. 그 좋아하던 술 생각이 안난다...는 거짓말이고 그냥 먹으면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참는다 라는 철없는 마음으로 밍밍한 식사를 성실하게 해나간다.
회사엔 1주일 재택을 청해 ���가 받았고, 목요일쯤 컨디션이 계속 난조를 보이면 병가를 제출해볼까 싶은 마음이 든다. 회사는 나 없이도 잘 돌아가는 것 아는데, 내가 돌아갔을 때 내 자리가 아직 공고할까? 아냐 이런 질문보다는 아까일곱명이 모여 하는 회의에서 나만 팀즈로 초대받았더니 내가 하는 말만 딜레이 걸려 씹히는게 찜찜하다. 이거 나중에 잘못 된 방향으로 나에게 우르르 쏟아지면 어떡하지. 미리 예방해주지 못한 사람이 되는 건 싫다.
고양이는 하루종일 집에 머무는 인간이 좋은지 침대 발치에 계속 머문다. 냐-아 꺄--아 깨앵! 양양양 어찌나 다양하게도 우는지 저 말들이 모두 어떤 다른 의미를 가진 것인지 많이 궁금해 하는 하루하루다. 양파 감자를 담아두려고 산 단단한 라탄바구니에 호기심을 보이길래 타월을 깔아두었더니 종일 바구니에 동그랗게 담겨 잠을 잔다. 바구니를 들어 침대 발치에 가져다 두었더니 바구니 속에서 둥글게 몸을 말고 자다, 바구니에서 침대로 두어발짜국 걸어나와 선풍기를 쐬며 길게 뻗어자다, 번갈아가며 좋을대로 잠을 잔다. 저 고양이 한마리의 평온이 요즘 나의 가장 큰 기쁨이다. 자식을 위해선 심장이라도 내어준다던 옛 이야기 좀 잔인하다고 생각했는데, 신장이 일부 훼손되니까 고양이가 좋아하는 일이 생겼다고 생각하니 뭐 내가 회복 잘 하면 되는거지 지금은 정말 좋군 하는 마음이 든다.
정말 뻘없는 병상일기네. 너무 덥고 입맛은 없어서 지금 나에게 여윈 느낌이 나야 할 것만 같은데 몸피는 너무 매끈하고 건강한 구릿빛에 통통한 볼륨감을 잃지않아서 뭐랄까 보기엔 멀쩡한데 품질이 나쁜 식재료가 이런 느낌일까 싶다. 더 견딜 수 있는 체구로 줏대로 마음으로, 여기에 일기를 적을 생각 같은건 나지도 않는 하루하루를 더 보내고싶다. 지난 일기를 읽는 일은 재미있지만, 적은 날 중 단 하루도 재미만 있었던 날은 아니었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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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kbang · 11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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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가장 맛있는 호텔부페를 손꼽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힐튼 레이크사이드다. 7월 내 다이어트 결심은 이 날부터 무너지기 시작한 것 같다. 🤣 특히 일식류와 한식류, 양식류가 맛있다. 중식류는 소오오올직히 크게 끌리지는 않았고. 어찌나 맛있었던지 몇접시를 먹었는지 기억도 안난다. 다이어트 할 땐 부페를 가면 안되는데 하하… 여기��� 가족행사 때 식사하러 오기에도 정말 좋다.
[📍레이크사이드 | 경북 경주시 신평동 370 힐튼호텔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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