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으로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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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gus-j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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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독서감상 11월 part 1)플랫폼이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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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난 딱딱한 내용의 책을 싫어하는 편이다. ‘4차 기술의 혁명’, ‘암호 화폐의 미래’ 등 기술에 대한 소개나 전망 분석 같은 내용을 보면 머리가 아프고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진도가 안 나간다. 이런 책 한 번 읽으려먼 제대로 각 잡고 5시간 이상 봐야 겨우 읽을 지경이다. 그리고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방송 관련 학과를 나왔고, 이 책을 샀을 때, 하필 MBC PD 입사 지원을 했을 때라 읽어보고 필기 시험을 준비해야지라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었을 때가 11월 9일, 이미 MBC 시험에서 떨어진 후에 다 읽은 책이 되버렸다. 그만큼 힘들게 읽은 책이었다. 그래도 그만큼 이야기할 것들이 많은 책이니 만큼 한 편으로 힘들게 읽은 보람이 있었다.
 이 책은 제목에서 이미 주제가 나와있다. ‘플랫폼이 콘텐츠다.’ 즉, 앞으로 플랫폼 중심으로 콘텐츠 업계가 중심이 된다는 것을 계속 강조한다. 그리고 이 책의 원제인 ‘streaming, sharing, stealing’은 각각  책의 한 챕터를 나타내고 있다. 스트리밍 기술의 발달, 콘텐츠의 공유, 불법 다운로드의 증가가 콘텐츠 산업을 변화시키고, 이로 인해 유튜브, 넷플릭스, 아마존 등의 플랫폼 업체 등이 강력한 불법 복제 방지 기술, 합리적인 가격으로 콘텐츠를 공유하는 정책,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스트리밍 환경 제공을 통해 시장을 이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과거, 현재, 미래로 구분할 수 있다. 과거는 기존 콘텐츠 제작 업체가 살아남은 방법을 소개하고, 현재는 기술 혁명이 이끈 변화를, 마지막으로 미래는 앞으로 콘텐츠 제작 업계가 살아남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먼저 과거편에서는 콘텐츠 제작 업체가 어떻게 살아 남았는가를 보여줬다. 기존 콘텐츠 업계는 규모의 경제와 똑같은 생태계였다. 유통과 마케팅 채널의 독점과 돈과 기술의 독점을 통해 기존 대형 콘텐츠 제작사가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에 큰 영향력을 미쳤는지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줬다. 거기에 책임자들의 직감을 통해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투자하는 형태를 보여줌으로써, 결국 개인의 감각과 의도에 따라 콘텐츠 제작이 결정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가 과거에는 성공의 원인이었다는 점도 보여줬다.
 그러나 이러한 과거의 성공 법칙은 기술 혁명에 의해 무너지는데, 이런 모습을 현재편에서 보여준다. 인터넷의 발달, 스마트폰의 보급을 통해 콘텐츠 제작 시장에 있어서 크게 변화가 일어났다. 그리고 거기서 애플의 아이튠즈, 넷플릭스, 아마존 등 OTT(Over The Top Service, 인터넷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 업체의 성장하고, 결국 기존 대형 콘텐츠 제작 업체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미국 대형 방송사인 NBC와 애플 아이튠즈와의 대립을 통해 플랫폼 업체의 성장과 승리를 여과없이 보여줬다. NBC가 애플 아이튠즈에 자사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는 견제구를 던졌는데, 그 결과는 불법 복제물의 증가로 인한 매출 급감, 플랫폼 업체는 그에 비해 큰 피해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결국 NBC는 아이튠즈에 콘텐츠 공급을 재개함으로써 콘텐츠 시장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게되었다.
 이런 플랫폼 업체가 성장하고 업계 탑으로 성장하는 큰 이유가 바로 방대한 고객 데이터와 이를 분석하여 철저하게 개인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콘텐츠 소비자는 자기가 원하는 콘텐츠를 편리하게 찾을 수 있고, 거기에 더해 앞으로 고객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예측 및 분석하고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거기에 구글 유튜브의 성장을 통해 소비자가 곧 생산자가 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로 인해, 기존 대형 콘텐츠 제작 업체들이 가지고 있던 유통과 마케팅 채널이 모든 사람들이 쓸 수 있고, 돈에서 자유로워지고, 기술 역시 보편화되서 규모의 경제로 인한 독점 구조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미래편에서는 앞으로 콘텐츠 제작 업체가 살아남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바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 아는 것과 고객의 관심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고객이 필요하는 것을 알기 ���해선 방대한 고객에 대한 데이터와 이를 분석 및 활용할 줄 아는 인재들의 발굴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고객의 관심을 제어하는 기술은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즉, 새로운 플랫폼 개발을 통해 고객에 대한 각각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해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걸 보여줬다. 그리고 이런 모습이 과거의 성공 원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현재 방송 업계의 모습과 변화의 모습을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특히 TV 시장의 축소와 스마트폰 시장의 확장으로 방송 업계의 위기를 여실히 알 게 되었다, 그 예로 책에서 마지막에 2014년 지상파의 유튜브 콘텐츠 공급 중단 사건을 언급했다. SMR(스마트미디어랩)을 통해 지상파 방송국들은 유튜브에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고, 네이버TV나 카카오 TV팟에 공급하는 정책을 펼쳐서 성공적이라고 이 책에서는 평가했다.(사실 네이버나 카카오가 공급자 위주의 계약 - 9:1 수준으로 콘텐츠 제작 업체에게 유리하게 계약하는 것도 중요 원인이긴 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예상 못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유튜브의 성장세가 더 커지고 TV 시장이 그 이상으로 무너지는 점이었다. 특히 JTBC의 경우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와썹맨, 워크맨 등 스튜디오 룰루랄라라는 자회사를 통해 각각 300만명의 구독자를 얻는 대형 효과를 얻었다.)기존 지상파 방송국이 막대한 피해를 얻게 되었다. 결국 기존 지상파 방송국 역시 다시 유튜브를 활용하게 되었다. 정확히는 과거 콘텐츠의 재활용이긴 하나 이로 인해 효과가 공급 중단 직후의 모습보다 더 커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거기에 넷플릭스라는 거대 OTT 업체가 콘텐츠 제작까지 하게 되고 시장을 이끌게 되면서, 국내 방송국들도 새로운 OTT 설립에 공조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기존 지상파 방송국들의 OTT 서비스였던 pooq이 SKT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옥수수와 합병하여 웨이브라는 OTT 서비스를 만들어 넷플릭스와 경쟁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거기에 CJ ENM과 jTBC가 통합 OTT서비스를 만든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이제 플랫폼의 중요성을 모든 방송국에서도 깨닫게 된다는 점을 여실없이 보여주었다. 만약 본인이 콘텐츠 제작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한 번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이 책을 통해 앞으로 미디어 시장의 전망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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