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다섯번째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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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임”
*반짝임
반짝반짝했던 내가 사랑했던 날들아.
나는 요즈음 담아��기에 애매한 하루를 지내고있다.
매일이 고달프고 턱끝까지 즐거웠던 큰 산같은 날들은 지나버렸나보다.
고되고 무난하게 넘겨가는 언덕배기 날들뿐이라서 해가 뜨고 지는 줄도 모르고 지낸다.
내가 사랑했던 날들, 반짝였던 나. 내가 너를 많이 아꼈었단다.
너는 너무 어여쁘고 품은 빛이 영롱해서 지금도 가장 빛나는 너로 기억된단다.
내가 사랑했던 날들아, 가장 반짝였던 나의 시간들아.
돌아올 수 없는 가여운 나의 부분들.
-Ram
*반짝임
1. 사라지는 것들 영원히 반짝일 것이라고 여기던 것을 예전에 서랍 속에 넣어 두었다. 시간이 흐르고 다시 서랍을 열어보니, 반짝임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았다. 가죽만 남았다. 빛을 잃은 거죽만이 남아있었다. 아- 그 반짝이던 것들은 모두 어디로 간 걸까. 분명 서랍 속에 고이 모셔두었는데. 혹여나 잃어버릴까봐, 반짝임을 오래보면 더 닳을까봐, 분명 서랍 속에 고이 모셔두었는데.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낯섦이 또다시 마음에 와닿았고, 몸서리치며 다시금 마음을 잡는다.
2. 꿈 나 순간 잊을 뻔했어. 내가 예전에 무슨 마음을 가지고 살았는지. 너무 차갑고 따가워서, 너무 따뜻하고 포근해서, 내가 너무 불안하고, 내가 많이 흔들렸어서, 나 순간 잊을 뻔했어. 다시 마음 한 켠에 잘 새겨두어야지.
3. 0 행복하기에도 부족한 시간들.
-Hee
*반짝임
“이거 수치가 너무 높게 나왔네요. 사실 지금 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해야할 정도에요. 어떻게.. 바로 약을 지어드릴까요?”
건강검진결과 2차검사가 필요하여 추가검사를 하고는 듣게된 대답이었다.
“네? 아..아뇨. 우선 생각을 먼저 정리해야겠습니다.”
서른즈음에 벌써 고혈압이라니, 잘은 모르지만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자 말똥말똥하던 긴장상태가 ‘탁’ 하고는 풀려버렸다. 매번 반짝이던 눈빛은 이내 수심가득한 멍한 눈빛으로 변해버렸고, 그 틈을타고 오만가지 꾀병들이 고개를 들고 일어섰다.
찜질방에서 하루벌이를 하며 시작한 꿈이었다. 고시원과 원룸을 거쳐 커리어도 주변환경도 이제야 자리를 잡아가던 시점이었다. 고혈압뿐만 아니라 그 외의 수치들도 들쭉날쭉한 것이 나에게 달려있는 잔병들이 한두개가 아님을 암시했다. 신체 멀쩡하고 운동도 열심히 했던 그는 마음 한켠으로 억울한 마음도 들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도 세상이 자꾸만 채찍질을 하는 것 같아 야속한 기분도 들었다.
열심히 사는데도 더 열심히 살아야한다는 사실의 무게가 참 무거웠다. 피하려고 발버둥쳐도 피할 수 없는 그늘이 고새를 못참고 또 들이닥친것일까? 내가 무엇을 잘못이라도 하고 있은 것일까? 이 고난들을 다 견뎌내고나면 더 깊은 반짝임으로 반짝이게 될 수 있을까?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 애꿎은 연말 풍경들만 얄궂다. 연말트리들의 반짝임이 유독 뭉클하다.
-Cheol
*반짝임
겨울의 찬란함이 봄의 포근함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겠지만 길바닥을 뒹구는 버려진 고양이에게는 다가올 봄이 없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다른 우리가 서로를 빛나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쉽게 믿을 수 없는 이유 역시 사랑은 너무나 애처롭고 쉽게 사그라들기 때문이고. 미지근한 사랑, 지지부진한 사랑, 눈 쌓인 거리를 미끄러지는 홈리스의 한숨 같은 사랑, 갈 곳이 없으니 단 한 번도 빛난 적 없다는 말이 저리고 또 슬프다.
봄은 언제 오고 우리는 몇 번의 계절을 같이 셀 수 있을까. 빛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늘 처음이라…
-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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