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젖은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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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yup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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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와 스탈린 유럽 역사상 최악의 지도자 두명이 12년 동안 번갈아가며 지금의 우크라이나-폴란드-벨로루시 일대에서 계획적이고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학살을 벌였고, 그 직접적인 피해자만 1,400만명이다. 
우리는 왜, 무슨 이유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그런 일이 가능했는지를 이해해내야 한다. 만일 단지 그들을 인간이기를 포기한 괴물이나 악마로 상정해버리는 건, 쉽고 편한 대답일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유대인, 그리고 폴란드인과 우크라이나인을 열등한 민족으로 대하였던 것과 똑같은 구조의 사고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구조가 똑같다면, 역사는 반복되기 마련이다. 지금의 팔레스타인에서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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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yup ·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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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비호감 대선이 역대급 접전으로 끝났고, 이번에는 출구조사가 역대급 정확도를 보였다. 인터넷에서는 결과를 가지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설왕설래가 있지만, 패배의 이유를 외부에서 찾아봤자 그건 아무런 의미도 없다. 결국은 스스로가 모자라서(그것도 상대가 정치경력이라고는 전무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굉장히 모자라서) 진 거다.
티머시 스나이더가 쓴 <피에젖은땅>의 결론 부분에 보면, 저자는 나치와 쏘련이, 그러니까 제국주의자들이 어떻게 그런 살육을 저지를 수 있었는지에 대해 우리는 최선을 다해 이해해야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 이 책을 쓴 것이라고 강변한다. 왜냐하면, 상대방과 나와 같은 인간임을 상정해야만 비로소 같은 실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니까. 바꿔말하면,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포기하고, 상대방을 단지 악(惡)으로 규정해버리면, 우리는 결국 어째서 그런 비극이 발생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저버리는 것이고, 그렇다면 또 다른 순간, 또 다른 장소에서 우리가 주인공이 되어서 그러한 비극이 또다시 반복될 확률이 높아질 테니까. 그리고 그건 방지할 수 있었던 비극이라는 점에서 우리가 한 때 악으로 취급해서 이해를 포기했던 과거의 악행보다 질적으로 더 악한 행위일 수밖에 없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물론 언제나 불충분하고 불완전할 수 밖에 없지만, 현 상황에 대한 이성적인 이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단지 상대방을 악으로 취급해버리는 편하고 게으른 사고방식은 우리 스스로가 우리 역시 상대방과 같은 악으로 규정지워지게 만드는 악한 사고방식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리고 당연히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선과악의 대결이라는 이분법적인 세계가 아닌 모든 것이 얽히고 섥혀있는, 서로를 꼭 껴안은 채 서로를 향해 미친듯이 악다구니를 쓰고 있는 고차원의 시궁창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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