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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책을 사러 갔다 평소 울고 싶어도 눈물이 잘 안나오는 내가 툭 치기만해도 터질 것만 같은 기분이 되어서 차라리 반가웠다 나의 천사들을 만난다는 기분으로 하루하루 살아가자 불안에 떨며 잠이 드는 가련한 영혼들 때론 기꺼이 비웃음을 살 용기도 필요하다 스스로를 포기하진 않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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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보지 못할까봐 무서워하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내가 정말 보고 싶어하는지 아닌지도 모르겠는 기분이 들었다 짧은 세월을 살아왔지만 삶은 항상 무언가를 가져가면 다른 하나를 돌려주었는데 오늘은, 이번주는, 어제는 난 모든 것을 다 잃은 것 같단 기분이 들었다 오랜만에 성당이 가고 싶단 생각을 했고 이년 만에 미사를 보러 다녀왔다 좀 바보 같이 나사하나 풀린 것처럼 서울 곳곳을 돌아다닌 하���였다 을지로 4가역을 향해 걷다가 다시 뒤를 돌아 충무로역에 가고, 명동역에서 내릴 지, 용산역을 가야할 지 삼각지역에 내릴지 아무 판단이 서지 않아 우왕좌왕했다. 상수역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고난 뒤에도 아리송해서 벤치에 앉아 두 눈을 감기까지 해야했다 이리카페에 가서 일기를 쓰면서도 지난 일주일의 내 모습들이 떠올라 웃음이 나고 또 긴장이 되었다 사실 모든 것들은 지나고 나면 그 무엇도 아니다 나는 그걸 알면서도 그러지 않기를 바랐다 왜냐하면 인간은 의미를 먹고 사는 동물이고 그런 착각으로 점철된 순간들이 존재하지 않으면 무의미한 하루 속에서 쉽게 타락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왜 걱정하냐는 가사의 성가를 따라 부를 때는 조금 주저 앉고 싶은 기분이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나는 알고 있다 나의 모든 감각과 기분과 생각과 느낌이 가리키고 있는 곳을.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서 아마 책을 읽거나 호흡하는데 시간을 좀 보내야할 것 같다 내년의 나는 웃고 있을까? 내 자신이 희미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은 사실 할머니가 되어서도 그대로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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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잠에 들었다가 새벽에 또 눈이 떠지고 말았다 씻고 방을 돌아다니다보니 어느덧 해가 떠버렸고 그 기분이 조금 울적해져서 이 곳을 찾아왔다 눈 뜨자마자 그립다는 생각이 들어서 또 깊은 수렁으로 몸이 잠기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 나는 이렇게 조용한 새벽을 곱씹고 있지만 상대의 시간은 여전히 왁자지껄한 하루 중이라고 생각하면 어딘가 모르게 안심이 된다 나는 무섭다는 이유로 straighten up 하지 않는 대화가 지루하다 그리고 어쩌면 내가 그런 대화를 하고 있을까봐 가끔 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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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는 새벽 한시에 집에서 나와 동네를 배회하였다. 우산 들고 나오기도 귀찮아서 비맞으며 빈손으로 걸었는데, 보슬비가 점점 굵어져서 중간에 보이는 편의점에 들어가 우산을 샀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지금 그 우산 잃어버림. 하하. 아무튼 하루종일 커피를 안마셔서 그런지 카페인이 몹시 고달팠고, 생각할 것은 많은데 집에 있으면 자꾸 늘어지는 것 같아 걸을 겸 나온거였는데. 엄마가 마침 전화와서 그 시간에 나갔다고 또 잔소리를 했다. 근데 이제 이런 잔소리 소중해. 서른살의 권예림은 새벽에 커피사러 나갔다고 엄마에게 잔소리를 들었지만, 서른살의 정혜영씨는 세 아이의 어머니였다는 것. 나 이렇게 애처럼 살아도 되는걸까. 편의점에서 감자 샐러드랑 죽을 샀다. 편의점 음식을 안 먹은지 엄청 오래된 것 같은데, 오랜만에 먹으니 옛날 생각나고 좋았다. 주로 공부할 게 많을 때 많이 먹었으니까. 딥커피에 도착했더니 마감시간이 십분밖에 안남았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고, 아쉬운 마음으로 십분이라도 앉아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털고 싶은 뭉치들이 많으면 시끄러워서 잠을 못잘 지경까지 되므로.. 원래는 10분만 쓰고 다시 집에 돌아가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10분 가지고는 부족하겠단 생각이 들어 24시간 하는 카페를 찾아갔다. 이럴거면 애초에 여기를 올걸. 조용한 홍대거리가 낯설었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적막한 거리를 혼자 걸어가는 기분이 딱히 나쁘지 않았다. 조용한 홍대거리는 나에게 자꾸 몇년 전 시간을 상기시켜주는 경향이 있다. 나에겐 웃음이 나는 시간들인데 상대에게도 그럴지. 언제 이렇게 옛날이 되어버린걸까. 24시간 카페에서 나는 책도 읽고 일기도 쓰고.. 노이로제에 걸려버린 머리 속의 목소리를 좀 잠재우고.. 관찰자로 지내다가 또 감정에 휩쓸리고.. 를 몇번 반복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엄청난 고요와 엄청난 불안이 동시에 찾아오는 이상한 기분을 느껴본 적 있는지 ? 상철이가 알려준 노래를 들으면서 왔다. 특히 밀레나의 letter와 nariaki obukuro & 5lack의 Gaia에 심취해서. 반복학습만이 해답이란 사회적 신념 아래 자라온 나는 이 나이쯤 되면 산다는 것에 대해 실마리 같은 것을 쥐고 있을 줄 알았는데, 어찌된게 하루하루를 더 살면 살아볼수록 당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또렷해지기는 커녕 모호한 기분만 가득하다. 이 알수없음에 기뻐하는 날들과 좌절하는 날들 사이에 있다는 것은 내게 생기란 것이 남아있음을 말해주는 것일까? 겪고 있는 그 순간이 너무 완벽해서 뒤돌자마자 그리워할 것 같단 기분을 느꼈을 때. 잠깐만, 단 3초만이라도 시간을 멈춰서 그 얼음 속에서 순간을 만끽하고 싶단 동요가 온 몸을 지배할 때. 이번 여름은 대체로 얼음과 눈물 사이의 어딘가에서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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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자마자 피곤에 쓰러져 곯아 떨어지는 날이 많아졌다. 이렇게 잘 준비를 미처 하지 못하고 잠이 들게 되면 꼭 두세시간 뒤척이다 결국 잠에서 깨버리게 되는데, 문제는 이렇게 잠에서 한번 깨고 나면 다시 잠자리에 드는 것이 꽤나 어려운 일이 된다는 것이다. 예전엔 고요한 새벽이 두려워 음악을 은은하게 켜놓거나 촛불이 타닥거리는 소리에 긴장을 풀고는 했는데 요즘은 그냥 새벽 공기를 뚫고 들려오는 멀찍한 소음 같은게 좋다. 나는 잠에 들려고 자세를 바꿔보았다가 이번엔 베개를 바꿔보았다가 그러다 잠옷을 바꿔보았다가, 결국엔 포기하고 이방 저방을 들락날락하며 무료함을 달래줄 무언가를 찾아 떠난다. 심심한 입 속을 달래줄 주전부리를 챙겨 티비 앞으로 가보고 왓챠와 넷플릭스, 유튜브를 전전하며 재밌다던 드라마를 찾아다닌다. 그치만 다 재미없고 맛없어. 오분씩 보다가 돌려버린 프로그램이 세 편 정도 되자 포기하고 티비를 꺼버린다. 무료해. 팩을 좀 해볼까. 책을 읽을까. 다들 이럴까. 하루종일 나를 괴롭히던 생각들이 새벽만 되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고 나는 해방감을 만끽하며 내일이 오지 않기를 잠시 바래보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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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밀물에 휩쓸렸다가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깊게 각인되는 말처럼 그 한 마디가 예고없이 툭툭 치고 올라오면 나는 더듬더듬 짚어가며 까마득한 그 시절에 잠시 머물다 온다 좋은 시절이었어 나에겐 여전히 그런 시절 앞으로도 그런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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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도 자기 전에 세수하고 양치하라는 우리 아빠입니다 이제는 독립이 디폴트가 되어버린 지금, 이유 없이 가족이 그립고 엄마가 아빠가 보고싶은 기분이 뭔지 미약하게나마 알겠다 내가 몇 년전에 알았더라면 조금 더 사려깊은 사람이 될 수 있었을까 아빠가 행복해해서 너무 좋아 더 좋은 딸 되어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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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히히 서른 살의 생일
올해는 유독 축하를 정말 많이 받았는데 내가 더 잘해야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줘서 참 좋았다 출근하자마자 책상 위에 올려진 예쁜 포장과 잠깐 불러내서 건네주고 가는 마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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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이 맑다는 얘기를 들었다. 눈빛에 대해서 신경쓰고 살아본 적도 없고 평소에 나의 혹은 타인의 눈빛이 어떠한지 알아차릴 정도로 관찰력이 뛰어난 편도 아닌데 그 말을 들은 날 집에 돌아와 유심히 거울로 두 눈을 요리조리 살펴보았었지. 눈빛을 얘기한 사람은 이 사람이 처음은 아니었고. 지난 날의 사랑이라 불렀던 사람도 내 눈빛을 언급한 적 있었다. 어쩌면 난 그렇게 말해주었던 상대의 말에 의지하고 싶었나. 나도 모르는 내 모습을 봐줄 수 있는 사람이란 착각에 빠져 조금은 기대고 싶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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