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alphamarie12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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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31
두시간 전의 세상과는 전혀 달라진 새벽이에요 소음의 양은 계속 계속 증가해서 머리를 어지럽힌다 물류는 움직인다 공원은 눈으로 뒤덮였고 그네를 타고 싶었지만 역시 눈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나는 대신 한줌의 눈을 긁어모아 입에 넣었죠 하얀 카펫에 드러눕고 싶었지만 사람 발자국이 워낙 온곳에 찍혀있어 말이죠 나보다 깨끗한 곳을 발견한다면 어디든지 누워 잠잘 수 있을텐데 세상엔 과연 그런 곳이 있기나 한 것인가 금방 만들어진 눈밭도 갓 세탁한 이불도 나에 비하면 너무나 불결해 살갗이 닿는 것을 참을 수가 없어. 수면바지 차림의 나는 다리 앞을 서성인다 물이 흐르는데요 며칠 전까진 꽁꽁 얼어있던 강이 녹았나보다 줄줄줄줄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 막 풍덩 뛰어들어가고 싶어진다 일년 전 시체가 둥둥 뜬 채 발견되었다는 강이니 하나쯤 늘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그나저나 어제만도 칼바람에 오들오들 떨며 이대로 영영 여름이 안오는 것인가 하였는데 시간이 지나고 있긴 하구나 강을 내려다보는 데에 골몰한 나는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 중 하나가 등뒤에서 칼을 찔러도 눈치 못 챌 것 같다.. 지나가는 사람을 하나 하나 의심의 눈초리로 째려보고 나서도 나는 안심이 안 된다 한바탕 동네를 요란한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휩쓸고 간다 경찰차가 지나간 세상은 예전의 세상과는 전혀 다르다 역시 사람은 믿을 수 없다 차라리 신을 믿지. 아무도 믿을 수가 없고 내 인생은 자꾸 자꾸 곤란해진다.. 신님 제발 제 새벽을 음소거해주세요 기댈 데 없는 사람이 감당하기엔 너무 힘겨운 시간들이잖아요 이런 걸 몇십 년이나 더 견뎌야 된다니 끔찍해요 그냥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즐거운 보통 사람들처럼 살게 해주세요
작년 하반기에는 술을 마실 일이 좀처럼 없었지 텅 빈 새벽을 줄곧 잠으로 떼우는 것도 난 못해서 그 시간을 영화와 가끔 무는 담배로 대신했어 프렌치블랙을 처음 피운 날엔 목구멍에 손을 집어넣어 토해냈고 오늘도 술에 취해 담배를 샀는 모양인데 정말 이제 다시는 안 피우려고 너무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리잖아 옆을 스쳐지나간 아저씨가 풍기는 담배 냄새에도 속이 뒤집어진다 그런데 작년엔 그런 거라도 없으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어 하루 종일 얘기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건 엄청나게 견디기 힘든 일이야 정신은 조금씩 아작났고 무기력에 빠져 며칠을 수업도 빠지고 아무것도 안하면서 반쯤 자며 보낸 적도 있다 엄마한텐 나가서 사는 게 훨씬 편한 척 했는데 집만큼 좋은 곳이 없던 걸 지금 난 집에 있어 내키지 않는 대화라도 말 걸어줄 시시콜콜한 얘기나 막 던질 수 있는 존재가 정말 정말 귀한거야 혼자 산다는 건 어마무시한 결심이 없으면 엄청 힘든 일이야 난 사람을 많이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사람이 무서워서 혼자 있는 사람이지만 감당할 수 없이 허한 새벽을 누구랑 함께 보낼 수 있다면 더이상 사는 게 무섭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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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marie12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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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marie12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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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muth crystals aren’t exactly true minerals, but they show some of the symmetry properties and are really easy to grow. You can buy kits to be able to do this. Do not use a good pot or tongs - you aren’t likely to get them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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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marie12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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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y Mar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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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marie12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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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
꽐라 돼서 자다가 새벽에 일어났다. 속이 울렁거리는 게 기분 나빠서 술도 깰 겸 아이스크림(토마토마)을 사러 나갔다. 일정도 없는 날 아침 일찍 어딘가 나가는 건 오랜만이었다. 사실 보충수업 있는데 도저히 못 가겠어서 자체 휴강을 한다... 이온 음료라고 생각하고 샀는데 캔 따고 보니 탄산 음료였던 마운틴 듀를 마시면서 집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하늘이 예뻤고 해가 아주 크고 빨갰다. 나는 공원에서 그네도 탔다. 그러다가 목련이 곳곳에 하늘 가득 핀 것도 봤다. 목련을 항상 좋아했는데, 감상하다가 저것도 곧 지겠지 생각하곤 스스로 놀랐다. 요즘엔 예쁜 것을 봐도 아름다움도 한때고 금방 가버릴 거란 생각이 먼저 든다. 좋아하는 사람을 봐도 그렇다. 좀 병들었나 싶다. 마음 편하게 예뻐하는 게 좋은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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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marie12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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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is the boy with big dreams? Lion heart don't count when the body is w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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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marie12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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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Welcome to the International Transgender day of Visibility (just a few hours early) guys, gals & non-binary pals! You’re a big deal, let your voice be heard & your face be seen! (or something like that) You guys are great, and I’m proud of each and every one of you for having the strength to be who you are - whatever that is, even if you’re the only one who knows it, or even if you don’t know what “it” is yet. No matter what, you’re beautiful people ❤️❤️ Stay tuned for a special TDOV comic at 9:00 AM (EST) & some pictures of my face later as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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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marie12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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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4
난 특별한 경험을 하면 어떻게든 기록을 해서 남겨놓고자 하는데, 어제 새벽은 통째로 촬영해 영상으로 만들어놓고 싶었다. 특별한 날이었고, 특별한 사람에게 넌 평범하다는 말을 들은 날이었다. 또 나는 아주 지독한 경험을 해도 글로 남겨놓으려 한다. 며칠 전엔 엄마와 싸운 후 (혹은 일방적으로 혼난 후) 티스토리를 켜서 분노와 원망이 덕지 덕지 묻어있는 일기를 두 문단 째 쓰고 있었는데, 엄마가 다시 내 방에 들어오는 바람에 끝맺을 타이밍을 놓쳤다. 임시저장을 깜박한 글은 다시 들어가보니 날아가버렸더라.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우울해서 쓴 글은 두고두고 봐도 힘들다. 이 계정에 올리는 것들도 두 부류 중 하나이다. 과해지지 않게 노력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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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marie12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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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라이트
영화가 시작하기 전 배고픈 느낌이 들었다. 가방에 콘시리얼바가 있었다. 평소엔 안 쓰는 안경을 쓰고 영화를 봤다. 화면은 출렁였다. 시리얼바를 씹는데 턱을 더 움직이기 싫어졌고 머리가 아팠고 컨디션이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싸구려 안경테가 자꾸 콧대를 짓눌렀다.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이 나서 안경을 썼다 벗었다 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씨앗처럼 곳곳에 심어졌던 사람들이 하나 둘 일어섰다. 나도 일어섰다. 바깥 바람은 들어올 때보다 더 차가웠다. 역까지 걸어오는 길거리엔 포장마차가 많았기 때문에 괜히 뭔가 먹고 싶어졌다. 그래서 조그만 과자를 하나 샀는데 나는 또 머리가 아프고 뭔가 먹으면 구역질이 날 것 같다. 그냥 쉬고 싶다. 집에 도착하면 바로 잠들고 싶다. 난 빨리 집에 돌아가잔 생각 뿐이어서 영화관에서 팜플렛을 가져오는 것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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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marie12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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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너무 좋아하는 노랜데 앨범커버가 구릴 때의 소소한 슬픔... 차라리 내가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거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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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marie12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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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그애를 우연히 마주쳤다. 우리는 지나치면서 어어! 서로를 알아보면서 인사 한마디 웃음 조금을 흘리면서 어어 하고 갈길을 갔는데. 그때 이후 두번 다시 못 볼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그앤 가까이에 있었다. 난 실망했다. 졸업으로 인해 영영 못보게 된 사이라고 말하면 난 최소한 내 안의 걔의 이미지와 내 감정과 우리가 나눴던 대화 같은 걸 영화처럼 간직할 수 있었다. teenage dream 이었던 C는 내 이십대에 있어서는 안되었다. 난 이렇게나 드라마퀸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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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marie12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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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15
���학은 재미있을 줄 알았다 사실 다들 재미 없는데 고등학생 때 고생한게 아까워서 대학 생활 즐겁다고 포장하고 있는 건 아닌가? 개강 2주차 난 아침 점심을 대체로 굶고 편의점 샌드위치와 데자와를 젤 많이 먹고 지하철이 끊길까봐 11시 전에 무조건 빠져나오고 공강에는 도서관에서 시간을 때운다 벌써 지겹다. 지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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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marie12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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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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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marie12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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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marie12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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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isa Becciara - Milan Fashion Week / Spring Summer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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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marie12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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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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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marie12 · 8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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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먹고 놀고 잘 뿐인 하루하루. 한가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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