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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ifly0203-blog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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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직업군은 나와 정말 맞지 않는다. 그 직업군 특유의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이 거슬리고 싫다.
며칠 전 만났던 그 사람은 나를 앞에두고 시시콜콜한 카톡이나 했다. 그러더니 돈 얘기를 할 때만 눈 반짝.
같은 날 만났던 사람은 근사한 한강뷰 안주로 싸구려 와인이나 연거푸 꺼냈다. 아저씨 철은 선택적으로 안 들은거죠?
어제 만났던 사람은 친절한 웃음을 띠고는 자기는 사람 말 귓등으로도 안 듣는댔다. 나는 그럼 누구랑 대화하고 있는 거니!
그럼에도 나는 꾸역 그들 앞에서 웃고 떠들고 착한 척. 그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보다 어쩌면 역겨운 건 그들과 소통하는 나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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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ifly0203-blog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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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 되야겠다는 사소한 다짐마저 사라진 지금.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개의치 않고, 때로는 일부러 남의 눈에 거슬리게 행동한다. 하루하루 사는 게 고달프기 때문에 언젠가부터 그렇게 되었다.
“너는 직설적이고 표현해야 하는 사람이잖아.” 며칠 전 헤어진 남자친구는 내게 말했다. 자기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 서로 맞춰나가자고 했다. 그 말을 듣고도 울컥 화가났다. 내가 정말 그런 사람인지, 그렇다면 언제부터 왜 그렇게 되었는지 스스로를 진단하기도 전에 나는 그에게 감정을 배설해냈다. 나는 어른이라서 사람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너무나 잘 안다. 그렇게 또 한 번의 연애가 끝났다.
끝나고 나서는 죄책감이 따랐다. 왜 굳이 모진 말을 쏟아냈을까. 미안함. 그가 정말 나에게 못해준 게 많았나. 침체. 그가 나한테 사랑한다 했던 건 진짜였을까. 의심. 나는 왜 어른이지만 어른의 연애를 할 수 없는가. 자괴감. 친구는 결혼한다네. 상대적 박탈감. 그와 드라이브를 하면서 나눴던 대화가 그립다. 아쉬움. 모든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며칠이 힘들었다.
일주일 가까이 지났고, 어찌 되었던 난 하루하루가 고달픈 어른이다. 나의 할 일이 있고 견디며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그런 다짐을 아주 작게나마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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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ifly0203-blo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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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빠가 그냥 마냥 좋아. 그때 나는 “마냥”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낭만적인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는 그 마냥이라는 단어가 공포스러웠거나 싫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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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ifly0203-blo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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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만함.
두번째 보는 남자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 아끼는 것이 이 도시에 하나도 없는 거에요. 아, 나는 정말 미련 없이 다 버리고 갈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나는 이렇게나 냉소적인 사람이에요 ‘하고 계속 이야기했고, 그는 구역질나게도 잘 들어주었다.
낮 두 시에 회에 소주을 앞에 두고 나는 참 구질구질했다. 때마침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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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ifly0203-blo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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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다섯 개를 채 접기 전에 나는 두 명의 남자들에게 왜 나를 사랑해주지 않냐고 따졌다. 나는 누구에게든지 사랑 받을 준비가 되어있었고, 그 누구도 나를 사랑해줄 생각이 없었다. 이 시절, 나는 외로워서 자주 울었고 자주 꿈을 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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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ifly0203-blo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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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댓가를 치루지 않고 사랑 받는 일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나를 열렬히 사랑해주었고, 나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올해에는 나를(또는 나의 몸을) 좋아는 한다지만 사랑할 생각이 없는 많은 남자들을 만났다. 나는 사랑을 갈구 했지만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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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ifly0203-blo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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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 선생님은 ‘무기력’은 아무 것도 안 하는 상태가 아닌 자신의 현실에 안주한 상태라고 이야기했다. 안정적인 것만 찾는 요즘의 나는 정확히 무기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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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ifly0203-blo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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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오지 않을 연락을 기다리는 게 얼마나 슬픈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는 쉽게 반��던 걸까, 아니면 쉽게 환상을 만들어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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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ifly0203-blo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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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편한 것들을 불편해 하지 않는 집단. 그 집단에 억지로 남고자 내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의심하게 되는 과정이 무섭다. 그간 느꼈던 감정과 경험들이 내게는 너무나도 벅찬 것이었다. 그 벅찬 감정과 피해들이 오롯이 내 몫이 되어야 한다는 게 폭력적이다.
2. 무게감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
3. 정말 힘들었던 날에 아무 말 없이 안아주던 이가 떠났다. 멜로 영화처럼 태풍으로 비행기가 연착 되었고 한 번의 밤이 더 생겼다. 그 밤에 나눈 이야기는 가장 솔직한 것이었다. 그럼 우리 다시는 못 볼 수도 있는 거야? 라고 물었고 아마도 라고 돌아온 대답이 서운해서 계속 눈물이 났다. 미루고 미루다 결국 가지 못한 바다가 계속해서 맘에 걸릴 것 같다.
4. 우울해하는 나에게 아빠는 내가 먹지도 않는 무화과를 가져다줬다. 가깝지만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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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ifly0203-blo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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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의 전화가 잦아지고 있다. “26살의 여름이 이럴 줄은 몰랐어.” 요즘 나를 가장 슬프게 하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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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ifly0203-blo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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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오빠와의 대화가 좋았다. 깊이있는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니지만 가벼운 농담이 오고가는 그 분위기가 좋았다. 헤어지기 아쉬웠고, 이런 느낌은 오랜만이었다. 한강도 갔다. 한강에서 손을 잡거나 기대고 싶었지만 그러기는 겁났다. 우리는 오래 볼 수 있을까. 오래도록 가벼운 농담을 나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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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ifly0203-blo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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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를 알게되었다. 나는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 말할 수 없는 그런 모호한 관계를 싫어한다. 묻고싶었지만 물을 수도 없었다. 그냥 입 안에 삼겹살을 우물우물 씹거나 기분 나쁜 표정을 짓는 게 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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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ifly0203-blo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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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의 관계는 그렇게 끝났다. 마지막에 했던 욕 한 마디는 아직까지도 짜릿하다. 과연 무슨 생각이었을까 싶지만 영영 모르기로 한다. 그를 만나는 동안 나는 글을 쓰지 않았다. 그저 술을 많이 마셨고, 그 결과 피부염을 얻었다. 그 피부염이 다 낫는 데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어쩌면 그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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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ifly0203-blo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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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끝났어야 할 관계는 끝났어야 한다. 최근들어 우리는 많이 싸웠다. 저녁으로 먹고 싶은 게 달라서, 친구 모임에 불러서, 자꾸 전화해서, 멍청하게 굴어서, 질투나게 해서. 아무 말 없이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어서,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 지 너무나도 잘 알아서, 또는 인간의 욕구 때문에 그 낡고 오래된 관계를 여기까지 끌어온 거다. 그것들은 쉽게 부식되거나 더욱 때만 탄다. 이제는 정말 그만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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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ifly0203-blo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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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이토록 고약한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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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ifly0203-blo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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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는 좀처럼 예상할 수 없는 거야? 홍대 길거리를 걷다가 남자친구가 나한테 말했다. 도무지 내가 어떻게 나올지 예상할 수가 없다고. 그래서 내가 싫어? 하니까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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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ifly0203-blo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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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에 취해있었다. 많은 사람들 사��에서 너를 찾고 있을 때, 너는 담배를 피면서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었다. 나는 그 순간에 매혹되었고, 그 뒤로 너를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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