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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 nightcity
헬멧을씌워주는 다정한나라
길거리에서잠을자고카드를치고밥을먹고술마시는 공항빼고다관대한 길거리나라
오토바이도없는데 고양이귀 하이바갖고싶게하는나라
어딜 가도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는 나라
삼주를배탈나게해도 매일파인애플주스 마실수있는 우리나라 삼분의일의 나라
차마시기전에 물을주고 마음껏담배피울수있는
날몰라도내게잘해주고날좋아해주는 그런이상한사람들이있는나라
난 서울이 너무 싫었어
나도 보드를 잘 타고 싶었어
손을 잡고 뛰던 연인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진다 웃으면서 왼쪽엔 스케이트보드 오른쪽엔 bmx 있는 주유소 같은 공터에서 파란 불도 아닌데 그렇게 팽팽 뛴다
인도에서
나는 반쯤 잠을 자면서 해먹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때 아니 해안가를 달리는 지프 안에서 난 할리우드를 들었는데 왜 여기가 발리우드 같았는지 사막은 하나도 재미 없는데 멀리 가는 인영들은 끊임없이 끊임없이 낙타처럼
안녕 나이트시티 안녕 아라사카 여기선 내가 가짜이지 않을 수 있었고 나는 이방인으로서 환영 받았지 하릴없이 길을 헤매도 갈곳 없어 걷고 걸어도 여긴 이천원이면 몇 시간 동안 앉아서 스무디 마시면서 담배 피울 수 있다
난 바다에서 죽으려 했는데 난 바다에서 물을 마시면서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그때 죽었어야 했을까 난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면 난 난 보드를 타고 싶으니까 그게 나의 꿈이니까
불이 켜지면 일제히 경주를 자신의 도착지까지 하는 달리기 시합
제발 공항이 보이지 않기를 그럼 이 나이트시티를 떠나야 하니까 정말로
한 번만 더 다리를 내리고 오토바이 타고 싶다
이곳은 내게는 너무 다정했던 나라 그 온도를 가져가고 싶어요
익숙해진 어색한 것들 까무잡잡한 손과 목덜미 초록색 헬멧을 넘겨주는 다정에 취약한 나를 약하게 만든 자꾸 쑥스럽게 하는
아까까지는 바이크를 탈 때 이 노래가 시작했는데 이제 안녕 바이바이 그랩바이커
나는베트남말도 영어도잘못해서 자꾸만웃었다
바보같은내가 계속계속바보가되어도 다정하고친절한 돈을돌려주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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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잘 때 귀가 작아진대 딱딱해진대 그럼 내 귀는 엄청나게 클 거야 아주 아주 커서 날개가 될 거야 근데 한쪽 밖에 없을 거야 나는 날아가지도 꿈을 꾸지도 못할 거야
그래도 괜찮아 잠 못 자도 그래서 귀가 커져도 괜찮아 나한테는 아무것도 아닌걸 매번 찾아오는 연례행사 같은걸 나 보고 이상하다고 해도 나 보고 정신병자라고 해도 나는 이해해 나도 내가 그런 거 같애 그렇다고 니들이 나쁘지 않은 건 아니야 근데 구글에 쳐봐도 내 귀가 커지는 이유는 안 나와 이상해 분명 꿈을 꿨는데 현실엔 찾을 수 없어 나는 잘 수 없어 망상해
그 말이 저주 같아서 나는 새벽에 잠을 못 자나봐 그날은 크리스마스였는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망가지고 그건 전부 내 탓이야 천국에 간다면 하나님이 용서하실 거라 믿어 내 귀가 작아졌으면 좋겠어 얼굴에 붙어있었음 좋겠어 거대마시멜로야 작아져 작아져 벨이 울리면 선물상자가 배달 와 귀가 정갈히 담겨져 있다는 걸 난 이미 알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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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학교에 가도 너희가 자취방에 돌아가도 이학년의 여름방학이 끝나고 학기가 시작되어도 나는 여전히 여기에 있겠지만 옆동네 호프집에서 맥주를 따르고 있겠지만 어쩌면 멈춰 있겠지만
이런 삶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 삼십도를 웃도는 공기 안에서 그런 팔월 끝에 서서 삶을 미래를 생각했어 내가 미래를 그리게 돼 도로 밑에서 그런 하늘을 봤어 비유가 아니라 정말 정말로 파란 하늘과 구름과 길을 봤어 스니커즈를 신고 걸었어 긴 흰 양말도 신었어
왜 왜 왜 그래도 나는 행복해 요즘 나는 말이야 하늘을 보고 걸어 땅바닥에 고개 처박는 게 아니라 하늘을 보고 걸어 뛰어 노래를 흥얼거리고 소리지르고 걸음을 맞춰 그러다가 땅에 처박아도 팔 다리 무릎 다 깨먹어도 그래도 안 슬퍼 날 보고 안 울어
그래서 나는 볼륨 팔십 맞추고 아 에어팟은 육십오 맞추고 뛰어 사실 안 뛰어 신호 바뀌면 흰 색 횡단보도 밟고 길을 건너 도로 밑에선 빙글빙글 돌아 하천 옆에선 터널로 건너 뛰는 상상을 해 빨간 잠자리를 보고 뛰어 웃어 또 뛰어 또 웃어 행복해 이상해 내가 행복해
그 날 빛을 봤어 건물 사이 빛을 따라서 팔을 벌리고 중심을 잡고 걸었어 마냥 걸었어 골목에 들어가 골목을 갔어 공원을 갔어 공터에 갔어
티셔츠가 다 젖어도 햇빛에 눈 아파서 구름을 다 못 봐도 행복해 친구 차 얻어타고 담배를 뻑뻑 피우고 새벽 고속도로에서 땅 처박고 뒹굴어 알바가 끝나면 스푼 들고 아이스크림통 꺼내 행복해 행복해 행복해 왜 왜 나는 행복해 몰라도 나는 행복해 왜 왜 몰라도 알 수 있을 거 같아
좋아해 이어폰 낀 채로 하천에서 빙글빙글 도는 날들을 취한 채로 공터를 길고양이처럼 나도는 일들을 그러면 나는 행복해져 쟁취 없이 너무 쉽게도 행복을 갖게 돼 이건 기적이 분명해 내가 꿈을 꾸는 게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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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집만한 티셔츠를 입고 무릎을 다 가리는 반바지를 입고 긴 양말을 신고 귀가 찢어지게 노래를 틀면서 술에 취한 것처럼 아무렇게나 걸으면 이 지루한 단어들이 몇 년 전 봤던 여름이 다시 재생돼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여름 휴가를 갈 생각에 신이 나 가방 주머니에서 멘토스 꺼내 씹고 나는 역시 여름을 사랑하니까 이 여름이 나를 자유롭고 무한하게 해 오른쪽 볼로만 씹어대도 불안하지 않아 콘 아이스크림을 한 입씩 나눠 먹고 늘 걷던 길을 걸어 주유소를 지나 나는 뛰고 싶은 기분이 들어 나는 무서울 게 없는 기분이 들어 어디에도 돌아가지 않을 거야 뒤돌아보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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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너를 다시 만나는 꿈을 꿨다 그 꿈 속에서 우리는 행복했고 자유로웠고 마음껏 뛰어다녔으며 같은 말을 하고 별을 따다 웃었다 우리의 말은 모두 우리의 것이었으며 사전을 넘기며 단어를 나누어 가졌지 너는 나에게 꽃으로 팔찌를 만들어주었고 나는 검고 푸른 강가에서 너의 은하수를 보았지 우리가 영원을 보았다 다 자라지 않은 턱을 가지고 뼈���가 멈춘 팔목을 대고 약속했지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도 우리는 우리라고 확신했지 나는 어렸고 두려운 것이 많았지만 너는 어렸고 어른이 되고 싶다 했다 그때 열여덟의 여름에 우주가 역방향으로 돌아가던 때를 기다리고 있었지 너는 나의 영원한 행복이고 또 작은 낱말들이라고 그렇게 계절은 꿈에서 재생되고 있었다 천국에는 기억이 영원히 반복된대 그러면 나는 기꺼이 내 몫의 생을 내어놓고 호수 안으로 뛰어든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나를 죽이지 말아야지 주차장에서 담뱃불을 지지던 때 나는 죽음의 비눗방울에 숨이 막혔다 열여덟의 나는 까맣게 모를 잘못과 오해와 증오가 피안화로 피어나고 있었지 팔목이 다 자라기 전으로 돌아가 칼자국을 지우고 다시 눈을 감고 사랑을 하고 술에 취해 선을 넘고 나의 강가로 돌아와 영원한 술래잡기와 불꽃놀이를 해야지 잊었던 꿈이 떠올랐다 나는 이제 신을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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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오늘도 화를 내고 펑펑 울었다 엄마는 시간이 가는 게 무섭다고 그랬다 시간은 흐르는데 우리는 그대로라서 무섭다 그랬다 나는 아직도 중학생처럼 소리를 지르다 울다 지쳐 잠드니까 엘리베이터를 박차고 나가 새벽 세 시가 되어 현관에 들어섰지만 엄마는 거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 미안해 아빠 미안해 내 친구들 모두 미안해 내가 이렇게 부족해서 나는 하나도 자라지 않아서 미운 아이 그대로라서 미안해 내가 다 문제지만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았어 그래도 내가 다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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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내가 불행을 전시한대. 그런데 그런 말은 조금 곤란해. 나는 그냥 내 삶을 썼을 뿐인데 나 보고 불행 전시한다 하면, 너거들이 불행한 나를 보고 싶었나보지. 나 행복한 글두 가끔 쓰는데 왜. 원래 타인은 자신의 거울이래. 왜. 나는 진짜 행복했어. 공원 속을 널뛰면서 너에게서 도망치지 않는 건 동화같은 일인 걸까 소리 질렀어. 발도 세차게 굴렀는데. 뭉게구름 피어나듯 담배연기 퍼지듯 부풀어오르는 우울한 희망을 아니. 몽롱하고 매캐하게 말갛게 헛되게 투명해지는 비눗방울을 아느냐는 말이야.
사실 불행 전시 맞어. 근데 써낼 게 우울하고 따분한 내 하루 밖에 없는데 어떡해. 호주머니에 손 넣어도 빈 속 뒤적여도 팔만한 게 이거 뿐인데. 나는 모토도 비전도 결심도 없는 사회낙오자란 말이야. 그래도 예쁘게 차려 입으면 내가 꽤 괜찮은 사람 같아. 집 들어와 화장 지우면서 주저 앉아 울어. 불안해서 안정제를 삼키고 지칠 때까지 울었어. 진부한데 있지. 가슴이 공허해서 찢어질 거 같애. 내가 어디에도 없는 거 같고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어 나는 어디에 있을까 내가 곧 사라질 거 같아 누가 내 이름을 좀 불러줘 경민아 잘 자 하면서 손에 약을 쥐어줘
자꾸만 우울한 행복이 커져 처음 나를 다치게 했던 마음이 날마다 부풀어올라 내가 나를 죽일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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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다면 꼭 행복해야지 통통한 고양이로 태어나서 맛있는 거 먹고 봄볕 쬐며 산책도 해야지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야지 밖에 나가서 많이 놀아야지 꼭 꿈도 있었으면 좋겠다 학교도 잘 다녀야지 사랑을 미워하지 말아야지 말도 많이 해야지 예술도 하지 않을래 자는 척 같은 것도 안 해야지 굿즈 같은 거 안 사야지 밤에는 망상 하지 않고 자야지 평범한 옷을 사야지 나로 태어나지 말아야지 그때는 그냥 다를 것 없이 태어나서 모두가 날 이해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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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없는 부재중 전화를 뒤로 하고 낯선 침대에서 잠이 깼다. 어젯밤 무작정 버스 타고 시내로 나와 모텔방을 잡았더랬다. 남자친구가 왔고 모자 푹 눌러쓴 나를 안고 머리 쓰다듬었다. 아침까지 있어준다 했다. 나는 착각이라 하더라도 바보가 되고 싶었다. 남자친구가 가고 난 새벽엔 비를 맞고 편의점에 가 컵라면을 사서 영화 봤다. 서경티비 무료영화칸에서 볼만한 건 이미 한 번 봤던 롤리타. 뒷좌석에서 발길질 하는 돌로레스가 다시 보고 싶었으니 나쁘지 않은 선택지였다. 수치와 감상과 절망으로 가득한 이상성욕자의 사랑에 구구절절히 공감하고, 몰려오는 졸음에 일회용 칫솔 까서 얼른 이 닦았다. 성민이와 희망을 이야기 했다. 그러고 난 뒤 베개 밑에서 한참을 울다 잤던 거 같다. 체크아웃이 한 시간 정도 남았나. 두 개 남은 치즈쿠키와 모텔 냉장고에 있던 사과주스 캔으로 아침을 먹었다. 침대에 누워 담배 피우다가 프론트 전화 울리면 보조배터리 담배 초콜릿 주머니에 쑤셔넣고 모자를 눈썹뼈까지 눌러쓴 채 모텔방을 나왔다. 걸어서 시내에 갔다. 코인노래방에 가서 가진 지폐 절반으로 노래 불렀다. 경찰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는 내가 감정을 추스르는 법을 알아야 한다 했다. 아빠는 경찰관에게 전화를 바꿨고 나는 성인이 하룻밤 안 들어간 걸로 신고가 되냐 했다. 길거리에서 울면서 소리 질렀다. 그래서 어쩌라고. 내 방 뒤지고 내 사진 들고 경찰서 찾��가서 그러고 있는데 나 보고 어쩌라고. 왜. 진짜 어떡하라고. 집에 가면 숨을 못 쉬겠는데 나 숨 참으라고. 죽으라고.
진부한 말이지만 하늘이 맑았다. 뭉게구름 흘러가는 하늘색 하늘이 나에게 죽으라 했다. 느리게 스쳐 지나가는 자동차 옆으로 황색불 켜진 횡단보도를 건넜다. 이제 사람들의 눈에 내가 어떻게 비칠지 걱정되지 않았다. 노래 하나 없이 천천히 걸었다. 다리 위에서는 하늘에 대고 욕을 지껄였다. 죽어 죽어 좆까 죽어 행선지 없는 저주가 흩어진다. 덤덤했다. 이상하리만치 아무렇지도 않았다. 하루종일 걸었다. 알바 전까지 어디서 시간 때우지 집 나가 어디서 지내지 생각하면서 스크롤 죽죽 내렸다. 몰랐는데 하루가 개 길다. 내일은 종점에서 종점까지 버스 타야지. 모레는 벤치에 누워서 낮잠 자야지. 빈 속에 담배 뻑뻑 피워대도 말짱했다. 노래 부르고 남은 이천원으로 양말을 샀다. 식은 햄버거 데워 먹었다. 가방 없어 모조리 구겨넣은 자켓 주머니에서 담배 꺼냈다.
찬란한 죽음이 선연하게 물들고 있었다. 반사된 빛에 노랗게 물든 들판이 섬찟하게 아름다워서 파란 하늘 밑에 나무가 단단히 서 있어서 어제 새벽 내린 소나기에 도로에서 젖은 비 냄새가 나서 생동하는 나뭇잎이 바람에 산들거려서 나는 죽음을 실감했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나선 놀이터를 뺑뺑 돌았다. 벤치에 누워 눈을 붙였다가 그네를 타고 미끄럼틀 위에 올라갔다. 심심해서 킥보드 탔다. 모자 위에 헬멧 쓰고 발을 쾅쾅 내리치고 앉았다가 춤을 췄다가 뛰었다가 했다. 차 없는 도로 위를 아무렇게나 달렸다. 운동기구를 하나씩 다 해봤다가 흔들의자에 앉아 노래 불렀다. 시간이 잘 안 갔다. 뛰어다니며 ���을 췄다. 공사현장 잔해를 발로 실컷 걷어찼다. 빙글뱅글 돌았다. 그러다가 지쳐서 흔들의자에 누웠다. 잠 오는데 추워서 잘 수는 없었다. 담배 뻑뻑 피우기 지루해서 뒤져본 주머니 속에는 요구르트 하나가 있었다. 목 축이고 쓰레기는 길바닥에 던졌다. 유쾌하고 즐겁고 행복했다.
아침에 일어나 수건으로 몸을 닦다 말고 주저 앉았고 머리를 말리다 울었고 밥솥에 현미밥이 들어 있어 울었다. 칼로 팔을 긋다가 양말 신었다. 오늘은 가방도 챙겨 나왔다. 의사는 나에게 자책이 심하다 했고 대학병원 의뢰서를 써주었다. 조울증이라고 그랬다. 짧은 거리를 빠른 속도로 왕복했다. 밤이 되면 아무렇지 않았다. 자켓 지퍼 턱까지 올리고 미끄럼틀 안에 가방 베고 누웠다. 내가 우울해서 싫대. 왜 사람들은 우울한 사람 불쌍해 하면서 싫어해. 성민이는 그게 멀리서 주는 값싼 동정이라 그랬다. 다들 너무해. 다 엿 먹어. 내가 싫대. 곧장 에어팟을 끼고 노래 크게 틀며 뛰어 다녔다. 그네를 탔다가 높은 곳에 올라가 팔 벌려 중심을 잡았고 미끄럼틀을 탔다가 다시 뛰었다. 우울한 사람은 곁에 두기 싫대. 정 떨어진대. 먹은 것도 없는데 체했다. 다 엿 먹어 진짜 제발 엿 엿 엿 엿 엿 먹어 아무렇지도 않은데 힘 없다. 오늘은 어제보다 추웠다.
아침부터 들려오는 목소리와 세탁기 소리에 도망치듯 집을 뛰쳐나왔다. 집 앞 놀이터의 아이들을 피해 다른 놀이터에 갔다. 담배 한 대 피우니 사람 소리가 들렸다. 갈 곳 없어 집으로 돌아왔다. 아르바이트 마치고 그네 탔다. 재밌었는데 힘 없어서 곧장 관뒀다. 백팩 멘 채 그네 타니 어린 아이가 된 기분이 들었다. 그네를 타니 어지럽고 속 안 좋았다. 미끄럼틀에 들어갔다. 힘 없구 잠 온다. 엄마가 나 보고 이겨내재. 밥 먹고 힘내재. 엄마가 내가 잘못한 거래. 오빠가 밥 좀 먹을 수 있는 거래. 엄마도 사정이 있었대. 의사는 나 보고 자책이 심하대. 근데 우리 가족도 다 사정이 있대 어떡해.
빈 속에 술 먹고 다 토했다. 치마 입고 길바닥에 주저 앉아 하수구 부여잡고 토했다. 세 시에 자서 일곱 시에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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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린 것을 먹지 못하는 당신 손을 잡고 시장을 세 바퀴나 돌다보면 살 만해지는 삶을 견디지 못하는 내 습관이나 황도를 백도라고 말하는 당신의 착각도 조금 누그러들었다
우리는 매번 끝을 보고서야 서로의 편을 들어주었고 끝물 과일들은 가난을 위로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입술부터 팔꿈치까지 과즙을 뚝뚝 흘리며 물복숭아를 먹는 당신, 나는 그 축농(蓄膿) 같은 장면을 넘기면서 우리가 같이 보낸 절기들을 줄줄 외워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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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하나 들여보내는 창(窓)이면 좋았다 우리는, 같이 살아야 같이 죽을 수도 있다는 간단한 사실을 잘 알고 있던 시절에 만났다 네가 피우다만 담배는 달고 방에 불 들어오기 시작하면 긴 다리를 베고 누워 국 멸치처럼 끓다가 '사람이 새와 함께 사는 법은 새장에 새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마당에 풀과 나무를 키우는 일이었다' 정도의 글귀를 생각해 너의 무릎에 밀어 넣어두고 잠드는 날도 많았다 이불을 개지도 않고 미안한 표정으로 마주 앉아 지난 꿈 얘기를 하던 어느 아침에는 옥상에 널어놓은 흰 빨래들이 밤새 별빛을 먹어 노랗게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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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유한하고 우주는 무한해 풀잎ᄋ��ᆫ 파랗고 구름은 하얘 하루는 반복돼 의미는 정의되고 소멸해 매 초마다 단어와 사랑이 사라져 맨 처음 구름의 이름을 정한 사람은 누구일까 단어는 사랑의 이름일 거야 우리는 죽음을 경험하고 또 다시 망각해 지구는 둥글고 플라스틱은 딱딱해 하지만 사실 지구가 납작하다면 내 세상은 멸망할 거야 누구는 지구가 평평하대 그래서 공룡이 떨어져 죽었대 플라스틱이 녹으면 어떡해 딱딱하지 않으면 그러면 나는 어떻게 살아? 그러면 아주 오랫동안 눈을 감았다 뜨자 우리는 허구에 살아 우리는 밤이면 만나 새벽으로 가 너는 내 거짓말을 믿어주니까 너는 나무에 올라가 자두를 따다 주니까 우리는 들판에 누워 구름을 볼 거야 밤이 되면 별을 셀 거야 그러면 괜찮아져 나는 사랑 없이 모험할 수 있어 자유로울 거야 우리는 아주 단단해질 거야 영원할 수 없어도 영원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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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굴레와 이치의 속박에서 벗어나고 싶어 자유롭고 싶어 아무 이유 없이 행동하고 이상하게 걷고 싶어 마음대로 뛰고 싶어 내가 나를 가장 사랑하길 바라 요즘 나는 땅이 아니라 하늘을 보고 걸으니까 말야 나는 자유로울 거야 아무에게도 이해 받지 않을 거야 강둑에 누워 구름이나 실컷 볼 거야 헤드셋을 끼고 노래 부를 거야 옷가지 널브러진 방에서 만화를 보고 낮잠을 잘 거야 자전거를 타고 모르는 동네에 갈 거야 하루종일 하늘을 볼 수 있는 곳도 찾고야 말 거야 덧없는 것만이 영원하다는 걸 알아 모든 건 태어나고 소멸할 것을 알아 물질은 진정 소유할 수 없음을 알아 그래도 나는 해가 뜨면 구름을 보기 위해 옷을 챙겨 입을 거야 모자를 눌러 쓰고 널브러진 티셔츠에 머리를 꿸 거야 자유롭게 사랑하고 평온하게 하룰 살고 무한하게 꿈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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