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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중에는 최혁의 차출로 끌려온 나씨르와 그의 클랜원들도 있었다.

“나씨르 님! 나씨르 님! 얘기가 달라요! 최혁이 우릴 사지로 내몰지는 않을 거라면서요! 근데 이건……. 봐요! 맙소사! 저거 크쎄로! 전에 본 상급 전사가 맞죠? 죽었어요!”

기회의 군주 나씨르는 최혁이 원한다면 언제든 싸우겠다고 약속했었다. 단, 광전사처럼 싸울 수는 없다는 단서를 달고. 하지만 이 싸움은…… 그의 예상을 한참 벗어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는 달라붙는 부하의 머리채를 잡아채며 말했다.

“징징대지 마! 싸워! 두 눈 부릅뜨고 싸워! 다른 건 살고 난 다음에 생각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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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여기에…… 내가 왜 여기에…… 어째서 왜 여기에…….] 이런 처절한 전쟁을 겪어 본 적 없는 전사들은 잠깐 정신이 들 때마다 현재를 부정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일 뿐. 머지않아 다시 전장에 삼켜진다.

최혁이 이번에 차출한 부대는 몇몇을 제외하면 전부 소위 잘나간다는 소리를 듣는 부대들이었다.

행성 방어를 조건으로 두둑한 이득을 챙기던 크쎄로처럼 편법을 통해 부와 기득권을 축적해 가던 부대도 있었고 회오리불이나 흑설처럼 강력한 부족, 가문에서 태어나 항상 이기는 싸움만을 하며 명성과 카르마를 쌓은 신예들도 있었다. 어찌되었든 대개는, 누가 죽을 지 알 수 없는 이런 처절한 난전을 치러 본 적이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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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그런 온전한 감정이 아닌 것. 그저 전장에 잡아먹힌다. 허우적허우적 물에 빠져들듯이, 발버둥 치며 고함을 지를 뿐. 그 안에 자신은 없다. 자신이 없으므로 감정이라 말할 것도 없다. 그저 한없이 도드라진 감각과 강박, 충동과 발작만이 있을 뿐.[케…… 케헥…… 커허…… 어…]

상급 전사 크쎄로. 괴물의 손이 그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파괴적인 카르마에 휩싸여 회복도 되지 않는다. 크쎄로는 손을 허우적거리며 괴물을 밀쳐 내려고 하지만, 이미 그의 힘은 어린아이의 그것만도 못했다.

콰직!콰자작![끄악! 커! 크르르……. 허…….]물리는 소리, 목 줄기가 뚫리는 소리, 피거품을 무는 소리, 마지막 숨결이 빠져나가는 소리.

크쎄로가 힘을 잃자, 다른 괴물들이 덮쳐든다. 크쎄로의 손가락을 씹어 삼키고 턱 선을 따라 길게 찢어진 입을 물어서 너덜너덜 뜯어 놓고 목을 긋고 마침내 세상에서 크쎄로의 흔적을 완전히 지워 버린다.

강한 자는 강한 괴물과, 약한 자는 약한 괴물과 서로 죽이고 죽어 갔다. 또는 난전 중에 체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서 자기보다도 약한 상대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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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의 우주는 요동을 치며 개척 부대를 한 줌 즙으로 만들고자 했고, 개척 부대는 자신들의 절망마저 카르마로 빚어내며 그에 맞섰다.

다른 모든 것이 사라지고 오로지 싸움만이 남았다.

원망을 할 겨를이 어디 있을까?

침이 뚝뚝 묻어나는 이빨, 괴물의 아가리는 찢어 버리고 목덜미는 칼날로 내려치고 이마는 대가리를 받아 깨부수거나 반대로 깨부숴지거나, 옆구리로 파고드는 구불텅한 괴물의 꼬리에 넝마 조각이 되어 하늘을 날거나.

괴물도 전사들도 토마토처럼 터지고 으깨진다.

[크아! 크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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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우라질노므스키! 거기 서!"  뇌성벽력 같은 고함소리에 이어 반장의 육중한 몸이 성난 황소처럼 수사반에서    뛰어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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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0 장     또다른 세계의 가르침  (Morals of Another World) 제 1 부 6월 4일 (수)    늦은 오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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