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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rcactus · 1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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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3
내게 있어서 그녀와의 시간이 좋았던 이유는 영어를 써야만 했기 때문이다. 비일상적 언어를 사용하며, 그러니까 익숙하지 않은 도구를 쓰며 새로운 감각을 자극할 수 있었고 나도 몰랐던 내 마음 속 생각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할 만큼 영어에 능숙하지 않기 때문에 말을 시작하면 매우 중요한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이 과정은 불필요한 말은 걸러지고 정말 중요한 말만 남게 한다.
오늘 E, D, A과 벌트에 갔다. 음악은 정말 좋았고 온 몸으로 음악을 느꼈다. 소리를 듣는 내내 난 균형이란 것에 대해 생각했다. 음악과 몸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음악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애썼고 내 몸 안에서도 최고의 균형 상태를 찾으려 했다. 어느 순간, 나는 균형을 잡았고, 내 기운은 놀라우리만치 맑아졌다. 나는 당장 좋은 문장이 필요했다. 많은걸 이해할 수 있고 멋진걸 빨아들일 수 있는 상태였다. 좋은 흐름이 내게 다가왔다. 느껴졌다. 그런 기분이 든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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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rcactus · 1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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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떠나고 나면 괜찮을 줄 알았다
그렇지 않았다
여전하다
푹 쉬고 몸 건강히 지낸 다음 다시 나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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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rcactus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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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인 둘째날
눈 먼 개가 마지막까지 나를 배웅해줬고
멋진 석양을 봤다
자고자도 피곤하다
명성씬 나더러 마음을 비우고 이곳을 즐기라 했다
생각이 너무 많아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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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rcactus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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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하루에 한 장만 찍으려고 했는데
오늘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어딜 가든 나는 나고 내게 붙어있는 문제는 떨어지지 않는단걸 이제는 너무도 잘 안다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도 여전히 마음은 무겁지만
그래도 하루를 무사히 보냈다
단순히 살려고 도시가 아닌 곳으로 떠나왔는데
사람이 있는 이상 복작복작 일이 많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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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rcactus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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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재배치하고 정돈했다. 행거도 내 방 안에 두었다. 거실은 훨씬 넓어졌다. 내 방은 꽉 찼지만 답답하지 않고 아늑하다. 내일은 동생 옷장에 있는 내 옷들을 마저 정리해야 한다. 또, 거실의 소파와 테이블을 어찌 할 것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거실에 비해 소파와 테이블이 너무 크다. 둘 다 치우고 좌식 생활을 하면 너무 어색하려나.
좋은 음악은 항상 있었다. 결정적으로 내 방에 생물이 하나 둘 늘어��니 그 다음엔 좋은 향기가, 그 다음엔 어울리는 가구가, 그렇게 방이 안정되니 그 다음엔 거실까지 욕심이 새어나왔다. 정돈된 공간에서 살고 싶다는 욕심.
계약 연장을 한데다 한달 뒤엔 베란다까지 생기게 되어 집에 애정이 매우 커진 것 같다. 좋은 것들로만 채우고 싶다. 그러려면 냉장고 정리라는 넘어야 할 크나큰 산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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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rcactus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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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좋은 날이었다.
명성씨와 식물원에도 다녀왔고 수련이와 바에 갔다 클럽에 갔다 케밥집에서 한참을 얘기하다 우리 집으로 와 옷을 잔뜩 바꿔 입어보곤 첫차 맞춰 수련일 집으로 보냈다.
수련이가 집으로 돌아가기 전, 내 방에 있던 그림을 보고 놀라워하며 이런 그림을 많이 그리라고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다시.. 어떤 것이든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표정과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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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rcactus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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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에게 씁쓸한 안부인사를 건넨지도 한참이 지났다. 매일 통화하는 이와는 매번 한숨섞인 말 뿐이다.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떠날까 두렵다. 요즘은 기대를 접는 일에 익숙해지려 하고 있다.
이제 괜찮아질 때도 됐는데 여전히 나는 침대 위에 가만히 누워 숨만 고르고 있다.
어떻게 사는게 내게 좋은 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는 살고싶지 않은데, 생명력은 생각보다 질기다. 나는 지금 조용한 지옥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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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rcactus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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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포스팅으로부터 몇 년이 흘렀을까. 나는 한 사람과 일 년 조금 넘게 만나다 헤어졌고, 두 마리의 멋진 고양이 남매를 키우게 되었고 (그 남매는 곧 본가에 가 다시 혼자가 되었지만), 기적과도 같이 회사란 곳을 일 년 정도 다니다 나왔고, 마음이 지옥같던 어느 날 다시 열대어 두 마리를 데려왔다.
두 달 전의 일이다. 한 달 전 샐리는 죽었고 이젠 주황색 반짝이만 남았다. 대상없는 외로움과 우울로 더이상 견디지 못하겠을즈음 다시 예전의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다.
나는 이제서야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됐다. 그 사람이 멋진 사람이란 것도 매일 새로 알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런 행복감과 우울은 별개인 것 같다. 그럼에도 웃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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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rcactus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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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경조증 시기를 정말 잘 지냈다
행복하게 지냈다
이제 다시 울기가 욌다
어떻게 견디느냐 이겨내느냐 흘려보내느냐는 내 몫이다
지금 기분으론 이렇다
내 주변인들이 모두 떠나간 느낌이고
그건 모두 내가 못나서 그런 거고
모든 것을 리셋하고 0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지만
그마저도 자신이 없는 그런 마음
3년 전, 0부터 시작하려 독일에 갔지만 우울은 다를 바 없었던 때의 좌절감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런 기분은 내가 지금 우울이라는 필터가 씌워져 있기 때문에 드는 거란 걸 안다
그러면 예전이랑 조금 다를까?
슬프게도 그렇지 않다
우울을 전시하려는 모습도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우울 앞에서 여전히 나는 미약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바람 불면 훅 날아갈 그런 존재
그냥 그냥 시간 속에 묻혀 무사히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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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rcactus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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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왔다 금세 갔다
작업하랴 쇼핑하랴 술마시랴 바쁘다보니 돈이 모래알처럼 빠져나간다
경리단길에 있는 고오급 레스토랑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고 그 근처엔 좋아하는 친구의 집이 있다
내게 영감을 주는 종류의 사람이 있다 계속해서 발전하게 만드는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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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rcactus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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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도화지다
내 몸은 실험실이다
가슴을 비틀고 배를 쓰다듬고 팔뚝을 치고 손가락을 흔들어 볼 수 있는
성적인 요소가 제거된 채로 실험자를 기다리고 있는 내 몸은 새로운 기쁨에 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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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rcactus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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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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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rcactus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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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더를 한 지 3년째
점점 분열되어가는걸 느낀다
내 중심을 잡은 채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내가 분열되어가고있다
밑빠진 독에 물을 붓듯 사람을 계속해서 부어대고 있다
깨진 독의 빈 부분은 원래 무엇으로 채워져 있었을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관계성이 나를 계속해서 새로운 만남으로 이끈다
팽팽한 풍선에는 공기가 가득 들었다
많이 들어있을수록 팽팽해지고 하늘로 두둥실 잘 떠오른다
그러나 공기가 어느정도 이상 들어가게 되면 풍선은 터진다
사람에게 자극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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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rcactus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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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려 몸부림쳐왔어요
인정받고 싶었어요
그만큼 특별한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빛난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어느순간 확인했죠
그렇게 몸부림 치는 것 자체가
가장 평범하단 증거라는 것을
한 시도 외롭지 않은게 얼마나 재밌는지 아세요?
나를 한 시도 가만 두지 않는 거예요
나는 젊고 아름다우니까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할 수 있더군요
그런데 텅 비어요
그런 관계가 끝나고나면
욕망으로 가득 찬 섹스처럼
끝나고나면 텅 비어요
결국 더 외로운 짓을 벌인건가봐요
끝나도 찼으면 좋겠어요
가득 차서 가슴이 부풀어 올랐으면 좋겠어요
그런 기분은 어떤 걸까요
은근한 행복과 강렬한 욕구충족
둘 중에 나는 후자를 선택했고
이제는 관성이 되어
천천히 내리쬐는 행복을 느껴본지 너무 오래 되었어요
자꾸 나는 되돌아가요
빠른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쪽으로 되돌아갑니다
가성비라는게 얼마나 무서운지
가성비가 좋으면 좋을 수록
나는 망가져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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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rcactus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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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짱뭉짱뭉짱짱
어느새 이리 커버렸대 싶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동생과 나는 여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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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rcactus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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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1
텀블러는 매번 오랜만이다.
부모님은 하루정도 집을 나가셨다.  돌아올 걸 알지만 마음이 무겁다. 
동생은 아무렇지도 않다.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  그것보다 언니, 나 낮에 감자전 해먹었다. 심심하니까 빨리와.”
친구와 헤어지고 집에 들어오니 한 시. 출출해져 옥수수에 열무김치를 먹었다. 머리가 아프다며 일어난 동생에게 진통제를 주고 화면을 켰다. 드라마 같은 건 더이상 내키지 않지만 할 게 없으니 자꾸 넷플릭스에 손이 간다. 다시 가입하면 내 일상은 무너지겠지 하는 마음과는 달리 카드를 가지러 내 방으로 가다 화장실에 잠깐 들렀는데 샤워까지 해버렸다. 머리를 털고 방문을 열었다. 방의 스위치가 고장났다. 몇 번이고 눌러도 되질 않아 잠깐 오싹한 생각이 들었다. 핸드폰 후레쉬로 방을 비춘다. 책꽃이가 보인다. 이참에 일본어를 본격적으로 해보자 싶어 노트와 좋아하는 펜을 챙긴다. 아, 카드. 카드를 가지러 다시 방에 가 스위치를 누르니 불이 켜진다. 눈이 부시다. 내 방은 너무 환하다. 예전부터 맘에 안 들었다. 두번째 전구를 뺀 뒤 거실로 가져왔다. 얼마 전 여행지에서 사온 새 물감을 꺼냈다. 혹시 불이 붙을까 걱정 돼 ‘LED 전구 색칠’, ‘등 색칠하기’ 라고 검색을 해봤지만 관련 정보는 나오지 않는다. 설마 불이야 붙겠어 싶어 본격적으로 물을 받고 걸레를 준비했다. 주황빛이 돌도록 칠할 것이다. 물을 많이 묻히니 색이 안 입힌다. 그러고보니 3년 전인가, 맵핑을 배울 때 전구를 이렇게 칠한 적이 있다. 물감을 죽 짜 막무가내로, 그렇지만 리듬감있게 칠했다. 왠지 한 색으로만 칠하기는 재미없어 이것 저것 색을 섞었다. 방에 돌아가 전구를 끼우고 불을 켰는데, 녹색 빛이 난다. 여전히 밝아 눈이 아프다.  조만간 다시 어떻게 해야겠다. 밖으로 나와 축축한 그림 도구들을 널어놓고 쇼파에 앉았다. 카드를 챙겨왔지만 넷플릭스는 구독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계획을 짜기로 한다. 언어공부를 하자. 노트북의 기본언어는 독일어지만 나는 항상 alt+shift 키를 눌러 한국어만 사용한다. 굳이 바꾸지 않는 건 독일어를 그만두면 안 된다는 걸 상기시키기 위해서다. 돌아온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언제 그랬냐는듯 나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행동은 습관임을 알고있다. 독어를 다시 시작하고 일본어를 꾸준히 공부해야지. 꾸준히.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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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rcactus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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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
엉망이네,
엉망이다.
몸에 힘이 없고 기운이 푹푹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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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누군가에게 감정을 털어놓으려하고있다.
어리석다. 어리석은 짓인 걸 알면서도 진득하게 붙은 우울함 같은 것을 털어내고싶다.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은데 어떤 말도 하고싶지 않다.
이상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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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것 아닌 일상을 듣는 일이 지루해졌다. 지겨움에 더 가까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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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다루는 일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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