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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tp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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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도 주겠지, 물론. 애정하는 만큼 우리는 가까워졌고, 서로에게 많은 것을 거리낌 없이 보여주는 관계가 되었으니까. 자연스러운 시간들 속에 우리는 감추고 있었던 것들을 들키고, 뿜어져 나오는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떨어져 그저 서로를 부둥켜 안고 숨을 쉬고 있을 뿐이다.
그래도 우리 지나온 시간과 그 안에 다정함들을 잊지 말자. 두꺼운 줄만 알았던 껍데기가 벗겨져서 우리 부끄러워질 일 있더라도 결국 꼭 끌어 안아줄 것을 기억하고 있자.
210303 10:0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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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tp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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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예술가가 자기 새끼를 못 알아볼까.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진심으로 애정을 담아 자기 작품을 못 알아볼까. 모든 획과 우연들도 의도된 우연들인데, 이걸 어떻게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림도 그림이지만 내 글도 마찬가지다. 글 또한 온갖 긴장을 다 하고 쓰는 작가들, 그리고 나 — 글쓰던 그 공간의 분위기와 내 감정들까지 기억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그 천박하고 얕은 수로 누구를 속여보려고 한 걸까. 결국 자신을 속여 얻는 건 물론 잃는 것 뿐일텐데.
| 200428 1:53 P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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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tp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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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릴 때부터 공상에 빠져 살았다. 한 곳에 시선을 두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까먹었을 때 현실로 돌아오고는 했다.
2. 이야기를 할 때 “만약에...” 혹은 “과거로 돌아간다면...” 같은 이야기를 습관처럼 하는 편이다.
3. 혼자 있는 것들, 속상해 하는 사람, 불완전한 모습에 시선과 마음이 가는 편.
4. 쇼핑이나 머리를 하러 가는 것, 그런 해야 하는 일 같은 건 무조건 혼자 간다. 남들과 같이 간다면 할 마음이 없다는 뜻.
5. 도움을 주고 싶고, 이런 쪽은 머리보다 행동이 앞선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행동에 돌아오는 감사가 없으면 우주 끝까지 화가 난다.
| 20200417 4:38 P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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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tp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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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Rumi
Some nights stay up till dawn, as the moon sometimes does for the sun. Be a full bucket pulled up the dark way of a well, then lifted out into light.
I am so small I can barely be seen. How can this great love be inside me?
Look at your eyes. They are small, but they see enormous things. -
따뜻함 가득
| 200407 14: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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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tp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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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July 1954
Perhaps the Heart by Salvatore Quasimodo
from C.
| 200407 14: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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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tp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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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벌써 이렇게나 흘렀다. 2020년의 3분의 1이 바쁘게도 지나가 버렸다. 여전히 마음이 안 좋을 때마다 올려 두었던 필사 글들과 이전 일기들을 보러 왔었다. 언제부터인지 잘 찾지 않기 시작했지만 말이다.
이벤트들은 늘 자극적이여야 한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공부하느라 밤을 새서 눈이 퀭하지 않다면, 공부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손이 아플 때까지 그림을 그려야 멈추고 쉬었고, 머리가 핑 돌 때까지 운동을 했다. 자극에 익숙해진 나는 그 사람이 보고 싶어 새벽에 뛰쳐 나가는 것만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뜨거움에 익숙했던 사람은 따뜻한 것이 오면 의심하고 밀어낸다.
그럴 겨를 조차 없을 정도로 따뜻함은 한 순간도 멈추질 않았다. 언제나 같은 속도로, 같은 온기를 받았다. 오랫동안 데이지 않을 정도의 따뜻함으로 온몸과 마음을 데우는, 그런 온기가 나에게 머물렀다. 다정함이란 내게 불을 붙여 짧은 시간 내에 재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무책임한 감정이 아닌 것임을 깨닫는 데에 왜 이리 오래 걸린 건지.
깊은 바다는 높은 파도로 나를 덮치지 않는다.
고마운 사람.
| 200329 8:44 p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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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tp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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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생각에 잠기는 것, 글쎄, 생각에 잠기는 것도 아니었다. 말 없이 있는 것, 홀로 있는 것, 모든 존재와 행위가 팽창하면서 반짝이고 시끌벅적하다가 흘러져 버린다. (p.102)
사람은 늘 이러저러한 사소한 것들, 어떤 소리나 어떤 광경을 포착함으로써 마지 못해 스스로 고독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램지 부인은 늘 느꼈다. (p.106)
버지니아 울프, 등대로
19060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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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tp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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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연인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더 좋겠어요. 날 사랑한다 해도, 당신이 습관적으로 다른 여자들에게 하는 것처럼 대해 주세요.” (p.47)
“온몸에 퍼붓는 입맞춤이 나를 울게 만든다. 그 입맞춤이 위로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가족들과 함께 있을 때 나는 울지 않는다. 그날 그 방 안에서 눈물은 과거를 달래 주었고, 미래 역시 달래 주었다.” (p.58)
“...어떤 사람들은 불멸성의 존재를 품을 수 있는데, 그것은 그들이 그렇게 하는 줄을 모르고 있다는 조건에서이다. 마찬가지로, 또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내면에서 그 불멸성의 존재를 간파해 낼 수 있는데, 그것도 똑같은 조건에서, 즉 그들이 그럴 능력을 스스로 의식하지 못 하고서이다. 이런 불멸성이 살아 있을 때에만, 삶은 불멸의 것이 된다. 불멸성이 삶 속에 있을 때, 그것은 길게 사느냐 짧게 사느냐 하는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모르고 있는 또 다른 그 무엇인 것이다. 불멸성은 시작도 끝도 없다고 말하는 것도, 불멸성은 ��신의 삶과 함께 시작되어 그것과 함께 끝난다고 말하는 것도 똑같이 거짓말이다. 왜냐하면 불멸성은 정신에도 관여하고 또 바람을 쫓아가는 것에도 관여하기 때문이다. 사막의 죽은 모래들, 어린아이들의 시체를 보라. 불멸성은 거기로 지나가지 않는다. 그것은 거기 물렀다가 우회한다.” (p.124-125)
그는 그녀를 생각하며 슬퍼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했다. 그는 잠깐 뜸을 들인 후 이렇게 말했다. 그의 사랑은 예전과 똑같다고. 그는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으며, 결코 이 사랑을 멈출 수 없을 거라고. 죽는 순간까지 그녀만을 사랑할 거라고. (p.137)
마르그리트 뒤라스, 연인
19051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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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tp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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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5 8:1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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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tp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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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오늘 밤도 어김없이 내 머리맡에 얹어진 네 생각
그리움이 올라탄 밤에는 네게 묻고 싶어졌다.
어차피 평생 마음에 묻어둘 사람이라면
그냥 곁에 두면 안 될까
너는 내가 보고 싶지 않을까
사실은 우리가 함께이지 못하는 게
더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며
나는 여전히 내 머리맡에 너를 얹어놓지
현, 내 생각
| 190328 06: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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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tp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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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정과 열정 사이
- 피렌체의 두오모? 밀라노가 아니고? - 피렌체의 두오모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두오모니까.
- 사람이 있을 곳이란, 누군가의 가슴속밖에 없는 것이란다.
| 190117 10: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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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tp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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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바라보고, 별자리를 찾고, 물이 돌에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 무슨 점심을 먹을지 고민에 고민을 하고, 소설책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하다 울먹이고, 오늘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데 한참을 집중하고, 벽을 보면서 몇 분을 멍 때리다가 픽 잠들어버리고. 이 모든 걸 감성적이라며 비아냥대긴 커녕 함께 하다가 슬슬..이성을 찾아볼까? 하고 자리에서 툭툭 털고 같이 도서관에 걸어 갈 사람
| 190110 14: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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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tp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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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왜 이렇게 잠잠하나 싶으면 바로 여러 일들이 일상을 덮쳐버린다. 전화가 연결되기 무섭게 밥은 먹었니? 잘잤어? 안 아파? 아픈 건 어때? 물어보고, 끊기 직전에는 얼른 가서 밥먹어, 아프지 마- 하고 전화를 끊는 엄마가 며칠동안 밥도 안 먹고 잠도 못 자고 아프다. 엄마가 다 갈라지는 목소리로 내 전화를 받고는 머리가 너무 아파서 전화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고 또 끊으면서 나한테는 아프지 말라고 한다.
매일 보던 사람이 여행을 떠났다. 단순히 매일 보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빈자리가 느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익숙해져버린 친절이 아주 잠깐 동안 부재 할 때는 심장이 몸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쿵쿵댔다. 목소리의 높낮이나 웃음 소리가 오차 없이 귓가에서 맴돈다. 사람에게 마음을 여는 일은 무섭다. 마음을 쓰고 눈물을 흘리고 내 얘기를 털어놓고 매일 그리워하는 건 가족들로도 벅찬데 어쩌자고 이렇게 날들이 흘러가고 있는건지.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며 잠깐 도망을 생각하다가 너무 보고싶다는 생각을 끝으로 돌아 누웠다.
| 181221 23: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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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tp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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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감 하나 느끼자고 찾았던 롱비치. 차가운 겨울 바람에 얼굴이 날아가 사라져 버릴 것 같았지만 속시원하다며 친구랑 깔깔대며 하루종일 웃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연말에는 늘 이렇게 도피하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린다. 이러고 1월 1일이 되면 언제 그랬다는 듯이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시작을 외치며 책상 앞에 앉을 거면서 말이다.
| 181206 13: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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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tp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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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have a huge barrel of wine, but no cups.
That’s fine with us. Every morning
we glow and in the evening we glow again.
They say there’s no future for us. They’re right.
Which is fine with us.
| 181110 23: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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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tp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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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놀기 좋아하고 시끄럽게 대화하는 것을 일상의 낙으로 삼던 내가 언제부턴가 입을 꾹 다물고 말하기 전 멀뚱멀뚱 천장을 올려다 보는 게 습관이 됐다. 자기 방어의 습관은 여러 형태로 일상에 등장한다. 하나의 실수가 큰 태풍으로 돌아와 모든 것을 밀어내버릴 수 있다는 것, 작은 관심으로 시작 했던 만남이 몇 번의 틀어짐 끝에 결국 마음 속에 큰 돌덩이로 들어 앉아 오래 괴롭힐 수도 있다는 것, 코멘트를 많이 달수록 나를 평가하는 소리가 커질 수도 있다는 것. 걱정은 점점 많아졌고, 겁 또한 나날이 많아졌다.
조용해진 나를 콕콕 찌르면서 무슨 생각해? 하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끙끙대며 열심히 내 주변을 빙 둘러 박아놓은 펜스는 사실은 필요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나 자신의 입장--상처받기 싫은 내 입장--만 생각했는데 사실 내가 할 일은 진심으로 그 말들을 받고, 받은 애정을 돌려주는 것인데.
| 181104 16: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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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tp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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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무섭게도 짧다. 해피뉴이어를 외치며 서로를 끌어안고 즐거워하던 목소리가 기억속에서 무안하게 재생된다. 겨우 일 ��이지만 참 많은 일이 일어났고 여러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았다. 술자리에서 울분을 토하며 다시는 사랑을 않겠다던 친구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며 얼굴 보기가 힘들어졌고, 좋은 직장을 구해 어깨가 이만큼 높아졌던 친구는 예상치 못했던 상사의 괴롭힘에 일을 그만두고 그 누구도 그의 소식을 모르고 지내고 있다. 오랫동안 지속될 줄 알았던 관계들은 하나씩 멀어져갔고, 진심으로 흘렸던 눈물들은 바보같았던 추억이 되었다.
작년에 맡았던 익숙한 가을 냄새를 맡으면서 나도 학생티를 벗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 할 준비를 하고 있다. 불과 일 년 전에 했던 고민들- 영원히 나를 떠나지 않을 것 같았던 걱정들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걱정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지난 한 해는 고통스럽거나 지루했다. 하지만 차근차근 되짚어보니 지금에서야 그리워진 감정과 순간들 투성이다. 분명 짧았지만 그 안을 열어보니 뭐가 그렇게 물컹물컹 쏟아지는지. 조심스러운줄 알았던 그 때의 나는 용감했고, 거침 없었으며, 단단했다. 지나고 나서야만 알 수 있는 건가 싶다. 그 때도 멀리서 나를 바라볼 수 있었더라면 조금 덜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분명 2019년 가을의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지금, 또 여러 일이 일어날 일 년 간 굳건한 마음을 지속할 수 있기를. 자신감을 가지고 여유롭게 내가 사는 세상을 둘러보고 싶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열심히 마음을 쓰고, 맡은 일을 다 때려치고 싶은 날이 와도 후회없이 모든 열정을 쏟아내거나 속시원하게 망치고 싶다. 지난 일 년이 다사다난 했더라도 분명 가치있었던, 오래오래 희미하게라도 기억하고 싶은 한 해였던 것처럼 말이다.
| 180927 00: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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