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기저기서 졸업사진이 많이 보여서 다시 찾아본 내 학부 졸업식 사진들, 보고 있으니까 한국 생활이 그리워지려한다. 저때는 어떨지 모를 독일생활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을 때일텐데 지금은 어떤지 다 아는 한국생활에 그리움을 가지고 있으니 막상 한국생활을 하고 있으면 지금 내가 지내는 독일생활을 그리워 하겠지.
어제, 오늘 학생들한테 앞으로 5주간의 나의 부재를 알리면서 돌아오는 반응은 제각기였다. 지지리 말 안 듣던 장난 많던 6세들 눈빛이 갑자기 흔들리면서 누가 그럼 와..? 하는 반응ㅋㅋ 그리고 아..? 나는 선생님 안 오면 나도 안 올래요~ 하는 또 다른 6세, 우리는 너가 다시 꼭 돌아오길 기다릴거야~ 하는 7세 학부모, 왜 자기는 안 데리고 가냐는 40대 학생, 좋은 시간 많이 많이 보내고 오라는 13, 14세 학생들 등등. 오랜만에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고 많이 정을 쌓았구나 생각이 드는 퇴근길. 다른 선생님 티칭 스타일을 처음 겪는 학생들도 있고 아닌 학생들도 있겠지만 다들 넘 많이 헤매지 않길 바란다. 🍀 씨유쑨 에블바디
이년 전 독일 돌아올 때 찍었던 비행기. 가면 또 얼마나 달라져 있을지 기대된다 한국. Bis bald, 코레아
졸업 연주를 알릴 때마다 주위 사람들이 졸업 후 계획을 계속 물어본다. 사실 계획 없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다 모르겠어서 대답으로 나도 몰라………라고 대답을 한 10번 하고 나니, 그리고 졸업연주가 d-4로 코 앞이 되니 뭘 할지 서서히 선명해진다. 여태 누가 시킨대로, 앞서 사람들이 해온대로 꽁무니를 쫓아 살아온 탓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생각해오지 않고 살아온 게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 때문에 일상 속에 자주 불안감이 배로 느껴지는 듯하고 내가 결정하는 것들에 확신이 덜하다. 인생 낫 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