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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ty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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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dBird의 실리콘밸리 시리즈 A (Series-A) 투자유치 이야기
SendBird (센드버드)가 미국에 본격 진출한지도 어느덧 3년 정도가 되었다. 2015년부터 슬금 슬금 준비해 오다가 2016년 1월 1일부터 Y Combinator의 W16를 시작하면서, 아예 본거지를 실리콘밸리(라고 알려져있지만 사실 요즘은 북쪽으로 스타트업들의 중심가가 이동해오면서 San Francisco Bay Area라고 부른다)로 옮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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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YC demo day에서 엔젤 및 작은 Seed 펀드들로부터 투자유치를 했었는데, 그 뒤로 Redwood City의 자그마한 코워킹 스페이스로 둥지를 이동하면서 거의 2년 가까이는 Soylent와 맥주로 점철된 바퀴벌레 같은 삶을 살았다. 처음에 책상 2개를 오픈된 공간에 빌렸었는데, 2년 동안 여기에서 점점 커지면서 작은 독립된 방으로 들어가서는 10명 넘는 인원이 될 때까지, 인당 월 $300약간 넘는 정도를 사무실 렌트에 지불하며 보냈다. (요즘은 우리가 나간뒤로 시설에 좀 투자를해서 가격이 좀 올랐다는 소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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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원래 White Summers라는 법무법인이 있는 곳인데, 그곳 1층을 WhiteSpace라는 코워킹으로 내주는 곳이었고, 대표 파트너분이 너무 좋게 대해주셔서 (이분은 정말 훌륭하시다 ㅠㅜ 감동의 변호사..), 나중에는 방 2개를 쓰는 데 그 곳 사이 벽을 허물고 슬라이딩되는 유리문을 (무상으로!) 달아주셔서 덕분에 영업팀과 엔지니어링이 나뉜 듯 하면서도, 필요할때는 문을 열고 개방형으로 쓰는 재미난 환경이 되었었다. 다만 마케팅을 담당하는 그로스(growth)팀은 각종 행사 및 장비, 케이블을 보관하고 있는 창고를 겸한 다른 구석 방에서 일을 했어야 해서 늘 미안한 마음이컸던 기억이 있다.
이곳에서 2016년 5월초부터 2018년 4월말까지 있었으��� 꼬박 2년을 보낸 샘이다. 2018년 5월부터는 San Mateo로 (기차)역세권으로 이사를 했다.
2017년 1월 - 시리즈A에 도전하다.
B2B Enterprise 소프트웨어 기업 (혹은 SaaS라고도 부른다)는 시리즈A에 갈때 몇 가지 보는 지표들이 있는데 (Tomasz Tunguz 글 참고) 우리도 2016년말에 얼추 이런 마일스톤을 달성한 상태였다. 그래서 2017년 1월 중순즈음하여 소위 말하는 실리콘밸리 시리즈A 투자유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약 30개의 VC를 소개 받았다. 
이동네는 워낙 VC도 많지만, 스타트업도 많다보니, 펀드레이징에서 우리의 경쟁자는 다른 chat API가 아닌 모든 다른 Seed 스테이지의 스타트업들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기에 다짜고짜 VC에게 연락을 하는 것은 거절율이 매우 높기에 (물론 매출이 미친 듯이 늘고 있고, 모든 고객이 이미 입소문을 내고 있으면 cold contact도 되겠지만... 뭐.. 대부분 그러하지 않다) 우리가 만나고 싶은 VC들 중에서 어떤 파트너를 만나야하는지 파트너가 투자한 포트폴리오, 그리고 해당 펀드가 시리즈A를 중점적으로 하는 펀드가 맞는지, 최근에 경쟁자나 유사 업종에 투자한적은 없는지, 혹은 과거에 유사 업종에 투자를 했다가 VC가 상처받은적(?)은 없는 지 등을 대략적으로 좀 조사를 해야한다.
그렇게 해서 20-40곳 정도를 리스트업하라고 권장하는데, 우리는 대충 중간인 30곳을 목표로 했다. 그 다음부터는 해당 파트너들을 아는 사람들을 찾아야 한다. 우리의 경우는 다른 아는 기업가 및 우리에게 투자한 엔젤 투자자, Y Combinator, FundersClub 등 시드 펀드 들에게 메일을 적당히 돌려서, 아름 아름 30곳의 VC 명단이 모였다. 
이때는 투자유치 프로세스를 운영하는 방법을 잘 몰랐기에, 하라는 대로 안하고 걍 연락이 되는대로 미팅을 잡아서 만나기 시작했다. 참고로 “투자유치를 하는 것”과 “투자유치 프로세스를 운영 (Justin Kan의 글 참고)”하는 것은 완전 다른 이야기다. 이전에 엔젤 및 VC 라운드로 여러개 회사에 걸쳐서 7개 라운드에서 직접 equity 투자유치를 성사했었고, 개인 레벨에서 엔젤투자자로도 여러 스테이지의 회사들에 참여를 해본 상태였기 때문에 스스로 뭣 좀 해봤다고 다소 오만해했던 것이 큰 실수였다. 특히 미국에서 엔젤/시드 펀드와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 시리즈 A에 요구되는 바(bar/수준)이 좀 차이가 있고 나날이 복잡해지는 추세라, 이러한 부분을 감안하여 잘 준비해야한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대략 1.5달 정도 동안 느긋하게 30곳을 초도 미팅을 하였고, 얼추 절반 정도는 추가 미팅도 가고 데이터도 물어보고, 이래저래 연이은 미팅을 하나 하나 하며 갔었다. 어느 덧 정신차리고보니 2달이 다 지나 3개월차로 넘어갔는데, 정작 텀싯(termsheet)이 온 곳은 없고, 요청하는 데이터의 더미 속에서 우리팀의 엑셀과 차팅 실력만 늘어가고 있는 상태가 되었다. 그러다가 결국 29개는 점점 열의를 잃더니 흐지부지 되었고 1곳 정도가 열악한 조건의 제안이 와서, 이럴 거면 진행을 하지 않는 게 낫다는 판단으로 무마하게 되었다.
VC들에게서 받은 피드백이 여럿 있었는데, 주로 시장 사이즈가 작아 보인다거나, 차별화를 모르겠다거나, 팀이 분산되어있는게 리스크라거나, 고객사가 해외에 퍼져있는게 위험해보인다거나 등의 이야기가 있었다. “Hear the no’s but not the why’s” 라는 조언이 있었긴 하나, 그래도 하나 하나가 다 괴롭게 들렸고, 29번의, 사실상 30회 연속 실패에서오는 좌절감은 뭐.. 약간은 대미지를 준거 같다. 그렇다고 해서 사업이 실패를 한 것도 아니고, 팀원들도 회사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일단 “this too shall pass”다. 계속 가야한다.
성장 중에도 돈은 떨어진다. 회사가 잘 되도 마음은 마른다.
원래는 다른 회사들에게서 줏어 들은 것도 있겠다, 내부에 다소 자신감있게 이쯤이면 투자유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정작 돌아온 실패에서 패전의 소식을 팀에게 전한다는건 이래저래 괴로운 일이었다. 무엇보다 Seed 투자자 분들도 회사가 성장중인걸 잘 아는 상황이라 일부는 기대감이 적지 않았는데, 여기서 오는 여러가지 추측에서 발생하는 혼란스러움, 팀원들이 느끼는 실망감, 또 대표로서 내부에서 잃은 신뢰, 투자자들이 계속 느낄 불안감,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정말 부족한게 아닐까라는 스스로에 대한 회의감, 심지어는 ‘이것이 보이지 않는 인종 차별은 아닐까’, ‘내가 소위 미국에서의 성골인 하버드/스탠포드 출신이 아니어서 불이익을 받는건 아닐까’, 그래서 ‘내가 정작 회사에 누가 되는 것은 아닌가..’ 뭐 이런 저런 생각들이 흘러갔다.
하지만 이런 좌절감을 음미할 겨를이 없었다. 우리가 작은 사무실에서 땀냄새 쉰냄새 나며 일하며 돈을 아끼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burn rate가 있었다. 그때 대충 6개월 이하��� 돈(runway)이 남아있었던거 같다. 분명 회사 매출은 빠르게 성장중이었고, 고객사도 늘고 있고, 제품도 좋아지고, 투자 실패로 인한 좌절감은 있었지만 팀원의 사기도 그래도 이어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2PM Framework에서 Money가 떨어져가고 있었다. 혈액이 떨어지면 사람이 죽고, 돈이 떨어지면 회사가 죽는다.
정말 다행스러웠던 것은 (적어도 이때까지는) Y Combinator 시작 이후로 매달 빼놓지 않고 미국과 한국 투자자 모두에게 사업 현황을 공유하고 있었다. 매출/계약 수치, 고객 변동, 제품 변동, 인력 변동, 그 외 이런저런 내용들을 뉴스레터로 매달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내부 투자자들의 회사에 대한 가시성이 낮지는 않은 상태였고, 그래서 기존 투자자에게 Seed라운드를 extension하겠다는 이야기를 제안했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거의 몇 주 내에 목표 금액이 다 모였다. Justin Kan, Kevin Mahaffey 같은 Y Combinator (풀타임 및 파트타임) 파트너 2명도 이때 같이 들어왔고, 그 외에 다른 YC Alum회사이자 성공적인 검색 API회사인 Algolia의 창업자/CEO인 Nicolas Dessaigne 등도 투자자로 합류하였다. (일단 당장은) 살았다!
여름이 지나면 제2의 막이 올라간다.
미국은 7월-8월은 펀드레이징 비수기다. 시리즈A만 해도 대부분의 펌(firm)이 거의 모든 파트너가 참여하는 투심위(한국에서는 IR을 한다고 하고 투자심사위원회(IC: investment committee)를 진행한다라고 하는데 미국에서 VC들은 IR대신에 full partnership pitch라고 부른다)가 있어야 하는데, 여름에는 몇 몇 파트너들이 농담아니고 막 한달씩 휴가를 가버린다. 그래서 없는 파트너들이 많아서 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기도 하고, 본인들 사이에도 ‘굳이 이렇게 까지 하며 투자를 해야하나'라는 심리와 함께 ‘이런 시즌에 펀드레이징을 하는 회사라니, 사업을 잘 할줄 모르는 군!’이라고 까지 생각해버리기도 하는 듯 하다. 물론 ‘우린 여름에도 쉬지 않고 투자해'하는 VC들도 있지만, 그 또한 해당 펌의 일부 파트너들만 그런 경우도 있다. 그래서 어찌되었건 비수기다. 
이 동안은 어떻게든 버텨야한다. 우리는 다행히 연명을 한 상태고, 회사는 계속 성장중이어서, 여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상태가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즐거울 수 많은 없다.
‘그 사이에 성장세가 꺾이면 안되는데...’ ‘만에하나 회사에 무슨일이 생기면 어쩌지..?’ (여기서 회사는 시장/고객, 사람, 제품, 돈 등을 모두 복함한 개념...) ‘경쟁자가 엄청난 투자 유치를 한다면?’ ... 불안감은 여름 휴가철과는 상관없게 커져만 갔고, 회사에서 지새우는 우리의 밤은 여전히 길었다.
9월부터 바로 요이땅! 하고 들어가야하는데... 사실 내 발목을 잡는 건 다른 것들이었다. 
‘아.. 이번에도 팀에게 호언 장담하고 갔다가 펀드레이징 실패하면 어쩌지.. 잘못하면 회사와 투자자의 사기가 회복 불가 상태가 될 것 같은데..’ ‘투자자가 거절한 이유들이 극복이 완전히 안된거 같은데... 이게 정말 해소가 우리 단계에서 가능한게 맞나?’ ‘사실 이면의 인종차별이나, 이동네 성골 출신이 아닌게 발목을 잡으면 어쩌지?’ 등... 오히려 심리적인 요인들이 펀드레이징으로 나가는데 주저하게 만들었다. 고민만 쌓여가서 YC 파트너들과 오피스아워 (OH: Office Hour)를 하며 펀드레이징에 대한 전략을 논의하였다. 타이밍, 피칭, 스토리 등..
2017년 10월 - 시리즈A에 재도전하다.
이제는 정말 미루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엔 제대로 프로세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9월 중순즘부터 메일을 보내며 10월 초-중순에 약 20개사 정도의 미팅을 잡았다. 이때 달라진 것은 우리의 스토리, 그간의 추가적 성과, 펀드레이징 프로세스 이렇게 3가지가 되겠다. 
1) 스토리: 기존 펀드레이징에서 Q&A에서 자꾸 엉뚱한 디테일에 대한 질문들이 많이 나왔다. 투자자들이 자꾸 사업을 이해를 못하거나 엉뚱하게 생각한다는 판단이 들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들려준 이야기가 난해했다는 소리고, 다시 말하자면 스토리가 복잡해서 사업에 대한 명확한 그림이 안그려져서 청자가 엉뚱한 방향으로 이해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전에는 사업의 모든 세세한 모습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에 신경썼다면, 이번에는 스토리를 최대한 단순하고 중요한 부분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방향으로 갔다. 이전보다 부록(appendix)으로 슬라이드를 더 빼버리고, 정말 디테일한 질문이 들어오기전에는 우리가 뭐하는지를 명확하게 이해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2) 성과: 연초 보다는 2배이상 올라간 상태였다. 다만, 노이즈도 좀 더 증가하고, 데이터 포인트도 많아지다보니, 재무적 가시성은 올라갔으나, 그 만큼 영업 프로세스 등에서 아직 조악한 부분도 좀더 부각된 상태였다. 그래서 투자 스토리 중 하나가 VP of Sales를 영입하여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며 경영진에 추가가 될 것이라는 점을 담았는데, 실제로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B2B기업들이 시리즈 A 전후에 VP of Sales(기존에 있어도 증명되지 않은 사람일 경우, 영업 부분은 거의 새로 뽑아서 대체한다)를 영입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익숙한 패턴인식에도 큰 무리는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2018년에 실제로 뽑았다!)
3) 프로세스: 초도 미팅을 훨씬 잘 스케쥴링하여 첫 2주에 정말 거의 모든 미팅이 다 잡혔다. 정말 미리 미리 잡아야 한다. 그리고 미리 펀드레이징 타임 라인을 잘 커뮤니케이션 해야한다. 다행히 미팅들이 연속으로 잡혀있어서,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우리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시그널링이 되었다.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첫 미팅한 곳부터 거의 순서대로 다 저번 보다 좀더 좋은 시그널의 추가 미팅 (예를 들어 시니어한 파트너와 미팅)이 잡히거나 바로 최종 단계인 Full Partnership Pitch가 잡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프로세스를 시작한 약 10일 후 첫 텀싯이 도착했다. 2주가 다 지나갔을 때는 텀싯이 3개가 와있었고, 그 다음주에 3개가 더 올 예정으로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었다. 중간에 돌다리를 조금 더 두드려보는 VC 분들도 계셨는데, 어쩔 수 없이 고사하고, 일단 먼저 진행되는 곳들을 우선적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반대로 우리가 VC들의 레퍼런스 체크를 많이 해야했다. 다행히 YC에서 해당 VC들과 일해본 회사들이 많아서, 골고루 전화하며 텀싯이 온 VC당 적어도 회사 3곳 정도와의 레퍼런스 콜을 했다. 좀 더 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메시지가 너무 일관성이 있게 나오는 경우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이 섰다.
결국 성과가 더 좋아서 그런게 아니냐.. 라고 단순하게 볼 수 있겠지만, 프로세스를 제대로 운영할 때 느껴지는 밀도와 그렇지 않을때 느껴지는 밀도는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 경험해보면 많이 다르다. 우선 이메일 inbox가 만난 투자자들과 교환하는 메일로 차곡 차곡 순서대로 영업 파이프라인마냥 누적되고, 당일 밤에 와서는 우선순위/복잡도에 따라 팔로업 메일을 쳐내고, 다음날 아침부터는 다시 미팅들을 2-3개씩 가는게 일상이 된다. 그렇게 2주동안 타이트하게 가져가면 투자자들도 느낄 수 밖에 없다. 본인들이 추가 미팅이나 콜을 요청해도 정작 내가 쉽게 승낙을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미 미팅이 잡혀있으니까.. 그리고 투자자들간의 네트워크가 있어서 이야기가 돈다. 그러고 엔젤 투자자나 YC 파트너들에게서도 연락이 온다. “너 A사랑 이야기 중이라며? 내가 어떻게 설명해주면 되?” 라고 물어본다.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그리고 스토리가 단순화되면 투자자들이 던지는 질문의 스트라이크존이 명확해진다. 질문의 범위가 줄어들고, 답변도 더 잘 가다듬어 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4번째 정도 미팅만 가도, 답변의 명확성이나 자신감이 올라간다. 한국에서 사업 계획서 보내주시는 분들이 간혹 계시는데, 정말 이부분을 너무 강조하고 싶다. 사업의 모든 디테일을 다 보여주려고 하지마시고, 명확한 스토리텔링에 집중해야한다. 여기서 스토리텔링은 감성적 전개를 해서 심금을 울리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도대체 뭘 하는 회사인지 오해없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어찌저찌해서 10월에 시리즈A를 시작하고 대략 3주차에 텀싯을 싸인하고는 긴장이 풀린 나머지 비교적 느긋하게 DD(due diligence; 실사)를 한 뒤 12월 초에 $16M (170억원)의 Series-A 라운드를 완전히 클로징을 하였다. 여기에 Y Combinator를 비롯하여 기존 투자자도 약간씩 추가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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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최종적으로 싸인을 한 2곳에 대한 일화를 전하며 이번글은 마무리 해보고자 한다.
1) Doug Pepper @ Shasta Ventures와의 만남
이 분(Shasta의 프로필 페이지 참고)은 YC 파트너 2명 및 시드 펀드를 통해서 동시에 소개 받았다. 왜 이렇게 여러명이 서로 소개해줄까를 생각해보면, Doug 파트너 자체가 이동네 마당발이다. 투자 전에도 그랬지만, 투자 후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이 분을 언급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한결같이 평이 좋다. 투자자로서도 그렇지만 개인으로서 호감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다.
화려한 학력과 경력도 있지만, 무엇보다 VC로서 이 업계에서 B2B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만 집중해서 15년 넘게 투자를 해온 베테랑이다. 이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Marketo의 최초 투자자로서 IPO까지 견인하였고 (최근에는 Adobe에 약 5조원에 인수되었다), 그 외에도 Flurry, Optimizely, Braze (Appboy) 등 B2B에서 집중해서 성공사례를 계속하여 만들어내고 있다.
이 분이 당시 우리 회사의 작은 골방에 오셨을때는 우린 사실 잘 몰랐다. 이미 여러 VC를 줄줄이 만난 상황에서 미팅을 하는 상태라, 사실 바빠서 사전 조사를 충분히 못한게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그런데 첫 미팅때 자리에 앉자마자 들려주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이미 우리와의 미팅 전에 경쟁사의 영업 사원과 전화를 하고 나서 그 들의 영업 전략, 우리 대비 차별화 방법 등에 대하여 조사를 해와서 이를 우리에게 설명을 해주었고 (그리고 우리는 그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질문을..), 그 자리에서 바로 잠재 고객사 소개 메일을 써주었다. 다른 VC들과 미팅을 하면 주로 “어디어디 소개해줄 수 있는데 나중에 팔로업 해줄게"라는게 일반적인데, 그 자리에서 바로 메일을 열어서 소개를 해주는 건 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우리쪽 우리 경영진들과도 바로 만났었는데, 거의 그 미팅 한방에 우리 모두가 “아 일단 이 사람에게 투자 받고 싶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첫 만남 후에 바로 오는 월요일에 최종 투심위에 해당되는 Full Partnership Pitch가 잡혔다. 진행 후에 바로 전화가 와서, ‘텀싯 갈건데 조건을 이야기 해보자'라고 해서 전화상으로 협의 했던 기억이 있다. 처음에 이야기한 조건을 바로 텀싯에 반영해서 직접 사무실에 찾아와서 보여주었는데, 그 사이에 하필 다른 곳들과 좀더 이야기되면서 약간 바꾸고 싶은 부분들이 있었다. 그래서 만난 자리에서 바꾸고 싶은 조건들을 이야기 했는데, 바로 웃으며 “아.. 좀 힘들지 모르겠지만, 일단 되게 할게. 들어가서 파트너들에게 이야기 해보긴 하겠지만, 내가 어케든 되게 할테니 걱정마. 이거면 되는 거야?”라고 했다. 물론 영업상의 기술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그 자리에서 본인이 되게할테니 믿고 가달라고 하는게 꽤 충격적이었다. (다른 VC들과도 유사 논의를 하고 있었기에 반응들이 각기 다른게 흥미로웠다..) 그 만큼 우리 사업을 더 강하게 믿어준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 파트너는 VC 내부에서도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맞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다. 소위 말하는 “pound the table”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스타트업들의 레퍼런스 콜을 하면서 Shasta라는 회사에 대한 확신을 넘어서 감동까지 발전하게 되었는데 이건 훗날 전하기로 하고.. 그렇게 해서 Doug가 돌아가더니, 그날 밤에 전화가 왔다. “��싯 바꾼거 있는데, 지금 시간 되?”라고 해서 저녁 10시 즈음하여 Doug의 동네 근처 맥주집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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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자리에서 Doug가 가방에서 꺼낸 텀싯을 읽어 보고 싸인을 했다. 우리 사업을 믿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 Villi Iltchev @ August Capital와의 만남
Villi (August의 프로필 참고)는 우리에게 1월에 no를 했던 파트너 중 한명이다. 그 때의 명확한 결단력 (모호하게 질질끄는 투자자보다 명확하게 no를 주고 구체적으로 본인의 어떤 가설이 뒤집히면 yes로 바뀔지를 이야기하는 vc는 인상에 잘 남는다)이 기억에 남아서 다시금 연락을 해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원래는 이민자 출신으로서 매우 억척같은 인생을 살아온 터프한 분인데, 그 뒤로 정말 미국에서 어메리칸 드림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아는 SaaS의 최정상에 있는 기업가치 100조원의 Salesforce에서 VP로서 전략적 제휴 및 투자하는 팀을 이끌며 Hubspot, Box, Mulesoft, Gusto, Zapier 등 이동네에서 기라성 같은 회사들에 30개 이상의 투자를 하였고, 그 이후에 Box의 경영진으로서 비슷한 역할을 해오다가 몇 년전에 August Capital에 합류하였다. 그러고 VC로서 한 첫 투자가 GitLab인데, 최근에 이 회사 마저 유니콘이 되어 버렸다. 
아울러 August Capital의 배경이 사뭇 흥미롭다. 원래 마이크로소프트의 기관 투자사인 TVI의 출신들 중 B2B쪽으로 비중있게 하는 사람들이 August를 만들고 B2C쪽에 비중있게 하는 곳이 Benchmark를 만들었다. 그래서 두 회사는 철학이나 운영방식이 비슷하다. 6명의 파트너가 있고, 동일하게 수익을 나누며 (다른 VC들은 대부분 해당 딜을 진행한 파트너가 수익을 더 많이 가져간다) 그래서 1명에게 투자를 받아도 나머지 5명에게 동일하게 지원을 요청해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러다보니 투자를 하는 회사수는 더 적지만, 하나를 하더라도 파트너 전원이 와서 축하를 해주는 좀 특이한 문화를 갖추고 있다. 여기의 David Hornik이라는 대표 파트너 또한 이동네에서는 엄청 좋은 평판과 함께 겸손한 인품으로 폭넓이 사랑을 받는 인물이다. (이분도 경력을 보면 정말 화려한데, 만나보면 정말 수수하고 재미나다.)
그래서 우리가 재도전한 10월 16일이 인상에 남는다. 첫 미팅에는 Villi와 Howard Hartenbaum을 오전 11시에 만났었다. 첫 미팅이 끝나자마자 Villi가 “다음 미팅이 몇시야?”라고 질문 하여서 “3시에 이 근처에서 미팅이 하나 더있어"라고 했다. 그랬더니 하워드를 보면서 “그러면 우리 12시에 회사에서 점심 나오니까 먹고 가는게 어때? 1시에 미팅 한개만 더 하고 가자"라고 해서 ‘엇 좀 빨리 진행되는건가..’ 싶었다. 그런데 바로 이어서 “우리 바로 full partnership pitch 갈거니까 방금 전에 우리에게 한대로만 해주면되"라고 해서 순간 당황했다. 바로 회사에 전화해서 우리쪽에 풀파트너십에 같이 가는 투자팀이 있던 Mark (당시 Head of Growth) 및 Jin (당시 Head of Engineering - US)보고 바로 와달라고 했다. 같이 피자 먹자고..
아무튼 그렇게 해서 1시에 바로 최종 피치를 하게 되었고, August의 파트너 전원이 들어왔다. 사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어떻게 피치를 했는지는 기억에 나지도 않는다. 일단 뭔가 했고, 악수들을 했고, 뭔가 끝나고 우리 회사 두 분은 돌아가고, 난 바로 다음 미팅으로 갔었던 것 같다.
그렇게 미팅이 끝났는데 오후 느즈막히 Villi로부터 전화가 왔다.
“앞 미팅은 잘 끝났어? 나 지금 우리 파트너들이랑 차 안에서 시내에 행사가 있어서 가는 중이라 같이 있는데, 너희 이야기 좀 했어. 우리 다음주 월요일에 텀싯 줄거고, 그 날 저녁에 우리 파트너들과 다 같이 저녁 식사 하자. 나 이제 실사 좀 해야하니까 너희 고객사 레퍼런스 3개랑, 너 레퍼런스 2개랑, 지난 1년 수치 정리된 엑셀 있으면 거기에 미래 1년 정도 추정치 해서 좀 보내줄래?" 라고 했다.
솔직히 이게 말이 되나 싶었다. 늘 too good to be true는 아마도 false일 거라는 거에 익숙해져있었기에 정말 파트너들과 저녁 식사가 잡히는지, 정말 뭐 진행되긴 하는 건지.. 좀 지켜보기로 했다. 그런데 뭐 .. 정말 바로 잡혔다. 하필 그 월-화에 걸쳐 Jin이랑 Mark는 시애틀에 AWS관련 행사로 가기로 했었는데, 월요일 저녁이란다. 
그래서 그 월요일에는 Jin과 Mark는 새벽 이른 비행기를 타고 시애틀에서 가서 미팅을 하고, 오후 비행기를 타고 다시 이동네로 와서 1시간 같이 파트너들과 다 같이 저녁을 먹고, 다시 그 길로 공항으로 가서 시애틀로 날아갔다. 초인적인 스케쥴이었는데, 그래도 이 투자사랑 함께 하게 되어서 그나마 좀 덜 미안하게 되었다.
그렇게 파트너들과 저녁을 먹은 뒤에 빌리가 책가방에서 텀싯을 꺼냈다. 조건을 좀 조율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당장은 힘드니 따로 논의 좀 해보고 싸인하자고 했다. 사실 신나서 혹 .. 했지만.. 대표의 역할은 회사에 가장 좋은 딜을 만드는 것이니.. 일단은 그 자리를 뒤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Shasta와 August의 조인트 co-lead 딜로 만들어서 싸인을 했다.
그리고 Villi는 여전히 모든 사안에 대하여 매우 명확하게 yes/no로 답을 해준다. 다만, 본인은 늘 ‘나는 투자자이고 사업은 너희가 하는거니 고민해보고 결정해서 알려줘’ 라는 투자자로서의 배려를 잊지 않는다. 독재정권과 전쟁을 피해 바다를 건너온 가족의 아들로서 미국에서 남들이 꿈꾸는 커리어의 정점을 향해 가고 있는 빌리를 보면 집념과 절박함이 어떤 것인지가 느껴진다.
이렇게 어찌저찌 해서 소위 말하는 실리콘밸리의 정상 투자자들이 모여있다는 Sand Hill Road에 있는 2명의 투자자와의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요즘은 이것도 옛말이라 위 두명을 포함해서 이동네 투자자들은 다들 샌프란시스코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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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ty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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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민주주의와 다양성의 위기
중학교 도덕 시간에 지행합일(知行合一)이라는 말을 처음 배우고 나서는 감탄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는 내가 안다고 말할 만한 주제에 대하여는 나름 깊게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일단 무엇에 대하여 안다고 말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고 믿게 되었다. 반대로 몰라도 된다고 생각하거나, 행동을 하기에 상당히 많은 공부를 해야하는 사항에 대하여는 외면을 하며 살아가게 되었다.
어설프게 단면을 알고 재단하여 이야기하기 보다는, 제대로 알고나서 말을 하고 행동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다보니, 업(業)이 삶과 행동의 대부분이 되었고, 그 외에 대하여는 일자무식한 사람이 되어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삶은 단순했다.
그런데 최근 한 10년 좀 안 되는 기간 동안, 사업을 하며 이래저래 여러 정치인을 만나게 될 기회가 있었고, 그 동안 여러 차례의 미국 대선, 한국 대선, 또 최근에 미국과 한국에서 다시금 조명되고 있는 정치적 사안들을 보며 생각이 조금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사업과 가족, 그리고 가끔의 친구 관계라는 비교적 단순해 왔던 삶에 생각할 차원이 하나 더 늘어난 샘이다.
정치라는 단어는 내 삶에 영향을 그 동안 직, 간접적으로 주고 있어 왔지만, 내가 다시 되먹임(feedback)을 함에 있어서는 분명 소홀히 해왔다. 개인적인 수준에서, 이해하고 있는 범주 내에서의 법을 지키고자 하고, 윤리라는 것에 대하여 실행하려고 하고, 쓰레기 버리지 않고, 세금을 잘 내고, 앞의 전제를 잘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개개인의 인격을 존중하고, 응원하고, 투표를 하는 정도가 나로서의 국민의 의무를 다함의 정의였다. 
삶 자체를 단순하게 하려다보니, 무언가를 제대로 알게 되었고 문제를 인식하게 되었다면, 왈가왈부(曰可曰否)할 것이 아니라 지행합일에 따라 행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프랙탈(fractal)한 관점을 따라, 우선 스스로를 먼저 가다듬고, 그리고 나서 가족과 내가 속한 회사는 책임질 정도가 되어야, 비로소 나라와 인류의 안녕을 논하고 행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직 나는 스스로 조차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나라를 논하기에는 아직 수준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 정치적 이슈를 살펴보면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을 제대로 하기 힘들기에 내가 어느 선�� 사실이라고 이해하고, 어느 선까지 행동을 해야하는 지 판가름 하기가 쉽지 않다. 이미 소셜 미디어에서는 손쉽게 공유되는 것들, 그리고 소위 언론의 기사들 또한 정확한 사실이 아닌 경우가 그동안 너무 많았기에 기사 한 두가지에 좋아요를 누른 다거나 공유를 해가며 공분을 하는 것이 내가 스스로에게 씌운 국민의 의무의 범주에서는 벗어나 있었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선동적인 글이 아닌 담담한, 저널리즘의 본연에 충실한 글을 찾기가 그리 쉬운 편은 아니라서 기사를 읽어가며 감정적 영향을 배제하고 객관적 판단을 하기도 어렵다. 뭘 제대로 알아야 판단을 하겠는데, 특히 정부와 정치라는 고차원적인 사회적 활동에서의 사건과 인물의 파편 만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는 격이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 답답한 감이 있다. 분명히 생각하게 된 것은 ‘무언가 많은 것들이 오랫동안 잘못되어 왔다'라는 인식 정도일 것이다.
“Great minds discuss ideas; average minds discuss events; small minds discuss people.”
소설을 넘어설 법한 화려한 사건과 인물의 향연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생각해보자면, 나는 인류와 문화의 발전에 수렴(convergence)과 발산(divergence)의 사이의 진동에서 오는 균형이 가져다주는 효과를 믿는데, 한국은 문화적으로나 구조적으로나 수렴의 힘만이 너무 강한 국가에 속한다. 비교와 경쟁이 성공과 행복의 척도가 되고, 그러다보니 오로지 내 위에 있는 사람의 말만 잘 들어도 되는 지극히 하향적(top-down) 사회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가 건강해지기 위하여는 다양성을 높일 필요가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 가장 간단한 방법은 참여자의 수를 높이는 것이다. 역시나 어설프게 알기에 조심스러운, 민주주의의 효과성의 원천은 다양성의 독립적 참여로부터 비롯된다. 소위 말하는 대중의 지혜(wisdom of the crowds)처럼, 각자가 어느 정도의 사실을 비롯으로 한 제한적 합리성내에서 informed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각자가 최대한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참여를 할 때 민주주의가 나름의 최적해를 찾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의 한국은 분명 그러하지 못하다.
사실 이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또한 같은 문제로 고생을 하고 있다. 해당 국가라는 환경과 시민권이라는 속박 속에서의 장기적 영향이 가장 클 법한 젊은 층이 투표율이 높지 않다. 그러다보니 다양성이 부족하여,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의 축적 속에서 수렴이 이루어진, 이제는 고착화된 의견들이 민주주의의 방향에 주된 영향을 주는 상황이 되었다.
자연에서 이미 수억년에 해당하는 진화의 과정을 통하여 볼 수 있듯, 수렴하는 힘을 완화시키는 방법은 발산하는 힘을 함께 부여하는 것인데, 이를 위하여는 참여의 증가를 통한 다양성의 확보와 같은 다소 점진적인 방법이 있고, 지각 변동에 해당할법한 극단적 동요(perturbation)을 주는 방법도 있다. 물론 그 사이에는 다양한 단계들이 분포하겠지만, 전자는 비유하자면 투표이고 후자는 전쟁/민란/쿠데타 같은게 그에 해당 될 것이다.
단순한 형태(1인 1표)의 참여가 가져오는 민주주의가 갖는 한계 중 하나는 이러한 시스템은 이미 방향이 정해진 상황에서의 최적화(optimization)의 문제를 푸는데 효과적이긴 하나, 전역 최적해(global optimum)를 찾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세상이라는 문제 공간이 기술의 진보, 자연 환경의 변화 등으로 지속적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어느 정도 수렴된 문화속에서 나온 해법에 대하여 최적화를 위한 표를 모으는 것이 갖고 있는 한계는 비교적 명확하다.
사실 이미 사회가 나름의 초유기체로서 오랜 세월 진화를 해오는 과정에서 스스로 갖추게 된 문화라는 이름의 적합성 함수(fitness function)가 버젓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할만큼 강력한 상향식(bottom-up) 혁신은 지역 최적해(local optimum)로부터 벗어날만큼 충분한 동요를 만들어내기는 힘들 수 있다.
순수히 평화로운 방법(예: 투표)으로 기존의 고착화된 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든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민주주의가 제대로 돌아간다는 전제 하에서는 희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다행히도 사람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그리고 육성할 수 있는 다양성과 창의성 속에서, 나름의 고민과 논의를 통하여 전역해에 근접한 답을 가진 사람이 리더로서 부상하고, 이를 민주주의가 뒷받침하여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면 스스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하는 것이 꼭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다만, 작금의 시기에 문제가 되는 것은 민주주의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삼권분립이 제대로 되어있는 가와, 과연 기존의 강력한 수렴의 힘이 빚어낸 현재의 사회 및 정치 시스템에 대한 국민들의 회의가 있는 상황이어서 이러한 전제 자체가 과연 성립될 수 있는 가에 대한 근본적 물음이 생겼다는 점일 것이다.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 멀리서보면 희극”
지금 바다 건너에서 일을 하며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 실로 이러하다. 나라에 존경받을 만한 어르신이 없다고 느껴지는, 혹은 어딘가에 숨어있는데 온 나라가 안개속과 같아 도저히 알 수가 없는 이 상황에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하여 국가에 속한 개개인이 느끼게 된 좌절감과 상실감은 다시금 거대한 감정의 물결이 되어 국가라는 기틀을 흔들 만큼 소속감과 자부심을 흐트러뜨려 놓았다. 이러한 시점에서 공천과 같은 상당히 강력한 적합성 함수가 하향식으로 힘을 미치는 환경에서, 전역 최적해를 제시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이 민주주의의 힘을 받아 상향식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게 과연 환경적으로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 또한 있다.
나는 정치 전문가도 아니고,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의 흐름을 안다고 할 정도의 자격은 없지만, 국가라는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가 지금의 경험을 반드시 기억하고, 감정적 반응과 격분이 아닌, 지금의 위기로 부터 교훈을 얻고, 근본적인 국가적, 문화적 “가치(values)”로 정립하여 장기적인 방향성과 나름의 국가에 대한 관점, 개개인의 철학을 세울 만한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우리 나라에 필요한 것은, 이러한 망가진 부분들을 재건할 기회를 만들만큼의 충분한 동요와 다양성을 포용할 만한 환경이다. 국민적 다양성의 증대를 돕기 위한 정책 및 제도, 저문맥 사회로 무게중심을 이동시켜 개개인의 독립성을 높이고, 젊은 층에서 산업전반에 걸친 새로운 리더십의 폭넓은 등장 및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말한다. “Don’t boo. Vote.” 
단기적 야유와 분노가 아닌, 국가와 인류의 중장기적 목표에 대한 담담한 고민과 행동이 필요한 시기인 듯 하다. 국민이라면 모두 잊지 말고 투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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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ty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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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Moving Checklist (미국 이민 체크리스트)
최근에 SendBird 팀의 일부가 미국으로 넘어오면서 이래저래 확인할게 많았는데, 마땅히 체크리스트로 쓸만한게 없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요즘 글로벌 진출 등을 연유로 한국 분들이 미국으로 넘어오시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은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면 좋겠습니다.
US Moving Checklist
구글 시트 문서이며, 해당 시트를 복사해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피드백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주세요.
* 회사 블로그에 담을 만한 주제일지 몰라서 우선 여기에 먼저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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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ty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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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의전 문화는 어디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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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에서 고문맥사회 vs 저문맥사회라는 개념이 있는데, 한 사회의 문화와 언어가 갖는 표현 방식의 특징을 의미한다. 한국은 대표적인 고문맥사회다. 많은 대화는 함축적인 방식으로 소통이 이루어지고, 굳이 명시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눈치와 감으로 대화의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김과장이 알아서 잘 해와" “박대리가 적당히 해서 갔다줘" “대표님, 잘 아시면서” 같은 정보량이 거의 없는 대화들이 오가도 어색하지가 않다.
그러나 대표적인 저문맥사회인 미국에서는 이러한 표현을 하면, 명확하지 않다고 다시금 질문 받기 일쑤다. “그래서 당신이 하고자 하는게 정확하게 뭔데?” “왜 그렇게 하려고 하는건데?” 같은 도전적인 질문을 늘상 받게 된다. 이러한 문화권 사람들이 건방져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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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문맥사회는 구성원의 문화적 다양성이 높기 때문에, 사회 구성원이 ‘상식'이라고 받아들일만한 공통분모가 그만큼 적다. 그렇기에 상대방의 배경지식에 대한 가정을 하기 어려운만큼, 명확하게(clear) 명시적(explicit)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게 저문맥사회의 특징이 된다. 그래서 what과 함께 문맥이 될 수 있는 why, who 등에 대하여 전달해야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안에 명료하고 밀도있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역량이 된다.
문제는 이러다보니 고문맥 사회에서는, 명확하게 설명을 하는 것이 아닌, 반대로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하고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능력이 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의전' 문화가 파생하게 된다. (주로 상사가) 원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하여 눈치껏 파악하는 것이 능력이며, 명시적으로 표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으로 편의에 맞춰 미리 미리 준비하는 것이 곧 의전이 된다.
물론 미국과 같은 저문맥 사회에서도 의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주로 외교적 매너/프로토콜이라고 하는 것이 있어서, 외부 문화권 사람들에게 맞추어 배려를 해주는 것이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과도한 의전과, 그 속에서 서로의 향략을 추구하는 선까지 가지 않는 것은, 많은 것이 명료하게 "왜?" 라는 질문에 대한 답과 설명될 수 있어야하고, 당사자도 “나는 이것이 필요하다"고 말해야하는데, 대부분의 과도한 의전이라는게 스스로 말하기 영 민망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고문맥 사회의 특성이 의전이라는 독특한 문화를 파생시키게 된다. 그래서 중국과 일본과 같은 다른 고문맥 사회들도 의전 문화가 서구권에 비하여 발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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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ty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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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7 Core Values (SendBird)
1. Endless tenacity for customers / 고객을 향한 끝없는 집요함
“Only the paranoid survive” - Andy Grove, Intel
고객이 곧 기업의 존재의 이유(raison d'être)이며 고객의 가치와 경험을 최우선 당면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아직 고객이 경험하지 못한 세계의 해법까지 창조하여 제시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분명 상당히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끝없이 집요하게 파고들어 문제를 해결해야합니다. 우리는 지독하리 만치 우리의 고객과 mission에 집중하고 이를 제외한 것들에 대하여는 계속해서 no를 할 것입니다.
2. Better than the best / 최상을 넘어서
“Be a yardstick of quality. Some people aren't used to an environment where excellence is expected.” 
- Steve Jobs, Apple
우리는 스스로, 그리고 조직 전체에 늘 보다 과감한 목표(stretch goals)를 설정하고 달성을 위하여 매진해야합니다. 목표를 위하여 효율과 효과, 빠르면서 높은 퀄리티, 그리고 아쉽지 않을 절대적인 노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적당하거나 낮은 수준에서 타협을 하지 않으며 늘 보다 높게 본인과 조직 전체의 수준과 성과를 끌어올려야 합니다. 같은 일에 대하여도 매순간 보다 나은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우리는 최상, 최선에서 만족하지도, 멈추지도 않습니다.
3. Work to completion / 일이 제대로 끝날때 까지
“The happiest and most successful people I know don't just love what they do, they're obsessed with solving an important problem, something that matters to them. They remind me of a dog chasing a tennis ball: their eyes go a little crazy, the leash snaps and they go bounding off, plowing through whatever gets in the way.” - Drew Houston, Dropbox
우리는 한번 설정한 목표에 대하여는 제대로 완료할 때 까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집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본인의 영역을 벗어나서라도 유연하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재정의하고 확장시켜나갑니다. 그리고 목표가 달성될때 까지 반드시 무한히 follow-up합니다. 절대 일이 흐지부지 사라지지 않도록 명확하게 결말을 맺습니다.
4. The buck stops here / 눈이 내리는 것 조차 나의 책임
“눈이 내리는 것도 내 책임이다.” - 하마구치 다카노리
본인이 각자의 위치에서 리더라고 굳게 믿으며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합니다. 리더이기에 스스로 더욱 큰 책임을 지기 위하여 노력하며, 항상 리더의 마인드로 은근슬쩍 책임이 흘러가거나 분산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따라서 모든 문제의 책임을 타인이나 환경을 탓하지 않으며, 자신에게 돌리고 스스로를 개선시킵니다.
5. Already on it / 이미 하고 있는가
“Move fast and break things” - Facebook ex-motto
허락과 승인을 구하며 기다리기 보다는, 우선 신속히 결정하여, 빠르게 실행하고나서 결과에 대하여 본인이 책임을 지거나 용서를 구합니다. 더욱 빠르게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하여 평상시에도 경험과 고민, 학습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이렇다시피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위험과 도전을 기꺼이 감수하며 신념을 가지고 사람들을 이끌어갑니다. 늘상 ‘이걸 하려고 한다', ‘이걸 하고 있다', ‘이걸 했다'로 소통하며 ‘이걸 해도 되나요?’나 ‘이 결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같은 말을 지양합니다.
6. Highest corporate integrity / 최고 수준의 기업 윤리
“Newspaper Test”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 내가 한일이 내일자 뉴스 전면에 나올 경우 부끄러울지 아닐지를 토대로 의사결정을 하라는 의미입니다.
회사의 가치와 고객과의 건강한 관계는 타협할 수 없는 기업윤리의 토대 위에서만 구축될 수 있습니다. 최고 수준의 기업 윤리를 추구하고, 이를 지켜나가기 위해 우리는 옳은 행동(right thing to do)을 올바른 근거로 판단해 실천해 나가며, 행여나 이러한 기업 윤리에 위배되어 회사의 신용과 가치에 해악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에 당면하면, 본인 뿐만 아니라 동료 혹은 상사라 할지라도 형식을 가리지 아니하고 즉각 시정을 요청해야 합니다.
7. Global citizenship / 글로벌 시민의식
“Manners maketh men” - William of Wykeham, Motto of Winchester College and New College, Oxford
우리는 글로벌 인재들을 포용하며 일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를 만듭니다. 인종, 성별, 종교, 장애 등을 포함한 다양성을 기꺼이,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합니다. 아울러 세상에는 당연한 것이 없으므로, 늘 서로를 존중해주고, 생산적인 자극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누군가 나와 많이 다르거나 개인적으로 잘 맞지 않다고 해도, 우리가 함께 믿는 가치에 부합한다면, 이러한 사람들과 팀워크를 발휘하여, 인종, 성별, 종교 및 장애를 초월하는 기업과 고객의 가치를 창조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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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ty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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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어려움과 Comfort Zone
변화는 기본적으로 상태/행동/생각을 움직여야하는거기 때문에 우리가 대하게 되는 95%의 사람에게는 불편한 감정을 필연적으로 만들어 냅니다. 왜냐하면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가면 변화보다는 익숙한 것들과 현상유지를 선호하게는 선천적 성향이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굳이 상대방과의 사이/감정이 불편해지는 것이 싫기 때문에 일을 피하거나 미루게 되면 아무런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성과도 나지 않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을 (적당히?) 불편하게 하는데 익숙해져야하고, 대신 그 불편함이 결과적(to-be)으로 양쪽의 이로움으로 연결되도록 해서 시간이 지난 후에는 그 불편함이 새로운 편안함으로 바뀌도록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렇게 단기적으로 불편함을 만들어 내려면 결국 스스로부터가 우리의 to-be가 현재의 as-is보다 더 이롭다는 믿음이 서있어야 합니다. (사실 인간의 예견 능력은 무척 형편없기 때문에, 이러한 믿음은 주로 만들어내는 것이지, 주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겠지요.)
우리가 좀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내고, 스스로, 그리고 남과 함께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우선 우리 스스로 늘 Comfort zone을 벗어나는데 익숙해 져야합니다.
ps. 대신 상대방의 이로움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본인의 이로움만 추구하면서 상대방을 끊임없이 불편하게 하다보면 이기적이라는 소리를 듣기 딱 좋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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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ty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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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인생에서의 습관
“The Power of Habit (역: 습관의 힘) ”이라는 책을 예전에 꽤 인상깊게 읽었는데, 인생은 결국 태도와 습관에서 꿈과 목표의 달성, 성공과 행복 등이 정해진다고 믿는다. 특히 첫번째 다녔던 병특 회사가 문을 닫는 모습을 보며 조직의 문화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내가 속한 조직 (회사건 학교건, 친구 모임이건 간에)에 따라 그 구성원들의 태도와 습관이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간에 사회적 압력에 의하여 본인에게 스며들기 때문이다.
소위 ‘명문대'에서 얻을만한 가장 강력한 무언가가 있다면 “스스로에 대한 높은 기대치 (high standards 정도로 번역해보자)”, 그 다음이라면 아마도 네트워크 (학생간, 그리고 교수 및 사회 선후배와의)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요근래에 “어떤 엘리트들의 위로를 바라보며"라는 글이 보며 이러한 믿음은 약간 더 강해진 듯 하다.
사회에 갓 진출한 사람은 직장 초년기에 경험하고 고민한 일련의 문화를 통하여 초기 조건의 민감성이라고도 할만한, 다가올 인생과 직장 생활에 필요한 태도와 습관, 일련의 관점을 이때 많이 pick-up한다. 
무엇보다 직장 초기 시절에 뿌리내린 태도와 습관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이유는 비교적 간단한데, 다시한번 카오스 이론을 빌려오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복리(compound)’라는 개념만 생각해 본다면 습관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공포감 마저 든다.
습관의 형성이라는게 이 글을 읽을 정도의 연배의 사람이라면 이미 많이 형성 되어있기 때문에, 상당히 의식적으로 높은 수준의 습관으로 교정/대체 하고자 하는 의도적 훈련(deliberate practice)을 하지 않는다면 원래의 낮은 수준의 습관으로 아주 빠르게 회귀하며, 겨우 겨우 획득했다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스트레스가 강한 순간에 처하게 되면 원래 습관이 치고 들어온다. 오랜 운동과 식이조절로 살을 겨우 겨우 뺐어도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는데 필요한 노력은 매우 작다.
그래서 인생에서 여태까지 크던 작던 성공적인 경험을 못했고, 특히 근래에 계속해서 성공의 경험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다면, 아마도 당신의 태도와 습관을 바꾸지 않는다면, 인생의 상당 부분을 운에 맡기지 않는 이상, 향후에 성공적인 경험을 하게 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본인이 만 30세의 나이를 넘었다면 아마 앞으로 많은 인생의 시간을 현재의 습관과 과거의 행적을 합리화 하고, ‘당신답게 사는게 행복한 인생' 같은 위로성 말에 현혹되어, 좀 더 긍정적인 태도와 습관의 형성을 게을리 하고, 과거의 불행과 실패를 불러왔던 습관을 유지보수 하며 생을 이어가게 될 것이다. 정말 무서운 이야기다.
현실에서는 건강한 사람이 운동을 더 하여 더 건강해지고,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더 책을 읽으며, 부자가 더 노력해서 부자가 되고, 행복한 사람이 더 행복해지게 마련이다. 그게 그 사람의 강점이고, 아마 그러한 상황에 이르게까지 도와준 환경과 습관이 이러한 상황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태도를 갖게 된다는 것, 새로운 습관을 만든다는 것은 개인적인 차원의 ‘혁신(innovation)’에 가까우며, 인생을 사업의 관점에서 생각해본다면 한 회사가 신제품을 출시하여 대박이 난다거나, 조직 문화를 혁신하여 기하급수적 성장을 하게 되는 변곡점과도 같지 않을까 싶다.
이걸 바꾸고 싶으나, 스스로 바꾸기 힘들다면, “인간을 바꾸는 세 가지 방법”을 곱씹어 볼만하다. 
“인간이 변하는 방법은 3가지밖에 없다. 첫번째는 시간배분을 바꾼다. 두번째는 사는 장소를 바꾼다. 세번째는 교류하는 사람을 바꾼다. 이 세가지 요소가 아니고서는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 가장 무의미한 것은 ‘새로운 결심을 하는 것'(결의를 새롭게 하는 것)이다.”
특히 세 번째 방법을 추천하고 싶은데, 자신 주변을 그러한 성공적인, 행복한 태도와 습관을 가진 사람들로 가득 채우면 된다. 그게 곧 명문대에 가는 것이고, 성공적인 조직에 입사하는 것이며, 인생의 올바른 동반자를 사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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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ty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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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1 - The Chamber of Extreme Pleasure and Self-Realization
자그마한 캡슐이 있다. 여기에는 사람이 누워서 잘 수 있고, 이 방에서 잠들게 되면 원하는 만큼 무한히 생명을 유지하며 잘 수 있다. 자는 동안에는 사람이 살면서 느낄 수 있는, 사실은 현실에서 살면서는 절대 느낄 수 조차 없는 극도의 쾌감이 지속된다. 
또한 지적 희열을 맞볼 수 있는 정신적 쾌감, 충만감, 그리고 자아실현감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잠든 동안 그어떤 물리적 상처 및 병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적절한 수명이 되어 노화가 되면, 아주 평온하게 사망에 이르게 된다.
또한 이 방에서 잠든 동안 사회에 직접적이고 의미있는 기여를 많이 하게 된다. 마치 매트릭스에서 보듯, 사람의 생화학적 반응을 통하여 친환경 에너지를 발전하여 공급하게 되며, 두뇌는 클라우드 브레인에 연결되어 인류의 processing power의 pool에 동참하게 되어, 세상의 가장 어려운 난제들을 풀어나가는데 끊임없이 기여하게 되고 이러한 업적을 이룰 때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인류의 역사에 함께 기록되고, 가족들에게도 이러한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는 우선권이 생긴다.
그리고 이 방은 전세계 어떤 기준의 상위 0.1%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Sponsor없이 참여하기에는 무척 비싼 금액이며, 정신적, 신체적 조건에 들어야먄 지원할 수 있다. 영면에 들기 전에 원한다면 3일, 7일, 15일 간의 trial period를 3회간 경험해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1번만 trial을 거쳐도 현실에서 절대 느낄 수 없는 지속되는 극도의 쾌감과 지적 희열과 만족감, 깨달음으로 인하여 다시금 이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최종적으로 3회의 trial후에 결정을 하게 되면 다시 현실로 돌아오지 않아도 되는, 영면에 이르게 된다.
살아 생전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최상류층만이 누릴 수 있는 이 극도의 특혜에 대하여 사회의 반발이 심하다. 노예 제도가 존재하던 귀족들의 문란했던 생활보다 훨씬 사치스럽다고할 수 있는, 이러한 것에 대하여 인권에 대한 논쟁이 오간다.
그러던 어느날 한 스타트업이 기술적 혁신으로 매우 저렴하게 보다 많은 층이 이러한 선택권을 갖게 된다. 이제는 상위 10%까지가 이러한 인권(?)을 획득 하게 된다. 보다 많은 층이 이러한 삶을 선택하기 시작하고, 부모들도 자식들이 이러한 길을 갈 수 있게끔 자녀의 행복을 위하여 돈을 저축하고 교육에 투자하기 시작한다. 이제는 자수성가하여 이러한 권리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시간은 흘러 이미 전 인류의 10%가까이가 이러한 영면의 삶을 선택하여 살아가고 있다. 그 뒤로도 기술적 혁신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서 전 인류의 50% 정도가 이러한 삶을 선택할 수 있게끔 가격이 낮아지고, 오히려 쾌감의 강도와 지적 희열은 더 높아진 기기들이 나타나게 된다. 오히려 기존에 early-adopting을 한 상류층이 무색해 질 정도가 된다.
자, 이러한 상황에서 모두가 갈망하던 그 길에 대하여 당신에게도 비로소 이러한 삶의 기회가 온다면… 당신은 이러한 극도의 쾌감과 자아실현, 그리고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택하게 될까?
——
만약 이게 반대 상황이었다면? 
하위 10%의 사람들은 태어나면 생후 6년뒤에 신체적, 정신적 검사를 하고, 일정 점수 이하가 된다면 위에서 설명한 동일한 시스템에 강제 영면에 처하게 된다. 극도의 쾌감과 지적 희열은 물론 동일하다. 사실 이 선택을 하면 본인은 평생 극도의 행복감을 맛보고, 사회적으로도 의미있는 일을 수두룩하게 하고 죽게 된다. 하지만, 선택권은 없다. 강제로 영면에 처해진다.
나중에 인류가 증가하고 환경 파괴가 심화되어, 대상은 더 확대되어 하위 50% 계층은 강제로 이러한 캡슐에 동원되어 영면에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사람들의 동원으로 인하여 지구는 깨끗해지고, 인류는 놀라운 속도로 발전을 하게 된다.
이때 당신은 상류층으로서 영면에 자원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 당신은 영면을 택하게 될까?
출근길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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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ty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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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과 개방경제의 시대
지구의 인구가 늘고 있다. 2014년 한 해만해도 전세계인구는 8천만명이 늘었다. 대한민국이 통째로 하나 더 생기고도 남는 만큼의 사람이 지구에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자라나면 무언가 생산을 하게 된다. 인류의 역사를 살짝만 되짚어봐도 희소한 자원을 제외한 모든 것들의 공급은 대부분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매년, 매달, 매일 새로운 기업이 생겨나고, 새로운 아티스트가 생겨나며, 새로운 제품이 탄생하고, 새로운 컨텐츠가 창작되고, 새로운 서비스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이 더 빠르게 생산, 공급(Supply)된다.
하지만 이 모든 생산 활동에는 그 반대편에 그 만큼의 소비 활동이 따라줄 것이라는 전제, 사실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수요(Demand)다.
이 수요의 총 합은 아주 간단하게는 인구수 * 개인의 소비 한계로 생각해볼 수 있다.
한명이 하루 종��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양, 볼 수 있는 컨텐츠 량, 들을 수 있는 소리/음악의 양, 할 수 있는 게임의 양, 만들어낼 수 있는 문서의 양 등 여러 방면에 걸쳐서 각각 한계치가 있다. 한 사람의 인지에 필요한 관심 자원, 가처분 소득/자본, 생리적 한계 등의 몇 가지 제약으로 모든 것이 귀결된다.
그런 의미에서 TV 방송은 휴대폰 게임과 경쟁하고, 유튜브 개그 동영상은 인터넷 강의와 경쟁하고, 블로그 및 페이스북 포스트는 책과 경쟁하고, 골목 상권 김밥집은 호텔 코스 요리와 경쟁한다.
문제는 인터넷으로 인하여 배대지/직배 등의 사례에서 보듯 온 세상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이기 시작했고, 미국에서 만든 페이스북이 한국에서 사용되고, 중국 기업이 한국에 진출하는 등, 한 명 한명의 소비자가 점점 더 local supply에서 global supply에 노출이 되기 시작하였다.
이제는 누구나 약간의 노력만 한다면 자기가 돈, 관심 등을 써서 얻을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가성비 좋은 컨텐츠, 제품,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어가고 있고, 결국 공급자 입장에서는 local competition에서 global competition의 환경에 던져지게 된 것이다. 이제는 10억 예산으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2000억 예산으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과 경쟁을 해야하고, 동네 구석에서 3대째 김밥과 라면을 팔던 사람이 거대 프랜차이즈로 맛과 질을 보장하며 규모의 경제로 가격대까지 맞추는 거대 기업과 경쟁을 해야한다.
물론 전세계의 73억에 육박하는 인구에는 그만큼 다양한 취향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겠으나, 그 중 특정 취향을 가진 단 10만명을 타겟으로 하는 제품을 만들어서 유통하기란 사실상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에, 결국은 어느 정도 segmentation을 하고 그에 맞게 타게팅하여 판매를 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디지털 컨텐츠나 IT서비스처럼 원격 유통이 용이한 (아직 규제/copyright 등으로 인하여 법률적 장벽은 있으나) 것들은 아주 즉각적으로 글로벌 경쟁강도에 노출이 되어 최상의 컨텐츠가 빠르게 소비되고, 그나마 글로벌 유통이 난해한 것들 -- 지역내 오프라인 서비스, 물류/배송이 힘든 커다란 물건 등은 잠시나마 지역 경쟁이라는 장벽안에서, 이러한 세상의 풍파를 피할 틈을 얻을 수 있다.
글로벌 유통이 빠른 산업은 단기간에 글로벌하게 독점적 지위를 얻을 수 있고, 느린 산업 중 대기업이 들어오기 힘든 fragmented된 산업의 경우에는 이익률 나지 않는 짜잘한 산업으로 쪼개어져 모두가 가격경쟁으로 고생하거나, 거시적 소비 트렌드 변경으로 시장의 수요가 프리미엄으로 상향될 경우에는 순식간에 생산과 품질 관리가 잘 되는 중견기업 및 대기업의 제품으로 consolidate 되어버린다.
영세 사업자들은 얇은 마진의 생명선위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하여 곡예를 하고, 시장에 선도적 위치를 얻은 기업들은 두터운 마진위에 빠르게 독점적 위치를 공고히하려 할 것이다.
이렇듯 경제라는 흐름의 양극화는 개인의 소득 뿐만 아니라 기업에게서도 나타나는데, 이미 공급이 과잉인 상태에서 국경이 사실상 사라져가는 개방경제의 시대에는 이것이 점점 더 피하기 힘들고 과속화되는 현상이 무섭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생존전략은 여태까지의 골목상권 생존전략, 내수시장 확보 전략과는 다른 모습을 갖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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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시간에 (생각이 나면) 이러한 생존전략에 대한 아이디어 몇 가지를 정리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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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ty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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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거래시 양도소득세 및 환율 관련 참고사항
요즘 해외 거래가 많아지면서 양도소득세법, 상속증여세법(상증법) 등에 대하여 접할 기회가 많아지는데, 여러모로 개선의 여지가 많아 보인다. (정확히는 그냥 세금 징수자 = 국가 = 공무원입장에 유리하게 설계되었고, 납세자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있는 경우)
참고를 위하여 기록.
"양도소득세법상 외화로 거래할 경우, 양도가를 수령한 날의 외국환거래법에 의한 기준환율을 적용하여 계산하게 되며. 이때, 기준환율은 서울외국환중개소에 공시된 매매기준율로 거래은행에서 환전해서 송금할때의 환율가 차이가 발생하여, 금액이 차이가 발생함"
간단히 말하자면, 받은 적 없는 돈에 대한 세금까지 납부해야함.
예를 들어, 송금된 달러가 $100이고, 매매기준 환율 적용시 11만원인데, 은행에서는 당연히 돈을 벌려고 11만원보다 적은 금액 (예: 10만5천원)을 준다면, 세금은 11만원에 대하여 내야함. 납세자 입장에서는 10만5천원 밖에 받은 적 없는데?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억울해도 법은 법.
양도세율의 경우 비상장법인이라면 양도세 10% + 주민세 1% + 증권거래세 0.5% = 11.5%니까 위 사례의 경우 11만원과 10만5천원의 차이 5천원에 대한 11.5%라서 얼마 안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금액이 커지면 이게 꽤나 억울해질 수 있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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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ty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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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인으로의 전환 - Delaware Flip에 대한 방법
(주)스마일패밀리는 대한민국 주식회사로 시작하였다. 여러가지 배경이 있겠지만, 한국에서 한국 사람이 법인형태로 사업을 할때는 큰 고민없이 주식회사로 설립하곤한다. 미국에서는 반대로 일반적으로 회사를 만들때는 Delaware Corp로 설립한다.
그리고 스마일패밀리는 2014년 11월 13일부로 미국 회사로 전환이 되었다. 지사 설립이 아니라 본사가 미국 법인이 된 경우인데,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고, 이에 관심이 있는 기업가들이 있을 듯 하여 경험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 스압주의 *
Conclusion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제 법인 전환은 약 3개월 가량이 소요되었다. 물론 이 3개월 중 상당 부분은 1) 기존 주주를 설득하는데, 2) 외환 거래 신고에 사용되었고, 실질적인 전환 자체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전환 시작 시점에는 (주)스마일패밀리가 있었고, 전환 종료 시점에는 Smile Family, Inc.라는 미국 Delaware Corp인 본사가 생기고, (주)스마일패밀리는 미국 본사가 100% 소유한 자회사가 되며, 기존 한국 법인의 주주는 주식 swap을 통하여 비율 그대로 모두 미국 법인의 주주가 되었다.
비용은 한국 법무 법인 약 1천만원 상당, 미국 법무 법인 2천n백만원 상당. 기타 잡비가 조금 더 들고 + 세금이 있지만, 대략적인 비용은 요 언저리라고 보면 된다. 법무 법인들 및 주주들의 경험치가 조금 더 많아지고 이러한 사례들이 많아지면 비용은 계속 낮아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이 정도도 크게 들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WHY? The Background
그렇다면 스마일패밀리는 왜 전환을 했을까?
한국 VC에게서 투자를 받거나 각종 한국 중소기업/벤처기업 관련 혜택을 받으려면 대한민국의 주식회사로 설립하는 것이 당연히 유리하다. 한국 VC의 특성상 정부쪽에서 자금이 융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LP(간단히 말하자면 VC의 쩐주)의 투자 조건이 한국 회사로 제한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명시적인 제약이 없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각 포지션의 담당자가 (본인의 커리어상의/감사상의) 리스크로 인하여 동의를 안해주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반대로 미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미국 VC에게서 투자를 받으려면 대한민국의 주식회사는 받기 힘든 경우가 많다. 엄밀히는 위에 말한 이유랑은 좀 다르고, 언제 어디나 예외는 있게 마련이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렇다는 이야기. 한가지 예이지만, 한국 1위의 소셜커머스 기업인 쿠팡은 미국 회사다. 이게 투자를 이끌어내는데 결정적 이유는 물론 아니고 사업적 성과를 통하여 이끌어낸 딜이지만, 그러한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미국 법인인 것이 상당한 행정적 용이성으로 작용했을 것임은 분명하다.
자, 그렇다면 스마일패밀리는 왜 미국 회사가 되어야 했을까? 개인적인(?) 배경을 차치하고, 우선 사업적으로 액티브 유저의 90% 이상이 미국 유저들이다. 그리고 신규 투자유치를 하는 과정에서 받게된 termsheet이 미국 법인에 투자를 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즉, 이 말은 한국 법인 쪽으로 투자를 받지 못한다는 소리이고, 스마일패밀리는 전환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 기회를 잡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비교적 명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주를 설득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하 내용은 early-stage 스타트업들에게 해당되며, 이미 성장 단계(growth stage)이거나 성숙 단계(late stage)에 접어든 회사는 전혀 다른 이슈들이 도사리고 있으므로 있는 그대로 참고 하시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즉, 매출이 빠방하게 나오거나, IP가 상당히 쌓여있다거나 하는 경우는 아래만 확인해서는 곤란하고 충분한 법무 법인의 검토가 필요하다)
Key Issues 그 결정의 갈림길에서
안타깝지만 모든 절차상에서 까다로운 부분은 한국에만 존재한다고 보면 된다.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고, 현실적으로 그러하다는 의미. (그런데 법무법인 비용은 한국이 덜 나온다는게 한편으로는 죄송스럽기도...) 검토를 했다가 전환을 포기하는 경우는 주로 3가지 이유 때문인데,
세금 이슈
주주들 동의 이슈
IP 이슈
이 3가지가 해결되면 전환을 할 수 있다. 단, 3번의 경우는 case-by-case.
1) 세금 이슈 이는 주로 창업자들에게 해당된다. 무슨 말인가 하면, 비상장법인의 경우에 미국 법인 전환시 기존 한국 기업의 기업가치를 평가해야하는데, IT 기업이나 early-stage 기업들의 특성상 적절한 기업가치 평가 방법이 없다. VC에서 초기 기업에 투자를 할 때 바라보는 기업가치 평가와 국세법상의 평가 방법은 전혀 상관이 없기 때문에, 주로 early-stage의 경우 우리나라에는 상증법(상속증여법)상 순자산가치(net asset value?) 평가법이라는 것을 통하여 기업 가치를 평가한다.
쉽게 말하자면, 회사 은행 잔고 + 그나마 있을지도 모르는 부채를 빼고 남은 것이다. 완전 초기 기업이 투자를 조금 받았다면, 거의 대부분 은행 잔고보다 조금 더 낮은 금액이 기업가치가 된다. 사업 특성상 유형 자산이 많은 경우에는 좀 더 까다로워지지만, 어차피 회계법인에서 알아서 해준다. (감사 계약된 회계법인이 있다면 이런 보고서 작성은 무료로 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나온 기업가치가 미국 법인 전환시에 '양도되었다'고 보기 때문에, 실제로 아무런 현금이 오가지 않더라도, 정부/국세청의 관점에서는 이걸 현금화한것으로 인식하고 세금을 부여하게 된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이러한 경우 non-taxable transaction으로 보기 때문에 세금이 부여되지 않는다)
사례를 들어보자. 회사 설립시에 창업자들이 5천만원으로 세웠다고 치고, 법인 전환 시점에 (외부 투자가 있건 없건 간에) 순자산이 5억원이 되었다고 치면, 이 4억5천만원만큼을 '양도차익'을 봤다고 생각하고 북미 법인 전환시에 여기에 양도세+주민세+증권거래세를 부여하게 된다. (비상장법인이므로 10% + 1% + 0.5% 해서 11.5%가 나온다) 고로 51,750,000원이라는 세금을 창업자들이 부담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는데...
창업자 뒤에 진행된 투자자들은 대부분 순자산 가치 보다 높은 valuation으로 투자를 했을 것이므로 개인/기관 투자자들의 경우는 양도세나 주민세가 없고 증권거래세만이 해당되게 되는데, 초기 창업자들은 아무런 현금을 받은게 없으나 저 차이 만큼에 대하여 세법상으로는 양도세를 내야하는 부담이 생긴다. 대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 3명이 모여서 창업했다면 어지간하면 이러한 세금을 내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세금이 가장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법인 전환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조금더 회사가 성장한 시점이라면 회사 순자산이 초기 투자자들 투자 시점보다 valuation이 높을 수도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투자자들에게도 양도세 부담이 생기기 시작한다. 물론 이는 early-stage를 벗어난 경우라고 봐야하므로 본 글에서는 패스!
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이 두 가지 정도 있긴한데...
처음은 일단 회사가 굶어죽기 직전까지 버텨서 순자산이 가장 낮은 시점에 법인 전환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사실상 양도차익이라는게 없어지므로 (그리고 자본잠식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세금 부담은 적으나, 회사가 부도가 날 수 있는 극단적인 위험에 처하게 된다. 따라서 추천하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정황상 이렇게 된 경우는 하려면 할 수는 있게 된다.
두 번째 방법은 세액이 크지 않을 경우 주주나 투자자들에게 동의�� 구하고 회사로 부터 대출을 받는 방법인데, 이것에 대한 상환은 회사가 전체나 일부의 liquidity event(예: M&A, IPO, 혹은 secondary transaction 등)가 있거나 할 때 거기서 세액+이자만큼을 선공제해가는 형태로 계약을 하게 된다.
하지만 만약 세액이 크다면, 쉽지 않다. -_- 화잇팅.
2) 주주들의 동의 이슈 Early-stage회사들은 개인 주주들은 대부분 창업자들 지인이기 때문에 크게 반대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다만, 엔젤투자 세제혜택 등이 critical한 투자 조건이었던 사람이 있을 경우 이러한 혜택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각 투자자의 입장에 대하여 이해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 (엔젤 투자를 하는 배경은 정말 다양하기 때문에 훗날 다루기로 해보자)
기관 투자가 들어온 경우에는 복잡해지는데, 기관 투자자의 성향/배경 및 해당 펀드의 속성/규약 및 LP 등에 대한 포괄적 이해가 있어야만 한다. VC마다 같은 상황에 대하여도 인식 및 판단, 절차 등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미리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꽤나 많은 에피소드가 생겨날 수 있는데, 결론적으로 스마일패밀리는 잘 동의를 구하고 (저 '잘' 이라는 글자 하나에 1개월이상의 시간이 담겨 있다) 진행하였다. 궁금하면 500원.
3) IP 이슈 만약 이미 on-going business가 있고, 여기서 매출이 따박따박 나오고 있다거나, 이걸 가지고 사업을 크게 키우려고 하는 과정이라면 이 IP의 이전이 꽤 큰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미국 본사에서도 동일 IP로 계속 사업을 하려는 것인지, 그렇다면 그 주된 매출이 나오는 국가가 미국으로 바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제3의 다른 나라들이 가장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 등으로 IP에 대한 전략을 짜야한다.
이에 대하여는 사업의 상황과 IP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만약 해당 IP가 사업의 key이고, 향후 미국 본사에 미국/외국 VC가 투자를 하기를 바란다면, 해당 IP가 어느 법인에서 어떤 구조로 들고 있는 가에 따라 투자가 drop될 수도 있을 정도로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 여기에는 silver bullet은 없고, 그냥 변호사들과 열심히 이야기해서 미리 잘 파악해두고 초기에는 간단한 구조로 가다가, 필요시에 별도의 IP holding structure를 만들거나 하는 식으로 해야한다.
HOW? The Process
이제 delaware flip의 과정을 설명해보자면 크게 3단계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Pre-flip Preparation (전환 준비)
The Delaware Flip (전환)
Post-flip Follow-up (전환 후 처리)
진행 과정에서 신경써야할 party들은 다음과 같다:
직접 관련된 party: 주주 전원, 이사회, 미국 법무 법인, 한국 법무 법인, 한국 회계 법인
간접 관련된 party: 기관투자자 LP, 외환 은행, 한국 은행
이제 과정을 하나씩 살펴보자면..
1) Pre-flip Preparation (전환 준비)
1-A) 기업 가치 평가 보고서: 회계 법인에 상증법상 순자산 가치 평가법으로 기업 가치 평가 보고서를 작성 요청한다. 이미 매출이 잘 나며 성장하고 있는 경우라면 미래가치평가를 현금흐름/매출/이익 등으로 평가하는 다른 방법을 써야한다. 요 가치평가 보고서를 미국 법인 설립, 주식 교환 계약서, 그리고 세금 신고에 사용하게 된다.
1-B) Stock Exchange Agreement 작성: 이건 미국 법무 법인에 요청하면 된다. 다만, 한국 주식수는 통상적으로 자본금 / 액면가(500원/5000원)로 정해지다보니 주식수가 많지 않은데, 미국의 경우 주식수가 보통 천만주 단위로 설립되므로 주당 가격은 훨씬 낮아진다.
사실 미국은 법인 설립시 납입 자본금 같은게 없어도 되기 때문에, 주당 막 0.001원 이런식으로 하기도 하는데, 이게 미국에서는 일반적이나 한국에서는 외환 신고시에 담당자들이 이러한 부분에 대하여 잘 인지를 못하고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 가치 평가 보고서에서 나온 기업 가치를 목표로 하는 주식수(예: 3천만주)에 맞추어 주당 가격을 정하고 이를 계약서상에 반영해야한다.
외환 신고시 (이제 막 설립된 깡통) 미국 법인의 기업 가치 평가를 요구하는 황당한 경우가 .. 사실 어찌보면 당연해 보이나, 깡통법인에 대하여 임의로 가치를 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국 법무법인에서 외환은행측에 본 계약이 현금이 오가는 것이 아니라 1:1로 주식이 swap되는 (한국에서는 놀랍게도 희소하다고 하는) deal이라는 점을 잘 설명하도록 부탁해야 한다.
아무튼, 해당 계약서는 영문으로 작성되고, 여기에는 기존 한국 주주명부와 전환후 미국 주주명부 (비율은 동일하되 아까 말한대로 주식수는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주당 가격 및 주식수 등이 잘 나와있으면 된다. 이 과정에서 한국 법무 법인이 사실상 이하의 1-E) 단계의 외환 거래 신고 준비를 진행하면서 주당 가격, 주식수 등에 대하여 미리 외환 은행 등에 커뮤니케이션을 잘해두어야 한다.
1-C) 주주 동의, 이사회 동의 및 서류 준비: 이사회 결의를 해야하는데, 한국 상법 및 투자자 관행과 미국 상법 및 투자자 관행이 차이가 있어서, 동의를 받는 과정이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VC가 투자할때 RCPS(상환전환우선주)가 일반적인데 미국에서는 early-stage에는 주로 convertible note나 조건이 좀 붙은 preferred share(우선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RCPS를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preferred share구조로 바꾸어 주어야 하는데, 여기서 여러가지 애로사항이 꽃핀다. 한국 계약을 그대로 미국으로 옮길 경우, 향후 미국 VC가 투자를 받을 때 실사 과정에서 충돌이 날 소지가 다분한데, 그래서 최대한 미국 형으로 mapping해가며 계약을 옮겨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한국 VC입장에서는 난처할 수 밖에 없다.
투자 계약이 사실상 새로 체결되는 거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러한 것에 대하여 납득하기 어려워할 수도 있다. (물론 이 또한 투자자마다 차이가 굉장히 크므로 의외로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결론적으로 투자자의 경우 5개 정도의 영문 서류를 보게 되는데 (#1 amended and restated certificate of incorporation, #2 investors rights agreement, #3 right of first refusal and co-sale agreement, #4 voting agreement, 그리고 최종 #5 stock exchange agreement) 이것에 대하여 모두 그린라이트가 되면 된다.
위 서류상의 주 내용은 한국 법인 기존 주주의 권리를 영작하거나 미국 업계 표준에 맞게 mapping하는 것이며, 기존에 한 세트의 계약서나 정관 등에 있던게 권리별로 쪼개진다고 보면 된다.
한국과 미국의 차이에 대한 예를 몇 가지 들자면, 한국에서는 RCPS로 되는 VC의 투자건의 경우 (적어도 필자가 살펴볼 기회가 있었던 수십건의 계약서들 에서는) 투자후 n년후 이익잉여금/배당금을 토대로 조기 상환 요청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redemption clause가 미국에서는 early-stage에 투자할 경우에는 보기 힘든 practice이다. 또한 이해관계인/대표이사 개인에게 이런저런 상황에 살포시 연대보증을 거는 조항들이 한국 계약서에는 좀 있는데 미국 계약서에는 이러한 내용이 없다. (진술 및 보증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래서 이러한걸 다 미국 계약으로 옮기다보면 미국에서 다음번에 들어오는 투자자들이 보고 더러 황당해할 수 있으니, 잘 조율하며 하는 수 밖에 없다. 잘못하면 영어로 작성된 한국식 계약서가 되는 것이니.. 한국인 파트너가 있는 VC가 아니라면 이러한 부분을 설명하는데 애로점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 법무법인에게 잘 물어서 무엇이 표준적인지 (이 말 자체는 매우 광의적이므로 조심해서 받아들이자) 계속 확인하면서 옮겨야 한다.
1-D) 미국 법인 설립: 위 단계를 진행하는 중간에 미국 깡통 법인이 설립은 되어있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board consent (처음에는 1인 이사회로 시작해도 되므로 CEO본인), form of at-will employment (주로 CEO), form of indemnification agreement (후에 완성된 이사회) 등에 서명을 해두어야 한다.
법인 설립 비용은 법무법인에 따라 다르나 $2,000~$3,000이 일반적이고 (온라인 상에서 저렴하게 해주는 곳도 있다), flip처럼 좀 까다로운 경우에는 $4,000 ~ $5,000을 요구할 수도 있다. 미국 법인 설립은 ... 뭐 -_- 정말 말그대로 미국 법무법인에서 팩스 보내면 바로 설립되는 식이라서 즉시 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미국 법인의 주소지는 한국 주소를 입력하여도 전혀 무방하다. 어차피 delaware corp로 할때 agent 주소 등은 법무법인에서 알아서 진행해준다. 실제로 미국에 물리적 주소가 필요해지는건 은행 계좌 개설시인데, 이는 뒤에 post-flip에서 설명.
미국 법인 설립을 위하여 기본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채워넣는 양식을 받아서 거기 채워서 보내주면 끝. 영어를 읽을 수만 있다면 어지간한 한국 법인 설립 보다는 간단하다.
1-E) 외환 거래 신고 준비: 한국 법무 법인에서는 주로 외환 은행과 한국 은행에 신고 업무를 하는데 총력을 다하게 되는데, delaware flip이라는 것이, 이번에 진행하면서 알고보니 한국에서 거의 일어나지 않는 형태의 일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담당자들에게 내용을 설명하면서 필요서류를 확정지어 나가는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 되었다.
외환 거래 신고/허가의 간단한 역사를 보면 원래는 한국 은행에서 모두 진행하다가, 워낙 허가가 나오기 힘들다보니 외환 은행으로 업무를 일부분 이양하고, 허가에서 신고제로 바뀌었다. 허나, 실제로는 신고필이 나오기전에는 계약이 법적으로 효력이 없을 수 있고, 실제 금전이 오갈 경우에는 어차피 해당 서류들을 은행에 제출하기 전에는 자금이 은행에서 hold되기 때문에 여전히 허가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면 된다. 다만 단일 거래에 대하여는 외환 은행이나 한국 은행 한 곳에만 신고하여도 되도록 개선되어 신고의 복잡성은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delaware flip의 경우에는 외환 은행에서도 익숙치 않은 업무의 경우이다보니 결국 이러한 단일 신고의 혜택을 받을 수 없었고, 사실상 외환 은행에 한국 --> 미국향 주주 이동에 대하여 신고하고, 한국 은행에 미국 법인의 한국 법인 소유 형태에 대하여 신고를 해야해서 2중으로 분리하여 신고해야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결재 단계를 올라갈 때마다 필요 서류가 조금 씩 추가 되는 일이 발생하여 여러모로 난감했다. 필요한 서류는 이하 2) 전환 단계에서 설명하기로 한다.
2) The Delaware Flip (전환)
2-A) 미국 법인의 전환 구조 준비: 앞서 준비했던 각종 영문 서류들에 날인이 완료된 상태로 scan하여 pdf로 email로 보내면 이를 미국 법인이 escrow해두고 실제 외환 신고에 대한 한국쪽 승인이 나왔을 때 미국쪽에 등기를 하게 된다. 미국은 상법상 각종 online 서류 전송 및 digital 형태로 서명을 하는 것이 인정되며, 한국 처럼 간인 혹은 천공, 인감증명서 제출 등의 절차가 불필요 하다. 따라서 법무법인에서 주로 서명란만 모아져있는 signature packet을 보내주어 날인만 주욱 해도 되는 형태로 준비를 해주기도 한다. 그러면 이러한 signature packet만 돌려서 모든 날인을 받아서 pdf로 전해주면 나머지 서류는 날짜 기입 등을 미국에서 알아서 처리해준다. (한국에서도 법무사가 별도로 날인해야하는 것들만 알려주는 형태도 있긴 하지만, 간인이 필요한 경우, 원본 서류를 따로 만들어서 보관해야하고 인감증명서를 받아야 하는 경우 등이 있어서 번거롭다.) 참고로 한 장에 여러명이 싸인을 해야하는 페이지도, 그냥 각자 자기란만 서명한 페이지를 보내면 그냥 그걸 한장에 다 싸인을 한 것으로 인정해주기도 한다. (이런 관행을 보면 오히려 불안해지기도 한다)
새로 설립된 미국 깡통 법인에서는 주식을 미리 한국과 동일한 형태로 mirroring하여 발행을 준비해두는데, 전환전에는 미국 법인에서 발행된 주식의 소유주를 별도로 지정을 해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유는 해당 주식의 소유주가 한국인 창업가 등으로 등록이 되어있으면, 한국은행쪽에 별도의 신고를 추가로 해야하는 절차가 발생하므로 유의하자. 깨끗하고 빈 상태로 유지해두는게 좋다.
2-B) 외환 은행 신고용 서류 제출: 기존 한국 주주가 미국 법인에 '투자'하게 된다는 신고. 주식 swap하여 flip을 하는 것이지만, 외환법 기준으로 보면 '투자'의 frame으로 해석하게 되므로 이를 잘 숙지하자. 물론 신고 절차는 기본적으로 한국법무법인에서 알아서 진행해준다. 다만 회사가 준비해야하는 서류는 다음과 같다:
1. 주주명부 세부 사항 — 순번, 주주명, 주식수, 지분율, 주주별 주민번호/법인등록번호, 주소, 업종(직업), 사업자등록번호(법인 only), 대표자(법인 only), 설립 연월일(법인 only), 총자산/자기자본(법인 only), 담당자 및 연락처 등이 기록된 스프레드시트. 일부 정보는 필수는 아닐 수 있는데, 일단 채울만큼 채우자.
2. 미국 법인 정보 — 설립(예정)일, 현지법인 종업원수 (한국인/현지인), 미국 ���지법인이 주로 영위하게 되는 사업 업종, 출자금액 (delaware flip의 경우 현금이 아니라 주식이라 해당사항 없음)
3. 거래외국환은행 지정신청서 — 양식은 은행이나 법무법인에게서 받으면 된다. 대표자 개인 인감 날인
4. 개인주주 — 주민등록등본, 인감증명서, 국세납세증명서 (완납여부만 나오는, 용도는 기타로 하면 되나, 대금수령도 무방) —> 원칙상 주민등록등본은 신고일로부터 3일이내일 것을 제출을 요청하나 현실적으로는 어려우니 (물론 법적으로는 180일이 유효기간) 너무 길지만 않으면 인정됨.
5. 투자조합 주주 — VC의 경우 투자 조합(펀드)이므로 고유번호증만으로 증빙 하려고 하였으나, 납세증명서 제출을 요청받았음. 다만 펀드의 경우 면세임. 그래서 납세증명서가 없는데, 그랬더니 해당 펀드의 LP들의 납세 증명서를 요구하였는데, 이건 현실적으로 못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특이하게도 투자조합의 대표의 납세증명서로 갈음을 하게됨 …
6. 법인 주주 — 법인등기사항전부명세서, 사업자등록증, 납세증명서, 법인인감증명서
7. 단, 해외 거주자 (법인/개인)의 경우에는 해당 서류들 면제!! … 요 부분은 좀 인상적이다. 해외 거주 하고 싶네요.
8. 법무법인 위임장 — 모두 개인+법인 인감 날인. (물론 인감증명서도 다 받아두어야..)
9. Stock Exchange Agreement — 신고 시점에는 날인 전 final 버전으로 제출, flip 완료된 후에는 날인된 최종 버전을 제출
10. 미국 법인 설립이 완료된 certificate of incorporation — 이는 flip 전, 깨끗하고 순결한 법인의 증빙 서류. 단, 이때 미국법인이 주식수, par value 등이 기업가치평가보고서와 맞아야함.
2-C) 한국 은행 신고용 서류 제출: 이는 미국 '투자자' (우리의 경우 flip의 대상인 미국 모회사)가 한국 주식을 소유하게 된다는 신고에 해당.
1. 미국법인의 한국 법무법인에 대한 위임장 (서명) 및 공증 필요 (공증시 certificate of incorporation 첫 두장 (법인명 및 대표자명 둘 다 나오게) 필요, 대표자 신분증 필요)
2. 서약서 (공증 필요 없음) — 서식은 한국 법무 법인이 제공
3. 한국 법인 사업자등록증
4. 한국 법인 주주명부 신고일자 기준 — 법인 인감 날인
5. 한국 법인 인감증명서
6. 주주들의 ‘개인(신용)정보수집, 이용(조회), 제공 동의서’ - 개인주주는 위임받은 법무법인에서 대신하여 날인하게 되므로 위임장으로 갈음되나, 법인/투자조합 등의 주주는 법인인감을 해당 법인 주주가 직접 날인해야함. 마찬가지로 서식은 한국 법무 법인에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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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모든 신고 서류를 제출하고나면, 외환 은행은 주로 좀 빨리 결과가 나오고 (주로 1주일내), 한국 은행은 조금 더 걸리나 (주로 2주일내) 결과가 나오면, 이 승인이 잘되었다는 서류를 scan해서 미국 법무 법인에게 보내주면 주로 하루 내에 모든게 잘 되었고 flip이 끝났다는 안내를 받게된다.
대부분 모든 절차는 한국쪽에서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미국 쪽은 신고하면 바로바로 완료가 되기 때문에, critical path가 늘 한국에 있으니 일정 산출에 참고하면된다.
3) Post-flip Follow-up (전환 후 마무리)
전환이 모두 완료되면 즉시 업무 개시! 가 되는 것은 아니고.. 이런저런 follow-up들이 생겨난다.
3-A) 주주들에게 안내 및 Stock Certificate 발송: 전환이 성공적으로 되었음을 알리고, 변경된 미국 법인의 주주명부 발송. 그리고 미국 법무 법인에서 미국 법인의 주권을 원본으로 한국으로 보내준다. (나름 간지나게 생겼어요) 이를 주주들에게 전달하거나, (개인) 주주의 요청시에 회사에서 보관을 대행한다.
3-B) EIN/TAX ID 발급: 찾아보다보면 http://www.irs.gov/Businesses/Small-Businesses-&-Self-Employed/Apply-for-an-Employer-Identification-Number-(EIN)-Online 에서 신청을 해야할 것 같지만... SSN이 없기 때문에 SS-4라는 서류를 작성하여 IRS에 fax로 보내야한다. SS-4 서류를 인쇄하고 SSN(social security number)란에는 N/A (Not US Citizen)라고 쓰면 된다. (헉! 정말?)
그리고 관련된 미국쪽 대행사(Third Party Designee)란에 미국 법무 법인 연락처를 적으면 된다. 그러면 결과가 미국 법무 법인에게 주로 1주일 이내 FAX로 가게 되어있으니, 미국 법무 법인에게 물어서 날라온 서류에 기록된 EIN번호를 받으면 된다.
3-C) 한국 법무 법인에 외환 은행 신고 마무리용 서류 전달: 외환 은행에게 follow-up으로 제출해야하는 것이, 앞서 서명 완료된 stock exchange agreement의 사본과 실제로 그것이 완료되었음을 증빙하기 위하여 stock certificate의 사본을 보내야 한다. (이메일로)
3-D) 미국 주소 얻기: 미국 은행 계좌 개설을 위하여는 미국 주소가 필요한데.. 배대지 주소를 쓰면 안되고 -_- 미국 지인 집 주소나 아니면 co-working space를 한 곳 계약하여 거기 주소지를 쓰면 된다. 단, debit card (한국의 체크카드)가 거기로 올거기 때문에 실제 메일링 처리가 되는 주소지를 써야한다. 스마일패밀리의 경우가 궁금하다면 500원.
3-E) 은행 계좌 열기: 우리의 경우 스타트업에게 친화적인 Silicon Valley Bank를 통하여 개설하였고, 이때 앞서 발급받은 EIN번호와 미국 현지 주소를 가지고 은행을 찾아가서 계좌 개설을 하면 된다. 아무리 원격을 좋아하는 미국이라지만 이때는 찾아가는게 좋다.
계좌 개설 후 미국 은행을 온라인으로 써보면 알겠지만 -_-;; 정말 기능도 별거 없고, 정말 편리(!)하다. Active-X고 뭐고 안녕~ 아이디+비번+2-step authentication 정도로 끝. 해외 송금도 버튼 몇 번 클릭이면 슝슝.
그리고 약 1~2주내에 미국 현지 주소로 debit card를 보내준다. 아직 기업에 신용이 없으므로 신용카드는 안나오고, 이런저런 프로그램으로 신청해도 월 한도 $500 정도로 시작하게 마련이다. 그냥 꾸준히 돈 쓰면서 신용 차곡 차곡 쌓아나가자.
3-F) 미국 법인 - 한국 법인 계약: 이제 미국 법인과 한국 법인 사이에 계약을 체결해야 미국 법인으로 투자가 들어오거나 할 경우, 혹은 한국 법인에서 미국 법인으로 자금을 전송할 수 있다. 돈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는 몇 가지 방법이 있으나, 크게 3가지 정도 분류가 있겠다.
1. 투자: 미국 법인에서 한국 법인으로 자금을 넣을 경우 한국 자본금에 편입시키며 투자를 하는 방향. (반대로 한국 법인에서 미국 법인으로 전송시 투자를 하면 골치아파진다. -_- 순환출자의 시작..)
2. 대여/차입금: 이건 양쪽 방향이 다 가능한데, 회사간에 대출을 해주는 방법이다. 어느 쪽이던 돈이 있는 쪽에서 필요한 쪽으로 보내는 것. 미국 법인 --> 한국 법인으로 할 때 주의할 점은 해당 계약서 상에 만기일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에는 해외 자금 유입 및 송금은 은행을 통하여 '또' 신고를 해야하므로..) 만기일이 너무 짧으면 갱신시마다 재신고를 해야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3. Service Agreement: 쉽게 말해 용역. 3개월마다 정산 지급한다는 식으로 계약하고, 기본 비용이 약간의 경영 버퍼를 포함하여 margin을 붙여서 청구하는 식이다. 그러면 이 margin만큼이 해당 용역을 수행한 법인의 매출로 잡히긴한다. 이게 장기적으로 본사-지사간 계약시에는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3-G) 한국 세금 신고: 창업자들의 양도세 등에 대하여 신고를 해야하는데, 이는 기한이 있으므로 회계 법인에게 요청하여 잘 처리를 하자. 관련하여 stock exchange agreement 사본 등의 서류가 필요할 수 있다. (실제 양도가액 산출 등을 위하여)
4) Working VISA: 이건 말이 길어지긴하는데, 간략 요약하자면 만약 실제로 미국 현지에서 근무를 할 계획이라면, 본인 상황과 니즈에 맞게 L-1A 혹은 E-2로 신청준비를 하면 된다. 임직원이 좀더 갈 것으로 예상될 경우는 H-1B도 준비해야한다. 인원이 늘어나면 여러 비자 형태를 섞어서 진행해야할 수 있다.  가장 빨리 했을 때 L-1A는 통상 6주+, E-2는 2~3개월 정도 보고 준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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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까지 완료되었다면 드!디!어! 미국 법인이 본사가 되고, 한국 법인이 자회사가 되는 Delaware Flip이 마무리 되었다. 사실 딱히 축하할만한 일은 아니다.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해서 미국으로 전환했기에 다소 번거로운 일이 되었지만, 미국인 입장에서 보면 '법인 설립 완료!' 정도에 불과한 이벤트이므로.. 이제 필요조건만 충족된거고, 충분조건은 이제부터..
이제 사업만 대박나면 된다. 시작이 절반이니 50% 완성?
Good lu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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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ty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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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의 규칙. Rules of Discussion.
스타트업에서는 빡세게 토론을 많이 하게 된다. 빡세지 않으면 그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적게는 2년에서 많게는 10년이상에 걸친 소중한 인생의 한 챕터를 보내고 있는데, 서로 감정 상하지 않게 마음 편하게 시간만 떼우고 월급만 받으려고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건 아니니까.
그러다보니 효과적인 토론을 위한 가이드가 필요해지는데, 얼마전 회사에서 함께 읽은 "How Google Works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 [원서, 번역서]에서 Eric Schmidt 아저씨가 몇 가지 좋은 설명을 해준 것이 있어서 일부 발췌하고 일부 자체 작성하여 토론/회의 가이드로 정리해보았다.
Ideas win. Not people. 좋은 아이디어가 이긴다. 현실적으로 누가 말했는가에 영향을 받기 쉬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의식적으로 아이디어 자체의 유용함/탁월함에 초점을 맞추고 토론을 해야한다. HIPPO(HIgest-Paid Person’s Opinion; 발음하면 '하마'라는 단어가 된다)의 의견이 아니라, 신입 사원일지라도 그 의견의 탁월함에 대하여 동일한 존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Great minds discuss ideas; average minds discuss events; small minds discuss people.” - Eleanor Roosevelt
Single Key-Holder. 각 회의에서는 키홀더(오너/의사결정자)가 1명만 있다. 서로 다른 부서가 협업하는 경우에도 해당 회의 주제에 대하여는 1명이 결정권자가 되며, 이것이 모호하면 회의 이전에 조율하고 와야 한다. 유저 입장에서 제품/서비스를 reverse engineering해서 부서나 조직의 의사결정구조가 드러나게 된다면 이는 월드클래스가 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Key-Holder Commits. 회의의 키홀더가 가장 부지런해야한다. 미리 회의에 대하여 아젠다 및 재료를 준비하고, 고민하고, 회의의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야하며, 필요하다면 데드라인을 정하고, 회의 후 미팅노트 정리, 필요한 부분에 대한 follow-up에 대한 최종 책임은 모두 그 회의에 대한 키홀더가 갖고 있다. 진행상의 효율을 위하여 필요에 따라 적절히 위임할 수는 있으나, 모든 책임은 키홀더에게 있다.
List Clear Goals. 너무 중요하기에 다시한번 적자면 회의의 명확한 목표는 회의 전에 이미 모두 알고 들어와야 하고, 회의 시작시에 다시 선언할 필요가 있다.
List the Issues. 토론 중에 쟁점이 되는 부분은 지속적으로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 기록한다. 과연 정말 동일한 것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많은 경우 같은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해서 논쟁을 하고 있거나, 전혀 다른 이야기를 동일 용어로 사용해서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특정 용어에 대하여 각자가 갖는 뉘앙스나 의미가 크게 달라 토론을 방해한다면, 다른 용어로 치환하여 논의를 재개한다.
Bring Fact-based Insight, Information, Data, Logic, or Persuasion. 회의에서 가장 좋은 것은 사실을 기반으로한 통찰(뒤에 있는 것들로 backup이 가능한 직관), 그 다음은 정보, 그 다음은 데이터, 그 다음은 논리, 그것 조차 없는 경우라면 강력한 설득력 (협박력이 아니다)은 있어야 한다. 이 모든게 없으면 그냥 잡담이다.
Add Value.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하여 1차원적으로 나오는 반응을 억제해야한다. 대부분 항체와 같은 반응일 수 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add value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예) “그게 되겠어요?”가 아니고 “좋은 의견입니다. 이렇게 하면 더 잘될 것 같은데요?”이다. 반대해야하는 경우에도 “의견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러이러한 관점도 있을 것 같은데, 같이 검토해보면 좋겠습니다.”라는 식이다.
No Egos. Filter negativity. 자아(ego)는 회사에 오는 순간 문밖에 놓고 와야한다. 자존심이 상할때 자연스럽게 방어적이 되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거나 통제하지 못하는 것은 비록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우리가 지향하는 월드클래스는 아니다. 부정적 감정, 비아냥 거림, 시니컬함, Passive Aggressive (수동적 공격성) 등의 감정은 회사에서 허용되지 않는다. 분노가 허용되는 유일한 경우는 우리가 한 과정과 결과물이 월드클래스가 아닌 경우이다. (단, 실패에 대하여 비난해도 된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Small Meetings. 모든 미팅은 8인 이하로만 구성한다. (감정적인게 아니라 지극히 합리적인 이유로) 미팅에 본인이 반드시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excuse를 구하고 미팅에서 나온다.
Everyone Commits. 모든 회의 참여자는 회의에 적극 참여한다. 모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해야하며 (개진할 의견이 없으면 회의에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 모두 자신만의 생각이 있어야 한다. 회의에 상관없는 일은 일절 하지 않는다 (예: 카톡, 페북 질). 단, 회의 진행을 위하여 연관된 것들에 대한 검색이나 자료 제시 등은 할 수 있다.
Grinding is Natural. 빡세고 지칠정도로 강도 높은 토론이 기본이어야 한다. 모두가 화목하고 감정적으로 평안한 회의에서는 놀라운 진실이나 탁월한 결론이 나오기 힘들다.
“Truth shakes out when ideas and perspectives are banged against each other.” - Jeff Bezos
Respect People’s Time. 회의에는 인원 x 시간만큼 비용이 들어간다. 모두의 시간을 존중하고, 모든 회의는 정시에 시각한다. 피치못할 사유로 회의에 늦은 멤버가 있는 경우에는 (모든 참여자가 필수적인 참여자라는 가정이 있기에), 해당 멤버를 위하여 한줄~세줄 요약 정도로 앞의 회의 내용을 sync해준다.
Kill/Shorten Meetings. 미팅은 필요한 이야기가 다 되었다면 중간에 중단해도 된다. 빨리 끝내면 가산점. 만약 미팅 전에 이미 필요한 이야기가 다 되었으면 미팅은 재빠르게 없앤다.
Follow-up. A Bias for Action. 회의를 위한 회의가 아니라, 액션을 위한 회의다. 회의가 끝나면 회의의 결과물이 반드시 실천되는지 키홀더가 최종적인 책임을 갖고 확인한다.
Think World-class. Be World-class. 월드클래스답게 생각하고 월드클래스 답게 행동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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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ty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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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씽킹. 독창성이라는 도전.
세상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들 한다. 물론 실질적인 의미로는 있다. 그걸 사람들은 혁신이라고 부른다. 아무튼 소위 혁신을 추구하면서 무언가 만드려고 할 때 그게 유저 입장에서 어디에 속하게 되는지, 고유한 것과 가치있는 것을 기준으로 하여 2x2 매트릭스로 그려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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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2x2 매트릭스에서 정답은 우상단. 가치도 있고 고유한 걸하면 좋은 거다. Peter Thiel의 독점적 기업구조로 갈 수 있는 희망이 있다. 문제는 저게 찾기가 무지 어렵다는 건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나머지 칸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처음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알고보니 다들 만들고 있다거나..
그래서 다른데는 있지만 자신이 속한 시장에는 없는 것 (일시적 고유성)을 노리고 외국에서 성공한 서비스를 한국에 들여오는 일들을 하게 되는데, 단기적으로는 지역적 차익거래로 승산이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가격 경쟁 (혹은 압도적 품질 경쟁)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페이스북의 한국 진출, 에버노트의 글로벌 확산, AWS, Dropbox, .. 강남에서는 차량 등록에서 수입차 비중이 80%에 달한다는 등.. 고유함이라는 축이 약하면 중장기적으로는 버텨내기 힘들다. 물론, 이미 해당 시장에서의 독점적 위치를 확보한 상황이라면 M&A의 기회가 오기도 하지만, 이건 워낙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
그러다보니 나름의 차별화를 꾀하게 되는데, 장고 끝에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를 하다보면, 어느순간 병맛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분명 다르고 고유한데, 별로 원하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 된다. MVP(Minimum Viable Product)관점에서 viability가 사라진 상태가 되는 것.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보자고 하다보면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것', 좀 더 심하게는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것'으로 가다보면 이미 시장에도 많고 별로 유저 value가 높지 않은 것들을 호기심에 해보게 되기도 하는데, 그게 바로 닷컴버블의 영역이다. 이건 순전히 지적 exercise이고 자기계발이지 조직이 추구해야할 목표는 아니다.
오리지널 씽킹 (Original Thinking) -- 이는 사실 굉장히 어려운 과제다.
How to Start a Startup에서도 Great idea를 만드는건 생각보다 어렵다고 하는데, 특히 초반에는 그 great한 idea가 대부분 bad idea로 보이게 마련이라는 점. Bad idea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good idea인걸 찾아내야하고, 그러기 위하여는 일반 대중에 대하여 반대하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smart people과 반대로 사고하는 영역을 찾아내야 하는게 중요하다. 업계의 정상에 있는 사람들이 안된다고 하는 것 중 실제로 되는 것을 찾아내야한다.
Fractal Stain의 경계에서야만 남들은 아직 보지 못하는 미래, 하지만 나에게는 당장 오늘이고 내일처럼 다가와있는 생생한 미래가 보이고, 여기에 오리지널 씽킹의 좋은 출발점이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손정의 사장처럼,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Triz 기법처럼 -- 서로 상관없는 영역을 덧셈/뺄셈 등의 방법으로 조합하여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굴해낼 수도 있다. 비슷한 예로 요즘 인기를 끄는 O2O처럼, 순수한 온라인 플레이어/개발자들은 하기 싫어하는 손에 흙 묻히는 영역으로 가는 것도 이러한 조합의 한 방법이겠다.
오리지널 씽킹을 하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손쉽게 남의 아이디어를 단순히 재분배시키는 (물론 이것도 가치가 있다. 그냥 오리지널한게 아닐뿐) 일을 하게끔 생각이 흘러가게 되어 원하지 않는 사분면에 떨어질 수 있다. 남말할 처지가 아니다.
Be orig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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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ty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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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자원의 기회비용이 학습의 비용을 초월한 시대
인터넷이 가져다준 가장 큰 혜택 중 하나라면,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democratize되었다는 점이다.
Y Combinator와 Stanford 大의 스타트업 수업처럼, 이제는 세계 최정상의 교육 컨텐츠를 무료로 접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Kindle과 같은 ebook 덕분에 이제는 세계의 최신 서적을 국제 배송 시간을 기다릴 필요도 없이, 종이 서적보다 더 싼 가격에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전세계로부터 최신 컨텐츠를 접하는 것에 대한 거의 유일한 장벽인 언어가 병목이 될 수 있겠지만, 심지어 그에 대한 학습도 본인이 노력한다면 인터넷 상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혹은 무료로 학습할 기회가 널려있다. 학습을 위한 메타학습도 모두 가능해진 것이다.
나아가 컴퓨터 및 스마트폰 등 생산도구의 발달로 인하여 컨텐츠에 대한 접근성 뿐만 아니라 생산성도 비선형적으로 증가하였는데, 스마트폰 보급과 전세계 디지털 사진 생산량이 함께 폭증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이제 우리의 고민은 양질이지만 관심자원과 집중력을 많이 필요로하는 컨텐츠를 소비할 것인지, 아니면 질이 떨어져도 관심자원과 집중력을 덜 요하는 다량의 컨텐츠를 소비할 것인지 선택을 해야하는 기회비용이, 정작 학습을 위한 비용보다 더 큰 변수가 되었다는 것이다.
회사에서도 업무 중에 조금만 답답하면 ALT+TAB한번으로 일탈을 꿈꿀 수 있고, 즐겨찾기 및 주소창 자동완성으로 손쉽게 웹툰 및 오늘의유머에 접근할 수 있다. 무언가 공부를 하는 중에도 간단히 스마트폰을 띄워서 카톡을 확인하거나, 괜히 페북을 풀투리프레시해가면서 자신의 관심자원(과 시간)을 빠르게 소진시킬 수도 있다.
자연을 놓고 봐도 에너지와 자원은 저항이 가장 적은 길로 흐르듯(path of least resistence) 사람의 관심자원 또한 상당한 절제력/집중력이 없다면 손쉽게 이러한 경로로 흘러가 버린다.
그러다보니 이제 우리가 고민해야할 대상은 고급 교육이 갖는 고비용과 폐쇄적 접근성이 아닌, 학습을 통한 성장효과가 적은 컨텐츠로 가는 관심자원에 대한 자원관리다.
ebook을 읽는 것보다 웹툰을 보는 것이 쉽고, TED강연을 보는 것보다 소셜미디어에 흐르는 개그동영상을 보는 것이 쉽고, 깊이있는 이코노미스트 글을 읽기보다 연예인 스캔들 기사를 읽는 것이 쉽다.
학습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뇌의 구조를 바꾸는 행위이기 때문에, 뇌의 구조를 바꾸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짜여진 구조에서 보다 즉각적인 보상으로 이어지는 길로 흘러가는 선택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을 역행하기 위하여는 상당히 많은 절제력/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멀지 않은 미래에 기존의 교육 체계가 상당부분 와해되거나 그 역할이 변하게 될 것인데, 학습은 보다 더 개개인의 역량에 의존적인 구조가 될 것이고, 그때를 위하여 우리가 지금부터 쌓아야할 자원은 과외비가 아니라 본인의 학습을 위한 집중력/호기심/자기이해지능/자기절제력 등의 무형의 역량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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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ty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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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과 일 잘하는 방법
아는 사장님이 예전에 들려주셨던 말.
"대기업과 일하려면 두 가지만 알면되. 면피와 부분최적화"
다소 씁쓸해보이지만, 이 말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정부기관 등 보수성을 띄게 되는 조직과 일할 때 어느 정도 통하는 말일 것이다. 부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내부의 업무 프로세스, 인사고과 방식, 문화를 고려해서 일하라는 소리인데, 간단히 말하자면 이렇다.
1. 부분최적화
S사와 일한다고 할때, A팀의 팀장에게 가서 "이 일을 하면 S사의 발전에 크나큰 기여가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다. 이런 이야기는 오너에게는 와닿을 지언정 해당 팀장에게는 그냥 마냥 좋은 소리이다. 현실적으로는 "이 일을 하면 A팀의 성과에 이렇게 기여가 될 것입니다"라고 그 범위를 담당자의 직접적인 고과범위로 최적화 시켜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내부 고과가 매출에 KPI가 잡혀있으면 매출 향상, 비용 절감이 이번 분기 목표면, 비용 절감에.. 등으로 직접적인 성과로 연결시켜 생각하는 것이다. 
구글에서는 OKR(Objectives & Key Results)라는 목표 관리 기법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전사적으로 각 부서가 갖는 고유의 OKR을 공개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그래서 다른 팀과 일할 때는 다짜고짜 도와달라고 하기 보다는 해당 팀의 OKR을 살펴보고 요청하고자 하는 업무가 해당 팀의 OKR과 어떻게 align되는지를 파악해서 그 관점에서 이야기하면 일을 진행하기가 수월하다.
2. 면피 (면책)
그래서 이 일이 잘되면 팀의 성과로 인정이 되므로 좋다. 하지만 만에 하나 일이 잘못 된다면? 아마 대형/오래된 조직과 일할때 가장 답답한 부분이 이 질문에 대하여 답변을 준비하는 부분일 것이다. 물론 상대방이 직접적으로 "이게 잘못되면 제가 책임질 수 싫은데없는데 어떻게 하실거죠?"라고 물어보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놓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넌지시, 해당 일이 잘못되었을때 담당자가 면피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 + 명분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데, 기업 차원에서는 사실 외부 회계 감사 보고서 부터 각종 변호사 검토, 컨설팅 펌 프로젝트가 이러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고, 그리고 개인차원에서는 사소하게는 인감증명서 제출이 되었건, 대표이사 연대보증에 이르기는 것들이 이러한 '잘못된 경우'에 담당자가 면책을 하기 위한 안전망이라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담당자가 상사에게 보고 혹은 감사(audit)를 받을 시에 면책될 수 있는 자료를 잘 제공하여 일의 진행이 수월하게 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요령일 것이다.
한줄 요약하자면, "잘되면 팀장님 덕분, 안되면 어쩔 수 없는 환경탓/제탓입니다"이라는 논리를 잘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대기업과 일 잘하는 방법이 아닐까. 
물론 가장 중요한 실력은 기본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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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ty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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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을 해도 아무 소용 없을 수 있다
Peter Thiel 아저씨가 최근 Zero to One을 쓰면서 정리한 개념 중 가장 임팩트있는 주장은 다음과 같다:
"A business creates X dollars of value and captures Y% of X. X and Y are independent variables"
당신이 $X만큼의 가치를 창출해내고 그중 Y%만큼을 점유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 X와 Y는 독립변수라는 것. 아무리 많은 가치를 만들어 내더라도 전혀 당신게 아니게 될 수도 있고 (나중에 일부라도 되찾는(?) 경우도 있지만) 작은 가치를 만들더라도 온전히 독점적으로 본인이 차지/점유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 물론 이상적으로는 큰 가치를 만들고 싹다 점유하게 되는 독점적 구조라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하지만 잊기 쉬운 점은, 독점적인 위치를 전제로 하기 위하여는 우선 $X의 가치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X의 가치를 만드는 것을 쪼개보면, 당신이 D의 방향(Direction)으로 E만큼의 노력(Effort)을 해서 가치가 만들어 진다고 하면, D와 E 또한 독립 변수라는 점이다.
$X = D방향 * E노력 * 환경변수(운 포함)
즉, 방향성을 잘 못 고르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해도 가치를 전혀 못만들 수도 있다. Paul Graham의 표현을 빌리자면 Make something people want를 하지 못한 경우다. 물론 방향도 잘 잡고 노력도 잘했으나 굉장히 운이 나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경영자/리더에게 조금 더 책임을 지우자면, 환경변수/운을 고려한 것 조차 의사결정을 내린 '방향'의 일부로 보면 다음과 같이 단순화 된다:
$X 가치 = D 방향 * E 노력
즉, 방향 잘못 잡으면 겁나 노력해도 삽질이 되어 전혀 가치를 만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
분명 밤샘 개발하고, 불철주야로 일했으나, 성과가 고만고만하다면 방향에 대하여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제품을 잘 못 만들었거나, 타겟 시장을 잘못 골랐거나, 실행을 위한 팀 구성이 잘못 되었거나, 필요한 자원이 모자라거나 (하지만 자원이 모자라면 모자란데로 잘할 수 있는 길(방향)을 잘 골라야함)..
이는 조직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레벨로 놓고 볼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열심히하고, 고생하였는데 왜 성과만 운운하며 인간미 없게 인정을 못해준다고 느껴 속상해 하거나, 왜 누군가는 덜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도 잘먹고 잘 살고있는데, 나는 이 고생하는데 처지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면, 결국 내가 노력을 하는 곳이 가치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설정이 안되어있는 건 아닌지 회고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 전혀 막다른 길처럼 보이는 곳이 의외로 좋은 길인 경우도 많다. 최근 고생하다 막판에 잘 풀린 회사들 보면 그런 생각이 정말 많이 드는데, 당사자들도 그 동굴의 끝을 몰랐던 고생길의 끝에 어마어마한 보상이 놓여있기도 한 걸 보면, 참 한치 앞도 알기 힘든데, 하물며 1년, 2년 후를 어찌 알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결국 사업의 끝판왕은 끈기/근성(tenacity, relentlessly responsible)이 아닐까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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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ty · 11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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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적 차익거래 (Geographic Arbitrage)
요즘 직구가 인기다. 그러다보니 각종 규제까지 생겨서 이러한 직구의 흐름을 맊으려고 하고 있는데 (미시적 비효율을 막으려고 거시적 효율을 낮추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늘 이야기는 규제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결국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잡아먹어간다.
직구에 대한 니즈 급증은 결국 자연에서 보자면 에너지의 위상이 높은 데서 낮은 쪽으로 이동시키는, 즉 분배효율이 증가하였음을 의미한다. 예전에는 전문 무역 기업을 통하여만 물건을 구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정보화 덕분에 세계 어디던 간에 내가 필요로 하는 물건을 더 싸게, 효율적으로 찾아내서 구입하고 배송받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명한 현상이다.
예전에 주로 보따리상이나, 해외 물건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한 각종 상업 행위가 발달하였는데, 관세를 고려하여도 이보다 훨씬 비싸게 팔아 과도한 이문을 남기곤 했는데 이러한 것을 지역적 차익거래(geographic arbitrage)라 한다. 
이는 IT산업에서도 여전히 유효해서, 분배효율을 증가시켜 지역적 차익거래를 와해시키는 회사들이 있는가 하면, 그러한 분배효율을 증가시키는 사업 그 자체를 또 하나의 제품으로 보고, 그러한 사업이 아직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 별로 없을때 이를 다른 나라에 먼저 출시하는 Rocket Internet같은 기업도 있다. 이 또한 일종의 지역적 차익거래다.
그런데 요즘 한국 블로그나 소셜미디어를 보다보면 해외의 정보를 재빨리 번역하여 블로그의 인기나 본인의 사회적 영향력을 증가시키는데 집중하는, 언어라는 진입장벽/전환비용을 이용한 정보의 지역적 차익거래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외국 서적 재빨리 번역하는 역자, 외국 강연 재빨리 자막다는 사람, 외국 뉴스 재빨리 번역하는 기자, 외국 포스트 재빨리 번역하는 블로거 ... 등)
의도했던 아니건 간에 본인 역시도 그렇게 해서 원래 블로그에 독자층이 모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 영문 블로그를 작성하려고 하다보니, 이렇게 손쉽게 따먹을 수 있는 과일(low-hanging fruit)이 없어진 느낌이다.
영문으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려고 하면 훨씬 공급이 많은 시장에서 또 하나의 공급자이자 생산자로 활동해야함을 의미하는데, 이는 물이 낮은데서 높은데로 흐르지 않듯 꽤나 어려운 일이다. 즉, 본인이 더 고민하고 경험해서 오리지널한 컨텐츠를 생산할 역량이 되어서, 보다 높은 에너지 전위를 가진 상태가 되지 않으면 독자층의 확보는 훨씬 어렵게 된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 한국의 컨텐츠에 영어 자막을 붙여서 내놓거나, 한국에서 누군가 한말을 영작으로 해서 블로그를 연재해봐야 독자층을 만들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여기 진짜 메이저리그가 있음을 느낀다. 글의 수준, 결국 생각과 경험, 인사이트의 종합적 퀄리티에 대한 시장의 기준이 훨씬 높다. 자기 자신이 월드클래스가 되지 못한다면 결국 이 시장에서 밀려나 다시 에너지 위상이 낮은 로컬 마켓으로 회귀하게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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