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drkqso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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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 동갑내기 쀼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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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drkqsorl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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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부부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소설 속 가명으로 꽤나 오랫동안 오르내렸던 “주희”가 직접 씁니다.
거두절미하면, 30화가 넘어갈 때 쯤 (18년 10월 즈음) 급격하게 남편의 건강이 안 좋아졌었고, 수술도 여러차례 하면서 잠깐씩 좋아지는 듯 했지만 이제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사십구재도 끝냈고 제 몸과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남편이 저를 위해 남겨둔 소설들을 보러 남편 폰으로 가끔씩 텀블에 들어와봤네요. 소설 외에도 네토와 관련된 사진들이 가득 찬 남편의 텀블페이지를 보며 조금은 이기적이었을 저의 과거 - 다른 남자들과 보냈던 시간 - 들이 떠오릅니다.
평생 저에게 너무나 많은 사랑을 아낌없이 보내고 떠난 “형권”이를 평생 가슴 속에 묻고 살겠습니다. 마음으로 품은 남자는 그이가 유일하니까요. 몇 달 혹은 몇 년이 지나서 이 글을 다시 본다면 손발이 오글거릴 수도 있겠지만 2021년 지금의 저는 이렇게 느끼고 있으니까 미래의 저에게 양해를 구해보겠습니다. :)
아직은 형권이 노트북 속에 있는 미완성 소설은 열어볼 용기가 나질 않네요. 나중에 더 시간이 지나서 제 마음이 그를 훌훌 털어낼 수 있는 날이 오면, 비록 완성하지 못하고 남겨둔 저에 대한 소설의 뒷부분도, 중간에 형권이가 짜증을 내며 지워버린 중간 부분도 다시 올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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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drkqsorl · 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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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부부 42
행복한 여름 되시길 빕니다!
***
잘난 것 하나 없는 소심한 나는 특히나 초등학교와 중학교 생활을 꺼내어 보고 싶지 않는데, 그 이유는 학교 폭력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주희를 만나기 위해서 진주로 고등학교를 지원하긴 했지만, 중학교까지 이어진 괴롭힘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이유도 나름 존재했다.
그랬기에 어떻게 내 연락처가 알려져 연락이 닿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내게 동창회 참석 연락이 왔었다. 그 전까지는 내게 동창회 참석 연락이 왔어도 초등학교와 중학교 동창회는 무시하기 일쑤였다.
김영환.
“똘끼 충만”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절한 수식어인, 절대 친구일 수 없는 녀석.
우리보다 두 살이 많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이 있었지만, (확인은 한 번도 해본 적 없고 해볼 생각도 없지만…) 우연찮게 5학년 담임 선생님의 교무 수첩에서 김영환 부분을 봤을 때, 나나 주희와 같은 주민번호 앞 두 자리 였기에 단지 출생신고가 늦었다는 추측만 해볼 뿐이었다.
늘 거의 대부분의 일진들이 그렇듯이 이 녀석 역시 공부와는 담을 쌓았는데, 덩치(떡대)가 워낙 좋아 레슬링 부에 들어가서 운동 쪽으로 방향을 정한 듯 보였지만, 그마저도 흐지부지 된 듯 했다.
가장 기억에 오래 남아있는 이 녀석의 똘끼 충만한 행동은 5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이야 한 반에 스무 명 남짓한 아이들이라고 하지만, 우리 때만 해도 한 반에 40명, 50명은 기본적인 숫자였기에 바글바글한 교실 한 켠에서 조별 활동이랍시고 남자 6명만으로 이루어진 조에서 이 녀석은 우리 앞에서 자위를 해댔었다.
그 당시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애들은 그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기에 신기한 행동으로 치부하고 넘겼었지만, 사실 5학년 때 주희를 비롯한 몇 명의 여자 아이들은 이미 2차 성징이 나타났기에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영환이의 행동은 과히 정도를 넘는 수준이었다. 똘아이 답게 자위 도중에 영환이는 본인의 침을 손가락에 묻혀 “윤활유”라고 친절히(?) 설명까지 곁들여 자지에 비벼가며 딸을 쳐댔는데, 나를 포함해 조원들은 뭐지하며 신기한 눈으로 쳐다봤던 것이 기억이 난다.
영환이는 주희를 포함해 여러 여자애들의 가슴이 벌써 어떻다는 둥 혼잣말 아닌 혼잣말을 해대다가 좆물까지 싸댔고, 정액의 일부가 맞은편에 앉아 있던 내 교과서에 튀기까지 했다. 혹여나 선생님께 혼날까봐 나중에 영환이에게 내 교과서에까지 튀었다고 소심하게 얘기하다가 싸대기를 두어 대 맞았었다.
그렇게 초등학교 시절부터 나를 끊임없이 괴롭히던 영환이가 A중학교로, 나는 주희와 함께 남녀공학인 B중학교로 가길 내심 기대했었지만, 주희를 만나기 위해 모든 운을 써버렸는지 나는 영환이와 같은 중학교로 진학했고 중학교 때는 더욱 심하게 괴롭힘을 당했었다. (게다가 주희는 중3때 전학까지 갔었으니 나의 소심함은 극에 달해갔다.)
나는 내 의지로 선택하긴 했지만, 동창회날이 다가올수록 불안감은 극에 달했고, 동시에 어떻게 영환이와의 관계를 주희에게 보여 줘야할지 고민도 계속 됐었다.
****
날짜가 속절 없이 흘러서 중학교 동창회 날, 십 수년만에 만난 영환이는 나이가 들자 살까지 붙어 떡대가 나와 비교해 족히 두 배는 되어 보였다. 동창회 이후의 일은 여느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뻔한 클리셰와 같았다. 계속해서 술을 마시자며 나를 불러내서는 계산을 시킨다든지, 술을 먹으면서도 끊임없이 손찌검이 있었고 나를 무시하는 말과 욕지기는 예전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이 굴종적인 관계를 자랑하고 싶었는지, 자기가 회장으로 있는 초등학교 동창회에도 참석하라고 압박을 가해왔다.
사무장과의 신혼의 달콤함을 즐기면서도 자주 내 집에 들러 나의 사랑을 확인하던 주희 역시도 내가 하루 걸러 술을 마시는 모습에 이상함을 느낄 때쯤이었다.
“하아~ 아 좋다… 근데 너 요새 술 너무 자주 마시는거 아냐? ㅋㅋ 친구 한 명 없는 형권이 너를 누가 자꾸 불러내?ㅋㅋㅋ”
사무장에게 ‘정주’를 잔뜩 받아 와서는 내 입 위에서 사무장의 정액을 배출하며 강력한 오르가즘을 느끼고 내 옆에 쓰러지듯 눕던 주희가 갑자기 생각난 듯 틱틱거리며 나를 걱정해주었다. 오글거리는 것을 싫어하는 주희다운 말투였다.
“…아… 그… 동창 있어~ 너도 알껄? 김영환이라고…”
어떻게 주희에게 이야기할지 고민하던 찰나, 주희가 먼저 말을 꺼낸 것에 고마움을 느끼며 주저주저 대답했다.
“그 김영환? 우리 초딩 동창?”
누워있던 주희가 갑자기 일어나자 내 눈 앞에서 주희의 풍만한 가슴이 출렁였다. 주희의 눈이 토끼 눈처럼 동그래졌다.
“응 나는 걔랑 중학교도 같이 다녔잖아… 이번 중학교 동창모임에서 만났거등…”
“이제껏 너 동창모임 한번도 안 갔잖아? 그런데 갑자기 가서는 김영환을 만나?”
“뭐.. 그렇게 됐네…”
주희를 위해서 일부러 만났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주희가 보게 하고 싶은 마음이 컸었다.
“참나… 무슨 바람이 들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그럼 너 혹시 이번에 울 초딩 동창 모임도 가?”
“어… 참가비 냈어 이미…”
“몇 년 전부터 김영환이 걔가 우리 초딩 동창회장됐잖아…”
“응… 그런 것 같더라… 근데 너는 몇 번 가봤지 않아?”
“나는 대학 다닐 때니까 꽤 됐지… 영환이 걔는 그 때까지 얼굴 한 번 안 비치더니 갑자기 동창회장도 하고… 갑자기 졸부가 됐다던데?”
“듣기로는 뭐 회장이 된 표면적인 이유는 전임 회장 xx가 해외 지사로 발령나는 바람에 공석이 되면서 그랬다던데..”
“공석이 되든 말든 지 잘난거 자랑하려고 회장같은거 하지… 참! 그나저나 되게 수상���다 너? 그런 곳에 가는 애가 아닌데 왜 그러지?”
“…나이드니까 그런가 보지머…”
조심스레 주희의 눈치를 보며 얼버무렸다.
“조심해… 이젠 어른이니까 뭔일이야 있겠냐만… 너 걔 한테 엄청 시달렸잖아?
역시 주희도 알고 있는 듯 했다.
“… 알았어…”
“난 그날 피티 받아서 아마 조금 늦을거야~ 따로 가서 거기서 봐! 우리가 결혼 한 거 아무도 모를걸?ㅎㅎㅎ”
주희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다시 여운을 느끼려는지 아랫배에 손을 대며 다시 침대 위에 누웠다.
그로부터 이 주가 지나 아침저녁으로는 찬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 초입인 금요일 저녁, 나는 영환이의 연락을 받고 동창회 시작하기 전에 만나 당구 내기를 했다. 나는 초짜였음에도 300에 가까운 실력인 영환이가 나에게 게임비를 전가하기 위해 반강제(?) 내기 당구를 쳤다. 나는 50을 놓고쳤었는데 초심자의 운으로 몇 번 성공하자 내가 치려고 하는 순간, 본인 큐대로 내 엉덩이에 똥침을 놓아 방해하는 짓도 서슴지 않았다. 당구비로 세 시간 정도를 내가 내고서야 동창회가 있는 술집으로 입성할 수 있었다.
한참을 영환이 옆에서 소맥을 잠자코 먹으면서 영환이가 나를 초딩때부터 중딩때까지 어떻게 나를 괴롭혔는지 훈장처럼 남자애들이 모인 곳에서 얘기하고 있었다. 총 인원은 나 포함 남자는 열한 명이었고, 어릴 때 얼굴이 전혀 매치되지 않는 여자애들은 넷이서 테이블 반대쪽 끄트머리에 앉아 있었는데 사실 도착 시간이 모두 달라 들어오는 대로 서로서로 명함을 주고 받느라 도떼기 시장을 방불케 하는 정신없는 시간이 이어졌다. 남자들 몇 명은 여자들 옆에 앉아서 술을 마시며 자기들끼리 음담패설과 함께 근황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사람씩 생맥 3000짜리를 거의 다 마셔갈 무렵, 우리 중 한 명이 출입문을 향해 눈길을 주었다.
“오~ 씨발! 방금 여자 혼자 들어왔는데 혹시 쟤가 우리 동창이야? 꼭 밤마실 나온 차림인데… 이리로 왔으면 좋겠다ㅎㅎ”
“야! 쟤 정주희잖아~ㅋㅋㅋ”
“쟤가? 쟤가 저렇게 변했어?ㅎㅎㅎ”
주희를 처음 본 영환이의 놀라움 섞인 말투에 나 역시 고개를 살짝 돌려 쳐다보니 주희가 두리번거리며 무리를 찾고 있었다.
“주희야! 여기!”
우리 중 한 명이 팔을 높게 흔들며 주희를 ���렀다. 자기 이름을 듣자 주희가 우리를 알아봤는지 씩 웃으며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잘 놀고 있었어?”
주희는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갓 다녀와 몸에 열기가 남았는지 옷차림이 꽤나 얇아보였다. 평소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옷을 입고 나온 듯 했는데, 연한녹색 긴팔 후드집업은 몸에 딱 붙는 재질이라 주희의 풍만한 가슴을 더 도드라져 보이게 했고, 배 부분에는 밴딩이 들어가 아랫배가 살짝살짝 드러나 색기를 풍겼다. 게다가 녹색 색상에 어울리는 검은색상의 짧은 돌핀팬츠를 입고 나와 모든 남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머리는 상투를 틀어올린 듯 똥머리에다 굽이 있는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편한 차림으로 나오긴 했지만 메이크업은 풀로 세팅되어 있어 나름 신경을 쓴 듯 보였다.
“뭘 먹길래 너는 하나도 안 변했니? 호호”
주희는 한참동안 먼저 여자애들이랑 인사를 나누면서 차례대로 우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랜만이양~ㅋㅋ”
“자 내 명함~”
주희와 다른 아이들의 인사가 이어졌다. 남자들은 명함을 건네주면서 주희에게 함박 웃음을 지어댔다.
“와~ 정주희! 이리와봐라~ㅋㅋㅋ”
영환이는 육중한 상체를 주희 쪽으로 돌리더니 손짓을 하며 주희를 불렀다.
“니는 저쪽으로 가 있어라~”
주희가 영환이 쪽으로 몸을 틀자 영환이는 내 머리를 툭툭 치며 내 자리를 비우게끔 만들었다. 쭈뼛주뼛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쭈굴 모드로 영환이 반대편 쪽 빈 자리로 이동하며 주희를 슬쩍 훑어봤는데, 찰나의 순간에 나를 보던 주희의 ‘동공지진’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내게는 주희가 영환이에게 걸어가는 그 시간이 슬로우모션처럼 보였다.
주희의 반응을 보아 나의 쭈구리 모드가 주희에게 흥분감을 줄 것이라는 내 예상이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았다.
“니 뭔데?ㅋㅋ 동창회인데 동네 편의점 가는 거처럼 나왔노?ㅋㅋ 동창회장으로 섭섭하네ㅎㅎㅎ”
영환이는 대뜸 주희의 복장을 지적하고 있었다.
“내가 잘 보여야 될 애들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잘 차려 입고 나올 필요가 있니 ㅋㅋㅋ”
영환이는 내가 좀전까지 앉아 있던 자리에 주희를 앉혔는데 주희는 앉자마자 다리를 꼬았다. 그 바람에 돌핀팬츠 아래로 엉덩이가 훌렁 드러났다.
“야~ 니 모르나?ㅋㅋ 동창회는 딱 두 부류인거?ㅋㅋ 동창들한테 잘 보이고 싶어하는 애들이랑 동창들한테 지 잘난 거 보여주고 싶은 애들 밖에 없는거?”
영환이는 주희의 까무잡잡한 피부를 눈으로 슬쩍 훑어보고는 싱긋 웃었다.
“니는 뭔데?ㅋㅋㅋ 아~ 방금 운동하고 와서 그런가 덥다야…”
주희는 영환이의 시선을 느끼며 지퍼를 주욱 내려 미드를 오픈해버렸다. 내 결심 때문인지 몰라도 주희가 다른 사람의 시선을 받는 것에 나 역시도 흥분이 되었다. 지금껏 주희가 좋아하는 모습에 내가 흥분했다면 무언가 이상의 흥분감이 생겼다.
주희가 미드를 오픈하자 올록볼록한 골덴 바지 같은 세로 줄무늬가 있는 흰색 크롭탑에 돌핀팬츠 색깔과 같은 검은색 브라를 받쳐 입었었다. 그런데도 가슴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했는지 흰색 탑이 추욱 처져 주희의 가슴골이 드러내고 있었는데, 흰색 탑 안에 검은색 브라가 그대로 비쳐 너무나 야했다.
“얘는 지 잘난 거 보여주고 싶은 쪽이지~ㅋㅋㅋ”
영환이 맞은편에 앉아 주희가 후드의 지퍼를 내린 상황의 가장 큰 수혜자인 또 다른 녀석이 영환이 대신해 대답했다. 주희에게 말을 걸기 전까지는 관심도 없던 녀석이었는데 다시 명함을 꺼내 보니 보험 쪽 일을 하고 있었다. (영환이 표현에 의하면 얘는 반대로 영환이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쪽이었다.)
“나 이런저런 거 하고 있다~ㅋㅋ”
나를 만나서는 한 번도 자기 얘기를 하거나 명함 한 장 안 주던 영환이는 일부러인 티가 확 나도록 주희 쪽으로 몸을 기울여 주희에게 자신의 덩치를 누르더니 오른 손으로 자신의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명함 한 장을 주희 손에 쥐어주었다.
“얘 명함 아무나 안 주는데~ 부럽다야~ㅋㅋ”
보험 팔러 온 이 녀석은 여전히 주희의 가슴골에 한 번씩 눈길을 주면서 영환이 듣기 좋은 소리만 내뱉고 있었다.
“와이에이치물산 대표?ㅋㅋㅋ 영환이라서?ㅋㅋ 뭐하는 덴데?ㅋㅋㅋ”
주희는 슬쩍 쳐다보더니 명함을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워서 영환이에게 다시 가져가라는 듯한 제스쳐를 취했다.
“운이 좀 좋아서ㅋㅋㅋ 임대사업도 하고 그러고 살지ㅋㅋ  니 아나?ㅋㅋ 내가 예전에 살았었던 동네가 바로 길 건너잖아… 거기 몇 년전부터 개발됐다 아이가ㅋㅋㅋ 돈 좀 만졌지~ㅋㅋ 이 술집있는 이 빌딩도 내 건물이거등ㅋㅋㅋ”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지 얘기를 술술 불어내는 영환이었다.
“근데 서비스가 왜 이렇게 별로야~ㅋㅋㅋ 어이 대표씨~ 말은 그만하고 술이나 좀 따라봐ㅋㅋㅋ”
영환이를 전혀 개의치 않아하는 주희의 말투가 내게는 또다른 쾌감을 주고 있었다. 나 대신 영환이를 어린 아이 갖고 놀 듯이 대하는 주희의 태도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아이씨발~ 정형권! 니 뭐하는데? 콱 대가리 뽀사뿔라~ 얼음컵이랑 수저 안 갖고 오고 뭐하는데?”
내가 미소를 지은 것이 티가 났는지 나한테 불똥이 튀었다.
“그거 종업원한테 부탁하면 되…”
“뭐라고 지껄이노 씹새끼가… 꼬봉 주제에 갖고 오라면 갖고 와야지! 주희가 서비스가 개떡같다고 안하나?”
사실 술집 소음이 워낙 컸기에 테이블 반대쪽에 앉아 있는 무리에게는 들리지 않았는지 우리 쪽만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내가 슬쩍 주희 쪽을 쳐다보자 술도 먹지 않은 주희가 귀가 발그레해지는 것을 보아 이 상황이 흥분이 되는 듯 했다.
“아… 알았어~”
나는 내가 의도했던 것이 성공을 향해 간다는 느낌을 받자 더 비굴하게 주섬주섬 일어나 얼음컵과 수저를 가지고 자리에 돌아왔다.
“좋게좋게 말할 때 잘 해야지~ 새꺄! 얼른 주희 줘~”
일부러인지 흥분감이 주희를 간지럽히는지 내가 컵과 수저를 가지고 왔음에도 주희는 바로 받지 않았다. 그러자 영환이는 내가 병신 짓을 한다고 생각했는지 뒤통수를 빗겨 때리며 나한테 한 번 더 윽박질렀다.
“고…고마워~”
주희는 그제서야 내가 준 생맥 컵이랑 수저를 받아들었지만 귀는 더 빨개진 느낌이 들었다.
“자~ 계속 달려보자!”
영환이는 주희 컵에 생맥 피쳐를 기울여 가득 채워주었다.
****
“야~ 우리 먼저 가볼게~ㅋㅋㅋ 간만에 나올 핑계 거리 있어서 좋았어~”
나를 제외한 모든 애들은 서로서로 자리를 바꿔 앉아가며 한참을 시시콜콜한 옛날 얘기, 사회 얘기, 세월호 얘기, 남편 또는 아내 뒷담화를 안주거리 삼아 술을 먹었다. 나는 주희가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하는 내내 머리를 풀었다가 묶었다가 하는 행동을 보며 끊임없이 남자들의 시선을 끌어모으는 주희의 행동을 재미있게 쳐다보고 있었다. 주희가 도착하고도 꽤나 시간이 흘렀는지 여자애들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희도 한참을 여자애들이랑 웃으며 얘기하고 있었는데 여자애들이 모두 일어나 영환이가 있는 쪽으로 몰리자 주희도 다시 이 쪽으로 왔다.
“2차 갔다 가지~ 서른이 넘었는데도 통금 시간이 있냐ㅋㅋㅋ”
영환이가 싱긋 웃으며 툭 던졌다.
“애기들 재우러 가야지ㅋㅋ”
“영환아 아니지~ㅋㅋ 쟤네들 한 잔씩들 했으니 근질근질해서 남편이랑 뜨밤 보내러 가는거야ㅋㅋ”
보험 녀석은 영환이 오른팔이 된 듯 영환이 옆에서 한 마디씩 거들고 있었다.
”뭐래ㅋㅋㅋ 남편이랑 뜨밤? 아직도 솔로 티내냐?ㅋㅋ 우리가 왜 남편이랑 뜨밤을 보내 ㅋㅋㅋㅋ”
어이 없다는 듯이 여자애들이 보험 녀석에게 중지 손가락을 내밀었다.
“맞어ㅋㅋㅋ 영환이가 재워주면 또 모를까ㅋㅋㅋ”
술에 취했는지 농담이 조금 야해져갔다.
“애기 엄마 되서 헷가닥 했냐? 내가 니를 왜 재워주냐ㅋㅋㅋ”
영환이는 콧방귀를 꼈지만 기분은 싫지 않은 듯 했다.
“남편 한테 잘해라~ 영환이 걸고 넘어지지 말고ㅋㅋ”
주변에 서있던 남자애들도 잘 걸렸다 싶었는지 한 마디씩 거들었다.
“뭐래ㅋㅋㅋ 너네 와이프한테나 잘하셔들!”
“ㅋㅋㅋㅋ 무튼 즐거웠어~ㅎㅎㅎ 얘기 들어보니까 우리 여자애들은 참가비 면제라며? 역시 센스 쩔어~ㅋㅋ”
여자애들은 다시 영환이에게 싱긋 웃으면서 아양을 떠는 듯 보였다. 건물주의 위력인 것 같았다.
“아~ 뭐래~ 기분 잡쳤다~ㅋㅋㅋ 가정있고 아기들 있는 새끼들은 빨리들 꺼져라ㅋㅋㅋ 내 핑계 대고 더 놀다 들어가기만 해 그냥ㅋㅋ 내가 너네 남편이랑 와이프한테 다 확인한다?ㅋㅋ 나중에 딴말 나오면 너 죽고 나 죽자야!”
역시 똘끼 충만다웠다. 나온지 몇 시간 되지 않은 기혼자들에게 저런 말은 진짜 금기어였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말 해버리는 영환이었다.
“와 개새끼ㅋㅋㅋㅋ 우리의 희망을 다 끊어놓네ㅎㅎㅎㅎ”
“내 알바 아님ㅋㅋ 너네가 파장 만들어서 분위기 잡쳤잖아ㅎㅎㅎ”
“우리를 버리지 말아주시옵소서 영환 폐하ㅋㅋㅋㅋ”
“지랄하지말고 다 꺼져ㅋㅋ 대신에 내가 자주 불러주잖아~ㅋㅋ 이런 회장 봤어?”
“ㅋㅋㅋ 다음번에는 그럼 송년회인가?”
“다음엔 펜션 같은 거 빌려볼게~”
“역시! 통 큰 회장님~”
“지갑은 크지만 우리 끼리 한 잔 하는 거는 절대 용납 못하는 밴댕이 소갈딱지 영환이?ㅋㅋㅋ”
“썅년들 죽을려구ㅋㅋㅋㅋㅋ”
영환이는 웃으면서 크고 두꺼운 손을 들어 영환이를 놀려댔던 한 여자 동창 엉덩이를 후려쳤다. 손이 커서 그런지 철썩 소리가 날 정도였다. 주희도 이런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재미있는지 아니면 다소 폭력적인 영환이를 때문인지 시선을 영환이에게 박아두고 박장대소를 할 때마다 옆에 있는 남자애들의 팔을 계속 때리고 있었다. 때릴 때마다 주희의 출렁이는 가슴 골은 내 시야를 어지럽혔다.
“오~ㅋㅋ 다음엔 영환이의 승은을 입으려나?ㅋㅋ”
그러면서 옆에서 부추기는 여자애들이 더 무서울(?) 정도였다. 초딩때는 전혀 저런 모습을 볼 수가 없었는데 나이가 들면 다 이렇게 변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이렇게 대주면 돼?ㅋㅋ”
영환이에게 엉덩이를 맞은 동창은 아이를 낳아서 그런지 몰라도 주희와 달리 축 쳐진 엉덩이를 영환이에게 들이밀며 깔깔 웃어댔다.
“꺼져ㅋㅋㅋㅋ 미친년아ㅋㅋㅋ”
영환이는 자기 앞섶에 놓여진 엉덩이를 뒷치기하는 시늉으로 쳐버렸다.
“어머ㅋㅋ 역시 힘이면 영환이지ㅎㅎㅎ”
“ㅎㅎㅎ 아 웃겨 진짜~ㅋㅋ”
“다음에 또 술 한 잔 해!”
남자애들은 절대 하지 못할 영환이 놀리기를 시전한 여자애들은 손을 흔들며 밖으로 나갔다.
“형권이 그리고 너! 우리는 2차 가자~ㅋㅋ”
모두다 쌀쌀한 밖에 나가 인사를 하고 삼삼오오 떠나고 나자 결혼 하지 않은(?) 남자 셋이 남았다. 주희가 가는 것 같길래 나 역시도 가려 했지만 영환이의 부름에 다시 술집으로 들어와 앉았다.
“씨발년놈들~ 결혼해가지고 동창생끼리 서로 붙어 먹으려고ㅋㅋ 누가 몰라?ㅋㅋ”
영환이는 혼잣말을 다 들리게 얘기하고 있었다.
“그니까ㅋㅋ 여기 나오는 이유야 뻔하잖아ㅎㅎㅎ”
보험 녀석은 자신은 그렇지 않다는 듯 얘기했다.
“얘들아~ 나도 2차 갈래~ 남편 출장 갔거등...”
여자애들과 밖으로 나가길래 가는 줄 알았던 주희가 다시 돌아왔다. 밖이 추웠는데도 후드의 지퍼를 반만 올려서 주희의 가슴골이 그대로 보였다. 기분이 좋은지 통통거리는 매력이 물씬 풍기는 주희였다.
“ㅋㅋㅋ야~ 정주희! 내가 아까 동창회에는 두 부류 밖에 없다 그랬지?ㅋㅋ 사실은 한 부류 더 있다!”
“뭔데?ㅋㅋㅋ”
“빠구리~ㅋㅋ 쟤네들 따로 흩어지는 척하다가 몇 명 만나서 모텔간다 백퍼ㅋㅋ”
영환이는 왼손은 주먹, 오른손은 보자기를 만들어 두어 번 맞부딪치며 제스쳐를 곁들었다.
“ㅋㅋㅋㅋ”
주희는 아무말 없이 웃었다.
“정주희! 니는 뭐꼬?ㅋㅋㅋ 니도 빠구리가?ㅋㅋ”
노골적으로 얼굴을 들이밀며 가슴골을 쳐다보는 영환이었다.
“뭐래ㅋㅋㅋ 2차 가자며? 어디로 갈건데?”
주희는 나머지 지퍼를 마저 끌어올렸는데 가슴부근에 머물러 있던 지퍼가 힘겹게 올라가는 것을 영환이는 놓치지 않았다.
“너도 나처럼 동창들한테 보여주고 싶은 부류구만?ㅋㅋㅋ 하긴 니 어릴 때부터 몸매 좋은 거는 유명했지~ㅋㅋ”
영환이는 피식 웃으며 혼잣말을 내뱉더니 자기 잔에 남아 있는 맥주를 마저 들이켰다. 내 머릿속에서는 5학년 때 영환이가 딸 치는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야! 장형궈니! 너 빨리 4층 당구장 올라가서 다이 두 개 예약해라~”
“어? 어… 2차 당구장 가게?”
충실한 꼬봉 같이 보이기에 알맞은 말투였다. 주희를 흘깃 쳐다보니 역시 주희는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꼬았던 다리를 풀면서 반대로 넘겼다.  
“확씨.. 오늘 계속 대꾸가 길다 너?”
영환이는 손을 다시 공중 위로 올리며 협박의 제스처를 취했다.
“알았어~”
나는 서둘러 술집을 비척비척 걸어나와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당구장에 들어섰다. 다행히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기에 다이 두 대를 잡기에는 힘들지 않았다. 나는 애들을 기다리며 재떨이를 가져와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야~ 재떨이 갖고와봐~”
얼추 다 피워갈 무렵, 영환이와 주희, 그리고 보험 녀석이 당구장으로 들어섰다. 들어서자마자 영환이는 나에게 재떨이를 가져오라 말했고, 나는 서둘러 내 담배를 비벼끄고는 내 재가 떨어져 있는 재떨이를 아무 생각 없이 내밀었다.
퍽.
내 눈에 별이 갑자기 보였다. 그리고 올라오는 통증.
“씨발새끼… 내가 언제 너랑 똑같은 재떨이 썼었냐? 죽을라고 아까부터… 깨끗한 거 갖고와… 씹새끼 빠져가지고…”
호랑이의 으르렁거림이 이런 느낌일까 싶을 정도였다.
“알…았어…”
나는 비척비척 카운터로 가서 새 재떨이를 갖다 주었다.
“정주희… 니는 몇 치냐?”
내가 재떨이를 가져오자 나에게는 눈길 하나 안 주고 주희에게 물어봤다. 아마 내가 재떨이 가지러 간 사이에 보험 녀석에게 먼저 물어본 듯 싶었다.
“나? 나는 100 정도 치는데 요새는 모르겠네~?ㅎㅎㅎ”
“그래? 그럼 사구 내기로 토너먼트 알제?ㅋㅋ 3등 4등은 짜장면 시키고, 2등은 엉덩이로 이름쓰고, 2등부터 4등까지는 1등한테 큐대로 엉덩이 맞는 거… 오키? 나랑 형권이, 주희랑 너 일케 시작해서 결승전이랑 3,4위전 하자잉~ㅋㅋ”
룰 역시 마음대로 정해서 통보하다시피하는 영환이었다.
영환이는 하는 내내 나를 괴롭혔다. 길도 못 본다며 병신이라 놀림 받으며 충실하게 모든 것을 받아줬다. 흘금흘금 주희를 쳐다보니 주희 역시 우리 쪽 얘기를 귀 기울여 듣는 것 같았다.
“어이 장형권~ 짜장면 시켜라~ㅋㅋㅋ 그 쪽은 누고? 하이고~ 니도 좆병신이네ㅋㅋ 정주희 하나 못 이기고 으이그…”
쉽게 영환이가 서른 개를 까고는 나를 3,4위전으로 밀어냈고, 얼마 되지 않아 주희가 보험 녀석을 이기고 영환이와 결승전을 하게 됐다. 오히려 주희가 이기길 바랬는지 주희한테 졌다는 걸 비꼬면서 얘기를 했지만 영환이의 표정은 무척 좋아보였다.
주희가 공을 치기 위해 상체를 숙일 때마다 돌핀 팬츠가 올라가 공을 치고 몸을 바로 할 때마다 엉밑살이 드러났는데 주희는 승부에 집중을 해서 그런지 옷을 바로 하는 일이 드물었다. 게다가 일부러 주희는 영환이가 길을 볼 때마다 반대편에 서서 머리카락을 끊임없이 모아 올리며 겨드랑이와 가슴골을 부각시켰다. 그것 때문인지 영환이가 30개를 까기 전에 주희가 10개를 먼저 까고 스리쿠션도 이겨버렸다.
“ㅋㅋ 딱 대! 다들 ㅋㅋ 똥꼬에 힘 빡줘!”
주희는 기분이 좋은지 손바닥에 입김을 불어넣었다.
짝. 짝. 짜악.
“어이~ 장형권… 이리 와서 내 이름 써라!”
큐대로 때리기로 했던 룰 대신, 주희는 본인의 찰진 손으로 남자 세 명의 엉덩이를 짝 소리나게 갈기는 것으로 승자의 여유를 즐기고 난 뒤, 영환이의 벌칙만 남았었다. 애초에 영환이 생각으로는 주희의 그 풍만한 엉덩이로 이름을 쓰는 벌칙을 보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은 듯 했다. 소심하게 나는 영환이가 벌칙을 받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영환이는 나를 불러 본인 이름을 나보고 쓰라며 시켰다.
“야! 니가 써야…”
주희는 웃으며 영환이에게 말을 건네려 했지만 자기를 쳐다보지도 않는 화가난 표정의 영환이를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대신 다리사이에 끼워둔 큐대를 지긋이 누르는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빨리 써 새키야ㅋㅋㅋ 영환이가 쓰라잖아ㅎㅎㅎ”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옆에서 보험 녀석이 더 깐족댔다.
“알았어…”
나는 체념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주희 앞에서 엉덩이로 이름을 썼다. 다 쓰고 주희의 표정을 살피자 주희의 입술이 살짝 벌어져 있었다. 흥분한 것이 틀림없었다.
“ㅋㅋㅋ 뷰웅신ㅋㅋ 존나 웃기네ㅋㅋㅋ 하란다고 하냐?ㅋㅋㅋ 기분도 좋으니까 짜장면은 내가 쏜다ㅎㅎㅎ”
나를 비웃던 영환이는 카운터로 가 탕수육도 하나 주문하고는 배달 되어 온 짜장면 곱배기를 게눈 감추듯 털어넣었다.
“야~ 정주희 쟤 왜 저래? 원래부터 저런 애였나?”
보험 녀석은 짜장면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나한테 소근소근 물어봤다.
“뭐?”
“쟤 결혼 했다면서 왜 저렇게 흘리고 다니냐? 얼굴 발그레 해가지고 말야… 꼭 자지 굶은 것처럼…”
솔로라더니 눈치 하나는 좋았다. 아무래도 그 눈치 덕분에 보험하면서 사는 거긴 하겠지만 말이다.
“…글쎄…”
아마 내가 그렇게 만들고 있는 걸지도 몰랐다. 당구 몇 게임을 더 치면서 나는 계속 영환이에게 시달렸고, 그것을 지긋이 보면서 부추기는 주희를 보며 내 생각을 점점 정리해갔다.
****
“야! 장형권… 너 뭐냐?”
따로 대리운전을 부르길래 주희는 사무장 집으로 가려나 싶었는데, 나보다 주희가 먼저 집에 와 있었다.
“뭐가~”
나는 모르는 척 대꾸했다.
“너 왜 영환이 한테 그러고 있냐?”
“아뭐… 일자리 하나 줄까 싶어서 그러지…”
거짓말까지 보태며 내 쭈굴+비굴함을 주희에게 드러냈다.
“…이씨ㅂ… 병신 같이…”
내 대답에 어이가 없었는지 잠깐 머뭇 거리던 주희는 움찔하는 듯 하더니 화장실로 들어가버렸다.
“……”
“……”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나는 술기운을 빌려 말을 꺼낼 결심을 했다.
“… 그냥… 모르겠어… 이제는 다른 사람이 너를 쳐다보고, 만지려들고, 너랑 섹스하고 싶어하고 그러는게 흥분돼…”
“그리고 그게 영환이라서 더 흥분돼…”
한참을 화장실 문 앞에서 기다리던 나는 준비해 두었던 말을 꺼냈다. 그리고 그 말이 내 귀에 다시 들어오는 순간, 내 척추가 저릿함을 느꼈다. 처음에 결심할 때는 진담 반, 연기 반이었는데 말을 꺼낸 순간 그 말이 100% 진심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
“아까 니가 영환이 옆에 서있을 때 척추가 저릿저릿하더라… 니가 나 때문에 영환이 앞에 무릎 꿇고 앉아서 영환이 좆물을 기다렸으면 좋겠어~ 니 얼굴이랑 가슴에 막 튀게~”
한번 터진 둑처럼 내 머릿속에 없던 말까지 두서없이 막 튀어 나오기 시작했다.
“……”
주희가 화장실 문을 열었다. 그리고 내 시야에는 주희가 내민 중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에 묻은 물기가 먼저 눈에 들어왔는데, 뒤이어 주희의 돌핀팬츠와 팬티가 종아리에 걸쳐져 있고 부들대며 보짓물을 줄줄 흘리는 모습을 하고 서 있었다.
“야… 씨발 그만해… 모임 내내 꼴려서 뒤질 뻔 했단말야… 너 맞는 모습보는데 얼마나 찌릿하던지…”
주희가 꽥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는 그 새벽에 화장실 앞에서 우리는 섹스를 했다.
****
“나 심쿵한 거 알아? 와… 장형권… 역시 유일하게 내 심장을 뛰…”
둘 다 최고의 만족감을 느끼며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주희가 먼저 말을 꺼냈다. 말을 이어가다 자신도 모르게 손이 오그라드는 말이 튀어나오자 자신도 놀란 듯 몸을 일으켜 나에게 깊숙히 키스를 해왔다. 평소와 다른 말투와 행동.
“……”
키스가 끝나자 주희의 눈을 쳐다보며 씨익 웃었다.
“사실은 말야….. 지금껏 너한테 죄책감이 있었는데… 아무리 니가 나를 이해해주고 해도 마음 한 켠엔 혹시나 이런 내가 싫은건 아닌가 했었단 말야… 십 년이 넘는 시간이잖아…”
한참을 망설이던 주희가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고백을 했다.
“응… 나도 변했나봐~”
“얼마나 힘들었는데…”
“너랑 있으니까… 니가 다른 사람 만나는게 이제는 흥분되더라…”
“진짜?ㅋㅋ 이제서야 이해가 되네… 니가 왜 영환이 만나러 다니는지…”
“……ㅎㅎ”
/예전에 미국에서도 그렇고, 원장언니 남편… 내가 맞을 때도 그렇고, 저번에 고딩한테 맞을 때도 그렇고… 니가 내가 괴롭힘 당할 때 니가 흥분하는거 알고 있었어…/
이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말하지는 않았다.
“내가 또 너를 엄청 바꿔놨나봐…”
주희가 싱긋 웃으면서 내 코를 본인의 혀로 낼름 핥았다.
“그러게ㅋㅋ”
“영환이랑 연락해봐 그럼? 그게 니가 그렇게 흥분된다고?ㅋㅋㅋ”
전라의 주희는 엎드리더니 발을 허공에 까딱거리면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팔로 몸을 지탱하자 풍만한 주희의 가슴이 적나라하게 보였고, 볼록 솟은 젖꼭지가 주희의 기분 상태를 알려주고 있었다.  
“오~ ㅋㅋㅋ 바로 답장오네?ㅎㅎ”
주희는 나에게 톡을 보여주었다.
//잘들어갔어? 오늘고마웠엉ㅎㅎ
//다음에는 좀더 일찍오기나 해ㅋㅋ 남편 출장갔다면서 뭐 글케 일찍 가버리냐ㅎㅎ
“진짜 계속한다?”
“지금까지 남자들이랑 톡 해본적 없는 것처럼 그러네ㅋㅋ”
“느낌이 다르지~ㅎㅎ 니가 허락해서 하는 건 처음이잖아~ 지금까지는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 니가 이해해준거구ㅎㅎㅎ 아~ 느낌 존나 꼴릿해ㅋㅋ”
“참나~ㅋㅋ”
“아아~ 진짜 이런 느낌 오래오래 느끼고 싶어~ㅋㅋ”
주희는 진짜 행복한 듯 보였다. 내 여자가 행복한 모습을 보는 나 역시도 행복했다. 하지만, 나는 그 동안의 긴장감이 풀리고 사정 후의 노곤함까지 찾아와 바로 잠에 빠져버렸다.
다시 눈을 떠보니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옆으로 시선을 돌리니 주희가 옆에서 전라의 상태 그대로 잠에 빠져있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간밤에 주희가 어떤 얘기를 나누었는지 궁금했기에 내 핸드폰을 집어 도청어플을 켰다.
//너도 유부남에 애가 셋이라며? 얼른 집에 보내줘야지~ㅋㅋ
//유부남인게 뭐!
생각보다 영환이는 여자와의 대화에서는 순둥순둥한 면이 보였다.
//하나도 박력있어보이지 않거등?
//ㅋㅋ 알았어~
//그래도 장형권한테 하는 거 보니까 옛날 생각나더라ㅎㅎㅎ
일부러 주희가 내 얘기를 꺼낸 듯 보였다.
//하~ 걔는 서른 먹어서도 셔틀처럼 빌빌 대는게 존나 병신새끼야…ㅋㅋ
//존나 패버려 다음번엔ㅋㅋㅋ
//여윽씨 B중 일진클라쓰 나오는구만?ㅎㅎ
//ㅋㅋㅋ
//그때 난 너무 순수했어 그치?ㅎㅎ 그 때 너랑 한 번 자봤어야됐는데…
//머래ㅋㅋㅋㅋ 나는 뭐 발랑 까졌었을까바?ㅋㅋ
//그냥… 누가 나보고 첫사랑 물어보면 니가 기억나긴 하니까…
//치~ㅋㅋ 이제보니 영환이 너 로맨티스트네?
//그럼 뜨거운 심장을 가졌지ㅋㅋㅋ
//어이구? 하는 짓은 뜨거운 심장이 아니라 뜨거운 몽둥이로 여친 한 트럭은 사겨본거 같던데?ㅋㅋ
//에이 왜그래~ 나 그래도 와이프 말고는 사겨본 사람 없어~
//오~ 진짜?ㅋㅋㅋ
의외였다. (혹시 몰라 대화내용은 조금의 수정을 가했습니다)
//가정에서는 좋은 아빠하려고 노력하구… 술도 담배도 하는 모습 안 보여줘~ 너네들 만난다고 간만에 그런거야
나랑 하루 건너 한 번 마신 건 뭔가 생각이 들었다. 주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것도 있었겠지만, 술이 원체 센 녀석이니까 그럴 수 있을 듯 했다.
//에이~ㅋㅋ
//참! 너 오늘 시간 되면 커피나 한 잔 할까?
//나야 시간 많지ㅎㅎ 근데 갑자기?
//그냥 이제 곧 넷째도 태어날 건데… 너무 바른 생활만 해서 뭔가 마지막이랄까…
//니가 이렇게 사실 동창회 온 것도 그렇고…
//연락하고 있는 것도 은근 떨리고 설레고 그런다ㅎㅎㅎ
진짜 같이 주희를 향한 절절함이 묻어나오는 듯 했다.
//술 취해서 그래ㅎㅎㅎ
칼 같이 잘라버리는 주희였다.
//자기라고 불러도 돼?
//맘대루ㅋㅋㅋ
//알았어~ 이제 들어가봐야겠다! 출근하면 또 연락할게!
//잘잤어 자기?
새벽에 다시 카톡 보내온 것까지 해서 둘이서 친근한(?) 톡을 주고 받은 듯 했다. (사실 나중에 주희는 이런 스타일의 톡을 평소에 끔찍히도 싫어하지만, 나 때문에 억지로 말을 이어간 거라고 얘기를 해주긴 했다.)
주희의 마음과는 달리 나는 폰을 내려놓고 흥분감이 다시 파도처럼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그 전과 다른 흥분감이었다.
술을 많이 마신 주희를 위해서 나는 해장라면을 끓이면서도 계속해서 카톡 내용을 생각하고 있었다.
“아 냄새 좋다아~”
여전히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주희가 라면 냄새에 일어났는지 주방으로 나와서 내 어깨에 자신의 얼굴을 기댔다.
“조금만 기다려ㅎㅎ 라면 익는 중이야~”
내가 몸을 돌려 주희를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내 시야에 깔끔하게 제모가 된 주희의 도끼 자국이 들어왔다.
/바람피게 해주는 남편을 가진 여자야말로 가장 행복한 여자다/
내 머릿속에 갑자기 어디서 읽었던 구절이 내 기억을 스쳐지나갔다. 어제 새벽에 내가 술김에 내뱉은 말로 인해 완전히 주희에게 날개를 달아준 느낌이었다. 지금까지는 주희가 리드를 해서 사무장과의 새 살림까지 차렸다면 이제부터는 나의 허락하에 주희의 저 맛있는 몸안으로 자지가 들락거릴 생각을 하니 또다시 척추가 저릿한 쾌감이 흘러내려갔다.
“그동안~ 내가 김치 꺼낼게~ㅋㅋ”
콧노래를 부르며 엉덩이를 삐죽 내밀고는 압류 스티커가 붙어있는 냉장고 안에서 김치를 찾는 주희의 벌어진 엉덩이에서 후장과 보지가 보였다. 보지 주변에는 새벽에 질싸한 내 좆물의 흔적이 말라붙어 있었다. 아니, 십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없이 주희가 받아들인 정액 때문에 내가 이렇게 바뀐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뭐가 그렇게 신나?ㅋㅋ”
내가 대충 끓인 라면과 신김치로 해장하며 계속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주희에게 물어봤다. 주희의 살짝 처진 가슴 위로 라면 국물 방울이 조금씩 튀는 것을 보고 나는 ��티슈를 뽑아 건네주었다.
“아니 뭐ㅋㅋㅋ 이제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더 재밌을 것 같아서?ㅋㅋ”
주희는 가슴에 튄 국물을 닦지 않고 입주변을 쓱 닦으며 웃어버렸다.
“참나ㅎㅎㅎ”
“각오했겠지? 장형권?ㅋㅋ”
“내가 좋다는데 주희 니가 나 사랑하면 내가 좋아하는 거 해줘야지ㅎㅎ”
“어이구? 와이프 걸레 만들어서 참 좋으시겠네요ㅎㅎㅎ”
“내가 만들었나?ㅎㅎㅎ 원래부터인듯? 아야! 아퍼!ㅋ”
내 말이 귀여웠는지 주희는 내 볼을 잡고 흔들었다.
“자~ 이거봐ㅋㅋ”
라면 국물까지 싹싹 긁은 주희는 폰을 가지고 와 아침에 온 카톡을 나에게 보여줬다.
//출근했어?
주희는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톡을 한 듯 했다.
//이제 일어났어? 와~ 몇시냐ㅎㅎㅎ 좋겠어~ 나는 새벽부터 외근인데ㅋㅋ
//너는 먹여살릴 가족이 있으니 일해야지ㅋ
//ㅋㅋㅋ아~ 간만에 설레는 느낌 받아서 좋다~ㅋㅋ 남편 왔어?
//아직ㅋㅋ 아 속쓰려~
//속 쓰리면 해장해야되는데~ 내가 오전에 외근 갔다가 오면서 자기 해장국 사줘야겠다~
//그때까지 위 잡고 구르라구?ㅋㅋ
//그럼 알아서 해장하고 오후에 커피 마시자~ㅋㅋ
“오후에 커피 마시쟤~”
주희는 나에게 톡을 보여주는 내내 웃고 있었다.
“너는 사무장 집 안가도 돼?”
“너하고 있는 거 아는데 뭐~ 만날까?”
주희는 내게 의사를 물어봤지만 사실 내 허락보다는 나에게 흥분감을 주려 한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내 눈을 바라보며 뇌쇄적인 미소를 지어보이는 주희는 폰을 들고 흔들었다. 전라의 상태로 남편인 나에게 폰을 흔들며 만남을 허락받는 주희의 태도에 자지가 불끈 솟아올랐다.
//오후에 남편 오는데?
//잠깐 나오면 되지~ 슈퍼간다고ㅎㅎ
라면을 먹느라 답장이 늦었지만 영환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주희에게 톡이 왔다.
//ㅋㅋ 알았어~ 넌 괜찮아?
//난 피씨방 간다고 하면 되~ㅋㅋ
//알았엉~ㅎㅎ
//자기 가슴보고 싶다~ 사진 보내주면 안돼? 일만 아니면 지금 바로 영통할텐데ㅠ
//꺼져! 일해ㅋㅋ
“일단 좀 씻을게~”
주희는 여기까지 보내고는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ㅋㅋㅋ”
나는 다 먹은 라면그릇과 냄비를 설거지통으로 들고가 설거지를 하고 뒷정리를 마쳤다.
“ㅋㅋㅋ이거 좀 많이 야해?”
그리고 재떨이를 비우고 집안 청소까지 마치고 베란다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우기 시작하니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말아올린 것 이외에는 똑같이 전라로 욕실에서 나온 주희가 폰을 들어 내게 다가왔다.
“뭔데?ㅋㅋ”
나는 몇 번 빨지 않은 담배를 서둘러 비벼 끄고는 주희의 폰을 받아들었더니 주희가 욕실에서 찍은 본인의 셀카였다.
“가슴보여달래서 몇장 찍어봤지~”
내가 좌우로 넘겨본 사진은 까무잡잡한 피부에 잡티하나 없이 깨끗한 피부의 소유자인 주희의 가슴 부분 사진이 보였다. 내 결혼반지가 걸려 있는 목걸이로 주희의 사진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살짝 쳐져 벌어진 주희의 가슴과 젖꼭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진.
엄지와 중지를 이용해 양쪽 꼭지만 눌러 가슴골을 만들어 더 야해보이는 사진.
팔을 이용해 가슴을 모아 더욱 가렸지만 상체를 살짝 숙여 가슴골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진.
좀더 멀리 팔을 뻗어 왁싱한 도끼자국까지 보이는 사진까지.
“어떤거 보낼까?ㅋㅋ”
“나는 두 번째 사진이 제일 야해보이는데?”
“진짜?ㅋㅋ 이 사진 보낸다 그럼?”
주희의 신난 표정이 귀여웠다.
“ㅋㅋㅋㅋ”
“진짜 보낸다? 보내면 노 터닝백(못돌아와)!”
주희는 일부러 뜸을 들이며 영어까지 쓰면서 나를 놀려댔다.
“알았어~ㅋㅋㅋ”
소심한 나는 영환이가 결혼까지 했는데 이런 사진을 보내도 되나라는 걱정이 들긴 했지만, 이미 주희는 사진을 보낸 뒤였다.
//사진 1
//사진
같이 앉아서 톡을 쳐다보는 우리 둘 모양새가 웃기긴 했지만 금새 보내자마자 읽음 표시로 바뀌는 카톡을 보고는 나도 사뭇 긴장되었다.
//와~ 볼륨봐ㅎㅎ
//자기 피부 너무 좋은데?
//젖꼭지는 어딨어?
한참 후에 영환이에게 연락이 쏟아져 들어왔다. 나에게는 똘끼 충만에 폭력적인 그 영환이는 어디있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형권이 너 어제 맞는 생각하고 있다…ㅋㅋㅋ”
주희는 내 옆에 앉아 한 손으로는 클리를 만지작거리면서 영환이와의 대화를 의미있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남편을 괴롭히는 어릴 적 일진에게 누드 사진을 찍어보내면서 만남을 준비하는 주희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흥분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오래오래 우려먹어야지~ㅋㅋ”
주희의 의미심장한 말이 무엇인지는 그 때 이해하지 못했다.
//빨리 더 오픈해줘바ㅎㅎ
//자꾸 그럴래?ㅡㅡ
주희는 일부러인지 속도 조절(?)을 하는 듯 싶었다.
//알았어~ 일처리 끝내고 좀 있다 연락줄게 자기야~ㅎㅎ
“어휴~ 맞춰주느라 힘들어ㅋㅋ 너 아녔으면 진작에 연락 끊었다…ㅋㅋ”
주희는 귀찮은 듯 나를 보며 폰을 흔들어 댔다. 주희의 풍만한 가슴 역시 따라 출렁였다.
“글케 재미없어?”
“완전 쑥맥에다 말투가 왜 저런데… 걔랑 잠깐 사귀었던 옛날에 내가 미쳤었나 심각하게 곱씹는 중ㅋㅋㅋ”
“진짜 사겼었어?”
“아 뭐~ㅋ 소꿉장난 같은 거였지~ㅋㅋ”
“중딩때부터 얼싸 대줬다더니 혹시?ㅎㅎ”
예전에 주희에게 물어본 것 (동갑내기 부부 30화 참조)이 기억나 신이 나서 물어봤다.
“… 어ㅋㅋ 눈 뜨고 있다가 들어가서 고생했었지ㅋㅋㅋ”
잠깐 머뭇하던 주희가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A중과 B중 일진 들은 치고 박고 싸우기가 일쑤였는데, 영환이가 중3 되면서 통합으로 통(?)을 먹으면서 주희랑 잠깐 사귀는 사이였다고 고백했다. 영환이는 주희가 전학가기 전까지 끊임없이 주희와 자고 싶다고 꼬셔댔지만 주희는 손과 입으로만 해주고, 보지도 손가락까지만 넣게 해줬다고 주희가 조근조근 말해주었다.
“나하고는 연락없더니 영환이 좆물 받아주고 있었구나?ㅎㅎ”
나는 살짝 비꼬며 주희의 반응을 보려 도발을 시전했다.
“ㅋㅋㅋ그러게~ 그 때 눈 딱 감고 영환이한테 한 번 다리 벌려줘도 됐을텐데ㅋㅋㅋ 덕분에 지금 너무 좋다~ㅋㅋ”
주희는 기분이 매우 좋은지 내 도발 조차 아무렇지 않게 웃어넘길 정도였다.
잠깐 티비를 틀어 맛있는 녀x들이라는 예능을 틀어놓고 보다 피곤했는지 주희는 나체 그 상태 그대로 내 허벅지에 기대 낮잠에 빠져들었다. 도중에 사무장에게 전화가 2번이나 왔지만 받지 못하자 내게 카톡이 왔고, 나는 주희가 어제 새벽까지 달려 내 집에서 낮잠을 잔다고 사실대로(?) 설명해주고 안심시켰다.
//일 다 끝났다~ 집 주소가 어떻게 돼? 미리 가있으려구~
주희가 낮잠을 자고 있는 동안 주희의 카톡이 울렸다.
//xx동
나는 주희를 깨울지 잠깐 고민했지만, 동네 알려주는 것 정도야 내가 해줄수 있다 싶어 짧게 답장해주었다.
//지금 나올수 있어?
급했는지 영환이는 주희에게 카톡을 빨리 답장을 했다. 나는 이 말에 대해선 답장을 하기가 힘들어 조심히 주희를 흔들어 깨웠다.
“씨… 아 왜…”
역시 자는 주희를 깨우는 건 좋은 반응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영환이가 톡 와서…”
“아… 그래? 크크큭…”
주희는 엎드려서 잠에 취한 말투로 웃었는데 영환이가 톡이 왔다는 말에 순식간에 짜증이 모두 사라진 듯 했다.
“아웅 피곤해…”
//아니… 남편 방금 옴…
주희는 폰을 던져버리고 기지개를 쭈욱 켰다. 최근에 피티를 받아서 그런지 등에 잔 근육들이 올라와 있는 것이 보였다.
“지금 안나가?”
소파에서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여는 주희에게 말을 건넸다.
“니가 나 대신에 시간 벌어줬잖아ㅎㅎ 이 동네 근처로 오라고 했으니ㅋㅋㅋ”
“그런가?” “어~ 게다가 나 라면 먹고 낮잠 잤잖아~ 움직이면서 붓기도 쫌 빼야되구~ㅋㅋ 그리구 나 아까 말했잖아ㅎㅎ 이거 오래오래 우려먹을거라고~ㅋㅋㅋ”
주희는 생수병 페트병째로 꿀꺽거리며 물을 마시며 싱긋 웃었다. 그리고는 소파 앞에 엎드려서 운동을 시작했다. 나체로 플랭크와 스쿼트를 비롯한 여러가지 운동을 하는 주희가 너무나 야해보였다. 처음에는 그냥 장난인 줄 알았는데 진지하게 운동에 임하는 모습이 더욱 야했다. 특히 스쿼트를 할 때 변형 동작을 추가해서 하는 데 한 번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발을 옆으로 차는 동작에는 엉덩이와 허벅지의 흔들림이 보지까지 전달이 되는 모습이 코피가 터질 만큼 뇌쇄적이었다. 게다가 뒷보지인 주희인지라 앉을 때마다 벌어지는 보지구멍과 털 하나 없이 깔끔히 제모되어 뒷구멍이 벌름거리는 것까지 적나라하게 보이자 내 물건은 다시 하늘로 솟구쳤다.
“훌쩍… 넘 야…야한 거 아냐?ㅋㅋ”
코피 대신 콧물을 닦아내며 나는 심지어 말까지 더듬거렸다.
“이런 거 처음보지?ㅋㅋ 나랑 같은 헬스장 다니는 남자들 머릿속엔 내가 이런 모습 하고 있지 않을까?ㅋㅋㅋ”
주희는 내가 던진 말에 더 큰 자극을 주려고 하는지 나를 향해 돌아서서 스쿼트를 시전(?)했다. 내 앞에서 주희는 나체로 (나중에 물어보니) 암업 와이드스쿼트라고 하는 동작이라며 내 앞에서 하는 모습은 주희 다리 사이에 남자만 없다 뿐이지 가히 영락없는 섹스체위였다. 언젠가 어느 야동에서 본 여자의 팔이 하늘로 결박당한채 여성상위자세로 섹스를 하는 반강제(?)성을 띄는 그런 동작이었다.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출렁거리는 주희의 풍만한 가슴과 애교뱃살은 누구라도 당장 주희의 보지에 자치를 처넣고 싶은 욕구가 들 것 같았다. 눈이 주희의 배꼽 아래로 내려가자 깔끔히 제모된 주희의 보지가 (평소에는 뒷보지로 인해 앞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 그 때만큼은) 와이드 스쿼트를 할 때 마다 대음순이 벌어져 클리가 수줍게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게다가 십수 년간 그렇게 굵은 자지들이 들락거렸음에도 조금의 늘어남 조차 보이지 않는 주희의 소음순과 질 입구는 핑크빛 속살로 꼭 다물어져 있었다.
그 와중에 그 동안 많은 남자의 정액을 짜낸 힘의 원천인 허벅지 안쪽 근육은 주희가 스쿼트를 할 때마다 피부 위로 솟아올랐다가 꺼지기를 반복했는데, 아이러니(?)하게 주희의 안쪽 허벅지에는 자는 동안 보지에서 흘러나왔을 내 정액이 말라붙어 있었다.
다시 시선을 올려보니 주희는 반쯤 내리깐 눈으로 내 눈을 지긋이 바라보며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어림잡아도 50회가 넘어가는 주희의 스쿼트 갯수에 차츰 몸이 땀으로 번들거리기 시작했고, 몸이 점차 발갛게 달아오르고 유두는 꼿꼿이 서 있어 나는 주희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스쿼트를 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형권이 하아… 너는 와이프 잘 만나서 이런거… 하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거야ㅋㅋ!
내 눈빛을 느꼈는지 주희는 스쿼트를 하면서도 말을 이어나갔는데 운동이 막바지에 접어드는 듯 주희의 호흡도 가빠졌기에 우리 모습을 보지 못하고 집 밖에서 소리만 들었다면 주희가 섹스를 하는 걸로 느낄 것 같았다.
“존나 미칠 듯이 좋아…ㅎ”
나도 모르게 툭 튀어나온 내 본심이 내 귀에 들려왔다. 이후로도 내 앞에서 주희는 부들부들 떨면서 플랭크와 푸시업을 하고 둔부와 가슴의 출렁임이 걱정될 정도로 격렬하게 버피까지 마친 후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나는 잠깐 흥분을 가라 앉히려 베란다에 나가 담배를 한 대 피고 들어오니 온 거실에 가득차 있는 주희의 ‘육향’을 맡자 다시 흥분감에 휩싸여 버렸다.
****
“아… 이 새끼 짜증나네~ㅎㅎ”
웃는 건지 화난 건지 잘 구분이 가지 않는 주희의 말에 나는 슬쩍 화장실 문틈으로 주희를 살펴보았다. 집이 좁아 욕조 대용으로 물을 담아두는 빨간 고무통 안에 쭈그려 앉아 물 속에서 주희는 한 손으로는 양치를 하며 톡을 하고 있었다.
“왜 무슨 일인데?”
나는 재빨리 거실로 돌아가 주희에게 물어보는 척 소리를 높였다.
“모텔 잡고 기다린데 발정난 개새끼가…ㅋㅋ”
주희가 나에게 퉁명스럽게 말을 하면서도 웃긴지 끊임없이 큭큭 댔다.
//나 아침에 씻지도 못하고 나왔거든? 나 잠깐 너 사는 동네 근처 ㅇㅇ모텔에 들어가서 씻고 나올게~
주희의 말에 나는 내 폰을 집어 도청어플을 켰다.
//아 뭔데ㅋㅋ
//너 보는데 깔끔하게 봐야지~
//커피 마신다며 뭔 씻고 나와ㅋㅋ
이미 주희의 촉은 핑계거리를 대고 주희를 모텔로 부를 영환이의 의도라는 것을 파악한 듯 했다.
//무튼 기다린다? 너 바로 못나온대서 나도 시간 좀 필요해서 그렇지ㅎㅎ
//알아서 해~ㅋㅋ ㅇㅇ 모텔 근처에 엔제리너스 있으니까 거기서 봐
//피곤해서 씻고 기다리다가 잠들어 버리면 기다리지 말고 깨워줘~ㅋㅋ
마지막 말 때문에 주희가 딥빡한 것 같았다.
“속옷이나 옷 같은 거는 압류 아니지?”
주희는 여유있게 샤워를 끝내고는 머리까지 깔끔하게 말리고 나와서는 주섬주섬 옷을 찾으며 나한테 넌지시 물어봤다. 내 머릿속에서는 주희가 사무장과 했던 내기가 스쳐지나갔다.
“응… 아마 그럴걸? 그런건 사무장이 더 잘 알지 않을까?”
“옷이 없네~ 내가 대부분 저쪽 집에다 갖다 놨구나…ㅋㅋ”
내 말에 뼈가 있는 줄 알아챈 주희는 나보고 씨익 눈웃음을 지었다.
“내가 옷 좀 사줄게ㅎㅎㅎ”
나는 주희의 표정변화를 얼른 알아채고는 나도 무마를 시도했다.
“어이구? 벼룩의 간을 내어먹지 차라리?ㅋㅋ 영환이 밑에 들어가서 월급 좀 받게?ㅋㅋ”
주희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왜~ㅋㅋ 내조 좀 해주게?”
거리낌 없이 나도 주희에게 농담을 던졌지만 소심한 나는 괜찮을까 고민이 다시 들었다.
“ㅋㅋㅋ 그럴까? 예전 남친이자 남편 학폭 일진한테 남편 잘 봐달라고 보지 좀 벌려?ㅋㅋ”
내 성격을 아는 주희는 속옷을 고르며 웃으면서 더욱 심하게 수위를 올렸는데, 진짜 그럴 것 같아서 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주희의 과감함이 무서웠다.
“ㅋㅋㅋ”
나는 별 말 없이 백기를 들고 소파에 앉았다.
“결혼했다고 미리 얘기 안해서 그 카드는 못 쓸 것 같네ㅋㅋㅋ 아.쉽.지.만!ㅋㅋㅋ”
주희는 의기양양하게 옷을 집어 들고서는 내 앞에서 입기 시작했다.
//나는 너네 동네 근처 도착했어~ 나올 수 있으면 연락줘
주희가 옷을 입는 동안 주희 폰이 울리길래 나는 슬쩍 내 폰으로 도청어플을 켜 주희의 톡을 살폈다.
//너네 동네근처에 무인텔도 많더라?
//아니뭐그냥 그렇다고ㅋㅋ
//준비중이야?
//아기대되네
주희의 대답이 없자 모텔에 입성한 듯한 영환이는 주희와의 섹스를 상상하는지 계속해서 (혼자만의) 설렘 가득한 톡을 끊임없이 보내왔다.
“계속 연락오지? 아 귀찮아 진짜…ㅎㅎ”
주희는 말과는 달리 미소가 귀에 걸려 있었다.
//모텔은 무슨… 너 자꾸 그럴래?
주희가 폰을 집어들어 톡을 보냈다.
//아냐~ 농담해본거지ㅎㅎ 씻고만 나간다구
영환이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돈이 썩어나나봐?
//알잖아ㅎㅎ 이정돈 뭐ㅎㅎ
//30분 뒤에 잠깐 엔젤에서 봐…
//ㅇㅋ
“나 좀 도와줘봐봐~”
주희는 간단히 톡을 마치고는 진짜 입을 만한 속옷이 없었는지 검은색 색상으로 운동할 때 입는 튜브탑과 속바지 세트를 입은 상태로 내게 다가와 원피스를 입는 것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왜?”
“아.. 이거 안감이 있어서 니가 좀 잡아줘야돼…”
주희가 머리를 집어넣은 상태로 낑낑거리고 있었다.
“어… 알았어”
역시나 옷감이 타이트했기에 둘이서 낑낑대면서 안감이 구겨지지 않게 주희가 입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면인데도 스판끼가 잔뜩 들어가 있어서 가슴과 엉덩이를 도드라지게 보여주고 있었고, 허리 부분도 꽤나 잡아줘서 주희의 애교 뱃살까지 보였다.
집에서 대충 입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 원피스 였지만 밑단이 나풀거리지 않게 무릎 바로 위 정도에서 끝나면서 타이트해 나름 섹시하게 보였다. 누가 보더라도 집에서 잠깐 외출하는 정도의 수준으로 신경 쓴 듯 안 쓴 듯한 옷차림이었다. 그나마 안감이 들어있어 흰색의 원피스입에도 전날과 달리 색깔이 있는 속옷이 잘 비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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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지 않을까?”
“나는 더워~ㅋㅋ 가디건 하나 걸치고 나가면 돼~”
좀 전까지 운동을 했던데다가 쭈그려 앉아 옷을 찾느라 시간을 보냈으니 더울 만도 했다.
“감기 걸릴라~”
연하게 화장까지 하는 주희를 보며 걱정스레 한 마디 더 얹었다.
“나 갔다올게?ㅋㅋㅋ”
주희는 회색 가디건을 입고 옷 안으로 들어간 머리카락을 잡아 밖으로  나를 보며 싱긋 웃었다. 십여 년 동안 보았던 윌리엄이나 매형, 사무장을 만나러 가는 주희의 표정과는 분명히 다른 느낌이었다. 남편의 허락을 받고 바람(?)을 피러 나가는 여자의 감정이란 어떨지 나로서는 짐작이 전혀 가지 않았다.
주��가 나간 뒤로 조마조마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주희가 마음이 바뀌어 바로 모텔로 향해서 영환이랑 떡을 치는 것은 아닌지, 오래오래 우려먹는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도청 어플을 켜놓고서도 가끔씩 톡을 확인하며 둘이서 만나기를 기다렸다. 주희는 일절 말이 없이 주변에서 가끔씩 들리는 조그마한 소음 만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아 씨발새끼야… 깜짝이야! 왜 뒤에서 귀를 만졋!”
지루하게 기다리다 주희의 날카로운 소리에 나 역시도 깜짝 놀랐다. 영환이가 주희를 만나면 어디를 스킨십 할까 궁금했었는데 주희의 반응으로 알 수 있었다.
“어? 어… 그냥… 니가 흡연실에 혼자 있길래 놀래켜주려고…”
“아 진짜! 죽을래?”
“자기 내 생각하면서 존나 빨아대고 있었구나? 그러게 모텔로 오면 더 굵은 거 실컷 빨 수 있는데ㅋㅋㅋ 참! 커피는 안 시켰어?”
능글맞게 넘어가려는 영환이었다.
“뭔 지랄? 니가 커피 먹자고 해놓고 내가 커피 사놓고 기다리게?”
“너 만나려고 나는 모텔비 까지 냈는데?ㅎㅎ”
분위기 파악 못한 듯한 목소리의 영환이었다.
“아 진짜… 자꾸 모텔 타령하면 나 그냥 간다?”
주희는 정색한 듯한 목소리를 냈다.
“뭐… 그래 하하~ 자연스러운게 제일 좋은거니까~ 자연스럽게… (후…) 뭐.. 좀 마실래?”
영환이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진짜 주희 앞에서는 얌전한 강아지 같은 면모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냥~ 난 아이스아메리카노면 돼!”
“어 그래… 내가 주문하고 올게!”
영환이의 목소리가 재빠르게 멀어지는 것으로 보아 주희의 표정이 어떨지 상상이 갔다.
“이열… 자기 스타일 좋다~ 잠깐 밖에 나오는데도 이렇게 입어?”
초스피드로 다시 돌아온 영환이의 시선이 어디에 꽂혀 있을지 안봐도 뻔했다.
“그냥 잠깐 나온 건데 뭐~ 너야말로 바쁘게 사네? 주말에도 일 하는 거 보면?”
주희는 별일 아니라는 듯 주제를 바꿔버렸다.
“아… 뭐~ㅋㅋ 다들 이렇게 살잖아 ㅎㅎ 너네 남편도 주말에 출장가고 그러는데 뭘~”
“하긴…”
“그래도 오늘은 서울에서 사업 보고받을 일이 있어서 잠깐 갔다온거라~ 얼마 안 걸렸…”
역시나 으스대는 영환이의 말투를 가만히 두고 볼 주희가 아니었다.
“야! 커피 다 됐나 보고와~”
영환이의 말을 잘라먹은 주희는 영환이를 다시 일으켰다. 상대방 남자의 성향을 기가 막히게 캐치해 내서 맞춰주는 평소의 주희치고는 사뭇 느낌이 달랐다.
“어어… 그러고보니 급하게 오느라 진동벨 안 들고 왔네…ㅋㅋ”
영환이가 어색하게 웃으면서 의자가 밀려나는 소리가 들렸다. 사실 주희급 정도 되는 레벨(?)의 여자라면 작정하고 상대방을 까기 시작했을 때 버틸 수 있는 남자는 거의 없다고 봐야했다. 잠시였지만 영환이가 불쌍하다는 느낌이 사알짝 들 정도였다.
“어휴 병신새키… 남자들 사이에서나 일진 흉내내는거지… 내가 너 때문에 참는다… 장형권!”
흠칫. 내가 듣고 있는 걸 다 아는지 주희는 내 이름을 나지막하게 불렀다. 등골이 오싹했다.
“그러고보니 거스름돈도 안 받았더라~ㅋㅋ 여기 커피~ 참 해장은 했어?”
영환이가 당황한 듯 주섬주섬 내려놓는 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다 들릴 정도였다. 아마 주희에게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영환이는 모텔 얘기, 스킨십까지 시도했지만 주희에게 통하지 않은 것을 느낀 순간 이미 주도권은 주희에게 넘어간 것이었기에 내가 다 통쾌했다.  
“……”
한참 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내가 바람을 피는 것을 허락한터라 주희는 예전보다 더 심리적 안정감을 갖고 있었기에 그 침묵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듯 싶었다. (나중에 영환이가 불러낸 술자리에 나가 주저리주저리 털어놓는 얘기를 종합해 보면, 이 때는 주희가 무슨 이유로 자신을 만나러 나왔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 확실했다. 이 날 아침에는 가슴 사진까지 보냈던 주희가 자기랑 섹스하러 나온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낌새가 없으니 당황할 수 밖에 없을 듯 했다.)
“너는 아기 안 낳냐?”
근황 토크로 겨우겨우 대화의 물꼬를 터보려는 영환이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얼마나 식은 땀이 흘렀을까 생각하며 너무나 고소했다.
“뭐… 딱히 가지고 싶은 건 아닌데 또 딱히 피임을 하는 건 아니라서…”
주희가 뭔가 낌새를 잡았는지 또 거짓말로 영환이를 구워 삶기 시작했다.
“아~ 그냥 안 들어서는 구나? 남편이 힘이 딸리는 건 아니고?ㅋㅋㅋ”
비웃는 듯한 어투가 고스란히 스피커를 통해 들렸다.
“힘이 딸리는지 안 딸리는지 내가 어케 알아? 비교 대상이 없는데ㅎㅎ”
순식간에 주희는 지고지순, 현모양처가 되어가고 있었다.
“아 진짜? 너도 나처럼 순정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이렇게 오해 받는다니까? ㅎㅎㅎ”
영환이 입에서 이 말을 꺼내기 위해서 앞서 거짓말을 했다면 주희는 가까운 미래를 볼 수 있다고 봐야했다.
“순정파는 무슨… 그게 뭘 자랑이라고 떠벌리고 있냐ㅋㅋ”
“뭐… 아무도 없으니까 해본 말이지 ㅋㅋㅋ 나 요즘 너무 땡긴다? 와이프 임신했으니 건들질 못하게 하니까… 순정파 좀 탈출 좀 시켜주라 ㅎㅎㅎ”
“아 진짜?ㅋㅋㅋ 그럼 혼자 손양이랑 데이트 하겠네?”
“남자가 쫀심이 있지… 어데 내 손에다가 싸냐…”
“왜? 넌 나보다 덜 순정파 일거 아냐ㅎㅎㅎ 와이프랑 손양이랑 같이 만나니까ㅋㅋㅋ”
“미친년ㅋㅋ 예나 지금이나 또라이인건 똑같아 진짜ㅋㅋ”
“왜ㅋㅋ 아이를 넷이나 있을 정도면 너네 와이프가 맛있는 거 아냐?ㅋㅋ”
“글쎄… 그걸 모르겠으니까 이러는 거지ㅋㅋㅋ”
은근슬쩍 영환이는 계속 주희와 자는 거를 요구하고 있었다.
“손양이랑 비교해보라니까?ㅋㅋ”
“손양은 무슨… 너랑 딱 빠구… 아니 자 보면 울 와이프가 맛있는지 니 남편이 힘이 좋은지 알 거고… 가정에도 더 충실하게 되구…”
똘기 충만한 영환이다웠다.
“무슨 개소리를 그렇게 예쁘게 포장하냐 븅신아?ㅋㅋ”
역시나 다시 주희가 말을 잘라 먹었다.
“어찌됐든 서로의 배우자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겠냐는 의미였어… 야! 좀 너무하네 진짜… 씨발!”
이제와서야 영환이가 폭발했다. 사실 나였으면 이렇게까지 오래 끌지도 않았을지도 몰랐다.
“아침에 사진 보내준 건 뭔데? 나랑 자고 싶었던 거 아냐?”
“……”
“뭐…뭐야.. 왜 울어?”
극적인 전개에 나 역시 깜짝 놀랐다. 영환이도 갑자기 목소리가 차분해졌다.
“……”
침묵에 눈물만 흘리고 있을 주희가 상상이 되었다.
“남편이랑 무슨 일 있어?”
역시나 번지수 잘못 짚는 영환이었다. 본인을 들었다놨다 하는 줄은 꿈에도 생각 못하고 있을 게 분명했다. 아니, 남편 때문에 자신 앞에서 울길 바라는 본인의 희망이 섞여 있었을 것이다. 위로해 준답시고 주희랑 섹스를 하고 싶었던 것 뿐이었을테니.
“그… 그냥… 너는 나 보자마자 계속 섹스 타령이나 하고 있고… 이것저것 쌓인 것도 많은데 너도 내가 원하는 건 뭔지 모르는 거 같고…”
“… 그… 그래? 옛날보다는 되게 감수성이 풍부해진 것 같…다?”
“……”
또 다시 주희가 침묵에 빠져들었다. 주희가 원하는 대답은 솔직히 나도 잘 몰랐다. 다만 오래오래 우려먹을거라는 주희의 말을 토대로 카페에 남녀 둘이 앉아서 여자 쪽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을 다른 사람이 본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을 해봤더니 주희가 원하는 대답이 어떤 건지 추측을 할 수 있었다.
“그럼 니가 원하는 게 뭔지 물어봐도 돼? 나는 멍청해서 도저히 모르겠다.”
한동안 영환이 딴에는 머리를 굴려 봤었을 테지만 답을 찾지 못한 듯 했다.
“썸…”
역시나 내 추측대로 주희가 원하는 모습은 그냥 그 순간 자체였다. 연인의 모습. 내 허락 하에 제대로 된 연애를 하고 싶었던 게 분명했다. 주희의 다자연애를 가능케 해주었던 사무장과의 관계의 처음은 돈으로 엮여 주희의 성상납으로 시작했기에 분명 지금의 영환이와 앉아 있는 모습과 다른 게 확실했으니 주희는 사무장과는 다른 출발을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것이 오래오래 우려먹는다는 주희의 의도였다.
“응? 잘 못들었어…”
귓구멍까지 막혔는지 영환이는 마지막까지 병신 같았다.
“다시 썸 타고, 연애해보고 싶다고…”
“엉? 어? 어!... 하하하하...”
멋쩍은 듯 일단 웃어버리는 영환이었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사실 이 순간 영환이에게는 한 가지 선택지가 더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른이고 둘 다 결혼했는데 무슨 연애냐면서 그냥 가끔 만나서 주희 더러 본인 좆 앞에서 다리나 벌리고 자신의 좆이나 먹으라고 할 수도 있었겠지만 영환이는 소년(?)처럼 두근대는 본인의 심장이 주는 쿵덕거림에 주희가 쳐놓은 덫에 걸려든 것이었다.)
“니가 내 인생에서 남편 외에 그래도 잠깐 만났던 사이고, “써넣어야 할 비어있는 챕터” (당시 주희가 이렇게 얘기했다. 주희가 이렇게 문학적인 표현을 쓸 수 있는 여자였나 싶을 정도였다) 가 많잖아…”
“아… 오해했나봐… 이제 이해했어…”
100% 다 주희 입에서 자존심을 다 접어가며 이야기를 했는데 이 때 와서도 이해 못하면 뇌를 꺼내서 육포를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게 뭐야… 자존심이고 뭐고…”
“아 이게… 내가 여자 사귀는 전략이지… 애타게 만드는 거~”
씨알도 안 먹힐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어릴 적이랑 달리 이제 여자 다룰 줄 아네?ㅋㅋ”
주희의 남자 컨트롤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아~ 이 설렘 뭔지 모르겠다ㅎㅎㅎ 가슴 존나 두근거려ㅋㅋ”
“병신아… 주희가 너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다루고 있는 거다…ㅋㅋ”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는 영환이의 말에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내가 비웃음과 함께 혼잣말을 내뱉었다.
“나 너한테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너도 노력해줘!”
주희는 10~20대 여자들이 고백 후에 할 법한 달달한 말을 쏟아내고 있었다.
“어… 어… 알았어… ㅎㅎㅎ 그럼 우리 사귀는 거야?”
남자 몇 명의 소음이 들려왔다. 흡연실에 사람들이 들어온 듯 했다.
“주희야… 우리 나가자~ 사람들도 들어왔는데…”
쪽팔린 듯 그 자리를 벗어나고픈 영환이었다.
“좋아~ㅎㅎ 밖에서는 지금처럼 손 잡는 거만 안하면 돼~ 아는 사람 있을 수도 있으니까…”
주희의 손을 잡고 있었구나라는 생각도 잠시 또 거짓말을 시전하는 주희를 알 수 있었다. 이 동네에는 주희가 알 만한 사람은 없었다. 기껏해야 주희 사진을 찍어간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 정도? 그 분도 사실 나와 주희가 부부 관계인 걸 아는 게 아녔으니 아무도 모른다고 봐야했다. 단지 영환이의 애가 타게 만들어보고 싶은 듯 했다.
“그럼 우리 당구장 데이트 할까? 너 잘 치던데?”
“아냐… 오늘은 남편 있어서 얼른 들어가봐야하니까…”
딸랑 거리는 소리가 함께 들리는 걸 보아 카페에서 나온 듯 했다.
“그러네… 제약이 많네…”
“너도 카톡하는 거 조심해야지… 내 사진 지웠어?”
“어…ㅋㅋ 진작 지웠다… 벌써 가물가물해…ㅋㅋㅋ”
“벌써?ㅋㅋㅋ 그게 가물가물하면 어떡해!”
“직접 보여주면 안 까먹을게~”
“아 진짜ㅋㅋㅋ”
“그나저나 앉아 있을 땐 몰랐는데… 너 몸매 꽤 한다? 옷이 딱 붙어서 그런가… 힙이랑 복부 라인도 장난 아닌데?”
“사귀자고 하고 5분도 안되서 할 말은 아닌듯?ㅋㅋ”
“뭐 처음 사귀는 것도 아니고 아는 사이였으니까?ㅎㅎ”
“고마워 내 억지 받아줘서…ㅋㅋ”
“고맙긴… 나한테 설렘을 줘서 내가 더 고맙지…”
“야! ㅋㅋ 고맙다고 그러면서 길거리에서 이러지마…ㅋㅋ”
“사귀기로 했는데 엉덩이 한 번 움켜쥔 거 가지고 뭐라 그러냐~ 니 엉덩이가 내 손을 부른겨!ㅎㅎ”
“아 진짜… 말을 못하면 밉지라도 않지ㅋㅋ”
“저 아파트 단지가 너네 집이야?”
“어! 어케 알았어?”
“그냥 찍었는데ㅋㅋㅋ”
나는 혹시나 주희의 모습이 보일까 베란다로 나가보았더니 멀리서 걸어오는 주희와 영환이가 눈에 들어왔다. 둘이서 약간의 거리를 두고 떨어져서 같이 걸어오는 중이었는데, 영환이의 떡대로 인해 주희가 여리여리하게 보일 정도였다. 둘의 모습을 보니 홍대나 강남 길거리를 지나다 가끔 볼 수 있는 큰 덩치의 남자와 섹시한 여자의 조합 같은 느낌이었다.  
“치~ㅋㅋ 연락할게… 얼른 집 가… 모텔 가지말고!”
“응! 너도 집에 들어가면 톡 다 지우고~ㅎㅎ”
“ㅋㅋ 알았엉… 우리 자주 보자~”
영환이는 주희가 들어가는 뒷태를 끝까지 눈에 담으려는지 망부석처럼 서 있다가 돌아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웃으며 집 안으로 뛰어들어와 내 품에 안기는 주희를 맞이할 수 있었다.
59 notes · View notes
ehdrkqsorl · 5 years ago
Text
동갑내기 부부 41
오랜만입니다. 45부 안으로 끝이 날 것 같습니다. (이후에는 단편 형식으로 해프닝을 쓸 예정입니다.)
동갑내기 부부 41
***
"I like it when you take control. Even if you know that you don’t own me, I’ll let you play the role. I will be your animal.”
(비록 니가 나를 가지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니가 나를 리드할 때 좋더라. 너만의 동물이 돼줄게. 니가 리드해.)
빌리 아일리시, Bad Guy (나쁜 년) 중…
“Bruises on both my knees for you, but don’t say thank you or please. I do what I want when I’m wanting to…”
(너를 위해 두 무릎에 멍이 들어도 (너한테 대줘도), 고맙다거나 보채지마. 내가 (섹을) 원할 때 내가 원하는 거 (섹) 하는 거야…)
빌리 아일리시, Bad Guy (나쁜 년) 중…
***
덩그러니 나 홀로 남겨진 나는 착잡한 마음 뿐이었다.
주희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라 생각했던 도청 어플은 내가 어플의 존재를 이야기를 한 이후 사실상 주희의 연락이 뜸해지는 단점으로 바뀌어버렸다. 게다가 늘 내가 자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지 나에게 시위(?) 하듯, 주희는 24시간 내내 야동만 나오는 케이블 채널처럼 사무장이랑 함께 지내며 야한 얘기를 주고 받거나 섹스를 즐기고(?) 있었다. 매일 밤 야구 분석을 해주는 프로그램처럼 신혼 여행때와 신혼 여행을 다녀온 이후 어느 기간 동안은 매일 주희의 정사를 엿듣거나 훔쳐보곤 했었지만 어느 순간 그마저도 중단해 버렸다.
특히 나는 주희가 결혼 전에는 한 번쯤 내 얼굴을 보고 갈 줄 알았지만, 전화 한 번 없이 사진 한 장만 남겨두고는 훌쩍 여행을 떠난 행동에 도청 어플의 존재를 후회했다. 나는 주희의 ‘두 번째’ 결혼식 날, 소주와 함께 결혼 앨범을 꺼내 한 동안 물끄러미 바라봤다. 현태를 비롯해 주희를 따먹은 동기들, 큰 가슴을 가진 주희를 끔찍히도 좋아했던 선배, 그리고 주례를 봐주고 신부 대기실에서까지 주희를 따먹었던 주희의 첫 직장 이사장, 그리고 숱하게 주희를 따먹은 매형의 얼굴을 앨범에서 찾을 수 있었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지나가자, 흐릿한 앨범사진 곳곳에서 주희를 따먹거나 찝적거린 모든 남자들이 점차 하객 얼굴 위로 오버랩되어갔다. 재수할 때 주희의 공부 대신 섹스 공부를 시켜주었던 주환이 형, 주희에게 처음으로 시오후키를 느끼게 할 정도로 밀어붙인 운전면허 강사, 결혼 전 동호회 활동에서 만났던 아저씨들, 잠깐이었지만 마음까지 나누었던 전대장, 그의 못된 행동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로 주희를 데이트 약물로 취했던 (나는 얼굴도 모르는) 전대장 지인인 두 남자, 신혼 여행 때 주희를 찝적거렸던 대니와 그 친구, 잠시 문구점 알바를 할 때 알게된 (그 당시 학생이던) 동현이와의 여러 (찜질방 포함) 사건, 그리고 이민 가기 전에 태국 배낭여행때 주희와 놀아났던 제임스, 이민 생활 때 만났던 주희의 뒷구멍을 따먹고 얼굴에 정액 폭포를 퍼부었던 공장 생산라인 담당자 벤. 그리고 내가 알아챌까 전전긍긍하던 주희를 ‘인지부조화’ 수준으로 몰아붙이며 주희의 보지를 찢을 듯이 비집고 들어가는 윌리엄의 자지에 흥분된 얼굴을 가리려 애쓰던 주희의 애처로운 몸짓을 사진으로 찍어 내게 보냈던 철천지 원수(?) 윌리엄까지.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만 해도 이만큼이나 되는데,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단톡들을 미루어 짐작해면 훨씬 더 많은 남자가 주희를 탐냈을 거라는 생각에까지 미치자 내가 어쩌다 이런 지경에 까지 왔을까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매일 밤마다 그 생생한 과거들이 자괴감보다 더 큰 흥분감에 사로 잡히게 만들었고, 현재 사무장과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는 주희의 모습보다 더 나에게 위안을 주곤 했다. 주희가 찍힌 예전의 여러 사진들과 동영상들을 보며 숱하게 자위를 하다 잠에 드는 나였다.
/정주! 오늘도 정주ㄱㄱ?/
주희의 연락을 기다리던 날들을 세는 것조차 잊어버린 어느 주말, 점심 때가 가까워 오던 오전, 소일 거리가 없어 그냥 폐인처럼 소파에 누워 있던 나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톡 내용이 보이자 몸을 일으켰다. 주희의 새로운 애칭이 ‘정주’인 듯 싶었다. 사실 두 사람이 거의 같이 붙어있다시피 했던 지라 사무장이 주희에게 보내는 톡이 많지 않았기에 이렇게 애칭을 (들어)본 적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단톡도 조금씩 정리해 나가는 주희였기에 도청 어플로 톡을 확인할 수 있는 횟수가 점점 뜸해지고 있었다. 게다가 두 사람이 같이 있는 시간 외에는 서로의 생활을 존중 해주는 것인지 내가 나중에 따로 확인을 해도 톡 이외로 연락을 주고 받는 것을 확인하기 힘들었다.
/ㅈㅈ! 바뻐?/
주희를 ㅈㅈ으로도 부르는데 왠지 모르게 의미가 야했다.
/정주! 오빠가 부르면 쪼르르 달려와서 ㅈㅈ 대령해야지? 연락도 안되고 어디간거야?ㅋㅋ/
내 예상이 거의 맞는 듯 했다. 좆집… 내 아내… 정주희…
거의 오 분 간격으로 톡이 하나씩 떴다. 나도 답장이 없는 주희가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어플 카메라를 동작시켜보니 한동안 천장 만을 비추고 있었다. 얼핏 보니 헬스장 같아 보였다.
아직 압류를 위해 경매 등 이런 저런 절차가 남아있음에도 주희는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삶이 다시 자리 잡았는지 운동을 하며, 사모님(?)의 삶으로 복귀를 마친 듯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폰을 집어든 주희 옆에 피티를 해주는 강사인 듯한 거대한 팔뚝의 남자가 서 있었다. 톡을 확인하려 집어든 주희는 힘든 운동을 방금 마친 듯 거친 숨을 내쉬는지 가슴이 오르내리고 있었는데, 스포츠브라 때문에 가슴이 더욱 짱짱하게 모아진 탓인지 도드라지게 보이는 가슴골 사이로 땀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주는 무슨ㅋㅋ 나 운동하느라 힘들어ㅋㅋㅋ/
얼마 지나지 않아 주희의 답장이 올라왔다. 나는 피티 강사가 옆으로 와서 주희의 허리춤에 손을 얹으며 계속 운동을 해야된다는 표정과 함께 주희의 가슴골 사이로 꽂히는 시선을 볼 수 있었다. 주희는 1분만 쉬자는 의미인지 고개를 돌려 강사를 올려다보며 손가락 하나를 내밀었다. 손가락을 내민 주희가 싱긋 웃었는지 강사 역시 어깨를 으쓱하며 미소를 지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피곤하면 더 정주 가야지!ㅋㅋ/
/으이그~ 알았어! 지난 주부터 노래를 부르더니ㅋㅋㅋ 그게 뭐라구ㅋㅋ/
/왜? 오빠 정주가 마늘주사 보다 더 좋은 거 몰라?ㅋㅋㅋ/
정주가 뭔지 점점 더 궁금해져갔다.
/그러엄 알지~ㅋㅋ 내 보지 안에 깊숙히 오빠가 주사 놓아주는 건데ㅋㅋㅋ/
주희는 바로 옆에 다른 남자가 있음에도 웃으며 야한 말을 서스럼없이 보내는 모습에 아랫도리가 묵직해져 왔다. 그리고 ‘정주’라는 것은 정액주사의 줄임말임을 알아차리자 이름 자체에서 주희의 이런 성격이 타고 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생리가 다가오는 주희에게 사무장이 그 날 주희에게 질싸를 하겠다는 의미였다.
/ㅇㅋ 오늘밤 기대해!ㅋㅋ 근데 그 전에 우리 형권씨 불러서 한강 데이트나 하자~ 신혼 여행 갔다와서 한번도 안 봤잖아~/
의아하게도 주희가 아닌 사무장이 나를 챙기는 듯했다.
/오빠가 왜? 에이… 신경쓰지마~/
/그냥 뭔가 잘 사는 모습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우리 둘 사이만 있는 건 아니니까~/
말에서 오는 뉘앙스가 다소 독특했다. 다자 연애에서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욕구인지, 주희를 이렇게 배려하면서 자신이 좀 더 쿨한 모습을 보여 주희의 믿음을 더욱 얻어내려는 것인지 알아차리기 힘들었다.
/그래 그럼~ 날씨도 시원하고 좋은데 오빠는 언제 일 끝나?/
/나는 이제 끝나서 집으로 가려구~/
/알았어~ 그럼 나도 지금 곧 갈게~/
“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요! 나 약속있어!”
“주희씨! 오늘 허벅지랑 복근 하는 날인데~ 이렇게 가면 그냥 피티 1회 차감해버린다아?”
“응~ 오늘은 내가 일이 있어서 그냥 가는 거니까~ 차감해줘요~ 쌤 미안해 호호~”
톡을 끝낸 후, 잠시 카메라의 시야가 한동안 흔들리더니 운동을 더 하고 가야된다는 트레이너의 반협박성(?) 채근마저 주희가 밀어냈다.
웅웅.
내 전화기가 울렸다. 주희였다. 얼마만인지 가슴이 덜컹하며 내려 앉을 정도로 설렜다.
“여..여보세요?”
목이 메어 말이 잘 나오지도 않았다. 얼마만에 말을 하는 건지 사실 까먹은 상태였다.
“어! 형권아~ 나야… 아직도 자는거야? 목소리가 아직도 잠겨있어?”
“어.. 크흠… 무.. 무슨 일이야?”
“우리 데이트 하자구~ㅎㅎㅎ 반포 쪽 한강공원으로 와~”
“응? 지금 바로?”
알면서 모르는 척 연기를 했다.
“지금 바로 너는 준비해야되지 않을까 여기까지 오려면?ㅋㅋ”
“응~ 알겠어!”
“좀따 보자~”
나는 전화를 끊고 고민에 빠졌다. 덥수룩하고 아무렇게나 난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어떻게 하고 나가야 되나 옷차림을 고민했다.
소심한 나는 역시나 침잠되어 있던 당시의 내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더 후줄근하게 입고 주희의 관심을 얻고자 했다. 꾸며봤자 사무장을 외모적으로 이길 수 없다는 생각에 오히려 청개구리처럼 더 티나게 보이기 위해 나는 색바랜 7부 바지에 등산복 상의와 감지 않은 머리를 누르기 위해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선글라스를 꼈다. 운동화 뒷축을 접어신고��� 절뚝거리며 간만에 집 밖을 나섰다. 내 감정과 달리 너무나 맑고 깨끗한 하늘을 향해 나직이 욕지기를 날렸다. 나 역시 이런 여러 감정의 오르내림이 익숙하지 않았다.
****
반포 한강공원에 낡은 나의 트럭을 주차를 하고 주희가 일러준 곳에서 전화했지만 주희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의아해 하면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주희를 찾아보았다.
크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 눈에 띄는 한 커플이 있었다. 선글라스를 끼고 훈내가 풀풀 풍기는 남자가 재밌는 듯 크게 웃으며 팔을 내밀어 전동휠을 타는 여자가 넘어지지 않도록 잡아주고 있었는데, 여자 분의 까무잡잡한 피부가 눈에 띄었다.
주희인 듯 싶어 좀더 자세히 살피니 머리를 질끈 묶어 올려 넘어지려 할 때마다 이리저리 머릿결이 찰랑 거리고 있었고 얼굴에는 큼지막한 선글라스를 껴 따가운 햇살이 반사되고 있어 확실하지 않았다. 짧은 형광 오렌지 반팔티를 입었는데 스판끼가 상당히 많이 들어간 버튼크롭티여서 여성 분의 큰 가슴이 도드라져 보였고, 그 분의 움직임에 따라 지나가는 남자들이 슬쩍슬쩍 쳐다보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동시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밑위가 올라간 하이웨스트 검은색 반바지를 입어 다리가 엄청 길어 보였다.  
옷 디자인이 그녀의 육감적인 몸매를 더욱 드러나게 했는데, 원단이 세로무늬로 되어있다보니 가슴부분은 물결이 치는 느낌이 들어 가슴 볼륨을 더욱 돋보이게 했고, 크롭티 중앙으로 스냅 단추가 줄지어 박혀 있는데다 가슴 부분과 아래 단추는 두어 개를 풀어놓아 연습하다 넘어질 때마다 출렁이는 가슴과 함께 가슴골이 보였다. 그녀는 넘어질 때마다 하얀 이가 드러날 정도로 박장대소를 했는데 남자는 그 모습이 사랑스러웠는지 전동휠에서 그녀가 내려올 때마다 꼭 안아 주었다. 포옹이 센슈얼한 느낌이었을까 꽤나 얇은 재질인 버튼크롭티였는지 젖꼭지가 옷 위로 올라 올 정도였다. 또 반바지는 기장이 매우 짧아 안주머니가 일부러 보여지게끔 만들어진데다가 밑단이 다리를 꼭 잡아주는 핫팬츠가 아니라 퍼지는 핏이라 땅에 발을 디딜 때마다 출렁이는 엉벅지까지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 앉아서 다리를 벌리면 팬티까지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연습 몇 번만에 한 바퀴 스스로 돌아서 남자에게 돌아가자 남자는 기특하다는 듯이 박수를 쳐주었고 그 여성분은 두 팔을 그 남자의 어깨에 걸고 키스를 했다. 누가 봐도 너무나 잘 어울리는 커플처럼 보였다.
나는 다시 다이얼을 눌러 전화를 걸었고 아니나 다를까 키스를 하던 여자가 뒷주머니에 꽂아둔 핸드폰의 진동을 느꼈는지 팔을 풀더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형권아~ 어디야?”
조금의 딜레이가 있었지만 내 귀에 들려오는 목소리와 입 모양이 일치하는 것을 보고 내가 주시하던 여자가 주희임을 알아차렸다.
“여기 니가 말했던 편의점 근처야! 여기서 저어기 자전거 대여소도 보이는데?”
“나 보여? 손 흔들고 있는데?”
주희는 제자리에 빙글빙글 돌며 반대쪽 팔을 한껏 하늘로 뻗어서 흔들고 있었다. 흔들리는 가슴으로 함께 출렁이는 크롭티는 주희가 팔을 들자 같이 딸려올라가 하이웨스트 바지로 인해 겨우 가려져 있던 복부 일부가 드러날 정도였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주희의 행동만 보아도 그 동안 느꼈던 섭섭함과 아침에 집을 나설 때 느꼈던 우울한 기분이 모두 날아가고 있었다.
“어! 보인다~ㅎㅎ”
좀 더 주희가 나를 위해 손을 흔들어주길 바랬지만 혹시 주희가 팔이 아플까 고민도 잠시 보인다는 말을 하고 주희 쪽으로 절뚝이는 발걸음을 옮겼다.
절뚝이며 발걸음을 옮기면서 내가 가진 섭섭함은 금새 그 실체가 드러났다. 주희가 저 사무장과 있는 시간이 나랑 있는 시간보다 더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나를 향해 웃으며 가슴이 출렁일 정도로 빨리 걸어오는 주희를 보며 나는 역시나 주희와 계속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인 주희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왜 내가 우울해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에 미치자, 주희에게 고작 알량한 관심하나 받자고 입고 나온 후줄근한 복장, 덥수룩한 턱수염이 너무나 창피했다.
주희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사랑의 소유자였음에도, 너무나 행복하게 자기 삶을 꾸려가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주희를, 아니 나 자신을 못 믿고 있었던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 장형권 빨리 왔네?ㅋㅋㅋ”
역시나 주희는 내가 입고 온 복장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나를 보자마자 볼에다 뽀뽀를 해주며 반갑다는 듯이 싱긋 웃었다. 신혼여행이 좋았다는 둥의 그런 얘기도 하지 않았다.
“너무 빨리 나오느라 준비안하고 걍 나왔어~ 어디가서 좀 씻고 옷좀 갈아입고 올까?”
나는 어수룩하게 변명을 늘어놓았다.
“너 편할대로 ㅋㅋㅋ 여기서 좀만 걸어가면 우리 집이야~”
“형권씨 왔어요?”
사무장도 싱글벙글한 웃음을 지으며 나한테 걸어와 악수를 청했다. 그 순간 만큼은 나만 질투를 느끼고 나만 우울했다는 생각이 들어 느낌이 묘했다.
“형권이 우리때매 급하게 나오느라 씻지도 못했대~ㅋㅋ 집에 가서 좀 씻으라 그랬어”
주희가 내 팔짱을 끼며 어깨에 얼굴을 기댔다. 주희의 풍만한 가슴이 내 팔뚝에 느껴졌다. 찰나의 순간에 사무장의 안광이 잠깐 빛나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남자들은 다 똑같은 거였다. 질투.
“그러실래요?”
그렇지만 사무장은 아무렇지 않게 승낙했다.
“근데 형권아~ 날씨도 좋은데 자전거 타고 싶었거등~ 너 다리도 안좋은데 걸어다니는 것 보다 낫잖아! 게다가 자전거 타면 땀 날텐데 데이트 끝나고 씻으면 더 좋지 않아?”
주희가 일리 있는 말을 내게 던졌다. 그렇지만 나는 좀더 주희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멋진 사무장을 보고 나니 더 비교되는 느낌이었다.
“그래요 형권씨~ 나 이거 전동휠 충전해야되서 갖다 놓고 나 자전거 갖고 나올게~ 둘이서 먼저 타고 있어요!”
사무장은 전혀 거리낄 게 없다는 식으로 싱긋 웃었다. 사실 나처럼 밴댕이 소갈딱지 만한 소심한 사람에게는 삐딱하게 보이는 것이었지 지금 와서 보면 사무장에게는 나에게 질투를 느낄 만한 그 무엇인가가 없었다. 본인이 대놓고 남의 와이프를 데리고 사는 거였으니까. 그렇지만 나는 그런 쿨한 사무장의 태도가 오히려 부러웠고, 질투가 슬몃슬몃 올라오곤 했다.
“아싸~ 우리 2인승 타자?”
내 팔짱을 낀채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내 얼굴을 바라보며 신나하는 주희의 얼굴을 보니 정말 행복함 가득이었다. 나와 사무장을 동시에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점점 와닿았다. 신혼여행도 그저 하나의 작은 이벤트였을 뿐, 어젯밤에도 사무장의 자지를 깊숙히 받았더래도, 그리고 그날 밤에도 정액주사(?)가 예정되어 있더라도 나와의 시간이 너무나 행복한 주희였다.
“형권아 타!”
자전거를 빌려 온 주희는 자연스럽게 자기가 앞자리에 탑승했다. 우리 둘 관계에 있어 리드하는 입장인 주희가 이런 것에서도 티가 나는 듯 싶었다. 주희의 행복한 얼굴을 보며 점점 얼굴에 미소가 가득 걸리는 나도 절뚝이며 뒤에 탑승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언발란스한 우리의 옷차림을 보며 웃는 경우도 있었지만, 주희는 개의치 않은 듯 했다.
“아 공기 넘 시원해~”
앞에 앉은 주희는 페달을 밟으니 짧은 반바지가 더욱 말려올라가 뒤에서 보니 엉덩이가 반 이상 드러나 있었다. 두툼한 엉덩이가 자전거 안장에 짓눌려 너무 야릇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한 번씩 내 얼굴을 보기 위해 몸을 돌릴 때마다 덜컹거리는 자전거에 의해 출렁이는 주희의 가슴 역시 내 눈을 계속 어지럽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페달을 밟는게 지겨운지 주희는 발을 멈추고 주변 경치를 감상하고 있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다리가 밖으로 벌어졌는데 맞은편에서 지나쳐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주희를 쳐다보는 듯 했다. 아무래도 반바지 사이로 아랫도리가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형권아~ 더 빨리!ㅋㅋ”
손잡이를 잡고 자전거의 컨트롤은 주희가, 추진력은 내가 내고 있는 이상한 모습이 되어버렸다. 주희와 나와의 관계처럼 물밑에서 주희를 내가 받쳐주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주희가 가는 방향으로 내가 노력해서 주희를 도와주어야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여보세요?”
그 때 주희의 전화기가 울렸다. 사무장인 듯 싶었다. 한참을 설명하더니 방향을 왔던 방향으로 돌렸다.
“이제 집에서 출발한대~ 가서 만나서 맥주 마시자 ㅎㅎㅎ”
잠깐 전화를 받느라 자전거를 멈춰 세우고 다리를 땅에 디딘 주희는 나에게 몸을 돌려 씩 웃었다.
“야~ 너 꼭지 뽈록 솟아서 다 보여~”
소심한 내가 소심한 말을 또 했다.
“뭐 어때~ㅋㅋ 다른 사람이 날 쳐다보면 기분이 야시꾸리해지면서 내가 좋아하는 거 알면서~ㅋㅋㅋ”
토끼상인 주희가 혀를 길게 쭉 내밀며 나를 놀리자 10년이 훌쩍 넘은 그때도 지금도 똑같이 사랑스러웠다.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 주희의 행복 포인트.
주희의 뒷태와 주희를 지나치며 가는 사람들의 눈빛들을 감상(?)하며 출발했던 편의점으로 돌아왔다.
“어! 저기 사무장님 계시네~”
내가 먼저 사무장을 발견하고는 주희에게 말을 건넸다.
“벌써 맥주 사놨나 본데?ㅎㅎㅎ”
주희가 기분이 좋은 듯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무장 앞에 자전거를 세우고는 손가락으로 엉덩이까지 올라가버린 반바지를 끌어내리며 사무장에게 걸어갔다.
“재밌었어?”
사무장이 우리를 향해 싱긋 웃으며 물어보자 주희가 다가가 둘이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짧지만 진한 딥키스를 나누었다. 앉아 있는 사무장에게 주희가 허리를 굽혀 왼손으로 사무장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나누는 친밀함이 넘치는 키스였다.
“우리도 잠깐 타고 올까?”
사무장이 주희의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얘기했다.
“그러자~ㅋㅋ 형권아 맥주 먼저 까고 있어ㅋㅋ”
주희가 싱긋 웃더니 좀 전까지 내가 탔던 뒷자리에 앉았고, 사무장이 주희를 뒤에 태우고 출발했다. 순간 의아했지만, 상대방의 의도와 마음을 기막히게 맞춰주는 주희임을 알고 있었기에 주희가 온전히 ‘주희’인 것은 나와의 관계에서만 그렇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럼에도 다소 헛헛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 나는 맥주 캔을 따 한 모금을 마시며 멀어지는 두 사람을, 아니 주희를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쳐다보았다.
/안주 이것저것 존나 많이도 사놨네/
나 혼자 중얼거리며 비닐 봉지를 뒤적이다 쥐포 하나를 꺼내 입에 질겅질겅 씹고 있자니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꽤나 비싸보이는 바이크를 내 옆에 있는 테이블에 세워두는 배 나온 중년 아저씨를 곁눈질로 쳐다봤다.
맥주를 좀 더 마시고 있자 일행인 듯, 또 다른 중년 남자 한 명이 자전거에서 내리며 바이크 헬멧을 벗고 먼저 온 아저씨 맞은편에 앉았다.  
“야 진짜 따라갔어?ㅋㅋ 철 좀 들어라 쫌ㅋㅋ”
“ㅋㅋㅋㅋ 와 씨발~ 죽이데ㅋㅋㅋ”
“그 오렌지에 검은 바지?ㅋㅋ 어때~ 뒷모습이 더 가관이디?ㅋㅋ”
나는 무의식적으로 두 사람으로 시선이 향했다. 분명히 주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듯 했다.
“뒤따라 가봤는데 와~ 씨발년 옷 다 밀려 올라가꼬 방댕이 다 내놓고 타더라ㅋㅋㅋ 방뎅이가 눌려서 그런가ㅋㅋㅋ 엉덩이가 남미년 같애ㅋㅋㅋ 잡고 치면 홍콩 가겠던데?ㅋㅋ”
내가 좀 전에 주희 뒤에 앉아 자전거를 타며 뚫어지게 봤던 광경을 본 듯 싶었다. 좀만 더 기다리면 또 볼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핸드폰을 꺼내 톡을 하는 척하며 귀를 한껏 열었다.
“지랄한다ㅋㅋㅋ 남미년 본적도 없는 새끼가 남미년 타령이네ㅋㅋㅋ”
“야동야동ㅋㅋㅋ 게다가 내가 또 한 눈 하잖냐ㅋㅋㅋ 우리 마주쳐 지나가는데 와~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었잖아~
“그랬지ㅋㅋ”
“거 팬티까지 보이더라 싯팔ㅋㅋㅋ”
“남의 여잔데 뭘 그리 관심을 두고 지랄이냐~ㅋㅋ 엉덩이를 잡고 치든 가슴을 잡고 치든 앞에 남친이 따먹을건데ㅋㅋ”
“뭐~ 간만에 눈 호강하고 좋지머~ 그나저나 지 여친이 그렇게 입고 있는데도 뭐라 안 그러는 그 남친은 제정신인가 싶네ㅋㅋㅋ”
“여친도 없는 새끼가 뭘 안다고ㅋㅋㅋ”
“죽는다 니!ㅋㅋㅋ 근데 분명 브라 안했어 그렇게 이리저리 흔들리는 거보면~ ㅋㅋ 그런 년들이랑 사귀는 애들은 전생에 나라를 구한 건가 싶고ㅋㅋㅋ”
“하긴 가슴 사이즈가 좀 크긴 하더라ㅎㅎ 야~ 그만해ㅋㅋ 쏘세지나 하나 먹고 가자.. 내가 사올테니 자전거나 지키고 있어!”
“아 몰라ㅋㅋㅋ”
주희를 따라갔던 중년 아저씨는 동료가 편의점에 가든말든 신경 쓰지도 않고, 의자에 깊숙히 기대 앉더니 핸드폰을 꺼내서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듯 했다.
/나른하네…/
나도 더 이상의 대화가 이어지지 않자 햇빛을 오랜만에 쬐서 그런지 잠이 왔다. 예전처럼 누가 주희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도 조금은 덤덤해 진 것일까 나도 의자에 기대서 잠깐 눈을 감고 있었다.
“형권이 벌써 술 취해서 자나봐ㅋㅋ”
잠시 뒤 주희의 목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내 옆으로 와서 내 얼굴에 본인의 얼굴을 갖다댔다. 나는 이미 주희의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눈을 뜨고 있었기에 가까이 다가온 주희의 장난끼 어린 표정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아까와는 다르게 까먹었는지 주희가 자전거에서 내렸음에도 바지를 정돈하지 않아 반바지 밑단이 사타구니 라인까지 올라와 브이 모양처럼 보였다. 그렇다면 뒤에서는 엉덩이가 그대로 드러나 있을 거였다. 나는 바로 옆에 앉아 주희를 씹어대던 두 아저씨를 눈알을 돌려 쳐다봤더니 쏘세지를 씹던 것도 멈추고 주희 하체에 시선을 꽂고 있었다.
“뭐야~ㅋㅋㅋ 눈 뜨고 있었네ㅋㅋㅋ”
주희가 내 얼굴에 손을 대려하자 나는 재빨리 두 아저씨를 보던 눈동자를 거뒀고, 동시에 주희가 내 선글라스를 쓱 내렸다. 내가 눈을 감고 있을 거라 예상하던 주희가 나랑 눈이 마주치자 수줍은 표정을 지었는데 순간 당황하는 주희의 표정은 나를 너무나 설레게 했다. 동시에 계속 주희를 욕정의 눈빛으로 보고 있을 두 아저씨를 생각하니 마음이 또 쿵쾅거렸다.
“어 왔어? 사무장님은?”
내가 대답을 하자 주희는 손을 엉덩이 뒤로 가져가더니 바지를 끌어내리며 옷매무새를 고쳤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야했는지 옆에서 콜록거리며 사레가 들린 듯 했다.
“자전거 반납하러ㅋㅋ 엄맛!”
주희가 웃으며 의자에 앉으려 했는데 플라스틱 의자 발 하나가 찌그러졌는지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주희의 몸이 뒤로 넘어가버렸다.
“어이쿠… 아가씨 괜..괜찮아요?”
주희가 옆에 세워져 있던 자전거 쪽으로 넘어지면서 자전거에 머리를 부딪혔는지 자전거가 주희 얼굴 위로 넘어져버렸다. 다행히 주희가 반사적으로 뻗은 두 손에 자전거가 놓여서 얼굴에 직격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놀랐는지 주희가 쉽사리 일어나지 못했다.
“아이고… 이거 머리카락이 꼈네… 움직이지 말아봐요”
다리가 불편했던 내가 일어서긴 했지만 내가 조치를 취하기 전에 두 아저씨의 동작이 훨씬 더 빨랐다. 머리를 위로 질끈 묶어 올린 스타일을 한 채 넘어졌고, 자전거가 밀리면서 바퀴가 돌아가서 그런지 주희의 머리가 어디엔가 끼어버렸고, 대수롭지 않게 주희를 안아 일으켜 주려던 아저씨가 주희의 머리카락이 끼인 것을 알아채고는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주희를 바닥에 눕히자니 머리가 더 엉킬 것 같았고 주희를 일으키자니 자전거를 들어야되는 상황이라 다들 당황하고 있었다.
“어.. 어떻게 된거예요? 많이 심각해요?”
주희가 다소 당황한 듯 자기 머리카락을 잡은 채로 본인을 안다시피 주희를 부축하고 있는 아저씨에게 물어봤다.
“아… 이걸 어쩐다…”
자기들도 다소 당황한 표정이 드러났다. 얼마 전까지 주희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고 있었는데 갑자기 자신들이랑 엮였으니 그럴만도 했다.
“체인을 빼봐~ 그리고 저쪽으로 아가씨 좀 안아봐봐”
아까 전에 주희를 따라갔다던 목소리의 주인공이 자전거의 주인인 듯, 자전거를 자세히 살피던 아저씨가 자전거를 원래 자리로 옮기면서 바퀴를 돌리면 주희 머리칼이 다시 빠질 것 같았는지 주희를 안아들어보라는 지시를 했다. 소심한 나는 그 모든 것을 뻘쭘하게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어정쩡하게 누워있는 주희를 무릎을 꿇고 받치고 있었던 아저씨는 주희를 반쯤 돌려 튀어나온 자기 배에 주희의 가슴이 닿게끔 자세를 고쳐주었고 한 손은 주희의 겨드랑이에 또 다른 손은 주희의 맨다리 한쪽을 받치고 있었다.
“허참ㅋㅋㅋ 이런 날벼락이 있네요ㅋㅋㅋ”  
품에 주희를 안은 아저씨가 주희에게 말을 건넸다.
“그러게 말예요~ 죄송합니다…”
주희는 상황이 화가 날 수 있었음에도 사과를 먼저 했다.
“이 자전거 엄청 비싼 거예요… 비싼걸 아시는 분 같네요 넘어져도 이쪽으로 넘어지시다니ㅋㅋ”
자기의 부를 과시하려는 건지, 주희에게 부담을 주려는 건지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는 느낌이 들었다.
“아…”
주희 역시 거기서 무슨 말을 할까 싶었다.
“야 절로 조그만 더 가봐~”
계속 주희의 머리카락을 빼려고 노력하는 아저씨가 바퀴를 이리저리 돌리며 조금씩 주희의 위치도 이동시키고 있었다.
“이쪽으로?”
주희를 안고 있던 아저씨가 무릎을 꿇은 채로 살짝 뒤로 물러났다. 주희의 허벅지에 올린 손에 대해 주희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용기를 낸 것인지 오른 손을 슬금슬금 주희의 엉덩이까지 올려 잡아 주희를 받치고 있었다. 주희가 당황했기 때문에 신경을 못 쓸거라 생각했는지 반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 미세하지만 끊임없이 주희의 엉덩이 맨살을 쓸어대고 있었다.
“야… 이거… 머리카락을 좀 잘라야 되겠는데요?”
수 분 간 주희의 머리칼을 잡고 낑낑대던 아저씨는 대부분의 머리카락은 빼냈는데 바퀴 축에 감겨버린 주희의 머리칼은 어찌 할 수 없는 듯 우리쪽으로 손가락 가위모양으로 제스쳐를 취했다.
“아~ 제가 편의점에서 가위좀 빌려볼게요~”
“형권아~ 얼른 다녀와… 힘들어…”
“동생분이 다리가 좀 불편하구나…”
내 뒤로 아저씨 중 한 명이 나직한 말로 얘기하는 것을 넘기며 주희가 재촉하자 나는 재빠른 동작으로 편의점에 가서 가위를 빌려왔다.
“… 우리가 막 덤탱이를 씌우는 사람은 아닌데 그래도 혹시 기어를 교체 해야될 수도 있으니까…”
내가 가위를 들고 다가가니 주희를 안은 채 무슨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까 죄송하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웬만한 자전거면 우리도 봐주고 싶지… 근데 기어 부분만해도 500이 넘는 거야… 일반 자전거가 아니라니까?ㅎㅎ”
지금껏 주희의 머리카락을 빼려고 전전긍긍한 아저씨는 우리보다 한참 나이가 많다고 느끼자 본격적으로 반말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 가위…”
“아! 왔네요… 동생 분 잘 봐~ 응? 요기 보이지? 나머지는 다 풀어줬는데… 누나 머리카락이 바퀴 축에 감겨서 엉키는 바람에 요만큼만 자를게… 최대한 바퀴에 붙여서~ 티도 안날꺼야 아마ㅋㅋㅋ”
“아네네”
사각. 머리카락 조금이 잘려나가며 주희와 자전거가 분리되었다.
“됐어? 됐어? 형권아 나 손 좀 잡아줘~”
“에이 동생분 다리도 불편한데 무슨~ 계속 나한테 안겨 있었으면서 새삼스럽게~ㅎㅎ”
내가 다가오는 속도보다 주희를 품에서 일으켜 세우는 속도가 훨씬 더 빨랐는데 마지막까지 한 손은 주희의 엉덩이에 얹어져 있었다.
“에휴… 이래서 속도가 나려나 모르겠네~”
나에게 가위를 다시 넘겨주면서 투덜투덜 거리는 또 다른 아저씨를 보니 자전거가 비싸긴 한 듯 싶었다.
“분해해 봐야돼~ 견적이 얼마나 나오는지 보자구~”
“아 씨발~ 근데 우리 어떻게 돌아가냐...”
중얼중얼 거리는 아저씨의 말을 들어보니 꽤나 먼곳에서 출발한터라 곤란한 상황이긴 했다.
“다시 타고 돌아가시면..”
주희가 살짝 끼어들었다.
“어유 씨… 안되요~ 더 고장나…”
주희에게 욕지기를 퍼부으려다 위아래 훑고는 입 밖으로는 내지 못한 듯 했다.
“아! 제가 트럭을 몰고 왔는데 실어다 드릴게요~ 그정도는 해드려야죠…”
내가 아이디어를 냈다.
“오~다행이네…”
주희를 지금껏 안고 있던 아저씨가 다행이라는 한숨을 내쉬었다.
“근데 네 사람 다 탈 자리는 없을 거 아냐? 아가씨는 차 없어? 나 태워줘야지~”
그 때까지는 본인 자전거가 문제가 생겼으니 편하게나 가자는 생각인 줄 알았다.
“네네~ 제가 차 가지고 올게요오~ 기다리세요! 형권아 갔다오자”
“잠깐 잠깐만… 그냥 이렇게 가면 어떡해? 번호는 주고 가야지~”
“아냐… 여기 자전거도 있고 하니까 있어 그냥 내가 혼자가서 차 가지고 올게 일단…”
나는 주희의 폰 번호를 따가는게 싫어서 주희를 말려봤다.
“괜찮아~ 아저씨 제 번호… 01x-xxxx-xxxx… 이게 아저씨 번호예요? 잠깐만 계세요~ 가자!”
주희는 개의치 않은 듯이 번호를 알려주고 자전거를 끌고 왔다.
“괜찮아?”
“아유 뭐~ 괜찮아ㅋㅋ 이런식으로 또 남자가 꼬이는 거지뭐~ㅋㅋ”
한동안 사무장이랑만 보내다보니 평소에 꼬이지 않던 남자가 이렇게 꼬이는 것 같다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주희였다.
“견적 많이 나왔다고 물어달라 그러면 어케?”
“그 새끼 눈빛 봤어?ㅋㅋ 백퍼 뻥치고 자기랑 술 몇 번 마셔주면 봐드릴게요 할거야ㅋㅋ”
“사무장한테 말해~ 사기 공갈 그런건 전문일거 아냐~”
“에이 뭐 재밌는데 어때? 역시 너랑 있으니까 이런 일도 일어나는 거봐ㅋㅋㅋ 오빠랑 있을때는 전혀 없었는데ㅋㅋㅋ 넌 내가 뭘 좋아하는지 넘 잘알아ㅋㅋ”
“술 먹고 자려구?”
“괜찮으면?ㅋㅋㅋ 너 병신 취급하는데 좀 찌릿하긴 하더라ㅋㅋㅋ 니가 넘어지고 내가 빌었으면 더 찌릿찌릿했을텐데 ㅋㅋㅋㅋ”
“야! 뭐야ㅋㅋㅋ”
“ㅋㅋㅋ~ 응 오빠!”
웃으면서 사무장에게 전화를 건 주희는 대수롭지 않은 듯 상황을 설명하고 나랑 자기가 운전을 해서 일 처리를 하겠다며 전화를 걸었다.
“그럼 나는 오빠 만나서 같이 집으로 갈게~ 니가 자전거 좀 실어줘~ㅋㅋ”
“응 알겠어~”
나는 트럭을 가지고 와서 두 아저씨의 자전거를 싣고 단단히 고정이 끝나며 주희를 기다리는 동안 두 아저씨는 마실 거를 산다고 다시 편의점으로 향했고 그 사이에 주희가 차를 가지고 왔다.
“어디갔냐~ 아저씨들?”
나는 주희가 타고 온 차가 옛날 처음 운전할 때 탔던 아버님의 옛날 차였기 때문에 깜짝 놀랐다. 나는 적어도 사무장이 타고 다니는 차를 가져올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편의점에~ 근데 아직도 이 차 굴러가냐? 사무장이 차 안 사줘?”
“ㅋㅋ 괜찮아~ 내가 막 재산 노리고 들어간 꽃뱀같이 보이니?ㅋㅋ 내 차는 이거야 왜이러셔ㅋㅋㅋ 그리고 이런 차 가지고 와야 나를 쉽게 볼거 아냐ㅋㅋㅋ”
“그건 또 뭔 소리래?”
“나 협박하는데 쉬우라고ㅋㅋㅋ”
피식. 주희의 생각은 범점하기 힘들었다. 자신이 심리적 우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 아저씨들이 하는 행동에 맞춰주면서 쾌락 같은 걸 느끼는 주희였기에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생각 구조였다. 그리고 데이트라면서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것도 어이없긴 했다.
“갑시다~ 와… 아가씨 몇살이에요?ㅋㅋ 남매가 쌍으로 차는 우리 나이보다 더 많은 노인정을 끌고 다니네ㅋㅋㅋ”
얼마 후 우리가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온 아저씨들은 우리 차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비웃음을 날리는 듯 했다.
“남친은 고새 없어졌나? 자전거 반납하러 갔다면서…”
슬쩍 떠보는 질문이 내 눈에도 보였다.
“갖다 놓을게 많아서… 어차피 금방 모셔다 드리고 올거니까요”
“일단 가면서 얘기합시다~ 자전거샵 사장이랑 통화를 했거든요~ 집 근처에 있으니까 바로 견적보러 갑시다…”
“동생~ 누나 차 잘 따라와요~”
주희를 따라갔던 아저씨가 앞자리에 주희를 안고 부축했던 아저씨가 뒷자리로 들어갔다.
*****
나는 자전거를 싣고 주희 차 뒤를 따라갔다. 그리고 주희 폰의 도청어플을 실행시켜서 들으며 따라갔다.
“주희는 몇 살?”
언제 통성명을 했는지 이름은 이미 깔고 있고 본격적인 호구조사가 시작된 듯 했다.
“몇살 같아 보여요? 답변 잘하셔야 되는거 아시죠?ㅋㅋㅋ”
“음~ 몸살ㅋㅋㅋ”
아… 아재여…
���ㅋㅋㅋㅋ 아 뭐예요ㅋㅋㅋ”
주희는 이런데서도 터졌다. 일부러인지 진짜 웃긴지는 표정을 보지 못해 알 수 없었다. 주희가 분위기를 풀어주니 아저씨들 입에 모터가 달린 듯 말들이 쏟아졌다.
“왜~ 맞잖아~ 주희 니 몸에 살이 많으니까 몸살ㅋㅋㅋ”
“네에? 몸에 살이 많다구요? 요즘 피티 받는데ㅠㅠ”
“야ㅋㅋㅋ 피티하는데 꼴아 박을 돈 있으면 차나 바꿔ㅋㅋㅋ”
“그러엄 몸에 살이 많지ㅋㅋㅋ 군데 군데 일부분에 엄청 몰려있잖아~”
“ㅋㅋ 그런 뜻이었어요?ㅋㅋㅋ 깜놀했네ㅎㅎㅎ”
“ㅎㅎㅎ 남친 만나는 날에는 주희 남친이 몸살 걸리는 거 아닌가 몰라ㅋㅋㅋ”
“오오~ 밤새 뭐 하길래 몸살이 걸린데?ㅋㅋㅋ”
“아~ 진짜 미쳐ㅋㅋㅋ 몸살 좀 걸려봤으면 좋겠네요ㅎㅎㅎ 맨날 남자들은 말로만 그래ㅋㅋㅋ”
수위가 좀 쎈 것도 받아쳐 주는 주희는 대화 레벨 역시 지존급인 듯 했다.
“몸살 걸리고 싶으면 오빠들 한테 말해ㅋㅋㅋ 알았지?”
“몸살걸리면 주사 맞는 병원이랑 다르게 우리 오빠들한테는 주사 맞으면 몸살 걸려ㅋㅋㅋ”
이 아저씨들은 적당히라는 것을 모르는 듯 했다.
“불주사 같은 건가?ㅎㅎㅎ 어릴적에 맞고 존나 열나고 아팠는데ㅋㅋㅋ”
주희의 대화를 들으면서 고개가 절로 저어졌다. 대단했다.
“뭐… 그런 거지ㅋㅋㅋ 아픈 부위가 다를 뿐이야ㅎㅎㅎ”
기싸움이 끝난 듯 싶었다. 웃으면서 슬쩍 발을 빼는 듯 보였다.
“그나저나 주희야… 너 몸매 죽인다야…”
“웬 뜬금없이 칭찬이래요?ㅋㅋ”
“남자들은 삐쩍 마른 거 싫어하는 거 아나 몰라? 니 같이 안음직스럽고 박음직스러운 몸매를 좋아하거등~ 운동 넘 많이 하지마… 진짜 니를 위해서 하는 말이다”
“아이고~ 울 오빠야들 칭찬에 몸둘 바를 모르겠네~”
“둘 바를 모르면 오빠 주사기 위에 주희 엉덩이 갖다 두면 된다ㅋㅋㅋㅋ”
“ㅋㅋㅋㅋ 미치겠다 완전 웃기네 이 오빠들ㅎㅎㅎㅎ”
“이참에 의남매 맺으까 우리?”
“의남매가 먼데ㅋㅋㅋ”
“삼국지처럼 의형제 맺는거… 모르나?”
“ㅋㅋㅋㅋ진짜 미치겠다ㅋㅋㅋㅋ”
“사실 솔직히 이야기하면 니 델꼬 견적 떼러 가서 덤터기 씌울려고 샵 사장이랑 얘기 끝내놨거등… 그래서 돈 받는 대신에 주희 너 좀 따먹어 볼까해서 들이댄건데~ㅋㅋ 이렇게 쿨하고 재밌으면 두어번 따먹고 빠빠이 하는 것보다 계속 만나는게 더 낫거등~ㅎㅎ”
“머래ㅋㅋㅋ 이 오빠들 철컹철컹 은팔찌 찰려고 용을 쓰네ㅋㅋㅋ”
“자연스레 친해져서 주희 니가 자발적으로 오빠들한테 다리 벌리는 거 아니라면, 이런 대화하는게 우리 나이 되면 더 재밌다는 거 니도 알끼다 나중에 되면ㅋㅋ”
“오빠들 갑부는 아닌데 어느정도 먹고 살 만하거등~ㅋㅋㅋ 어때? 우리 의남매 하자ㅋㅋㅋ”
“아이구~ 알았어요ㅎㅎㅎ 의남매 까짓거 해요 뭐~ㅋㅋㅋ 손가락이라도 잘라야되나?ㅋㅋㅋ”
주희는 자기한테 들이대는 남자들을 이런식으로 요리하는 데에 도가 튼 듯 싶었다.
“뭐 의식이라고 할 건 없고ㅋㅋㅋ 내 갑자기 생각난 건데~”
“새끼… 또 머길래 뜸 들이는데?ㅋㅋ”
“나 운전중이에요ㅋㅋㅋ 두 오빠 목숨 내 손에 있어요!ㅋㅋㅋ”
“주희가 손으로 우리 자지 한 번씩 훑어주고 우리가 주희 가슴 한 번씩 만져보는 걸로 의남매 맺는 의식. 어때?”
척추가 찌릿하며 흥분감이 타고 내려갔다.
“찬성!”
“뭐야ㅋㅋㅋ 다수결로도 안되잖아요~ㅋㅋㅋ”
“자~ 그럼 주희도 동의한 걸로 알고 의식을 시작하겠습니다~ㅋㅋ”
“아 진짜 못말려…ㅋㅋ”
“어후~ 사이즈 봐라…”
“아까부터 궁금하긴 했어~ 꼭지가 뽈록 올라와서 브라를 했는지 안했는지~”
“아 뭐래요~ㅋㅋㅋ”
톡톡 거리며 스냅단추가 뜯기는 소리가 들렸다.
“아 이런거를 안에 입는 거구나~ 그래서 보이나보다”
“튜브탑이라고 안에 받쳐서 입는건데~ 오늘은 패드를 안해서…”
“슴골 쩌네.. 뒤에서 이렇게 내려다보니 장난 아니다ㅋㅋ”
“주희야 내 평생에 너 같은 마인드를 가진 여자 처음본다ㅋㅋ 우리 만난지 1시간도 안됐지?”
“그니깐… 몸매보다는 그냥 니 뇌를 꺼내서 박아버리고 싶다ㅎㅎ”
(다른 멘트는 조금씩 기억에서 희미해지고 있지만 이것 만큼은 여전히 내 머릿 속에 남아 있다.) 한동안 감탄사만 이어지면서 아저씨 둘이서 주희의 몸을 감상하는 듯 했다. 주희 또한 내가 없었다면 절대 하지 못했을 행동들 - 다른 사람이 리드하게 끔 - 마음껏 내보이고 있었다.
“자~ 이제 튜브 머시기 요걸 허리쪽으로 내리면?”
“어우야…”
또다시 침묵이 이어졌다. 주희의 맨 가슴을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게 틀림 없었다. 나 역시 자지가 용솟음 치고 있었다.
“찐빵 같다ㅋㅋㅋ 촉감 쩌네… 자연…산 맞지?”
“딱 보면 모르냐?ㅋㅋ 하여간 여친 없는 거 티를 내요ㅋㅋㅋ 요런 식으로 빨통이 쳐지는데 의젖이겠냐?ㅋㅋ”
“미쳐.. 빨통이 뭐예요 수준 떨어지게ㅋㅋㅋ 얼른 끝내요 진짜ㅋㅋㅋ 밖이 어두우니 망정이지ㅋㅋㅋ”
운전 중에 자기 가슴을 만질 수 있게 해준다니 상상을 초월하는 주희의 행동이었다.
“주희가 피부가 까무잡잡하니까 흑미 찰찐빵이네ㅋㅋ”
“아 이 오빠들이 미쳤나바ㅋㅋㅋㅋ”
“우리 동생 별명 흑찐빵 하면 되겠다ㅋㅋㅋ 흑진주말고 흑찐빵ㅋㅋ”
“콜!”
“아 살풋한 살냄새 죽인다야ㅋㅋ”
“냄새를 왜 맡아요ㅋㅋㅋ다 늙어서 주책이야 이 싸람들이ㅋㅋㅋ”
“우리 흑찐빵 운전하니까 이제 옷 잠가주자~ 내가 뒷좌석에 있으니까 시트 뒤로 팔 이렇게 해서 해줄게~”
“오~ 씨바ㅋㅋ 가슴이 딱 걸려갖고 튜브가 안올라간다야ㅋㅋㅋ”
“덜렁덜렁덜~렁!”
“꺄~ㅋㅋㅋ 미쳤어! 사고나! 얼릉!”
아무래도 주희의 가슴을 흔들어 댄 것 같았다.
“자~ 단추 일단 중앙에 세 개만 해놓고 나중에 빵빵이가 잠궈~”
“응 대충해~ 이제 찐빵이가 우리꺼 딸 잡아줄 차례니까~”
“ㅋㅋㅋ 뭐래ㅎㅎㅎ”
“그래~ 찐빵이 한테 딸 잡는다가 뭐냐!”
“알았어알았어~ㅋㅋ 잡아주기만 하면 되는거니까 뭐ㅋㅋ”
“헉ㅋㅋㅋ 왜 벌써 이렇게 커져 있어?ㅋㅋ 됐지? 다음ㅋㅋ”
“야~ 1초도 안 잡았다ㅋㅋ”
“뒷좌석에 있는 오빠는 어케 잡아줘?”
“야~ 의자 뒤로 좀 젖혀봐ㅋㅋㅋ 내가 다리를 좀 앞으로 뻗을게ㅋㅋ”
뒤에서 뒷창문을 통해서 보니 난리도 아니었다. 검은색 인영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게 보였다.
“쟤 보단 내가 낫지?”
“어ㅋㅋㅋ오빠가 큰 오빠해야겠네ㅋㅋㅋ 자~ 끝! 똑바로 앉어~ 얌전히 갑시다 이제!”
“쟤 꺼 조금 더 크다고 좀 더 만지는 거 봐라~ㅋㅋ 찐빵아 너도 천상 색골인가봐 ㅋㅋ”
“야 똑같애! 나 꼴랑 1초 정도 더 만져줬다ㅋㅋㅋ 쪼잔하게 무슨 말이냐 얘한테~ㅋㅋ”
“미쳐 진짜ㅋㅋㅋ 근데 어디로 가? xx교로 나가라며?”
“어~ 벌써 다 왔어? 그냥 나가서 xx역 근처에서 세워줘~ 우리가 알아서 갈게~ㅋㅋㅋ”
“ㅋㅋㅋ 찐빵이 동생은 우리가 이러는 거 꿈에도 모르겠지?ㅋㅋㅋ”
아뇨.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라고 외치고 싶었다.
“찐빵이 동생이 뒤에 따라오고 니 남친도 기다리니까 오늘은 울 찐빵이 조심히 보내줘야지~ㅋㅋ”
“그래~ 오늘만 날인가 뭐… 종종 만나서 의기투합해야지~”
“그건 뭐예요?”
“그런게 있어! 아 새끼~ㅋㅋ 막 이상한 말 쓰지마~ 존나 아재같잖아~”
“ㅋㅋㅋ 쏴아리~ 찐빵아! 저기 신호등 옆에 xxx보이지? 저기다 세워주면 우리가 알아서 갈게ㅎㅎ 너 배려해주는거야~ㅋㅋ 차 돌려 나가기도 쉽거등~”
“ㅎㅎㅎ고마워용~ㅋㅋㅋ”
주희의 차가 슬슬 멈췄다.
“응~ 여기여기! 고마워 태워다 줘서~ㅋㅋㅋ 크~ 찐빵이 허벅지 살결도 죽이네ㅎㅎ 남친은 좋겠다!”
“허벅지가 튼실해야 주사액 쭉쭉 빨아먹는 거니까~ㅋㅋ 어디~ 찐빵이 동생 잘 따라왔나?”
뒷좌석 문이 열리더니 주희를 안고 부축했던 아저씨가 내렸다. 내 트럭을 알아챘는지 손을 흔들어댔다.
“찐빵아~ 나는 결혼 아직 안했다~ 쟤는 유부남이지만ㅋㅋ”
“결혼 안 했어요?”
“그냥 그렇다고~ㅎㅎ 나중에 얘기해줄게~”
“나중에 또 뵈요~ 자전거 수리비 많이 나오면 어떡하나 몰라?”
“그러게~ㅋㅋㅋ 찐빵이 찐빵 한 번 더 만지고 가야겠네~ㅎㅎㅎ”
“으이그ㅋㅋㅋ 빨리 내려~ㅋㅋ”
“아이고ㅋㅋ 쫀득쫀득해라~ 올해 들어 제일 운 좋은 날이네ㅎㅎㅎ 나중에 술 한 잔 사줄게 찐빵아~”
앞 자리에 탔던 아저씨도 내렸다.
“응 가요~”
다들 내려서 내 트럭으로 왔지만 작지만 빳빳이 선 자지 때문에 선뜻 차에서 내리기 힘들었다.
“동생분! 내려줘야지~~?”
나한테 손짓을 하자 어쩔 수 없이 나도 내렸다.
“어~ 근데 자전거샵으로 가신다고 하시지 않으셨나요?”
나는 모른 척 짐짓 말했다.
“응~ 오늘 그… 뭐냐~”
“사장님이 내일 오래~”
“어! 그래.. 영업 끝났다고~ 내일 견적 받자고 하시더라구요~”
우물쭈물 하며 두 아저씨들이 당황한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아~ 그러셨군요… 내일 그럼 저희가 같이 나올게요~ 죄송합니다… “
“아냐아냐~ 견적 나오면 우리가 누나한테 연락 할게요~ 걱정말구~”
“조심히 들어가세요~”
내가 차에 돌아가 앉자 맞춰주는 데는 도가 튼 주희도 차 밖으로 나와서 배웅하려는 듯 인사를 했다. 그러자 진짜 동생인 듯 머리를 쓰다듬고 등을 쓸어주는 아저씨들의 옆 표정을 볼 수 있었고 마지막에 헤어지기 전에는 올라간 바지를 정돈하지 않아 살이 반쯤 나온 주희의 엉덩이를 두어 번 주물럭 거리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보니 또 큰 흥분감이 들어 가슴이 쿵쾅 거렸다.
“히히~”
씨익 웃으며 다가오는 주희의 상기된 표정이 너무나 해맑았다.
“사고 날 뻔 했어 너~!”
주희는 내 트럭을 타지 않고 운전석 문 쪽으로 다가오자 나는 창문을 내렸다. 첫 마디는 역시 소심한 나만이 할 수 있는 말, 주희의 걱정만 입 밖으로 튀어 나왔다.
“괜찮아~ 이렇게 해서 돈 굳었고 사람 얻고 하는 거지머~”
내 걱정이 진심이라는 걸 아는 주희는 여전히 싱글싱글이었다.
“니가 그냥 이렇게 진심으로 행복해 하는 걸 보니까 그 동안 걱정들이랑 섭섭함이랑 다 사라지네~”
주희는 내가 창문 틀에 얹은 팔 위에 자신의 얼굴을 기대고는 나를 지긋이 올려다 보고 있었다. 백미러로 보이는 한 쪽 다리가 공중에서 까딱 거리고 있었다. 다리가 움직이면서 다시 서서히 바지가 올라가 엉밑살이 드러나는 것이 보였다.
“으 닭살이야~ 장형권!”
역시 주희였다. 지긋이 나를 보면서 미소를 지으면서도 느끼한 것은 못 참는 주희.
“오늘 그냥 집에 갈게~ 다시 돌아갔다가 집에 가면 너무 피곤할 것 같은데…”
“그래? 알았옹~ 그럼 내가 내일 너네 집에 들를게~”
“집 좀 치워야겠다ㅋㅋㅋ”
예전 같았으면 주희를 배려한답시고 ‘아니야~ 니가 좋을 대로 해’라는 말이 튀어나올 법도 했지만 (사실 목구멍까지 올라왔었지만…) 주희의 삶 속에서 내가 큰 부분을 차지 하는 것을 느낀 나로서는 나도 조금은 소심함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깨끗이 해놔~ 안 그러면 안 들어간다!”
“알았어~ㅋㅋㅋ”
“농담이고 다리병신 좆 병신아~ ㅋㅋㅋ 무리하지마! 내가 가서 해도 돼!ㅎㅎㅎ 너 무리하다가 어떻게 됐었는지는 니가 더 잘알지?”
주희 식의 배려였다. 그리고 내 머릿 속에 지나가는 주희와 윌리엄의 격렬��� 정사.
“ㅋㅋ 요즘엔 윌리엄 생각 안나?”
무심코 입 밖으로 나온 그 사람.
“…하루에도 수십 번!”
얼굴 방향을 바꾸긴 했지만 내 팔에 기대 오래도록 침묵을 지키던 주희는 몸을 일으키더니 나에게 가운뎃손가락을 펼쳐 들어보이며 자기 차로 돌아갔다.
“……”
어색한 시간이었다. 우리 둘 사이에 항상 남아 있는 그의 흔적.
“윌리엄이 너에게서 나를 떼어내어 나를 가지고 놀았듯이 울 오빠가 그 역할 해주잖아~ 대신 파괴적인 윌리엄 대신 우리 둘을 존중하는 사람이라 다행인 거구~”
주희는 내가 도청어플을 아직 안 끈 것을 알기나 한 듯, 차 안에서 혼잣말로 나에게 고해성사(?)를 했다.
“그렇지만 그 크기랑 힘, 그리고 너를 해코지하는 것을 보던 그 쾌감은 어떻게 잊겠어…”
붉은색 한 쪽 미등만 켜져있는 주희의 차는 출발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야에서 없어졌다. 가로등만이 남은 이면 도로에서 이런 저런 생각에 나는 쉽사리 차를 출발 시키지 못했다. 장모님의 피가 흐르는 것인지는 몰라도 주희의 1인분이 넘는 사랑은 나 이외에 주변을 돌아보게 했고, 그 가운데서 주희가 체득했던, 그리고 주희가 얻을 수 있던 모든 쾌락을 주었던 윌리엄을 잊기란 사실 불가능한 일이었다. 볼드모트가 자신의 영혼을 쪼갰듯, 주희도 본인이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윌리엄이 주었던 쾌감의 분신을 나누고 있었다.
내가 예전 집 앞 놀이터에서 불량 학생들에게 맞았던 날 밤, 주희의 자위 행위가 머릿속에서 스쳐지나갔고, 주희의 행복을 위해 다음으로 해야할 행동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더 이상 주희 혼자 그 짐을 짊어지게 할 필요가 없었다.
몇 주 전 받은 중학교 동창 모임 참석 여부를 묻는 카톡에 답장을 했고, 오랜만에 누나에게 안부 전화를 했다. 그리고 룸미러에 비친 내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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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drkqsorl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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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부부 40
오랜만입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수술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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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를 고민을 했다. 사실 소심한 내가 계속 도청 어플을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혹여나 주희가 내가 도청어플을 이용해 자신의 생활을 감시하는 것을 알기라도 하면 그 후폭풍이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 날 이후 주희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싶은 어마어마한 욕구를 참아가며 어플을 실행시키지 않았다. 나에게는 주희와의 관계가 그렇게 소중한 것이었다. 
그랬기에 나는 주희에게 도청 어플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를 해야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식탁에 마주 앉아 밥을 먹는 아침이나 저녁이라든지, 매일 나를 침대에 눕히고는 다리를 아로마오일을 이용해 꼼꼼히 마사지를 해준다든지 이야기할 기회는 많았었다. 하지만 그 전에 도청어플을 사용한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기에 막상 용기를 내기란 쉽지 않았다. 
“요즘 그래도 너 얼굴에 걱정이 많이 없어져서 다행인 거 같아…”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던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브라를 하지 않아 주희의 가슴은 굳어져 가는 내 다리를 마사지 하는 내내 어지럽게 흔들렸다. 내 모습과는 달리 지나간 예능 프로를 보며 박장대소를 하는 주희와 눈이 마주치자 나는 불쑥 말을 꺼냈다. 
“응? 아~ 그거? 계속 변호사님이랑 사무장님한테 경과를 전해 듣거든… 믿음직스러운 거 같아서~ 니가 걱정할 정도로 내 얼굴이 그렇게 안 좋았었어?”
주희는 오일로 인해 반들거리는 두 손을 브이 형태로 만들더니 자신의 턱 밑에 가져다대며 잘 하지 않지만 하면 심쿵하는 애교를 부렸다. 그리고는 곧 멋쩍은 듯 손을 내려버렸다. 
“뭔가 있구나?ㅋㅋ”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울며 불며 독기가 잔뜩 서려있던 주희의 표정에서 웃음이 번져 나오는 모습은 충분히 의아한 상황이었다.
“음…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
주희는 미소를 머금더니 선문답을 하듯 내 물음에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대답을 해왔다.
“무슨 말이야?”
나는 사실 주희에게 내 답답함을 알리고 싶어 폭탄(?)을 떠넘긴 것이었는데 오히려 내가 도로 받은 느낌이었다. 
“궁금해?ㅋㅋ 궁금하면 오백원!ㅎㅎㅎ”
좀전에 티비에서 개그맨이 했던 말을 따라하며 웃었다. 어이 없어 하는 내 표정을 보며 혀를 낼름 내어보이면서 놀리던 주희는 내 품에 안겨서 티비를 좀더 시청하다 곧 잠이 들었다. 나는 고민하며 심란해 하던 며칠 동안 주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 분명해 보였기에 품에 안겨 잠들어 있는 주희를 한참동안 내려다보았다. 브라를 하지 않아 양 옆으로 흘러 내린 가슴이 숨 쉴때마다 오르내리고 있었고, 독특한 레이스 형태로 장식된 검은색 시스루 팬티 너머에는 제모가 되어 털 한 올 보이지 않는 주희의 불룩한 둔덕을 볼 수 있었다. 나는 잠이든 주희의 까무잡잡한 다리와 팔을 부드럽게 쓸어주다가 베란다로 가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 외출 준비를 하고 있는 주희를 볼 수 있었다. 
“몇 시야? 어디 나가?”
콧노래를 부르는 주희를 향해 나는 넌지시 행선지를 물어보았다. 아무래도 또 사무장을 만나러 가는 것이 분명했다. 
“점심 약속 있어… 근데 오늘은 너도 나가야 되니까 빨리 옷 입고 준비할래?”
그러고 보니 주희가 내 옷까지 코디를 해서 쇼파 위에 올려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주희는 자연스럽게 웨이브를 만 헤어스타일에다 살색 톤? 골드 톤?의 타이트한 반팔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다리 부분에는 타이트함 때문에 걷기 불편할까봐 그랬는지 의자에 다리 한 쪽씩 올려 놓고 스타킹을 신을 때마다 허벅지 깊숙한 부분까지 보일 정도로 컷팅이 되어 있었다. 가슴부분은 랩 형식처럼 되어 있다보니 바스트부분이 y자 형태로 볼륨 뿐만 아니라 상체를 숙이면 가슴골까지 보일 정도로 섹시한 옷이었다. 
“데이트 하러 가는 옷 같은데? 예쁘다”
나는 부스스 일어나면서 한껏 차려 입은 주희에게 예쁘다고 얘기해 주었다. 
“응~ 선물 받은 건데 니가 봐도 괜찮은 것 같지?ㅋㅋ 너도 빨리 샤워하고 나와~”
주희는 싱긋 웃으면서 나를 화장실로 밀어 넣었다. 
나도 준비를 마치고 주희가 코디를 해준 옷을 입고 집 밖을 나왔다. 오랜만에 주희와 평일 낮에 데이트를 하는 것 같아 피소를 당한 이후에 가장 들뜬 날이었다. 
“근데 무슨 약속? 어디로 가는 거야?”
“가보면 알아ㅋㅋ”
주희와 택시를 탄 나는 주희가 말하는 장소로 이동했다. 
“어서오세요! 주희야 어서와~”
도착을 해보니 ‘원테이블 레스토랑’이라는 곳이었고, 안으로 들어서자 처음 본 남자의 얼굴이었지만 목소리가 너무나 낯익었다. 
“오빠 많이 기다렸지?”
주희는 방긋 웃으며 가까이 다가가서 오랜만에 본 사이인 것처럼 포옹을 하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타이트한 옷으로 감싸져 있던 주희의 가슴이 키가 훤칠하고 탄탄한 남자의 상체에 의해 짓눌리는 모습이 슬로우 모션처럼 눈에 비쳤다.
“처음 뵙지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xxx이라고 합니다!”
“아네… 장형권이라고 합니다.”
그가 나에게 악수를 청하며 손을 내밀자 매력적인 남성 향수 냄새가 나에게 확 풍겨왔고 냄새가 좋다는 생각과 함께 악수를 건네받았다.
“형권아~ 지금 우리 소송 맡아주시는 변호사 사무실에 일하시는 사무장님이셔~”
낯이 익은 목소리의 주인공을 주희가 확인 시켜주었다. 주희는 내가 전혀 모른다고 알고 있었기에 나에게 사무장을 거리낌없이 소개해주고 있었다. 
“아… 네~ 무슨 일로?”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알고 있는 나였어도 나까지 초대한 이유를 알기 힘들었다. 조그만 공간에 유일하게 놓여져 있는 네모진 한 테이블을 두고 나와 사무장이 마주보고 앉았고, 주희가 90도 옆에 앉았다.
“형권씨에게 허락받으려구요... 상견례 자리입니다 사실…”
앉은 다음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웃더니 사무장이 나에게 시선을 옮기며 말을 꺼냈다. 
“상견례라니 무슨?”
“응… 형권아~ … 사실… 나 이 사람’도’ 사랑해~”
한참을 뜸을 들이던 주희는 두 사람이 깍지 낀 손을 테이블 위로 올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주희의 오른손과 그 사람의 왼손이 포개져 있었다. 
“무슨… 말이야?”
머릿속이 복잡하게 얽혀 돌아가고 있었다. 몇 해 전 보았던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가 떠오르기도 했다. 
“지금까지 너랑 알고 지내면서 나 이런 모습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 너 말고 없었잖아… 생각해봐봐… 꼭 내가 너 말고 다른 남자가 좋아질때 쯤이면 그 남자는 너랑 나랑 관계를 꼭 상처주고 끊어버리려고 했었던 거…”
주희과 웃으면서 친절히 설명을 시작했다. 지금껏 십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주희의 모습을 모두 내가 받아주며 변해왔던 내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형권씨… 두 사람을 한 번에 사랑하게 되는 것은 사실 사람으로서 가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지 않습니까? 근데 사랑을 반드시 한 사람과만 해야한다는 우리의 통념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라는 게 제가 가진 의문입니다… 아무래도 주희가 좀 전에 말한대로 그게 상대에게는 상처가 될 수 밖에 없기에 한 사람을 놔주거나 둘 다 놓아야 되는 게 세상 이치이긴 한데… 만약 주희가 동시에 두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다면… 세 사람 모두 그런 관계에 동의를 한다면… 그리고 누구도 상처를 받지 않는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내 기억 속에 이런 비슷한 말을 한 듯 하다… 폴리아모리라는 생소한 단어도 들었던 것 같은데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무장이라서 그런지 뻘소리 조차도 멋들어지게 바꾸는 재주가 있는 듯 했다. 
“……”
나는 잠자코 말을 아끼고 있었다. 
“자꾸 이 사람이 나에게 대시하구 그랬는데, 내가 자기 때문에 안된다고 그랬더니 그 자체로 좋대~ 너만 괜찮으면 우리 둘과 상관 없이 내 인생에 한 부분이 되고 싶다고 얘기를 하는데…”
“니 마음은 어때?”
내가 말이 없이 앉아 있었기에 주희가 내 눈치를 보면서 얘기를 하자 말을 도중에 끊고 주희의 마음을 먼저 물어보았다. 
“나? 행복해… 이런 행복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사실 이 자리도 이 사람이 만들자�� 했어…”
주희는 진심으로 행복해 하는 듯 싶었다. 어젯밤에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라는 말이 그제서야 이해가 되었다. 행복하다는 말을 하는 주희의 모습을 보는 사무장의 표정은 주희가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처음에는 나와 이혼까지 하라며 주희에게 대시했던 이 사람이었기에 주희를 가지고 싶어하는 마음은 알고 있었지만 몇 주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와의 관계까지 인정해 가면서 주희와 관계를 이어나가고자 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부담감을 덜 느꼈던 것일까, 무튼 그 당시 표정만 보면 뭐가 됐든 주희를 향한 사무장의 마음도 진심이었던 것은 확실한 듯 했다. 
“형권씨도 주희의 행복을 위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하시는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제가 어찌 형권씨 만큼 주희를 사랑할 수 있을까 싶지만, 형권씨만 허락하시면 형권씨를 도와서 주희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사무장의 얘기를 듣는 와중에 내 머릿 속에서는 사무장의 자지를 몸 속 가득 받아내는 주희의 모습이 떠올랐다. 동시에 개인적 성역이 침범당하는 듯한 불안감과 나보다 모든 것이 나아보이는 사무장이라는 미지의 적에 대한 걱정이 엄습했다.
“어떻게 할 생각인데?”
한참의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
“사실… 제가 돌싱이라 떠들썩하게 다시 결혼을 할 처지는 못됩니다… 주희가 원하지 않는다면요… 만약 형권씨가 허락하시면, 저희 부모님을 만나뵙고 신혼집을 알아보려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나는 주희를 향해 질문을 던졌음에도 계획을 이미 다 세운 듯 대신 답변하는 사무장이었다. 처음 내가 도청 어플 통해 들을 수 있었던 이 사람의 모습과는 너무 달라 의심을 단번에 지울 수는 없었다.
“걱정마… 아버님 되실 분이 xx 출신에 형부 될 사람들이 좀 빵빵한 집안이래… 형부 되실 분들이랑도 두어 번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 많이 나눴었어…”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를 다시 봐야되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뭐가 영화이고 현실인지 궁금해졌다. 
“변호사님도 제 대학교 선뱁니다… 저야 저희 형들과 달리 워낙 농땡이어서 사시 패스를 못해갖고 이러지만… 주희, 부족함 없이 잘 해주겠습니다…”
이쯤 되자 내가 주희의 남편인 건지 결혼을 승락하는 아빠가 된 것인지 헷갈렸다. 
“형권아~ 나 알잖아~ 너에게도 이 사람에게도 다 잘할게~”
다양한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주희는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었고 그녀의 사시 눈은 ‘동시에’ 나와 사무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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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견례(?) 이후, 주희는 집에 들어오는 날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와 반대로 내 자지는 눈에 띄게 커져 있는 날이 많아졌다. 그 날 이후, 그 동안 참았던 내 결심도 물거품이 되어 버렸고, 나는 틈만 나면 도청 어플을 켜서 주희의 동선을 확인했다. 도청 어플을 사용하면서 내 자신을 합리화한 이유는 그 사무장이 정말 진심인지 확인하려는 욕구였다. 
“어제도 해놓고 뭐 이렇게 많은거야…ㅋ”
“니가 넘 야해서 내 좆물을 쭉쭉 뽑아내니까 그런거 아니겠어?ㅋㅋ 울 부모님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니가 내 자지 앞에서는 한없이 고분고분해지니 하는 소리지 ㅋㅋㅋ”
“웃겨 진짜… 내가 언제 고분고분했다구ㅋㅋㅋ”
“벌리라면 벌려줘, 빨으라면 빨아줘… 지금도ㅋㅋ 엄청 박히다가 내가 얼싸하고 싶다니까 바로 무릎꿇고 대주고… 그 정도만 해도 고분고분한 거 아냐?ㅋㅋㅋ”
“으이그ㅋㅋ 근데… 아까 아버님이 재혼이라도 결혼은 결혼이니까 식은 올리라고 하셨잖아… 형권이랑 의논해야 되는거 아냐?”
“나랑 있으면 걔 얘기는 안하기로 한 거 아녔어?ㅋㅋ 그냥 내가 하는대로 기다려줘~”
“치…”
“내가 얼마나 큰 걸 양보했는데! 그 정돈 당연한거 아냐?”
“참나… 질싸 안하는 게 뭐가 큰 건데? 우리 둘 사이에 아이는 안 되는 거 알면서…ㅋㅋ 그리고 안전한 날에는 봐준다고 했잖옹ㅎㅎ”
“그걸로 충분하지 않으니까 그러지ㅋㅋ 그래서! 걔하고는 위험한 날에도 하겠다?”
“응? 오빠랑 있을 때 형권이 얘기 하지말라면서ㅋㅋㅋㅋㅋ”
“쳇!ㅋㅋ 어쨌든 반지 요거 목걸이에 걸어두니 훨씬 낫네~ 두 가슴 사이 가슴골에 들어가 있어서 뭔가 중립적이랄까 ㅋㅋ 내거는 식장에서 니 손가락에 새로 끼워줄게~”
“아 몰라~ 일단 씻고 올게~ 머리에까지 다 튀고… 뭐야… 가슴에도 다 떨어졌네ㅋㅋ 반지에도 다 묻고…”
“내 사랑이야ㅋㅋㅋ”
잠시 동안 아무 것도 들려오지 않는 침묵 속에서 내가 주희에게 끼워준 결혼 반지에 다른 남자의 좆물이 묻었다는 주희의 말에 아찔한 쾌감에 침대 속까지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 형~ 바쁠텐데 연락도 다 주고~ㅋㅋㅋ 똥줄 좀 타셨나봐?ㅋㅋ 안그래도 아버지가 주희 맘에 들어한다고 얘기하려고 했는데ㅋㅋ”
“뭔소리야ㅋㅋㅋ 형 얘길 왜 해 ㅋㅋㅋ 그나저나 형이 먹었던 구멍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ㅋㅋㅋ 형이 옛날에 왜 그랬는지 알 거 같애 ㅋㅋ”
“뭘 바래ㅋㅋ 그런거 없어~ 형! 나도 이제 마흔이 넘었자나~ 이제 일반인 만나고 싶다ㅋㅋ 언제까지 새로운 년 갈아치워가면서 내 입맛에 맞는 년 찾으러 다니겠어? 욕심 내려놨거등? 주희 만나고ㅋㅋㅋ 게다가 내 나이 치고 30초반이면 나쁘지 않잖아~ㅋㅋ 게다가 형도 잘 알다시피 주희 존나 야한 년이고~ㅋㅋ 알잖아~ 야한 년이 내 이상형인거ㅋㅋㅋ 아씨… 거 그만하고… 동생이 이제 정착하겠다는데 축복해줘야지 씨발은 뭐냐? 뭐? 입 닥쳐라!? 씹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개새끼 주제에!!”
쾅 소리에 나는 다시 의식이 돌아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 폰을 집어 던진 듯 했다. 
“나 불렀어?”
몇 초 뒤, 화장실에 들어간 주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아니? 어! 맞아 너 불렀어 ㅋㅋㅋ 같이 씻자구~”
“아우~ 변태!ㅋㅋ”
멀리서 다시 시작되는 주희의 신음소리를 메아리 삼아 사무장이 했던 얘기가 무슨 얘기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주희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것일까 고민을 해보았지만 딱히 정답을 찾지 못하고 주희가 집에 돌아오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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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다음 날, 주희가 집에 돌아왔다. 오자마자 굳어버린 내 다리를 마사지 해주려는 주희의 마음이 고마웠다. 뭔가 미안해서 더 잘하려는 듯한 마음이 아니라 그저 나를 위해준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폴리아모리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주희를 보면 주희의 말대로 주희가 가능한 사랑은 2인분 이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할 말이 있는데…”
난 주희에게 폰을 바꾸어 준 이후로 처음으로 도청 어플에 대한 존재를 얘기했다. 그리고 사무장과 그 형이 나누었던 대화 내용을 들려주었다. 
“……”
주희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내가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일단 결혼식부터 얘기하면… 그 사람 좀 많이 놀았던 건 맞어~ 그래서 얼마나 진지한 건지 작게나마 식을 올리라고 하시는 거 같아… 그렇지만 너는 안 왔으면 좋겠어… 아무래도 가족끼리만 할 것 같구… 나는 부모님 안 계신다고 할거야…”
“그런 잘난 집안인데… 너 뒷조사 같은 거 하지 않을까?”
“이미 얘기했어… 혼인 신고는 살아보고 할거라고… 그리고 내가 그 집 형부될 사람이랑 이미 아는 사이라서~ 뒷조사 쉽게 못할거야… 진짜 아버님 되실 분이 시킨다고 하더라도 형부될 사람이 대충 둘러대기로 얘기해뒀어… 나랑 몇 번 잤던 사진이 있거든…”
“아…”
“그리고…”
“응?”
“…마음 고생 심했어…”
나에게 하는 말인지 주희 본인에게 하는 말인지 몰랐지만 주희의 솔직한 고백이 나와 주희 사이에 또 다른 튼튼한 줄이 이어지고 있었다.
“……”
“다 들어서 알고 있겠지만… 이혼… 사실 나도 흔들린거 맞아… 하지만 넌 입 밖으로 꺼내지도 마… 내가 무릎 꿇고 너한테 프로포즈한 거 기억하지?”
“응? 그러엄… 그때 바람에 휘날리던 니 머리칼이랑 울어서 발그레진 얼굴이랑 아직도 기억나는데 당연하지~”
“내가 이혼하자고 하기 전까지는 넌 내꺼야~ 알았어?”
뭔가 걸크러시, 멋짐 폭발이었지만 한편으로 소심한 나는 주희가 사무장과의 결혼 생활이 더 행복해지면 나에게 이혼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 같아 겁이 잔뜩 났다.
“알겠어…”
“사실… 앞으로 내가 행복한 모습 너한테 어떻게 보여줄까 고민 많았었는데… 잘 됐네~ 내가 너 옆에 없을 때는 그 어플 계속 쓰면 되겠다ㅋㅋ”
소송이 끝나고 차압이 들어온 다음 날, 주희는 행복함이 가득 걸려있는 모습이 들어 있는 결혼식 사진 한 장을 내게 보낸 후, 사무장과 함께 신혼 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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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drkqsorl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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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부부 39
동갑내기 부부 39
그 날 늦게 들어온 주희의 태도는 전혀 다를 바 없었다. 단지 옷이 조금 구겨져 있었지만 내색을 하지 않고 자연스레 내 저녁 식사 유무를 물으며 자주색의 랩 드레스를 벗어 세탁기에 넣고는 피곤하다며 화장실로 들어가버렸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샤워를 끝내고 나오는 깔끔하게 왁싱된 주희의 보지 둔덕을 보며 은근한 흥분에 사로잡혔다. 
“소송 끝나면 우리 루프 빼고 아기 가져볼까?”
너무나 강하게 질싸를 거부했던 주희였기에 나는 주희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슬쩍 넘겨 짚어보았다. 
“뭔 소리야ㅎㅎㅎ 루프를 왜 빼? 너 혹시 나로 충분하지 않은 거야?”
“그건 아냐 절대로~”
(사실 말빨로 주희는 절대 이길 수 없다.)
“게다가 무슨 ‘애’야 우리 형편에ㅋㅋㅋ 아직까진 절대 뺄 생각 없어ㅋㅋㅋ”
주희의 반응을 미뤄봐서는 루프를 뺀 것은 아닌 듯 했다. 
이틀 뒤, 변호사와의 만남은 순조로웠다. 내 옆에 앉아 변호사를 마주보고 이야기를 경청하던 주희가 꽤나 신경쓰였는지 변호사는 주희가 신은 살구색 스타킹과 짧은 바지에 자주 눈길을 주었지만 프로는 프로다워 보였다. 내가 가지고 있던 업무상 주고 받은 수 많은 지시사항들이 보며 변론을 맡겠다고 헀고, 승산이 있을 것 같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나는 그것보다 사무장이라는 사람을 보고 싶었지만, 주희와 입을 맞춘 대로 사무실에 없었다. 
“고생했어~ 앞으로 변호사한테 연락오면 알고 있는 거 죄다 말해…”
사무장을 만나러 나간 날과 달리 캐주얼한 옷차림의 주희는 머리는 틀어올려 쪽을 져 목선을 드러냈고, 한 쪽 어깨가 드러나도록 루즈한 핏의 영어가 프린팅 된 연한 분홍색 느낌의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안에 속옷이 비치는 느낌이 들었지만 루즈한 핏이라 그런지 볼륨감은 그렇게 드러나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사무실을 나올 때 핫팬츠가 셔츠 아랫자락에 가려져 흡사 스타킹만 신은 느낌이 들었다.
“알았어…”
“가다가 가까운 xx역에 내려줘~ 볼일이 있어…”
“어디 가는데?”
주희의 눈치를 살피며 물어봤지만 주희의 표정은 하나 변하지 않았다.
“언니 주변 사람들 좀 만나러…”
주희는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내가 가진 도청 어플의 위력이었다. 주희에게 조금은 실망감을 느낀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었다. 
트럭을 운전해 주희가 말한 지하철역에 내려주고는 나는 근처 골목길로 들어가 차를 세우고는 도청어플을 다시 켰다. 주희는 핸드폰을 보며 화장을 보는지 주희의 얼굴이 화면 한 가득 비추고 있었다. 써클렌즈를 했음에도 사시인 주희의 한 쪽 눈은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변호사님은 잘 만났어?”
“네… 오늘부터 사건 수임하시겠대요…”
“거봐… 나도 십 몇년 있어봐서 주희씨 얘기 딱 듣고 감이 왔지…”
“근데 이렇게 사무실이랑 가까워도 괜찮으세요?”
“편하고 좋지뭐…”
“넘 허름해서… 아무도 안 올 것 같긴 하네요…”
“주희씨가 돈 낼거야?ㅋㅋ 그러면 호텔로 가구…ㅋㅋ”
“그럴 돈… 없어요… 아시면서…”
머뭇거리며 넘기는 주희의 말투에 가슴이 좀 아팠다.
“ㅋㅋㅋㅋ 농담한거야 주희씨 ㅋㅋ 그래서 착수금은 내가 내줬잖옹~”
“……!”
나에게는 알리지 않은 사실을 또 하나 알게 되었다. 
“그래도 내가 주희씨 맘에 들었으니까 순순히 따라 들어온 거라고 생각해도 되는거겠지?ㅋㅋㅋ”
쾅쾅.
“아저씨! 뭐하시는거에요 여기 영업 하는 덴데! 얼른 차 빼요!”
도청 어플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차를 빼라는 요청을 받고 깜짝 놀랐다. 
“죄…죄송합니다…”
나는 인사를 하고 차를 부리나케 빼서 비어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왜 차 델 데가 없냐…”
다급했던 것일까 쉽사리 차를 댈 만한 곳이 보이지 않았다. 골목길을 몇 바퀴 돌고 나서야 공사장 인근에 차를 세울 수 있었다. 
“더 쑤셔?”
철벅거리는 소리와 함께 사무장의 외침이 내 귀를 파고 들었다. 이미 한참 정도의 시간이 지난 듯 했다.
“… 더 쑤셔줘요…”
주희의 달뜬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씨발년 보지 주제에…ㅋㅋ”
“어후… 너무 좋아…”
땅이 꺼질 듯한 한숨에 주희도 모르게 내뱉은 말처럼 들렸다. 나는 주희가 무엇이 주희에게 흥분을 주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나 때문에 콧대 높은 주희가 비굴하게도 착수금 대신에 보지를 벌려 주는 것에 나에게는 가장 큰 흥분감을 느끼게 했다.  
“야이 씨발년아? 쑤셔줘?”
주희의 입에서 쑤셔달라는 말이 꽤나 야하게 들렸는지 주희에게 쑤셔달라는 얘기를 강요시키고 있었다.
“네… 쑤셔주세요… 아악! 어후 씨~!”
역시나 주희는 남자에게 맞춰주는데는 타고난 여자였다. 
“야이 씨발년아!”
“아이 씨발… 아학… 아항… 아후 씨… 아항…”
주희 보지에 들락거리는 찌꺽이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주희의 신음소리가 공간 안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그렇게 좋아?ㅋㅋㅋ”
“으으흥… 왜 멈ㅊ… 아악! 너무 좋아… 아항… 사무장님꺼 진짜 좋아요…”
힘 없이 신음 끝에 내뱉는 주희의 진심은 나와 사무장 두 사람 모두 흥분 시키기에 충분했다.
“ㅋㅋㅋ”
“아항…”
“맨날 이렇게 쑤셔줘?”
“네…”
“맨날 니 보지에다가 이렇게 쑤셔줘?”
계속해서 자지 뿐만 아니라 말로 주희를 잠식하고 있었다.
“응… 아흥… 아이씽…”
말이 점점 짧아지는 것을 보아 조금씩 주희의 본래 성격이 나오고 있었다. 특히 자신의 몸이 사무장에게 점차 열려가자 아무래도 자신이 처음 마음 먹은 것과는 다른 상황이 만들어져 자신을 향한 얼마간의 짜증도 섞여 나오는 듯 했다. 
“남편 내조한답시고 다리 벌리고 다니는데 맨날 쑤셔줘야지 ㅋㅋㅋ”
“어어! 으응! 어후 씨발… 아이씨잉…”
찹찹찹찹. 리드미컬하게 빨라지지도 느려지지도 않게 계속 주희의 안쪽을 쑤셔대는 소리가 들렸다.
“어후 제발… 어흑 아후… 아학! 어 진짜 미치겠어… 아 잠깐… 아흑…!”
살짝 올가즘이 온 듯 했다. 이젠 다른 남자 자지로 느끼는 것이 주희의 독특한 특기(?)가 된 듯 싶었다.
“ㅋㅋㅋㅋㅋㅋ”
“어흐 씨… 흐응… 어후… 어 진짜 좋아…”
“보지가 그렇게 좋아?ㅋㅋ”
“아항… 아악! 어후 미쳤어… 아후 씨발… 아 진짜…. 아이 썅… 야이 새끼야… 어후 씨… 어후… 진짜… 어 거기! 아 진짜 좋아…”
자지를 받아들이는 시간이 계속될 수록 짜증은 점점 줄어들며 온전히 자지만을 느껴가고 있는 것을 주희의 반응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난 년이야 넌ㅋㅋㅋ”
“계속 쑤셔줘요…”
“뭘 쑤셔 씨발년아…”
“아잉…”
주희에게서 애교까지 절로 나오게 만들 정도로 주희는 사무장의 자지에 취한 듯 싶었다. 
“그럼 오늘도 쌀 때까지 쑤셔줄게?”
“아잉… 밖에… 하앙… 그건 안돼요…”
“안되긴 뭐가 안돼…”
“안ㄷ… 흡! 흐응… 아앙! 악! 안대앵… 밖… 밖에… 하기로… 하앙… 임… 임신해… 제바알… 끄으으…”
루프를 나 몰래 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주희의 말투는 진짜 같았다. 
“크읍… 임신해라앗!”
“안대요… 밖에 제바항…”
결국 오늘도 안에다가 질싸를 한 듯 싶었다. 
“……”
“나 돌싱이구 아이도 없다니까… 후우… 나 꽤 잘 벌어~ 한 번 생각해보라니까ㅋㅋ”
한동안 서로 가쁜 숨만 내쉬던 두 사람의 정적은 찰칵거리는 라이터 소리와 사무장의 목소리로 다시 깨어졌다. 아마 식후땡(?)을 즐기는 것 같았다.  
“나 유부녀예요… 후우…”
주희 역시 누워서 담배 연기를 길게 내뱉는 것 같았다.
“나 너처럼 야한 여자가 좋거든~ 나도 이제 곧 마흔인데… 더 찾으러 다니기 싫다~ 나랑 이렇게 잘 맞는데… 경상도 사투리로 내 애를 낳아도! 응?ㅋㅋ”
주희가 왜 그렇게 반응했는지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사무장 새끼는 진심인 듯 싶었다.
“뭐래 ㅋㅋㅋ”
“만에 하나 니 남편 소송에서 지면 어떡할려고? 피소 금액만 수 억인데 그 빚 어떻게 감당할래?”
“……”
사실, 그것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아마 주희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주희가 대답 없이 침묵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내 마음은 착잡해져갔고 미안했다. 
“…승산 있다면서요…”
고심 끝에 나온 주희의 한 마디였다. 하지만 자신은 없는 목소리.
“만에 하나라잖아…”
“몰라요…”
“알았어! 그럼 패소하면 지금 남편이랑 이혼하고 나랑 살자 오케이?”
큰 것 한 방을 제대로 때리는 사무장이었다. 
“그런게 어딨어요? 막 제대로 조사 같은 거 안하는 거 아니죠?”
주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럴 수도 있지?ㅋㅋㅋ”
사무장은 주희의 당황한 표정을 즐기는 듯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변호사님한테는 이기는 게 좋을텐데요?”
“크흠… 치~ 쌤쌤이네… 눈치는 디게 빨라가지구… 무튼 알겠지? 구두 약속도 법적 효력있는 거 알지?ㅋㅋ”
“아흥… 그만해요…”
다시 두 사람 간의 친밀한 시간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지면 이혼하고 나랑 살기! 내가 존나 쑤셔줄게 지금처럼!”
“하응… 아… 알았으니까… 그… 그만해요… 나 빨리 씻어야 내야돼요… 임신하면 안된단 말야…”
“어? 알았다고 한거다?ㅋㅋㅋ”
지나가는 말이라도 주희의 긍정적인 신호는 흥분감과 절망감이 같이 나의 뇌를 강타했고 동시에 내 손에는 좆물이 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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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drkqsorl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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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부부 38
동갑내기 부부 38
수억 원대의 민사 소송에 피소만 당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히는 듯한 며칠이 지나갔다. 주희는 반나체의 모습으로 무릎을 꿇고 모든 자신의 자존심까지 내팽개쳐가며 받아낸 약속을 뒤통수 맞았기에 감정을 전혀 추스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다가 처음으로 친구 다운 친구를 사귀었던 주희였는데 그녀의 남편으로 인해 반강제로 소중한 하나의 인연을 잃어버리게 된 주희는 독이 오를대로 오른 듯 했다.
“… 언니 전화 안받네…”
주희는 며칠 동안 스무여 통의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는 언니의 태도에 배신감과 안타까움으로 내 품에 안겨 울었다. 
“그 개새끼들… 둘다 한 통속이야!”
며칠이 지난 아침, 잠을 통 못자 눈에 ��발이 설 정도로 불안함을 느꼈던 주희는 결국 자신의 친한 친구를 마음 속에서 지운 듯 했다. 며칠 간의 눈물을 본 터라, 주희의 아픔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후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술 한 잔 함께 마시면서 주희의 푸념 섞인 원망을 내뱉던 기억을 미루어보면 동성이었던지라 엄마 다음으로 소중하게 생각했던 인연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엄마도 주희를 버렸었는데 의지했던 ‘엄마 혹은 언니’의 이미지를 느꼈던 동성에게서 또 다시 버림을 받았던 상처가 주희 마음 속 깊이 남은 것���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샤워를 한 뒤 머리를 틀어 말리면서 팬티도 입지 않은 상태로 큰 가슴을 덜렁거리며 옷 서랍을 뒤지기 시작하더니 와인색 랩 원피스를 꺼내 스티머로 옷을 펴더니 살며시 내가 앉은 소파 옆에 올려두었다.
“어디 가게?”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무장을 만나기로 했어…”
“그런건… 내가 몸 회복하고 내가 할게…”
나는 주희가 걱정이 되어서 말리려고 했다.
“아니야… 이건 자기 문제기도 하지만 우리 문제, 아니… 내 문제니까 내가 알아서 해…”
“……”
독기가 서린 주희의 눈매를 보니 더 이상 말을 붙일 수가 없었다. 
“울 자기는 얼른 몸 회복하기나 해! 알았지? 지난 번처럼 어줍잖게 나 도우려다가 좆 된 거 기억하구…”
주희는 나긋나긋하게 말하고 있었지만 미국에서 있었던 일을 꺼낼 정도로 결심이 큰 듯 했다. 
“어? 어어…”
나는 병신처럼 대답하면서 이번에는 윌리엄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주희의 말을 듣고자 마음을 먹었다.
“나 다녀올게…”
드라이와 화장을 먼저 마친 주희는 웨이브진 머리칼과 보라색 빛이 감도는 서클렌즈를 끼고 차분한 톤의 립글로즈를 바른 상태로 속옷 상자 앞에 쭈그려 앉아 한참을 자신의 가슴과 아랫도리에 속옷을 가져다대며 고민을 했다. 착 달라붙는 랩 원피스라 그랬던지 붙이는 브라와 검은색 티팬티를 조심스레 골랐다. 다이어트에 그다지 성공하지 못한 주희는 랩 원피스를 입자 앞섶이 벌어져 가슴골이 도드라져 보였고, 착 달라붙어 살
작 처진 아랫배는 색기를 더욱 드러내는 듯 보였다. 그리고 옷을 입고 집을 돌아다니며 귀걸이와 목걸이를 하는 주희의 왼쪽 맨 다리가 사타구니 라인까지 드러나는 듯 보일 정도로 뇌쇄적인 디자인의 옷이었다. 차분한 톤의 서클렌즈와 립글로즈가 무색해지는 언발란스한 매칭이었다. 
“왜 그렇게 신경써…”
베이지색의 핸드백과 높은 굽의 힐을 신고 나서는 주희의 뒤를 대고 물어보았다.
“일단 변호사가 필요하잖아… 꼭 우리 사건 맡아줄 수 있도록 하려구…”
마지막 말을 남기고 문을 닫고 나가는 주희의 모습은 눈보다는 가슴 골에 시선을 빼앗길 갑옷(?)을 입은 결사 항전 장수 같은 느낌이었다. 
.
.
.
수면진통제를 먹은 나는 저녁이 되어서야 눈을 떴다. 반사적으로 폰을 집어든 나는 아무런 연락이 와 있지 않자 띵한 머리를 싸잡으면서 주희에게 톡을 남겨두었다. 
“뭐하는 거야…”
눈치 없이 배고픔을 알려오는 뱃속에 라면 한 개를 김치와 함께 밀어넣은 나는 담배를 물고는 연락이 오지 않는 주희를 걱정하고 있었다. 
순간 나는 내가 한참 전에 깔아둔 도청 어플이 생각이 났다. 어플을 실행시켜 일단 주희가 어디에 있는지부터 사진을 전송 시켜봤지만 폰이 핸드백 안에 있는지 온통 검은 사진만 전송 되어왔기에 나는 바로 도청 기능을 켰다.
“아니… 나는 주희씨 변호를 맡게 된 변호사에게 정보를 다 드려야 승소할 확률이 더 올라가지 않을까 해서 그러는거죠…”
탁한 남성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 
“하아… 그래도… 사무장님… 전 거기까지 허락한 적 없어요… 손 좀 치워주시겠어요?”
다소 당황한 주희의 말투와 달뜬 호흡에 나는 깜짝 놀라 담배 한 모금을 서둘러 내뱉고는 꽁초를 비벼끄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직접 만나니까 소심하네 주희씨… 허락이 아니라… 그냥 확인만 해본다는 거에요…”
“하읍!”
주희의 신음소리가 다시 터져나왔다. 나는 이 두 사람이 적어도 둘 만 있는 공간임을 직감했다.
“이렇게 줄줄 흐르는데도?”
“아니라구요… 아니에요… 만지지 마세요 사무장님… 하아…”
“……”
“…존나 꼴렸네 주희씨..ㅋㅋ”
주희의 달뜬 숨소리가 얼마간 이어지나 싶더니 저열한 웃음소리가 내 귀를 감싸왔다. 
“무슨… 하지 마세요!”
“아니 그냥… 아니라고 하니까 확인만 해보려구…”
“근데 왜 바지를…?”
“아 그러니까요… 꼴렸는지 아닌지만 본다니까…”
“아니에요… 저 안 꼴렸어욤… 뭐… 뭐 하시는거예요?”
“아, 아! 안 넣어요… 안 넣을게… 그냥 주희씨가 얼마나 꼴렸는지만 보려고…”
“문… 문지르지 마세..하아아악! 미… 미쳤어요 사무장님? 하아앙… 빨리 빼요! 아응… 미쳤어요? 콘돔도 없이…”
결국 주희의 보지에 또 하나의 자지가 들어갔다. 다른 의미로 주희의 갑옷(?)이 제 역할을 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희가 가진 최대의 무기는 갑옷 안에 있는 색스런 몸뚱이니… 아니나다를까 내 자지는 또 다시 팽창하기 시작했다.
“이건 주희씨가 너무 젖어있으니까 그냥 들어가 버린건데…”
“알… 알았으니까… 하응… 얼른 빼요… 하아읏…”
“잠깐만 이러고 있어요…”
“하앗… 안돼요… 빨리 빼요…”
“알았어요…ㅎㅎ 주희씨 꼴린거 맞는거죠?”
“네…네… 흡… 그러니까 얼른 빼요… 하앙…”
“꼴렸으면 풀어줘야죠…ㅋㅋ”
“아흥… 그..그럼 콘…콘돔껴요… 하앙… 제발…”
주희는 루프 시술을 받았었고, 그전까지는 오히려 노콘 질싸를 더 선호했던 주희였기에 주희의 태도가 사뭇 의아했다. 아무래도 소송에 온 신경을 쓰고 있었기에 다른 곳에 여지를 두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았다. 
찹찹찹찹.
“하아… 안된다니까요… 콘.. 콘돔…”
본격적인 씹질이 시작되는 소리가 들림에도 주희는 계속해서 콘돔을 찾고 있었다. 오히려 그게 사무장이라는 사람을 더 흥분 시키는 듯 했다.
“후우… 자, 자, 주희씨… 이왕 이렇게 되어버린 거…”
“하앗.. 아..알았으니 하읏… 콘… 콘돔 껴주세요… 흐읏…”
“콘돔?”
잠깐 자지가 보지를 들락거리는 소리가 멈추었다.
“하윽… 네… 콘돔 끼고 해요…”
“그럼 우리 자주 만나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겁니다?”
“아… 아! 네… 그러니까 빨리 제발 콘돔요…”
“내가 조절 잘 해요…”
철썩철썩철썩. 다시 시작된 피스톤질.
“아으… 하아아앙… 잠깐, 잠깐…”
살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계속 이어지자 주희도 더 이상 제어하기 힘든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동시에 내 손도 빨라지고 있었다. 
“주희씨 역시 소문대로 엄청나네요!”
“안돼… 하앙.. 안돼… 하아아응…”
“주희씨 아니라면서 엄청 기대했죠? 후우… 옷도 그렇고, 속옷도 그렇고 박히려고 왔던거니까ㅋㅋ”
“아니라구요… 어머 어떡해… 흡…”
“도와드리려면 저한텐 모든 걸 알려줘야한다니까요? 위에는 자꾸 거짓말하시는데 안돼요! 요기 아래처럼 솔직해야 돼요 ㅎㅎ”
뻔한 클리셰였다. 모든걸 알고 있다는 듯 주희의 흥분을 보면서 승리자의 웃음을 들을 수 있었다.
찌꺽찌꺽찌꺽.
“아아아앙…. 아으흥… 아흥… 잠깐만… 넘.. 넘 커요… 하응… 아하응.. 꺄아응… 제발… 하응… 아아아흥! 끄응! 흐어어…”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익숙한 주희가 올가즘을 맞이하는 끊어지는 듯한 숨소리였다. 
“콘돔 없으니 더 좋죠? 하아…”
주희가 올가즘을 맞이해도 질척이는 소리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하아… 하아… 콘… 하아… 하아…”
주희는 말할 기운도 없어보였다. 독(毒)을 가지고 처음부터 큰 산을 넘는 중이었다. 
“후우… 후아… 저도 이제…”
“하아… 하아… 네? 밖에다가… 안.. 안에는 안돼요오…”
깜짝 놀란 주희의 말투는 계속 상대방 남자를 자극하고 있었다.
“집엔 가셔야죠… 하아하아… 옷에다 다 튄다니까요… 후우후우…”
“ 밖에!”
“크읍… 크으… 씨발 존나 조이네… 크흐으…”
남자의 사자후가 들리자 내 분신에서도 좆물이 튀어나왔다.
“……”
“하앙… 하읍... 바… 밖에다 했죠?”
한참을 숨을 고르며 있던 주희는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뺄 여유가 없었…”
“어머! 미쳤어요? 비켜봐봐요 어뜨케 해 진짜…”
당황한 주희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곧 물소리가 이어서 나는 것으로 보아 모텔 내지는 호텔인 듯 싶었다.
“씨발년… 존나 비싸게 구네… 단톡에서는 존나 질싸 받고 다니는 거 아녔나? 눈 뒤집어질정도로 느끼는 거 같아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오늘은 좀 위험한 날인가보네 ㅋㅋㅋ”
“어! 나야 ㅋㅋㅋ 그러엄ㅋㅋㅋ 방금 1차 끝냈지ㅎㅎ 응응~ 고객이기도 하고 그러니 오늘은 돌려보내야지ㅋㅋ 씨발년 얼마나 야한지 ㅋㅋ 안된다고 처음에 그래도 역시 걍 꽂아주니까 끝이야 ㅋㅋㅋ 안에다 싸지 말고 콘돔 끼라고 계속 비는 거 존나 꼴렸는데 ㅋㅋ 그냥 안에다 싸버렸지머 ㅋㅋ 그러엄ㅋㅋㅋ 두말하면 좆이 아프지 ㅋㅋㅋ 이미 한번 씹년 홍콩갔다 오셨어ㅋㅋㅋ 어~ 또 연락해! 고마워 소개해줘서 ㅋㅋㅋ 술 살게 나중에 ㅎㅎ”
아무래도 주희가 단톡에서 알던 사람에게서 소개를 받은 듯 싶었다. 
“어? 주희씨 나왔어요?”
한참 후에 주희가 욕실에서 나온 듯 했다.
“그렇게 안에 하시면 어떡해요! 조절 잘 하신다면서요~”
예상외로 주희의 말투가 그다지 날카롭지 않았다. 아무래도 소송에 온 신경을 쏟고 있어 사무장이라는 남자를 자극하지 않기로 결심한 듯 싶었다. 
“주희씨 씹이 넘 좋아서 그런걸 어떡해 그럼… 다음엔 안 그럴테니 걱정마~”
“알겠으니 얼른 옷이나 빨리 입으세요… 넘 늦었어…”
“좋았어요?”
“몰라요.. 뭘 그런 걸 묻고 그래요…”
“솔직해져야 소송에서 이긴다니까요ㅋㅋ”
“아~ 알았어요ㅎㅎ”
“……”
뭔가 뜸을 들이는 듯 대화가 잠시 끊겼다.
“…나랑은 처음인데… 왜캐 잘 하세요?”
주희가 침묵을 지키다 적막을 깼는데 꽤나 만족감이 드러난 말투였다. 처음인데 자기를 어쩜 잘 알고 만족시켰냐는 투였다. 
“이제 좀 서로를 좀 알게 된 듯 하네요 ㅎㅎㅎ”
“소송 꼭 신경 써 주셔야돼요!”
“주희씨가 종종 만나주면 더 힘나서 하겠죠?ㅋㅋ”
“농담하시지 말구…”
“이삼일내로 남편 분도 변호사님 하고 만나서 말씀드리고 할 자리 만들게요…” 
난 갑자기 핸드백이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자 나는 깜짝 놀라 도청어플을 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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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drkqsorl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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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부부 37
설 연휴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건강이 최고입니다.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동갑내기 부부 37   다친 다리로 꼼짝 없이 앉아서 장거리 운전을 하는 것에 너무나 지쳐가던 때였다. 제때 재활을 할 수 없었기에 다친 다리는 점점 굳어갔고절뚝거림은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내가 너무나 힘들어하는 것을 지켜보던 주희는 어느 날 갑자기 살을 뺀다며 수영장을 끊으면 헬스장이용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혜택을 준다는 전단지를 내 눈 앞에 들이밀더니 덜커덕 6개월 짜리 회원권을 끊어 왔다. 1+1이니까 같이하면될 거라며, 나를 위해서 회원권을 구매를 했음에도 오그라드는 것을싫어하는 주희의 성격이 담뿍 드러나는 말투를 들을 수 있었다. 주희는 재활을 겸해서 내가 수영을 했으면 했었던 것이었다. 특히 자신이그 동안 월급을 알뜰살뜰하게 모아서 이런데다 투자한다고 의기양양한 모습에 저절로 웃음이 지어졌고 내가 조금이라도 눈치를 챌까 싶었는지 다시 옛날 몸매로 돌아갈거라는 다부진 결심까지 내보이는 주희였다. 물놀이나 스킨스쿠버 같은 수중 액티비티를 뭋척 좋아하는주희였기에 나는 속아주는 척 넘어가긴 했지만 사실 수영은 생초보였던 터라 주희는 초급반으로 들어갈 참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온 황금 같은 주중 휴일을 쉬지도 못하고 팔짱 정도가 아니라 체포를 당한 느낌이 들 정도로 하루종일 주희의 풍만한 가슴 감촉을 느껴가며 쇼핑몰 이곳저곳으로 끌려다녔다. 그 전까지는 실내 수영복이라면 그냥 다 똑같을 줄로만 알았는데 로우컷이니하이컷이니, 전신이니 반신이니 어마어마한 종류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어머 언니~ 피부가 까무잡잡하면 검은색 입으면 보기 좀 그래용~” 다리가 뻐근할 정도로 아울렛 매장을 돌아다녀 지쳐버린 나는 잠시앉아있자, 다른 매장과 다르게 주희에게 다소 밝은 톤의 수영복을 권하고 있었다.    “아… 저 처음 배우는 거라… 튀는 거 입기는 좀 그런데 ㅋㅋㅋ”   “뭐 어때요옹~ 언니 정도면 이런거 입어줘도 돼!”  말을 이어가며 주희에게 권한 수영복은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 보다조금더 연한 에메랄드색 계열의 수영복이었는데 흰색 선으로 세로무늬가 들어가있었던 것이라 꽤 예쁘긴 했다. 그런데 바로 수영복 뒷판을 돌려서 보여주자 U자 모양으로 수영복의 등이 훤히 파져있고 아랫도리 부분도 상당히 날렵하게 생긴 브이자 모양이었다.    “약간 글래머스러운 언니같은 스타일은 x자 불편해용~ 요런게 더 좋구~ 섹시한 느낌도 더 나구 좋아용~”   “그런가… 엉덩이가 커서… 엉덩이 살 빠져나올거 같은데…”   “음… 내가 볼 땐 언니는 그냥 로우를 입어도 삐져나올 엉덩이양~ㅎㅎ” 핫팬츠를 입고 있어 살짝 엉밑살이 빠져나온 주희의 뒷모습을 쓱 쳐다보더니 슬며시 도발인 듯 칭찬인 듯한 멘트를 날려댔다.   “딴데 둘러보고 올게요~” 주희는 앉아 있는 나를 일으키더니 팔짱을 끼고 나섰다.   “왜… 안 사?”   “아… 기분나쁘게 말하잖아…” 역시나 여자들은 말 한 마디에 기분이 널뛰는 것이 맞는 것 같았다.   “알았어… 근데… 다리가 좀 많이 아파서… 미안해…”   “그럼 좀 앉아 있을래? 조금만 더 둘러보고 올게~”   “응… 그럴래? 그럼 나는 옆에 롯x리아에 앉아 있을게…” 주희는 싱긋 웃더니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다른 곳으로 수영복을 고르러 갔다.    패스트푸드점 안에는 왁자지껄 소리가 크게 들렸음에도 나는 피곤함을 못이겨 꾸벅꾸벅 졸다가 머리를 누군가 툭 치는 느낌에 눈을 떴다.   “집에가자~ㅋㅋㅋ”   “어? 어어… 수영복은 샀어?”   “쩝… 그냥 아까 너랑 마지막 본 거기에서 샀어… 싸가지 없어도 물건이 젤 맘에 드는데 어떡해… 너꺼도 같이 사왔어~”   “응! 알았엉~ 나온 김에 뭐 맛있는거 먹고 들어갈까?ㅋㅋ”   주희와 나는 간만에 데이트를 즐기다가 집에 들어왔고, 그 다음 날부터 주희는 수영장에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새벽같이 출근을 해야했기에 휴일이나 혹은 새벽 출근이 아닌 날에 나가기로 주희와 약속을했다.    주희는 예상한대로 물 만난 물개 마냥 즐거움이 가득한 톡을 보내곤했다. 며칠 간 이런저런 해프닝을 얘기해주었는데 코에 물이 들어가서 코가 매워서 혼났다느니, 얕은 물인데도 꼬로록 빠져 죽을 뻔 해서정신없는 와중에 수영 강사가 핀잔을 줬다는 얘기도 하곤 했다.   “참! 나 등록해 놓고 안나온다고 안내문자 왔더라?ㅋㅋ”   “하긴… 너 그러면 자꾸 유급될거야ㅋㅋ 내일은 오전 출근이니까 나랑같이 가자 ㅋㅋ”   다음날 아침, 주희의 성화에 못이겨 새벽같이 일어난 나는 연신 하품을 하며 수영복 가방을 챙겨주는 주희의 뒤를 따라 집을 나가 트럭을운전해 수영장으로 갔다. 오전인데도 꽤나 많은 사람이 운동을 하는듯 주차를 할 곳이 마땅치 않아 입구에 주희를 내려주고 나는 입구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차를 세워두었다.    나는 기다려줄 줄 알았던 주희가 신이 났던지 이미 목욕탕으로 들어가 버린 것을 알아채고는 카운터에 내 이름을 대고 강사 선생님이 누구인지 물어봤다. 이름을 듣고 난 뒤, 나는 주희가 있는 곳으로 가면되는데 왜 물어봤을까라며 멍청한 머리를 대고 중얼거렸다.    잠이 덜 깬데다가 따듯한 탕에 들어가니 더욱 노곤노곤해져 나는 잠깐 온탕에 앉아 눈을 감았다. 새벽 첫 반 사람들의 강습이 끝이 났는지한두 사람씩 목욕탕에 들어와 수영복을 벗어 물에 담가두고는 샤워를하는 소리가 가득했다. 아무래도 아침이다 보니 샤워만 금방 끝내고나가는 탈의실로 나가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눈을 감고 있던 내 주위로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김씨!ㅋㅋ 내가 어제 말한 우리 다음 타임 아침반에 새로 온 아가씨 봤지?ㅋㅋ” 내 옆에 앉은 두 명의 아저씨가 속닥거림이 들려왔다.   “뭔 호들갑을 그렇게 떠나 했더니… 보니까 얕은 물에서 배우는 초보아가씨던데?”   “어이구~ 김씨 마누라가 좀 예쁘다고 눈에 안들어오나 본데… 그 아가씨 걸을 때마다 빨통 출렁거리는 거 보면 보통 사이즈 아니라니까!ㅋㅋ 그리고 수영복은 뭘 그런 얄궂은 걸 사가지고 말야 ㅋㅋ 뒤로는 엉덩살이 다 보이고 앞으로는 보지도 보일 것 같더라 ㅋㅋ 사타구니가 훤히 다 드러나는 정도인데 보지털은 다 민 게 틀림없어ㅋㅋㅋ” 끊임 없이 누군가를 묘사하는 모습이 뭔가 주희 같은 느낌이 들어 살며시 눈을 떴다.   “됐네 이 사람ㅋㅋ 옆에 사람 눈치 보여~ㅋㅋ” 잠깐 눈을 뜬 순간 내 눈과 마주친 한 분이 눈치를 주었다. 아마 김씨라는 아저씨인 듯 싶었다.   “뭘 그렇게 재미난 얘기를 하시나~ㅋㅋㅋ” 또 다른 육중한 덩치의 아저씨 한 분이 탕으로 들어와 몸을 담구자 찰랑거리는 물이 내 몸에 와 닿았다.   “어유 최 사장님~ 이리로 오시오~ㅋㅋ”   “아~ 우리 다음에 수강하러 오는 새로운 아가씨 한 명~ 몸에 색기가줄줄 흐른다고 칭찬을 해댔는데 요 김씨는 지 마누라 때문인지 호응을 안해주네~ㅋㅋ”   “둘이서 재밌게 담소 나누시고~ 천천히 나오셔!ㅋㅋ 나는 오늘 와이프랑 일찍 출근해야되네!” 김씨 아저씨라고 불린 남자는 얼른 몸을 일으키더니 샤워를 하러 가버렸다.   “나도 봤어~ ㅋㅋㅋ 오 사장 말대로 사타구니까지 드러나더라 ㅋㅋㅋ 근데 아랫배랑 엉덩살 처진 모냥을 봤을 땐…? 아가씨 아니여~ㅋㅋ” 최 사장이라고 불린 아저씨는 동굴 같은 굵은 목소리로 허허 웃으며이야기를 내뱉았다.   “그려?ㅋㅋ”   “남자 좆 허벌나게 물어본 닳고 닳은 씹이니까ㅋㅋ”  나는 주희를 보기만 해도 그런 티가 나는건가 싶어 또 눈을 살며시 떠서 한 번 아저씨들 쪽을 훔쳐보고는 다시 눈을 감았다.   “최 사장 말이라면 믿어도 되지 ㅋㅋ 쉬운 년이라는 말이구만ㅋㅋ 고년이 입은 고 연녹색 수영복 살짝 제쳐서 가슴 좀 빨아보고 싶네ㅋㅋ” 주희를 향한 누군가의 칭찬(?) 세례로 인해서 목욕탕에 앉아 있는 내조그만 물건이 슬며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참! 그나저나 저… 김씨 마누라는 어떻게 됐소?” 빙그레 웃음을 짓고 있는 최 사장이라는 사람에게 더욱 소리를 낮추어 얘기를 건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말하는 모양새를 봐서는 최 사장이라는 덩치 큰 남자가 김 사장 마누라와 그렇고 그런 사이인 듯 했다.   “허허… 그건 나중에 얘기하자구~ 옆에 젊은 친구 들을라!”   나는 두 사람이 나를 의식하고 있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켜 비척비척수영장으로 내려갔다. 내가 속한 반 강사 이름이 적혀 있는 데로 가자내 다리에 길게 나있는 상처를 먼저 쳐다보는 강사였다.    “혹시~ 장형권 수강생분?” 남자 강사였다. 그리고 그 강사가 들어가 있는 레인에는 주희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대신 세 레인 떨어져 있는 곳에서 주희가 노란색 보드판을 잡고 힘겹게 물장구를 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왜 이제 오셨어요~ 들어오세요! 자 이제 우리반 100% 출석이네요허허” 내가 잠자코 고개만 끄덕이자 큰 소리를 외치며 화이팅을 불어넣는듯한 모습이었다.   첫 날이라며 나에게 음~파~ 만을 가르쳐 주고는 아줌마 서넛을 가르치느라 정신없는 강사는 나를 더 이상 신경 쓰지도 않는 듯했다. 나 역시 이런 무시는 일상이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는 나는 물 안에서 몸이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물 속에서 몸이 뜨는 것만으로도 아픈 다리가 좀 힐링이 되는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옆레인에서 수영을 배우고 있는 주희를 주시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주희가 실내수영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물을 흠뻑 머금은 수영복의 탄력으로 인해 풍만한 몸매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보였다. 얕은 물인데다가 주희가 입었던 수영복 컷부분 시작이 허리에서 시작될 정도로 날렵한(?) 종류였기에 주희가 일어설때마다 사타구니가 모두 들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연스레 시선이 그 쪽으로 쏠리는 이유는 아무래도 목욕탕에서 들었던 아저씨들의 대화가 한 몫하는 듯 했다. 수경을 끼고 물 속에서 호흡법만 연습하고 있던 나였기 때문에 주희 쪽을 계속 쳐다본다고 해서 크게 들킬 염려도 없었다.    당시 나는 처음 수영을 배우러 온 것이었기 때문에 누군가가 수영을가르치는 모습을 처음 본 터라 주희를 가르치는 다른 반 남자 강사가꽤나 친절하다고 느낀 것도 잠시, 다른 사람과 비교해 주희에게 유난히 붙어 있다는 것을 금새 알아차렸다.    나는 물 밖으로 내놓은 얼굴을 더욱 숨기고는 주희의 일거수 일투족을 쳐다보았다. 느릿느릿 발차기를 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주희 엉덩이 부분에 손을 대며 몸을 쭉 펴라는 소리를 지르거나, 뒤쪽에서 힘껏물장구를 찰 수 있게 도와주는 것처럼 발을 잡고 도와주거나, 꼬로록가라앉는 주희의 몸을 받쳐주느라 물 속으로 손을 집어 넣어 주희를떠받쳐주기도 했다.    주희는 그렇게 자세하게 가르쳐줌에도 계속 코에 물이 들어가는지 붉게 상기된 얼굴로 콜록거리고 있었고, 그것이 재밌다는 듯 강사는 주희를 내려다보며 웃고 있었다. 주희는 웃는 모습에 살짝 토라졌는지근육이 불끈거리는 강사의 오른팔을 툭 밀려고 했다.    그런데 그 행동을 예측한 듯 강사는 몸을 살짝 틀었고 그 바람에 주희는 중심을 잃고 다시 물 위로 넘어졌다. 얕은 물��었지만 당황했는지바로 일어서지 못한 주희를 강사가 부축을 해줘 일으켰는데 정신 없는 주희를 일으키며 주희 몸에 손을 댄 곳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주희의 허리를 감은 손이 엉덩이 골 사이 아랫도리로 들어가있었고, 이어서 부축한 다른 쪽 손은 가슴과 겨드랑이 사이를 뒤덮고 있었다.   나는 수영장에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몰랐기에 흥분하기 시작했다. 조그마한 내 물건은 처음으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듯 했다. (수영복을 입어도 티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다행히(?) 한 바퀴돌아 도착한 아줌마들 때문에 얼른 주희에게서 떨어지는 강사를 볼수 있었다.    그날 수업이 끝날 때까지 주희를 가르친다는 이유로 발차기를 하는주희의 몸을 스스럼없이 터치하는 강사의 얼굴은 꽤나 음흉해보였고,주희가 시킨 횟수를 끝내고 두 발로 일어설 때는 또 다시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 오늘도 물 엄청 먹었어… 힝.. 아직도 코 따갑다~” 화장까지 완벽하게 완료한 주희는 차 안에 앉아 있는 나를 향해 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더니 차문을 열고 탔다.    “평소에도 그렇게 수업해?”   “어~ 평소에도 물 많이 먹어…” 주희는 내 말 뜻을 이해못한 듯 나를 보며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 말이 아니라 강사가 은근히 너 스킨십 많이 하던데?”   “응? 진짜?ㅋㅋ 몰랐어~ㅋㅋㅋ” 주희의 표정을 보니 정말 생사(?)를 왔다갔다하며 수영을 배우느라자신의 몸을 터치하는 것을 못 느낀 듯 했다. 나는 그날 봤던 것을 모두 말해주었다.    “ㅋㅋㅋㅋ 진짜야?ㅋㅋㅋ 대박!ㅋㅋㅋ 왜 난 몰랐지?ㅋㅋ”   “그럴 수도 있지 뭐… 사이 좋아보이던데?”   “잘 생기고 몸 좋잖아~ㅋㅋ 사이가 안 좋은게 이상한 거 아냐?ㅋㅋ” 주희는 나를 슬며시 또 놀려댔다.   “…참나…”   “그래서 수영장에서 빳빳이 요거 세우고 있었어?ㅋㅋ” 주희는 뚱한 표정의 나를 바라보는가 싶더니 갑자기 바지 춤으로 손을 불쑥 집어 넣어 내 자지를 만져대기 시작했다.    “어~! 운전 중이야!ㅋㅋ”   “근데… 그 강사 몸은 좋아도 거기는 너처럼 작은 거 같던데 ㅋㅋ” 입맛을 다시며 빙긋이 웃는 주희였다.    . . .   가끔 수영장에 나가 수영을 하거나 멀리서 헬스를 하는 주희의 모습을 지켜보면 주희가 강사들과 주변 남성들에게 관심을 듬뿍 받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를 생각해서 센터의 회원권을 끊어온 주희였지만나 이외에도 열 관심 마다하지 않는 주희였기에 그 상황을 좋아하는듯 보였다. 그럼에도 주희는 내가 지나가는 말로 누군가 요즘 대시해오는지 묻거나 궁금해해도 상대가 너무 어리다거나 자기 스타일이 아니다거나 이런 저런 이유와 함께 자신은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 말해주었다. 관심이라면 마다하지 않을 주희였기에 믿기진 않았지만 가끔노트북으로 주희의 카똑을 들어가봐도 그다지 눈에 띄는 톡들이 보이지 않아 나 역시 그러려니 하고 넘기곤 했었다.  어느 날 저녁,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던 나는 그 동안의 주희의 말과 달리 운동을 마치고 오는 길인지 엉덩이 골이 드러날 정도로 타이트한검은 레깅스를 입은 주희는 집 앞에서 누군가의 차에서 내리는 것을목격할 수 있었다. 얼핏 봐도 사이가 꽤 친한 건지 주희는 남자를 향해무언가를 말하며 웃고 있었다. 남자의 모습은 차 안에 있어 잘 보이지않았지만, 주희는 손을 흔들며 주희의 시야에서 차가 사라질 때까지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자 생각보다 더욱 친근한 모습에 싸한 느낌이들었다.    그날 이후로 다시 노트북을 이용해 주희의 까톡을 자주 들여다 보았지만 특별하게 눈에 띄는 톡은 보이지 않았기에 더욱 의아했다. 이후에도 주희는 가끔씩 차를 타고 집에 귀가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고, 심지어 술자리를 가졌는지 주희를 서둘러 현관에다 내려다주고잡을 새도 없이 도망치듯 돌아서버렸기에 남자의 얼굴을 제대로 볼수 없을 정도였다. 겨우 겨우 주희를 침대로 옮겨 옷을 갈아입혀주면서 꽤나 젖어 있는 주희의 팬티상태에 나는 더욱 의심이 들었다. 물론술만 마시면 몸이 달아오르는 주희였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려 해도 주희의 보지 상태는 그 이상이었다.    진지하게 그 다음 날, 술이 깬 주희에게 요즘 만나는 사람이 있느냐는내 질문에도 그런 것 없다면서 빙그레 웃고 대화를 끝내버리자 나는안도감과 동시에 실망감이 들었는데 마음 한 구석에서는 익숙해 지기힘든 익숙한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며칠을 고민하던 나는 꽤나 오래된 주희의 스마트폰을 바꾸어 주기로결심했는데 알음알음 수소문을 해 꽤나 거금을 주고 주희에게 줄 새로운 핸드폰에다 도청어플까지 몰래 깔아 선물을 했다. 하지만, 소심했던 나는 주희에게 들킬까봐 녹음 기능 두어 번, 주희가 어디에 있는지 몇 번 사진을 찍어본 것을 제외하면 몇 번 사용해보지 못한 채 갑작스런 건강 악화로 인해 몸을 추스리느라 주희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몸이 아프자 다시 주희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었기에 한동안은내가 도청 어플을 깔았다는 사실조차 잊고 넘어가버렸다.   . . .   수영 조차 마음대로 나갈 수 없었던 일상이 이어지며 점차 추운 겨울이 다가오자 나는 몸에 한계가 온 것을 직감했다. 다리는 점점 굳어갔고, 절뚝이며 다녀서 그런지 허리 쪽까지 통증이 올라오기 시작했다.친해서 그랬는지 몰라도 주희가 내 몸 상태를 원장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했는지 얼마 되지 않아 원장 선생님 남편 되는 분이 나를 만나자며 연락이 왔다.   겨울비가 내리는 날이라 다리가 더욱 쑤셨던 날로 기억을 하는데 그 분은 고급 외제차를 타고 와서는 조수석으로 나를 불러 차 안에 앉히고는 이런 저런 설명을 해주었다. 요점은 자기가 사업을 하나 새로 내는데 사정이 있어서 자신이 전면에 나설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자신은 다른 사람들 모르게 뒤에서 총괄을 할테니 나에게는 대표 자리를 주겠다고 했다. 물론 회사의 지분은 일절 없이 월급만 받는 사장이었지만, 나는 그 당시 만큼은 그저 남편 분 마음 씀씀이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야기를 끝내고 차에서 내려 낡아빠진 트럭으로 향해 절뚝이며 내딛는 내 모습을 좋은 외제차에 앉아 있던 덩치 좋은 그 분과 비교하며 꽤나 비교의식을 느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것도 잠시, 몸이 편한 것이 최고라는 생각에 나는 주희와 이야기를 한 뒤, 다니고 있던 회사를 그만 두었다.    전에 받던 월급과 비교해서 오히려 줄어들지만 일을 하는 시간이 거의 절반 가량 이었고, 주희와 함께 아침에 운동을 가고 병원에 찾아가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던 조금의 여유가 있는 삶이었기에 너무나 감개가 무량했다. 특히 주희가 내게 돌아오며 이런 행운까지 누린다고 생각이 되었기에 주희에게 고마워하고 있었다. 단지 힘든 일이라면 얼굴 마담으로 꽤나 많은 사람과 술을 마셔야했다는 것이었다.    무언가를 잃으면 무언가를 얻고 무언가를 얻으면 잃는 것이 세상 이치일까.    월급 사장이라도 사장 타이틀이다 보니 이런저런 사람들과 연을 만들 수 있었다. 가끔씩 주희와 부부 동반으로 회식도 나갈 수 있었고, 그 곳에서는 가장 젊은 사모님으로 주희 역시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형편이 조금씩 나아지고 주변 대우도 달라지자 주희도 학원 일을 그만두며 조금씩이긴 했지만 예전 대학 시절에 이사장의 첩 생활을 했던 때처럼 사치를 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때와는 달리 위치에 나름 적절한, 그리고 당연한 모습이기도 했고, 또 내 행운의 여신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잡혔었기에 무엇이든 예뻐보였다. 오히려 내가 주희에게 그런 대접을 해줄 수 있음에 감사했다. 우리는 대출을 받아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가자며 서로 함께 장밋빛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저런 남자와의 관계도 점점 끊어가며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과 연을 맺는 것에 더 기쁨을 느끼는 듯 보였다.     . . . 하지만 분수에 맞지 않는 복은 늘 탈이 나는게 맞는 듯 했다.  일 년 정도 지났을까, 또 다시 큰 파도가 다가와 나와 주희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신변을 위해 시간과 디테일은 조금 뒤틀었습니다.)   중요한 계약을 앞둔 접대 자리로 듣고 나간 곳에서 술이 약한 나는 그 자리에서 엄청난 실수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당시 필름이 끊겨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래서 사업상 중요한 기회를 날려버려 이사님(원장 선생님 남편)이 화가 끝까지 났던  일이었다.    술에 꼴아가지고 오후가 되도록 소파 위에서 자고있는 내 귀에 아득하게 문이 부셔저라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술을 진탕 마신 나는 으레 주희에게 알콜 냄새를 맡게 하기 싫어 늘 소파에서 잠을 청했는데, 쿵쿵 소리에 옆 침대에서 자고 있던 주희가 일어나는 기척이 느껴졌고 이어 현관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기가 무섭게 내 몸이 공중으로 들려올라가는 느낌이 들었다.    “야이 다리병신 개새끼야! 술만 처먹으라고 데려다 놨으면 그것만 잘하면 되는거를!! 이런식으로 나한테 뒷통수를 까?” 말이 이어지는 가운데 술에 취해 무방비 상태였던 나는 육중한 손으로 내 얼굴을 가격당하는 고통을 느꼈다. 왕년에 유도를 했던 분이었기에 덩치가 왜소한 나로서는 금새 입 안이 터져 피가 흘러나왔다.   “커흑”   “꺄악 형부 그만해요 뭐하는거야악!!”   “들러붙지말고 저리 꺼져… 제수씨한텐 볼일 없으니까!” 주희의 비명소리에 술이 갑작스럽게 깨버렸는데 그것에도 장단점이 있었다 주희의 상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반면 맞는 고통은 더욱 생생하게 뇌를 흔들었다.    주희는 으레 집에서는 노브라 상태로 끈 나시 하나를 입고 있었는데 그날도 그랬다. 다행인지(!) 종종 노팬티로도 자는 버릇이 있는 주희였지만 다행히 그날 아침은 티팬티 느낌이 드는 조그마한 팬티를 입고 자다가 엉겁결에 원장 선생님 남편에게 문을 열어준 듯 싶었다. 그래도 외간 남자 앞에서 보여줄 수 있는 옷의 한계는 분명 넘어보였다. 하지만, 주희는 옷을 입을 겨를도 없이 나를 때리던 원장 선생님 남편을 말리다 그의 완력에 밀려 나가 떨어지고 만 것이었다.    어렴풋이 한 쪽 눈을 통해 볼 수 있었던 주희의 모습은 나가 떨어진 충격때문에 나시 끈 한쪽이 빠져 왼쪽 가슴을 드러낸 상태로 바닥에 넘어졌고 그럼에도 이사님은 나를 향한 분노가 꺼지지 않았는지 따귀의 둔탁한 타격음이 내 머릿속을 울려대고 있었다.    맞는 가운데서도 주희 쪽을 바라보고 있자, 겨우 정신을 차렸는지 산발이 된 머리카락 사이로 주희는 내가 맞는 모습을 지켜보며 발그레한 얼굴에 입술을 벌린 가운데 숨을 내쉬고 있었다. 곧 얇은 팬티 위로 손가락을 가져가더니 두어 차례 보지 부분을 쓰다듬으며 부들부들 떠는 모습도 곁눈질로 볼 수 있었다.    “형부 제발 그만해! 이러다 쟤 죽겠어!” 그 가운데서도 계속 되는 따귀질에 주희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풀린 다리로 일어서지 못하자 고래고래 악을 쓰고 있었다.   “꺼지라고 했다! xx(원장 선생님 이름) 얼굴 봐서 넌 가만히 냅두는거야!”   “내 남편한테 그럴바에 차라리 나를 때려 아니 내가 대신 맞을께… 아니… 내가 지금 대줄께, 응?” 겨우겨우 일어선 주희는 한 쪽에 걸쳐져 있던 남은 나시 끈마저 자신의 손으로 끌어내리며 풍만한 가슴을 내보이면서 나와 이사님 사이를 헤집고 들어오더니 갑자기 무릎을 꿇으며 이사의 바지춤의 지퍼를 내리려 했다.   “야! 뭐하는거야?! 니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본데? 좀 육덕지게 생겼다고 남자들이 다 널 먹고 싶어하는 줄 알아?ㅋㅋ 난 유부녀 안 먹어!” 주희의 행동이 먹히지(?)는 않았지만 나를 때리는 것이 멈추는 효과는 있었다.   “아 몰라! 그럼 그냥 그만둬! 제발…” 이사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비는 가운데서도 주희의 가슴은 덜렁거리고 있었다.    “야이 씹새꺄! 니 와이프 하는 꼬락서니 봐라~ 좆 같은 남편 위해서라면 가슴 덜렁 내놓고 보지도 벌려대겠다고 하는 년 아냐?! 지 와이프도 잘 모르는 새끼가 무슨 사업을 한다고! 개새끼… 어제 그 사장이 진짜 그러고 싶어서 그랬겠냐? 좀 맞춰줬으면 됐지!” 주희를 대놓고 무시하며 나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이사님이었다.   “무… 무슨 소리야?”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본 주희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듯 옷매무새를 정리할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다.    “손해배상까지 청구하려고 했는데 니 와이프 얼굴봐서 그건 참는다. 깽값으로 치자구? 앞으로 출근하지마. 아 씨발 날린 돈이 얼마야 대체! 에이 퉷!” 나한테 가래침을 뱉고는 우리 집을 떠나는 이사님은 그러고 보니 신발 조차 벗지 않고 주희와의 신혼집에 처들어온 것이었다.    “어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주희는 폭풍같은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정신이 드는지 나시를 다시 올리고는 바닥에 떨어진 내 피와 신발 자국을 정리하더니 금새  흰색 계열의 주희 나시에 붉은색 피가 묻어 얼룩덜룩해졌다. 주희는 이어 엉망이 되어버린 내 얼굴과 몸에 소독을 해주고는 연고와 밴드를 붙여주었다.   나는 끊긴 필름 군데군데 기억이 조금씩 살아 돌아오자 주희에게 이야기해주었다.     변태 같이 생긴 상대방 사장은 어디에서 들었는지 몰라도 주희의 얘기를 듣고 왔었는지 술자리 내내 주희 같은 여자를 가상 인물을 안주거리로 삼아 피부가 까무잡잡하고 육덕진 여자가 정조관념이 떨어져서 먹기 편하고 뒤탈도 없다느니 운동할 때 헐떡이는 신음소리가 침대 위에서의 신음소리라는 등 전혀 앞뒤 맞지 않는 이야기를 내내 지껄이더니 술이 좀 받았는지 시간이 지나자 주희를 당장 불러서 자기 옆에서 부부 동반으로 남편 내조해야 되지 않겠냐며 이런저런 얘기를 쏟아냈다. 정말 이상하게도 그 이후에 웃으며 술을 연거푸 들이킨 내 모습만 생각날 뿐 나머지 기억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나를 아래에서 올려다보던 주희의 사시 눈은 내가 숨기는 것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알아챘는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냥 나 부르지 그랬어… 나 정주희야… 니 와이프가 인기 좀 있으면 어때! 닳는것도 아니구… 어쩌다가 나 운동하는 데서 마주쳤나보지… 그런 말 좀 듣더라도 너 이렇게 다치고 짤리는 것보다 낫잖아… 술 몇 잔 먹고 시시덕 거릴뿐일테고.. 진짜 개상또라이면 기껏해야 그 새끼 좆 앞에서 보지 한 번 벌려주는거 밖에 더해…?”  주희는 내 허벅지를 쓸어올리며 나에게 속삭이듯이 중얼거렸다.   “……”  나는 아무말 없이 왜 그렇게 싫었을까 곱씹어보았지만 딱히 ���유가 떠오르지 않았다.    “나 너무 끔찍하게 생각하는거 아냐? 근데… 취중진담이라구… 넌 무의식적으로는 내가 딴 남자한테 안기는 거 싫은가 보다…” 주희는 나지막하게 들릴듯말듯 끊임없이 속삭였다.    “……” 주희의 말에 내가 무의식적으로는 주희의 외도를 보기 싫었던 것일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 둘 사이에 무슨 말이 필요했을까 싶다. 침대 위에 앉아있던 내 앞에서 치료를 해주던 주희와 나 사이에 한 동안 침묵이 흘렀다. 나는 순식간에 백수가 되었고, 주희는 나를 말리며 외간 남자에게 무시와 희롱을 당했었다. 그리고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딴 남자에게 맞는 나 앞에서 자기가 몸을 대주려고 했다는 사실에 내 눈치를 보는 듯 싶었다.   “…니가 사모님 소리 듣고 사는 게 넘 보기 좋았는데…” 나는 울음을 삼켜가며 한 마디 토해냈다.    “걱정마… 우리 둘, 산 입에 거미줄 치겠어?ㅋㅋ 다른 일 또 하면 되징ㅎㅎ 우리 아직 젊어~” 주희는 내가 하는 말이 별 것 아니라는 듯 씩 웃으면서 위로해주었다.    “……” 그래도 나는 착잡한 마음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근데 어쩌냐ㅋㅋ 난 니가 맞는거보니 흥분돼 미치겠던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주희가 갑자기 다리를 활짝 벌리고는 보지공알을 비벼대기 시작했다.    “하읏… 니가 남 밑에서 열등한 모습보이는게 넘 좋아! 내 생각하는 거 빼고는 다른 남자에 비해서 뛰어난게 아무것도 없잖아ㅋㅋ 사모님 소리 듣는 것 보다 니가 이제 직장도 짤려서 또 굽신거리게 된 게 더 흥분돼… 아학!” 주희는 갑자기 침대 밑에서 굵은 먹쇠를 꺼내더니 얇은 티팬티 끈을 제치고는 보지 안으로 밀어넣었다. 얼마나 흥분했었는지 젤이나 물기를 전혀 바르지 않았음에도 그 굵은 것이 주희 안을 거리낌 하나 없이 드나들며 주희에게 흥분감을 선사해주고 있었다.    “뭐야 갑자기 ㅋㅋ” 내가 침울하게 있어서 분위기를 바꿔보려 한 것인지 주희의 모습은 피식 웃음이 나오게 만들었다.    “그만 때려요 울 남편. 하앙. 제가 잘 할게요. 봐주세요 부탁드려요. 크읍… 끕… 으하아앙!” 금세 절정에 치닫는 주희는 내가 맞는 그 순간을 상상하는듯 눈을 질끈 감고 굵은 먹쇠를 잡은 손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정말 절정 직전 끊어질 듯한 신음 소리를 이어가더니 내 앞에서 부들대며 자신의 흰 보짓물을 먹쇠에 묻혀대고는 주희의 절정에 달하자 그 모습은 그 상황이 주는 묘한 느낌과 어우러져 너무나, 너무나 야했다. 주희는 한 번 절정이 올랐음에도 여운이 길게 가는 듯 먹쇠의 진동 기능까지 사용하며 서너 차례 더 절정을 느끼더니 못 다 잔 잠에 빠져들었다.    “나 병원에 다녀올게…” 주희가 잠에 빠져들자 흥분이 점차 가라앉은 나는 통증이 너무 심해져 비틀거리며 응급실로 향했고 의사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느꼈는지 나를 바로 입원시키고 진통제와 수면유도제를 처방해 주었다.    한참을 잤는지 잠에서 깨어나 눈을 다시 떠보려하니 눈이 잘 떠지지 않았다. 얼굴을 만져보니 평소보다 얼굴이 엄청 부어올라 내 얼굴을 만지는 것 같지 않았다.    “깼니?” 앞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주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왔구나… 고마워…”   “병신아~ 으이구… 이만하길 천만다행이라고 그러더라 의사 선생님이… 경찰 불렀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쪽팔리니까 병원에 콕 박혀 있어 아주!ㅋㅋ” 주희가 나지막하지만 웃음이 섞인 말투로 내 팔을 쓰다듬었다.   “언제 왔어? 지금 몇 시야?”   “출근도 안하는데 시간 알아서 뭐하게 ㅋㅋ 일단 날짜로는 하루가 지났고 지금은 새벽 2시야..”   “피곤하겠다…”   “괜찮아… 그것보단…”   “그것보단?”   “신 사장이 연락와서 밥 한끼 하자고 그래서 저녁에 잠깐 만나고 왔어~”   “신 사장? ㅅㅅ 유통 신 사장?”   “어~ 우리랑 꽤나 친하게 지냈던…”   “근데 신 사장이 왜?” 사람 좋은 미소로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신 사장은 바지 사장인 나에게도 전혀 개의치 않고 이것저것 사업 수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도와주곤 했었다. 부부 동반으로도 가끔 술자리를 함께해서 서로의 얼굴과 취향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이었고, 종종 주희의 안부에 대해 지나가는 척 물어보며 한 번은 계열사에서 신상 런칭한 속옷이 들어왔다며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희에게 주라고 나에게 야한 속옷을 챙겨준 적도 있었다.    “음… 요약하자면… 너 짤렸으니 자기 회사에 나 면접보러 오라는 거였어…” 주희가 내 손을 잡고 응급실 안에서 조곤조곤 말해주었다.   자고로 사업을 하는 곳에서는 소문이 돈이었고, 그 때문에 소문이 엄청 빨리 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주희의 입을 통해서 나온 말을 들어보니 내가 짤렸다는 사실이 그렇게 빨리 주변 회사로 소문이 돌았다는 것이 의아할 정도였다. 전날 오후, 잠에 빠진 주희가 신 사장에게서 전화를 받고는 처음에는 위로해주는 신 사장의 말에 너무나 감동을 했다며 자기랑 저녁을 먹으면서 자기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찾아보자고 하는 제안이 솔깃할 수 밖에 없었던 주희는 나 없이 신 사장을 만나러 간 것이었다.    “우리 딱 한 번 가봤던 되게 고급진 일식집 xxxx 거기 알지? 거기 안쪽에 별도로 떨어진 방이 있더라… 그 때 눈치 깠어야 됐는데…” 주희가 말끝을 살짝 흐리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짐작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 좋은 신 사장이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   “… 그 신 사장이?”   “내 말이… 대충 전해들었는데 니가 끼친 손해가 수 억원대 계약이라면서… 손해배상 소송 진행하는 거 아니냐고 막 걱정해주는데…”   “아니라고 그러지… 주희 니 얼굴 봐서 안 한다며?”   “근데 말할 타이밍을 놓치기도 했고… 갑자기 무섭더라구…” 주희는 아랫입술을 살짝살짝 깨물면서 말을 중간중간 끊었다.   “너랑 있을 때면 뭐 다 어때 싶다가도… 사실 언니 남편이 마음만 바꾸면 끝인거잖아… 우리한테 몇 억이 어딨어… 그 생각이 딱 드니까 갑자기 뭔가 간절해지더라… 니 몸 상태도 생각나고… 신 사장이랑 밥 먹으면서 지난 번에 같이 여행 갔다온 얘기, 모임 얘기 하다보니 내가 이것저것 누렸던 그 삶이 너무나 달콤해 보이니까 막…”   “…?”   “그 순간은 평소의 내가 아닌 듯한 느낌이 들더라…”   “평소 너?”   “응… 더 이상 신 사장이랑 동등한 레벨이 아니라는 느낌이 드는데 처음에는 스스럼 없이 웃고 그랬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까 신 사장 말에 고분고분 해지더라구… 우리를 걱정해주는 척 하면서 니가 평소에 얼마나 사업에 대해 무지했는지, 이런 일이 안 일어나도록 옆에서 더 주의를 줬어야 됐다면서 은근히 자기 잘났다고 어필하는데도 평소 같았으면 콧방귀를 끼고 웃으며 넘어갔을텐데… 나도 모르게 신 사장 비위 맞추게 되더라…”   “수완이야 신 사장이 엄청나니까 뭐… 비위를 맞추고 그런건 없지…” 말로는 주희에게 괜찮다는 듯이 얘기했지만 내 머릿 속에서는 예전 대학교를 마치고 입사했던 법인 이사장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던 주희의 태도가 떠올랐다.   “그렇긴 하지만… 내가 오전에 너 맞는 거 상상하면서 올가즘 느낀 흥분이 남아서 그랬는지 내 성격을 접고 들어가는 게 은근히 꼴리더라구… 그래서 신세한탄하는 것 마냥 신 사장 대단하다는 식으로 좀 맞춰줬더니 본색이 드러나는 거 있지…” 주희는 내 앞에서는 그래도 자존심을 지켰다는 것을 어필하고 있었다.   “뭐라고?”   “계속 술잔에 술 채워주면서 자기가 자회사 하나 여는데 자리 한 번 만들어볼테니까 나 면접 한 번 안 볼거냐구…”   “히야… 참… ㅆㅂ 웃긴다… 어떻게 내가 잘리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그러냐? 서로 연관 있는거 아냐?”   “그니까… 꼭 이 날을 위해서 잘해준 것 같이 마냥…”   “조건이 뭔데…”   “참… 그게 웃겨서 그냥 자리 박차고 나왔지…”   “안 들어도 대충 알 것 같다… 에휴… 괜찮겠어?”   “나 골프 좀 잘 친다고 같이 골프 접대 좀 나가고… 자기 뒤치다꺼리 하라는 거였지… 그러면서 자기 옆으로 와서 술 좀 따르는 연습하라고 하던데 그건 차마…”   “또 한 소리 질렀겠네…”    “ㅎㅎㅎ 그냥 그 순간은 성격이 안 접히더라… 연습할 필요 없을 정도로 잘 하니까 신경 안 쓰셔도 된다고 그래버렸지머… 그리고 너도 알다시피 골프 접대는 좀 그래… 옛날 그 생각이 나서… 그래서 이런 얘기는 너 없이 나하고만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자리 박차고 나왔지… 그리고 바로 여기 오니까 12시 넘어있더라…ㅋㅋ” 쓴 웃음을 짓는 주희의 멍한 표정은 아마도 골프장과 얽혀있던 기억이 되살아난 듯 싶었다. 아무래도 주희의 그 기억은 그리 유쾌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해가 갔다.    “… 뭐라 할말이 없네… 미안해…”   “나도 잘 모르겠어… 잘한 일인가 싶기도 하고… 예전처럼 돌아가는 거…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또 무섭기도 하고…”   “……”   “나 믿지?ㅋㅋ” 내가 해야할 대사를 주희가 하고 있었고, 주희의 활짝 웃는 미소는 눈이 부어 시야가 가려졌음에도 환히 보였다.    “그러엄…ㅎㅎ” 나 역시 멋쩍게 웃어버렸다.   웃음을 지은 지 며칠이 지났을까.   주희가 헐레벌떡 입원실로 뛰어들어왔다. 부들거리며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주희의 손에는 누런 봉투가 들려있었다.    “그 새끼가 결국 소송 걸었네…” 주희는 정말 억울한지 주먹을 쥔 손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법원에서 계약 해지에 대한 피해 보상 소송 안내문이었다.    주희는 단톡을 통해 알고 있었던 한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장을 만나 관련 사건에 대해서 조언을 듣고 대처하기 시작했다. (물론 공짜가 아니었다.)   길고 지루한 공방을 줄여서 결론만 얘기하면, 맞고소를 준비했고 (나는 폭행까지 당했기 때문에 형사고소와 함께 피해보상 소송을 진행했다.) 소송 금액 차가 워낙 컸기 때문에 힘든 상황이었지만, 나름 상담해준 변호사 사무장이 이리저리 발품을 많이 판 덕택(?)에 (사실 주희가 발품을 많이 팔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준 것이지만…) 내가 바지 사장이었다는 이런 저런 증거를 모아 이 계약에 대한 큰 책임을 지울 수 없다는 식의 변론을 하도록 변호사를 도왔고, 형사 소송도 어느 정도로 판결에 영향을 미쳤는지 민사 소송이 우리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조정이 되었다. 그렇지만 수 억대 소송과 우리 쪽 맞고소가 함께 뒤섞여 일부 승소, 일부 패소까지 모두 가닥이 잡힌 후, 변호사 비용까지 합하자 결론은 수천 만원의 손해였다.    졸지에 하나 있는 집마저 날아가 버렸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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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drkqsorl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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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부부 36
(신상이 많이 드러날까 이것저것 비틀다보니 33~35화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 들었고, 빨리 마무리를 지은 것이 사실입니다.)
동갑내기 부부 36
금발의 그녀는 갑작스럽게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사실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제자리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나는 다시 새 삶은 찾은 것처럼 기뻤지만, 금발의 그녀는 집에서 멍하니 있는 시간이 많았고 멍하게 있지 않을 때면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입한 먹쇠로 틈만 나면 자위에 몰두했기에 얼마나 그녀가 육체적으로 윌리엄에게 길들여져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멍하니 있다가도 나에게 그냥 자기가 어떻게 살아야할지 생각하기가 싫���며 그냥 정신 못 차리게 계속 박혔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서슴지 않고 입밖으로 쏟아냈다. 
그럼에도 어느 날, 집에 돌아오자 조그마한 식탁등 아래에 종이 하나가 올려져 있었다. 성병 검사지였다. 그녀는 혹시 모를 나의 거리낌마저 미리 걱정한 듯 자존심을 모두 접고 자기 발로 찾아가 검사를 받고 검사지를 들고 온 것이었다. 그녀가 성병이 있기를 바라지는 않았지만 신기하게도 모두 음성. 검사지 너머로 눈에 들어온 자고 있는 그녀의 모습. 그렇게 많은 남자와 관계를 가졌음에도 성병 하나 없이 돌아온 그녀, 그리고 그 사실을 자연스럽게 말해주는 그녀의 태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의아함마저 들었다. 
한 사람이 죽을 만큼 우리 사이를 위로해주고 다시 이어주기 위해 노력했던 사실은 그녀 역시 모르는 바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녀는 예전 같지 않게 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하곤 했다. 그리고 내가 다른 사람을 통해서 위로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 질투심을 종종 표시하곤 했다. 
나는 그녀가 마음을 다치지 않도록 최대한 그런 말이 나올 때마다 그저 꼭 안아주었었다. 안을 때마다 예전보다 훨씬 통통해지고 볼륨감이 더 올라온 그녀의 몸이 느껴졌다. 먹는 음식과 함께 늘 차를 타고 다녔던 생활 패턴 때문인지 통통해진데다가 아무래도 윌리엄과의 끊임없는 섹스로 인해 가슴이 훨씬 부풀어 오른 듯 했다. 나이도 서른이 가까워지면서 나이살까지 보태지자 예전과 달리 그녀는 육덕진 느낌이 드는 몸매가 되었다. 
그랬기에 그녀는 한국에 와서 달라진 주변의 사람들을 보고 집 밖으로 나가기를 다소 꺼려했다. 미국이란 곳에서는 그녀의 몸매는 비교적 마른 몸매 내지는 백인이라면 항상 보지를 대주는 섹시한 동양인의 모습이었겠지만, 한국에는 워낙 마른 몸매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는 만큼 비교적 자신이 뚱뚱하다고 느꼈던 그녀는 바깥 활동을 잘 하지 않았다. 대신 핸드폰으로 랜덤 채팅을 하며 보지를 만지거나, 캠을 이용해 자신의 자위 모습을 보여주는 19금 방송을 잠깐 하기도 했다. 또 시차가 적응이 되지 않는지 한밤 중에도 일어나 끙끙대며 밤새 자위를 할 때도 있었기에 나는 잠자코 그녀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나 또한 늘 흥분이 고조된 상태의 시간을 보내곤 했다. 
나는 그녀가 계속 금발인 상태라면 이런 모습이 지속될 것 같았기에, 그녀에게 조금씩 직업을 구해보도록 유도했다. 직업을 구한다면 아무래도 그녀가 계속적으로 머리색이 금발을 하기에는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다 진한 색깔로 다시 머리색이 바뀐다면 왠지 예전의 주희로 돌아올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시큰둥한 그녀 대신 내가 이곳저곳에 이력서를 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른을 앞두고 경력이 많지 않았던 주희를 채용하려는 곳은 많지 않았고, 나는 예전 이사장과의 관계가 생각이 나서 조금 꺼려지긴 했음에도 취업이 상대적으로 쉬울 것 같았던(비하하는 뜻은 없습니다..) 경리직이나 사무보조직도 연락이 없는 것으로 보아 그녀의 많은 나이가 걸림돌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우연치 않게 영어 학원 보조교사 공고를 보고 미친 척(?) 하고 지원을 한 곳에서 연락이 왔고, 간절한 내 바람이 통했는지 아니면 그 동안 자지를 빨고 박히며 갈고 닦았던 주희의 영어 회화 실력 때문인지 면접에서 덜커덕 합격을 해온 그녀였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여름방학 시즌이라 일손이 급해 그녀를 뽑은 것이었다.
그리고 내 예상대로 학부모의 시선을 의식한 학원 원장의 강권으로 그녀는 갈색 톤으로 염색을 했고, 그제서야 귀국한 지 두어 달이 지나 진짜 ‘주희’로 돌아온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영어학원 원장은 여자 분으로 꽤나 서글서글한 분처럼 보였다. 주희는 수업 보조자료를 만들고, 가끔 선생님들을 보충해주는 일을 맡았다. 대상도 초등학생 위주였기에 주희는 자신의 몸매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덜 신경 쓰는 듯 했다. 그리고 여름 방학 시즌이라 눈코 뜰새 없이 바빠졌기에 신경을 조금 다른 곳에 쏟을 수 있어 주희 얼굴 자체에도 다소 생기가 도는 듯 했다. 
눈치가 빨라 사람을 맞춰주는 것에 도가 튼 주희였기에 영어학원 원장은 주희를 점차 신뢰하는 듯 보였다. 나이차이는 열 살이나 차이가 났으나 아이가 여전히 없는 분이었기에 공감대가 통하는 부분이 많았고 점차 언니 동생 사이가 되는 듯 했다. 가끔씩 두 사람끼리 학원 수업이 끝난 후, 술도 한 잔 하고 돌아오는 일이 많았고 어느 새인가 지금까지 보지 못한 주희의 첫 ‘동성’ 친구가 생긴 것 같았다. 그러다보니 점차 부부 동반 모임을 갖게되는 일이 늘어났고, 나 역시 원장 선생님과 원장 선생님 남편 분과 안면을 트게 되었다. 
영어학원 원장 선생님은 전형적인 선생님 스타일 같은 분이셨다. 평범하게 생긴 외모에 안경 뿔테, 그리고 웨이브를 넣은 단발머리를 하고 있었고, 볼륨감이란 일절 없는 몸매에 별 특징 없는 호리호리한 분이셨기에 내 옆을 지나가더라도 금새 까먹을 것 같은 분이셨다. 반면, 남편 분은 키가 작았지만 살과 근육이 함께 많은 근육돼지 같은 스타일에 살이 좀 더 많은 느낌이었다. 어릴 적에 유도를 했다고 가끔 수줍게 말씀하시던 남편 분은 자신이 의도하는 대로 가슴을 움직일 수 있을 만큼 근육이 발달한 분이긴 했지만, 사실 옆에서 밀면 굴러갈 것 같이 통통했기에 원장 선생님과 달리 눈에 꽤나 튀는 스타일이었다. 말빨도 재치있었고, 특히 뚱뚱한 자기 자신을 개그 소재로 삼아 한 방씩 터뜨리는 유머코드를 가지고 계신 분이었다. 
나는 으레 주희를 보게 되면 흑심을 품을 줄 알고 기대 반 걱정 반을 했지만, 남편 분은 주희에게 특별히 관심이 있어보이지 않았고, 그저 사람을 좋아하시는 분으로 느껴졌다. 내 변변치 않은 직업을 말했을 때에도 전국을 돌아다닐 수 있어서 부럽다며 학원을 하고 있는 와이프 때문에 자기는 한 곳에 틀어박혀 있는 자신의 처지를 진심으로 한탄하기도 했고, 자신의 아내를 향해 너 때문이라며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직업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 같지 않았다. 이런 사람들과 일했던 주희는 점차 학원 문 열기 전에도 원장 선생님과 함께 사우나를 간다든지 네일을 받으러 가든지 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듯 했고, 월급은 백 만원 언저리였지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행복을 느끼는 모습에 참 고마웠다. 
주희가 잘 풀리기 시작할 무렵, 나 역시도 조금 숨통이 트이고 있었다. 내 밑으로 신입 직원이 몇 명 더 들어오면서 까다로운 몇 곳을 신입이 가지고 갔기에 나는 주희가 내 옆에 있어서 행운이 나한테도 오는 듯 싶었다. 게다가 신입 중 한 명이 한 때 암흑세계(?)에 발을 담궜던 적이 있어 접대에 대해 인맥이 넓은 듯 했다. 그래서 조합장이 그 신입이 소개해주는 접대의 클래스에 만족하면서 자연스레 나를 포함한 다른 사람은 접대에 대한 스트레스를 조금 덜 수 있었다. 
게다가 입사할 때 돌싱이라고 했던 나였어서 주희와 함께 있을 때 마주친다면 또 주희를 소개해야되는 번거로움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나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면 적어질수록 나에게는 훨씬 부담이 덜했다. 
하지만 장거리 출장이 잦았던 나는 퇴근시간이 역시나 들쑥날쑥했고, 그에 맞춰 주희는 원장 선생님과 더욱 친밀해지는 듯 했다. 그리고 원장 선생님이 소속된 여자들 모임에도 참석하기 시작하면서 주희는 얼굴을 보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그래도 간식이나 도시락을 정성껏 챙겨주는 주희의 모습과 점점 예전과 같이 외향적인 성격을 찾아가는 모습이었기에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여자들끼리 놀아도 재미있다는 거는 태어나서 처음인 듯 싶어~”
간만에 주희와 둘러앉아 소주 한 잔을 곁들인 늦은 야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주희가 싱긋 웃으면서 얘기를 꺼냈다. 주희는 살 뺄 생각이 더 없는지 학원 스케줄로 인해 늘 늦게 끝나면서도 내가 퇴근을 한 날이면 꼭 야식을 사가지고 돌아오곤 했다. 에어컨이 나오는 바로 밑바닥에 두어개씩 모아두던 매일 아침 공짜로 나눠주는 신문지를 여러 장 깔고, 에어컨을 틀어놓아도 더워서 그런건지, 아니면 편하게 먹으려는 건지 속옷을 전혀 입지 않은 채 끈 나시와 바닥에 앉으면 보지가 보일 정도로 짧은 헐렁한 바지만을 입고 야식을 먹기 시작했다. 
“니가 아줌마가 되었다는 뜻… 윽!”
옆에 앉아 티비에서 예능을 보며 야식을 먹던 주희는 예전처럼 주희의 펀치가 내 복부에 작렬했다. 
“아줌마는 아이가 있어야 아줌마지~ㅋㅋ”
“그럼 넌 뭔데?”
“글쎄… 미시?ㅋㅋㅋ”
“그거 조금 이상한 단어 아니야? 야동에 나오는?ㅋㅋㅋ”
“니가 이상한 거지ㅋㅋ 무튼 야한 얘기가 얼마나 재밌는지 웃겨 죽을 것 같애~”
“근데 아무래도 니가 거기서 원탑일 듯 싶은데?ㅋㅋㅋ”
“원탑은 아니고ㅋㅋㅋ 백인 얘기해달라고 조르긴 해~ㅋㅋ”
“원장쌤 눈치 안보여?”
“언니?ㅋㅋ 원장언니가 말빨 원탑이야~ㅋㅋㅋㅋㅋ”
“응?”
무슨 소린가 싶었다. 외형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을 것 같았는데 왜 주희와 급속도로 친해졌는지 알 것 같았다.
“언니가 호빠를 그렇게 좋아하더라~ㅋㅋ 몇 번 따라가 봤는데 어우~ 장난 아니더라궁ㅋㅋ 그리고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음담패설은 내가 이길 수 없을 정도야 ㅋㅋㅋ”
“그런 사람이 교육을 해?ㅋㅋㅋ 대박…”
“에이~ 애들 앞에서는 좋은 원장쌤이지ㅋㅋ”
주희는 야식을 대충 다 먹었는지 내가 다친 다리에 향초에 살짝 데운 오일을 붓고는 천천히 마사지를 해주며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근데… 너도 남자 만난거? 호빠라며?”
“아~ㅋㅋ 요즘도 가끔 연락와ㅎㅎ”
아무렇지 않게 대꾸하는 주희의 모습에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헐!”
“왜? 대화 보여줄까?ㅋㅋ 잘생겼고 몸 좋은 남자가 나한테 연락하는데 마다할 리가 없잖아?”
역시 주희였다.
“야야야~ 그거 너한테 돈 뜯어내려고 하는 거잖아~!”
“ㅋㅋㅋ 돈은 무슨 ㅋㅋ 원장 언니가 나 완전 거지라고 놀려댔는데도 붙어 있는 녀석이거든?ㅋㅋ”
“아 그래?ㅋㅋ 그럼 너 따먹으려고 공사치나보는데?”
나는 일부러 좀더 강하게 말을 걸어보았다. 의도는 뻔했다. 이미 잔 건지 알아보고 싶은 것이었다.
“넘 어려서 ㅋㅋ 죄책감이 ㅋㅋㅋㅋ”
주희의 대답이 가관이었다. 어리지 않았다면 이미 잤을 거라는 얘기였다. 
“어이구? 몇 살인데~”
“스물 한 살…”
“헐! 예전에 동현이… 걔.. 보다도 어린데?
무심결에 동현이의 이름이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순간 놀랬지만, 내가 그 아이와 주희 사이의 관계를 알고 있는 것이 들통날까봐 재빨리 얼버무렸다. 
“ㅋㅋㅋㅋ 그러니까!”
“뭐라고 왔는데?”
“뭐 그냥 밥 먹었냐~ 오늘은 몸이 뜨겁지 않냐 그런 톡이지~ㅋㅋ 자! 봐봐~ㅋㅋ”
“그게 ‘그냥’이라고 말할 수준이냐?”
나는 주희의 말에 토를 달았지만 시선은 건네주는 폰에 어머어마한 집중력이 쏟아졌다.
주희에게 아침마다 잘생긴 자신의 셀카를 보내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가끔씩 샤워 후 자신이 복근이라든지 자지사진도 보내는 것이 보였다. 주희가 자신이 보낸 것은 지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대 남자가 주희도 보고 싶다는 채근을 미루어 주희는 은근 철벽을 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니 사진 보내볼까?”
무심결에 내 속마음이 슬며시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 소리에 나 스스로가 깜짝 놀라 주희의 눈치를 살폈다.
“ㅋㅋㅋㅋ 아 진짜! 쫌!”
속삭이는 듯한 소리였음에도 가까이에 있어서 그런지 주희는 똑똑히 들은 듯, 나를 쳐다보며 싱긋 웃더니 주무르고 있던 내 다리를 꼬집었다. 
“아얏…ㅋㅋㅋ 미안해… 소주 때문인가봐~”
“두 잔 먹었다고 니가 뭐 취했겠어?ㅋㅋ 걍 자연스럽게 장형권이 장형권 한 건데뭐 ㅋㅋㅋ”
너무나 대수롭지 않은 듯이 다 이해한다는 듯 넘어가는 주희였다. 
“뭐~ㅋㅋ 난 좆병신 개변태니까~ㅎㅎㅎ”
“그래서 쪼꼬만 요것이 요렇게 섰어요?”
귀국한 이후 처음으로 주희가 내 자지를 만져주는 순간이었다. 주희 역시 내가 다른 남자로 인해서 흥분하는 내 모습을 보는 것이 흥분되는 듯 했다. 오일이 잔뜩 묻은 손으로 내 반바지 사이를 타고 들어와 팬티를 열고 커져있는 내 자지를 조물거렸고, 아래에서 내 눈을 올려다보며 아랫입술을 이로 지긋이 깨무는 주희의 야릇한 표정과 끈 나시의 끈으로 버티기 힘든 주희의 풍만한 가슴이 쏟아질 것 같은 포즈에 나는 금새 팬티 속에서 폭발하고 말았다. 
“형권이 쪼끄매도 양은 엄청 많네 ㅎㅎㅎ”
꿀렁거리며 정액이 나오는 와중에도 주희는 조물거리는 손을 멈추지 않았고, 자신의 손에 묻은 내 정액과 오일을 핸드크림 ���르듯 손에다가 비비며 냄새를 맡더니 나를 보며 야시시한 미소를 짓는 주희였다.
“후우… 쌓여서 그렇지…”
정액이 묻은 손의 냄새를 맡는 주희의 행동에 너무나 큰 쾌감을 느낀 나는 벽에 스르륵 기대버렸다. 
“으이긍ㅋㅋㅋ 마사지 내일 또 해줄게… 아! 내일은 퇴근 안하나? 그럼 모레~ ㅋㅋ 난 손 씻고 담배나 한 갑 사러 나가야겠당~”
주희의 가슴은 이미 쏟아질대로 쏟아져 유두와 유륜이 밖으로 드러난 상태였다. 하지만 손에 묻은 정액 때문에 주섬주섬 일어섰음에도 옷을 바로하지 못하고 가슴이 출렁거리며 밖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가슴을 드러낸 채 싱크대로 가서 세제로 한참을 씻어낸 주희는 수건으로 손을 닦고는 나를 향해 걸어오면서 그제서야 가슴을 한 쪽 씩 잡아 옷 안으로 집어 넣었다. 
“나 갔다올게~”
주희는 널부러져 있는 나를 쳐다보며 싱긋 웃더니 폰만 챙겨 그대로 현관으로 걸어나갔다. 
“야~ 그렇게 나갔다가 오게? 여기 한국이야!”
주희는 방금 나에게 딸을 쳐주고 정액 냄새를 맡으면서 다소 흥분했는지 유두가 솟아있었던 터라 패드가 없는 끈 나시 위로 꼭지가 서 있는 것이 다 보일 정도였고, 워낙 짧은 바지가 헐렁했기 때문에 살이 찐 주희의 엉밑살이 걸을 때마다 아래로 처져 실룩거렸기 때문이었다. 
“괜찮아 팔짱끼고 갔다오면 돼~”
미국 생활이 길지 않았음에도 자신이 편하면 괜찮은 문화를 금새 흡수한 듯 대수롭지 않게 쪼리를 끌고 나가버렸다.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주희가 톡으로 사진 하나를 보내왔다. 눈을 가늘게 뜨고 혓바닥을 내밀어 섹시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서 가운데 중지 손가락을 혓바닥에 가져다대 뭔가 뇌쇄적인 사진이었다. 그리고 그 밑으로 터질 것 같은 가슴과 가슴골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을 감상하자마자 날아오는 하나의 톡. 사정의 피곤함으로 인해 널부러져 있던 나 조차 일어나게 만든 톡이었다.
/이거 걔한테도 보냈어 ㅋㅋㅋ/
주희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아마 나보다 먼저 사진을 보냈기에 먼저 그 남자가 먼저 전화를 걸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봤다. 나는 서둘러 팬티와 반바지를 갈아입고 찝찝했지만 주희의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밖으로 나섰다. 
큰 단지였지만 단지 내 상가에 있는 편의점으로 갔다고 생각해 그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리고 날이 더워서 그런지 은근히 새벽 한 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임에도 종종 사람이 있었다. 술에 약간 취한 남자들이 서로 웃으며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혹시 주희를 본 게 아닐까 생각이 자꾸 들었다. 엉덩이를 흔들며 걸어가는 주희의 모습이 보였다. 한 손으로는 폰을 귀에 대고 통화를 하는 것 같았고, 나머지 한 손은 반대편 팔을 잡았는지 뒤쪽에서 보이지 않았다. 사람이 지나갈 때는 가슴을 가리기 위해서 그런 듯 싶었고, 사람이 지나가면 손을 풀어 자연스레 팔을 흔들며 걷기를 반복했다. 시간차를 두고 들어간 편의점에서 알바생이 두리번거리며 안쪽을 쳐다보는 듯 하더니 내가 문을 여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나를 맞이했다. 검지 손가락을 들어 조용하라는 제스처를 취하는 것을 보아 아무래도 안쪽에 들어간 주희의 모습을 보려했을 것 같았다.
“응~ 나중에 한 번 기회봐서 놀러가든지 할게~ 아 뭘 또~ㅋㅋ 됐거등! 안 봐! 안 본다고!!ㅋㅋ”
주희는 다소 업이 된 듯 전화를 하는 목소리가 크게 들렸다. 영화를 같이 보자는 말을 한 건지 뭔가 권유를 한 듯 싶은데 계속적으로 안 본다는 말을 반복하더니 웃으면서 통화를 끝냈다. 
“말보로 xx이랑 xx 한 갑씩 주세용~”
드디어 주희가 과자 몇 개를 들고 계산을 하러 계산대로 갔고, 나는 멀찌감치서 주희의 옆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주희의 처진 가슴이 너무나 야하게 보였다. 지금은 팔짱을 끼고 있지만 결국 물건을 받을 때는 팔짱을 풀 것이란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주희는 담배와 과자를 계산해주는 알바생을 쳐다보면서 싱긋 웃었다. 그리고 조금 더 자극을 하려는 건지 갑자기 생각난 듯 상체를 갑자기 숙이더니 카운터 밑에 있는 콘돔을 하나 꺼내 계산대에 올렸다. 주희의 일거수일투족을 눈으로 따라가는 알바생은 꼼짝도 하지 못하고 콘돔도 집어 스캔을 마쳤다. 
“수고하세용~”
주희는 폰 케이스에 들어있는 카드를 꺼내 계산을 하고는 봉지에 담긴 물건들을 팔에 끼고는 종종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와~ 씨발… 아저씨도 보셨죠?”
소주 한 병을 골라온 나는 술 냄새를 풍기며 계산대로 갔더니 그 동안 종종 술을 사면서 안면을 터, 내가 혼자 살고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내가 주희의 남편이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채 소주를 스캔하면서 나한테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다.
“응~ㅋㅋ 외국인 아니야? 피부도 까무잡잡하던데… 동남아인인가?”
“그건 잘 모르겠는데 ㅎㅎ 나를 쓱 올려다보더니 가슴골 다 보이게 숙여서 콘돔을 집는데 와~ 근래에 본 여자 중에 색기가… ㅎㅎㅎ”
“존나 박아줘야 되는데~ 나 같은 놈은 뭐~ 눈길도 안 주것지~”
일부러 나는 신세한탄을 했다. 사실 예전부터 내 신세한탄을 들어 주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내 신세가 좋아진 것을 상상이나 했을까. 
“ㅋㅋㅋㅋ 술이나 드시고 주무세요 아저씨~ 아… 전화번호나 물어볼걸… 이 단지에 사나?”
나는 주희의 뒤를 밟아야 했기에 더 많은 얘기는 나누지 못하고 얼른 소주를 집어들고 문을 나섰다. 그리고 속으로는 이 단지에 사는 게 아니라 내 집에 산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섹시한 주희의 모습에 뿌듯했고, 흥분감이 가득했다. 주희가 호빠에서 만난 남자에게 사진을 보내고 통화를 했다는 것이 별 신경이 쓰이지 않을 만큼 두근거렸다. 
잰 걸음으로 주희의 뒤를 따라 가니 전화가 울렸다. 주희였다.
“전화했지?ㅋㅋ”
“응~ 호빠남이랑 통화했구나?ㅋㅋ”
“담배 한 대 피고 들어가려고 놀이터에 앉아 있어~ㅋㅋ”
“거기 은근 사람 많을텐데?”
“안 그래도 호빠 그 새끼보다 어린 애들이 나 쳐다보고 난리다 ㅋㅋㅋ”
“내가 가서 니 번호 따는 척 대시해야겠네~ㅋㅋ 존나 아쉬워할걸 ㅋㅋㅋ”
“아~ 한국에도 나 같은 사람 좋아하는 남자들 많구나ㅋㅋㅋ”
“당연하지~ 그렇게 벗고 다니는데 눈 안 돌아가는 사람이 어디있겠어?ㅋㅋ”
“그래도 마른 사람 좋아하잖아~”
“내가 너 좋아하잖아~ 그럼 됐지!”
“아이구~ 니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옴?ㅋㅋ 많은 남자들이 나 따먹는 걸 제일 흥분하는 새끼가?ㅋㅋㅋ”
“아이구~ 니 입에서도 그런 말이 나옴?ㅋㅋ 많은 남자들 시선 받는거 제일 흥분하는 울 자기가?ㅋㅋㅋ”
나는 주희가 한 말을 고대로 복사해서 돌려주었다. 
“어쭈~!ㅋㅋ 끊어!ㅋㅋ”
내가 놀이터로 다가오는 것을 보았는지 웃으며 전화를 뚝 끊는 주희였다. 놀이터에는 중고딩처럼 보이는 남녀 학생들이 예닐곱 명이 앉아서 투닥거리며 낄낄 거리고 있었다. 여자가 둘 뿐이라 비율은 남자가 훨씬 많아 보였다. 
“니가 가보라고~ㅋㅋ”
어떤 남학생이 몸을 홱 일으키며 놀려대는 것을 지나쳐 나는 그네에 앉아 있는 주희에게로 걸어갔다. 
“저기 불 좀 빌릴 수 있을까요?”
나는 그네를 지탱하는 봉 옆에 서서 담배 하나를 꺼내 담배를 피고 있는 주희에게 진지한 표정으로 물어봤다. 
“아! 네~ 여기… 큽…”
주희는 내 표정이 웃겼는지 상황극을 받아주면서도 터지는 웃음은 참지 못한 듯 싶었다. 하지만 바로 웃음기를 거두고 담배 한 모금을 더 빠는 주희였다. 
“씨발~ 뭐 저런 새끼도 대시하냐?ㅋㅋㅋ”
어떤 남학생이 내 얘기한 것을 들었는지 한 마디 중얼거렸다. 
“냅둬~ 좀… 아줌마 아저씨 연애하는데 왜 우리가 껴들어?”
어떤 여학생이 핀잔을 주는 소리가 들렸다. 
“존나 찌질이 같은 새끼가 존나 섹시한 누나한테 껄떡대니까 좀 비위가 상해서 그러는 거 아냐!”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사람이 보는 우리의 모습은 별반 차이가 없어보였다. 
“제가 찌질한가요?”
나는 다시 주희에게 얼굴을 돌려 이야기를 꺼내는 척 물어봤다.
“네~ 좀 그러신 듯 하네요.. 큽… 뒤끝이 꽤 강하세요…”
주희는 이 상황이 자신에게 너무나 재밌는 듯 했다. 
“저기! 누나~ 저희도 불 좀 주세요!”
그 때 짝이 없는 듯 보이면 남자 학생 너덧 명이 우르르 몰려와 주희 주변을 둘러싸더니 불을 달라고 조르고 있었다.
“야! 잠깐만… 너희들 몇 살인데?”
주희가 한 마디하며 제지하려 했다.
“먹을 만큼 먹었으니까 신경쓰지 말구요오~”
“먹을 만큼 먹어도 안되는 건 있는 거거든?”
그냥 불만 붙여주면 되는 상황인데도 일부러 슬슬 도발하는 듯한 주희였다. 
“안되는 거 없는데?ㅋㅋ 야~ 요즘 우리가 안되는 게 뭐가 있더라?ㅋㅋㅋ”
“하나 있네~ 노브라로 나 따먹어주세요 하고 앉아 있는 걸레년한테 라이터 못 빌리는거? ㅋㅋㅋ”
요새 애들 언어능력은 ‘상향패치’된 것이 확실했다. 
“어이 친구들! 그 숙녀분 냅두고 이거 써~”
나는 주희를 뭐라고 하는 것에 대해 슬몃 위기감을 느꼈는지 술을 두어 잔 해서 없던 용기가 생겼는지 평소라면 가만히 있었을 상황에서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들었다. 
“아이 씨발~ 아저씨는 좀 집에 가세요~ 눈치 존나 없네…”
“아저씨 영화 너무 많이 봤네…”
“아저씨가 뭐 이러면 이 누나가 고맙다고 오늘 밤에 씹 한 번 준대요?ㅋㅋㅋ”
“아저씨 때문에 우리가 이 누나 구해주러 온 거 아니야! 이 누나가 이렇게 싫어하는 티를 내는데도 왜 안 가고 서 있어?”
졸지에 나는 싫어하는 티도 못 알아보는 나이만 먹은 찐따가 되어버렸다.
“아 뭐라는거야! 어이! 가~ 너네들끼리 가서 놀아~ 누나는 누나 알아서 담배피다가 집 갈테니까!”
그 때 주희가 나섰다.
“와~ 저 찐따 편 들어주는 거 봐…”
“가자 가!”
주희의 박력(?)에 파릇파릇한 학생들은 자기들이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내가 뭐 이러면 찐따 아저씨 고맙다고 오늘 밤에 좆 한 번 대줄거에요?ㅋㅋ”
주희는 학생들이 멀어지자 학생 중 한 명이 했던 말을 패러디 해서 소근소근 나한테 날렸다. 
“하하하하…”
나는 그 순간 너무나 빵 터져서 너무 크게 대놓고 웃어버린 것이 화근이 되었다.
“와~ 씨발 존나 열 받네… 쪼개?”
갑자기 돌아가던 학생 한 명이 나한테 소리를 지르며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나는 소리가 귀에 들린 것과 동시에 왼쪽 얼굴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이어 복부를 강타하는 고통을 느끼며 한동안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뭐하는 거야!”
“아 씨발… 야! 튀어…”
주희의 다급한 외침이 가물가물 들려왔고 경비원인지 누군가가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자 나를 둘러쌌던 학생들이 도망가는 듯 했다. 
“커윽… 커어… 퉷…”
나는 모래 밭에서 쓰러져 뒹굴었고, 절로 고통에 신음소리가 튀어나왔다. 입안이 터졌는지 입 안 가득 찬 비릿한 피를 모래밭에 뱉어냈다. 
“아이고… 저저… 쓰레기 새끼들이… 민원을 넣어도 안되고… 아저씨! 괜찮아요? 아… 우리 옆 동 사는 아저씨네!”
경비원인지 주희에게 다가와 자초지종을 물었다. 
“괜… 괜찮아요…”
나는 몸을 돌려 주희 쪽을 바라봤다. 주희는 왼쪽 나시티 끈이 흘러 내려 왼쪽 가슴이 절반 이상 드러나고 있었지만 그 난리통에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가릴 생각도 못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를 바라보는 주희의 표정은 괴상망측했다. 한 얼굴에 걱정과 웃음에다가 발그레 달아오른 표정과 빨딱 서있는 꼭지까지 설명할 수 없는 상태였다. 아무래도 나한테 친 개그의 여파가 아직 남아 있는 가운데 내가 웃다가 처맞았으니 웃기기도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약간 발그레 달아올라 있는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아가씨… 이 남자 누군지 알아요?”
“아… 아뇨… 전 이만…”
심각한 표정의 경비원 아저씨 때문에 웃음이 터지는 것을 더욱 참기 어려워지자 몸을 돌려 먼저 떠나려는 듯 했다.  
“거참… 아가씨 전화번호 좀 줘봐요~!���
하지만 경비원 아저씨가 돌아서려던 주희를 제지했다.
“네?”
“딱 봐도 이 아저씨가 아가씨 보호해주려다가 맞은 것 같은데 만약에 저 학생들이 잘못 없다고 발뺌하면 증언은 해줘야할 거 아냐… 요즘 세상이 어지러워서 그냥 내빼는 여자들이 많아서…”
“아… 네네… 공일공…”
주희는 엉겁결에 옆 동 경비 아저씨에게 전화번호를 줬다. 나를 쳐다보며 전화번호를 불러주는 틈새에 경비원 아저씨는 주희의 사진까지 찍어댔다. 아저씨가 찍는 각도에서는 주희의 가슴골과 꼭지까지 보일 것 같았다. 
“어? 왜왜… 사진은 왜요?”
주희는 순간 당황한 듯 그제서야 자기 옷 매무새를 만지며 흘러내린 끈을 다시 올리고는 팔짱을 껴 가슴을 방어하기 시작했다. 
“한 번도 못 보던 얼굴이라… 여기 아파트 사는 분 아닌데 또 상가 쪽 편의점 가려고 왔죠?”
주희 팔에 껴 있는 봉지를 툭툭 치며 짜증을 내시는 아저씨였다.
“아… 잠깐 담배…”
“거봐… 참… 단지내 외부인 출입 금지라니까 거 참 말을 안 들으시네… 얼른 가봐요~ 이 아저씨는 내가 데리고 갈테니까… 1xx동 아저씨! 일어날 수 있겠어요?”
그렇게 주희의 사진과 전화번호까지 가져간 아저씨는 나에게 다가와 등을 잡아 천천히 일으켜 주었다. 주희는 또 다시 웃음을 참으려는 듯 고개를 푹 숙이면서 재빨리 놀이터를 빠져나갔다. 
“세태가 말세여~ 이만 하기가 다행일세… 그냥 애들 담배피거나 해도 냅둬… 요새 뉴스도 못봤어? 성폭행 당할 뻔 할 여자 구해줬다가 없어져가지고 콩밥 먹은거?”
아저씨는 나를 천천히 일으켜 부축해주면서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셨다. 
“아… 눼에…”
얼굴이 부어오르는지 말이 어눌하게 나왔다.
“아 그건 그렇고… 아까 그 여자분한테 점수 좀 따보려고 그랬던 거쥬?ㅋㅋㅋ 크~ 자꾸 성폭행이 많아진다고 하는데 사실 아까 그 년처럼 입고 다니는데 안 당하면 이상한거지… 부라자도 안하고 가슴 덜렁덜렁 다 내놓고 따먹어 줍쇼 그러는데 안 그려?”
“그.. 그건…”
“무튼 나중에 뭔일 생기면 나한테 오라고.. 내가 전화번호도 있고 사진도 찍어뒀으니까… 혹시 입안 찢어진 것 같으면 병원 한 번 가보셔~”
어느 새 내가 살고 있는 동에 도착하자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주고 복도를 나가셨다. 
“아 씨발 존나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비번을 치고 집안에 들어서자 주희는 자지러지게 웃기 시작했다. 
“남표오니 마잣는뒈 우슴이 나오우냐아?” 
밝은 집 안으로 들어오니 내 모습은 더 가관이었다. 옷에 핏자국이 꽤나 많이 튀었고, 온 몸이 모래 투성���였다. 
“빨리 들어가서 씻고 나와… 니 상태가 어떤지 씻고 나서 봐야겠다!”
주희는 투덜거리는 나를 현관 옆 욕실로 밀어넣었다.
옷을 벗으니 복부에는 멍이 시뻘겋고 올라오는 중이었고, 얼굴도 부어올라서 몰골이 끔찍했다. 불행 중 다행인지 입 안에 피는 조금씩 멈추는 듯 했고, 입을 조금 벌려 칫솔질로 대충 입 안에 있는 피를 대충 씻어내고 샤워를 한 뒤 밖으로 나왔다. 
“어이구… 울 병신 남편 완전 병신됐네! 다리도 안 성하면서 배랑 얼굴까지 그러면 어쩔거야!”
속상하다는 뜻의 말인 것 같았는데 얼굴은 웃고 있었다. 되게 얄미웠다.
“야! 근뒈에 내가 마꼬 있는데 너는 월굴이 발그레하고 꼿지가 꼿꼿이 서서… 흥분대디?”
“뭐래 ㅋㅋㅋ 야! 얼른 침대에 누워봐 내일 출근은 해야될 거 아냐!!”
매운 손으로 내 팔뚝을 후려치는 주희는 나를 침대로 밀어버리고 냉장고에서 계란 하나를 꺼내왔다.
“누워봐… 속상하게 이게 뭐야… 앞으로 또 처맞아라? 응? 니 처맞느니 차라리 내가 보지를 대주는게 낫지!”
주희는 내 옆에 누워서 계란을 내 볼 위에 굴려주었다. 시원한 느낌의 계란이 문질러주자 다소 통증이 가라 앉는 느낌이었다. 
“…뮈쳣니?”
내가 맞는 것을 대신해서 주희가 보지를 대준다는 상상을 했지만 내 입에서는 역시나 속마음과 다른 말이 튀어나왔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븅신아… 말 하지마! 계란 깨진다…”
몸이 천근만근 같았던 나는 깜빡 잠에 빠져들었다가 어느 순간 눈을 번쩍 떴다. 주희는 옆에 누워 또 큼직한 자지로 자위를 하고 있었다. 
나는 또 그러려니하고 눈을 감고 다시 잠에 빠지려는데 주희가 신음성으로 속삭이듯 내지르는 소리가 내 잠을 송두리째 깨워버렸다.
“존나 패버려 씨발… 아앙… 존나 조아…”
나는 의심의 여지 없이 주희가 내가 맞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라 느껴졌다. (이 때는 단지 주희가 순간적으로 흥분했던 것으로 넘어갔지만 주희에게 있어 내가 자신의 보지에 담긴 다른 남자의 좆물을 빨아 먹는 것과 같이 굉장히 흥분을 느끼는 또 다른 성향이라는 것을 완전히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난 후였다.) 
다음 날, 나는 몸살이 났을 경우에 ‘온 몸이 두들겨 맞은 것 같아’의 진짜 버전을 느끼고는 눈물이 날 정도였다. 몸을 일으킬 수도 없을 정도로 아팠던 나는 응급실에 가서 진통제 주사를 맞고는 겨우겨우 출근을 했다. 고속도로는 그나마 덜했지만 트럭을 운전하면서 흔들릴 때마다 욱신거림에 식은 땀마저 났다. 
“까똑!”
부어 오른 얼굴을 보던 다른 사람들의 대꾸를 평소처럼 무안한 표정을 지으며 무시(?)한 나는 장부만 확인을 하고 차에 와 기다리고 있었다. 물건이 실리는 동안 잠깐 쉬는가 싶었지만 역시나 금새 출발해야 된다는 말에 나는 몸을 운전대에 구겨 넣었다. 물건을 싣고 출발하려 하자 트럭 조수석에서 낯선 톡알림음이 들려왔다. 평소의 나는 톡이 올 사람이 없었기에 알림음을 설정해 두지 않는터라 의아했다. 잠시 차를 옆으로 세우고 몸을 힘겹게 움직여서 봤더니 주희 폰이었다. 아침에 시간이 없어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까지 트럭을 끌고온 내가 걱정이 되어 타고 오고는 핸드폰을 까먹고는 시간이 맞지 않아 나는 바로 회사로 움직였고, 주희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음을 알아차렸다. 
주희의 핸드폰을 열어보니 나와는 달리 카톡 숫자가 200개가 넘어가 있었다. 나는 세 자리 숫자가 주는 어색함을 가지고 카톡 아이콘을 누르니 채팅이 엄청 많이 와있었다.  개인톡 뿐만이 아니라 단톡이 꽤나 많았다. 주희에게 ‘요즘 잘 지내요?’, ‘밥 먹었어요?’ 라는 개인 안부 톡에서부터 ‘만나자’, ‘술 마시자’, ‘보지 안 근질거리냐?’ 같은 상스러운 톡도 보였다. 주희가 귀국해서 폰 번호를 바꿨음에도 주희 전화번호부에 번호가 남아 있어 그런지 그 중에서도 예전에 만나던 남자들 이름도 볼 수 있어 아직도 연락을 하는 것에 대해 은근한 흥분감이 들었다. 다시 채팅창을 올려 오전에 울렸던, 제일 최근에 온 톡이 무엇인가 봤더니 단톡방에서 올라오는 공지사항 같은 것이었다. 톡을 올려보자 단톡방을 리드하는 사람은 언니라고 저장되어 있는 사람이었다. 너무 오래 출발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우선은 출발을 했고, 시내에서 빨간불에 멈춰설 때마다 카톡을 켜서 그 동안 나누었던 대화들을 볼 수 있었다. 
평소라면 빨간불이 너무나 짜증이 났었는데, 그날 따라 빨간불이 기다려질 정도로 쇼킹한 얘기들과 사진들을 볼 수 있었다. 
남자들만 여자 몸매를 보고 눈이 돌아간다는 말은 적어도 주희가 소속된 단톡방’들’에서는 거짓말인 것 같았다. 호빠에 나오는 남자들 정보들이 기본적으로 올라오고 있었고, 좆이니 등 근육이니 같은 색스러운 말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눠지고 있었다. 그리고 자기들이 경험했던 경험담들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건 마트에 갔는데 어떤 남자가 자기에게 번호를 물어보다가 남편이 와서 뭐하냐고 쫓아보낸 것이 원망스러웠다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단톡방도 있었는데 유부남, 유부녀들의 단톡방이었다. 우선 가입 조건이 알림창에 올라와 있었는데 남자는 가입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반면, 여자들은 단지 매니저와 통화 이후 가슴 혹은 아랫도리에다 자기 별명을 적은 것을 찍어 보내면 가입이 되는 것이었다. 주희도 군데군데에 대화에 참여했던 것으로 보아 아마 가입절차를 거친 듯 했다. 
어떤 사진을 찍어보냈을까 궁금하면서도 얼핏만 봐도 유부남녀가 모여 있는 단톡방에서는 수위가 상당히 쎈 듯 해보였다. 남성들의 사진은 올리는 것이 제한되어 있는 듯 했지만 여성분들의 사진은 제한이 없는 것 같았다. 팬티나 브라만 하고 야한 자세를 취한 뒤 찍은 사진을 올린 여성 분들이 꽤 있었다. 그리고 어디 사는지 신상 정보가 수시로 오가고 있었고, 가까이 사는 사람인 경우에는 그 곳에서 즉석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가끔 가다가 만남 인증같은 사진이 올라와 있었는데 여성 분의 가슴과 보지가 적나라하게 찍혔는데 남자의 자지가 보지에 박혀 있는 사진, 아니면 여성 상위 체위로 보지와 자지가 합쳐진 상태를 클로즈업 한 사진 등등이 단톡에 올라와 있었고, 그런 사진 밑으로는 부러움 섞인 댓글들이 엄청나게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솔직(?)한 내용의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것이었는데 군데군데 주희의 반응에 나는 슬금슬금 흥분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울 남편 거?ㅋㅋ xx님이 훨 크지~”
“가까이 사는데 진짜 벙개 한번 해야겠당~”
나는 조금 돌아가더라도 주희의 모임 생활(?)을 위한다는 핑계로 학원에 들러 폰을 주고 가려고 원장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첫 번째 전화 시도는 전화가 닿지 않았지만, 두 번째 전화 시도에는 통화가 되었다.
“xx 누님, 주희 남편 형권입니다!”
몇 번의 만남에 호칭이 다소 편한 호칭으로 바뀐 상황이었다. 
“으흐응~ 제부~! 주희 찾지? 잠시만~ 흐응!”
약간의 들튼 숨소리가 전화기 상으로 흘러나오는 듯 해서 왠지 모를 긴장감이 들었다. 
“어! 형권~ 무슨 일이야?”
잠깐의 시간이 지나 주희가 전화를 건네받은 듯 했다.
“너 폰 떨어뜨리고 가서 가져다 주려고~ 학원 아니야?”
“아~ 그럴 필요 없는데… 학원에서 지금 일 하는 중이야~ 잠시만요 언니!”
주희는 같이 있던 원장 언니에게 잠깐 이야기를 건네는지 약간 멀리서 소리가 들려왔다.
“야! 사실~ 나 학원 아니야… 언니가 마사지좀 받자고 해서 언니 아는 마사지 샵 왔어…”
주희가 잠깐 뜸을 들이며 자리를 이동했는지 시간이 지난 후에 소근거리는 소리로 나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 그래? 근데 왜 소근 거리면서 얘기해?”
“아~ 언니가 비밀로 하자고 했거든… 형부 알면 안되니까 너 그냥 잘하는거 있지? 입다물고 있는거? 그거 해!”
“너 또 뭔가 있구나?”
“응~ 간만에 좀…ㅋㅋ 미안해~ 말 안했지? 오늘 니가 얻어맞고 새벽부터 응급실 가느라 정신이 없었네…”
주희는 순순히 얘기해주었다.
“근데… 너 까똑 알림 계속 오길래 잠깐 봤는데 장난 아니더라..?”
“아~ 그거? 거기 상 또라이들 밖에 없는데.. 언니 소개로 가입하게 됐어~ 사실 여기 마사지 받으러 온 것도 그 단톡에서 만난 사람이야~”
“헐! 진짜? 그럼 그 사람도 또라이겠네!”
이런 식으로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흥분감과 묘한 감정이 함께 올라왔다. 
“어.. 그렇게 되나? 근데 자기 마사지샵에서 공짜로 해주겠다고 놀러오라고 한 게 오늘이어서… 쭉 올려보면 3일 전쯤인가? 찾아봐~ㅋㅋㅋ”
주희는 웃으면서 소근소근 이야기를 해주었다. 목소리에는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미안함과 당당함이 함께 섞여있었다. 
“됐어~ㅋㅋ 샵이라니까 뭐… 맞겠지… 찾아보려고 해도 한참 위로 올라가야겠던데? 카톡 오는게 장난아냐..”
“그래서 내가 알림 꺼뒀는데 또 울려?”
“아~ 그 방 말고 다른 카톡방이 울려서 보게된 거지~”
“무튼~ㅋㅋ 나 들어가봐야겠어~ 핸폰은 언니랑 같이 있으니까 괜찮을 것 같아~ 아픈데 쉬면서 일 다녀오고~ㅋㅋ”
“알았엉~”
참 이런저런 곳을 통해서 별 갖은 사람 다 만나고 다니는구나 싶어 헛웃음이 나왔지만, 나름 주희가 한국에 다시 돌아와 조금씩 적응을 하는 것 같아보여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속도로로 트럭을 올렸고, 주희의 카톡 알람도 무음모드로 바꿔두었기 때문에 운전 이외에는 신경 쓰지 않고 한참을 달렸다. 물건을 하차시킨 후, 상차를 기다리는 잠깐 동안 주희의 핸드폰이 생각이 나서 다시 카톡을 봤다. 500이 넘는 숫자가 알림마크에 떠있었다. 다른 단톡도 있었긴 했지만, 왜��지 유부 단톡이 가장 관심이 갔다. 유부 단톡은 500개 중에 300개가 넘는 톡이 올라와 있었다. 
새로운 300개의 메세지를 내려 읽는 순간 깜짝 놀랐다. 
마사지를 받고 있는 여자의 사진이 여러 장이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첫 장의 사진은 군살이 하나 없는 빼빼 마른 여자의 전라의 몸이 오일로 인해 번들거리고 있었다. 마른 몸에 젖꼭지가 볼록 솟아 있었고, 허리에는 남자 손이, 여자의 아랫도리에는 털이 무성한 사진이었다. 
두 번째 사진은 풍만한 여자의 전라의 몸이 오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번들거리는 까무잡잡한 몸에 젖꼭지 역시 볼록 솟아 있었고, 여자의 아랫도리 역시 가려지지 않은 사진이었지만 첫 번째 사진과는 달리 풍만한 가슴을 마사지 하는 순간인지 옆으로 쳐져있는 가슴을 두 손으로 모으고 있었고, 털 역시 제모가 되어 매끈한 아랫도리 세로선이 드러나 있었다. 나는 까무잡잡한 몸매는 주희의 것임을 본 즉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마른 여자 아랫도리에 얼핏 봐도 굵어보이는 자지가 박혀 있는 사진이었다. 
이후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특히 풍만한 여체인 주희를 향한 댓글이 눈에 띌 정도였다. 
 xx형님한테 마사지 받으면 어느 여자라도 다리 안 벌리고는 못배긴다라는 둥, 가슴 수술한 거 아니냐는 둥, 눈 앞에서 보면 만지지 않아도 쌀 것 같다는 둥, 부럽다는 둥 반응도 제각각이었지만 다들 발정난 수컷들처럼 달려들고 있었다. 
xx언니도 먹었냐는 질문이 계속적으로 달리고 있었는데, xx라는 것이 주희의 별명이었기에 잔뜩 흥분한 나 역시 스크롤을 내리면서 궁금함이 극에 달했다.
실시간이냐는 둥 이런 저런 부러움과 상스러운 욕설을 뚫고 사진을 올린 사람의 한 마디가 눈에 띄었다. 
/뒷처리만 ㅋㅋ/
처음에 무슨 뜻인지 순간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아쉬움 가득한 톡들을 내리면서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주희가 옆에서 원장 선생님이 박히는 것을 구경을 했고, 어떤 형태든지 두 사람의 정사가 끝난 후에 주희가 마무리를 해주었다는 뜻이었고, 사진을 올린 남자가 긍정의 이모티콘을 올리면서 주희와 원장 선생님에 대한 욕망과 그 남자에 대한 부러움이 극에 달하더니 드문드문 뒷북치는 톡이 몇 개 더 올라오고 톡이 끝나있었다. 톡을 읽으면서 내 상상 속에서는 주희가 원장 선생님 몸 안에 질싸를 끝낸 남자의 자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씹물과 좆물이 범벅이 된 자지를 입으로 빨아주고 있었다. 
나는 수 십명이 넘는 단톡에서 주희가 딸감이 된다는 것이 너무나 흥분지수를 높이고 있었고, 주희는 끝까지 동참하지 않은 것에 의아함과 함께 고마움이 내 머릿속에서 교차해 설명하기 힘든 감정을 느끼며 차 안에 앉은 상태로 나 역시 정액을 뽑아냈다. 사실 마사지를 공짜로 해준다는 것에서 이상함을 느꼈던 터라 오히려 이런 사진이 올라온 것에 주희를 향한 의심이 완전히 사그라드는 것을 느꼈다. 
그날 나는 밥도 먹지 않고 시간을 아껴가며 배달을 끝내고는 밤 늦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형권이~ 왔어?”
남자의 손길을 느껴서 그런 것일까, 정액을 맛봐서 그런 것일까 평소보다 화사한 주희를 느낄 수 있었다. 주희는 어제 입었던 똑같은 풍만한 가슴을 전혀 받쳐주지 못하는 끈 나시에 헐렁한 바지를 입고 있었다. 
“야~ 단톡 그거 개또라이던데?”
“또 왜!ㅋㅋㅋ 뭔일인데~~”
“너 마사지 받은 사진도 막 찍어서 올리던데?”
“ㅋㅋㅋㅋㅋㅋㅋ 너도 봤어? 아 진짜… 어떻게 오늘 딱 걸리냐 그렇게…”
주희는 순간 무슨 말인가 싶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알아차린 듯 내 말에 갑자기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원장 언니 장난아니시더라… 얼굴에는 전혀 모르겠는데 그렇게 색기가 흐르시는 분인지 몰랐어…”
“오늘 그 언니 두 번이나 박혔어~ㅋㅋㅋ”
“너는?”
“나?ㅋㅋㅋ 궁금해?”
주희가 눈을 찡긋하더니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보이기에 순간 등골이 서늘했다. 카톡과 다른 뭔가가 있는 것인가 싶었다.
“…?”
“몸도 안 좋은데 신랑 여기 누워봐~ㅋㅋ 그리고 확인해보면 되징~ㅋㅋ”
절뚝이며 서 있던 나를 침대에 누인 주희는 갑자기 바지와 팬티를 벗더니 내 얼굴 위에 자신의 보지를 갖다 댔다. 주희가 귀국을 한 뒤, 처음으로 맡아보는 주희의 시큼한 씹물 냄새였다. 물론 오일의 향기가 남아 있었기에 야한 느낌이 더욱 올라오고 있었다.
“좆물 냄새 안나…”
“그치?ㅋㅋ 오늘은 처음 간 곳이라 그냥 나만 질질 쌌어~ㅋㅋ”
은근히 오늘이라는 단어에 꽂힌 나는 주희가 나름 만족했다고 느꼈다. 그리고 다음을 기약한다는 느낌이라 흥분감이 점점 올라오고 있었다. 
“질질?ㅋㅋ 뭐 어떻게 된거야 ㅋㅋ”
“시오후키라고 하던데… 마사지 해주는데 보지에서 물터져나오는 건 오랜만이었다니까?ㅋㅋ”
“어?! 그거… 우리 예~전에 운전강사... 그 분도 너 해주지 않았어?”
예전에 내가 ‘쇼부키’라고 알아들은 그 단어가 그제서야 시오후키임을 알아챈 나는 뭔가 맞아떨어지는 것을 느끼고는 주희에게 물어봤다.
“어! 맞네~ 그랬네…ㅋㅋ 역시! 형권이 넌 나에 대한 거라면 뭐든지 아는구나?ㅋㅋ”
주희는 계속 내 코와 턱에 자기의 보지를 부벼대면서 느끼는 것 같았다.
“당연하지 ㅋㅋ”
“좆물 좀 담아올걸 그랬나? 니가 좆물 빨아주면 존나 질질 싸는데… 하응…”
주희 역시 점점 흥분지수를 높여가고 있었다.
“정주희… 그 피가 어디 가겠어?ㅋㅋ”
“그렇지?ㅋㅋ 나 존나 걸레 맞잖아~ㅋㅋ 씨발 돈 몇 푼이랑 굵은 좆 하나에 홀랑 눈 뒤집혀가지구 미국 경찰한테 너 밟히는 거 보고 존나 질질 싸구~ㅋㅋ 아! 어제 너 학생들한테 맞는 거 보는데도 존나 흥분되더라~ 나도 상또라인가봐~”
주희는 자기 보지를 끊임없이 문지르면서 흥분 지수가 최대로 올라가는 듯했다. 
“미국 생활 하면서 내가 너 그렇게 만들었나보다…”
“하아… 그런가? ㅎㅎ 오는 남자 안 막는 나라서 니가 이렇게 변했고, 병신 짓한 너 때문에 내가 그렇게 변했나보다 ㅎㅎ”
주희는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보지에서 물을 또 왈칵 터뜨렸다. 
“긴가민가 했는데… 어제 니가 고딩한테 맞는 모습을 보고 뭔가 느꼈어… 니가 다른 남자보다 약한 모습이 될 때 나 흥분하는 거…”
절정의 기운을 오랫동안 느끼고 싶었는지 한동안 가뿐 숨만 들이쉬던 주희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 주희 입에서 나오는 말이 어제 놀이터에서의 기묘한 표정을 설명할 수 있었고, 한밤 중에 자위를 했던 주희가 이해가 되었다. 
“너는 내가 다른 남자랑 있는 것에 흥분하고… 나는 니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흥분하고… 이런 식으로 서로가 맞아도 되는 거야?”
주희의 말에 뭔가 자물쇠가 꼭 맞는 열쇠로 인해 철컥하고 열리는 느낌이 들었다. 자물쇠를 풀고 이 문을 열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려움과 궁금증이 함께 닥쳐왔다. (완전히 성향이 정립이 된 것은 조금 더 지난 이후의 일이었다.)
“몰라… 나를 죽이지는 않을까 무섭네…”
나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주희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건 좀 그렇네?ㅋㅋㅋ”
주희는 보지를 그대로 내놓은 채 내 품에 꼭 안겨 잠에 들었다. 나 역시 하루종일 욱신거렸던 통증 하나 느끼지 않고 잠에 빠져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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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drkqsorl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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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내 사진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다만 모델 분의 실루엣과 뒷태(엉덩이), 피부톤, 짧은 다리로 인한 비율까지 제 아내와 매우 유사해 올려둡니다. (제 스스로가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실력이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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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drkqsorl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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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부부 1
초등학교 4학년으로 갓 올라간 이른 봄날. 10실이나 많은 큰 누나 손에 이끌려 갔던 성당에서 처음 본 지금의 내 아내 주희. 처음 주희를 본 그 순간, 주희 주변의 모든 것이 멈춘 듯 했다. 주희가 웃는 모습, 손으로 머리를 뒤로 넘기는 모습. 그렇게 주희가 내 마음 속에 들어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가왔던 3월 14일 화이트데이. 나는 얼마 되지 않았던 용돈을 털어 조그마한 캔디 세트를 샀고, 주희에게 건넸다. 중간에 많은 해프닝이 있었지만 그게 우리의 첫 시작이었던 셈이다. 지금도 내 아내 주희는 가끔씩 묻곤 한다. "너 솔직히 말해! 너 진짜 그 때 나랑 같은 성경학교 반에 있던 수희랑 연희에게는 관심 없었어?"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다소 진하게 아이라이너를 그리고 있는 아내. 다소 짧아 보이는 나시티 때문에 등 반쪽이 드러나 보이고 허리 춤에는 T자 모양의 검은색 줄이 시작하지만 이내 뒤룩뒤룩한 엉덩이 때문에 줄이 파묻혀 ㅜ자로 보인다. 술을 넘 좋아해서 그런가. 한동안 유행하던 애플힙이랑은 전혀 다르게 쳐져 있는 아내의 힙. 내 시선을 느꼈는지 거울을 통해서 내 눈을 맞추며 싱긋 웃더니 묻는다. "음… 아마도? 근데 그 이후에 나한테 답장했던 편지에 내 이름을 뭐라고 적었더라?" 침대 맡에 앉아 있던 난 지그시 웃으며 수 백번 대답했던 같은 얘기를 또 얘기해줬다. "으이구 평생 우려먹어라 이 '형.건.아'" 등을 돌리고 있던 아내가 홱 돌며 쏘아붙인다. 두어번 출렁거리는 슴부먼트. "ㅋㅋㅋ" 4학년 때는 몰랐지만 어른이 된 지금, 아내는 번화가를 지나갈 때, 몇 명 정도는 아내를 훑어보고 지나간다. 아마 주희를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는건 다른 한국 여성들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큰 가슴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작은 얼굴. 비교적 눈과 눈 사이가 좀 멀고 사시도 있지만 (심하지는 않다) 얼굴이 조그매서 앞에서 보면 비율도 나름 괜찮은 편이다. 단지 허리가 좀 길고 아까 말했던 처진 엉덩이 때문에 전형적인 모델 몸매는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주희 말로는 키는 날 처음 만났던 4학년 그 때 키가 이미 165여서 거의 지금 키랑 비슷하다고 했고, 주변 친구들보다 2-3년 빠르게 2차 성징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말해줬다. 추가로, 이미 그 때 A컵 브래지어가 꽉 꼈다는 얘기, 브래지어 끈으로 남학생들한테서 놀림을 많이 받았다는 얘기도 들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처음 만났을 때, 주희 가슴부분이 봉긋 솟아있었다는 것이 어렴풋이 기억이 나긴 하지만 글쎄... 사실 가물가물하다. 지금이야 초등학생들이 성에 눈을 뜨는 나이가 점점 어려진다고들 하지만, 90년대에 초등학생이었던 그 당시 나는 주희의 가슴이나 몸매에 대해 크게 관심이 있었겠나. 오히려 그 당시 봤었던 장모님이 성당에 다니던 분들과 달리 다른 몸 부분에 비해 가슴이 도드라져 보여서 신기해했던 기억이 더 선명하다. 무튼 주희에게 유일한 금지어인 '장모님'이지만, 장모님 유전자가 주희의 C컵의 몸매에 큰 역할을 한 것은 확실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 때는 까무잡잡한 피부에 밝게 웃는 토끼 상을 가진 주희의 모습이 그냥 좋았던 것 같다.
"언제 올거야?" 화장을 다하고 몸매가 드러나게끔 하는 딱 붙는 트레이닝 복을 꺼내는 주희를 향해 조심스레 묻는다. "글쎄... 한두 시간 정도? 왜? 더 오래 있다올까?" 옷장 문 때문에 주희의 종아리와 발만 보일 뿐 부스럭거리는 소리만이 옷을 입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 "아니... 뭐.. 그냥 물어보는거야.." 누굴 만나러 가는지도 속시원하게 말 못하는 찌질의 끝. "내가 너한테 운동하러 간다는 핑계 대고 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오히려 너무 늦게까지 있으면 안된다고 그럴걸?" 검은색 트레이닝 복을 입고 내 앞에서 빙그르르 돌아보는 아내. 엉덩이에 팬티라인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앞에서 보면 도끼자국이 슬몃슬몃 보일 정도다. "응... 알았어~" 오늘따라 생각이 많다. "형권아!" 급 차분한 목소리. "응?" 나는 바뀐 목소리에 적잖게 놀랐다. "오늘 따라 왜 이러실까? 또 우울우울 열매 먹은거?" 내 목소리가 변한 것을 금새 알아차린 듯 갑자기 상체를 굽혀 내 코 앞으로 얼굴을 들이밀며 다가온다. 내가 봤을 때 주희의 왼쪽 눈은 나를 바라보고 있지만 오른쪽 눈은 항상 다른 곳을 바라본다. 이런 모습이 주희로 하여금 약간의 백치미를 느끼게 만든다. 으레 내 시선은 반쯤 잠근 트레이닝복 상의 사이로 쏟아질 것 같은 가슴을 힘겹게 받치고 있는 스포츠브라로 옮겨진다. "어흠.. 아니야 그런거..." 나는 헛기침을 하면서 손사레를 친다. "치... 이런 내 모습 이해해준다면서... 너 이케 우울모드면 나 나가기가 좀 그렇잖아..." 이제 주희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이야기한다. "그럼 오늘은 나가지 말래?" 그래도 내가 먼저인지, 내 말을 들어주는지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랄까? "야! 장형권!ㅋㅋㅋ 그걸 또 곧이 곧대로 들으면 어떡해ㅋㅋㅋ 그건 아니지.. 선약인데ㅋㅋ 물론 너는 모르고 있을 거라고 알고 있는 약속ㅋㅋ" 아니나다를까. 역시나다. "아~ 몰라 짜증나! 갔다오기나 해!" 나는 홱 이불을 뒤집어 쓰고 짐짓 삐진 듯 누워버린다. "하나도 안 무섭거든? 븅딱아ㅋㅋ 그러면서 좆대가리는 아까부터 하늘을 푹푹 찌르겠어 아주 ㅋㅋ" 깔깔거리며 양손을 이용해 내 아랫도리를 찾으려고 이불 위를 쓰다듬는다. "아니거든!" 나는 몸을 동그랗게 말면서 주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몸을 이리저리 비틀어 댔다. 어느 순간, 주희의 손이 멈췄다. 찰나의 정적. 그렇지만 적어도 내게는 많은 의미가 오고 가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고마워 형권아. 이런 나를 이해해주고 끝까지 보듬어줘서...사랑해" 머리 끝까지 이불을 덮고 있는 내 귀에 대고 속삭이더니 몇 초 뒤에 현관문이 쾅하고 닫히는 소리가 났다. 그제서야 나는 얼굴을 이불 밖으로 꺼낸다. 그리고 늘 그래왔듯이 하염없이 또 주희를 기다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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