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ju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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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nge Pl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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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u17 ·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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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 궤적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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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궤4 하다가 그 패턴반복에 늘어짐에 좀 역함까지 느껴서 그만두고, 궤적 다신 안한다고까지 생각했었는데 이번 여의 궤적 스토리가 어른스럽다는 얘기 듣고 속는셈 치고 해봄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웠다
챕터마다 필요없어진 캐릭은 시원시원하게 리타이어하면서 전개되는게, 와.. 궤적이 이랬나? 싶을 정도로 바뀐게 느껴져서 젤 좋았음
지금까지의 궤적에서 젤 필요한게 그런 부분이라고 생각했거든. 캐릭터를 하도 아끼는통에 적 캐릭터마저도 손절을 하나도 안하니까 별 시덥잖은 캐릭터까지도 질질 끌어대는게 너무 별로였음
섬궤에서 아리안로드니 맥번이니 하는 애들도 처음 봤을때만 오.. 싶었지 4편까지 가는 동안 몇 번이나 마주치면서 전투에선 이겼는데도 계속 '크큭.. 이번은 이걸로 봐주지' 하는 전개가 계속되니까 나중가면 포스가 느껴지긴 커녕 걔네들도 좀 웃음벨같이 느껴졌었어서
이번 작도 멜키오르가 처음부터 깔짝대면서 나대는게 그거 생각이 나긴 했는데 적어도 이 작품 하나에서 마무리되서 충분히 허용범위인거 같고
다만 5장까지는 그런 시원시원한 흐름이 좋았는데 종장이 약간 별로이긴 했다.
흩어진 캐릭 하나씩 모으는데 늘어지는거부터 핀치 상황되면 어디선가 동료 등장! 여긴 내게 맡겨! 이러고 있고.. 지겨울정도로 익숙해진 '그' 패턴만으로 채워진게 딱 섬궤보는거 같더라.. 진짜 종장은 섬궤 그 자체였음;
그래도 엔딩이 맘에 들어서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인상으로 끝맺은거 같음. 난 보나마나 그 반의 떡밥은 그대로 남겨둔채로 끝내던지, 아니면 그렇게 사라진 반을 2에서 찾던지 그런 엔딩일줄 알았다. 지금까지의 궤적이 그랬잖아? 근데 적어도 이 이야기 안에서 필요한건 다 끝맺은걸 보고 확실히 궤적이 변하긴 했구나. 하는걸 느끼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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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은 에스텔 이후로 가장 맘에 들었던 주인공이었다. 어른이기에 책임감 있게 행동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궤적시리즈 답지 않은 냉철한 판단을 착착 내리는게. 솔직히 궤적 시리즈에서 적 캐릭터를 죽일 수 있는 선택지가 나올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음.
이런 어른 캐릭터가 진작 나왔어야 한다고 생각해. 플레이어하는 사람은 계속 나이 먹고 있는데 겜은 계속 어린 그대로였으니. 에스텔때야 나도, 게임도 어리기도 했고 로이드땐 에스텔보단 더 나아간 적절한 어른스러움이 있었는데 섬궤에서 학원물 만든답시고 퇴화한게 참.. 아 섬궤 얘기는 그만해야지 욕밖에 안나오니;
아무튼 반의 어른스러움이 이 여궤의 포인트이자 궤적 시리즈 자체를 다시 살려낸 가장 큰 장점이라고까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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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에스 볼때마다 아, 이 게임 그래픽이 이렇게 좋아졌구나 하고 느꼈어. 이 볼륨 표현하며 이쁜 얼굴하며 크... 얼핏 유약해보이지만 사실은 심지가 굳은 캐릭터는 궤적 내에서만도 흔히 보던 유형이라 신선한 느낌이 없어서 그냥 그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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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강해보이면서도 수시로 약한 모습 보였던 일레인 쪽이 더 귀엽게 보였던것도 같고. 2에서 연애루트 같은게 갈리면 난 일레인 쪽 선택할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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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은.. 솔직히 제로의 궤적에서나 보는게 반가웠지 굳이 이 공화국까지 와서 봐��하나 싶은 마음도 좀 있었다. 팔콤 누군가씨의 오너캐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이렇게까지 계속 봐야할 필요는 없잖아.
무엇보다 로리캐 자꾸 나이먹게 하는게 진짜 별로인데.. 적절한 이별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피-도 그렇고 대체 언제까지 끌고갈지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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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이정도가 젤 보기좋지 않나.. 로리캐는 로리캐로 있어줘..
개연성 측면에서도 좀 그런게 리벨에 있다가 크로스벨에 있다가 제국에 있다가 이젠 유학생으로 공화국까지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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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 장면 하나 본것만으로도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했음. 3rd의 그 장면이야말로 렌을 완성시키는 명장면이었는데 그걸 다시 떠올리게 해준것만으로도 크. 나이도 먹을대로 먹어서 어른스러운척은 다 하던 애가 다시 그렇게 무너지는게 꼴림의 측면으로도 아주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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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림하니까 생각난건데 이 장면 보고 궤적에 이제 이런것도 나오는구나 싶었다. 개꼴려..
아르마타의 그 둘은 진짜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죽였는데 얜 진짜 죽일까말까 고민되긴했다. 그리고 그 고민 끝에 결국 죽이는걸 선택함. 이렇게 이쁜 애이니만큼, 죽이는 선택지가 더 흥분되는거 같아서;
근데 정사는 살리는 쪽인지 죽이는 쪽인지 모르겠음. 내 선택과는 별개로 캐릭터 조형이 아���워서 다시 보고싶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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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조형으로만 따지면 시즈나가 궤적 모든 캐릭터를 통틀어서라도 가장 잘 뽑힌거 같음. 이 길게 내리워진 은발하며 멋드러진 태도까지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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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크래프트 연출도 진짜 최고인게 발도의 미학이란 미학은 다 담아낸 느낌; 저 허벅지 트임도 미쳤고.. 아아아
근데 조형과는 별개로 뭐랄까.. 얘도 참 대단한 실력이라는 설정이고 그런데, 여궤까지 와서도 안고쳐진게 그 대단한 애들이 너무 많아. 대통령씨도 대단하고 정보부 에이스씨도 대단하고 파계에 야윈 늙대에 무슨 사상 최강의 엽병이 어쩌고 저쩌고. 그렇게 대단한 애들이 많으니까 역설적으로 걔네들이 다 모이니 다들 별로 대단해보이지도 않음.
아리안로드도 뭔가 첨에 등장할때 묘사된것 치고는 그후에 하도 난다긴다 하는 애들이 많아서 그 강함이 제대로 느껴지지도 않은것처럼, 얘도 솔직히 여궤2 가도 그렇게 대단한 모습은 보여줄거 같지는 않아서 기대는 크게 안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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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는 이 장면 하나에서만 이뻤던거 같다. 티타-티오-피-알티나로 이어진 로리 계보 하나만큼은 궤적의 장점이었는데 이번 로리캐는 그냥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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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아무튼 이래저래 말이 많았는데 궤적 이제 평생 안할줄 알았는데 여궤 때문에 다시 궤적에 복귀하게 된거 같다. 지금도 솔직히 섬궤4 남은 부분이랑 시작의 궤적은 하고싶지도 않고 그런데, 여궤의 변화를 생각하면 남은 시리즈엔 좀 기대를 해볼 수 있을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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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u17 · 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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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올해 즐겼던 것, 접했던 것 중에 기억에 남는 것 적어보기로.
# 게임
- 레드 데드 리뎀션 2
평소에도 좋은 게임, 좋은 이야기는 꽤 자주 접해왔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어 ‘위대한’ 게임을 만나게 되니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말문이 막힌다. GTA 시리즈를 통해 그 오픈월드의 완성도를 익히 알고 있는 락스타 게임이고, 그렇기에 어느 정도의 완성도일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를 대충은 짐작했었지만, 막상 해보면 그런 짐작을 훨씬 뛰어넘은 게임이라고 깨닫게 된다. 단순히 GTA의 서부 스킨이 아니라, 정말로 내가 서부의 한켠에 들어와서, 그 시대의 일부분이 되어 플레이 한다는 감각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는것부터가 최고의 경험이었으니까.
말을 타고 드넓은 초원을 뛰어다니는 해방감부터 시작해서, 라이플로 사냥감을 찾아 쓰러트리고, 가죽을 벗기고, 고기를 구워먹고, 그러다가 날이 저물면 텐트를 치고 장작불 아래에서 몸을 녹이고, 그런 행동 하나하나가 공들여져 만들어져 있다는 것도 감탄하긴 했지만.
무엇보다 이 게임이 최고일 수 있는건, 반 더 린드 갱단과 함께한 아서 모건의 삶 그 자체다. 갱단의 일원 모두가 확실한 캐릭터성을 갖추고 있고, 인게임 안에서 그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상호작용 할 수 있기에 이 게임이 더욱 더 살아있고, 역동적이라고 느낀다. 진행할수록 갱단이 마치 진짜 내 가족같이 느겨지기도 하고,
그런 반 더 린드 갱단에 속한 아서가, 서부시대의 끝자락에서, 격동에 휘말린 갱단에서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를 게임을 진행하며 플레이어가 경험하게 되고, 에피소드가 하나씩 쌓일때마다 자신이 아서에 가까워져 간다고 느낀다. 다른 사람의 레데리 감상을 보면 아서 모건에 동화된다는 표현을 꽤 자주 접하는 편인데, 동화된다는 표현이 게임에 있어 쉬이 쓰일 수 없단걸 알고 있음에도, 이 경험을 동화된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수 없다고도 느낀다.
그리고 그렇게 정규 챕터를 끝내고 에필로그에 들어서면 지금까지의 장면들이 다 하나씩 되살아난다. 마치 그게 내 진짜 추억이었던것처럼, 생생하게. 마치 앨범이라도 펴놓고 하나씩 추억하듯이.
정말.. 하 ㅠㅠ.. 이런 게임이 또 있었을까. 난 지금 생각해도 내가 즐긴 것 중에서 이것보다 더 나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걸 못찾겠어. 이게 내 넘버원.
-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
2010년대에 나온 RPG 명작이라면 스카이림이나 위쳐3 등이 떠오르지만, 이것도 그에 뒤지지 않을만한 갓명작.
그 둘만큼 수려한 그래픽이 있다거나, 이벤트 컷신이 화려하다거나 그런 종류의 게임은 아닌데, 뭔가 굉장히 기본에 충실한 RPG라고 느낀다. 미지의 지역으로 모험을 떠나고, 퀘스트를 하며 레벨을 올리고, 장비를 모으고, 베일에 싸여진 의문을 하나둘씩 풀어가고, 동료와 함께 적과 싸우는.. 그렇게 ���나씩 적어보면 특별할 것 없는 게임같기도 하지만, 이 게임이 특별할 수 있었던건 역시 전투가 무지무지 재미있기 때문인 것 같음.
턴제 게임으로서 지형이라던가 상성, 이런걸 도입한 게임은 많은데, 그게 과연 게임의 일부분으로서 ‘유의미’하게 도입된 게임이 몇이나 있었나 하는걸 생각해보면 이 게임의 전투가 얼마나 대단한지 느끼게 된다. 그쪽을 전문으로 한 SRPG 부류들보다도 오히려 월등한 게임성에 감탄하게 된달까. 육성의 방향도 엄청 자유롭고, 수많은 스킬과 마법들을 조합하며 싸우는게 질릴 틈 없이 재밌어서, 한 번 클리어했는데도, 그 전투를 다시 한 번 즐기고 싶어서 바로 뉴 게임을 누르게 한 게임은 또 처음이었음.
보통 RPG의 후반에 가면 인카운터에 질려서 피로감을 느끼는 게임이 많았는데, 이건 정말 다음 전투가 고파서, 다음, 또 그 다음을 원하게 되는 게임이었다.
다만 단점이 없는건 아닌데 얻을 수 있는 경험치의 총량이 정해져있는 부분 같은거. 예를 들어 누군가를 구해야하는 퀘스트가 있다면, 보상을 원해서 구해도 되고 아니면 롤플레잉을 위해 방치하는 선택지도 있을법하다면, 이 게임은 소위 말하는 닥사 구간같은게 없어서, 좀 더 경험치를 많이 주는 선택이 강제된다는 거 정도? 그리고 퍼즐이 너무 복잡해서 위키를 찾아보게 되는 점 정도지만 이건 내가 퍼즐을 싫어하는 면도 있으니까 뭐.
- 더 헌터:야생의 부름
레데리의 사냥 컨텐츠가 너무 재밌어서, 혹시 사냥만이라도 좀 더 본격적으로 하는 겜은 없을까..? 하고 찾고 있었는데 스팀 추천이 딱 내게 맞는 답을 찾아줬음. 근데 이건 앞에 적은 두 게임처럼 걸작에 들어가는 부류의 겜은 전혀 아니고, 장단점이 극명하게 갈리는, 어떻게보면 B급에 가까운 게임이기도 함. 장점에 속하는 부분이 꽤 맘에 들어서 오늘도 플레이하고 있고, DLC도 거진 다 사기도 했지만 굳이 이 게임은 남에게 추천하진 않을것 같긴 하다.
아무튼 게임을 첨 시작해서 들어가면 나무와 풀로 가득한 숲이 날 반기는데,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 또 그런 소리들이 비가 오면 빗소리로 덮여지는 감각까지, 이렇게까지 숲을 표현한 게임이 또 있었나 싶을 정로 리얼하다. 그래픽도 괜찮은 편이고. 첫인상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어.
사냥도 달려가면서 눈으로 동물을 찾는게 아니라, 동물이 남긴 발자국, 울음소리 등으로 살금살금 이동해서 사냥감을 포착한다는 점이 현실적이라 좋고.
..근데 여기까지만 써놓으면 갓게임일것 같지만 막상 라이플로 동물을 쏴보면 ?? 싶은 부분이 생겨남. 적당한 구경의 총으로 동물의 약점 부위를 정확하게 맞추지 않으면 즉사하질 않고 사방팔방으로 도망가는데 첨엔 그걸 쫓느라 진이 다 빠지기도 하고. 뭔가 엉성한게 동물의 체력 시스템은 구현되어 있어도 부상 부위같은건 없으니까 동물의 속도가 줄어들질 않아서 한참을 도망가기도 하고.. 레데리의 사냥은 어디까지나 게임의 일부일 뿐이라 사냥만 다룬 겜에 비하면 당연히 단순하긴 하지만, 피격 모션이나 맞은 후의 동물 움직임 같은건 레데리가 훨씬 현실적이라고 느껴짐. 버그도 많아서 어디 나무에 끼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동물을 보면 몰입감이 확 깨지기도 하고.
그란 장단점을 저울질해서 장점 쪽이 좀 더 크다고 느끼기에 계속 플레이하고 있긴 한데. 참 아까운 게임이라고도 느낀다. 이런저런 부분들만 고치면 진짜 갓겜이 될수도 있을것 같은데, 17년 초에 나온 게임이란걸 생각하면 근 3년 가까이 안고쳐졌는데 이제와서 고쳐질리도 없을 것 같고.. 아무튼 취향에만 맞으면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이긴 함.
- 어메이징 그레이스
요즘 야겜은 캐러겜 위주로만 하다가 간만에 만난 스토리 충실 게임. 이 게임에서 언급할 수 있는건 역시 그 치밀한 복선의 회수들인거 같다. 하다보면 정말 몇 번씩이나 “아니 이게 그랬었다고?” 라고 입밖에 나오게 만드는데, 그만큼 게임 시작장면까지도 치밀한 복선 중 하나였고 게임 후반부까지 지금까지 던져놓은 복선들을 하나하나 모두 다 깔끔하게 회수하는걸 보고 있노라면 근래 복선을 활용한 게임 중에선 탑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그 복선들도 불친절한 추리소설들처럼 전혀 연상할 수 없는 그런 부류들이 아니라,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짐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만들어진 복선들이어서 감탄했음.
마지막이 조금 편의주의적이랄까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아서 힘이 빠지긴 했는데, 그 전까지가 너무 훌륭해서 그 정도쯤이야 하고 눈감게 되는 그런 느낌이랄까.
내 선택은 역시 사쿠야. 이 게임을 하다보면 유네파와 사쿠야파로 나뉜다지만, 사쿠야의 그 절절한 고백신을 보다보면 솔직히 사쿠야파가 될 수 밖에 없잖ㅠㅠ..
작중에서 현대미술에 대한 고찰이 나오는데, 그쪽 세계에 문외한인 내가 답을 내놓는 것도 우습긴 하고, 단지 개인적인 의견을 피로한다면, 내게 있어서 미술은 ‘���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건 내겐 미술이 아닌 것도 같아. 고전미술이라고 모두 마음이 움직이고, 현대미술이라고 모두 그 반대인건 아니지만, 아무튼 그런 정의를 갖고 있기에 내겐 세키나님의 아이카츠 그림이 영문모를 현대미술 그림들보다는 훨씬 더 소중하기도 하고.
아무튼 전반적으로 다 좋았지만 그림이 별로라 반찬으로 쓰기에는 좀 그랬다는게.. 아 그래도 사쿠야는 목소리빨로 한 번은 쓴듯. ㅋㅋ
# 애니
- 쿠로무쿠로
올해 애니는 그냥저냥 괜찮은 건 몇 개 있어도 완전 좋다고 할만한게 없어서 슬펐는데 넷플릭스에서 본 쿠로무쿠로가 있어서 다행.
PA는 드라마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메카물도 하나 잘 뽑아놨을 줄이야. 메카물로서의 액션도 상당히 괜찮은 퀄리티로 뽑아낸 것도 좋았지만, 역시 이 작품의 장점은 일상과의 적절한 조화. 유키나와 켄노스케의 꽁냥거림이 너무 즐거워서 2쿨의 나름 긴 호흡의 작품임에도 지루한 화 하나 없이 쭉 정주행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막판쯤 가서 너무 소년만화스럽게, 무난하게 끝맺음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는데 살짝 꼬아서 여운 넘치는 엔딩을 만들어준 것도 취향이고.
그리고 유키나가 진짜 좋은 캐릭이었다. 너무 강하지도 않고, 너무 약하지도 않고, 가끔은 투정부릴 줄 알면서도 자신이 해야할땐 제대로 하고, 평상시엔 귀여운 모습도 많이 보여주고. 딱 그나이때스러움을 잘 표현해낸듯.
유키나와 유키히메와의 관계가 이누야샤의 키쿄우-카고메처럼 되었어도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켄노스케와 유키히메는 러브라인이라기보단 주종관계에 가까워서 그 점이 빗나간건 살짝 아쉽긴 하다.
근데 쿠루무쿠로까지 쓰고보니 게임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제목은 2019년에 즐긴 포스팅이지만 정작 19년에 나온건 하나도 없다는게..?; 하긴 올해 게임은 무슨 메타 82점짜리가 고티를 받니마니 하고 있으니 올해는 대체..
# 캐릭터
- 라이자의 아틀리에의 라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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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리에 시리즈 몇 년 동안이나 잊고지내면서 다시는 플레이 할일도 없을거 같았는데 그런 생각 간단히 부숴주고 다시 잡게 만든 화제의 그녀 ㅋㅋ
아니 근데 허벅지도 허벅지인데.. 인게임 들어가면 걸을때마다 엉덩이 흔들리는게 진짜 사람 미치게 만든다; 분명히 난 아틀리에겜 하고 있는데 무슨 어지간한 야겜할때보다도 더 반응이 옴. ㅋㅋㅋ 이게 뛰어다니면 별로 안 야하고 걸어다니는 모션이 더 야해서 느린거 감안하고 걸어다녔을 정도니;
성격도 평범하게 밝고 활발한 시골 처녀인데 비쥬얼이 저러니까 뭔가 그게 더 망상을 증폭시키는 면이 있는거 같음. 놀 것도 별로 없는 시골에서 저런 애 있으면 주위 애들 다 미치지 않을까..
- 슈가 스타일의 마오
슈가 스타일 자체는 메이킹 러버즈보다 딱히 더 나은 게임은 아닌거 같은데, 마오 하나만큼은 진짜 귀여워서 기억에 남는 애인거 같음. 메이킹 러버즈의 레이나처럼 처음부터 함락된채로 시작하는 타입의 애인가 싶었는데 묘하게 경계심 높은 것도 귀여웠고, 그 가오- 는 정말이지 으으.
스미의 히로인들이 대부분 갖고 있는 속성이긴 한데 마오는 특히 뭐랄까, 사귀면 평생 심심할 일은 없겠다 싶은 점이 좋음. 노리가 좋아서 어떤 대화를 해도 재밌게 받고 날 즐겁게 해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 그림
- https://www.pixiv.net/artworks/75992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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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뀨님의 올해 그림 중에서도 원탑 포스는 단연 이거. 하���게 드러난 뱃살이라든가 가느다란 팔뚝이라든가, 상기된 표정의 예쁜 얼굴. 그리고 어깨를 흘러��리는 생머리까지.. 와. 진짜 천재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갓그림인거 같음.
최근 그림 자주 그려주는 분 중에선 이 분이 젤 좋음. ㅠ 내년에도 제발 많이 그려주셨으면.
- https://www.pixiv.net/artworks/7826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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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내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되어있는 화면. 위에 그림이 여름의 이미지에 딱이라면 이건 겨울에 딱 맞는 그림이랄까. 따뜻한 색감에 미려한 선화까지. 수없이 난무하는 버츄얼 유튜버에서도 키즈나 아이가 독보적일 수 있었던건 담당 성우의 재능도 있지만 그 디자인이 일순위라고 보는데, 확실히 이 분은 뭔가 남들보다도 한단계 위의 영역에 있는 거 같음.
- https://www.pixiv.net/artworks/78445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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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도 센세 올해 그림중에 이쁜거 수없이 많긴 한데 하나만 꼽으라면 최근에 픽시브 연하연상그녀 기획이었던가 거기에 쓰�� 이 그림. 이 분 그림의 최대 장점은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의 채색, 그리고 눈매 표현인거 같음. 약간 소악마계열 느낌 나면서도 한없이 귀여운 연하그녀 느낌 제대로라서 좋음.
- https://www.pixiv.net/artworks/74069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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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깜빡하고 안 넣었지만 후와리 센세의 이 히비키 그림도 올해 그림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갓갓 그림. 원래 히비키 자주 그리시긴 했는데 이건 그 중에서도 최고로 예쁘다. 무엇보다 쿨한 눈매가 정말이지 크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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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메시로카스 센세 그림은 예전부터 꽤 독창적이고 이쁜 편이긴 했는데, 최근 와서 좀 더 대단해진듯. 올해 여름 코미케에 낸 책에 있는 그림 중 하난데, 상반신의 일부만 가린 세라복부터 리본으로 감긴 다리까지 시각을 자극하는 요소들로 가득한데다 핑크 위주의 색감 표현도 진짜 이쁜듯. 햐..
# 음악
- 포피파의 Dreamers Go!
포피파의 곡들은 초반 곡들보다 최근의 곡들이 점점 더 좋아진다. 서클링부터 키즈나 뮤직을 이어 드리머스 고까지. 아이미의 ���컬이 점점 느는것도 체감되고. 암튼 드리머스 고는 진짜 경쾌하고 좋은 곡. 초반에 멤버들이랑 번갈아 부르는 부분이 특히 즐거운데, 마치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느껴지는게 재밌다. 팡파팡! 도 특히 귀여움.
-  모로호시 스미레의 アスファルト
평소에 모로호시의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잘 없어서 기대조차 안했던 앨범이었는데 이렇게 취향을 직격하는 노래가 있을 줄이야. 모로호시의 창법이 참 매력적. 맑지만 뭔가 가라앉아 있는 느낌의 차분한 보이스가.
그건 그렇고 아이카츠 프렌즈부터 성우가 직접 노래부르게 됐는데 모로호시가 맡은 캐러만 노래를 안줘서 모로호시가 혹시 괴멸적으로 노래를 못부르나..?;; 라는 생각도 했는데, 앨범 듣고보니 이정도 하는데 왜 안준거야라는 생각만; 사실 가창력이 뛰어나기보단 음색 쪽이 더 돋보이는 보컬이긴 한데.. 암튼 지금부터라도 코코한테 노래 주자ㅠㅠ
- 카노의 光の道標
아즈렌 엔딩곡. 목소리가 되게 이뻐서 누구지 싶어서 찾아보니 벌써 앨범 3집이나 낸 우타이테였다. 곡 자체도 내가 딱 좋아하는 발라드고. 그리고 뒤늦게 앨범 찾아보니 취향인 곡 많았어. 요즘 내가 좋아하는 보컬들이 접는 경우는 많아도 새로 찾은 경우가 잘 없었는데 카노란 보컬을 발견한 계기가 된 곡이라서 좋다.
- 야스노 키요노의 生きる
야스키요의 노래들은 따뜻하고, 성숙하면서도 삶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흔한 러브송들이 아니라 더 좋은거 같아. 이키루도 그런 야스키요 노래들의 장점이 한껏 살아있는 곡.
- 히사카와 나기, 하야테의 O-Ku-Ri-Mo-No Sunday!
나기의 시크한 랩과 하야테의 보컬이 참 어울리는 곡. 뮤비도 뮤비대로 귀여운데 특히 나기의 목소리가 이 곡의 매력을 몇 배나 더 살려주는 느낌이 든다. 나기 너무 귀여워 진짜..
- 일루미네이션 스타즈의 トライアングル
샤니마스 신호등 담당 싱글에서 커플링 곡. 마노가 부른 도입부가 장난 아니게 귀엽다.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녹아내릴 것 같은, 새가 지저귀는 느낌의 보이스가 참을 수 없이 좋음. 이런 유형으로 코토리의 웃치도 있는데, 난 이 쪽이 더 귀여운 거 같음. 마노 성우 잘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자주 듣지ㅠ
그 외에도 미나세 이노리의 수채 메모리. 토야마 나오의 군청 인피니티, 타도코로 아즈사의 라이벌 정도가 기억에 남는 곡들.
후 이번엔 대충 이 정도로 마무리해야. 일 년에 한 번 글���서 그런가 이제 이 정도만 적어도 너무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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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u17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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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서리스 얼라이브
소서리스 얼라이브 올클 감상. 내용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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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재밌었다. 역시 가끔은 이렇게 읽는 것만으로도 푹 빠져들어서, 끝내고나면 달성감과 여운으로 가득해지는 겜이 좋은거 같아. 세상에는 여러가지의 게임이 있고 재미있는 게임이라면 그 재미의 총량은 어쩌면 다 비슷하긴 한데, 수십시간 동안 긴 텍스트를 읽어나가며 그 대단원을 맞이했을때의 뿌듯함은 역시 이런 에로게가 각별.
근데 처음엔,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좋길래 시작하긴 했는데 어느 부분이 좋은 게임인가 하는 부분을 찾아내는데 꽤 걸렸었다. 이세계로 전생, 마법을 이용한 배틀 스포츠물의 구조로 보였기에 혹시 아오카나같은 그런 매력을 가진 작품이려나? 생각하긴 했는데 진행될수록 나오는 배틀 묘사같은건 의외로 별로 대단치 않아서, 이건 아닌거 같았고. 그럼 캐러게 쪽으로 우수한 작품이려나? 싶기도 했지만, 개별 루트를 진행해도 캐러게로서도 유롯트나 스미 같은 업계 탑급 회사들에 비하면 그렇게 대단한건 아니라서, 어.. 내가 요즘 유행에 못 따라가는건가? ㅋㅋ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개별루트를 끝내고 얼라이브 루트가 생기는 걸 보고 나서야 아아.. 싶었음. 최근 하는 겜 중에 진 루트가 개방되는 겜을 거의 안해서 그런 부분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게임의 매력은 거의 대부분이 얼라이브 루트에 함축되어 있다. 루프가 반복되가면서 하나씩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고, 스케일이 확장되가고, 처음에 이 게임에 받았던 인상은 어느샌가 싹 바뀔만큼 이야기가 급변해간다. 시간대가 다른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복선이 하나둘씩 회수되고, 대단원을 위해 모든 이야기가 하나로 정리되는 순간은 정말 크.. 
얼라이브 루트로 돌입하고나서부터 몰입감이 장난 아니라서, 짬짬이 하던 개별 루트와는 다르게 말 그대로 숨쉴틈없이 읽어나가게 된다. 개별 루트인 소서리스 루트의 인상이 그렇게 좋진 않았던만큼 숨겨진 이 얼라이브 루트의 구성이 더 극적으로 느껴져. 마치 포장지를 벗기자 깜짝 튀어나오는 선물상자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그림도 상당히 이쁜 편이고, 에로신도 실용적으로 괜찮고. 스토리는 감동으로 눈물을 흘릴만한 그런 부류는 아니어도 엔딩을 본 후엔 충분히 괜찮다고 평할만한 수준이고, 크게 부족한 부분은 없는, 팔방미인같은 요즘 게임이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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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 중에선 아즈리아가 젤 좋았음. 첫인상은 그냥 좋은 가슴캐..? 정도였는데 얼라이브 루트에서 인상이 급 좋아져서 최애가 된 캐러. 많은 루프 속에서 히로인들의 인상이 각기 다 달라지는 와중에도 아즈리아만큼은 한결같은, 안심감을 주는 치유계 인상이 더 강해져서 좋았달까. 개별 루트에서도 그 신혼댁 같은 이미지가 참을 수 없이 좋았고 ㅋㅋ 그 도게자하니까 만지게 허락해주던 신도 최고. ‘부탁하면 하게 해줄 것 같은’ 여자라니 완전 로망이쟝..
그리고 사실은 그 백작놈이랑 결혼해서 NTR 전개로 빠지는 것도 꽤 재밌을 것 같긴 했는데. ..아 요즘은 왜 이런 망상만 심해지는 거 같지;; 여동생도 CG 보니까 이쁘던데 자매덮밥 같은거 있었어도 좋았잖아. 팬디를 기대해야하나?
아즈리아 다음으론 유즈리하 정도? 외모는 젤 취향이고 주인공이 아니면 안될 것 같은 의존성 높은 쿨데레는 정의. 근데 에로신에서의 연기가 너무 조용조용해서 그건 좀 불만이었다..
후 아무튼 만족감 높은 게임이었음. 슈가 스타일은 마오 루트가 대박이긴 했는데 게임 전체로 보면 기대했던 것만큼은 아니었는데 이걸로 이번 달은 충분한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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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u17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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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카츠 프렌즈 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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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아이카츠 프렌즈 최고의. 아니 아이카츠 역대를 돌아봐도 손에 꼽을만한 명 에피소드에 최고의 무대였다. ㅠㅠ
지금까지 아이카츠 최고의 무대 딱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아이카츠 99화 더블엠의 Precious라고 했을텐데 오늘부로 꽤 고민하게 될 것 같음. 하 그만큼 진짜 오늘 무대 너무 좋아서.
아이카츠 전통의 스토리라면, 주인공들의 성장은 항상 2년에 걸쳐 이루어졌고 그 결과를 보는 것도 2년째 마지막 즈음이 되어서였다. 이치고가 미즈키를 이긴것도, 유메가 엘자와 히메를 이긴것도. 그런데 얼마전에 아이카츠 프렌즈의 2기는 2년 후를 그린다는게 밝혀졌고 그럼 기존의 스토리와는 다른 전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했었던지라 퓨어팔레트가 러브미티어를 이기는, 그런 파란의 전개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결국 그 생각이 현실로.
채 1년이 되지 않아 아이네들이 끝판왕 포지션에 있던 러브미티어를 이기는 건 확실히 급진적인 전개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 이유를 작중 전개에서는 トモダチカラ로 어느 정도 설명했지만 과연 무대로도 러브미티어의 그 무대를 뛰어넘는 무대를 보여주고, 납득시켜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오늘 마주한 퓨어팔레트의 무대는 그 모든 걸 납득시킬만한 최고의 무대. 햐.. ㅠㅠ
そこにしかないもの의 가사가 미오가 아이네를 위해 쓴 거라고 생각하면 이미 그것만으로도 애틋한데, 무대의 안무 하나하나가 전부 둘 만의 세계를 표현해낸다.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예쁘고.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 아니라 무한’이라는 미라이의 말을 그 어느 무대보다 충실히 그려냈어. 둘의 눈빛과 손짓이 수없이 마주치고 같은 안무를 둘이 반복하는게 아니라 서로 다른 안무로, 하나의 조화를 만들어낸다는 것. 이전 곡인 민나민나의 무대도 분명 그런 부분을 잘 표현했지만, 그 완성형은 분명 이 ‘거기에 밖에 없는 것’.
하 아무튼 진짜 너무 좋았다. 아이네와 미오의 지금까지의 그 여정은 이 무���를 표현해내기 위해서였구나란 생각도 들고, 이게 최종화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거 같고. ..아니 이게 최종화면 아이카츠 프렌즈가 끝나게 되니까 그건 안되지만!
오늘 전개로 2기의 향방도 꽤 기대된다. 최고에 자리에 오른 둘에게 어떤 강적 포지션이 나타나고, 또 어떤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까 싶어서. 아이카츠 시리즈 앞으로 백년만 더 지속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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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u17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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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올해 애니 보면서 기억에 남았던 화나 장면들을 기록. 당연히 스포 포함.
- 물드는 세계의 내일로부터 마지막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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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나도 좋았다. 보면서 좋았던 부분도 잔뜩 있긴 했는데 아쉬웠던 부분들도 많아서, 마지막에도 그 아쉬움이 채워지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했는데 지금은 그게 다 충족되어 있는 기분임. 
나기아스의 감독이 만들고, 스탭도 같고, 제목마저 비슷하고. 나기아스가 생각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라 보는 내내 나기아스와의 비교를 할 수 밖에 없었고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 부분이 내게 쓸데없는 아쉬움을 안겨줬던거 같다. 사실은 둘은 제목만 비슷할 뿐 전혀 다른 이야기인데. 굳이 나기아스를 겹쳐보며 7각관계로 이야기가 확장되기만을 기대���고 있었어. 그걸 마지막 화에 와서야 깨달았다.
나기아스의 키워드가 5년이란 시간. 그로 인한 엇갈림. 7각관계라면 이로즈쿠의 키워드는 상실. 복원. 그리고 색. 
히토미에겐 무언가 빠져있는 부분이 있고. 유이토에게도 빠져있는 부분이 있고. 비단 둘 뿐만이 아니라 사실은 사람이라면 모두 그런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고. 어쨌든 그런 둘이 만나서 서로를 필요로 해가며 서로를 채워간다. 오프닝 곡의 ‘17살’ 처럼, 17살은 그런 시기니까. 청춘이란게 그런거기도 하니까.
히토미가 수십년이나 시간을 여행해와서 돌아가게 된다면, 분명 그 여행의 대가로 무언가를 받아야만 할테고, 그게 히토미의 ‘색’ 이기도 하겠지만, 히토미는 분명 색보다도 더 많은 것들을 받아서 돌아왔다. 히토미란 인간이 좀 더 채워지는 계기가 되었고. 그걸 표현하는 이야기로서는 최고였다.
색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하.. 진짜 매화 미술적인 부분은 갓이란 말고는 표현할 줄을 모르겠어. 나기아스에서도 항구의 그 소금기 가득한 풍경들, 바다 속 마을의 환상적인 모습들을 보고 감탄했지만 이번에도 미술적인 부분만큼은 말을 잃게 될 정도로 완벽했다.
- 해피 슈가 라이프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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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을 다시 돌려봐도 전율이 이는 장면.
이렇게까지 ‘살인’을 표현해낸 작품이 있었나? 아니 뭐랄까, 배틀물에서 적을 죽여도 그것 역시 살인이기는 하겠지만.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순수하게 악의만을 가지고 리얼하게 그 시작부터 끝까지를 1초도 빠지지 않고 담아버린 건 내 경험에선 이게 최고였던거 같음.
쇼코가 손톱으로 사토의 손을 긁는게 실제로 죽어가면서 하는 마지막 저항이 이런거구나 싶은 느낌을 소름끼치도록 잘 표현해냈고. 목소리 연기마저도 완벽한게, 굳이 이렇게까지 표현해낼 필요는 없는데, 이렇게까지 표현해냈기에 감탄하게 되는 장면이었다.
그 전의 이야기 흐름 자체도 다른 작품이라면 쇼코의 선의에 감화되던가, 그 자리에서 감화되지는 않더라도 무언가 변할 계기라도 될만한 장면이었다면, 그 기대를 배신하듯 바로 광기가 선의를 갉아먹는듯한 느낌이었다는게 또 좋았고.
- 해피 슈가 라이프 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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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내가 원하던 형태의 마무리.
시오는 사토를 처음 만났을 때 「너의 병은 텅 비어 있지만, 깨지진 않았네. 무언가를 믿고 있는거구나. 그래서 깨지지 않는거네」 라고 한다. 이 작품에서 유리로 된 병은 사람의 마음이고, 그 병을 채워가는게 사토에겐 사랑이자, 시오.
그전까지의 사토는 그 텅 빈 병을 사랑으로 채울 수 있다고 믿었고, 수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확신할만한 사랑을 만나진 못한다. 그러나 시오를 만나서 이 따뜻하고, 가슴 벅차고, 달콤한 이 기분이 사랑이라 깨달으며 마음의 병을 채워간다. 
그렇기에 사토에게 있어 시오는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자신의 쓰디 쓴 일상에 달콤함만을 주는 존재이니까. 시오와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이 달콤함이 지속되기만 한다면 무슨 짓이든 저지르게 되는 거고. 물론 그런 일들을 벌이는건 사토 자신이 기본적으로 어긋나있기 때문이긴 하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이거다. 시오는 사토에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이고. 사토의 벅찬 감정은 사랑이긴 하지만, 그것이 ‘사토가 시오를 사랑한다’와 완벽히 동치되는 것일까? 사랑이라는게 보편적으로 다른 사람을 그리워하고 어여삐 여기는 감정이라면, 그리고 그 이유가 그 사람이 나에게 필요한 것을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라면, 그렇다면 그 필요한 것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순간 그것은 사랑이 아닌걸까? 
사토는 떨어지는 그 순간에야 그걸 깨닫게 된다. 시오가 자신에게 필요한 달콤함을 주어서 사랑하는게 아니라, 시오를 시오 그 자체로서 사랑하는 것이라고. 사토가 말하는 「시오쨩에 대한 더 깊은…」 은 분명 그 단계로의 전환이자, 사랑의 실천인 거겠지.
줄곧 공감할 수 없었던 형태의 사랑에, 딱 한 줄기 공감할 거리가 생겨난, 내가 원했던 마무리라서 너무 좋았다. 어쩌면 이 작품도 그냥 자극적인 부분을 넣었을 뿐인 여타 다른 만화들과 다를 바 없을 수도 있는데, 내 취향에 직격인 부분이 너무 많아서 기억에 남는 작품인거 같음.
- 릴리스 더 스파이스 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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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자극. 
최고의 자극이면서도 최고의 전개였지만. 그게 마지막 화까지 보고나서 쓰는 이 시점에서는 빛이 바랬다는게 또 아쉬움이다. 진짜 이 10화 보고 난 직후에는 비유가 아니라 심장이 요동쳤는데 하.
스파이물로서의 액션도 꽤 충실하게 이어져오곤 있었지만 그림체도 그렇고 호노보노한 사제들간의 일상이 작품의 기본 틀이었고, 그렇기에 이 정도로 스펙타클한 배신과 죽음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마치 마마마가 그런 이야기인줄도 모르고 3화를 마주했던 순간처럼.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트위터에서도 썼던 이야기지만 마마마가 깼던 그 틀과 ‘룰’을, 리리스파는 깨지 못했다는게 아쉽다. 난 메이가 진짜로 배신하는 전개였어도, 유키들이 진짜로 죽는 전개도 흥미로울 것 같��거든. 그래서 후가 눈물을 흘리면서도 메이에게 복수하는 전개 같은 것도 좋았을거 같고. 이런 작풍에서 배신같은 건 있을리 없기에, 진짜로 저질러야 좀 더 새로운 단계로 갈 수 있는거라고 생각한다. 좀 더 나은 이야기, 좀 더 나은 작품이란건 그런 틀을 깨부수는 과정에서 나오는 거니까.
앞으로 캐릭터 상품도 팔아야하고 뭐 사실은 배신하는 쪽이 좀 더 무리수인 전개일수도 있고 그렇긴 한데, 개인적으론 그래.
아무튼 10화를 보는 순간은 그 어떤 이야기를 볼 때보다도 심장이 뛰었다. 그 기분만큼은 이야기를 다 본 지금에도 지워지는 게 아니니까. 메이가 워낙 그런 성격이니까. 나도 감쪽같이 속았어. 특히 하츠메에게 폭탄을 던지는 그 순간의 비정함엔 전율하기도 했고. 
덤으로 11화에서 고문신도 꽤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면이라 좋았는데 역시 그런건 동인지에서냐 기대해야 하겠지..? 리리스파 동인지가 나오는지는 둘째치고 ㅠ
- 유루캠 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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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서로가 이어져있다- 는 꽤 자주 접하는 상투적인 문구지만 그게 이렇게 마음에 쏙 들어오는 장면은 얼마나 있을까. 
아웃도어 일상물로서는 야마노스스메도 있고 하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캠핑이라는 소재로 다가온 유루캠. 연초에 방영했던 물건이라 지금은 꽤 많은 감정들이 희석되기도 했는데 2기도 한다니까 또 많은 걸 기대하게 된다.
이 장면이 특히 좋았던 건 그거였던거 같음. 혼자를 좋아하는 린에게 굳이 무리해서 같이 하자고 하지 않는 나데시코의 배려심. 그러면서도 친구로서 점차 다가가고 있는 과정. 서로의 마음이 공유되는 순간. 겨울이 배경인 만화임에도 너무 따뜻해.
- 아이카츠 프렌즈 3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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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라고 불러줘」
미오를 표현하는 말 중에 アイカツで一番重い女 란 말이 제일 맘에 든다. 이거만큼 미오를 한 줄로 표현해낸 말도 또 없는거 같아. 아이네를 향한 사랑이 너무나도 무거워서 그게 또 귀여움이자 매력이 되는 아이. 
지금껏 아이카츠에서 서로간의 우정은 많이 그렸어도, 이렇게까지 애정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는 애는 미오가 유일하기도 하고, 굳이 2차 창작스러운 상상력을 가미하지 않아도 그렇게밖에 안 보이는 그 ‘무거움’이 미오인거 같음 ㅋㅋ
프렌즈가 되기 전에 마치 사랑고백이라도 하는양 막 고민하다 관람차 안에서 고백하는 장면도 좋았지만, 역시 아이카츠 프렌즈에서 젤 맘에 든건 이 장면. 아이네에겐 수많은 친구가 있고, 그렇지만 미오에겐 아이네 뿐이라서, 아이네에게 그 수많은 친구들 중 하나가 아니라, 좀 더 특별한 한 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순간에, 아이네가 ‘백만명 친구가 있어도 미오를 고를거야’ 라고 답하는 장면은 으아 ㅠㅠ.. 
두 사람은 뭔가 연애로 따지면 항상 미오 쪽이 매달리는 모양새지만, 왠지 결정적인 순간에는 아이네 쪽이 더 푹 빠져 있을거 인상이. 
아무튼 아이카츠 프렌즈도 오래오래 했으면 좋겠다. 왠지 스타즈때보다도 화제성이 없어서 불안하기도 한데 이젠 아이카츠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몸이 되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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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u17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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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스 10
2부 엔딩까지 클리어. 네타 다수 포함.
최고의 이야기자 최고의 결말이다. 30여년에 걸친 시리즈의 완결작으로써 전혀 손색이 없는 마무리. 사실 게임을 시작했을 때의 고양감과는 다르게 1부의 인상은 그렇게 좋지많은 않았다. 난이도 책정이나 구린 주회차 요소 때문에. 단 1턴도 낭비할 수 없는 그 빡빡함은 전면적인 마물계의 침공이라는, 절망과 위기에 휩싸인 세계관을 생각하면 어느정도 의도적인 연출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게임성으로만 평가한다면 낮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하여간 그 정도의 인상이었으니까. 그런데 2부를 끝내고나니 그런 것들은 전부 사소하게 느껴질 정도로 이 이야기의 대단원을 맞이했다는 달성감이 굉장하다. 이 시리즈의 모든 작품을 함께 한 건 아닌데도, 30년의 시간 중 내가 실질적으로 함께한 시간은 절반이 채 되지 않음에도, 마지막에 시리즈 모두를 관통하는 엔딩롤을 보고 있자니 감정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흘러내림.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크룩의 그 대사를 듣고나니 2부가 시작할 때 나왔던 연대기의 그 한 문장이 굉장한 복선이란걸 깨달았다. 루드라사움을 대면한 최초의 법왕이라는. 왜 2부가 해금되는 조건 중에 하나가 법왕 특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인지도 알았고. 이번 10의 엔딩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걸 하나 꼽으라면 단연 B 엔딩의 하나인 신의 진실인데, 그 무력함과 신의 압도적 힘을 생각하면 과연 해피엔딩이라는 형태로 끝맺을 수 있을까 하고 걱정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최고의 형태로 끝내주니 고마움을 느낌. 루드라사움의 정체를 알고나니 2부의 장면 하나가 다 새롭게 보이기도 하고. 2부가 존재하기에 1부에선 달성감이라는 게 희박하게 그려진 편인데 그 이상으로 보답받은 느낌이 든다.
크룩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2부에서 단연 눈에 띄는건 역시 크룩. 어른스러워지고 엄마라는 입장에서 오는 표용력까지 잔뜩 느껴지는, 초절미인이 된 크룩이라니 햐. 매직이나 리아는 딱 상상할 수 있는 레벨로 성숙해졌고 시라는 많이 너프가 된 느낌인데 크룩만큼은 2부의 모습도 너무너무 좋았음.
아래로는 좋았던 장면들
- 역시 최고는 실이 다시금 풀려났을 때의 란스. 이렇게 솔직한 란스가 지금까지 있었나. 이 지경이 되어서 겨우 솔직하게 좋아한다는 말을 할수 있었던 란스를 보니 하.. ㅠㅠ 이 작품에서 이렇게까지 로맨스를 느끼게 될 줄은. 생각해보면 란스가 마왕이 되고자 마음먹은 것도 역시 실을 잃어버린 상실감이 가장 컸던거겠지. 그리고 마왕이 되고나서도 실을 되살릴 순 없을까 수없이 시도했을거고. 란스 9에서 되돌아온 실의 모습도 뭉클했지만, 이번엔 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감격의 재상봉이었다.
- 코우히메와의 H. 무엇보다 ‘드디어’ 라는 감정이 젤 컸던듯. 귀축왕 란스를 하지 않은 자신으로서는 전국란스의 그걸 제외하면 첫 H고, 드디어 키잡이 성공했구나 싶은 느낌이 가득.
- 헬만 멸망의 시라 이벤신. 매직이나 리아는 ‘사후’ 의 느낌이 크고,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애들이라 배드신도 크게 감흥이 오진 않았는데 시라는 진짜 좋았음.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적극적이 된다는 시츄에이션도 맘에 들었고.
- 연인 미키 H. 기대하던 장면이긴 했는데 켄타로와의 인연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싶은 감이 있던 차에, 와그를 이용해서 이렇게 해결해줄줄은. 켄타로와의 기억을 모두 뺏은 탓에, 란스에게 진심으로 데레데레한 미키의 모습이라는 게 고포인트.
- 2부에서 나왔던 다섯 명의 교관들. 켄신이 이렇게 늠름하고 믿음직스럽게 보일 줄은. ㅠㅠ 다음 시대의 아이들을 도와주는 ‘어른’들의 대표적인 모습이자. 마왕에게 완벽하게 진 후에 절망이 가득하던 차에, 앞으로는 어떻게든 해줄거라는, 그런 희망이 보이는 신이기도 했다.
- 시즈카와 나기. 란스9에서 시즈카를 그렇게 만들어 버린 덕분에, 1부에서의 시즈카의 비중은 제로에 가까웠고 아쉬웠던 점 중 하나기도 했다. 그런데 2부가 시작되고 그녀들을 만나자 그게 신의 한수라는 걸 깨달았음. 그게 9부터 모두 계획된 거였다면 정말 크.
- 2부의 모험이 끝나고 크룩에게 돌아왔을 때의 마지막 이벤트신. 기존의 란스 시리즈와는 다른 정통 RPG 느낌인 2부에서, 모험을 마치고 돌아온 주인공에게 맞아주는 환하고 따뜻한 미소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란스퀘스트에서 크룩의 첫인상을 생각하면 이런 캐릭이 될 줄은 상상이나 했을까.
없어서 아쉬웠던 장면들.
- 케이브리스에게 당하는 미키. 그런 전개가 없다면 모를까 분명 케이브리스에게 납치되고 범해지고 당한다는 텍스트가 존재함에도 이벤트신이 없다는건 아쉬움. 리틀프린세스라는 자사작품의 히로인이기도 했기에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겠다는 배려인진 모르겠지만, 란스와의 연인 미키신을 제외하면 그 외의 다른 신이 없어서 뭔가 부족한 느낌.
- 2부 투신대회에서의 리세트. 지면 바로 게임오버로 직행하는 다른 라운드와 달리 떡하니 배드루트도 준비되어 있고. 지면 자신의 여자를 뺏긴다는 투신대회라는 소재까지 사용해놓은 것 치고는 이벤신이 하나도 없어서 실망. 근데 그래도 이벤신 자체는 없지만 보석이 파랗게 변하고 레이프눈이 된 리세트를 본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부분이기도 했음. 진짜 카라는 에로게에서만이 존재할 수 있는 종족인거 같음. 한 눈에 처녀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존재의 배덕감이란.
- 미키나 리세트도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배드엔딩의 바리에이션이 부족한 느낌. 딱 란스 9 정도로 히로인마다 준비되어 있는게 좋았을거 같은데. 헬만, 리자스, 제스가 멸망할 때 세 명의 신과, 메디우사의 위치타나 리즈나 정도를 빼면 나머진 딱히 그럴듯한 장면이 없어서 좀; 아니 뭐 내가 그런 취향인건 둘째치고;
아무튼 다 끝내고 나니 이런 시리즈를 만나게 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든다. 이런 시리즈를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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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u17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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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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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이챠러브 계열 말고는 손을 안대기도 하고 사실 그전에 야겜 자체를 별로 안하기도 하는데 신선조 소재라는데 끌려서 체험판을 했다가 그 퀄리티에 감탄하고 본편도 올클.
첫인상부터 굉장히 본격적인 게임이라고 느꼈다. 역사인물을 채용한 게임은 꽤 있지만 이름만 빌린 판타지에 가까운 게임들이 많았던데 비해서, 주인공들이 여체화된만큼 기본적인 각색은 되어있지만 놀랄 정도로 역사에 충실한 진행이라는 점에 감탄했음. 그리고 신선조인만큼 검술, 전투가 메인일 수 밖에 없는데 CG로 전투를 표현하는 기술이 굉장히 세세하고, 정성을 많이 들였다는 느낌으로 가득하다. 신선조의 결성부터 하코다테의 마지막 싸움에 이르기까지, 막말의 동란과 로망을 힘껏 그려낸 그야말로 대작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작품.
무엇보다 읽는 재미부터가 굉장하다. 중간중간 늘어질 부분이 있을법도 한데 끊임없이 사건과 사건이 맞부딪치며 손을 놓을 타이밍을 잊게 만든달까. 선택지도 희박한 이런 타입의 게임에서 이정도로 몰입하며 읽은건 진짜 몇년만인지.
다만 단점이 없는건 아닌데, 초반 교토의 신선조 얘기가 메인일때는 주인공에게 몰입할 여지도 많고 검으로 활약하는 이야기인만큼 보는 재미도 많은데, 도바 후시미 전투부터 시작되는 보신전쟁 이야기부터는 꽤 답답한 면이 많아진다. 실제로 신선조의 역할이 줄어들기도 하고 신선조 자체가 패자의 이야기인만큼 그 답답함의 일부는 당연한거긴 한데, ‘옥의 힘’ 이라는 개념을 만들었으면서도 그 활용법이 너무 적다. 후반에 가선 그 옥의 힘으로 기껏 적의 약점을 찾아도 아군의 병크라던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몰려 결국 지기만 하는 상황이 많아지는데, 차라리 무력한 한 명의 관찰자라는 개념이라면 납득이라도 하지, 굳이 이런 능력이 있을 필요가 있는가라는 물음에 다다르게 됨.
역사에 충실한건 좋지만 너무 종속되어 있는 느낌이랄까. IF가 없진 않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역사의 큰 흐름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고, 정사 루트와 가상 루트를 완전히 나누었어도 좋았을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 마지막 루트인 빛의 길만해도 나름의 IF 루트이자 팬디스크로 이어지는 갈림길인데, 거기서도 IF의 방향이 너무 적음. 이제와서 한 명 살려서 뭘하자는걸까 싶기도 하고.
그리고 개인적인 취향으로선 피와 폭력이 난무하는 세계관인만큼, 란스 시리즈처럼 배드 루트나 히로인들의 패배 능욕신 같은게 있었으면 더 좋았을거 같긴 한데.. 이건 순전히 취향 얘기고;
아무튼 IF가 적다는 개인적인 불만을 빼면 스토리텔링 자체는 진짜 너무 잘 짜여있다. 무사가 된다는 꿈을 쫓아 모인 사람들이 시대의 흐름에 휘말려 하나하나 탈락해가는 그 비장함, 그런게 너무 잘 그려져있음. 신선조 자체가 불패의 컨텐츠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 정도의 스케일에 이 완성도는 계속 칭찬해도 모자랄 정도.
특히 이사미 루트는 오랜 시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감동적인 연출이었다. 실의의 빠진 이사미에게 누구도 위로가 되지 않았던 상황에서, 그 사람이 찾아와서 짐을 덜어주는 그 연출은 하.. ㅠㅠ 코가 막힐 정도로 울었던건 진짜 오랜만. 소지의 개인 루트도 굉장히 먹먹할 정도로 좋았고.
캐릭터로는 야마나미랑 나가쿠라가 좋았음. 야마나미는 야마토 나데시코 그 자체라고 할만큼 나긋나긋한 느낌이 너무 좋았고. 특히 피를 보면 흥분되서 자위를 해야한다는 설정이 카미. 나가쿠라는 애정어필 맥스라는 점부터 먹고 가는데다가 외모나 목소리 다 취향.
그 둘 말고는 후반의 에노모토가 완전 맘에 들었는데 공략 대상이 아니라서 실망. 목소리 되게 이뻐서 누군가 싶었는데 아유미 사라여서 놀란건 덤이고; 신선조 복장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예쁜 양복입고 등장한 첫인상이 인상적이기도 했음. 에노모토 말고 오오토리도 그렇고, 팬디스크에선 공략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는 중.
추신구라에 이은 인레의 역사시리즈 두번째 작품이고, 이런 독자적인 노선을 추구해나가는 제작사가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싶다. 다른 사람의 미부로의 평을 보면 추신구라보다는 아무래도 못하다는 평이 꽤 보이는거 같던데, 아직 안한 추신구라를 언젠간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커져가고. 아무튼 연말에 굉장히 좋은 게임을 플레이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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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u17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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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 두번째
지난 주에는 이틀만에 영화와 원작을 한꺼번에 접한지라 영화의 감상과 원작의 감상이 뒤죽박죽이었던 감도 있어서, 그 후로 원작을 몇 번이나 다시 읽고 영화도 BD판으로 한 번 더 본 지금 추가로 적어보기로.
- 그때 서로의 목소리가 들렸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원작 중에서도 2권을 제일 좋아한다.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들이 몰려있는 챕터라서, 근데 영화를 다시 보고나니 그 중요하고 좋아하던 장면들이 생략되어있는게 안타까움.
이시다가 쇼코에게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라고 묻던 말은, 이시다가 처음부터 의식하고 했던 말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이 에피소드의 핵심은 그 전에 이시다가 했던 말들. ‘그때 서로의 목소리가 들렸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땐 서로를 상처입히는 것으로밖에 목소리를 전하지 못했어’ ‘하지만 지금이라면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네 목소리를’
자신의 과거에 대한 후회와 반성, 그리고 쇼코의 얼굴을 보고 심정의 변화가 있었기에, 옛날 쇼코가 했던, ‘우리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란 말을 기억 속에서 찾아냈고, 그걸 자신의 말로서 끄집어 낼 수 있었다. 그런데 영화는 만나자마자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하고 묻는 걸로 시작해서, 왜 이시다가 저렇게 행동했을까? 라는 점이 빠져있다. 사실 전에 썼던 것처럼 모든 걸 표현해야 할 필요는 없고, 오히려 절제된 연출에서 생기는 장점도 분명 있다고 보지만, 꼭 있어야할 표현이란 것도 있기에. 그 점이 마냥 아쉽다.
쇼코가 이시다가 얼굴을 마주할 때도, 원작에서 손으로 그려넣던 ‘どうして’ 가 너무나도 로맨틱한 연출이라서 그게 바뀐 것도 불만. 원작은 이시다가 한 번 넘어져서 반쯤 포기하고 있던 걸, 쇼코 쪽에서 ‘다가와준’ 거고, 영화는 이시다가 쇼코를 끝까지 쫓아간거라 그 둘은 의미조차 달라져서, 왜 이렇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가득. 다만 영화쪽에 단점만 있는 건 아니라서, 처음 마주쳤을 때, 쇼코의 얼굴에 수많은 표정이 교차하는걸 표현해낸건 되게 섬세한 연출이라고 느꼈다. 한 면만 존재하던 원작과 달리 반가움. 당혹. 분노. 등등 수 많은 감정들이 어쩔줄 모르고 표류하는걸 그려낸 장면이었던 거 같음.
- 한 번 포기했지만
강에 빠진 노트를 다시 주워서, 그 노트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물었을 때, 쇼코가 했던 대답. ‘한 번 포기했지만, 네가 주워준 거니까’
난 이 대사가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대사 중에 하나라고 생각함.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말이기도 하고,
쇼코가 노트를 주으러 연못에 들어갔다가, 그 노트를 줍지 않고 다시 연못에 버린건 그녀에게 있어서 단지 노트 하나를 포기한 게 아닌, 사람들과의 소통 그 자체를 포기한 것과도 같다. 그렇게 심한 소리를 들으면서도 계속 노력해왔던 그녀가, 이시다에게 노트를 던져져서, ‘이젠 됐어’ 라고. 전부 포기해버린 거니까. 그녀가 유즈루에게 딱 한 번 약한 소리를 했었던, 죽고 싶다고 했던 게 이때의 일이기도 하고.
하지만 그렇게 포기한 걸 다시 되찾아 준 것 또한 이시다기에, 그 노트도, 이시다도 그녀에겐 소중한 무언가가 될 수 밖에 없는 것.
목소리의 형태는 포기했던 것, 잃어버린 것을 되찾아가는 이야기다. 쇼코가 장애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그 때문에 자기혐오에 빠져 소통의 기회를 잃었고, 이시다가 자신의 어리석음 때문에 고립되어 수많은 것들을 잃고, 자신의 삶조차 포기하려 했을 때, 서로의 만남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었다.
‘한 번 포기했지만’ 니시미야의 그 말을 떠올리며 이시다가 자신이 찢어버린 달력의 나머지를 다시 붙이는 장면은 작품의 핵심 중 하나라고 보지만, 이시다와 쇼코의 문답도, 달력을 다시 붙이는 장면도 모두 영화에는 빠져있다. 유독 이 영화는 오독으로 가득한 감상들이 몇 보이는데, 기본적으로는 그치들의 독해력 부족이 원인이라고 보지만, 이 중요한 장면들을 빼버린 영화도 책임이 아주 없진 않는거 같음.
- 쇼코는 언제부터 이시다를 좋아했을까
쇼코가 이시다에게 고백하기까지, 쇼코가 이시다에게 품고 있는 감정이 ‘좋아함’ 으로 변했을 때가 언제일까가 문득 궁금해졌는데, 1. 초등학교때부터. 2. 노트를 돌려주러 왔을 때. 3. 그 뒤로 2주후에 다시 만났을 때. 4. 유즈루의 가출 후 답례를 하러 만났을 때. 정도의 보기가 있다면.
먼저 초등학교 때는, 그렇게 괴롭히던 애를 좋아한다는게 말이 안되기도 하고; 그렇지만 적어도 쇼코에게 있어서 이시다가 다른 애들보다도 한단계 더 다른 단계에 있었던 것 역시 사실인거 같음. 계속 괴롭히던 이시다에게도 친구가 될 수 있을까라고 묻기도 했고, 이 때는 이미 쇼코는 자기혐오에 빠져서 자신이 잘못했다는 원 안에 있었기에 그런 사고가 가능한거였지만. 그렇지만 그 이시다에게도 거부당하자 노트를 버리게 된거고. 아무튼 이시다의 책상을 닦아주던 건, 자신 때문에 이시다가 저렇게 되었다는 자책감이 더 작용한거고 애정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우에노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았지만.
노트를 돌려주러 왔을 때는 앞서 적었던 것처럼, 자신이 포기했던 것을 다시 되찾아 준 사람이기도 하고, 친구가 될 수 있냐고 물어준 기쁨도 있었기에, 거리가 한층 더 좁혀지긴 했겠지만, 역시 이 시점에서도 친구라는 범주를 넘어서진 않았을 거 같고.
그래서 역시 답은 3인거 같음. 서로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기도 하고, 약속대로 다시 찾아와주기도 했고. 이 때 이시다가 쇼코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었기에, 유즈루가 이시다를 골탕먹이려고 사진 찍었을 때 유즈루조차도 처음으로 쇼코의 화난 표정을 볼 수 있게 된거라고 봄.
반대로 이시다는 언제부터 쇼코를 좋아했을까. 라는 의문도 있을법하지만 자신이 쇼코를 좋아한다는 자각을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원작의 끝까지도 아마 그건 없었던 것도 같음; 고양이 지갑을 누구에게 줄까 하는 선택지에서 엄마도, 누나도, 유즈루도 있었지만 거기서 굳이 쇼코를 고른 시점에서 이미 이시다에게도 쇼코는 특별한 존재였지만 그것이 애정이라고 깨닫는것은 아마 작품이 끝난 이후의 시점이 되겠지.. 싶어서 아쉬운 듯.
- 사하라의 경우
사하라는 이시다와 쇼코의 가족을 제외하면 쇼코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캐릭터인데, 사실 이시다보다도 먼저 쇼코에게 다가간 사람이기도 하고, 동성이라는 입장이기에 거리감이 더 적기도 한 캐릭터인거 같음. 그래서 이시다가 그 점을 부러워하기도 했고. 자신보다도 쇼코에게 더 필요한 건 사하라가 아닐까 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시다와 사하라가 다를 수 있는 점은, 결국 쇼코에게 찾아갈 생각을 한 것도 이시다 뿐이었다는 것. 그 이유야 어쨌든간에 이시다가 아니었으면 사하라 역시 쇼코와 다시 만날 일이 없었을테니까. 둘은 딱 한 발자국만큼의 차이지만. 그 차이가 쇼코에게 있어서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 될 수 있는가의 차이가 되기도 한 듯.
그래도 성장이라는 측면에서는 제일 잘 표현된 캐릭터기도 함. 어릴 때 마냥 겁내던 우에노에게 대등하게 부딪힐 수 있는 존재가 되었던 것만으로도.
- 우에노의 경우
우에노는 등장하는 인물 중에서도 진짜 압도적으로 성격이 나쁜 캐릭터인데 ㅋㅋ (초6 담임샘이 가장 나쁜 놈이긴 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왠지 미워�� 수만은 없는 애. 그리고 그 가장 큰 이유는 이시다에 대한 애정이 작품 내내 일직선으로 표현되었기 때문인거 같음. 뭔가 라노베 히로인 급으로 알기 쉬운 캐릭터이기도 하고. 만화이기 때문에 우에노 루트 같은건 존재할리 없지만, 만약 게임이라면 개별 루트가 꽤 흥미있을 캐릭터라는 생각은 들었다.
우에노가 쇼코에게 관람차에서 한 대사들은, 이 작품 안에서 손꼽힐 정도로 친절한 장면이라고 본다. 가해자의 말도 안되는 변명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쇼코의 심리에 있어서는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정보를 건네준 장면이기도 함.
- 마시바의 경우
우에노와 반대로 이상할 정도로 정이 안가는 애가 있다면 마시바인듯. 다른 감상글 보면 마시바를 좋아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고 또 영화에서 가장 비중이 준 게 마시바기도 해서 그걸 아쉬워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 부분에 공감하기가 어려움. 쇼코와 달리 이지메에 대해서 용서하지 못하는 피해자라는 역할을 맡았다는 점이야 부정할 것도 아니지만.
결국 이시다에게 휘두른 행위를 내가 용서할 수 없어서라는 생각도 든다. 他人様 같은 정떨어지는 대사도 그렇고, 이게 독자로서 허용될 수 있는 행위가 있고 아닌 경우가 있다고 보는데, 내 경우엔 그 장면에서 참 싫어졌음. 그걸 떠나 기분 나쁜 면이 많이 조명된 캐릭터기도 하고;
그래서 원작을 보다보면 이것저것 잘라낸 영화가 아쉬울 수 밖에 없긴 한데 마시바와 제작 영화를 잘라낸 것만큼은 참 맘에 든다. 아 제작영화하니 생각났는데 그 심사장면은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걸까 싶다. 원작을 몇 번씩이나 읽으면서 다른 장면들은 다 이해가 가는데 그 장면만큼은 왜 존재하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음. 작가가 비평가들을 평소에 싫어했던걸까;
- 영화에서 더 좋았던 장면들
초등학교때 이시다와 쇼코가 싸우는 장면. 원작에서는 그저 아프고 슬프기만 한 장면이었는데, 쿄애니의 영상화로 표현되니 안타까움을 넘어 예술적인 감성마저 느꼈다. 토해내고 싶어도 토해낼 수 없는 쇼코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그런 기분이었달까. 하야밍의 これでも頑張ってる는 듣기만 해도 눈물이 날 정도였고.
그리고 쇼코가 고백하는 장면도 역시 영상화 된 게 압도적으로 예쁨. 쇼코가 갑자기 서투른 발성을 하기 시작한 것도, ‘좋아하는 마음’ 만큼은 어떻게든 자신의 입으로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그런 소녀틱한 마음을 너무나도 예쁘게 그려냄. 그 중에서도 떨리는 마음에 스커트 자락을 붙잡고 간신히 좋아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좋았다. 사실 제일 귀여웠던 건 그 후에 집에 돌아와서 발을 파닥파닥 거리는 장면이었지만!
저번 감상 글에서도 쓴 내용이지만, 문화제에서 이시다의 마음의 문이 열리는 순간만큼은 압도적으로 영화 쪽이 좋다. '소리’ 만큼은 만화책에서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순간 증폭되는 부분은 BD로도 표현이 잘 안되서, 오로지 극장만이 그 감동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던 거 같음.
- 목소리의 형태
저번주 처음 접한 뒤로 원작을 하루도 빠짐없이 또 보고 되풀이해서 본 거 같다. 그만큼 최근 몇 년동안 이 정도로 마음에 푹 빠져든 작품이 없었음. 다만 되풀이해서 볼수록 처음 느꼈던 감정보다는 옅어진 감상을 얻는다는 게 느껴지고, 그래서 꼭 자주 보는게 좋은것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는 천천히, 몇 년씩마다 한번씩 꺼내보면서 그 처음 느꼈던 감정을 떠올리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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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u17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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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
어제는 영화를 보고 오늘은 코믹스를 완독.
그리고 내 인생에서 분명 손꼽을만한 작품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도 다 전할 수 없는게 사람의 마음이라면, 그렇다면 그 말조차 쓸 수 없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게 되는걸까. 얼마나 많은 것들을 전하지 못한 채로 엇갈리는걸까. 금방 도착할 수도 있었던 길을 수없이 돌고 헤매이게 된다면,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입장이 되어야 한다면. 목소리의 형태는 그런 안타까움으로 가득한 이야기기에. 슬프고. 또 아름다운 이야기다.
언젠가 어떤 만화에서 사람이 죽는게 슬픈 건, 우리가 살아있기 때문이라는 대사를 읽은 기억이 난다. 당연한게 당연하지 않은 것이 되는 순간 느끼는 감정이 슬픔이라면, 말로서 전하는게 당연한 세계에 살고 있는 자신이, 이 이야기를 슬프게 느끼는 건 당연한건지도 모르겠다.
목소리의 형태는 두 개의 축을 갖고 있다. 이지메와 청각장애다. 후자가 전자의 이유가 되기도 하니 둘을 갈라서 볼 건 아니지만, 아무튼 하나만 해도 충분히 무거운 주제인데 두 개나 있다.
그 중에서도 보기 힘든건 역시 어린 시절의 이야기다. 그 시절엔 ‘엇갈림’ 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리기 때문에, 그래서 더 필사적일 수 밖에 없었던 시절, 쇼코가 상처받기만 하던 시절의 이야기라서 무겁기만 하다. 그리고 그 무게는 온전히 이시다의 죄책감의 무게로 변하고.
하지만 이 목소리의 형태가 그런 소재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일 수 있는건 그 이후의 전개가 ‘재생’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다들 자기에게 맞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했고, 그리고 결과적으로 상처투성이인 아이들만 남았다. 이제와서 어떻게 해도 과거는 바뀌지 않고, 돌아오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럼 그걸로 끝인걸까? 후르츠바스켓 오프닝 가사의 한 부분처럼, 「다시 태어나는 건 할 수 없어요. 그렇지만 변해갈 수 는 있으니까」 이시다는 쇼코와 재회하고나서 변하는 쪽을 택했다.
물론 그 후 이시다의 행동이 모두 정답인건 아니다. 하지만 그 나이의 아이들이, 사람이 정답만을 갖고 살아갈 수는 없으니까. 그렇기에 시행착오도 겪고, 후회를 되풀이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시다가 전과 다른 점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면서, 성장해나간다.
영화와 코믹스는 장단점이 꽤 분명하게 갈리는 편인데, 가장 큰 차이는 역시 독백의 처리. 이시다의 시점에서 많은 정보를 주던 코믹스와는 달리 영화는 많은 부분을 생략된 채로 내보내기에, 스스로의 상상으로 그 간극을 메울 수 밖에 없지만, 생각해보면 이시다의 마음을, 쇼코의 마음을 추측하던 순간이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걔네들의 속마음을 열심히 상상하던 내가, 상대방의 마음을 알려고 필사적이었던 등장인물들에게 가장 가까운 순간이기도 하니까.
그리고 그게 영화 쪽이 더 좋았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인거 같다. 이야기의 온전한 이해라는 측면에선 코믹스가 낫지만, 그 중간중간 비어있는 퍼즐을 채워가는 과정이,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소통이라는 주제에 부합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꽤 자기편의적인 생각이라고도 생각하지만.
선택과 집중이라는 면에서도 제작영화라는 소재는 빼서 참 다행이었던 것 같다. ��시바라는 캐릭터의 역할을 줄인 것도 좋은 선택이고. 그리고 영상화되서 생기는 장점들이야 새삼 말할 것도 없겠지만, 그 중에서도 압권은 역시 마지막 장면이었다. 이시다의 마음의 문이 열리는 순간, 증폭된 사운드와 함께 모든게 뻥 뚫리는듯한 시원한 감각을 연출해내는건 진짜 굉장하다고 느꼈음. 하야밍의 연기도 아마 두 번은 다시 듣지 못할 유니크한 연기라는데서 가치가 있고.
하지만 영화의 러닝타임이 20분쯤 더 길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영화의 라스트신이 좋긴 했지만 코믹스 마지막 장면 역시 너무너무 좋아하는 장면이기에, 이시다와 쇼코. 둘만의 장면이 적었다는 건 아쉬운 일이라서.
그 아쉬움이 있기에 이 작품에서 부족한건 로맨스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 작품의 로맨스는 반쪽이다. 쇼코의 행동원리는 이시다에 대한 애정이었다. 이시다를 좋아하기에 이시다를 그렇게 쉽게 용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시다의 쇼코에 대한 행동원리는 첨엔 죄책감이었고, 그 후에는 책임감이었고, 그리고 나중엔 아마 애정이 될테지만, 적어도 그 부분은 작중에선 쉬운 형태로 표현되진 않았으니까. 하지만 이 대사를 접한 후부터는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네가, 내가 살아가는걸 도와줬으면 좋겠어”
내가 다른 사람에게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 있을까.
그 대답이 YES가 될 수 있다면, 그건 분명 최고의 로맨스일테니까.
목소리의 형태는 등장하는 애들이 다들 필사적이라서 아픈 이야기였다. 행복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는데도 다들 그 답을 모르기에 몸부림치고, 말이라는 수단이 존재해도 사람의 마음은 알기 어려운데, 그 말조차 통하지 않아서 너무나도 먼 길을 돌아온 이야기라서 슬픈 이야기였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마지막엔, 착실하게 종점에 도착해준 이야기라서 너무나도 기쁜 이야기기도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가슴 한켠에 잊혀지지 않을 이야기가 있다면, 분명 이런 이야기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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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u17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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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애니 초반 감상
- 걸리시 넘버 3화까지
너무너무 재미있다. 첫 화부터 쏟아져나오는 그 ‘파격’ 에 반했음. 사실 지금까지 성우 이야기는 몇 있었지만, 재밌다고 느껴본 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시로바코..는 성우 이야기가 메인은 아니니 논외로 치고; 암튼 지금까지의 성우 이야기들은 뭐랄까, 나도 아는, 누구라도 알고 있는, 그런 ‘겉’ 만 다룬다는 느낌이었고, 그렇기에 이번처럼 속내부터 들어가는 이야기가 신선하게 다가옴. 내가 모르던, 혹은 그렇지 않을까 하고 짐작만 하던 부분의 카드를 까놓고 보여주는 재미.
치토세는 일견 건방지고 성격 안 좋아보이긴 한데 그게 또 전혀 미워보이지 않는 재밌는 캐릭터임 ㅋㅋ 다른 캐릭터에겐 하라구로처럼 행동하긴 해도 주인공 특성상 시청자에겐 속내를 다 보일수밖에 없기에 호감이 가는 면도 있겠고.
시작이 그렇게 파격적이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이야기를 어떻게 진행할까 하는 기대와 의문이 쌓이게 되는데, 치토세의 성우로서의 성장과 성공..으로 마무리 짓게 되면 너무 뻔하지 않을까 싶은 맘도 좀 있고. 그렇다고 성우의 裏라든가 라노베 작가 후려치기; 로만 이끌어가기엔 이야기로서의 재미가 성립하나 싶은 맘도 있고. 시바사키의 ‘연기론’ 을 3화에서 제시한만큼, 그 쪽 이야기가 좀 재밌지 않을까 싶은 맘이 있긴 함.
3화에서 치토세가 그 국어책 읽기에서 급 괜찮은 연기로 바꾸게 되는 순간이 좀 극적이라 좋았음. 아니 국어책 읽기라기보다는, ‘연기를 못하는 연기’ 이긴 한데 이게 너무 적나라해서 내가 다 부끄러워지는 ㅋㅋ 그런 느낌이 있어서 그게 멀쩡한 연기로 돌아오자 안도감이 막..
- 위크로스 3화까지
위크로스의 새 신작. 지금까진 되게 느낌이 좋다. 흔한 아니메 캐릭답지 않은, 가라앉아있고, 소극적인 애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도 이야기를 흥미깊게 이끌어감. 전작부터 그랬지만 위크로스의 장점은 한계에 몰린 캐릭터의 심리를 되게 재미있게 그려내는 것 같달까.
부조리하고, 장점같은건 없어보이는 룰을 들이대고, 거기에 억지로 순응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그 일련의 과정은 다시 봐도 마치 조교 같아서 좋음(?!;)
스즈코와 치나츠의 더블 주인공 체제인것 같은데, 치나츠가 궁지에 몰리면 몰릴수록, 그 둘이 평화롭게 재회하진 않겠구나 하는 기대가 쌓여감. 적으로 만날지, 서로 마지막 코인만이 남았을 때 대결하는 전개가 될지, 스즈코에겐 치나츠는 아직도 동경의 대상이지만 치나츠에게 있어서 지금의 스즈코는 어떤 존재일지가 미지수.
전작의 아키랏키같은, 그 존재만으로도 재미를 부여해주는 치트 캐릭트는 없지만, 이번 작은 루리그들이 참 맘에 든다. 리르는 단정하면서도 쿨한 느낌이 좋고, 메르는 그 여우같은 부분이 참을 수 없이 좋음.
- 스텔라의 마법 3화까지
이번 분기의 난민캠프. 이렇게 그냥 틀어만 놔도 심신이 정화되는 작품은 분기마다 꼭 필요함. ㅠㅠ 겜 제작 서클을 소재로 잡고 있긴 한데 겜 제작보단 서클 활동을 하면서 이루어지는 네 명의 여자아이들의 일상이 메인.
주인공 타마키 성우 캐스팅이 참 잘된거 같음. 껴안아주고 싶은, ‘모두의 후배’ 스러운 캐릭터를 잘 표현해냈달까. 기존 부원 중에선 리에숑이 맡은 캐릭이 제일 좋고. 이 둘이 화면에 잡힐때가 제일 즐거움.
그림체도, 색감도 참 포근해서. 여러모로 ‘쉼터’ 라는 느낌이 드는 작품인거 같다. 일상물의 장점은 글로 표현하면 대부분 비슷해지는 감은 있는데, 이런 작품들을 보고 있을때의 ‘따뜻함’ 은 분명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
- 월요일의 타와와
와... 5분도 안되는 애니인데도 이런 파괴력을 줄 수 있을진 몰랐음. 그런 ‘흔들림’ 은 역시 애니로밖에 표현할 수 없구나 싶기도 했고. 대체 그 짧은 시간동안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모르겠다. はじけたボタン 에서는 심장이 멎는줄.
타와와는 역시 ‘월요일’ 이라는 부분이 갓. 누구나가 싫어하는 월요일에, 타와와가 있기에, 기다려지는 월요일을 만들어줄 수 있다면, 그건 정말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함.
..근데 주인공은 좀; 그런 후배가 있는데 회사 가면서 한숨을 쉬는게 말이나 됩니까. 카야농 목소리를 가진 그런 훌륭한 바디의 후배가 있으면 나라면 매일매일이 회사에 가는게 기대되서 참을 수 없을것 같은데 말이야. 부들부들..
- 유포니엄 2기 3화까지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유독 인상깊게 기억나는 장면이 있는데, 무능대령의 스승이었던가, 자신은 이미 자신이 원하는걸 완성해버렸기에, ‘만족해버렸다’ 고 말하는 장면이 있었던거 같은데, 내가 유포니엄 1기를 보면서 느꼈던 느낌도 사실 그와 비슷했음. 1기로 이미 완성되었다고 느꼈기에. ‘만족해버렸고’ 그렇기에 2기가 굳이 필요할까 싶은 맘도 있었음. 물론 나오니까 또 재밌게 보고 있지만;
근데 아 2기 1화 보니까 이게 되게 공기가 무거운 작품이었구나 싶은. 13화 다음에 14화라고 생각하면 이상할 건 없긴 한데, 이왕 새로 시작했으면 산뜻한 스타트를 끊어도 좋았을텐데 하필 2학년의 지나간 사정 에피소드부터 시작해서 ㅋㅋ
2화까지만 해도 부부장 진짜 성격 이상한거 같다.. 막 이러고 있었는데 3화에서야 풀렸음. 그런건 진작 말 하라고 ㅠㅠ.. 그 트라우마가 뭔지 막 궁금해지곤 하는데 다음화나 다다음화에서 밝혀질테니 뭐.
얘네들이 무언가를 목표로 하고, 달성하는 이야기는 이미 한 번 했기에, 2기는 내부의 흉터를 봉합하는 이야기가 메인이 될 것 같은데, 1기에 비해서 그렇게 두근거리는 맛은 없긴 하다. 관서 대회에 이기고, 전국 대회에 이기고. 이러면 무슨 드래곤볼 처럼 될거 같고;
- 아이카츠 스타즈 28화까지
아이스타도 어느덧 2쿨 분량을 넘어서 그 다음까지 왔는데, 신작은 아니지만 그동안 감상을 적어본 적이 없구나 싶어서 이거 적는 김에.
보면서 느끼는 건 아이스타는 확실히 ‘소녀만화’ 감각이라는 거. 순진무구하고 해맑은 여자아이 메인에, 평상시엔 심술궃지만 중요할 땐 도움이 되주는 남자아이 같은 포지션만 봐도 그렇고. 물론 아직까진 노골적으로 커플링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건 아니지만, 그런 포지션이 만들어져 있다는 거 자체가 개인적으로는 좀 별로임; 아이카츠 작중에서도 분명 그러지 않았던가. 아이돌에게 연애는 NO!
세나 츠바사와 아카리의 커플링 2차 창작을 좋아하던 자신으로서는 이중잣대가 아닌가 싶기도 한데, 그래도 아카리는 분명 두번째 주인공이었고, 츠바사와의 관계도 자연스러운 선이 있었다. 만약 아카리가 아닌 이치고에게 츠바사 같은 존재가 있었으면 그걸 탐탁게 여겼을까..? 만 생각해봐도. 그렇기에 다른 화는 다 재밌게 보고 있는 편이지만 M4만 나오면 건성건성 넘기게 된다.. ㅠㅠ
어쨌든 그런 소녀만화 감성도 분명 아이카츠와 차별된 아이스타만의 시도이긴 함. 아이카츠를 끝내고, 아이스타를 시작하면서 분명 ‘아이스타만의 무언가’를 제작진도 고심했을텐데, 그 결과 좀 더 여아들에게 먹힐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유메쨩의 ‘능력’ 같은 것만 해도 확실히 아이스타의 노선이 다르긴 다르단 느낌인데. 뭐지. 사포의 제로의 영역 같은 거려나?; 이 부분은 어떻게 진행할지 아직 감이 안 잡힘.
25화의 그 무대도 분명 ‘아이스타만의’ 무대였다고 생각함. 3D가 당연하던 아이카츠에, 2D로 어필되는 무대는, 진짜 깜짝 놀랄만한 시도였다. 풀 무대를 표현한 건 아니었지만 앞으로도 이런 깜짝 시도가 있을거라고 생각하면 꽤 즐거운 놀라움.
다만 아이스타 3D 무대 같은 경우엔 아직까진 좀 아쉽다. 아이카츠가 첨에 10점의 3D 퀄로 시작했기에, 끊임없이 자신을 부수고 바꾸어가며 결국 100점에 도달하고 말았다면, 아이스타는 80점 정도로 시작해버렸기에, 28화가 된 지금도 아직 80점 정도에 머물러 있음. 물론 아이카츠 동 화수에 비교하면 훨씬 나은 퀄이긴 한데, 시대로 보면 지금이 더 나중이니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너무 애들 다리나 그런걸 매마르게 표현하는게 맘에 안듬; 적당히 살집이 있는 편이 좋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지금까지 젤 좋았던 건 역시 마히루 요조라 자매의 이야기. 형제가 없이 살아서 그런가 이런 형제애. 아니 자매애 다룬 이야기 보면 너무 좋음. 특히 언니를 좋아하면서도 언니를 따라잡기 위해 마구 발버둥치는 동생과, 그 동생을 너무나도 아끼면서도 사실은 뒤쳐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언니 같은거. 이런거에 너무 약한거 같음. 막 찡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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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u17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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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샤인 라이브에서 좋았던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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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라이브에서 치카의 솔로파트.
치카에게 빛이란 모두이기도 하고, 그 모두와 함께하는 것이기도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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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그 빛을 모두에게 나누어주고 싶기도 한거고.
그 마음에 호응해서 모두가 일어서는, 러브라이브는 자신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기도 하고, 결국 모두가 함께한다는 비쥬얼을 이렇게 눈 앞에 보여주니 막 뭉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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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에서 리코의 이 표정.
리코는 사실 평상시에 애교가 많은 타입은 아니기에 라이브에서 보여주는 귀여운 표정들이 무지무지 소중함! 어떻게 보면 뮤즈에서 이미지가 비슷했던 우미도 러브애로우 슛이라든가, 평상시와 무대에서의 갭이 좋았던 면이 있는데 그와 비슷한 느낌.
우미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그 카오게이 속성을 리코가 어느 정도 떠안은 부분이 있는데, 사실 어느정도 이해가는 면이 있는게 그런 완전무결한 미인의 얼굴을 망가뜨려 보고싶다는 건 꽤 흔한 성벽(..;)의 발로이기도 해서, 다만 개인적으로는 항상 예쁜 그대로 있어주었으면 하는 맘이 있어서 그게 취향이냐 하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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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6화에서 즈라마루가 손짓하는 장면.
가장 많이 돌려본 장면이 아마 이 부분일거 같음. 혼자서 수백번은 돌려본듯.
그 눈읏음도, 손짓도, 즈라마루의 ‘상냥함’이 너무너무 잘 드러난 장면이라 짱짱 좋아하는 장면임. 게다가 즈라마루가 노래할 때 보이스도 꽤 개성적이라 취향이고.
즈라마루 같은 캐릭터의 첫인상은 왠지 재미없는 캐릭터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그 비문명인 컨셉도 짱 귀여웠고. 상냥한 미소로 이 쪽에 와줘라는 제스쳐가 캐릭터와의 거리를 확 좁혀주는, 참 좋은 장면이었던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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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라이브의 전반부 전부.
무대에 오를 준비조차 되지 않아서 평상복으로 무대에 올랐던 3학년들을, 모두가 감싸주면서 그 사이에 옷을 갈아입고, 아쿠아로서 새로 태어난다는 연출부터가 무지무지 근사함.
급하게 진행되었던 9화에 반대로 그 연출이 맞물려서 설득력을 만들어내는, 무대에 스토리를 담아낼 수 있었던 가장 좋은 예라고 봄.
그리고 저 스샷 찍은 부분의 안무도 되게 좋았음. 和風적이고 옛스러운, 그러면서도 여성스러운 안무라 몇 번이고 돌려보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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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뒤에 이어지는 다이야 여신니뮤ㅠㅠㅠㅠㅠ
이 장면을 보면서 지금까지 내가 왜 3학년들을 안 좋아했었단 말인가.. 하며 자신의 어리석음을 참회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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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에서 좋아하는 장면은 단연 이거.
두 손을 모아서 한 바퀴 빙 돌리는, 느리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은 속도로 원을 만들어가는데 그 동작이 개인적으로 막 꽂혔음. 묘하게 여자력이 넘친다고 해야하나. 바로 뒤에 이어지는 콩콩콩 점프도 짱짱 귀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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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에서 세명 만의 라이브.
아기새들 세 명이 지저귀는 장면같아서 그 큐트함이 장난 아님. ㅠㅠ 9명이서 만들어내는 무대도 좋지만, 세 명이서 만들어내는 무대의 장점은 역시 이런 ‘아기자기함’이 아닐까도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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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역시 리코가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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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u17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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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샤인 12화까지
12화가 너무나 좋았다. 지금도 좋았던 부분들은 한가득 있었지만, 하나의 조각, 하나의 파편들이 좋았던 시점에서, 12화에 이르러 온전한 선샤인을 좋아한다고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난 3화의 다이야의 그 말이 참 싫었다. 뮤즈와 아쿠아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러브라이브가 어떻게 끝나고 선샤인이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럼에도 그걸 굳이 입 밖으로 내어 표현하는 것은 세련되지 못한 선택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리스펙트보다는 좀 더 아부에 가까운, 속보이고 메타적인 파편에 지나지 않았다.
내게 뮤즈가 소중해서 그렇게 느낀게 아니라, 오히려 뮤즈가 내겐 더 이상 진행형의 컨텐츠가 아니기에, 새로운 타이틀을 단 이상, 자신들만의 날개로 날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서였다. 좀 더 자유로웠으면 싶었다.
그녀들은 둥지 안에 있었다. 
처음으로 뮤즈의 언급이 나오지 않게 된 건, 그녀들이 아홉명 전부 모이게 된 9화였다. ‘아쿠아’로서 첫 시작을 하게 된 그 화에 비로서 뮤즈의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는 건 그녀들이 걸음마를 시작했다는 신호기도 했고, 온전해져간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사실 그대로 뮤즈의 언급을 영영 안했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다. 뮤즈를 안고가는 선택이 내게 맘에 들지 않았던 만큼, 내게 있어서 온전한 아쿠아란 뮤즈를 떼어내는 것과 다름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시작을 한 만큼, 이제 와서 없었던 일로 할 순 없는 거니까,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떻게 그 매듭을 풀어나가는 가였다. 그리고 12화는 정면돌파의 선상에 있었다.
너는 너, 나는 나라고.
시작했던 동기도, 계속했던 이유도, 모두 뮤즈와 떼어낼 수 없었던 현실에서, 뮤즈를 쫓아가기만 했던 자신이 아닌, 좀 더 자유롭게 달려보고 싶다는 그 말 하나가 듣고 싶어서 선샤인을 보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뒤의 레일을 달려나가던 그녀들이 처음으로 동일 선상에 서겠다는 말을 듣고 어떻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11화까지의 이야기는 아쿠아들이 온전해져가는 과정이었다. 리코가 자신의 연약함을 떨쳐버리고, 요우가 치카에게 있어서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알게 되고, 치카는 자신의 곁에 모두가 있다는 걸 깨닫고.
그렇기에 그 선택과 메세지에 설득력이 생겨난다. 처음엔 정말 아니것도 아닌 그녀들이었기에, 지금껏 힘껏 발버둥쳐온걸 시청자가 봐 왔기에, 홀로 서겠다는 그녀들의 말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둥지를 떠나 날개짓을 시작한 새들만큼 아름다운 광경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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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u17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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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메 도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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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겜을 하는게 연례행사가 되가고 그마저도 뜸해지는 시점에서 간만에 즐겁게 한 게임이었던 같다.
무엇보다 주인공이자 히로인인, 미나토의 매력이 굉장해서, 게임을 시작한 순간부터 끝낸 지금도 미나토에 대한 감상이 인상적으로 남는다.
예전의 오토보쿠부터 최근의 츠리오츠에 이르기까지, 대다수의 여장물의 주인공이 이상적인 여성상, 흔히 말하는 ‘오죠사마’ 계열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미나토는 좀 더 소동물스럽고, 보이쉬한 매력을 가진 애라는 게 차별적이랄까, 어디 나사 하나씩 빠진 히로인들의 츠코미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리액션이 풍부하고, 그 리액션들이 하나같이 다 귀여워서, 이 게임의 핵심적인 재미는 단연 미나토의 리액션과 보이스에 있지 않나 싶음.
이 겜은 풀프라이스도 아니고, 공략 가능 캐릭도 세 명 밖에 안되서 적은 볼륨을 단점으로 볼 수 있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보통은 분량상 포기하게 되는 주인공 보이스를 넣었다는 것이 그야말로 신의 한 수가 됨. 사실 플스판으로 이식한다거나, 후속작이 나온다거나 그 후에 주인공 보이스를 추가한 겜은 많지만 리얼타임으로 주인공 보이스를 즐길 수 있는 여장물은 의외로 흔치 않은데, 앞서 쓴 미나토의 속성에 맞물려서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낼 수 있는 무기가 되었달까.
또 초반의 자위 이벤트 같은건 캐릭터성 정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는 편, 미나토가 그냥 귀엽기만 한 여자애가 아니라, 엄연히 여장을 하고 있는 귀여운 ‘남자아아’ 라는 걸 플레이어에게 무엇보다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이벤트여서.
히로인들의 성격은 다들 파격적..이랄까 파탄적에 가까운 느낌이긴 한데, 그게 성실한 미나토와 어울려서 공략하면서도 일견 ‘공략당하는’, 그런 밸런스가 굉장히 잘 잡혀진 것도 호평. 스토리는 이렇게 진행되겠지? 싶은 곳에서 꼭 그렇게 진행되는, 엔딩이 바로 보이는 그런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는데, 얕다고도 할 수 있고 좋게 말하면 캐쥬얼하게 즐길 수 있는 그런 느낌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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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물의 재미 중 하나는 역시 그림상으로는 이렇게 완벽한 레즈가 되기도 한다는 점인거 같음.
그러고보면 여장물에서 언제 어떻게 여장을 들키나 또한 꽤 재미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하는데, 다들 너무 포용력이 좋아서 탈이랄까 ㅋㅋ 한번쯤은 여장을 했던 주인공에 대한 ‘거부’ 를 제대로 나타내도 좋을거라고 생각하는데 너무 다들 쿨하게 받아들이는 점은 조금 아쉽기도. 이건 이 겜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여장겜이 다 그렇지만.
사실 그렇다고 해서 진짜 진지한 거부를 보고 싶냐 하면 그건 또 아닌데.. 좀 더 재밌게 꼬아도 좋지 않을까 하는 맘도 한 켠에.
아, 아무튼 야겜 이리 재밌게 한 게 대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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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u17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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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이 없는 거리
아, 너무나도 좋은 작품을 만난 것 같다. 1화에서 마지막 화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흐름 안에서 긴장감과 몰입도를 내내 유지해낸 점이 특히 더 굉장한 거 같음.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어린 아이의 발로 직접 뛰어다니는 절실함이 막 와닿는게 좋았달까, 어른의 기억을 가지곤 있다고 해도 아이의 몸으로 할 수 있는 일 자체가 적기에, 그렇기에 더 필사적이고 소극적인 방법밖에 쓸 수 없어서, 조금 답답하기도 하고 실제로 한 번 실패하기도 하지만, 역시 루프물은 한 번쯤 실패하는게 제맛 같기도 하고..
반대로 말하자면 그런 아이의 시선과 감성이 이 작품의 특징이자 장점인거 같음. 아이의 몸을 가진 ‘어른’ 보다는, 어른의 기억을 가진 ‘아이’ 에 가까운, 그렇기에 그 과정에서 풋풋하고 솔직한 로맨스까지 생겨나고.
또 슈타인즈 게이트에서 마유시의 소중함을 플레이어가 잘 이해할 수 있었기에 그 루프가 더 감동적이었던 것처럼, 카요와 어머니와 보내는 일상이 너무나도 소중하다는 걸 사토루도, 시청자도 알 수 있었기에 그 분발이 더 감동이었던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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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컷이 참 좋았다. 10화에서 잠깐 스쳐지나간, 그 자기방어적이고 무뚝뚝한 여자애가 이렇게 솔직하고 환한 미소를 보여주게 되었다는 건. 지금까지의 루프와 행동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바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막 뭉클.. ㅠㅠ
병상에서 카요와의 재대면도, 원래대로라면 존재하지도 않았을 미래가, 자신의 힘에 의해서 지켜지고, 십수년간을 병상에 누워있어서 많은 것을 잃어버렸지만, 자신이 해왔던 일들은 한 점 후회도 없다고 느끼게 되는, 작품에서 첫 손에 꼽을만한 명장면.
미스테리물로서는 단서를 주는게 꽤 솔직하고 그렇기에 범인의 정체도 예상하기도 쉬운 편이었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잔트릭을 써서 긴장감을 유지해내는 면이 인상깊었음.
야시로와의 결착도 단순히 물리적인 증거를 잡아내고 거기서 끝낸게 아니라, 야시로라는 인간의 어둠을 사토루가 캐치해내고, 자신이 야시로에게 떼어낼 수 없는 존재가 된 것을 이용해서 심리적으로도 완벽히 승리해낸게 더 극적이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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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 왜 이렇게 이쁘지 ㅠㅠ
사토루가 루프로 인해 많은 것을 얻긴 했지만 잃은 것 역시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주인공으로서 역시 마지막엔 보답받는다는, 흔하고 뻔한 해피엔딩이지만, 그 뻔한 상냥함이 참 고맙게 느껴지는 엔딩까지!
아, 명작이라고 단언해도 손색이 없는 좋은 작품이었던 것 같다.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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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u17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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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 11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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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의 10화에선 역시 이 장면이 제일 좋았다.
고고한 여자가 흔들리고 무너져내리는 모습이 크..
이번 11화도 너무너무 좋았음. 한 명 한 명은 무력한 여자애들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옆에 있는 여자애를 위해서 손을 잡아주고, 일어서는, 절망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과 용기라는 이름의 꽃.
유키가 모두에게 주고 있었던 부분도 있었지만, 사실은 대부분 보호받아왔던 상황에서, 그녀를 지켜주던 사람들이 핀치일 때, 새삼 일어서는 게 그녀였다는 점은.. 으아ㅠㅠ
지금까지 학교생활을 보면서 높게 평가하는 점은 이런 상황이 되었음에도 어느 하나를 버리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사실은 이런 이야기였으니까- 자 반전 끝, 하고 이야기를 한 쪽으로 진행해버렸다면 아마 흔한 이야기들 중에 하나가 되었을 수도 있었을테지만, 학교생활이 특별한 점은 절망 속에서도 일상을 그리길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 그것도 겉핡기식으로 그리는 게 아니라 두 쪽 다 전력으로 그려낸다는 점이다.
너무나도 포근한 일상 속에 있기에 그 일상이 뒤집어 질때마다 얘네들이 처한 상황이 더 절망적으로 느껴지고, 반대로 그런 절망 속에 있기에 얘네들이 누리는 작은 일상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엔딩 곡의 가사에서 그려진, 하교 길에 여자애들끼리 잡담을 나누고, 도중에 가게에 들리고, 어떻게 보면 굉장히 평범하고 아무 것도 아닌 일들이, 학교생활부의 얘네들에겐 그것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걸 떠올릴 때마다 엔딩 곡은 그 멜로디 이상으로 슬프게 들려오기도 하고.
그리고 다음 화이자 마지막 화의 제목은 ‘졸업’
그녀들에게 과연 어떤 졸업이 기다릴까 싶어서, 6화부터는 다음 화를 볼 때마다 상당한 각오를 하고 봐야했던 애니였지만 마지막 화는 지금 이상으로 많은 각오가 필요하지 싶달까.
부디 메구네가 얘네들을 지켜주기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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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u17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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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애니 초반 감상
- 학교생활
3화까지 보고 와 이거 물건이구나 싶어서 감탄이 나왔던 작품. 일상과 그 반대편 전개의 낙차라고 해야하나, 그 호노보노한 일상이 한 순간에 붕괴되는 감각이 대단하다. 처음 1화를 볼 때는 내용을 알고 봐서 예정된 반전에만 집중하다보니 재미가 없었는데, 생각을 바꿔서 유키가 보는 시선이 사실은 이런 풍경이었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보니 새로운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3화는 거짓된 일상이 아니라 진짜 지금까지 걔네들이 누려오던 일상이 붕괴되는 에피소드였기에, 그리고 그 일상 풍경이 너무나도 따뜻하고 포근한 것이었기에, 그런 큰 낙차를 그려낼 수 있는 작품을 대단하다고 생각했음.
캐릭터는 지금까진 쿠루미가 제일 취향. 쿠루미 자체의 디자인도 좋지만, 삽이란 아이템이 이렇게 귀엽게 보이는 물건이었줄은 ㅋㅋ 여자애에게 의외로 어울릴 것 같지 않으면서도 어울리는 물건들이 있는데, 그게 이번엔 삽인거 같다.
- 이리야 쯔바이 헤르츠
2기의 그 강렬한 키스도 아직 기억에 남아있는데, 3기는 시작부터 이런 초 야한 전개로 들어갈 줄은. 아, 너무나도 그 ‘주저없음’ 에 뿜었다.
초등학생 여자애에게 키스를 하는 것이 유일하게 허용되는 것은 초등학생 여자애. 초등학생 여자애를 안을 수 있는 것이 유일하게 허용되는 것도 초등학생 여자애. 
그것을 알기에 이렇게 서슴없이 저지를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정말 여러모로 천재적..이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는 것 같다. 사실 이 작품이 아니라면 대체 어디 가서 초딩 여자애가 딥키스 하는 장면을 보겠어.. 상업지도 아닌데!
아무튼 키스 이야기는 떠나서;; 1기도 2기도 서로를 받아들인다는 것에 대한 테마로서 그걸 잘 관통한 수작이라고 보기에 이번 3기도 기대 중.
- 데레마스 2기
얘네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반가움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작품이지만, 다만 순수하게 반가워할 수 없게 만드는 아쉬운 전개가 좀 눈에 밟힌달까.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당위성’ 이라고 보는데, 데레마스 1기를 돌아보면 얘네들이 아이돌이 되기로 마음 먹고, 하나하나 유닛을 만들어가고, 페스를 성공적으로 치루기까지 한 과정 속에 있는 이야기였다. 그런 흐름 속에서 보면 13화 이후에 14화에서 이상한 아줌마가 등장해서 그걸 백지로 돌린다고 말할 당위는 단언컨대 1그램도 ���지 않나? 근데 뭐야 이건;
영어로 된 부제도, 오프닝의 장면들도, 묘하게 원전인 ‘신데렐라’ 를 부각시키는 점이 눈에 띄는데, ..고생하는 신데렐라 얘기라도 그리고 싶었던 걸까. 싶어서 아무튼 많이 의아스러움. 신데렐라 얘기라면 역시 그 인간은 계모인 거겠죠. ..P는 왕자님?
- 스자키니시
얘네들 왜 시모네타 이야기 밖에 안하는 거얔ㅋㅋㅋ 싶었는데 아 그래도 4화는 좀 좋았던 것 같다. 니시 집에 간 에피소드. 직장 동료로서의 관계가 아니라 친구로서의 관계를 보여준 점이 맘에 들었달까.
사실 스자키니시의 원작이랄까 라디오는 유투브에 올라온 유명한 거만 몇 개 본 정도라 스자키나 니시에 대해서 잘 안다고 할 수는 없는데, 그래도 아야페의 캐릭터 하나만큼은 확실히 알 거 같음 ㅋㅋ 아 진짜 매력적인 아가씨다.
애프레코 현장이 굉장히 재밌을 것 같은데, 어떻게보면 자기가 자폭했던 에피소드, 보케 에피소드들을 다른 사람이 시나리오로서 쓰고, 그걸 자기가 대본이라는 형태로 읽어야 된다고 생각하면, 현장에서 아야페가 무슨 표정으로 있을지가 되게 궁금함.
- 실은 나는
제목에 있는 ‘실은’ 의 의미가 의미심장하달까. 그 히로인들이 실은 황당하기까지 한, 도저히 일반적이진 않은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게 이 작품을 평범한 러브코메가 아닌 빅 개그물로서 성립하게 만든다. 또 한편으론 그렇게 개그를 주로 전달하는 작품이면서도 러브코메의 매력이랄까 히로인의 귀여움도 착실히 어필하고 있다는 게 좋은 인상이랄까.
미나세 이노리도 그렇고 우에다 레이나도 그렇고 평소 목소리와는 꽤 다른 캐릭터들을 연기한다는 점이 개인적인 흥미거리.
- 샬럿
초반 인상은 굉장히 좋았다. 이 작품 전체적으로 흐르는 감각이랄까 그런 게 너무나도 익숙한, 마치 몇 년만에 집에 돌아온듯한 익숙함이라서 좋았음.
주인공도 자기 욕망을 전혀 감추려고 하지 않는 점이 오히려 호인상이었고. 일단 능력자물이면서도 완전하진 않은, 오히려 불완전함이 더 큰 점도 재밌는 부분.
다만 3,4화는 안 좋은 의미로 엔젤 비트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는데, 뭐랄까, 20분 내용 중에서 18분 동안 평상시 템포대로 일상 이야기 하다가 2분 만에 급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모두 해치워 버리는 그 감각..?
그래도 아직까지는 충분히 기대할만한 구석이 남아있는 작품이긴 하고 좀 더 보고 판단을 해야.
그러고보면 모쵸 연기는 여기서 첨 들었네; 하도 전부터 접해서 익숙한 애라 그런가 첨인데 처음같지가 않음. 꽤 귀여운 연기기도 하고 앞으로도 많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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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u17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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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카츠 100화까지
2기 스타트부터 100화까지 보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위주로 짧게.
51화 - 2기를 여는 화이자 2기의 더블 주인공 중 하나인 세이라의 등장화. 로-꾸하면서도 펑키한 등장이 신선했었다. 무대에서의 강렬한 모습과는 다르게 평상시 대사치는건 살짝 허세;스럽다고도 느꼈달까 지금이야 물론 평범하게 좋은 애라곤 생각하지만!
그건 그렇고 1기의 마지막이 아마 이치고가 미국으로 떠나는 화였던 것 같은데 단 1화만에 돌아와서 아오이가 1주일인듯한, 1년만인듯한 느낌이라고 한 게 좀 웃겼던 기억이. 그만둬; 이런 자학메타스런 네타ㅠ
59화 - 무대가 없는 일상 에피소드. 과자로 된 집에서 탐정놀이라는 후와후와하고 귀여운 컨셉이 좋았던 것 같다. 얘네들의 컬러풀한 의상도 좋았었고. 란-유리카님의 커플링의 가능성을 보았던 게 제일 좋았던 화였음.
64화 - 이치고의 성좌 무대. 성좌 드레스인만큼 힘 잔뜩 들어간 디자인이랄까. 무지개빛 그라데이션도 그렇고 머메이드 컨셉이 어울리는 프릴도 그렇고. 지금까지 이치고가 입은 옷 중에서도 역시 이게 최고라고 봄.
71화 - 드디어 돌아온 아오이의 턴! 이치고가 미국으로 떠나는 계기까지 얻었음에도 이치고가 돌아오자마자 양보해버리고, 완전한 자립을 하지 못했던 게 못내 아쉬웠던 차에, 스스로 “난 키리야 아오이의 가능성을 믿어” 로 자신을 긍정하면서 시작한 무대는 몇 배의 감동이 되어 돌아왔다. 주인공의 옆에서 언제나 조연으로만 만족하던 아오이가 무엇보다 빛났던 화.
74화 - 이치아오란들의 졸업화. 졸업이라곤 해도 중등부에서 고등부로 넘어가는 것 뿐이고 그 후에도 계속 주인공으로 이야기가 계속되는 걸 알고 있기에 졸업의 의미가 그렇게 크지는 않은 것 처럼 보였...지만. 사쿠라가 졸업 축사 읽으면서 너무나도 슬프게 운 컷들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졸업이라는 이벤트와 거기에 후배��서 복받치는 감정을 이렇게 예쁘게 그려낼 수 있구나 싶어서. 아이카츠의 작화가 예쁜 편이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우는 장면을 가장 잘 그리는 거 같음. 사쿠라의 그 장면만으로 급 졸업의 가치와 함께 에피소드 자체가 살아난 느낌. 무척 좋았다.
77화 - 따로 적기도 했던 에피소드지만, 이치고가 되려고 했었던 아카리가, 자신만의 빛을 찾아내고, 이건 자신의 스토리라고. 그렇게 스스로 머리카락을 잘라내는 장면은 진짜 엄청난 충격이었다. 오히려 3기를 알고 있는 자신이기에 이 장면이 더 인상깊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작고 귀여운 소녀가, 자신의 결의를 이토록 단호하게 나타낼 수 있는 장면을 그릴 수 있었구나, 싶어서 아이카츠 자체에 좀 놀랐던 화.
83화 - 오토메의 성좌 에피소드. 오토메의 러브유~ 대사는 진짜 귀여운 걸 넘어 쾌감까지 될 정도로 좋아하는 대사인데, 이 성좌 무대도 그렇고 오토메의 무대는 그렇게까지 좋은 느낌은 없는 것도 같음. 귀엽긴 한데, 그 이상은 없다고 해야하나; 그래도 모요치의 러브유~ 는 너무 사랑스러움.
84화 - 미쿠루의 단독 무대. 난 미쿠루란 캐러가 급 등장해서 미즈키와 함께 최종보스 포지션으로 등장한게 좀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어서, 하긴 중간부터 시작한 나에겐 미즈키도 어느 정도 그런 면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미즈키는 작중으로나마 무대로나마 충분히 납득되는 캐러였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미쿠루라는 캐릭터의 가치를 확실하게 인식시켜버린 무대였다. 2기 중에서 제일 많이 돌려본 게 이 무대였던 거 같음. ‘미소와 무표정의 사이’ 그 절묘한 표정이 무엇보다 좋았다. 3D로 이 미묘한 표정을 표현할 수 있구나 싶어서 놀라기도 했고. 무대에 쓰인 오토나모드 곡도 소녀와 여성 사이의 아슬아슬한 느낌을 주는 좋은 곡이라고 생각하는데 미쿠루의 무대와 참 잘 어울렸음.
87화 - 솔레이유의 재결성화. 평상시 얘네들이 같이 있는 모습만으로도 알 수 있었지만 새삼 솔레이유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선 걸 보고서야, 정말 얘네들은 비쥬얼적으로 완벽한 조합이자 3인조라고 느낀다. 비교할 대상조차 없을 레벨. 역시 솔레이유는 여러가지 의미로 아이카츠의 기둥이자 핵심.
89화 - 유리카님의 성좌 에피소드. 아 유리카님.. 유리카님처럼 겉은 츤데레스러우면서도 속이 훤히 보여서 되려 솔직한 캐러는 너무 좋은 거 같다. 그 솔직한 부분으로 팬을 위로해주는 유리카님도 좋았고. 3기 들어서 제일 슬픈건 유리카님의 등장이 뜸한 거.
90화 - 아오이의 개인 에피소드. 뮤직비디오 만드는 화. 뮤직비디오는 좀 똑같은 모션이 반복되는 거라 그렇게까지 좋은 완성도라곤 못하겠는데 내가 젤 좋아하는 아오이의 개인 에피소드란 것만으로도 텐션 맥스까지 차오르는 화였음. 그러고보면 아오이의 담당 가수 목소리도 쿠세라고 해야하나, 꽤 특색이 있는 보이스라 좋아함. 정작 제일 어울릴 것 같은 사람이 안의 사람인 코로아즈인 건 조금 웃프지만.
93화 - 미쿠루가 단독 무대로 첨 선보였던 오토나모드의 더블M 버젼. 여기서 미쿠루가 입고 나왔던 의상이 참 캐쥬얼하면서도 좋았던 거 같다. 게다가 이 가느다랗고 긴 다리ㅠㅠㅠ 아무래도 두번째 보는 무대기에 익숙해져버린 감은 있지만.
95화 -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가 한방 얻어맞은 화. 티아라 학원장의 드림아카 설립 에피소드. 꿈을 다 펼치지 못하고 사라져가는 애들이 아쉬워서, 자신이 그 꿈을 펼쳐보일 수 있게 만들겠다고, 그렇게 학원을 만들고. 그리고 거기서 찾아낸 가장 큰 재능이자 꿈은 바로 세이라 너라고. 그렇게 세이라가 전해 듣고 우는 장면은 너무너무 좋았다. 자신이 남에게 있어 꿈 자체라는 말을 듣고서 누가 안 울 수가 있을까. 세이라가 너무 예쁘게 울어서 나도 같이 울었던 거 같음. 
학원장이 집에서 일하는거 동생이 보고 누나는 또 집에서 일하는거냐고 묻자, “이건 일이 아니야, 꿈이야” 라고 한 대사는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대사가 될 거 같다. 자신이 하고 있는 걸 일이 아니라 꿈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97화 - '멘토’의 의미. 고민하는 사람에게 어떤 말이 가장 좋은 위로의 말이 될 수 있을까. 어떤 방법이 남에게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까. 아카리의 고민을 보면서 나 역시 고민하고 있던 차에, 그저 곁에 있겠다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네 편이라고. 그 가장 심플하면서도 확실한 답이 가슴에 와닿았다. 그리고 그 말에 용기를 얻고 일어서는 아카리를 보면서 하.. ㅠㅠ 2기 막바지가 되어가면서 너무 대단해지고 있는 거 같음. 
아카리의 무대는 그 107화였던가, 백조의 호수 컨셉의 무대가 굉장히 강렬하긴 했지만 이 97화의 무대 역시 ���토리적인 의미까지 포함하면 아카리의 베스트 무대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을듯. 무엇보다 이 ‘하트’ 의 어필은 진짜 최고로 사랑스럽다. 
99화 - 더블M의 마지막 무대. 와.. 미즈키라는 캐릭터가 작중에서 설정된 강함, 대단함, 그것을 무대로도 확실하게 그려냈구나 하는 감각이 무엇보다 앞선다. 관객들과 캐릭터들이 보이는 반응이 전혀 과장스럽다고 생각되지 않을만큼 나 역시 더블M의 무대를 보고 한동안 멍해 있었던 거 같다. 
100화 - 내가 아이카츠를 보기 시작했던 원점까지 드디어 도착.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본 무대이기에 개인적인 신선함은 없지만, 앞서 그 대단한 무대를 보고서도 기죽지 않고 ‘골은 끝이 아니라 또다른 스타트’ 라고 새로운 무대를 내보인 이치고들에 대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실 솔직한 느낌으로는 더블M의 무대가 더 좋았다고는 생각하는데 그건 발라드와 업템포 곡의 차이일수도 있겠고. 또 그 쪽은 내가 처음 본 거니까 그 영향도 있겠고 아무튼;
요즘은 그저 아이카츠를 접해서 다행이야라는 생각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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