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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spocket · 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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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8일 월요일
Keto 1일차
아침 해가 뜰때가 되어서야 잠들어 정오가 조금 지나 일어났다.
갑자기 학생이 되었는데 까먹고 수학시험을 치지 않아서 0점을 받아 어쩔줄 몰라하는 꿈을 꾸다가 깨서 그런지 잤는데도 잔것같지 않고 온몸에 피로가 가득해서 한참을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았다. 천장을 한참 바라보고 있으니 귀에서 삐소리가 나서 결국 일어나 찬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지하실에 펌프 발판 옮기는거 3달전에 도와주고선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때문에 한번도 못찾아간 친구가 오늘 데리러가면 와서 플레이해볼 의향이 있냐고 물어봐서 알겠다고 했다.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점심은 물론 아침도 못먹은 상태라 도저히 기력이 없어서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에 들러 빵없는 버거를 주문했다. 빵 없이 내용물만 넣어달라고 8번은 족히 말했는데 맥도날드 직원은 연신 정말 빵이 필요없냐고 물어봤다. 친구 집에 도착해서 열어보니 쿼터파운터는 고스란히 빵 사이에 예쁘게 들어 포장되어있었다. 로코모코 느낌으로 빵 대신 로메인 레터스에 내용물을 싸서 먹었다. 시원한 잎사귀가 아삭아삭 씹히다보니 패스트푸드를 먹는다는 느낌이 안들정도로 맛있었지만 동시에 내 허기를 채우는데도 역부족이었다.
지하실로 내려가 펌프를 하는데 3개월간 산책을 제외하곤 운동도 제대로 안한데다가 끊었던 담배까지 펴댔더니 이래도 되나 싶을정도로 몸이 금방 지치고 피로했다. 3개월이나 플레이 못한 바람에 엄청 즐거울줄 알았는데 전혀 즐겁지 않았다. 요즘 모든게 다 그렇다,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 있는 심심함을 잠시 달래줄거리는 수도없이 있지만 마지막으로 즐겁다고 느낀게 언젠지 가물가물하다. 마지막으로 행복했던게 언젠지도 잘 모르겠고. 너무 지치고 힘들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렇다고 해서 우울에 찌들어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된건 아니다, 무감각해졌을뿐. 며칠전엔 캔버스에 고양이 그림도 그렸고 매일매일 산책도 2~3시간씩 꾸준히 하는 편. 언젠간 다시 즐거운 날이 오겠지, 하는 막연한 희망은 있지만 그러다가도 하루하루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늙어가는 나를 생각하면 푹신한 거실 소파에 콕 박혀 가만히 있을때도 있고.
내일 오전에 면접이 있어서 일찍 잠들어야 하는데 하루종일 몸도 찌뿌둥한데다가 뭔가 어긋난것처럼 기분이 영 붕 떠있어서 면접 준비도 하지 못하고 발코니에 앉아 연신 담배만 피워댔다.
저녁식사는 룸메이트가 만들어준 가지와 애호박으로 만든 라자냐. 저녁식사 후 마트가 닫기전 룸메이트와 서둘러 장을 보러 다녀왔다.
뜨거운물을 틀어놓고 40분정도 목찜질을 하고 방으로 들어왔는데 아직도 계속 기분이 언짢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제발 내일은 이런 기분이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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