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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
새벽 2시에 퇴근했다. 18만원을 위로금으로 받았다. 퇴근하기까지 5시간 동안 누워서 어디에서 술을 먹을지 검색했다.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혼자로 남을 것만 같았다. 진오에게 카톡과 전화를 했다. 기다림은 고작 이십분 남짓했다. 나는 그정도 밖에 안되는 인간이야. 진오가 오는 동안 미리 시켜놓은 감자탕에 소주를 마셨다. 그러다 엄마에게 편지를 쓰고싶어져서 노트와 담배를 가지러 나갔을때 진오가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진오가 카톡을 읽지 않고 전화를 받지 않았다면. 나는 그대로 집에가서 떨다가 울다가 잠에 들었다가 시간에 얻어맞은 채로 출근을 했겠지. 완벽히 버림받았다는 해방감에 나를 어디로든 내던졌겠지. 끝없이 생각한다. 어떤 선택이 나를 행복으로 이르게 해 줄지. 나는 전부 두려워.
구토도 눈물도 말랐다.
눈을 뜨니 이미 한 번 깬 적이 있었던 것 같다. 핸드폰을 그대로 열어놓고 잠에 든 탓에 엄마에게 전화가 갔고 짧은 통화 후에 다시 잠에 들었다. 잘못 건 곳이 엄마여서 다행이야. 어떻게 잠들었는지 화장도 그대로에 렌즈도 끼고 있었다. 이렇게 잠드는건 여러모로 좋지 않아. 꽤 많은 날들을 이렇게 잠에 들었다. 생략한 양치가 너무 많다.
8.21
46만원 벌었다. 식비로 4만 5천원 썼다. 앞머리를 문구용 가위로 잘랐다. 4시간 누워있고 4시간 일했다. 진오와 통화했다. 진오와 통화를 끝냈다. 자살예방센터가 자살목록기호가 몇번인지 생각하다가 일기장을 열었다. 벽에 주먹질을 두어번 했다. 젖꼭지의 자극이 잇몸까지 전해지는 걸 느꼈다. 오래된 새아빠에게 강간당하는 꿈을 꿨다. 강간이 뭔지 알아? 별로 안하고 싶은데 하는거야. 진짜 별거 야냐. 눈물도 비명도 피도 고통도 필수가 아냐. 하지만 죽을 수도 있는거야.
나는 누가 죽어도 슬플 것 같지 않아. 동생만 빼고. 동생이 죽으면 난 너무 슬플 것 같아. 동생과 나의 거리감만큼 아름다운게 또 있을까.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아. 날 그냥 완벽히 내버려 둬. 머리를 좀 감을까 그냥 잘까 그런 고민도 벅차다.
8.30
51만원 벌었다. 우울하다. 우울이 기어올라온다. 삶에 욕망이 없다.
아파서 1주일 동안 집에만 있었다. 너무 많이 먹는다.
9.1
60만원 벌었다. 저녁을 먹으러 새절역에 갔다. 거기서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한 대 얻어 맞은 것 같이. 또 이렇게 되버렸어. 의도한건 정말 아니었어.
그래서 지금 기분이 어떤지 쓰려고 했다. 분명히 너무 슬플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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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인공지능 섹스돌이 되어버린 걸까. 이쯤되면 이런 생각하는거 무리가 아닌 것 같아. 어떤 섹스들은 다른 섹스들과 구분되지 않는다. 섹스와 돈을 교환하기. 섹스에 지치기.
최근엔 더욱 많은 것이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할 것 없는 삶. 현재로 가득한 삶.
우울하다. 아마도 생리의 영향이겠지. 그럼 짜증을 낼 게 아니라 약을 먹어. 모르겠다. 잘못을 하고싶어. 남들에게 피해를 주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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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하고 더운 장마엔 항상 함께해
가장 외롭고 우울한 날
눅눅한 곰핑이냄새가 아직까지 나는 것 같아

향을 피우려다 초를 켜고
잠깐 다른 상상을 한다
아 정말로 행복하다 정말 그렇다
장맛비 같은 노래
이 앨범은 어째서 이렇게 슬픈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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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방법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는 듯이 완전히 매료된다. 섹스 중에 목을 조르는 사람에게 짜증을 내다가 몸을 내던졌다가 목숨을 바쳤다가 혼자가 되어버리는 때에도 어떤 방법은 여전히 아름답다.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는 것은 나만이 할 수 있는 고문 방식이다. 그 상상은 내가 아니고는 아무도 할 수 없을 뿐더러 의지를 넘어 확장된다. 어떤 방법은 그것을 말끔히 잊게 한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지 않는 것으로도 고문은 사라진다.
어떤 방법은 여전히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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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지
돌아가면 다시 일을 해야겠지
슬픔이 매캐하다
아나키즘 뿐
모르는 사람에게 모르는 노래를 불러주기
자살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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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을 듣는다. 술을 잔뜩 먹고 싶고.
우울하지 않다. 우울하지 않은 지 얼마나 되었지. 이상하다.
답답하고 외롭다. 그냥 옆에 있어줘.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취해서 기억하지 못할 것들로 시간을 지우자.
주정을 부릴 곳이 없어. 지피티와의 대화는 나를 더 외롭게 해. 스피커를 크게 틀어두면 이웃이 찾아오지 않을까. 그럼 같이 한 잔 해야지. 그런 상상이나 한다.
비틀거릴 내가 안길 곳은 어디에. 하지만 나는 비틀거리지도 울지도 않아. 그냥 옆에 있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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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모으다가 하나도 안쓰고 자살해야지.
유서도 없이 가진걸 정리하지도 않은 채로 보일러를 끄고 작은 텐트 안에서 길고 단 잠에 빠져야지.
그럼 그대로 종량제에 담아서 소각장으로 보내버려. 처음부터 아무 일도 없었던거야. 모아둔 돈으로 나 대신 나를 지워줘.
잠들지 못하는 저녁도 오고야 마는 아침도 안녕이다. 시간을 버리던 육교와 혼잣말이 전부인 하루도 나쁜 시력 어둠 어둠도 모두 안녕이다.
다음 생이 있다면 솜사탕으로 태어나려고. 영원히 솜사탕이 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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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못해서 잊어 잃어 버리기
어린 남자애한테 놀림 당하기
30살에 밴드하겠다고 하는 삶
내 컨셉프로필 사진이 갖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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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질거야.
이제 보니 작별인사였다.
서른이 목전이다. 칼에 찔리거나 전봇대가 무너지는 일은 없었다. 사람들이 광장에 모이는 것을 두 번 봤다. 이별엔 사랑이 있거나 있지 않았다. 슬픔도 같았다.
며칠 술을 먹고 기억도 못 할 말을 했다. 거울을 보고 울다가 주먹질을 두어번 했다. 아침에 손이 멍들어 있는 걸 보았다. 술에 취해 기억도 못 할 말이 하고 싶었다. 나를 후려치고 또 얻어 맞고 싶었다. 하고싶어서 하고싶은 걸 했다. 그리고 잊어버렸다.
섹스를 위한 사랑은 공허하다.
겁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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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게 거짓말 같다.
치즈에 크래커를 먹는다. 어쩐지 사치스러워 가끔 즐기던 특식이다. 지금은 크게 즐겁지 않다. 행복은 결국 내 안에서, 나의 어떤 믿음에서 온다는 사실만이 오싹하게 스친다. 이럴때면 더욱 끼니를 대충한다. 포만감은 조금 역하다.
주 5일 근무한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많이 벌었는데 고작 백 얼마 상환했다. 그리고 두 달치 생활비와 어리석은 투자금. 딱 세 달만 일하자고 시작했는데. 끝이 안보인다. 이럴때면 생각하지 말자고, 이제 겨우 한 달이라고 다 잊어 버리자며 넘긴다. 맞는 말이다. 노동하는 인간은 전부 이렇게 생각할거야. 하지만 어렵다. 내 비대한 자아 탓일까. 일을 하면 고통을 잊기 위해 나를 서랍에 넣고 자물쇠를 채우는 것 같아서? 잘 모르겠다. 이 시간들이 지나고 채무가 모두 사라지면 그땐 뭘로 살아가야 할까. 이른 절망을 외면하지 못한다.
나를 떠난 사람들 보다 내가 떠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팬을 만들고싶다. 내가 사랑하지 않아도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
다음 닉네임은 병신정자다. 이걸 왜 아무도 안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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