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지난 2월 처음으로 직접 개최해 본 “다섯,갈피” 전시회.
머릿속의 것들을 눈 앞에 그려내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들과 내 생각을 공유한다는 건 두려우면서도 이보다 더 용감한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걸 남들이 좋아해주길 바라기 보다 내가 어떤 색깔과 어떤 형태로 생각하는지 선보이고 싶었다. 내 작품은 내가 감정에 보다 솔직해지는 비오는 날의 숲을 테마로 오로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좋아하는 색으로 물들였다. 자연과 녹음으로 가득한 숲 대신 나를 즐겁게 하는 것들과 오렌지로 메워진 숲. 나의 숲에서 함께 행복에 젖어주신 모든 분들께 그 때의 얼룩이 오래도록 함께하길 바란다🟠
35 notes
·
View notes
Text



🌖
이 밤 너무나 신나고 근사해요.
⠀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
환한 달이 떠오르고
⠀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
달빛에 실어
⠀
당신께 보냅니다.
⠀
⠀
⠀
세상에,
⠀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
흐���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
문득 들려옵니다.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19 notes
·
View notes
Text










그런데 가는 길에 태연전시회를 봐야할것 같아서 한남동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 날 밖에 볼 수 있는 날이 없었던 이유에서였다.
20시에 폐관하는데도 18시 쯤 전시관에 도착했을 땐 사람들이 붐볐다. 사실 명진이랑 같이 오려고 했는데, 같이 왔으면 데려온 내가 민망해질 정도로 협소하고 조촐한 전시장이었다. 김태연의 목소리와 프로정신으로 가득 메워진 공간이었다. 지난 컴백전에 항상 조용하던 스엠이 무슨일로 열일을 하게된건지 아무튼 이례적인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티스트 본인이 꼭 인증을 해줬으면 한다는 소식을 들어서 너나 할 것 없이 사진을 찍고, 찍히고 있었다. 혼자 관람을 즐겼던 나도 눈으로만 담을뻔 했으나, 어떤 분께서 아주 친절하게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셔서 처음보는 사람 앞에서 머쓱하게 포즈를 취했다. 그렇게 찍힌 사진은 너무 마음에 들었고, 다시한번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진 촬영 실력에 감탄 할 수 있었다. 전시회 현장에서 앨범을 구입하면 예약구매시 제공하는 포스터와 상이한 포스터를 하나 더 준다고 했는데, 아무리 찐덕이라도 그런 상술엔 넘어가진 않는다. 가끔 ‘우리가 돈으로 보이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하지만 금세 ‘내 통장 다 털어가줬으면..☺️’ 하고 마음을 고쳐먹는게 덕질의 기본마인드. 사운즈 한남에는 스틸북스도 있었다. 주변에 독립서점이 있으면 반드시 들르는데, 사운즈 한남에 올 일이 거의 없어서 스틸북스는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서점 중 하나였다. 독림서점이라기엔 너무 큰 서점이었다. 해외잡지나 매거진B가 1층에 비치되어 있어고, 스틸북스에서 자체제작한 굿즈들도 함께 있었다. 거기서 잡지 2권과 스틸북스 굿즈를 충동적으로 질러버리고 가양동으로 갔다. 아버지와 친형은 참치회를 배가 부르도록 먹은 상태였는데 문득 ‘김태연의 사진전과 참치회를 맞바꿨다.’ 라고 생각하며 김태연은 내가 팬이라서 반드시 행복하겠다고 확신했다.
바로 오늘이다. 작년 단독콘서트에서 수록곡을 선공개하고 1년이라는 시간을 존버하였다. 아티스트 본인도 오랜시간 고대했으리라. 마음의 병을 고백하기도했고 비극적인 일을 맞아 앞이 깜깜했던 시간도 있었을것이라 감히 예상해본다. 하지만 보란듯이 일어서서 같은 자리, 같은 목소리로 노래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다른 사람들이 그 목소리를 찾아 듣게 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어릴적 친형을 따라 소녀시대를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그때가 자그마치 12년 전이다. (지금은 나만 좋아함) 김태연은 본인 희망사항이 디너파티를 할 때까지 노래하는 거라고 말한 적 이 있는데, 그 희망이 이뤄지는 걸 꼭 보고싶다.
37 notes
·
View notes
Text






19.10.25
이틀을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어제는 태근, 승경과 우동카덴을 갔다. (그저께는 기억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사실 해장을 하기 위한 만남이었지만, 다들 몰골이 생각보다 괜찮아서 놀랐다. 아침엔 준형이형 집에서 출발했는데, 준형이형은 인간이길 포기했는지, 침대에서 나올생각을 안했다. 이 사실을 좀 과장해서 1시간이나 늦은 이유를 설명하면 태근이가 나를 이해해줄까 기대했지만 씨알도 안먹힌 눈치였다. 다시한번 대가리를 박아본다. 그렇게 우리는 우동 카덴을 먹으러 갔는데 가격은 비쌌지만 맛은 좋았다. 나는 명란이 들어간 우동을 시켰는데, 직원이 전분이 들어가서 걸쭉하다고 말했지만 귓등으로도 안듣고 있다가 음식을 받고 왜이렇게 걸쭉하냐고 불평했다. 또다시 대가리 박을 일이 생긴것이다. 그렇게 호화로운 해장을 마치고 끼펄님이 계시는 연희동 재인으로 갔다. 가는길에 승경이가 아무것도 없는데 길이 너무 예쁘다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원래 사진 찍어주는 걸 좋아하는 나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승경이가 사진을 마음에 들어해서 다행이었다. (자랑은 아니지만 승경이 사진을 스토리에 올리고 사진 잘 찍는다는 DM이 왔었다. 뿌듯) 재인에는 말로만 듣던 끼펄님이 계셨고, 저번에 잠깐 뵌적이 있었는데 나를 기억해주셔서 영광이었다. 사실 디저트 종류를 잘 모르는데 설명을 듣고는 나의 얕은 지식으로는 아무래도 100% 이해하는덴 한계가 있을 것 같아서 그냥 맛있게 먹었다. 음식을 먹기전에 사진을 꼭 찍는 친구들을 만나서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었던 날이다. 나는 맛있게 먹은 음식 사진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지나도 그 날 무슨일이 있었는지, 누구랑 어떤걸 했는지 생각이난다. 의미있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오후에는 태근이랑 영화를 보러갔다. 요즘 소셜 미디어에서 갑론을박 중인 “82년생 김지영”을 봤는데,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하고 여운이 오래 남을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남자, 여자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한 이야기라고 이해한다면 좋을 것 같다.
저녁에는 아버지께서 서울에 올라오셔서 친형집이 있는 가양동을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가는 길에...
13 notes
·
View notes
Text






좋아하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으면 일어나는 대참사를 또한번 겪고 왔어요. 정말 좋아하는 작가님의 소소하면서 귀여운 전시회를 다녀왔습니다🖤 2년 전 쯤인가 인물 전시회를 다녀오고 이나피스퀘어 온라인 매장 오픈 날을 캘린더에 적어가면서 기다리고 탕진도 해었는데.. 더욱 귀여워진 전시회로 다시 재회한것 같아서 무척이나 기쁜마음이에요^^ 이번에는 작가님을 만나 뵙진 못했지만 넉넉한 씀씀이로 잘 다녀왔답니다ㅎㅎ 시험도 끝났으니 더욱 여유로운 마음이네요
56 notes
·
View notes
Text
제 방 구경하고 싶으시다는 분들이 많이 계셨는데, 마침 “오늘의 집”에서 인터뷰 제의가 들어와서 좋은 기회에 제 방을 간단하게 소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집”에 올라오는 다른 집들에 비해 많이 작고 볼품 없지만 그래도 내가 이 공간을 계속 찾게 되는 이유를 생각하며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제 방을 주제로 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저의 공간 뿐 아니라 그 공간 속에서 생활하는 ‘나’ 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생전 해 보지도 않은 생각을 우연한 기회에 문득 하게 되는 것 자체가 익숙함에 머물러 있는 저에게 새로운 영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오히려 자처해야했던 인터뷰였는데 이런게 있는줄도 몰랐던 저에게 먼저 메세지를 남겨주신 ‘오늘의 집’ 편집자님께 거듭 감사말씀드립니다😁
많이 찾아와 주세요😽



69 notes
·
View notes
Photo







My dominant language is Neon
Popeye - August 2018
230 notes
·
View notes
Text








18.10.05
오래전부터 봐왔던 작품의 전시회가 처음으로 열려서 비바람을 뚫고 다녀왔다.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를 누르는 것만으로 만족했던 작품을 맨눈으로 보고서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작품을 감상할 때 색의 쓰임을 가장 관심 있게 보는 나에게 오일 파스텔이 발려지는 그 형태와 색들이 오묘하게 섞여가는 모습을 직접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태풍은 이미 지나갔고 구름에 가려진 달빛은 태양보다 빛나는 세상에 있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 벅찬 마음을 누구 하나 말할 사람이 없어서 옆에 있던 작가님을 붙잡고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너무 좋다고 본의 아니게 평가 아닌 평가를 해버렸다.
2년 전 광주에서 우연히 들린 반 고흐의 전시회 이후로 가장 꼭꼭 씹어가며 감상했던 전시회였다. 나에게 두고두고 기억 한편에서 꺼내서 보기 좋은 장면을 선물해준 작가님께 또 한 번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사실 전시회 감사문으로 부산 비엔날레 후기를 제출하려고 했지만, 내가 손민희 작가 전시회를 가기로 마음먹은 순간 감상문 제목은 ‘손민희 작가의 <무너짐을 위한 쌓아 올림> 감상문’으로 정해진 것이다.
55 notes
·
View notes
Text





18.08.28
여름 끝자락. 어젠 8월의 크리스마스를 봤다. 나는 계절계절 마다 그 계절을 가장 잘 담아낸 영화들을 보며 그 계절을 최대한 피부로 느끼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계절이 몇 번이 지나가는 동안 그래왔다. 우리집엔 내 키만한 ‘그랑블루’ 캠퍼스 포스터가 걸려있었다. 소년의 머리 위로 돌고래가 떠오른 그 장면이 왜 24살 여름이 되어서야 생각이 났을까.
지금 본가에 내려와 있는데, 이 집에만 오면 몸만 와 있지만 모든걸 이기고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시기도 항상 시험을 마치고 내려와서 그렇거니와 어머니가 지어주시는 밥을 먹고, 바람이 드나드는 창문도 많고, 녹읍이 드리운 이름모를 서양 식물들도 마당과 발코니에 가득해서 그러리라. 퇴근길의 아버지가 사오시는 캔맥주, 동네치킨 그리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떠드는 세상사는 얘기는 그 여운이 꽤나 오래간다. 푸른색 영화를 보기 참 좋은 밤이다.
더이상 걸려있지 않은 ‘그랑블루’ 캠퍼스 포스터가 생각이 난다.
https://instagram.com/p/BnBxwZXBVYC/
48 notes
·
View notes
Photo


태풍을 보러 부산을 내려왔다. 격하게 반긴다. 여기저기 쏘다닐 생각에 옷가지도 몇 벌을 가져왔는데 사흘째 잠옷에 외출은 전무하다. 차라리 잘 된 일일까. 집에 내려오면 꼭 할거라고 마음 먹었던 일들은 언제나 미루기 일수였고, 후회만 잔뜩 안고 돌아간다. 내 방엔 없는 커다란 테레비로 ’벼랑위의 포뇨’를 보기로 했다. 기차에서 읽던 책도 마저 읽기로 한다. 파란색과 노란색 꽃무늬가 그려진 홑이불을 덮고 있으면 어딘지 모르게 들려오는 풍경소리. 여름을 더 여름처럼 느끼는 방법이다. 한바탕 소낙비가 내려도 좋고, 바람과 함께 창문을 때리는 소리도 기분좋게 흘려 들을 수 있는 방법이다. 여름을 더 여름답게
75 notes
·
View notes
Photo

조용한 동해 바다를 가기로 했다. 바닷물의 짜고 찝찝한 느낌을 싫어하지만 강릉의 자갈들과 모래사장 속 말라버린 불가사리들을 보는 걸로 노려움을 풀기로 했다. 그리고서 여름을 배경으로 한 책을 하염없이 읽다가 반쯤 그을린 몸으로 해가 넘어가기 직전까지 수영을 하는거다🐠
59 notes
·
View n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