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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심려가 크셨습니까. 두번씩, 세번씩 읽어보았습니다. 얕게나마 쓰신 마음이 읽힙니다. ‘가지마요.’ 매달리고 싶지만 지나온 시간을 곱씹을수록 당신께 가혹한 처사라 말문이 막힙니다.
언제 이만큼이나 궁지에 몰리게 되신 겁니까. 자율을 빼앗긴 당신은 더 이상 당신이 아니게 되는 겁니까. 앞으로도 게임을 만드실 겁니까. 그럴 것이라면 우리 곁에 남아있는 것은 안 되시겠습니까. 그 날 빚진 권유를 갚고 싶습니다.
믿었습니다. 변함은 없었습니다. 충격은 크지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다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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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이면서 동시에 좋은 남편이 되는 일은 어렵다. 좋은 남편이면서 동시에 썩 괜찮은 직원 노릇을 해야하기 때문에. 나의 낮과 밤은 꽤 의무적이다. 막상 그렇게 따지고 보니 답답한 마음은 조금 든다.
외로움은 견디기 힘들다. 생존을 위해서 어떤 마음을 먹었고 그 때부터 모질게 부딪혀 나가기를 반복하고 있다. 기준을 밖에 두는 일은 위험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 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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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이 작았다. 어느 순간 어떤 방향의 결정을 내렸고 그로부터 그 선택에서만은 충실한 사람이 되었다.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책임을 물었으며, 자연스러운 마음에 기반했던 이전의 것들은 한켠으로 치워두기 일쑤였다. 기약 없이 쌓아 온 사람들의 마음은, 약속만으로 쌓아 올린 공들인 탑 아래로 쉽사리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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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은 관계를 깎아 만든 성. 나는 오롯이 직장과 가정에 충실한 사람이 되었다. 꾸준히 오른 급여만큼 그 동안 쌓아온 사람들과의 사이가 정확히 비례해서 벌어진 것을 피부로 느낀다. 이만큼 씩이나 긴 명절 연휴 즈음 되어서야 받기를 물러온 안부 전화들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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