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2jun
h22jun
중얼거림의 기
17 posts
ᴀᴍᴏ ᴀ ᴍɪ ғᴀᴍɪʟɪᴀ ᴘᴀʀᴀ sɪᴇᴍᴘʀᴇ
Don't wanna be here? Send us removal request.
h22jun · 6 years ago
Text
Tumblr media
191001
벌써 10월이라니, 진짜로 올해가 끝나간다.
12시가 다 되어가는 즈음에야 집에 도착했다. 오늘은 침대가 아니라 책상 앞에 앉았다. 책상 한 켠에 쌓여있던, 혹은 밀려있던 책 무더기가 눈에 들어왔다.
버스와 지하철에서 글자를 보면 멀미를 하던 나였는데- 그런 내가 정류장을 지나친 줄도 모르고 읽던 책들과 친구에게 추천 받아 야심차게 산 책들이 쌓여있었다.
공채가 시작되었다는 이유로, 글을 써야 해서 바쁘다는 핑계로 책상 옆으로 밀어버린 건 나였지만- 읽고 싶은 책을 맘 놓고, 여유롭게 읽지도 못하는 것이 서글프게 느껴졌다.
나에게 올 한해동안 무얼 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마도 할 말이 없을 테다. 학교를 다녔으면 학교를 다녔다고, 돈을 벌었으면 돈을 벌었다고 할 수 있었겠지만.
26년을 살면서 가장 열심히 산 것 같은데, 가장 할 말이 없다. 그게 참 사람을 헛헛하게 만든다. 공부하고 글 썼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데, 그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아무 의미가 없다.
나도 잘 알고 있다. 나보다 힘든 사람이 많은 것도 알고, 나보다 열심히 사는 사람이 많은 것도 안다. 내가 지금보다 더 치열하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근데 나도 힘들고, 나도 할 만큼 한 것 같다. 이제는 정말 기자가 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고, 당장 어느 언론사의 기자가 된다고 해도 그다지 기쁘지 않을 것 같다.
해도 달라지는게 없는데- 왜, 무얼, 얼마나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사춘기인 것마냥 지껄이고 있다는 것도 아는데, 그냥 진짜 내 기분이 그렇다.
뭔가 대단히도 원망스러운 기분인데, 누구도 나에게 잘못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내 탓인가 싶고 내가 원망스럽다. 오늘도 일찍 잠들기는 글렀다.
4 notes · View notes
h22jun · 6 years ago
Text
되는 게 없다.
될 것도 없어보인다.
0 notes
h22jun · 6 years ago
Text
Tumblr media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대안이 무엇인가 찾고 이야기해야 한다.
-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0 notes
h22jun · 6 years ago
Text
Tumblr media
목적도, 행선지도 없이 걷다 보면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내가 산책을 좋아하는 이유.
Tumblr media
이어폰 소리를 최대로 키워놓은 노랫소리,
얼음컵에 담긴 달달한 편의점 커피,
쌉싸름한 말보로,
시원한 바람,
이렇게 말하다 보니 장근석이 된 듯한 기분까지.
좋아, 다행스러운 밤이야.
1 note · View note
h22jun · 6 years ago
Text
Tumblr media
꿈을 잊지 말자, 잃지 말자
1 note · View note
h22jun · 6 years ago
Text
Tumblr media
Calvary, 2014
0 notes
h22jun · 6 years ago
Text
Tumblr media
어린 시절, 아버지는 가을 하늘을 보며 말씀하셨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희준아.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이라는 뜻이야."
오늘, 높아진 저 밤하늘을 보아 하니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이 느껴진다.
아쉽게도 사진에 담기지 않으니, 저기 떠있는 저 별은 기억 속에 남겨두어야지.
Tumblr media
운동을 마치고 엄마와 아파트를 거닐었다.
땀으로 젖은 옷 사이사이 차가운 것이 스며든다.
가을이 나 왔다고 손 흔드는 듯한 시원한 바람이다.
걷기만 해도 행복해질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다.
1 note · View note
h22jun · 6 years ago
Text
Tumblr media
커피는 역시 조지아! 사실 1+1 이길래 샀다.
0 notes
h22jun · 6 years ago
Text
Tumblr media
스물 여섯의 자장가
0 notes
h22jun · 6 years ago
Text
Tumblr media
AM 05:45
매미가 우는 걸 보니 해가 뜨려나 봐요. 얼른 잠에 들어야겠어요.
4 notes · View notes
h22jun · 6 years ago
Text
Tumblr media
카톡을 정리하다가, 얼마 전 생일날 아버지에게 받은 카톡을 발견했다. 나는 아버지가 '아들'이라고 부르는 게 좋다. 당신의 나의 아버지, 나는 당신의 아들!
편집증 환자처럼 깔끔한 걸 좋아하는 나는 잠들기 전 그날의 카톡을 모두 삭제한다. 딱히 이유는 없지만, 그냥 지저분한 것 같아서.
내가 절대 지우지 않는 것은 아버지와 주고 받은 문자, 카톡이다. 자주 주고 받지는 않지만, 무뚝뚝한 두 남자가 서로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것들이기에 소중했다.
아버지는 공장에서부터 큰 회사의 경영진까지 올라가신 분이다.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그렇듯, 아버지 역시 자식들이 고생하지 않길 바라셨다.
나는 스무 살이 넘어서부터 그 바람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해병대에 입대했고, 포격전이 벌어졌던 연평도에 배치됐다.
수료식 날, 7주 만에 만난 아버지는 고생했다 한 마디 하시며 날 껴안았다. 나도 아버지를 닮아 눈물이 많지만, 그렇게 펑펑 우시는 모습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나는 전역하자마자 고생을 더 해보고 싶다며 (글을 쓰면서 돌아보니 내가 약간 또라이 같기도 하다...) 짐을 싸서 집을 나갔다.
그렇게 몇날 며칠을 모텔에서 먹고 자며 노가다를 했다. 불에 손을 넣어 녹여야 할 만큼 추웠던 겨울, 하루종일 공사판에서 파이프를 나르며 돈을 벌었다.
열심히 모은 돈으로 엄마와 아버지에게 드릴 선물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그때도 아버지의 눈가가 촉촉해졌던 것 같다. 역시 울보다!
돈이 필요하면 달라고 할 것이지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하냐는 다그침에는 노여움이 없었다. 말을 안 듣는 내가 미운 것보다는 막둥이를 향한 사랑과 걱정이리라.
아버지는 늘 내 선택에 반문하고 날 말리려고 하시지만, (그렇다고 내가 말을 들은 적은 없다!) 누구보다 내 편을 들어주고, 날 응원해주는 사람이다.
몇 년 전, 가족들 앞에서 기자가 되겠다고 선포했다. 한 번은 아버지와 둘이 밥을 먹으러 가는 차 안에서, 아버지가 물었다.
"넌 왜 자꾸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냐. 고생 안 시키려고 풍족하게 키웠더니 제 발로 노가다를 하러 가지를 않나, 기자도 정말 할 생각이니?"
나는 아버지의 푸념 섞인 말이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이내 기자 준비를 그만 두고 아버지의 회사로 들어오라는 말에 반박을 시작했더랬다.
"아버지, 저는 기자가 안 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요."
"너 기자가 얼마나 위험한 직업인지 알아?"
"제가 자소서에 항상 적는 말이 있거든요. 외면 당한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써요. 다짐했으면 지키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신 게 아버지잖아요. 근데 저는 그렇게 살 수 있으면- 돈을 못 벌어도 즐거울 것 같고, 힘들어도 행복할 것 같아요."
나도 내가 아버지 앞에서 이렇게 조곤조곤 말을 풀어낼 줄 몰랐다. 아버지는 대답이 없으셨고, 그렇게 우리는 식당에 도착했다.
밥을 다 먹고 주차장으로 나왔다. 있을 법한 자리에 있던 자판기에서 뽑은 싸구려 커피를 아버지와 나눠마셨다. 소나무가 예쁘다고 감탄하던 아버지가 말했다.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해라. 대신 열심히 해라."
나는 그날, 그 말이 너무 선명하다. 처음으로 아버지가 날 어른으로 인정해준 느낌이었다. 아버지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기에 죄송스럽기도 했다.
지금은 나의 가장 큰 지지자가 되어주는 아버지다. 가끔은 문자로, 또 가끔은 안 어울리게 잔망스러운 이모티콘으로 내게 힘을 주신다.
첫 면접을 앞두고 정장을 맞춰 입었을 때, 다 컸다며 활짝 웃으시던 그 미소가 다시 보고 싶은 밤이다. 빨리 내 이름 석 자가 박힌 명함을 드리고 싶다.
요즘 공부할 맛이 안 났는데, 다시 열심히 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엄마와 두 누나를 자랑하고 다니기 바쁜 아버지의 팔불출에 한 몫 거들어야 하지 않겠나-
8 notes · View notes
h22jun · 6 years ago
Text
Tumblr media
내 나이 열아홉 살에는 무얼 가장 가지고 싶었나
2 notes · View notes
h22jun · 6 years ago
Text
Tumblr media
글 쓰기와 내일 있을 스터디 준비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다. 대체로 카페가 닫을 때까지 있는 편이라, 버스가 끊긴 이 시간이면 걸어가며 많은 생각을 한다.
처음으로 기계에 대한 갈망을 떠올렸다. 사실 최신이니, 첨단이니 떠들어대는 것들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고지식하게 보일 수 있으나, 나는 그런 것들이 사람의 감성을 없앤다고 생각한다.
지인에게 축하 또는 감사의 의미로 기프티콘을 보내는 내가 싫었다. 친한 친구의 번호도 외우지 못해, 폰이 없으면 전화하지 못하는 내가 한탄스러웠다.
그런 내가 어떤 기계를 떠올렸다. 내 머릿속에서 만들어지는 잡생각들을 글로 옮겨주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길을 걸으며 하는 상상이나 잡념이, 때로는 쓸모 있어 보이는 것들이 많다. 집에 도착하면 글로 써야지 하고는 결국 귀차니즘에 밀려 눕기 일쑤인 게 아쉬웠다.
바로 노트북을 펼치고 혹은 펜을 잡고 글을 쓴다 해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처음 떠올린 표현과 문장의 흡족함은 이미 흐릿해진 뒤였다.
오늘은 걷기를 멈추고 무작정 벤치에 앉아 노트북을 펼쳤다. 5분 전에 했던, 뒤엉킨 사고를 마구 적어내렸다. '이웃'이라는 단어의 의미라고 해야 할까.
누군가 쓴 글을 보고 마음에 들어 적어두려다가 든 생각이다. 나는 이 문장을 누구의 글이라고 해야 할까- 친구라고 하기엔 면식도 없다. 인친이나, 팔로워라는 표현은 고지식한 내게 썩 ��려진다.
결국 떠올린 게 이웃이라는 단어였다. 예컨대, 블로그에서처럼. 그렇게 시작된 나의 잡생각은 달라진 이웃의 의미와 친분의 벽 혹은 경계에 대한 것까지 이어졌다.
나는 현실이 아닌 곳에서 교류하는 사람을 무엇이라고 해야 하나, 그리고 그를 이웃 혹은 친구라 칭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두려움 같은 것들.
예를 들어, 나는 누군가를 친구라 표현했는데 상대방은 나를 친구라 생각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옹졸하고 겁 많은 생각들이 뇌리에 가득했다.
아무튼 그런 것들을 써내린 뒤, 이번에는 내가 모기에 물리면서까지 벤치에 앉아 글을 쓴 이유를 적고 있다. 두서 없이 적어내린 글이 부끄럽지만 이곳에는 날 평가할 사람이 없으니 괜찮겠다 싶었다.
내 허상 속에서 벌어지는 것들을 글로 옮기는 건 무엇보다 즐거운 일이지만, 대체로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거나 힘들다. 맘에 드는 생각을 맘에 드는 단어와 문장으로 적어내기 어려운 탓이리라.
그래서일까, 생각을 글로 옮겨주는 기계가 없는 이유가.다리 몇 군데가 가려운 걸 보니 모기들이 흔적을 남겼나보다. 순간, 짜증이 났지만 바람이 시원해서 참기로 했다.
버릇처럼 담배에 불을 붙이며, 습관처럼 누나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끊으라고 했는데- 나는 또 담배 피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엄마와 누나에 대한 생각을 시작한다.
내가 매일 머리가 아픈 이유를 알 것 같다. 도대체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 잡념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참 피곤하게 사는 놈이라는 생각이 든- 또 생각하네, 또.
1 note · View note
h22jun · 6 years ago
Text
Tumblr media
오늘 노을이 참 예뻤다.
4 notes · View notes
h22jun · 6 years ago
Text
친구 녀석에게 줄 넥타이를 골랐다.
기자 준비를 하면서 만난 여러 사람 중 가장 가까워진 친구다. 처음에는 같은 장씨인 게(?) 반가웠고, 같은 스터디를 하며 친해졌다. 지금은 내가 스터디를 옮기게 돼서 따로 공부하고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연락하고 얼굴 보며 지내는 것이 다행스럽다.
졸업을 축하해, 동건아.
같이 자소서를 쓰고, 같이 서류 합격을 하고, 또 같이 필기 시험을 보러 가고- 탈락의 쓴맛도 함께였지. 우리 둘 다 왜 고생길 창창한 사회부 기자를 꿈꾸는지 모르겠지만, 그 쓰디쓴 꿈이 빨리 이뤄지길 바라.
네가 이 넥타이를 매고, 카메라 앞에서 리포트 하는 날을 기대해본다.
각자 어느 언론사로 흩어질지 모르겠지만, 현장에서 만나면 멋있게 악수하자. 그리고 ‘사회부 기자’라고 써진 명함을 주고 받자. 하나 더- 우리 그때 약속했던대로 예린이 누나, 수영이, 예지, 너, 나 퇴근하고 사당역 고깃집으로 모이는 거야.
그리고 출근하기 싫다고 징징대면서 소주 짠 하자.
1 note · View note
h22jun · 6 years ago
Text
너는 달을 볼 때 눈이 커졌고
1 note · View note
h22jun · 6 years ago
Text
Tumblr media
텀블러를 시작한다는 핑계로 지난주에 읽었던 책의 기억을 더듬었다.
두 번째로 읽은 터라, 처음 책장을 넘겼을 때와 같은 감동 따위는 없었다.
다만 조금은 진득하게, 오래 곱씹으며 읽은 것 같아서 흡족스러웠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인연에 담긴, 피천득의 수많은 일기 중 가장 아련했던 문장.
단순히 연애 감정이 맘에 들었던 게 아니라, 내 맘대로 어찌할 수 없는 인간관계를 잘 풀어낸 것 같아서- 내게 오래 남아있는 듯 하다.
1 note · View n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