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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네시
응급실에 다녀왔다. 5월에는 독감으로 길게 아프더니 6월은 편도가 부어서 일주일을 앓는다.
결국 밤 열시가 넘어 응급실에 다녀왔다. 자정이 지나 집에 돌아와서는 약을 먹고 꾸역꾸역 잠을 청하다가 세시 즈음부터 아픔에 뒤척이고 있다.
세시 반 즈음에는 처방 받은 약이 염증을 이겨내고 있는 듯한 현상이 나타났다. 다행이다.
응급실에 가기 전에는 너무 아픈 나머지 눈물이 났다. 그러다가 뜬금없이 지난 6개월 간 주어졌던 여러 부담이 서러워서 엉엉 울었다.
응급실에 가다니… 정말 너무너무 아팠다.
5월에 독감을 길게 앓고나서 6월부터 짐에 등록했는데 두어번 다녀오고 일주일을 못 가고 있네…
… 엄마와 고양이가 보고싶다.
우리집 고양이는 유독 나와 있을 때면 아기 고양이가 된다. 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걸음걸이마저 작은 사자인 척을 하면서.
아프니까 평소에도 보고싶던 고양이가 더 보고싶다.
약간은 웃긴 생각인데 나는 근근히 아프더라도 우리 고양이는 아프거나 하지 않고 건강하고 매일매일 행복하면 좋겠다. 우리 고양이 몫이라면 내가 대신 아파주고 싶다. 나도 고양이도 무탈한 게 가장 좋긴 하겠지만.
이 동네의 새벽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새들의 지저귐이 들려오니 예상치 못한 새벽이 나름 괜찮게 느껴진다. 이 새벽을 빌려 사람들과 동물들이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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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봄
예술대학교에 합격했다. 지난주까지 모든 입학시험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제 늦은 오후에 결과가 발표되었다. 꿈같은 날들.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포트폴리오와 지원서류들... 2라운드 이론과 실기 그리고 인터뷰까지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그래서 4월은 몸과 마음이 힘들기도 했는데, 좋아하는 일을 하며 스스로의 시간을 보낸 터라 많이 행복하기도 했다.
너무나 바라던 일이었는데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어제는 엄마에게 영상통화로 합격 소식을 전하는데 예상치 않았던 눈물이 났다. 마치 긴 수상소감을 전하듯 마음의 얘기를 하면서 새어 나오는 울음을 내보이고 말았다. 그랬더니 엄마도 울었다. 말 그대로 울보들이었다.
최선을 다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서 기쁘다.
긴장이 풀렸는지 몸에 힘이 없다. 며칠 뒤에 다시 지난 소회를 기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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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금
헤드폰으로 Fortress 라는 음악을 듣고 있다. 밤 11시 54분이다.
종일 인터뷰를 준비하고, 늦은 밤이 되어 민사 서류를 정리 중이다. 아직 준비할 게 많다 보니 밤 12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는 초조함을 느끼고 있다.
그래도... 우연히 접한 음악 재생 목록이 이 밤에 너무나 적절해서 좀 낫다.
오늘은 그동안 그려온 그림들로 자화상을 표현하는 과제를 했다. 어젯밤 9시가 조금 지나서부터 이어진 작업이었는데 오늘 저녁 즈음에 완성했다.
작업을 하면서도, 몇 번을 다시 보고 확인을 하면서도 처음 표현해 본 자화상에 울먹이는 감정이 들었다.
순수하던 날들, 여러 경험과 감정이 공존하던 시절, 참아내고 버텨내던 때, 그리고 이제는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시간...에 대해 표현했다.
나는 스스로가 지나온 시간과 감정, 그렇게 만들어진 정체성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나보다.
어서 마무리 하고 자야겠다. 이제 5월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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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주말에 하노버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지의 도서관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나름 한가로이 보낸 여행이었다.
어제도 점심시간 즈음부터 하노버의 한 도서관에 있었는데, 학교 웹사이트에 로그인을 해보니 1차 합격으로 조회가 되었다.
정말이지 충분하지 않은 기간 내에 있는 그대로의 삶의 기록을 담은 그런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에 괜찮은 결과가 있어 신기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이게 되네 라는 생각도 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2차 관련 이메일이 왔다. 흥미로운 작업물들을 준비하여 제출해야 하고, 이를 토대로 평가와 인터뷰가 진행된다는 내용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서류 하나를 마무리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어서 서류를 마치고 일주일 남짓 남은 여정에 대한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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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5일
오늘도 비가 내린다. 지난주부터 이스터 연휴까지 딱딱한 의자에서 9시간 이상을 앉아 보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약간의 몸살 기운이 가시질 않는다.
내일은 하노버에 간다. 사실 이번 피아노 여행은 취소될 뻔하여 환불이 되지 않는 공연 티켓과 교통비까지 무던한 척 체념하고 있었다.
엊그제가 되어서야 다행히 일정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래서 여행 이틀 전인 어제 호텔을 예약하고, 하루 전인 오늘은 단출하게 짐을 꾸리려고 한다.
어제는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뜻밖의 용돈이 생겼다면서 샤넬에서 뭐를 사준다고 그랬다. 샤넬에 관심이 없다고 대답하니, 그럼 용돈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지금은 돈이 별로 필요하지 않아서 괜찮다고 했더니 엄마는 내게 뭔가를 해주고 싶었다는 말과 함께 알았다는 대답을 했다.
어젯밤에 문득 엄마와의 귀여운 통화가 생각나서 글로 남긴다.
어제부터 건조한 문서를 작성 중이다. 비 내리는 오후 1시라 그런가... 무료한 기분에 중립적인 글이 지루하게만 느껴지고, 점잖게 써지질 않는다.
이틀 정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삭바삭한 이불의 포근함을 느끼면서 멍하니 있고 싶다. 뭐 그래도 여행을 가고, 조성진의 피아노 연주를 듣는다고 생각하니 한편으론 설렘이 들기도 하지만.
야구도 보러 가고 싶다... 롯데 자이언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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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낭만에 관하여
당신에게 낭만이란 무엇인가 누군가 내게 물어온다면 무어라 대답할지 한참을 고민해 봐야겠지만, 무채색으로 채워진 공간에 무심하게 자리 잡은 물건들을 바라보는 일 정도가 가장 최근의 낭만일 거다.
라지 사이즈 음료 한 잔과 엉켜있는 이어폰. 대충 쓰고 나온 선글라스와 초록색 물병. 꾸깃꾸깃한 영수증과 건조해 보이는 티슈들. 그리고 뭐든 함께 헤쳐 나가주는 든든한 맥북.
무미건조해 보이는 물건들이 어떤 공기 속에서 사진으로 남았다. 사진 한 장에 왠지 모를 위로를 느낀다.
/...
저 공간에서 몇 시간을 앉아 서류를 작성하고 포트폴리오를 준비했다.
서류를 접수하고 또 며칠 동안 포트폴리오를 마무리하는 내내 봄 같은 날들이 이어지다가, 모든 걸 마무리하고 하루가 지난 오늘은 이 내 어수선한 기분을 아는 건지 흐린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어둑어둑한 세상에서 차분한 느낌이 들어 되려 맘 편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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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과 월요일에 대하여
오늘은 일요일이었다. 오전에 외출하기는 실패했지만 간단히 아침을 먹고 이른 오후에 외출을 했다.
점심으로는 맥도날드에서 맥치킨을 먹었다. 라지 밀에 소금을 치지 않은 칩스. 그냥 소금 없이 주문해 봤는데 나쁘지는 않았으나 역시 칩스는 소금이 빠지면 안 될 것 같다.
꽤 오래 앉아서 포트폴리오 작업을 했다. 집중을 했더니 내내 눈이 피로했지만 좋은 오후를 보냈다.
저녁에는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커다란 마라탕 식당에 갔다. 한국에서 접하던 마라탕과 비슷한 듯 다른 국물이 시원하고 맛있었다. 그리고는 젤라또 가게에 가서 피치와 망고 소르베를 먹었다. 주문 전에 칠리 라임 젤라또를 맛보기도 했다.
2번 트램을 타고 유투브로 음악을 들으면서 집에 돌아왔다. 봄 공기가 저녁까지 이어지는 선선한 날씨에 오랜만에 밖에서 음악까지 들으니 기분이 잔잔하게 좋았다.
씻고 머리도 말리고… 누워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나 보고 있었는데 동생에게서 고양이를 걱정하는 연락이 왔다.
(…)
이따금씩 그런 생각을 한다. 충만한 시간을 보내고 어딘가 고취되어 있는 자신이 느껴질 때나 걱정 없는 시간을 보낸 그런 날에, 오늘 하루가 이렇게나 좋고 괜찮은데 내일은 어떨까? 하고 막연한 기대와 불안이 드는 때가 있다.
오전과 오후동안 그간의 스트레스가 다 사라진 기분이었는데 여김없이 걱정과 근심이 드는 밤이란…
공감을 잘 하고 걱정이 적지 않은 성향 탓도 있겠지만, 그래도 다음주에는 온전히 포트폴리오와 서류 준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별일 없으면 좋겠다.
아니, 주변에 신경 써야 할 존재들이 있고, 이들을 외면하지 못하는 만큼 일요일과 다른 월요일이 오더라도 스스로가 크게 동요하지 않기를 바라는 게 나으려나?
산다는 게 괜찮기도 하고 안 괜찮기도 한 일들이 반복되는 것이라면 조금 곤란하고 피로할 것만 같은 날이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거라면서 작은 위로를 던져 보아도 영 달갑지가 않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내일도 열심히 하루를 살아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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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주일은
3월 마지막 날에는 내내 하고 싶었던 예술대학 입시를 준비하기로 마음 먹었다. 포트폴리오와 인터뷰 등 준비할 게 많았는데...
이와 동시에 민사 서류를 두 개나 작성해야 했다. 사실관계나 법리 같은 걸 체크하다 보니 시간이 꽤 걸렸다.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을 해야 했던 지난 일주일이다.
좋은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놓아두고, 자꾸만 달아나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해야 하는 일을 열심히 했다.
사실 입시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아서, 예전 같으면 불안과 초조함 같은 기분에 지난 일주일은 짜증이 많이 섞여 있었어야 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제법 묵묵히 해야 하는 일을 마쳐낸 편이다.
일주일동안 텀블러를 열었다가, 닫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글은 쓰고 싶고, 어떤 표현의 행위가 필요하기도 했고... 그런데 도무지 글을 쓸 수가 없었다. 멀티 태스킹이 안되는 사람이라는 한마디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조금 풀어서 설명하자면 글쓰기에 집중이 되지 않았고 진심이나 마음을 담아 글을 쓸 수가 없었다. 지금 문득 드는 생각은 감정을 내려놓아야 하는 성격의 서류를 작성하느라 그 영향이 있었나 싶기도 하다.
중간중간 이력서와 같은 몇 가지 입시 준비를 하기도 했다. 그래도 지난 10년 간을 돌이켜보면 헛살았다 싶었는데 예술 관련 이력이 꽤 있었다.
그냥 살아온 날들이 올해 4월과 5월을 향해 있었던 건가 싶어서 약간 혼란스럽기도 하면서 기쁘기도 했다.
오전 11시가 다 되어가는 고요한 수요일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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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의 기쁨들
다음 달에는 하노버로 조성진의 공연에 가기로 했다. 5월에는 위트레흐트로 율리우스 아살 공연을 보러 간다. 엊그제 티켓을 예매했는데, 소도시여서 그런지 약간은 늦은 시기인데도 좋은 좌석을 예매할 수 있었다. (야호)
지난 1월부터 4월 베를린의 조성진 공연에 가려고 했었는데, 미국으로 휴가지를 고민하게 되면서 티켓을 예매하지 않았었다. (결국 높은 환율과 여행 경비가 부담되어 뉴욕 여행은 패스)
4-5년 전, 법 공부를 하면서 천 페이지가 넘는 딱딱하고 지루한 책들을 읽을 때 클래식을 듣기 시작하여, 2년여 전부터 서재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클래식과 연주자에 대한 선택지가 늘어갔다. (오랜 시간 잘 모르던 클래식에 빠진 사연)
그렇게 피아노 여행을 계획하던 토요일은 알고 보니 세계 피아노의 날이었다. (의미부여)
어제는 예술대학에 지원하기로 했다. 책상에 앉아 민사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있었는데, 시영은 내가 얼마 전에 이야기했던 계획보다는 학교를 다녀보는 게 어떤지 물어왔다. (좋은 사람)
지원서와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시간, ��술 테스트와 영어 면접을 준비할 시간이 3-4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행도 가야 한다. (이게 맞나?)
예전부터 하고 싶던 일이라 입시 벼락치기에 도전해본다. (안녕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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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이란
삶의 자세가 달라졌다.
그동안은 조용히 살아야지 하면서,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눌러 담고 적당히 해소하며 스스로의 문을 적게 열고 닫기를 반복했었다.
사람들과 안부를 묻고 근황을 전하며 살아가야지 하고 생각한 3월, 서툴지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사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이게 맞나? 조금 그런 건 아닐까? 하면서 소심하게 되뇌는 습관은 여전하지만... 그렇게 드러내고 이야기하다 보니 몇 년 간 소원하던 이들에게서도 연락이 온다.
감정이나 생각, 삶의 형태 같은 걸 드러낸다는 게 왠지 모를 허영이라 여겼었다. 대체로 행복하면서도 어딘가 괴로운 마음이 더 컸으니까...
그때는 그런저런 생각들에 매몰되어 많은 것들에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어떤 계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사람의 마음은 자기 마음대로 안 될 때도 있나보다. 누군가의 관심, 환경의 변화 같은 도움이 필요한 순간도 있나보다.
관심과 변화, 도움 같은 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타인이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하거나, 인생의 방향이 달라지길 막연히 기대하며 사는 일은 무기력한 나날을 길어지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캄캄한 밤이 너무 어두워서 울다 지치는 시간 속에 있더라도 스스로를 응원하는 마음을 이어가다 보면, 흐리고 추운 아침이 지나가고 봄 바람이 살랑이는 아침이 오기도 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의 내 삶을 이렇게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오고 가고, 떠나거나 돌아오고, 영영 사라지기도 하며, 또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다가오는 속성을 반복하는 게 삶이 아닐까... 기쁘지만 서글픈 마음 조금, 약간은 상기되어 있지만 조용히 가라앉은 기분이 들기도 하는 상태에서 쓴, 미지근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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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에서 일어난 일
책상 오른편에 있던 마우스를 잠시 치워두고는, 키보드를 두드려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무의식 중에 손을 뻗어 허공에서 마우스를 찾는 일이 있었다.
이 일로, 사물에서도 익숙함을 느끼고 있단 사실이 상기되었다.
어릴 때부터 물건에 애착이 강해서 뭐든 애지중지하며 조심스럽게 대했다. 그것이 뜻깊지 않은 물건일지라도 그랬다.
적잖은 나이가 되어 전에 없던 경험이 겹겹이 쌓이다 보니, 사물을 소중히 대하는 건 좋은 자세지만 그것이 때때로 괴로움이 되기도 한다는 걸 느끼면서 홀연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과 사물, 현상 같은 것들이 삶의 한켠에 익숙하게 자리해 어릴 때의 그것과는 다르지만 어딘가 비슷하게 곁을 맴돌고 있다는 감상이 스친다.
무얼 이야기하고 싶은 건지 끄적이는 내내 고민이 되었는데 이 글은 오전, 창가 책상에서 별거 아닌 일로 묘한 사색을 하게 된 걸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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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은 괜찮고 며칠은 괜찮지 않은 날들
어제는 주말 아침 산책을 하고 싶었지만, 가족들과 통화를 해야 해서 외출이 어려웠다. 그 덕분에 작게 열린 창문 틈으로 들려오는 이웃들의 소리를 들으며 낮잠을 잤지만.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도 가라앉은 기분이 나아지질 않았다. 몇 시간을 탁한 기분에 잠식되어 가다가, 시영의 위로에 힘을 얻어 다른 동네의 충칭면 가게를 가기로 하면서 늦은 저녁 외출을 했다.
탄산수 한 병과 얼큰한 면을 먹고나서 젤라또 가게에 가려다가 맥도날드에서 카라멜 선데이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주말, 밤 10시의 풍경이 낯설면서도 익숙하게 느껴져서 오묘한 들뜸이 일었다.
'예전의 한 시절에는 외국인 친구들과 펍에 가서 춤을 추고 놀다가 새벽에 나이트 라이더를 타고 귀가하던 때가 있었지...' 하고 회상하면서 밤거리를 걸었다.
청춘이나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시끌법적한 밤공기가 오랜만이라 반가웠다.
일요일인 오늘은 집에 머물며 가족들을 위로하고, 간단한 아점을 차려 먹었다. 그리고는 그간 미뤄오던 침대 헤드 뒤편의 먼지 청소를 했다. 어찌나 후련하던지.
지나고 나면 기억은 희미해지는데 (왜냐하면 기억력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이런저런 일을 겪는 그 순간에는 뭐가 그리도 생각은 어지럽고 마음은 무거운지.
유연하고 초연하게 사는 게...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여가도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지금에 이르러서 보아도 약간은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지만, 뭐 그렇지만...
사는 게 뭔지 도통 잘 모르겠지만 일희일비하며 살아가더라도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기를 바라면서 이 글은 훈훈하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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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12일
어제부터 필사를 하고 있다. 오랜만의 필사. 오늘은 어제보다 긴 글을 장시간 동안 필사했다. 무언가... 해소와 충전이 필요할 때마다 필사를 하게 된다. 글을 읽고 글자를 적는 게 마치 담고 비우고 되새기는 일 같아서 일까?
봄이구나 했는데, 내일부터 다음주까지 쌀쌀해지는 게 꽃샘 추위인가 보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여름 오고, 가을이 오겠지? 겨울 오고 한 해가 그렇게 지나 가겠지.
오늘은... 연락이 끊긴 소꿉친구와 과거 고마웠던 한 지인을 찾아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했다. 팔로우 버튼을 누를 때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지만... 이번 공모전과 대중 투표의 과정을 거치면서 심경에 울림이 일고, 삶의 자세에 변화가 생겼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옛 사람들을 찾았다.
공모전 최종 심사 발표는 다음 주에 난다. 대중 투표는 지난 일요일에 끝났다. 투표 기간 동안 긴장 상태가 이어지다가, 월요일까지도 그 여운이 남아 있었다. 화요일이 되니 긴장이 풀려서인지 몸살 기운이 올라왔고, 그래서 어제부터 모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있다.
어제와 오늘, 이틀 동안 평평한 감정을 유지하면서 삶과 유기적인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그 중 하나가 친구다.
몇 해 전부터 조용하고 잔잔하게 살아가고 싶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한때는 거리낌 없이 해맑은 모습으로 뭐든 잘 떠들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뒤로 인스타그램이나 카카오톡 프로필처럼 근황을 전할 수 있는 것들에도 점점 소원해졌다.
하지만 요 며칠, 사람들과 근황을 나누고 소통하며 살아가야겠구나 싶다.
표현하는 일이 어색하고 서툴지만... 노력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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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7일
어제부터 너무나 황송한 날들. 어제는 오전 9시가 조금 지나 공모전 후보에 올랐다는 연락을 받았다.
2월에 여러 일이 있기도 해서, 그럼에도 열심히 준비하고 후회 없는 상태로 제출한 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기대하고 실망하면 피곤해지니 마음을 비우고 있기도 했다.
어제부터 일요일까지 대중이 참여하는 투표가 진행된다. 투표가 시작되고, 이곳 유럽인들이 내 디자인에 투표를 해주어서 굉장히 기뻤다.
지인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투표에 참여하고, 디엠을 보내오며 내게 응원을 전해준다. 심지어 오랜 인스타그램 친구들도 투표를 해주었는데 어찌나 고맙던지.
나에게는 나이가 같거나 다른 좋은 친구들이 있고, 다른 언어를 쓰지만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도 있다. 이들과 자주 만나진 못하지만 그래도 시간을 잘 쌓아왔구나 싶다. 응원해 준 많은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꼬옥 보답할 거다.
평소보다 많은 이들과 안부를 나누고, 연락을 취하고 나니 왠지 기진맥진하기도 하지만... 고맙고 재밌는 하루였다.
이제 투표가 지나가면 최종 심사가 남아있다. 어떻게 되려나?
여러가지로 의미 있는 디자인이고 도전이었다. 그렇지만 처음 접한 분야이기도 해서 욕심이 하나도 없었는데... 1등이 하고 싶다. 열과 성을 다한 디자인이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면 기쁠 것 같다.
학창시절 이후로 토익이나 한능검 시험을 제외하고, 평가가 이루어지는 일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후보가 되었다고 연락을 받았을 때, 또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을 때 유럽인들이 내 디자인을 선택한 걸 보고는 기쁨의 눈물이 살짝 나기도 했다.
조용히 살아야지 하면서 일을 만들고는 개복치 중의 개복치 모드지만... 기쁘다.
오늘 저녁, 시영은 내게 아이덴티티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가 함께 한 시간동안 내가 처음으로 대명사가 아닌 자신을 말하며 활동같은 걸 했다고 그랬다. 그렇구나 싶었다.
나를 여실히 드러내거나 무언가를 명확히 표현하는 게 늘 어려웠는데, 뚜렷한 날들이 어색하지만 싫지 않다.
벅차고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감정과 기쁨과 고마움이 공존하는 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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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밝기도 하고 어둡기도 하다. 들뜸과 설렘, 슬픔이 들어있는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어제는 아침, 커피, 빵, 좋아하는 잔 같이 좋아하는 걸 올리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진을 올리다가 스레드를 가입해 보았다.
아... 역시 텀블러가 아니면 솔직한 이야기를 끄적일 수가 없구나 라며 스레드에는 일상의 무미건조한 취향같은 것을 기록하는 느낌으로 하기로 했다.
그러다가 든 생각이다. 밝음과 어둠에 대해서 말이다.
스레드에 약간이나마 진솔한 얘기를 써보자니 왠지 쑥스럽기도 하고, 스레드 말투를 하자니 잘 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내키는 구석이 없다. 영 갈피가 잡히질 않아 또 그렇게 해소되지 않고, 해소하지 않는 식의 얕음을 취하기로 한 거다.
20대의 나라면 스레드를 나름대로 적응해서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 싶다.
한때의 내가 모든 걸 원없이 해봐서, 그렇게 자유롭고 충만한 시간을 살아내서 최근의 나는 누군가에게 자신을 들어내거나 보여주는 일에서 멀어져 수수하게 힘을 빼고 사는 걸까? 싶기도 했다.
봄 기운에 뭐라도 해야지 하다가... 불편한 마음이 들어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오랜 인스타그램 계정을 놓아두고, 취향과 감각을 위한 새로운 계정에 도전하다가 생각이 이렇게 많아지는 사람��� 바로 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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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서 이부자리를 정리하는 건 기분 좋은 습관 중 하나.
2월이 끝나갈 무렵, 가지런하지 않은 베개들과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이 눈에 들어와 사진을 찍었다.
지난달은 바쁘기도 했고 저 베개들처럼 예상치 못한 일도 있었다. 그런 와중에 공모전을 준비했는데 햇살 같은 도전이었다.
이래저래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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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26일 수요일
달달한 것 덕분인지 오랜만에 커피를 마셔서 그런 건지 모처럼 기분 좋은 오후를 보내고 있다.
기분이 좋은 김에 2월 동안 많은 걸 비워냈으니 겨울 지나 봄이 오는 3월에는 어딘가 나아지리라는 의미 부여를 해본다.
오후 5시 반인데 해가 길어졌다. 원래 5시를 조금만 넘겨도 어둑어둑한 느낌이었는데 제법 밝아졌다.
요즘 한 가지 달라진 점은 여전히 일찍 일어나진 않지만 일찍 잠에 든다. 잠드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오늘은 작은삼촌과 통화를 하고, 엄마와도 잠깐이나마 통화를 했다. 그 외에는 별다른 일 없이 푹 쉬었다. 저녁에는 간단히 끼니를 채우고 공모전 디자인을 마무리하려 한다.
책상과 의자를 사고 나서부터 햇살이 잘 드는 방에서 시영이 만들어준 점심과 저녁을 먹는다. 간간히 오후 4시가 될 무렵에는 간식도 챙겨 먹고. 그러다가 이렇게 텀블러에 찾아와 끄적이는 게 삶의 작은 낙이자 생활이 되고 있다.
우리 동네를 지나는 트램 노선이 공사 중이라 집 근처 정류장을 트램이 지나지 않는다. 왠지 친할머니가 살던 아득한 시골 마을에 사는 기분이 든다.
다시 유럽에 온 지 두 달... 동절기동안 움츠려 지낸 날들을 뒤로 하고 이제 봄이 오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까?
늘 마음과 가슴 한켠에는 설렘과 들뜸이 있어 좋은 것들을 바라보는 내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더 이상 감상에 젖어 삶 속에서 낭만을 찾지는 않지만, 이런저런 일이 있어도 며칠 간 시간을 지내고 나면 이내 회복하여 씩씩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
사는 게 다 이러기도 하고 저러기도 하겠지. 퍽퍽할 때도 있고 부드러울 때도 있고 그런 거겠지?
힘을 내어 도모하고 있는 일을 이끌어 가길 스스로에게 바란다.
늦은 오후 즈음 작은 마을의 방 한켠의 책상에 앉아 안위와 꿈을 다독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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