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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편두통 때문이야.

눈치 없이 만개한 꽃을 잠재우는 봄비도

하수상한 날씨도

끔찍히 조용한 내 자취방도

오른쪽 눈에 아스라이 맺힌 눈물도

다 편두통 때문이야.

그렇고 말고.

다 편두통 때문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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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를 연주하면서 레코딩을 위해 스튜디오에 적잖이도 들락거렸다. 의도하진 않았다만, 본의 아니게 알게 된 것은 단 한가지다. 비울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연주할 땐 모르고 녹음된 트랙을 모니터 할 때서야 알게된다.

마디를 빈틈 없이 꽉 채운 연주는 조잡하게 들릴 뿐이고, 반대로 남겨 놓은 마디는 호흡할 여지를 남겨둔다.

비운다는 게 참 어렵다.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되돌아보니 좀스러운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결국 내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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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내 마음이 너무 가난한가보다. 어쨌든 내일은 올 것이고 세상은 잘만 돌아갈 거다. 그럼에도 간직할 수 있는 것들은 더더욱 소중하면서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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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이곳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 수년을 생활했지만 아직 나는 이방인처럼 느껴질 뿐이야.

곳곳에 나의 애틋함과 어린 마음이 흩뿌려진 곳. 그 생각이 열병처럼 나를 가라앉게 만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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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과음 해야겠다'는 생각에 연신 들이켜댄 무언가. 속이 매스꺼움으로 가득 찰 때마다 피어오르는 후회가 있다. 단차원적인 게 아니야. 기차에 탄 나를 매섭게 스쳐가는 반대편 선로의 불빛들.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어. 언제쯤 무뎌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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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할지언정 절대 냉소적이지는 말아야지. 사람의 선의를 의심하지 말아야지. 기쁠 때 마음껏 기뻐해야지.

요즘 나의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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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는 정치학이 재밌다. 애초에 좋아서 선택한 전공이니 후회는 없다. 조금 욕심을 부려서 '내가 재벌집에서 태어났다면 미국에서 석박사도 따고 돌아와 교편을 잡았겠다-' 하는 상상도 가끔 한다. 물론 학부 수준에서나마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 자체가 행운이다.

텀블러를 권유 받아 시작하고 완전히 사적인 이야기를 끄집어내겠노라 다짐했지만 아직은 어렵다. 교수님께 제출할 레포트나, 종종 신문사에서 의뢰 받는 칼럼은 술술 잘 써진다(물론 탈고 과정에서 애를 먹지만). 그렇지만 내 얘기는 쉽사리 잘 써지지 않는다. 나는 나에게 솔직하지 못한가 싶기도 하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엔 언제나 귀 기울이고 집중하지만 나 스스로에겐 그러지 못했구나.

아마 당분간은 제자리 걸음일게다. 공부도 해야하고 돈도 벌어야 하니까. 내게 남은 건 제멋대로 낡은 신발과 마지못해 깜빡이는 두 눈 뿐이다. 도대체 어떤 부귀영화를 위해 이런 결정을 했는지 스스로에게 푸념을 늘어 놓을 때가 많다.

나의 천성 자체가 곱지 못한 탓인지 세상이 마냥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는다. 마주한 세상은 거대한 부조리의 연속이며, 나는 정면을 응시한 채 가만히 서 있을 수밖에 없다. 대낯에 울먹이며 길을 걸었다. 베게에 얼굴을 파뭍고 소리를 질렀다. 이틀 동안 쪽잠만 자면서 공부를 해야 했다. 결과는 둘째 치더라도 그제서야 가슴이 뛰더라. 기분 나쁘게 나를 쳐다보는 것들에 나는 눈을 깔지 않았다. 자랑 할 것이 별로 없는 내가 떳떳이 내놓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자랑거리 중 하나다.

세상이 싫어도 함께하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담배 한 대씩 나누어 피면서 한숨을 나누고, 고주망태가 되어 같이 울어주고, 시덥잖은 이야길 나누면서 시간을 같이 죽여주는 그 사람들을 나는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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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질 뿐이면서, 그 질문을 떠올릴 수 있게 한 이들을 사랑하며 으스러져가는 것이기도 하다. 유한한 시간에 경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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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칵테일은 ?

겨울엔 버번 베이스! 여름엔 진 베이스.

당장 생각나는 건 올드패션드, 김렛, 진피즈, 맨해튼 !